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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쩌다 파일럿
정인웅 | 루아크 | 2020-07-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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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쩌다 파일럿
정인웅 | 루아크 | 2020-07-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운명처럼, 우연처럼 파일럿이 된
캡틴 제이의 비행 노트! 보안과 안전을 위해 객실과 완전히 분리해놓은 곳, 흔히 ‘칵핏cockpit’이라 부르는 항공기 조종실은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의 공간이고,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공간이다. 외부와 차단된 조그마한 칵핏에 앉아 있는 두 명의 조종사. 그들은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 걸까? 아니, 그들의 역할은 정확히 무엇일까? 단순히 비행기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끌고 가는 것? 그런 정도의 역할이라면 수많은 항공사가 조종사를 선발하고 교육하는 데에 그토록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지 않을 것이다. 항공사가 원하는 기장은 단순한 ‘조종수’가 아닌 명확한 소명의식과 책임감을 가진 ‘조종사’다. 20여 명의 승무원과 수백여 명의 승객의 안전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리더를 만들어내기 위해 항공사는 그 수고와 지출을 기꺼이 감내하는 것이다. 이 책 《어쩌다 파일럿》은 바로 그 ‘신뢰할 수 있는 리더’의 이야기다. 한편으로 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공군 조종사가 된 한 청년이 많은 이가 선망하고 신뢰하는 민항사 기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 곳곳에 녹여 담은 분투기다. 지은이는 굳게 닫힌 칵핏 문을 걷어내고 그동안 쌓아두었던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그 이야기들은 비행을 둘러싼 기술적인 설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은이는 기장과 부기장 사이의 소통에 관해, 또 기장과 승무원, 승객들 사이의 관계에 관해 수없이 비행하며 깨달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이 책에서 하나하나 꺼내 보여준다. 그 안에는 조종사들의 공부, 경력 관리, 자기 관리, 승무원이나 지상 요원을 대하는 자세 같은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조언도 담겨 있다. 그뿐이 아니다. 지은이는 항공 분야에 관심이 많은 이들, 그중에서도 조종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종사로서의 삶, 더 구체적으로는 민항사 기장으로서의 생활과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인다. 그렇게 드러난 모습은 밖에서 보는 것만큼 낭만적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가슴 뛰게 한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에피소드에는 공통점이 있다. 글 행간마다 ‘따뜻함’이 느껴지고 ‘사람’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이 지닌 강점이자 차별점이다. 이 ‘따뜻함’ ‘사람 냄새’는 세계적인 항공사들이 기장에게 점점 더 강하게 요구하는 자질이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항공사가 조종사의 ‘공감능력’을 주요 평가지표로 삼고 있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조종사는 이제 기장이 되기 어려운 시대다. 지은이는 세계적인 항공사들의 이런 노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비정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장이 현장에서 발휘하는 리더십이 광고에 수백억 원의 돈을 쓰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든다는 것을 이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비행 에세이! 이 책은 총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그동안 비행 에세이에서는 잘 언급하지 않았던 기장의 리더십과 승무원들 사이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고, 2장에서는 실제 비행에서 겪은 재미있는 일화들을 소개했다. 3장에서는 민항사 기장들이 사용하는 테크닉들을 알기 쉽게 설명했고, 마지막 4장에서는 지은이가 조종사가 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공군에서의 추억과 함께 풀어냈다. 지은이는 비행과 관련한 전문용어를 최대한 알기 쉽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다. 조종사를 꿈꾸는 사람만이 아니라 항공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책에 실린 100여 편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누구나 ‘하늘 나는 삶’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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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쩌다보니 초라한 스물아홉이 되었다
김세미 | 지식과감성# | 2019-08-0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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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쩌다보니 초라한 스물아홉이 되었다
김세미 | 지식과감성# | 2019-08-0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현실을 제대로 모른 채 꿈 타령, 행복 타령만 하다가 맞이하게 된 초라한 29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도 잘 살 줄 알았다.
그렇게 금보다 귀한 청춘을 똥값에 치르고 말았다.
뭐 해 봐야 딱히 변하는 거 없다는 둥, 노력해 봐야 거기서 거기라는 둥….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말에 쉽게 공감하며 살았다.
29살, 모야모야병(희귀난치병)을 앓게 되면서 돌아보게 된 나의 20대는 누군가가 말하던 ‘인생’과는 사뭇 달랐다.
잘못된 생각과 선택으로 일궈 낸 나의 초라한 29살.
그런 내 삶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털어놓은 이야기이다.
그저 욕심이 있다면, 나와 같이 20대를 유독 힘들게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어찌어찌 살다 보면 잘 살 줄 알았지.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나?”
SNS, 책에서 넘쳐나던 조언처럼 “말하는 대로 된다”, “꿈은 이루어진다”, “좋아하는 것을 해라” “노력해 봐야 변하는 건 없다”, “당장 행복한 걸 해라” 등등의 말을 진심으로 믿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놀아도 평범하게 잘 살 줄 알았다. 하지만 갈수록 생활은 쪼들리고 삶은 더 초라해졌다. 그게 현실이었다.
꿈을 이루든, 좋아하는 걸 하든 현실을 직시하는 게 기본이었고 언제나 현실적인 노력을 했어야 했다. 그리고 노력한 만큼 삶은 변했다. 무엇보다 청춘은 아프고 우울한 게 아니라, 매우 값진 선물이었다. 그 청춘을 행복하게 보낼지, 불행하게 보낼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달린 문제였다. 하지만 그걸 모르고 굳이 우울을 선택하면서까지 후회스러운 20대를 보낸 나는 그 시간들을 반성하고 있다.
그리고 글을 마치는 지금, 나는 나의 삶을 응원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도 파이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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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차피 일할 거라면, Porto
하경화, 이혜민 | 포북 | 2020-02-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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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차피 일할 거라면, Porto
하경화, 이혜민 | 포북 | 2020-02-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매일 똑같은 출근길이 지겨워졌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그럼 우리 그냥 떠나자!
포르투에서 가장 좋은 집을 빌려서
한 달을 살아보는 거야!”
취향을 파는 미디어 회사 ‘디에디트’의 유럽 출근 판타지!
1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 회사를 차렸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디에디트’의 하경화 & 이혜민, 두 대표는 회사를 통째로 옮겨 보자 결심합니다.
“낯선 도시에 살면서 일하는 것, 재밌을 것 같지 않아?”
그리하여 떠납니다.
포르투갈의 북쪽, 아직 유명하진 않지만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도시 포르투로.
2
공원에서의 피크닉. 한 낮의 레몬 맥주. 1유로로 즐기는 스페셜티 커피.
유럽에서 업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은 이런 사소한 기쁨들을 누리는 것.
그렇다고 마냥 판타지 속에서 사는 것만은 아닙니다.
가족이 아닌 사람과 한 달을 부대끼며 사는 것도, 서툴게 집안일을 하는 것도,
다시 닥쳐오는 불안감과 싸우는 것도 모두 그녀들의 몫이었죠.
물보다 싼 와인과 맥주를 끼니마다 비워 내며 깔깔대다가도
종내 낯선 도시에서 나의 도시 ‘서울’을 그리워하는 속정 깊은 여자 둘.
그녀들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포르투 이야기는
웃기면서 따뜻하고, 낯선 데도 공감하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3
‘디에디트’의 포르투 출근 프로젝트는 이미 유튜브 영상으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오렌지색 지붕들과 그림인가 싶은 도루강 풍경,
개성 넘치는 여자들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즐기는 유럽의 일상,
매일매일 벌어지는 시트콤 같은 에피소드들!
그런데 이 책은 50만 뷰의 유튜브 영상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재밌습니다.
영상에는 미처 담지 못한 차고 넘치는 이야기와 사진을 꾹꾹 눌러 담았으니까요.
담백하고 담담히 풀어가는 이야기 속에 툭툭 터지는 농담이 있고,
이상하리만치 마음에 오래 남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책을 덮어도 눈에 선한 포르투의 풍경도 남습니다.
디에디트를 아는 분, 디에디트를 알고 싶은 분.
포르투에 갈 예정인 분, 포르투 여행의 꿈을 꾸는 분.
아니, 마음이 방황 중이거나 자주 외롭거나 삶이 무겁고 불안한 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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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서귤 | 21세기북스 | 2019-11-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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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서귤 | 21세기북스 | 2019-11-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KAKAO FRIENDS × arte
아르테 에세이로 새롭게 만나는 카카오프렌즈!
카카오프렌즈의 귀여운 악동 어피치와 울리다 웃기기 전문 악동 작가 서귤이 만났다!
마음이 꽈당, 넘어져도 괜찮아 마음에도 엉덩이가 있으니까!
◎ 도서 소개
엉뚱 발랄 귀여운 악동 어피치와
작가 서귤이 전하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
“살아남는 건 우리의 찬란한 재능. 마르지 말자. 바스러지지 말자.”
친구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한 날이 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떠올리면 마음이 무너지는 이름과 얼굴도 있다. 세상의 무관심과 냉대로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서 잘 풀어지지 않는 밤도 있다. 당신의 그런 순간을 위해 엉뚱 발랄 귀여운 악동 캐릭터 어피치와 울리다 웃기기 전문 작가 서귤이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핑크핑크한 긍정 에너지 가득한 어피치와 달달하고 상큼한 과즙을 가득 머금은 서귤의 만남! 과즙이 팡팡 터지는 듯한 이 둘의 조합은 우리의 평범한 상상을 뛰어넘는 재미를 안겨준다. 어두운 술집에서 립밤을 찾다가 희망을 발견하기도 하고, 고무줄을 순간이동 시키는 생활형 초능력이 튀어나오기도 하며, 마법 소녀를 만들어줄 요정을 어린아이처럼 기다리기도 하고, 치킨코인이나 튜브머니 같은 새로운 화폐 단위를 만들며 씩씩하게 밥벌이도 해나간다. 엉뚱하고 유쾌한 복숭아와 귤의 만남을 글로 읽다 보면 어둡고 우울했던 마음에 환한 불이 켜지는 느낌이 든다. 이 밝은 에너지가 당신도 용기를 내어 내일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줄 것이다.
“매일 내가 예쁘고 매일 내가 미워.
내가 알기로 이런 변덕스러운 마음은 사랑밖에 없는데.”
어피치가 들려주는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는 웃기고 유쾌하기만 한 책은 아니다. 책에서는 우리가 매일매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에 대한, 청춘과 인생에 대한 어피치와 서귤 만의 개성 있고 가슴 찡한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어피치는 유전자변이로 자웅동주가 된 것을 알고 복숭아나무에서 탈출했다. 때때로 정말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어야 진짜 행복할지 궁금하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자신이 없어지기도 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한 순간을 맞닥뜨린다. 너무나 변덕스럽게 자신을 좋아하고 또 자신을 미워한다.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지만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책에서는 그 미묘하고도 끝없는 사랑에 대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자신에 대한 사랑을 넘어 풋풋하고 알싸한 설렘에 대한 글들도 가득 담겼다. 타인을 향한 사랑이 없다면 우리 인생은 얼마나 삭막할까? 그 사랑이 비록 일방적인 짝사랑이라도 사랑은 우리 인생을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짝사랑 전문가 어피치가 들려준다.
책에서는 사랑뿐 아니라 누구나 스스로 외계인처럼 느껴지는 직장생활에 대해, 매번 실패하면서도 평생 계속되는 다이어트에 대해, 외롭고 쓸쓸한 청춘에 대해, 자꾸 길을 잃는 인생에 대해 얘기한다. 『고양이의 크기』, 『판타스틱 우울백서』 등 기발하고 독보적인 책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작가 서귤의 만만치 않은 내공을 느낄 수 있다.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읽다가, 어느 순간 핵심을 찔려 멍해지거나, 눈물을 찔끔 흘리게 되는 어피치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KAKAO FRIENDS series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부터 하나씩 시작해볼게.
이젠 나를 읽어줘.”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카카오프렌즈!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을 지닌 라이언, 어피치, 튜브, 콘, 무지, 프로도, 네오, 제이지 모두 여덟 가지의 사랑스러운 여덟 캐릭터가 함께합니다. 『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를 시작으로, 서로 다른 성격에 하나씩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이들 캐릭터와 젊은 작가들이 만나, 세상 사람들의 얼굴만큼 다양한 우리 마음의 모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책 속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문득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 토실토실 말랑말랑, 그 어떤 거친 바닥에서도 뼈와 장기를 폭신폭신하게 받쳐주는 엉덩이. 심한 말, 못된 말, 독한 말을 들은 하루. 몽실몽실 내 마음을 감싸, 그 어떤 명사와 동사도 경동맥을 찌르지 못하게 지켜주는 그런 마음의 엉덩이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 프롤로그「내가 너의 엉덩이가 되어줘도 되겠니」중에서 (6쪽)
너무 귀엽거나 사랑스러운 걸 보면 왜 아파트나 빌딩이나 지구를 부수고 싶어질까? 그건 귀여운 공격성이라고 불리는 심리 때문인데 증명하는 실험도 있어. 사람들 손에 뽁뽁이를 쥐여주고 귀여운 동물 사진과 안 귀여운 동물 사진을 보여줬더니 귀여울 때 뽁뽁이를 더 많이 터트렸다는 거야. 너무 행복하면 뇌가 균형을 맞추려고 반대 감정을 만들기 때문이라네? 그러니까 누가 나에게 쓸데없이 공격적이거나 부정적으로 굴면 내가 너무 귀여워서 그렇다고 생각하자. 귀여운 것도 참 피곤행. 똑땅해.
- 「너무 귀여운 탓」(21쪽)
왜 붙어 있을까? 지하철 환승 통로나 플랫폼 근처, 벽 한 면을 차지하는 커다란 거울 말이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어쩌면 고도로 계산된 보행자용 안전장치일지도 몰라. 거울 앞을 지날 땐 거기 비친 자기 모습을 보느라고 걸음이 느려지니까. 그렇게라도 좀 천천히 가라는 의도 아닐까?
출근길 반쯤 잠든 채 걷는 직장인도, 인파에 눌려 구겨진 가방을 두드려 펴는 학생도, 곱게 파마를 한 어르신도, 거울 앞을 지날 때면 습관적으로 스스로의 모습을 비춰 봐. 그러다 같이 거울을 보고 있던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재빨리 몸을 돌리고 가던 방향으로 총총 사라져. 그 머쓱해하는 뒷모습이 꼭 점프에 실패한 고양이처럼 사랑스러워서.
- 「지하철 거울의 장르는 사랑」 중에서(44쪽)
복숭아털 알레르기가 있으면서 복숭아를 좋아하는 건 너무 곤란해. 복숭아를 씻을 때마다 긴 팔로 갈아입고 고무장갑을 끼고 마스크로 코와 입을 막은 채 싱크대 앞에 서야 한단 말이야. 개털 알레르기가 있으면서 개를 좋아하는 것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야. 개 키우는 친구 집에 갔다 온 저녁에는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아 밤새 몸을 긁어야 하지. 위장이 약하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것도 정말 불편해. 가끔 두 잔 이상 마신 날에는 아린 속을 부여잡고 도쿄에서 사온 양배추약을 입에 털어 넣곤 해. 힘들면 안 먹고 안 만지면 되는데. 어쩔 수 없어, 좋아서.
괴로울 게 뻔한데도 좋아하는 것은 습관인가 봐. 그렇게 사람에게 상처를 입고도 당신이 좋아. 정말 어쩔 수 없어, 좋아서.
- 「어쩔 수 없어, 좋아서」(69쪽)
행복한 이야기가 좋아. 요즘엔 모든 갈등이 열 페이지 만에 풀려버리는 로맨스 소설이나 무조건 해피엔딩인 코미디 영화만 보고 있어. 상처로 가득한 다른 사람의 삶 같은 거 보고 싶지 않은 걸. 그건 스스로로 충분해. 맞아 나는, 행복하지 않은 행복중독자. 자신만으로 가득 차서 타인의 아픔을 품지 못하는, 나라는 작고 편협한 행성의 유일한 주민.
우리가 이토록 쓸쓸한 이유는 서로의 행성이 이렇게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겠지. 자아라는 대기층에 꽁꽁 쌓여 홀로 자전하는 외로운 중력의 덩어리들. 이 고독한 질주를 견디게 하는 단 하나의 위로는, 아주 멀리서 보면 우리가 하나의 은하수라는 사실.
행복한 이야기가 좋아. 상처로 가득한 다른 사람의 삶 같은 거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이렇게 오래도록 닫혀 있을 것이고, 슬프지만 아마 쉽게 변하지 않을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같은 은하에 머물러주는 너에게, 큰 소리로 외치고 싶어. 고마워. 정말 고마워. 우리의 은하에 공기가 없어서 이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는다 해도, 아주 큰 소리로.
- 「행복 중독자의 행성들」(86쪽)
요즘 나의 기준 통화는 치킨코인이다.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의 후라이드치킨 가격인 만 15,000원이 1치킨코인에 해당한다. 집에서 회사까지 택시 탈 때 약 0.8치킨코인. 덕질하는 연예인이 방송에 입고 나온 후드티 약 2.5치킨코인. 을지로의 힙한 카페 커피값 약 0.4치킨코인. 그리고 책값이 약 1치킨코인 전후.
당신이 이 책을 위해 지불한 1치킨코인을 생각한다. 무려 치킨 한 마리를 먹을 수 있는 돈을 지불하고 이 책을 고른 것을 생각하면 중압감에 차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조금이라도 좋은 책으로 보답하고자 늦게까지 작업을 했더니 허기가 져서 1.2치킨코인으로 방금 순살허니콤보 하나를 주문했다.
- 「살이 찌는 이유」(90쪽)
청춘은 피아노를 처음 배우는 아이 같아요.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도를 누른 후, 아이는 남은 87개의 건반 중에 무엇을 눌러야 할지 몰라 겁에 질려요. 너무 많은 건반, 너무 많은 검은 색과 하얀 색, 너무 많은 화음, 너무 많은 가능성. 보면대에 놓인 악보는 사실 하나도 읽을 수 없는데, 무엇을 눌러야 하는지 모른 채 손가락에 힘을 주지도 풀지도 못하고 울먹이는 것이 바로 청춘의 얼굴. 안쓰러워서 사랑스러운, 그저 처음 피아노 앞에 앉았을 뿐인 우리.
- 「너무 많은 건반 앞에서」(118쪽)
일터에 자기 몫의 책상이 있거든 서랍 하나를 비워두세요. 거기에 마음을 보관해야 해요. 일하면서 가슴에 마음 넣어두는 거 아니에요.
어떤 상황에서든 당신의 진심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밥벌이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중에서(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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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김규진 | 위즈덤하우스 | 2020-06-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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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김규진 | 위즈덤하우스 | 2020-06-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지 않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레즈비언이 결혼하는 방식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책이다. 부모님, 친구, 직장 동료 등 그동안 500번 넘게 커밍아웃을 하면서 체득한 커밍아웃 꿀팁부터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은 각종 에피소드, 최근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한 이야기까지, 법적으로는 여전히 미혼이지만 결혼에 한없이 가까운 무언가를 이뤄낸 작은 승리의 역사가 가득하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자그마한 용기를 가지고 하루하루 사소한 악에 맞서 싸우며 매일매일 작은 승리를 이루는 일상의 히어로들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 김규진 작가는 우리에게 주저하지 말라고,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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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엄마 생각 딸 생각
김명희, 심현진 | 렛츠북 | 2019-01-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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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엄마 생각 딸 생각
김명희, 심현진 | 렛츠북 | 2019-01-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예쁜 딸을 선생님으로 만들기까지!
엄마는 딸의 성장 과정을 잘 지켜볼 수 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모습을 생각하면서 엄마도 당당한 여자로 살고 있으니까.
사랑은 사랑을 낳고, 칭찬은 칭찬을 낳고, 딸에게 다시 자존감을 물려줄 수 있다.
인생은 노력 플러스 알파.
은혜에 은혜를 더하고 복에 복을 더하사 하나님 사랑을 더하여 기쁨도 삼십 배로, 행복도 육십 배로, 감사는 백 배로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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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연애하지 않을 권리
엘리 | 카시오페아 | 2019-06-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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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연애하지 않을 권리
엘리 | 카시오페아 | 2019-06-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우리는 누군가의 애인이 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다음 카카오 브런치 100만 조회 수 화제작, ‘사랑 세뇌’ 전격 출간! 여성에게 연애를 강요하는 가정, 사회, 문화적 문제를 파헤치고 스스로의 행복을 선택하도록 권하는 에세이다. 카카오 브런치에서 100만 조회 수 이상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연재 글 ‘사랑 세뇌’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여자는 결혼 전 가장의 보호가 필요하고, 결혼 후에는 남편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 좋은 남자를 만나려면 외모와 마음을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 한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이 흔한 문장에 사실 복잡한 메커니즘이 숨어있다. 바로 매스미디어와 뷰티 산업(쇼 비즈니스), 그리고 가부장제이다. 이 책은 여성들이 사회가 만든 짜여진 틀 안에서 사랑에 세뇌되고 있음을 고발한다. 또한 여성이 자신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주체적으로 바꿀 것을 권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저자는 오늘날까지도 우리나라가 남성 중심 사회를 이어왔기 때문에 여성들이 연애와 결혼을 해도 공허하고, 인생을 바꾸려 노력해도 우울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는다. 여성도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 권리가 있다. 이제부터라도 혼자서도 완전한 삶, 솔로여도 행복한 인생을 선택해야 한다. 각계각층에서 짜놓은 각본대로, 여성 개인의 행복을 무시하고 사랑을 만병통치약이라 주입해온 실체를 통해 삶을 바꾸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애인으로만 살기에는 우리의 꿈과 욕망이 너무 버라이어티하지 않은가?” 가부장제, 매스미디어와 뷰티 시장 비즈니스가 낳은 여성성에서 벗어나기 어린 시절부터 공주 동화 시리즈 및 마법소녀물을 학습하며 자란 소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TV 드라마, 영화 등 각종 매체 속 신데렐라 스토리를 답습한다. 대중문화와 미디어는 쉴 새 없이 여성의 행복과 불행의 경계는 연애 아니면 결혼에 있다고 말하고, 이것은 여성들에게 자연스럽게 세뇌된다. 특히 결혼이라는 제도는 가부장제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필수 요소다. 과거에는 여성이 사회에서 보호받고 물질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결혼이라는 제도가 필요했다. 그래서 남성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신붓감을 고를 수 있었다. 바로 남자 의견에 순종적이면서 자신을 대신해 부모님께 효도하고, 독박 육아에도 남성을 더 걱정하며, 외모도 빼어나 자신의 기를 세워줄 수 있는 여성이다.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쇼 비즈니스 사업 또한 여성을 틀에 가두는 예로 빠질 수 없다. 화장품 등 뷰티 산업이나 성형외과 광고가 대표적이다. 외모가 빼어난 여성을 모델로 내세워 ‘너도 조금만 투자하면 나처럼 될 수 있어’라며 여성들을 향해 주문을 외운다. 가꿀수록 아름다워져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있다고 헛된 희망을 주입하는 것이다. 일터에서도 여성들은 억압받는다. 여전히 대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남성의 비해 현저히 낮아 유리천장을 뚫기 어렵다. 또한 여자 사원은 일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싹싹하고 다정하며 조신할 것’을 강요받는다. 이 또한 “이토록 힘든 현실에서 좋은 남자야말로 회사를 그만두고 물질적으로 편하게 해줄 삶의 구원”이라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는 지금이라도 ‘남자 주인공’ 없이는 완성될 수 없도록 세팅되어 있는 여성들의 삶의 각본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당신의 허락과 동의, 감정적 지지 없이도 여성은 완전한 존재다.” 외모와 내면을 매일 채점당하는 현대사회에서 주체적인 삶을 위한 선택 저자는 친구들의 연애 고민을 잘 들어주는 프로 연애상담러였다. 이별 후, 엄연히 남자 쪽에서 잘못해 끝난 관계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박탈감에 빠지는 여성을 수없이 목격했다. 여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책과 희생정신이 아니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연애로부터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 여성들에게 애초에 자신에게 불리하게 짜여진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남 탓’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 카카오 브런치에 프로불편러의 시각을 연재해 100만 독자들의 지지를 얻은 것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아직 모르거나 이미 알고 있음에도 앓고 있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줬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시대가 요구하는 젠더적 구속을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To do list와 Not to do list를 만드는 것부터 실천하길 권한다. 우선 ‘나’를 살리기 위해 ‘(연애에 세뇌당한) 과거의 나’를 죽이는 일이 먼저다. 정상 체중임에도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한국 사회에서 ‘숫자 강박에서 벗어날 것’,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스러움, 젊고 예쁨으로 가득한 ‘SNS를 멀리할 것’과 같은 사소한 일상에서 출발한다. 남들의 평가와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삶이 스스로를 우울과 공허 속에 가두는 일임을 인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애인, 가족이라는 울타리 없이 혼자서 소확행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한다면 주체적 삶의 첫 걸음을 뗀 것이다. 물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여성에게만 강요하고 있는 미적 기준, 조신하고 착한 여성성을 그동안 강요받고 있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당신이 공허한 이유는 남자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대가 짜놓은 각본 속 마리오네트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생활 속에서 조금씩 스스로 바꾸어나가는 용기야말로 여성에게 코르셋 씌우는 사회의 삐라를 고이 접어 날려버리는 지름길이다. 이 책은 사랑해도 공허하지만 막상 혼자가 두려운 여성들에게 나침반을 든 조력자가 되어 줄 것이다. * 책 속에서 * 연애 사업이 잘 진행되고 결혼에 골인하여 NO 처녀가 되지 않는 한 그녀의 인생은 해피엔딩일 수 없다. 고군분투 서사만 ‘네버엔딩’으로 이어질 뿐이다.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대중 매체에서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은 가정에 실패한 악마, 감정 노동을 못하는 사이코 패스처럼 그려질 뿐이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 그리고 「101마리 달마시안」의 크루엘라를 떠올려 보시라. 자신이 일하는 영역에서 나름 선방한 여성들은 한결같이 외로움에 치여 히스테릭해진 인물로 묘사된다. 남의 인생과 가정을 풍비박산 내고 싶어 온갖 심술이란 심술은 다 부리는 인물로 등장하지 않던가? (p. 35 제일 궁금한 연애 안부) 엄청난 비약처럼 들릴지도 모르는 얘기지만, 이 3S 사업 중 한 기둥을 차지하는 스크린에 걸렸던 영화들도 거의 사랑얘기가 아니었던가. 그들에게 사랑은 고결한 이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모르핀 주사 같은 통치도구?올더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 등장하는, 소마라는 이름의 마약 같은 존재?중 하나일 뿐이다. 내가 사랑에 빠지는 시점을 기준으로 온 우주가 약속이나 한 듯 ‘자, 지금부터 아름다운 세상, 큐!’라고 외쳐가 아니라, ‘내가 사랑에 빠졌으니 이제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겠지’라는 알고리즘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덕분이다. 로맨스 모르핀은 여러 가지 매스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사랑 만물설’의 슈퍼 긍정 회로를 돌리도록 전파되어왔기 때문이다. (p. 41 멜랑꼴리한 인생에 멜로라는 특별함) 자기들 멋대로 정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30대뿐만이 아니라, 20대임에도 본인 커리어 개발에 힘쓰느라 연애할 여유가 없는 이들 역시 열심히 두들겨 패기 바쁘다. ‘한창 좋을 나이에 연애 안 하면 나중에 괜찮은 놈, 좋은 놈 다 채가서 아무도 없다’라며 홈쇼핑 간판 호스트처럼 매진 임박을 외치는 것이 그들의 주 레퍼토리이다. 그들에게 ‘도대체 좋은 놈, 괜찮은 놈의 기준’은 무엇일까? 막상 객관적인 기준에서 괜찮아 보이는 상대가 있다 한들 세계관, 가정환경, 성격, 취향 등 교제 전 고려해야 할 세부 사항이 무궁무진하지 않느냐고 따지고 들었다가는 제대로 된 토론은커녕 ‘네가 그래서 연애를 못하는 거’라고 따귀 맞고 쫓겨날지도 모른다. 참나, 연애가 무슨 고스톱이냐고. 대충 짝 맞다 싶으면 GO 하고 보게. (p. 53 멜랑꼴리한 인생에 멜로라는 특별함) 다이어트를 하고, 피부과에 다니고, 저렴이 로드 숍 화장품부터 고가의 백화점 코스메틱 상품들을 사 모으고, 뷰튜버의 스트리밍을 보며 ‘헬스장 메이크업’이나 ‘남자친구가 갑자기 집 앞에 왔을 때 유용한 쌩얼 메이크업’등 TPO에 맞는 화장법을 공부한다. (중략) 이뿐인가? 각종 시술과 수술은 기본 옵션이다. 남녀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격차가 30.7%로 OECD 국가 중 가장 큰 나라이다. 남자보다 적은 임금으로 돈?에너지?시간을 ‘뼈를 깎는 고통’에 쏟아 붓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p. 135 여성들의 공포로 등치를 키우는 어둑시니) 가부장이 ‘윤허하는 여성’의 바운더리 안에 바득바득 머리를 들이미는데 주체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은 어째서인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왜인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들은 가부장이 하사한 ‘허용 가능’이라는 인증마크를 수동적으로 받았을 뿐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퍼포먼스를 발휘하여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영역에서 스스로 성취하는 지위나 명예와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그들이 주체적으로 행동하여 얻은 것이 적극적 주체도 아닌 고작 수동적 객체의 입장이라니, 뭔가 아이러니하다. (p. 205 진짜 로맨스, 브로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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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 이 슬픔이 언젠가 우릴 빛내줄 거야
새벽 | 위즈덤하우스 | 2020-04-1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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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 이 슬픔이 언젠가 우릴 빛내줄 거야
새벽 | 위즈덤하우스 | 2020-04-1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백혈구가 고작 68개뿐이어도, 오래 길러온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내도,
3일이면 다시 웃을 수 있다!
유튜버 새벽이 건네는 용기 팍팍 다정한 응원
64만 유튜버 새벽의 첫 에세이 『오늘 이 슬픔이 언젠가 우릴 빛내줄 거야』가 출간되었다. 1세대 뷰티 크리에이터 새벽은 2019년 2월,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진단받았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3일이면 다시 힘을 낼 수 있다는 그는 투병 중에도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새벽은 이 책을 통해 과거의 자신처럼 꿈이 없는 사람들에게, 불안한 미래나 불행한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병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그리고 당신은 소중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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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정민지 | 북라이프 | 2019-03-1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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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정민지 | 북라이프 | 2019-03-1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삶에 태클이 들어온 순간,
나는 비겁하지 않을 수 있을까.”
11년의 기자 생활에서 배운 인생살이의 기술과
펜 끝의 권력을 내려놓고 찾는 소소한 일상의 가치
“좋은 삶의 목표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보다
이런 사람은 되지 말자는 것”
“정의롭지는 않더라도 부끄럽게 살기는 싫어”
넘어지기 쉬운 세상에서 평범하게 살아남는 기술
일상생활은 감정이 한순간 타올랐다가 사그라드는 ‘울컥’의 연속이다. 회사에서는 후배라는 이유로 별 것 아닌 일에 혼이 나고, 길 위에서는 택시와 같은 일상의 공간에서 막말을 듣기도 한다. 기자 생활을 하며 만난 사람들의 고단한 삶에도 늘 울컥한 것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마주하고야 마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흔들림 없이 삶을 지켜낼 수 있을까.
한때 선망받는 직업이었던 기자는 어느 순간부터 국회의원과 함께 가장 많은 손가락질을 받는 직업이 되었다. 펜 끝의 권력을 쥐고 약자의 편에 서기보다는 강자를 대변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스물다섯 살에 한 방송사 보도국 최초의 여기자로 입사해 중앙일간지로 자리를 옮겨 10년 넘게 기자로 일한 정민지 기자 역시 늘 이 점을 고민했다. 사회정의를 실현한다는 대의명분으로 기자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부끄러운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사회부?경제부?산업부를 넘나들며 오랫동안 글밥을 먹는 동안 매순간 자신을 돌아봤지만 어쩐지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는 놓치고 있는 기분이었다.
치열한 취재 현장을 뛰어다니고 회사에서 중간 자리까지 올라가니 참을 수 없는 순간이 나날이 늘어갔다. 그렇게 일상적으로 마주한 울컥한 순간들을 하나하나 모았다. 기자로서, 여자로서, 직장인으로서 쌓인 감정의 파편들은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라는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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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도, 수영
아슬 | 애플북스 | 2019-10-0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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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도, 수영
아슬 | 애플북스 | 2019-10-0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반복되는 일상 속 소확행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본격 수영 부추김 에세이
무겁게만 느껴지는 일상 첨벙첨벙 헤엄치다 보면 마음에 박힌 굳은살은 사라지고 어제보다 가벼운 오늘이 시작된다. 《오늘도, 수영》은 평범한 직장인이자 30대 여성인 저자가 ‘수영’을 취미생활로 접하면서 겪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글과 그림으로 엮은 책이다. 그녀를 3년 동안 매일매일 수영장으로 출근할 수 있게 만든 수영의 매력은 무엇일까. 저자는 “마음껏 물을 때리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 오늘 나를 괴롭혔던 일들을 물속에서 첨벙이며 흘려보낼 수 있다는 것이 수영을 취미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하며, 어른이 되어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취미가 삶에 주는 소소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릴 적 이후로 수영을 해본 적 없는 저자는 어느 날 삶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수영반에 등록한다. 강습 첫날, 성인이 돼 처음 입는 수영복이 민망해 쭈뼛대는 것도 잠시, 물속에 들어가 온힘을 다해 팔과 다리를 휘젓는 순간, 굳은 몸과 마음이 풀어지면서 하루 동안 쌓인 짐이 사라져버리는 쾌감을 느낀다. 이 책에는 쉽게 읽히는 짤막한 글과 귀여운 삽화 속 저자가 수영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각양각색 사람들이 모인 수영장에서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마찰 없이 지낼 수 있는 노하우뿐만 아니라,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영 초보자들이 하기 쉬운 실수들과 도움이 될 만한 깨알 정보까지 친절하게 전수받을 수 있다. 수영복을 입는 게 부담스럽다거나 물이 두려워서, 혹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수영을 망설이는 이들이 있다면 첫발을 떼는 데 이 책이 좋은 가이드라인이 되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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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오지혜 | 인디고 | 2020-01-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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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오지혜 | 인디고 | 2020-01-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며 살아가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채집하며 사는 일러스트레이터 오지혜의 일상 공감 에세이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좋음’을 발견할 줄 아는 오지혜 작가의 4컷 그림 에세이.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위해, 자발적 백수의 삶을 선택한 사람이 ‘지금의 나’로 행복하기 위해 흔들리고 헤매면서도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시시콜콜한 일상의 작고 좋음’을 기록한 36편의 글과 소박하지만 따듯한 23편의 그림은, 오늘이 즐겁기를 염원하며 살아가는 또래 독자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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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왜 힘들지? 취직했는데
원지수 | 글담 | 2020-01-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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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왜 힘들지? 취직했는데
원지수 | 글담 | 2020-01-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매일 출근하지만 매일 괴로운 직장인 본격 고민 에세이
『왜 힘들지? 취직했는데』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을 모든 직장인들을 위한 책이다. 시키는 대로 성실하게 공부했고, 죽도록 준비해서 직장인이 되었다. 그런데…… 매일 밥 먹듯이 야근하고, 머리 아프도록 자책하다 보니 지금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토록 원하던 직장인이 되었는데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팍팍하기만 한 걸까? 일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이기에 자꾸 우리를 고민하게 만드는 걸까?
이 책은 직장이라는 현실 공간에서 자칫 불가능해 보이는, 나다운 것을 찾고 싶어 가슴 파이도록 고민한 어느 꿈꾸는 현실주의자의 안쓰러운 노력의 기록이다. 책을 쓰는 동안, 저자는 영업사원에서 카피라이터로 이직을 했고, 모은 돈을 다 털어 떠났던 유학을 다녀와서도 여전히 직장인으로 10년째 생존 중이다.
책에는 『출근하지도 않았는데 퇴근하고 싶어』, 『굿모닝, 똑같은 아침입니다』, 『퇴사한 그 애는 꽃길만 걷고 있을까?』, 『아, 좀 사람답게 살고 싶다』 같은 읽는 순간 “아, 이건 내 얘긴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웃픈 에피소드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경험, 생각, 고민들과 원지수 작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글이 만나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직장인 고민 에세이로 재탄생했다.
이 일이 내 길이 아닌 것 같아서, 지금 이곳보다 더 좋은 회사가 있을 것 같아서, 더 늦기 전에 공부를 더 해보고 싶어서…… 오만가지 생각으로 혼란스러운 사회 초년생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그러니 함께 이야기해보자고. 그리고 조금 더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자고. 오늘도 직장에서 일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모든 직장인들과 함께 읽고 싶은 한 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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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요한, 씨돌, 용현
SBS 스페셜 제작팀, 이큰별, 이승미 | 가나출판사 | 2020-02-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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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요한, 씨돌, 용현
SBS 스페셜 제작팀, 이큰별, 이승미 | 가나출판사 | 2020-02-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땅속의 잔뿌리들이 있기에 꽃이 핀다!
“남을 위해서 아무 대가가 없는데
자기 몸을 다쳐가면서까지 저렇게 일하는 사람.
제가 가까이 본 사람 중에 요한 씨 같은 분이 없었어요.”
_윤순녀(노동 운동가)
김용현이라는 한 남자의 삶을 따라왔을 뿐인데, 취재를 마치고 나니 한국 현대사라는 긴 터널을 훑고 지나온 것 같다. 제작진은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그의 인생 한 장면, 한 장면이 진지하고 무거워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내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숨 가쁘고 때론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한다. 이큰별 피디는 한 매체의 인터뷰에서 다큐멘터리를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이분을 취재하며 제가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있어요. '민주주의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인데, 우리는 그 꽃을 피운 사람에게만 주목했다. 그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리가 되고 줄기가 된 수많은 사람은 주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였어요. '요한, 씨돌, 용현'을 통해 단순히 이 아저씨의 대단한 인생만을 담으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민주화 운동을 하며 구속되고, 끌려가 맞아서 몸은 피폐해지고, 범죄경력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고, 그런 분들이 많아요. 이름도 명예도 없이 잊혀간 분들이죠. 그중에 하나가 '용현'인 거고, 세상에는 또 다른 용현들이 많아요. 우리가 '용현'을 주목한 건, 그분의 희생적인 인생의 가치도 가치지만, 나아가 또 다른 용현을 찾아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취지였어요.”
‘우리’보다 ‘나’라는 말이 당연시되고 더욱 중요해진 요즘의 일상에서 ‘나’도 ‘우리’도 아닌 ‘너’를 위해 청춘을 바친 용현의 이야기에 많은 시청자가 공감했다. 우리 현대사 속에는 용현과 같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싸웠던 수많은 사람이 있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잔뿌리가 되어 오늘날과 같은 꽃을 피웠다. 부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빛나지도 않고 이름도 없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켰던 수많은 용현들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방송이 끝나고 눈물이 터져 나왔다.
마지막의 충격에 정신이 멍했다.”
-시청 후기 중에서
맨발로 산속을 누비며 자연의 친구로 지내고 삼풍백화점 참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려 애썼던 씨돌과 독재정권과 민주화 움직임 속에서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의 가족을 돌보며 진실을 밝히려 했던 청년 요한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제작진은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이곳저곳 연락을 많이 돌렸는데, “김용현을 아느냐” 물으면 모른다는 분이, 사진을 보면 “이 사람은 요한인데?”라고 말하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한다.
용현은 철저히 세 가지의 이름으로 살았다. 용현을 요한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씨돌, 용현이란 이름을 모르고, 용현을 씨돌로 아는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을 했던 과거 요한의 모습을 몰랐다. 한 사람이 세 가지 이름으로 살았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건 자신의 이야기를 내세우거나 자랑하지 않았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빛나는 별만 기억하는 우리 사회에서, 작은 일이라도 크게 부풀려 자기 성과로 내세우고 일등만 쫓는 경쟁주의 사회에서, 용현은 자기가 겪었던 일들을 얼마든지 과시하고 돋보이게 할 수 있었지만,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산골 마을에 사는 괴짜 자연인 씨돌이 자연을 지키며 이웃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2장과 3장은 군사 독재 정권에서 의문의 죽임을 당한 청년들의 부모들과 함께 싸우며 굵직굵직한 한국의 현대사마다 모습을 드러냈던 요한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4장은 과거 민주화 운동하던 때의 후유증으로 쓰러져 요양병원에 있는 용현의 모습을 조망하며 그가 어떻게 요한이 되고, 씨돌이 되었는지에 대한 과거를 되짚어본다. 마지막 5장에서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그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싸웠던 이 땅의 수많은 용현들을 찾아보고 그들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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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우리 이만 헤어져요
최유나, 김현원 | RHK | 2020-02-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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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우리 이만 헤어져요
최유나, 김현원 | RHK | 2020-02-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이혼을 돕기도, 막기도 하는
변호사의 이야기
“수십 년을 맞고 살았는데… 그 인간이 나보고 몸만 나가라네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아이가 내 친자식이 아니래요.”
“시어머니가 부부 관계까지 간섭하세요.”
“제 와이프랑 제 친구 남편이 바람이 났어요.”
무슨 아침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 같겠지만, 불행히도 이는 모두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이혼 전문 변호사 최변의 인스타툰 〈메리지 레드〉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최변이 직접 다뤘던 사건, 법정에서 방청했던 사건, 다른 이에게 전해 들은 사건 들을 조금씩 각색해 최대한 실화에 가깝게 재구성한 것이다. 자극적인 소재가 등장하지만 이를 다루는 최변의 성숙한 시각과 진정성 있는 태도 덕분에, 이 작품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이들의 호평과 지지를 이끌어냈다.
최근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혼은 대놓고 말하기에 금기시되는 주제 중 하나다. 최변은 이 점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이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은 마음에 이런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이혼 변호사는 이혼하지 말라고는 안 할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여전히 서로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고 이혼에 대한 확신이 없는 커플들의 이혼을 막았을 때 얼마나 큰 뿌듯함을 느끼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평생 집안에 헌신하면서도 자기 목소리라고는 내본 적 없는 순한 이들에게 당당히 제 권리를 찾아주며 이혼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었을 때의 자부심도 빼놓지 않는다.
“삶을 헤쳐 나가는 법을 알려준
의뢰인분들이 내 가장 큰 스승이다”
“제 마음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나 봐요. 이제 이혼할래요. 하고 싶어요.”
“저 재혼해요. 새로운 사람 만났는데 너무 잘해줘서요.”
“이번에 작은 가게 하나 차렸어요. 사업이 아주 적성이네요.”
“저 그냥 이혼 안 하려고요. 한 번 더 노력해볼게요.”
평생을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던 배우자와 헤어지기로 결정했을 때, 그 상처와 괴로움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이혼이 인생에서 만난 가장 큰 고통일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을 잘 감내하고 극복해낸 이들을 이야기하며 최변은 “삶을 헤쳐 나가는 법을 알려준 내 의뢰인분들이, 내게는 가장 큰 스승”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런 깨달음을 얻기까지 최변의 성장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구성을 취한다. 1장에서는 이혼 변호사가 된 계기와 변호사 된 직후의 어리바리 시절을 다룬다. 2장에는 결혼 전후 변호사 초창기 시절, 때로는 장기를 살려 의뢰인을 따뜻하게 위로하기도 하고 법정에서 투사처럼 맞서기도 했던 좌충우돌 이야기를, 3장에는 이혼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마주했던 정말 기가 막힌 각양각색 사연들과 이를 통해 느낀 점들을 넣었다. 마지막 4장은 이혼은 물론 결혼 생활과 인생에 대한 최변의 성숙해진 시각을 담았다.
이 작품의 메시지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김현원 작가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는 심각한 이야기조차 훨씬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비단 결혼과 이혼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한 이들이라면 이 책이 커다란 선물로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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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우리들의 영원한 대학
여상도 | 지식과감성# | 2018-03-0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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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우리들의 영원한 대학
여상도 | 지식과감성# | 2018-03-0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대학 생활을 담은 신선한 캠퍼스 에세이”
우리들의 영원한 대학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대학 생활에 얽힌 여러 가지 소재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 놓은 것이다. 모든 글의 주제는 대학과 관련된 것들이고, 글의 내용을 크게 대학, 학생, 교수로 나누어 책을 구성하였다. 글의 제목들은 모두 평범한 것 같지만, 그 내용은 그렇지 않다.
대학에 대한 나의 글은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의 전경을 담은 화려한 포토그래프가 주는 강렬한 느낌을 주진 못하지만, 독자들의 무심했던 감성을 조심스레 자극하는 신선함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가 늘 알고 있던 그 대학,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평범하게만 여겨졌던 대학의 생활을 담은 이 이야기들이, 읽는 이들의 눈과 귀를 지나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는 은은한 감동이 되었으면 한다.
대학의 교정은 지구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선택된 작은 영토이다
대학에는 가슴을 설레게 하는 젊음이 있고, 풀과 나무로 이루어진 자연이 있고, 청춘의 낭만과 자유가 있다. 지식과 기술이 생산되고, 우정과 사랑이 싹트며, 작은 인생들의 추억이 담겨져 있다.
대학의 교정은 변신의 귀재이다. 낮에는 먹이를 찾아 분주히 움직이는 개미들처럼 학생들은 각자의 살길을 찾아 교정의 곳곳을 바쁘게 전전하지만, 해거름이 지나고 어둠이 내리면 어느덧 짝을 이룬 젊은 남녀들의 한가로운 애정 활동이 이루어진다. 치열한 삶의 투쟁과 애틋한 연애의 시간들이 짧은 시간 안에 공존하는 대학의 교정이야말로 참으로 신비로운 공간이 아닐 수 없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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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장석주 | (주)을유문화사 | 2019-09-0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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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장석주 | (주)을유문화사 | 2019-09-0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시인 장석주가 그려 내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몽상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화두인 시대다. 이른바 ‘소확행(小確幸)’은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산문에서 처음 쓰인 말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느끼는 감정처럼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을 의미한다. 작금의 사람들은 공허한 행복이 아니라 손에 쥐고 실감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찾고 있다.
시인 장석주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말한다. 그의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행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를테면 한여름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시원한 수박을 꺼내 베어 무는 것. 입술과 혀를 적시고 목구멍으로 흘러가는 수박이 주는 행복으로 그는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팍팍하고 밋밋한 시간을 건너간다. 이렇듯 어떤 행복은 알아차리기 힘들 만큼 작고 소소하지만, 우리 각자의 삶을 잘 살아 내게 하는 동력이 되어 준다. 그 기쁨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고, 장석주는 눈 밝게 그 작은 조각을 발견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행복은 먹고, 걷고, 듣고, 읽고, 쓰는 모든 일상적인 행동을 아우른다. 그토록 사소한 행위가 삶을 ‘행복의 파랑’으로 물들게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는 자신만의 ‘행복의 기술’을 찾아 실행한다. 침묵하기, 걷기, 혼자 시간 보내기, 단순하게 살기, 비우기, 종이책 읽기 등 살며 터득해 온 방법을 되짚고, 자신의 경험과 사유를 펼쳐 놓음으로써 행복의 형상을 그려 나간다. 그리고 그 끝에서 묻는다. 당신은 행복한가?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행복은 늘 작고 단순한 것 속에 있다
행복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그리기 위해 장석주는 자신이 겪었던 불행 또한 거리낌 없이 꺼내어 보여 준다. 사업이 무너지고, 교도소에 가고, 부모도 사랑도 잃고, 자식과 헤어지는 불행의 이야기가 도처에 숨 쉬고 있다. 그러나 그 불행 앞에는 필연적으로 행복이 존재했다. 사람들과 깊이 관계하며, 사업은 번창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축하를 받던 날들이 있었다. 이로써 독자는 알게 된다. 행복과 불행이 서로 끈끈하게 묶여 있다는 사실을. 행복과 불행은 서로를 전제로 하며, 멀리에서 다가올 서로의 예고편과도 같다는 사실을.
장석주가 가감 없이 써 내려간 자기 인생의 부침(浮沈)은 삶이 돌고 돌아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오는 구심력을 가졌음을 보여 준다. 결국 인생은 일희일비의 연속이다. 행복과 불행 사이의 진자 운동은 끊임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만 한다. 완전한 행복에 도달하려 집착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지 아는 일이다. 행복이란 반드시 제 삶을 톺아보고 받아들이며 보듬는 시간, 자신만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그 답은 다름 아닌 지난날의 나에게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내밀하게 자신을 관찰하고 지켜봐 온 사람은 ‘나’뿐이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에게 행복을 묻자. 무엇이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지 꼽아 보자. 어쩌면 당신은 이미 작디작은 행복의 조각에 둘러싸여 있는지도 모른다. 어제의 불행을 딛고, 내일의 행복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이제 당신은 행복을 마주하기 위해 고개만 들면 된다.
“이 여름이 시간의 소실점 저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행복은 하모니카 연주와 찐 옥수수와 면 셔츠를 좋아하는 이들의 것!”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행복은 바로 계절이 주는 기쁨이 아닐까? 장석주는 유독 계절의 변화에 예민한 감각을 품고 산다. 계절을 잘 아는 일은 곧 행복해지는 일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이 만들어 둔 소리와 냄새, 모양과 색깔, 질감과 온도 그 모든 것에 오감을 연다. 계절의 섭리를 따른다.
여름이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옥수수를 쪄 먹고, 가을이면 노랗게 잘 익은 모과가 나무에서 떨어져 구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겨울이면 칼바람 부는 눈길을 산책하며, 봄이면 제 손으로 심은 모란과 작약에 움이 트는 것을 관찰한다. 그리고 다시, 여름을 건너가기 위해 차디찬 수박과 과즙이 넘치는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문다. 그때 불행은 잠시 저 먼 곳으로 모습을 감추고, 행복은 마침내 발견된다. 삶은 거기에서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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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글쓰는 청소부 아지매와 모모 남매 | 베프북스 | 2019-02-1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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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글쓰는 청소부 아지매와 모모 남매 | 베프북스 | 2019-02-1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우리에게도 봄날이 올까?
상처투성이 가족, 서로에게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자식만 바라보던 엄마에게 찾아온 중년의 방황,
가난을 이유로 받은 이별 통보에 무너져 버린 장남,
왕따의 상처로 은둔형 외톨이가 된 딸…
혼자 살기에도 벅찬 현실, 가족은 그저 벗어나고 싶은 무거운 짐 덩어리였습니다. 혼자라도 살아보려고 온갖 자기계발에 목을 맸지만, 벗어나려 하면 할수록 모든 불행의 시작은 도돌이표처럼 가족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노력은 가난, 애정결핍, 열등감 같은 불안에 발목이 잡혀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여자친구는 가난을 이유로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모든 노력은 갈 곳을 잃었고, 또다시 가족은 나의 모든 변명과 애증이 되어갔습니다.
어떻게든 살아야 겠다는 생각에 속마음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교환일기를 쓰듯 서로의 이야기를 읽어나가고, 어색하지만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에 걸쳐 서로의 마음이 담긴 글을 나누면서 오해는 이해로, 상처는 ‘위하는 마음’으로 보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자 자식 밖에 모르던 엄마는 나를 찾기 위해 글쓰는 청소부 아지매로, 방에서 마음속 상처만 어루만지던 딸은 친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경청자 모모로, 집구석이 싫어 혼자라도 행복을 찾아보겠다던 아들은 가족의 치유를 희망하는 잔소리꾼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책은 서로의 상처를 글로 나누며 함께 꿈꾸게 된 가족의 사랑한 순간들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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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재수 | 심플라이프 | 2020-05-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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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재수 | 심플라이프 | 2020-05-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50만 팔로워 마음을 사로잡은 재수 작가 4년 만의 신작!
미공개 글과 그림 300여 점 담은 화제의 에세이
평범한 일상에서 찾아낸 행복의 순간들
우리 모두의 놓칠 뻔한, 빛나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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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민을 꿈꾸는 너에게
박가영 | 미래의창 | 2018-08-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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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민을 꿈꾸는 너에게
박가영 | 미래의창 | 2018-08-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던 한국의 알바몬,
우는 날보다 웃는 날 많은 일상과 또 다른 나 ‘앨리스’를 찾다
“나는 나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게 너무 많았어. 한국에서는 내가 가진 장점과 능력을 꺼내볼 일이 없었어.
그래서 내가 예쁜 보석들도 간직하고 있다는 걸 몰랐던 거야.”
학창시절, 다들 의사를, 대기업을 꿈꿀 때 꿈이라곤 맥도널드 정규직이 되는 것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다들 넌 안 될 거라고 했으니까, 머리 터지게 공부하지 않은 너에게는 꿈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했으니 말이다. 조금 별나고 독특한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지에 대해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꿈꾸기를 포기했다. 한국의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나에게 어떤 희망찬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진 않아서.
딱히 호주에 이민을 오는 게 목표는 아니었다. 당장 도망칠 곳이 필요했고, 우연히 워킹 홀리데이로 갈 수 있는 호주가 눈에 띄었을 뿐. 그렇게 도착한 호주는 한국과는 조금 많이 달랐다. 일개 알바생도 손님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히 맞설 수 있었고, 고용주들은 스스럼없이 급여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가 제공한 시간과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무료배송, 무료상담, 공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 의문이 생겼다. 처음 겪는 호주의 문화는 낯설었지만 한국에서보다 편안했고, 매일이 싱그러웠다. 열심히 하는 만큼 보상이 주어졌다. 한국이 아니라면 괜찮았던 거구나. 한국이 아니라면 행복해질 수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호주에 도착한 지 딱 10년이 지나 레스토랑 두 개의 오너 셰프가 되었다. 대단한 부자가 되진 않았지만, 꽤나 괜찮게 산다. 나이에 얽매여 어떤 역할을 강요받지 않아도 되며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연말에는 무려 3주나 가게를 닫고 여행을 떠난다. ‘삶의 질’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좀 느낀다. 그럼에도 가끔씩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왜 한국 사회에는 내 자리가 없었던 건지, 그렇게나 치열하게 살았는데도 왜 한국에선 괜찮지 않았는지. 이민 덕분에 행복해진 건지.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던 삶을 버리고 나의 삶을 찾았기에 행복해질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왜 한국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그토록 방황했는지, 그리고 호주에서는 어떻게 나다운 삶을 찾아냈는지, 머나먼 멜버른에서 한국을 바라보며 떠올린 소회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가진 거라곤 알바 경력뿐, 흙수저에 전문대 출신.
한국에서 정한 기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내가
언젠가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살을 엘 듯 찬바람이 부는 겨울날, 꼼짝없이 바깥에 서 있어야 하는 백화점 주차도우미 알바를 아홉 시간이나 하고 나면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 그러나 알바를 끝내고 터덜터덜 돌아오는 귀갓길에 계속 머리에 맴도는 건 추위도 아니요, 다리의 통증도 아니요, 오늘도 어김없이 치러야 했던 VIP 암기 시험이다. 누구 회장님의 차종은 이거, 차 번호는 저거……. 입이 찢어질 듯한 미소를 보내고 허리를 90도 굽혀 정중한 인사를 건네도, 그렇게 인사를 건넨 사람이 누구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VIP들은 기억하지 못한다. 멋지게 입장하는 VIP, 그리고 그 입장을 도와주는 배경으로서의 주차 도우미가 있을 뿐이다.
몸담고 있던 모든 알바가 그랬다. 계약직과 알바는 그저 정규직들의 업무 보조, 끊임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의 부품 하나일 뿐 있으나 마나한 존재. 나라는 존재가 없어도 모든 일은 무탈하게 돌아가고 빈자리는 금세 다른 누군가로 채워진다. 그렇다고 해서 이 치열하고 각박한 경쟁을 뚫고, 어떤 자리를 손에 넣어 톱니바퀴의 꼭대기 축으로 군림할 그릇은 못 된다. 왜냐하면, 다들 그렇게 말했으니까. 너처럼 유별나고 이상한 애는 한심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돈 좀 모아서 시집이나 빨리 가는 게 인생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닥치고 머리 터지게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고 했으니까.
그랬는데, 가진 거라곤 알바 경력밖에 없는 흙수저에 고작 전문대 출신, 재주 하나 없는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렇게 견디고 버티고 살다 보면, 언젠가는 행복해질까? 누가 정해놨는지 모를 대한민국의 기준에 맞추어보면, 스물여섯 가영의 앞날엔 답이 없었다.
불현듯이 도망쳐온 호주 멜버른,
아무 날도 아닌 그날이 너무 특별해서
눈앞에 닥친 취업이, 생계가, 경쟁이 싫어 무작정 워킹 홀리데이로 도망쳐온 호주는 사실 한국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바다가 좀 더 가깝고, 들판이 많다는 것 정도? 하지만 여기 역시 한국과 다를 바 없는 자본주의 사회. 한인 레스토랑의 시급은 고작 8불. 물가만 더럽게 비싸고, 뭐가 좋다는 건지. 그래도 이왕 호주까지 온 거, 호주다운 걸 구경 한 번은 하고 싶었다. 마침 낡은 여행자 숙소에서 지내며 친해진 비슷한 신세의 친구들이 있었다. 우리 만날 맥주나 마시지 말고, 호주란 데 구경이나 해보자. 순식간에 도착한 바다는 새파랗고 반사되는 햇빛으로 눈부셨다.
한 두어 시간 지났을까. 갑자기 해변 앞 도로로 차들이 속속들이 들어오고, 양복 입은 사람들이 차에서 내렸다. 퇴근 시간인가 보네, 하며 읽던 책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찰나, 수많은 이들이 갑자기 훌렁훌렁, 양복을 벗기 시작했다. 금방내 수영복 차림으로 갈아입은 그들은 옆구리에 큼지막한 서핑 보드를 끼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세상 행복한 얼굴로, 스트레스 하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 둘러봐도 그들이 대단한 부자여서 서핑을 즐기는 것 같지는 않았다. 피자 배달 오토바이를 그대로 끌고 온 사람, 고물차를 끌고 온 사람……. 그렇구나. 삶의 질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더 비싼 걸 먹거나 좋은 차를 몰고 다니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누리는 편안함과 풍요로움. 그게 진짜 삶의 질이구나.
호주 사람에겐 그게 일상이라고 했다. 네 시에 퇴근해서 헬스장에 들렀다 가듯 서핑을 하고 집에 가는 게,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호주 사람에겐 아무 날도 아닌, 하고많은 날 중 하나였던 그날이 너무 특별했다. 진짜 삶의 질이 무엇인지 알게 된 날, 그리고 처음으로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한 날이었다.
구김 없이 밝고, 쿨하고, 에너지 넘치고, 사업할 배짱까지 있는
나도 몰랐던 또 다른 나, 앨리스를 만나다
그렇게 눌러앉기로 결정한 호주는 한국과는 많이 달랐다. 어디가 맞는지, 틀린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냥 많이 다르다. 남들과 조금 다른 선택을 해도 이상하고 별나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고, 졸업한 학교가 어딘지도 묻지 않았다. 알바생도 무조건 손님에게 굽신거릴 필요도 없었다. 고용주에게는 당당하게 급여를 물어봤고, 그들도 급여에 대해 스스럼없이 이야기해주었다. 내가 이용한 서비스에는 대가를 지불했고, 마찬가지로 내가 베푼 서비스에도 마땅한 대가가 주어졌다. 처음으로 한국의 무료배송, 무료상담, 무료서비스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우연히 시작한 요리는 즐거웠다. 말 그대로 천직이었다. 레스토랑에서는 매일같이 쇼가 펼쳐졌다. 그것이 설사 아주 작은 주방보조일 뿐이더라도 각자에게 확실한 역할과 자리가 있었다. 마침내 존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다. 흙수저이든, 어떤 학교를 나왔든 상관이 없었다. 오로지 능력만 놓고 정당하게 경쟁해 나의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성격이 달라진 것도, 한국에서보다 열심히 산 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한국에서의 삶이 더 치열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불가능했고, 호주에서는 가능했다. 열심히 살다 보니 레스토랑의 헤드셰프가 되고, 호텔의 셰프가 되고, 마침내 내 가게까지 가진 오너 셰프가 되었다. 한국에서의 초라한 삶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대신 쿨하고, 구김 없이 밝고, 심지어 사업할 배짱까지 든든히 갖춘 또 다른 나, 앨리스가 있었다.
우리에게는
행복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호주에 오며, 요리를 시작하며 삶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불필요한 경쟁을 할 필요도 없고, 남의 눈치를 보며 위축될 필요도 없다. 불편한 틀에 나를 맞추지 않아도 된다. 그럼으로써 나만의 템포를 찾았고, ‘행복’이라는 것에 한 뼘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것이 ‘이민’ 덕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이민을 후회하기도 하고, 10년을 살고서도 한국이 그립다며 다시 떠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던 삶을 버리고 나의 삶을 찾았기에 행복해질 수 있었다는 것. 언제가 될지도 모를 미래의 행복을 찾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의 행복을 우선시했기에 괜찮아졌다는 것이다. 지금이 힘들다면, 견디고 버티는 삶을 살고 있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지금 지향하고 있는 행복한 삶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나 자신에게 맞는 자리는 어떤 곳인지 말이다. 그리고 만약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이민이라는 선택지도 한번쯤은 고려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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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별하는 여자
박은진 | 도서출판 반정 | 2019-03-0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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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별하는 여자
박은진 | 도서출판 반정 | 2019-03-0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사랑이 끝나고 난후 여자의 마음을 기록한 책이다.
보고싶어서 눈물을 흘리다가도 떠난 그를 원망한다. 자책과 후회속에서 남자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허우적 거리다가 스스로 그 시간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헤어졌지만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여자의 심리상태가 잘 묘사되어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