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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오찬호 | 동양북스 | 2018-08-2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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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오찬호 | 동양북스 | 2018-08-2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세상이 이상한 건가,
내가 이상한 건가?” 이상한 세상에 적응이 안 되는 당신을 위한 사회학 특강 11년 동안의 대학 사회학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엮다 자본주의에 잠식당한 대한민국 20대를 파헤친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와 한국 남성의 몸과 정신을 사회적으로 파헤친 책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로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진 사회학자 오찬호. 그가 이번에는 우리 마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고정관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사회학 입문서,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를 출간했다. 온라인 뉴스에 달린 부정적인 댓글들을 보면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의심 많은’ 사람들 천지인데 아직도 ‘당신은 속고 있다’고 주장하다니, 너무 뻔한 논리가 아닐까? 저자 오찬호는 그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대개 한국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침을 튀기며 비판하지만, 자기 자신 안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외모, 학력, 직업, 집안, 인종 등에 대한 차별 의식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한다. 또한 언제나 ‘우선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성공한 다음에’, ‘나중에’ 문제를 해결하자는 프레임에 갇혀서 사고하기 때문에 각종 사회문제는 미해결된 채로 다른 사회문제를 양산한다. 그러니 사법 고시생이 판검사가 되고, 평사원이 CEO가 되고, 시간강사가 교수가 되어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가 되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과거의 피해자가 현재의 가해자로 재탄생할 뿐이다. 대한민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등장한 군부독재 정권이 통치 수단으로 사용한 애국심 마케팅과 이순신 프로파간다, 정치 혐오와 엘리트주의를 부추기는 미디어, 경제지상주의, 비판 문화의 실종, 순종적인 노동자로 만들기 위한 교육과 군대 문화, 남성?권력자?중앙 중심주의. 저자 오찬호는 이와 같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사회, 문화, 경제적 환경들을 하나하나 해부하여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11년 동안 대학에서 사회학 강의를 하면서 ‘왜, 어떻게, 사회비판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수없이 경험한 그가 그동안 기록한 강의 노트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결과물이기도 한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이 책은 새로운 가치관의 세계로 안내하는 사회학 입문서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이상한 사람과 사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서 역할도 톡톡히 해낼 것이다. “도대체 세상이 왜 이따위죠?” ‘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생존을 위한 사회학 강의 내 책을 읽고 독자가 ‘너무 우울해졌다’는 반응이 제일 기쁘다. _저자 【에피소드 1】 고등학교 교실 안, 사회 교사 김 모 씨는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 중이다. 한 학생이 손을 들어 질문한다. “자기 권리를 위해서 싸우다 부당하게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그러자 방금 전까지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던 교사 김 모 씨는 싸늘하게 말한다. “그런 걱정은 네가 할 필요가 없어. 너는 학생이니까 공부를 해야지. 일단 대학부터 가서 그런 고민을 해도 늦지 않아.” 【에피소드 2】 대학을 졸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취준생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모 씨. 토익 점수, 자격증, 어학연수 등 나름대로 스펙을 갖췄건만 번번이 대기업 입사 시험에서 낙방한 그는 친구의 취업 소식에 우울감이 증폭되는 상태다.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자리에 앉은 그는 “한국 사회는 정말 썩었어!”라고 분노를 터뜨린다. 그러자 앞자리에 앉은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이런다고 사회가 바뀌냐! 일단 취업부터 하고 나서 그때 뭘 바꾸든 하자.” 【에피소드 3】 입사 5년차의 박 대리는 야근과 주말 근무를 당연시하는 회사에 불만이 많다. 게다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상사인 최 부장의 프로젝트로 바뀌어버리자 일에 대한 의욕도 점점 사그라든다. 한숨이 늘어가는 박 대리는 답답한 마음에 동료인 윤 대리에게 신세타령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그는 이런 답변을 듣게 된다. “회사란 게 원래 이런 건데 어쩌겠어. 조금만 참고 견뎌봐.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나중에 박 대리가 윗사람 되면 그때 이런 관행 바꾸면 되잖아.” 이상한 세상에 적응이 안 되는 당신을 위한 사회학 특강 11년 동안의 대학 사회학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엮다 “성공한 다음에 세상을 바꾸면 된다”, “일단 적응하고 나중에 바꾸면 된다”, “대기업이 망하면 나라가 망하니까 일단 회사부터 살린 다음에 노동자의 권리를 외쳐라”, “대안이 없는 비판은 하지 마라”, “긍정 마인드가 성공을 부른다”. 자본주의에 잠식당한 대한민국 20대를 파헤친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와 한국 남성의 몸과 정신을 사회적으로 파헤친 책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로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진 사회학자 오찬호. 그가 이번에는 우리 마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고정관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사회학 입문서,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를 출간했다. 1인 미디어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태어나자마자 속고’ 있다니 이 무슨 해묵은 논쟁일까? 온라인 뉴스에 달린 부정적인 댓글들을 보면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의심 많은’ 사람들 천지인데 아직도 ‘당신은 속고 있다’고 주장하다니, 너무 뻔한 논리가 아닐까? 저자 오찬호는 그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대개 한국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침을 튀기며 비판하지만, 자기 자신 안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외모, 학력, 직업, 집안, 인종 등에 대한 차별 의식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한다. 또한 언제나 ‘우선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성공한 다음에’, ‘나중에’ 문제를 해결하자는 프레임에 갇혀서 사고하기 때문에 각종 사회문제는 미해결된 채로 다른 사회문제를 양산한다. 그러니 사법 고시생이 판검사가 되고, 평사원이 CEO가 되고, 시간강사가 교수가 되어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가 되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과거의 피해자가 현재의 가해자로 재탄생할 뿐이다. 한국의 교육을 비판하면서도 자기 자식만은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사교육에 올인하는 부모들, 자신이 부하 직원일 때는 상사를 욕하다가 막상 진급을 하게 되면 권위적으로 돌변하는 직장인들, 진상 고객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하면서도 막상 자신이 고객이 되면 갑질을 하는 사람들. 부자들의 부동산 투기를 욕하면서 스스로도 부동산에 목을 매는 서민들. 이와 같은 모순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등장은 그들 개개인의 천성 탓이 아니다. 이는 분명 사회, 문화, 경제적인 산물이다. 대한민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등장한 군부독재 정권이 통치 수단으로 사용한 애국심 마케팅과 이순신 프로파간다, 정치 혐오와 엘리트주의를 부추기는 미디어, 경제지상주의, 비판 문화의 실종, 순종적인 노동자로 만들기 위한 교육과 군대 문화, 남성?권력자?중앙 중심주의. 저자 오찬호는 이와 같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사회, 문화, 경제적 환경들을 하나하나 해부하여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11년 동안 대학에서 사회학 강의를 하면서 ‘왜, 어떻게, 사회비판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수없이 경험한 그가 그동안 기록한 강의 노트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결과물이기도 한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이 책은 새로운 가치관의 세계로 안내하는 사회학 입문서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이상한 사람과 사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서 역할도 톡톡히 해낼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다른 세계가 보인다 “나는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 꾸준한 저작 활동과 더불어 jtbc의 〈말하는대로〉, 〈차이나는 클라스〉, KBS의 〈서가식당〉, 채널A의 〈거인의 어깨〉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불평불만 투덜이 사회학자’라는 별명을 얻은 저자는 여태까지 우리가 받은 교육 이념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사고해볼 것을 권한다. 이를테면 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가치 중 하나인 ‘불평불만’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 불씨와 같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꺼트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애국, 도덕, 성실, 열정, 인내 등의 미덕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사고해보라고 조언한다. ‘다수결의 원칙’이나 ‘통계’, ‘명성과 권위를 갖고 있는 세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내 책을 읽고 독자가 ‘너무 우울해졌다’는 반응이 제일 기쁘다”고 말하는 저자는 사회라는 네모난 상자 안에 갇혀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인문학의 첫걸음이자 성숙한 시민이 될 자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 오찬호 씨와 출간 전 인터뷰-7문 7답 “열정적으로 나의 열정을 비판하고, 성실하게 우리 사회의 성실성을 비판하라” Q1.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는 제목이 말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A. 개인이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솔직하게 바라보자는 것이죠. 우리가 어떤 사회의 가치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사회가 바보 같으면 개인도 바보가 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우리는 사회가 말하는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자신이 바보인 것도 모르는 채 살고 있다는 것이죠. Q2. 사람들이 속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셨는데, 사실 요즘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많이 똑똑해진 거 아닌가요? A. 과거의 관행인 권위주의라든가 비민주적 요소 같은 것은 확실히 줄어들고 있죠.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외모지상주의라든가 어떤 유행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더 급속도로 번지는 측면이 있거든요. 그리고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고 해서 우리가 현재 사회에 만족해야 하나요? 우리 사회는 앞으로도 계속 좋아져야 하는 거죠. Q3. 이 책을 읽다 보면 성실하게 사는 것이 바보 같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 순응하지 않기 위해서는 불성실하게 살아야 하나요? A. 그 딜레마를 메워가는 것이 바로 ‘공부’죠. 사회를 비판한다고 해서 그다음 날부터 “나 아무것도 안 할 거야”, “내 마음대로 살 거야”라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내 삶을 정말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되돌아봐야죠. 내가 오늘 어떤 말들을 내뱉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통렬하게 되돌아보자는 겁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조금씩 조금씩 마치 벽돌 쌓듯이 변화해나가야 해요. Q4. 경제지상주의가 문제라고 하셨는데, 먹고살기 힘들기 때문에 경제 문제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요? A. 우리 삶에서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죠. 거의 모든 기준과 가치를 돈으로 판단하는 것이 문제라는 거죠. 이를테면 소설책을 보고 있는 아이에게 “그거 읽는 게 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되니?”라고 말해요. 이 말은 책을 사는 행위, 소설을 읽는 행위가 돈 버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이야기잖아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사고하면 우리가 얻는 정보의 양이 굉장히 협소해집니다. 인터넷이나 TV에 노출되는 정보만 습득하면 우리는 점점 더 편협한 사고를 하게 돼요. 지금 당장의 돈 문제에 집착하면 오히려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 점을 경계하자는 말이죠. Q5. 비판문화가 없는 한국에서 비판적으로 사고하면서 살다가는 왕따가 될 각오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렇게 살다 보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A. 만약 그것 때문에 왕따가 된다면 그건 진짜 좋은 왕따죠. 필요한 왕따고요. 왕따가 되는 게 두려워서 어떤 진실, 정의,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 같은 것을 외면한다? 그리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산다? 그렇게 살면 결국은 내가 비겁한 사람이 되는 거죠. 나 스스로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고 비판하는 것을 즐길 수 있다면 왕따가 되는 것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왕따시키는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큰 도움을 주는 거예요. 그들이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게 만든다면 말이에요. 왕따냐 왕따가 아니냐, 하는 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정말 이 사회에 필요한 비판을 하느냐 그것이 중요하죠. 그리고 만약 그것이 정말 필요한 비판이라면 그 비판을 해서 왕따가 될지라도 절대로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6.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뭘 할 수 있을까요? A. 사회를 바꾸려면 정치를 바꿔야 하는데, 정치에 대해서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혐오하거나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요즘 숨 쉬기가 너무 힘든데, 왜 이렇게 환경이 오염되었지? 나한테 갑질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도대체 왜 저러는 거지?’라는 의문을 가져보는 것에서 사회 변혁은 시작됩니다. 내가 불평불만을 가져야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쳐서 여론이 되고, 여론이 형성되어야 제도가 바뀔 수 있으니까요. Q7. 본문에 나오는 말 중 ‘인간은 상황에 지배당한다’는 것이 과거 시절처럼 물리적인 폭력이나 억압적인 지배는 아닌 것 같은데요. 최대한 상황에 지배당하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나요? A. 오히려 물리적인 폭력은 쉽게 드러나죠. 하지만 정신이 지배당하는 것은 훨씬 더 무섭습니다. 자본에 대한 이해가 바로 그런 거죠. 돈이 최고야. 돈만 많이 벌면 최고지. 교과서에서는 이렇게 가르치지 않죠.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을 돈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돈만 잘 벌면 도덕적으로 약간 흠결이 있어도 괜찮다, 돈만 벌 수 있다면 약간 나쁜 짓을 해도 괜찮다’라는 사고방식에 매몰되어서 평생을 살게 되죠. 그렇게 살지 않으려면 내 주변에 나를 ‘좋게’ 지배하는 상황들을 스스로 찾아서 만들어 나가야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미디어를 봐야 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내가 별다른 의식을 하지 않아도 성숙한 시민이 돼요. 그래야 상황에 덜 지배당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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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남자문제의 시대
다가 후토시 | 들녘 | 2018-01-1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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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남자문제의 시대
다가 후토시 | 들녘 | 2018-01-1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페미니즘의 물결이 서점가를 휩쓴 지금, 현실에서는 정반대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금은 여성이 우위인 시대이며,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남자’ 문제 제기는 페미니즘의 물결이 두 차례 거쳐갔던 서구에서 먼저 있었고, 실제로 호주에서는 (불리한) 남자에 초점을 맞춘 보상교육이 시행되기도 했다. 우리 사회 못지않게 ‘남성우위’의 사회로 평가되는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은, 내용상 문장 속에서 ‘일본’이라는 단어를 ‘한국’으로 바꿔 읽어도 될 만큼 여러 면에서 우리에게도 합당한 시사점과 논점을 던진다. 우리나라에서도 학업, 취업, 결혼 (그리고 군대문제) 등에서 남자가 ‘불리’하며 여자가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식으로 남자의 괴로움을 강조하는 주장들이 힘을 얻곤 한다. 그렇다면 정말 ‘여성우위의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 남자는 피해를 보고 있기에, 지원이 필요한 대상일까? 저자는 첫 3장은 남성성의 사회이론을, 나머지 4장은 남자문제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교육현장에서의 젠더 교육을 중심으로 하여 젠더와 교육이라는 날실과 씨실로 남자문제의 실체를 직조해나간다.
남자가 역차별을 당하고 있고,
여성은 더 이상 불리하지 않으며
지금은 ‘남자문제의 시대’(=여성우위 시대)라는 주장에는 근거가 있는가?
남성성 사회이론과 젠더 교육의 관점으로 남자문제의 실체를 규명한다
지금까지, 젠더 문제는 여자문제였다.
여성이 남성과 같은 ‘인간’으로 대접받을 권리를 쟁취하려는 투쟁에 이어, 교육과 노동 등 사회적인 지위를 얻는 데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근거가 된 것은, 아직은 전반적으로 남성이 우위인 사회이며 여성이 교육받을 기회나 취업할 기회, 우월한 지위를 획득할 기회 등을 부당하게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다른 것도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공무원 시험이나 상위학교 진학, 행정고시 합격률 등에서 여자가 남자를 앞서고 있다는 보도들이 이어진다. 마치 여성이 더 이상은 불리하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것처럼.
이렇게 일견, 여성이 더는 불리하지 않으며, 오히려 남성보다 우위에 있는 것 같은 ‘착시현상’은 현실에서 또 다른 주장들을 낳았다. 여성이 더 이상 불리하지 않은데, 왜 ‘여성부’ ‘생리휴가’ ‘총여학생회’ ‘여성전용주차장’ ‘여학생휴게실’ 등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이나 제도가 필요하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남성에게만 부여된 징병의 의무 탓에 한쪽 성(性)에만 혜택, 또는 기회가 유달리 기운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세상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듯, 이런 문제와 주장의 대립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남자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여권신장의 목소리가 더 크게, 더 일찍이 두드러졌던 서양 여러 나라에서 먼저 있었다. 이러한 남자문제는 ‘학력 경쟁’이 격화되며 두드러진 현상이다. 영국의 GCSE(중등교육자격시험), OECD 국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평가인 PISA, 미국의 대학교 학부과정 진학률, 독일의 김나지움 진학률 등에서 모두 여자의 성적이 남자보다 높거나 진학률이 높았던 것이다. 호주에서는 남자의 학업부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천만 달러의 교육예산을 의무교육 단계에 투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남자문제의 원인을 찾는 양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문제를 부진한 남자 개인에게서 찾는 관점과, 가해자인 ‘여자’를 상정하는 관점이다. 전자의 관점으로 보면 남자는 경쟁에서 밀려난 ‘패배자’가 되고, 후자의 관점으로 보면 남자는 여성이 우대받는 불리한 입장 탓에 패배한 ‘피해자’가 된다.
서양에서 학령기 남자의 문제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청년기 남자에 더 문제가 집중된다. 문제의 초점은, 취업과 결혼을 하여 사회의 남성 일원인 ‘어른’으로서 자리 잡지 못하는 남자에 맞춰진다. 앞에 말한 패배자/피해자 관점을 거칠게 대입해보자면, 결혼과 연애에 관심이 없는 남자들을 ‘초식남’으로 정의하거나 취업/연애/결혼을 포기한 ‘3포 세대’라 부를 때는 남자를 ‘패배자’로 상정하는 것이며, 공부를 잘하는 (혹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 여자에게 밀려 취업에 실패한 남자는 ‘피해자’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문제는, 과연 남자 ‘개인의’ 문제일까?
아니면 여성 우대와 ‘페미니즘’ 때문에 남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기에 생기는 문제일까?
확실히, 남성과 동등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거나, 더 많이 버는 여성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 노동자 중 비정규고용 비율을 살펴보거나, 동일 시간 노동 대비 급여액을 살펴보면, 혹은 국회의원이나 고위직 공무원, 기업 경영진의 여성 비율을 살펴보면, 여전히 압도적인 남성우위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남성집단과 여성집단 전체를 비교해봤을 때, 여성에 비해 남성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여성이 남성의 ‘몫’을 빼앗았기에 남성이 불리해졌다고 할 수 있을까? 여성이 각종 우대정책과 혜택으로 인해 유리한 입장에 섰고, 여성우위 사회가 도래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저자인 다가 후토시는, 이렇게 단언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우위에 섰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남성지배체제가 재편되어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총체적으로 남성의 여성에 대한 우위는 유지되면서, 그러한 남성지배체제의 혜택을 누리는 입장으로부터 배제되는 남성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남자문제의 시대』, 38쪽)
신자유주의 경제체제하에서 격화된 경쟁은 우리를 극단적인 성과주의 싸움으로 몰아넣었다. 청년 남성들의 고용이 안정적이던 시대에는, (적어도 남성들의 경우) 학교를 졸업한 후 노동시장으로의 이행이 매끄러웠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가족을 부양하는 데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고용이 불안정해졌을 뿐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높게 평가되는 능력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남성적 능력’, 즉 이성(理性), 과제 수행, 물건 제조, 근력노동 등이 높게 평가되었으나, 지금은 보다 ‘여성적인 능력’, 즉 대인 서비스, 케어노동, 인간관계 조정, 커뮤니케이션 등의 능력이 높게 평가된다. 능력 면에서도 남자가 더 이상 유리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근대사회의 노동시장에서 남성들은 더 높은 가치와 더 많은 수요를 가진 능력을 남성적 능력으로 간주하는 젠더화된 능력관과, 능력 발휘 경쟁에서 여성의 배제와 주변화라는 이중의 어드밴티지 덕분에, 성별 속성에 대해 중립적이어야 할 능력주의적 경쟁에서 더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많은 남성들의 안정된 고용과 수입은 고도경제성장에 따른 사회 전체의 고용 증대와 기업조직의 확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또한 이렇게 젠더화된 메리토크라시에 의해서도 지탱되어왔다.” (『남자문제의 시대』, 87쪽)
“말하자면 신자유주의하에서 재편되어가는 오늘날의 기업사회는 재정의된 ‘남자다움’을 성취한 일부 여성을 ‘명예 남성’으로 그 중심에 끌어들이는 한편, 그런 ‘남자다움’을 성취하지 못한 더 많은 사람들, 곧 대부분의 여성과 점점 더 많은 남성을 주변화하면서 여전히 ‘진짜 남자’에 의한 ‘진짜 남자가 아닌 자’의 지배를 유지해간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해자로서의 남자’ 논자들의 주장과 달리 ‘어른’이 되지 못한 남성은 “여자에게 진” 것이 아니다. 그들은 기업사회에서의 ‘남자다움’의 성취를 둘러싼 남성 간 경쟁에서 진 것이다. 그들의 몫이 줄어듦으로써 가장 혜택을 누리는 것은 여성들이 아니라 기업사회의 중심에 위치하는 다른 남성들이다. 일정한 비율의 남성들을 ‘진짜 남자’로부터 배제하고 사회에서 주변화시키는 것은 신자유주의하에서 진행되어온 남성지배체재의 재편 과정인 것이다.”(『남자문제의 시대』, 39쪽)
그렇다면 교육현장에서는 남자의 학업부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러면서 ‘젠더평등의 관점’에 어긋나지 않는 교육을 하려면?
남녀공학은 평등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여학교/남학교는 그렇지 않은가?
불평등에 뿌리를 둔 신자유주의 체제의 교육현장에는
어떠한 젠더상(像)이 필요한가
이 책의 후반부는, 교육현장에서의 젠더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칙상의 ‘남녀평등’이 제도나 법의 형태로,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이 중시하는 가치로 공유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자든 남자든, 한쪽이 차별당하는 교육방침이 있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이 ‘평등’이라는 가치와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지 않고 ‘개성을 중시하는’ 교육을 동시에 추구하려면 피할 수 없는 딜레마가 생산된다는 것이다. 이 딜레마는 일본의 ‘남녀평등교육’ 연구실천 학교로 지정된 한 초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예를 들면 앞에서 서술한 2001년도 3학년생의 ‘공개수업’에서는 가방 색이 빨강과 검정에 편중되어 있는 반면 필통과 옷 등 다른 소지품의 색은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반드시 성별로 색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아동들이 깨닫게 하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방 그림에 좋아하는 색을 칠해 자신만의 오리지널 가방을 만드는 작업을 하게 했다. 그런데 여자 5명으로 구성된 활동반에서는 모두가 가방을 빨간색으로 칠했다. 담임교사는 문제를 느끼면서도 당장은 그러한 아동의 ‘자신다운’ 선택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남자문제의 시대』, 144쪽)
이렇듯 교육현장에서 평등과 개성 존중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들이기 힘들다는 현실의 근저에는, 교사와 교육제도의 대처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사회구조적 문제가 있다. 호주의 사회학자인 R. 코넬의 이론을 빌려 말하자면, 우리는 모두 남성지배의 사회구조를 알게 모르게 재생산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아이들은 미디어를 통해, 혹은 가정에서 남성지배체제를 유지하는 데 유리한 성역할을 학습한다. 남성지배체제를 지탱하는 데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대한 코넬의 설명은 이렇다.
코넬은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가부장제의 정당화 문제에 대해 지배당하는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답을 구현화하여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를 보증하는(한다고 보이는) 젠더 실천의 형태”라 정의하고 있다. 즉, 복수(複數)의 남자 존재양태 중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지배적인 것을 통해 총체적인 남성에 의한 여성의 지배라는 체제가 유지되고 정당화되는 측면을 파악하고자 의도한 개념이다. (『남자문제의 시대』, 55쪽)
이렇듯,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성취하지 못하는 남성들의 박탈감을 수반하는 가운데, 보다 우위의 남성이 여성과 그 밖의 남성을 종속시키면서 전체로서의 남성에 의한 여성 지배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남자문제의 시대』, 71쪽)
결국 모두가 진정으로 평등한 교육현장, 더 나아가 그런 사회를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젠더 관점을 교육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단지 ‘똑똑한 여자’와 ‘덜떨어진 남자’의 문제로 대비해서도, 불리한 한쪽 성(性)에 어떤 혜택이나 보상을 하느냐 하는 단순한 문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교육에서의 젠더문제에 대처하려면 여성성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남성성(그리고 그 외의 성)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논지다. 그렇다면, 지금은 명백히 여성이 불리한 상황인데, 남성성이나 남자의 현실, 남자문제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고 반문하는 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 이 물음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여성보다 남성에 초점을 맞춰 남성 특유의 문제를 강조하는 ‘남자 연구’는 자칫 한 걸음만 떨어지면, 여자가 직면하는 심각한 문제로부터 사람들의 눈을 떼어내어 마치 일반적으로 남자가 더 곤란을 겪고 있다는 듯한 오해를 줄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지 남녀의 평균적인 차이와 여자문제에 주목하는 것만으로는 현대 사회의 복잡한 젠더현상을 더 현실감 있게 파악하는 데 자연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남자의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그를 통해 얻은 지식내용을 종래의 페미니즘 · 젠더 연구의 지적 유산과 결합시켜가는 것이 교육에서의 젠더문제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해결로 연결되지 않을까.” (『남자문제의 시대』, 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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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
나카자와 쇼고 | 자음과모음 | 2019-06-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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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
나카자와 쇼고 | 자음과모음 | 2019-06-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는가!
도쿄대 출신 전 기자가 들려주는 일본 노동 현장의 최전선 르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뉴스가 연일 화제다. 2017년에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선언하면서 비정규직 제로의 신호탄을 올렸다. 비정규직 제로 선언을 하고 2년이 지난 지금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공공 부문부터 민간 부문의 확산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에서는 계약직 고용이 많고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법적인 변화보다는 기업의 자발적인 의사에 맡겨두고 있는 처지다. 이는 옆 나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의 저자 나카자와 쇼고는 도쿄대 문학부를 졸업하고 마이니치 방송사에 입사해 아나운서, 기자로 근무했다. 그러다 가족의 간병을 계기로 퇴직한 뒤 계약직 노동자가 되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에 가해지는 차별과 착취를 경험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책을 쓰게 되었다. 그는 수치적으로 보여주는 통계 자료나 어떤 신문 기사를 인용하는 등 학문적인 방법론으로 문제를 바라보지 않는다. 직접 그 현장에 뛰어들어 비정규직으로 일할 때 일어났던 일들, 그리고 동료가 겪은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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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로, 또 같이 살고 있습니다
김미중 | (주)메디치미디어 | 2018-12-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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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로, 또 같이 살고 있습니다
김미중 | (주)메디치미디어 | 2018-12-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20년 경력의 아파트 관리소장,
이웃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묻다
한국의 보편적 주거공간 아파트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아파트 생활에 대한 오해와 현명한 갈등 해결 및 중재 방안은 무엇인가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올바른 아파트 문화를 모색하다
층간소음, 담배 연기 민원부터 주민 공동재산, 주차장, 편의시설 갈등과 해법까지
20년 경력의 아파트 관리소장, 각양각색의 주민들이 공동주택에서 한데 어울려
현명하게 지내는 방법과 조화로운 아파트 문화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
국토교통부가 작성한 ‘국가지표체계’에 따르면 2018년 7월 기준 전국의 공동주택은 15,875단지, 세대수는 9,388,275개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법에 의한 의무관리단지만을 대상으로 작성된 자료로,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곳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야말로 오늘날의 한국은 공동주택, 정확히 말하면 ‘아파트 공화국’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부터 아파트는 한국의 보편적인 주거공간으로 자리매김하였고 현재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거나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에 따라 아파트 전셋값 변동 추이는 늘 사람들의 관심거리다. 하지만 정작 이런 거대한 수요에 비해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별다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보편적 주거공간이 된 아파트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파트 관리소장인 저자는 단지 내의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하면서도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은 관리소 직원의 업무와 이들이 어떻게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갈등을 풀어나가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아파트 관리소 직원을 마치 아랫사람인 양 대하며 ‘갑질’ 하는 사람, 이웃에게서 받는 피해에는 엄격하면서도 자신이 다른 세대에 피해를 주는 것에는 한없이 관대한 사람, 아파트에 살고는 있지만 공동주택의 생활양식에 맞지 않는 사람 등의 이야기를 비롯해 누구나 한 번쯤은 관리소에 제기했을 법한 민원과 갈등이 세세하게 담겨 있다.
독자들은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이 보편적이면서도 다양한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그려지는 주민의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지 반성적으로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고,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간섭은 싫지만 도움은 받고 싶은 사람들인가?
국내 최초로 아파트 관리소장이 말하는 사람들의 속마음과
현명하게 따로, 또 같이 사는 방법, 공동주택의 가능성과 한계
아파트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가장 보편적인 주거공간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사는 삶을 희망한다. 하지만 이토록 간절한 욕망의 대상인 아파트이지만 사람들은 정작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한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남에게 간섭받지 않는 독립된 생활을 원하지만 층간소음, 주차 문제 등으로 이웃과 갈등을 겪으면서 그러한 바람은 깨지기 일쑤다. 한편으로는 아파트 주민으로서의 권리를 온전히 누리고, 존중받고자 하는 욕망 또한 갖는다. 그런 이유로 자신의 권리가 침해받는다고 느껴지면 항의하고, 관리소에 불만 섞인 민원을 제기한다. 또한 자신의 고충을 이웃들이 공감하고 이해해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처럼 아파트 거주자들은 남의 간섭은 싫지만 도움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오늘날 한국의 아파트 문화와 그 안에 담긴 욕망을 가장 잘 드러내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아파트는 주민들이 따로, 또 같이 사는 곳이다.
아파트 관리소 직원들은 주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으면서도 한발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다. 상충하는 주민들의 의견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채 갈등을 중재하여 해결하고, 주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다. 다시 말해 아파트 주민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누구보다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동시에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20여 년간 일하면서 겪은 여러 아파트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는 수많은 아파트 단지 가운데 극히 일부분의 사례일 뿐이지만 이 나라 어느 아파트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일이며 한국 아파트 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독자들은 그 안에서 나타나는 주민들의 고충, 이기심, 배려 등에 공감하고, 그 안에 자신을 투영하고 반성적으로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독자 스스로 조화롭게 사는 아파트 문화가 무엇인지 사고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더불어 단순히 아파트 단지 내의 갈등과 화해 과정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주택만이 갖고 있는 장점과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인 여성 관리소장,
사회의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한 치열한 노력과 다양한 자격증 취득,
일곱 번의 이직을 통해 아파트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게 되다
저자는 1999년 남편의 권유로 관리소장 일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여성이 아파트 관리소장을 맡는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남성의 영역이라는 선입견이 컸고, 주택관리사 자격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무자격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다. 무엇보다 스스로도 관리소장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었던 30대 초반의 새내기였던 탓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저자는 남들보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무작정 부딪쳐가며 전기시설 공부를 시작했다. 그 결과 전기기사 자격증, 여기에 더해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등 전문성을 갖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했다. 또한 육아휴직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탓에 몇 차례의 휴직과 일곱 번의 이직을 겪었으며, 그 결과 20여 년 동안 천안, 평택, 아산 등에서 8개 아파트 단지의 관리소장을 경험했다.
이처럼 저자의 이력은 관리소장은 남자의 일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한 결실이다. 또한 8개 아파트 단지에서의 근무 경험은 넓은 시선으로 아파트 민원을 해결하고 주민을 대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해주었다. 즉 저자는 주민과 가장 밀접한 관계이면서도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중간자적 위치에 있으며, 한국의 아파트 문화를 가장 생생하게 소묘하는 동시에 반성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적임자라 할 수 있다.
공용공간의 올바른 사용 방법, 주민 간의 배려와 존중, 개인의 양심,
아파트 정원의 대한 다양한 시각, 관리소장에 대한 궁금증 해소까지,
다섯 가지 테마로 보는 아파트 생활 길라잡이
1장 ‘혼자가 아닌 함께 사용하는 공간입니다’에서는 주차공간을 사적 소유화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아파트 단지 안에 택배 차가 진입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상반된 여론, 단지 내 헬스장과 독서실 사용에 대한 갈등 등 아파트 공용장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2장 ‘배려받고 싶으시면 존중해주시죠’에서는 층간소음, 담배 연기, 음식 냄새 등 아파트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상적인 갈등과 배려의 자세를 모색한다.
3장 ‘당신의 양심은 어디에 두셨나요’는 단지 내 쓰레기 무단투기, 오물 문제 등 양심과 관련된 일을, 4장 ‘아파트 정원에 대한 당신과 나의 동상이몽’은 아파트 정원 내 반려동물의 용변 처리 문제, 단지 내 나무 가지치기에 대한 다양한 시선, 가로등 설치 및 이전 문제 등을 다룬다.
5장 ‘아직도 관리소장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신다면’은 이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아파트 단지의 문제들과 이를 관리소가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보여준다. 독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아파트의 여러 문제와 함께 관리소장이 얼마나 다양한 일을 하는지 보여줌으로써 관리소 업무에 대한 이해를 돕고 편견을 해소한다.
◆ 책 속으로
책 속 사람들의 이야기는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이웃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부디 독자들이 이 글을 읽고 함께 사는 타인의 사정, 다른 입장에 놓인 이들의 모습을 차분히 바라보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그마한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아파트가 ‘돈을 주고 사는 곳’이 아닌 ‘더불어 사는 곳’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건 1억이 오른 아파트 시세보다 분명 더 가치 있는 일일 테니까.
- 8~9p
삶에 무수한 선택지가 있듯, 우리는 어떤 집에서 살지에 대한 선택권도 갖고 있다. 다행히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만족한다면야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세상일이 어떻게 하나같이 다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 막상 살아 보니 내게 맞지 않는 선택이었다면 방향을 바꿔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 않을까? 특히 아파트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진지하게 단독주택을 고려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집을 사는 게 부담스럽다면 당분간 임대해 살면서 자신에게 맞는 주거형태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한 템포 천천히 갈 때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 73p
하지만 원래 아파트란 게 이렇게 피해를 받기도, 주기도 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구조 아닌가.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나 다 장단점이 있고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주거형태를 선택해서 살아간다. 아파트를 택한 사람들은 이런 점도 염두에 두고 선택한 것이므로 서로 주고받는 피해를 이해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그게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기본자세 아닐까.
- 80p
나는 아파트도 이런 곳이라고 생각한다.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소리를 내며 살아간다. 일부러 나서지 않는 이상 옆집에 누가 사는지 영영 모른 채 지낼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이 콘크리트 빌딩 안에서도 수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말하자면 아파트에 사는 우리들은 따로 살지만, 동시에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곳에서 혼자만의 연주를 할지, 여러 악기가 어울려 조화로운 선율을 만들어내는 합주를 할지는 오로지 그곳에 사는 주민 개개인만이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독주도 아름답고 의미 있지만 각자의 소리가 모여 조화롭게 어우러지면 독주에서는 느낄 수 없던 화려하고 총체적인 음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거대한 콘크리트 상자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 각자의 온기를 불어넣는다면 그 회색 건물도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우리가 가진 따뜻한 체온과 마음만큼 아름다운 아파트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 2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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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토리텔링의 역사
이대영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02-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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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토리텔링의 역사
이대영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02-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대중매체의 발달은 스토리텔링의 형식을 바꾸어 왔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그에 걸맞은 이야기 방식이 등장했다. 구비전승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입과 귀가 전부였다. 연극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대형 극장이 지어지면서부터다. 금속활자가 등장하고 문맹률이 낮아지자 소설은 대중 예술의 꽃으로 등장한다. 20세기 전후에 등장한 영화는 연극과 소설의 장르적 결합이다. 이후 라디오, TV 등 전파 매체가 등장했고 현재는 컴퓨터의 발달로 게임이 등장했다. 가상현실 기술로 스토리텔링 기법은 또 다른 변이를 시작할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미래는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 그 역사와 변화 양상을 고찰하며 해답을 탐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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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주 4일 근무시대
피에르 라루튀르, 도미니크 메다 | 율리시즈 | 2018-04-1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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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주 4일 근무시대
피에르 라루튀르, 도미니크 메다 | 율리시즈 | 2018-04-1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진보정당을 창당하고 대표직을 수행해온 경제학자 피에르 라루튀르와 사회학 교수이자 노동법과 빈부격차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도미니크 메다가 함께 쓴 『주 4일 근무시대』는 노동시간 단축이야말로 대량실업과 저성장의 탈출구이자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책의 서문에서 대공황 시절의 아인슈타인과 헨리 포드의 행적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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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금, 한국을 읽다
배영 | 글담 | 2019-01-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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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금, 한국을 읽다
배영 | 글담 | 2019-01-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빅데이터로 본 우리 마음의 궤적
우리를 뒤흔든 감정부터 한국 사회를 움직인 이슈까지
빅데이터로 읽는 대한민국 지형도
빅데이터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SNS와 검색어, 언론 기사로 보는 한국인의 속마음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문자메시지 등 오늘날처럼 사회 구성원이 나누는 모든 대화가 디지털화되어 데이터로 쌓이는 시대에는 빅데이터 과학이 사회 변화의 흐름과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일찍이 그 가능성을 내다본 학자들은 많았지만 이를 사회 전반에 적용해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흐름을 읽어낸 연구자는 없었다. 몇몇 이슈와 관련해 국지적으로 연구가 시행되긴 했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일정 기간 사회 전체의 흐름을 짚어보는 시도는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 한국을 읽다》 출간의 의미가 깊다.
국정농단 사태부터 정권 교체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가 다시 한 번 커다란 굴곡을 통과하는 동안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SNS에서, 블로그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무엇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을까? 어떤 사건과 이슈에 분노하거나 감탄했을까? 어떤 논의가 공론장에 오르내렸으며 어떤 기사를 읽으며 웃고 울었을까? 그리고 이들은 다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그 변화가 우리 사회에 어떤 시사점을 던져줄까? 데이터 분석 전문가이자 사회학자인 배영 교수가 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열아홉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최첨단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한국 사회의 민낯을 예리하고 섬세하게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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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최고임금
샘 피지개티 | 루아크 | 2019-02-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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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최고임금
샘 피지개티 | 루아크 | 2019-02-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최고임금, 곧 ‘소득 상한선’은
거대한 ‘부의 불평등’ 문제를 어떻게 건드릴까? ‘부의 양극화’ 문제, 정확히 말해 부의 불평등한 분배로 인한 양극화 문제는 현대사회의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수많은 정치인과 경제?사회 학자가 그 해결 방안을 모색했지만 그 누구도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세계 경제가 발전하면서 사회 극빈층의 소득은 이전보다 나아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최상위층의 소득은 그보다 더욱 빠르게 치솟아 이제는 세계 상위 1퍼센트 부자가 전 세계 부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극빈층의 사정이 나아졌으니 상위 1퍼센트의 소득과 재산이 과도하게 많아져도 상관할 필요가 없는 걸까? 수많은 연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소득이 최상위층에 심하게 집중된 주에서는 인당 탄소 배출량이 더 많았으며 시민들이 환경보호에 소극적이었다. 또한 그런 주에서는 증오 범죄가 훨씬 많이 일어났고, 시민들의 삶 만족감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비도덕적 행위에 가담하려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불평등한 국가의 국민이 평등한 국가의 국민보다 비만이 되거나 살해당할 확률, 타인을 불신하거나 10대 딸이 임신할 확률, 약물중독 신세가 되거나 감옥에 갇힐 확률이 2배에서 10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그뿐이 아니다. 불평등이 심한 국가일수록 건강과 관련한 아이들의 사회적 보장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으며, 정치 영역에서는 민주적인 통치 방식이 약화되었다. 한때 주류 경제학자들이 주장했던 “밀물이 들어오면 모든 배가 뜬다”라는 격언은 이제 무색해지고 말았다. 불평등이 용인될 때 세계가 치르는 대가가 혹독한 탓이다. 그렇다면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된 부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안은 있는 걸까? 샘 피지개티는 이 책 《최고임금》에서 우리에게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첫째는 최하위층의 소득을 상향 평준화하는 것, 둘째는 최상위층의 소득을 하향 평준화하는 것, 셋째는 둘 다 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경제체제의 맨 꼭대기에 앉아 있는 이들은 그동안 첫째 방안을 고집했다고 말한다. 한동안 그 논리가 전 세계를 지배했지만, 그 결과 세계는 이전보다 훨씬 불평등해졌다. 나머지 모든 사람의 희생으로 부자들이 혜택을 받는 경제가 되어서다. 결국 그 어느 나라도 부의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책에서 지은이가 주장하는 방안은 셋째 방안, 곧 ‘최고임금’을 도입해 ‘최저임금’과 연동시키자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이론상으로는 모든 노동자가 빈곤을 면하고 약간의 경제적 안정과 존엄을 누릴 수 있을 만큼의 소득을 보장하는 임금이다. 하지만 오늘날 최저임금은 거의 모든 곳에서 그 숭고한 목표에 이르지 못한다.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최저임금을 주는 직장에 종사하며 풀타임으로,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지만 여전히 빈곤에 허덕인다. 지은이 샘 피지개티는 이처럼 엄청나게 불평등한 경제체제에 ‘최고임금’을 도입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최고임금을 최저임금과 연동시킨다면 가장 취약한 사회계층을 착취하려는 특권층의 강한 동기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최저임금만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최저임금을 낮고 부적절하게 유지하려는 권력자들의 압박이 끊이지 않겠지만, 최저임금과 최고임금이 연동된 사회에서는 극빈층의 소득이 먼저 증가해야만 최고 부유층도 자신의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결국 그런 사회에서는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를 증진시킨 뒤에야 개인의 기득권을 누릴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최고임금’은 과연 태평한 정치적 몽상 이상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지은이는 최고임금에 대한 다양한 회의적인 질문에 답한다. 이를테면 ‘최고임금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소득이 과하다는 것의 기준은 어디서부터일까?’ ‘최고임금을 최저임금의 몇 배수로 정할 것인가’ ‘가파른 누진 소득세나 피케티의 글로벌부유세 같은 방안으로는 부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걸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슈퍼리치 없이 경제가 굴러갈까?’ ‘결국 최고임금이라는 개념은 현실과 동떨어진 몽상 아닌가?’ ‘기득권층의 만만찮은 정치적 방해를 과연 극복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들이다. 지은이 샘 피지개티는 ‘최고임금’의 도입은 결코 몽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그 질문들에 하나하나 답한다. 아울러 정치?경제적으로 이 제도를 실현해나가고 있는 여러 움직임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2010년 제정된 도드?프랭크월가개혁및소비자보호법에 CEO와 직원 간 급여비율을 공개하는 조항을 넣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2014년 로드아일랜드 주에서는 CEO와 직원 간 급여비율 차이가 작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부 사업 계약 입찰에서 특혜를 주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스페인의 몬드라곤 같은 기업은 CEO와 직원 간 급여 차이를 6배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직원들의 열정과 참여를 끌어올렸다. 이런 도전은 스위스, 이집트, 프랑스, 영국 등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책을 마치며 지은이는 더 공평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갈구하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제대로 된 최저임금 투쟁이 몇 세대를 거쳐 왔음에도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우리는 최고임금, 곧 사회 최저 소득의 배수로 정한 의미 있는 최고 소득에 관한 법 제정을 아마도 가까운 시일 내에 보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다양한 전선에서 그 목표를 향해 지혜롭게 성큼성큼 걸어가야 한다. 우리 앞에는 나아갈 길이 있고, 우리는 그 길을 택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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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힘 있는 여성
스베냐 플라스펠러 | 나무생각 | 2018-10-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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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힘 있는 여성
스베냐 플라스펠러 | 나무생각 | 2018-10-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여성이 약한 성을 자처하던 시대는 끝났다
‘힘 있는 여성’은 과거의 낡은 사고방식을 벗어던지고
이제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다
독일의 주목받는 여성 철학자 스베냐 플라스펠러가
더욱 도전적이고 능동적인 새로운 여성성을 제안한다
독일 아마존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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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코너 우드먼 | 갤리온 | 2019-02-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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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코너 우드먼 | 갤리온 | 2019-02-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세계 여행지의 화려한 볼거리들 뒤에 감춰진 어둡고 추악한 돈과 인간의 이면!
세계 경제 현장을 몸소 체험하고 공정 무역의 불편한 진실을 밝혀낸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의 저자 코너 우드먼의 세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 『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월트디즈니, 월마트,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연간 수입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인 1조 달러가 움직이는 거대 시장, 지하 경제를 파헤친 책으로, 뒷골목의 돈을 쫓아 숨 막히는 추적을 벌이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범죄 스릴러 장르는 언제나 꾸준히 인기를 끄는 장르다. 갱단, 도둑, 사기꾼 등 각자의 사정으로 범죄자가 된 그들의 이야기에 우리는 순식간에 몰입하고 또 매료된다. 아슬아슬하게 법망을 피해가는 기발한 수법에 환호하고, 막대한 부를 놓고 벌이는 권력 투쟁에 함께 흥분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들의 수많은 돈은 다 어디서 온 걸까? 범죄가 진정 돈이 되는 건가? 대체 이들의 경제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저자는 지난 4년 동안 내셔널 지오그래픽, ITV, BBC 방송과 함께 미국, 스페인, 영국, 멕시코 등 전 세계 유명 도시를 여행하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의심스러운 상인들을 찾아다녔다.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범죄에 초점을 맞추었고, 꼬리에 연연하기보다는 그 배후에 숨겨진 우두머리를 찾아 될 수 있는 한 높이 올라가보기로 마음먹었고, 이 책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돈의 이면과 소름끼칠 정도로 잔인한 자본주의의 실체를 대담하게 폭로한다. ★ 20만 베스트셀러 〈세계 일주〉 시리즈 ‘코너 우드먼’의 최신작! ★ 내셔널 지오그래픽 원작 ★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흥미진진한 지하경제 추적기 마약매매, 납치, 소매치기, 매춘, 사기도박, 위조지폐…… 거대 범죄 기업의 자금을 역추적하는 위험천만한 세계 일주가 시작된다 마침내 드러난 소름끼치도록 잔인한 자본주의의 진짜 얼굴! 前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 코너 우드먼. 잘나가는 런던 금융맨이었지만 모니터 앞 숫자 놀음에 회의를 느끼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는 살아있는 경제를 체험하기 위해 집을 팔아 5천만 원을 마련하고 무작정 세계 일주를 떠났다. 모두가 미쳤다고 말했지만, 6개월 후 집에 돌아온 그의 손에는 순이익 1억 원이 들려있었다. 이때의 경험을 담은 그의 저서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는 20만 부가 넘게 판매되며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세계 경제 현장을 몸소 체험하고 공정 무역의 불편한 진실을 밝혀낸 그가 전작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스릴 있는 세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를 들고 돌아왔다. 월트디즈니, 월마트,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연간 수입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인 1조 달러가 움직이는 거대 시장, ‘지하경제underground economy’를 파헤쳐보기로 한 것이다. 그들이 돈을 버는 방법은 평범하지 않다. 마약매매, 매춘, 도박, 사기, 절도와 같은 범죄행위로 자금을 운용한다. 코너 우드먼은 지하경제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미끼로 암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여행 초반, 그는 주사위 도박부터 위조지폐 거래와 같은 거리의 사기꾼들 주로 만났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에 범죄 기업이 깊이 관여하고 있고 자신은 이미 거대하고 치밀한 노름판에 걸려들었음을 알게 된다.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코너 우드먼은 마침내 감춰있던 그들의 진짜 얼굴을 밝혀냈다. 지하경제에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괴물이 되어 사람을 돈으로 밖에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책은 뒷골목의 돈을 쫓아 숨 막히는 추적을 벌이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으며, 당신이 잊고 있었던 돈의 이면과 소름끼칠 정도로 잔인한 자본주의의 실체를 대담하게 폭로한다. 《대부Godfarher》, 《소프라노스The Sopranos》…… 미디어 속 마피아들의 막대한 부는 어디서 오는 걸까? “잠깐, 그거 다 우리 돈 털어간 거 아니야?” 범죄 스릴러 장르는 언제나 꾸준히 인기를 끄는 장르다. 갱단, 도둑, 사기꾼 등 각자의 사정으로 범죄자가 된 그들의 이야기에 우리는 순식간에 몰입하고 또 매료된다. 아슬아슬하게 법망을 피해가는 기발한 수법에 환호하고, 막대한 부를 놓고 벌이는 권력 투쟁에 함께 흥분하기도 하고.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들의 수많은 돈은 다 어디서 온 걸까? 범죄가 진정 돈이 되는 건가? 대체 이들의 경제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거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였다. 직접 범죄를 당해보는 것! 회사를 박차고 나와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를 그만두고 각국의 상인들과 함께 물건을 사고팔며 대결을 펼쳤던 그날처럼, 공정 무역에 의심이 생겨 그 과정을 역추적하던 그때처럼, 다시 한 번 전 세계로 뛰어들 순간이었다. 그러나 정부 규제를 피해 지하로 파고들어 마약매매, 매춘, 도박, 사기, 절도와 같은 범죄행위로 자금을 운용하는 그들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코너 우드먼은 지난 4년 동안 〈내셔널 지오그래픽〉, 〈ITV〉, 〈BBC〉 방송과 함께 미국, 스페인, 영국, 멕시코 등 전 세계 유명 도시를 여행하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의심스러운 상인들을 찾아다녔다.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범죄에 초점을 맞추었고, 꼬리에 연연하기보다는 그 배후에 숨겨진 우두머리를 찾아 될 수 있는 한 높이 올라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여행 초반, 코너 우드먼은 주사위 도박부터 위조지폐 거래와 같은 거리의 사기꾼들 주로 만났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에 범죄조직이 깊이 관여하고 있고, 자신은 이미 범죄 조직의 거대하고 치밀한 노름판에 걸려들었음을 알게 된다. 그의 대담하고 때때로 목숨을 건 무모한 폭로로 인해, 그동안 화려하게 빛나던 전 세계 유명 도시의 사기꾼들이 순진한 희생자들을 얼마나 자주 속였는지 그 민낯이 드러난다. 미국, 스페인, 아르헨티나, 영국, 멕시코…… 화려한 도시 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괴물들이 순진한 당신의 지갑을 노리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의심스러운 상인들을 만나기 위한 여행이었기에, 코너 우드먼은 암시장이 번성한 무법천지의 뒷골목을 찾아다니며 위험하고 비밀스러운 거래 현장에 뛰어들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전보다 훨씬 더 위험하리란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목숨을 내놓아야할 줄은 몰랐다. 코너 우드먼은 아르헨티나의 위조지폐 시장을 조사하다가 마약에 취해 총질을 해대는 갱단과 밀실에 갇혀 죽을 뻔했고, 스페인의 소매치기 일행과 함께 다니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또, 덤탱이 술집에 걸려 매춘을 강요받기도 했으며, 신속납치가 만연한 멕시코에서 미끼가 되어 택시에 올랐다가 전 재산과 함께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세계 일주였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하는 일을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말한다. 범죄도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뿐이라고. 그러나 누군가를 거리에서 납치해 한 시간 동안 총을 겨눠 위협하면서 ATM에서 천 달러씩 빼앗아가는 것은 결코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볼 수 없다. 이들은 돈에 눈이 먼 나머지 피해자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으리라는 사실은 가뿐히 무시해버린다. 역시나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다. 지하경제의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 범죄는 이미 세계 경제의 일부이며, 거대한 산업과 비슷하다. 수많은 범죄자들은 결국 일종의 사업가인 셈이다. 그러나 그들이 사고파는 것들은 일반적인 경제와 다르다. 코카인 등의 마약을 밀매하고, 훔친 휴대폰을 세계 각지로 팔아넘기며, 여성과 아이들까지 인신매매한다. 이들이 전 세계에 걸쳐 불법 경제 활동을 하는 목적인 단 하나, 바로 ‘돈’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불평등을 조장하는 한 절대 이 시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이 당신과는 먼 이야기 같은가? 범죄 기업의 타겟은 모두 당신과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다! 범죄 기업은 수많은 지사를 두고 있다. 이는 성공한 다른 사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물건을 원하는 거대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국경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의미로는 진정한 ‘국제적’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노동 인구의 절반인 18억이 암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전 세계 ‘범죄 기업’들의 수익은 세계 500대 기업 중 50개 기업의 수익 총계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중국의 범죄 기업의 수익을 합치면 무려 1조 달러에 이른다. 이는 백만 명이 한 해에 백만 달러씩 벌어야 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지하 경제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큰 시장이고, 당신은 타겟이 되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접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거대 범죄 기업은 전 세계 어디에나 뻗어있고, 매일같이 새로운 피해자를 만들어 내 자신들의 부를 쌓고 있다. 그 희생양이 되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위해 조심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이들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코너 우드먼이 전 세계 거리를 직접 발로 뛰며 희생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 책에는 바로 그런 방법들이 들어있다. 범죄자들이 희생을 어떻게 골라내는지, 그들이 어디에 도사리고 있는지, 그들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지 말이다. 책에는 그의 여정을 통해서 그들이 어떤 교묘하고 화려한 수법으로 우리를 속여 돈을 뜯어내는지 그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생생하게 담겨있다. 이 책은 결코 세계 여행지의 화려한 볼거리들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면에 감춰진 어둡고 추악한 돈과 인간의 이면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밖에 보지 않는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니 항상 기억하라. 돈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또 그 돈 때문에 사람은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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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통 사람들의 전쟁
앤드루 양 | 흐름출판 | 2019-02-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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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통 사람들의 전쟁
앤드루 양 | 흐름출판 | 2019-02-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우리의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뇌과학자 정재승 KAIST 교수, 경제학자 이원재 LAB2050 대표, 인문작가 김민섭 강력 추천 보통 사람의 일자리가 기술로 대체되는 현실을 추적한 심층 보고서! 기술 혁명의 심장부인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일자리 전쟁을 추적 정리한 심층 보고서다. 지난 10년간 1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미국 여러 도시에서 신규 기업 창업을 도왔던 앤드루 양이 직접 발로 뛰며,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경제적 변화인 기술 혁명과 노동 시장의 변화를 디테일하게 추적해 기술했다. 운전기사, 사무원, 행정원, 상담원, 판매원부터 약사, 외과의사, 법조인, 기자 등 고소득 일자리까지, 기술이 어떻게 일자리를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있고 이것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쉽고 간결한 문체로 전한다. 일자리가 단순히 생계유지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삶이 제대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을 증명하고, 이를 통해 지금보다 더 기계화된 세상을 살아가게 될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2020년, 5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_세계경제포럼 미래일자리보고서(2016) _ 효율성이라는 미명하에 체계적으로 일자리를 제거하기 시작한 기술 혁명의 민낯 2018년 말 대한민국은 택시기사들의 전면 총파업이라는 이슈를 겪었다. 주된 이유는 카카오라는 거대 기업의 카풀 서비스가 택시기사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것이었다. 총파업에 참가했던 한 택시기사는 자신의 택시 안에서 분신을 기도해 결국 사망하기까지 했다. 휴대폰 앱만 있으면 누구나 택시 대신 카풀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택시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당장의 생계를 위협하는 커다란 공격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 사건은 언뜻 보면 대기업과 택시업계 사이의 밥그릇 전쟁이었지만, 달리 보면 기술의 진보가 보통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위험이 코앞에 닥쳐왔음을 가시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사건이었다.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에 미래일자리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2020년까지 5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또한 구글의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결로, 인간의 직관마저 뛰어넘는 AI(인공지능)가 등장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대중은 충격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인간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되었을 때, 소득이 사라진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삶을 지탱해나갈지 확실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생계를 이어갈 일자리가 사라졌을 때 평범한 우리는 어떻게 삶을 지켜나갈 것인가? 인간이 효율성을 두고 기술과 대결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어떻게 반전시킬 것인가? 기술 혁명은 왜 우리의 삶을 발전시키기보다 위협에 빠뜨리는가?’ 『보통 사람들의 전쟁』(원제: The War On Normal People)은 바로 이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다. 저자 앤드루 양(Andrew Yang)은 이 책의 서문에서 기술 혁명이 보통 사람들을 일자리 전쟁으로 내모는 가장 큰 원인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보통 사람들. 미국인 70퍼센트는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지금 현재도 일부 머리가 뛰어난 사람들은 당신을, 당신보다 인건비가 싼 해외에 있는 노동자로 대체하거나 점차 위젯, 소프트웨어, 로봇으로 바꿔나갈 궁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악의가 있어 그런 것은 아니다.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자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시장 구조 때문이다. 효율성은 보통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효율성은 비용에 비해 효과가 가장 높은 방식을 선호한다. (7쪽) 기계와 소프트웨어에 의한 노동의 대체는 이미 진행되어온 현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특정 직업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은 탓에, 택시업계처럼 강하게 저항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신입사원을 덜 뽑고, 직장인들은 조기 퇴직을 하며, 일자리가 없어 비자발적 실업에 놓인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실업률의 증가와 맞물려 소득 불평등과 경제적 양극화 또한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삶은 언제든 빈민으로 추락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것이 이 책의 제목이 ‘보통 사람들의 전쟁’인 이유다. “지금 기술 혁명의 심장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_미국 전역을 돌며 확인한 보통 사람의 일자리와 삶의 변화를 생생하게 추척한 심층 보고서 『보통 사람들의 전쟁』에서 말하는 ‘normal people’, 즉 ‘보통 사람’은 소득의 평균값이 아니라 중앙값에 있는 사람들이다. 즉, 소득 수준을 중심으로 줄을 세웠을 때 가장 중간에 선 사람들을 일컫는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층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보통 사람에 주목한 이유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실업의 충격을 가장 강하게 받을 이들이 중앙값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직장이 있을 땐 그럭저럭 삶을 꾸려갈 수 있지만, 실직만으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버릴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다. 자동화가 진전되면 실업 쓰나미가 밀어닥칠 것이다. 이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최근 미국에서 이뤄진 한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7년 안에 미국인 13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대체 일자리는 없을 것이다. 사회 불안과 만성적 실업이 만연할 가까운 미래의 사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저자인 앤드루 양은 변호사 출신의 기업가로서 비영리기업 ‘벤처 포 아메리카’를 설립한 후 미국 주요 도시에서 신규기업 창업과 안정적 운영을 2년간 지원해주는 일을 했다. 이를 위해 디트로이트, 뉴올리언스, 신시내티 등 미국 전역의 수십 개 도시를 발로 뛰었다. 이들 도시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에 걸쳐 활기 넘치는 산업 중심지였지만, 20세기가 저물면서 인구 감소와 경제적 하락을 겪어야 했다. 그와 그의 회사는 이런 도시에서 신규 기업을 발굴해내고 인큐베이팅을 성공적으로 도운 공로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패스트컴퍼니」 등 주요 언론에 소개되었고, 앤드루 양은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하는 ‘가장 창의적인 비즈니스인 100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브라운대학과 컬럼비아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미국 상위 계층의 화이트칼라인 앤드루 양은 벤처 기업 육성을 위해 여러 도시를 직접 돌면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 사회와 인간의 삶 모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뉴욕을 비롯한 동부의 부유한 도시에서는 거의 보지 못했던 우울함과 좌절에 빠진 사람들, 곳곳이 텅 비어 범죄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는 대규모 쇼핑몰들을 보며 앤드루 양은 미래의 음울한 모습을 보는 듯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지역이 점차 줄어들지 않고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6년 12월 백악관이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시급 20달러 미만의 일자리 중 83퍼센트는 자동화되거나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미국에서만 220~310만 개의 승용차, 버스, 화물차 기사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계산원, 패스트푸드 음식점 점원, 고객서비스 상담원, 비서 등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혁신 기술도 곧 등장할 예정이다. 자산 관리인, 변호사, 보험 중개인과 같은 고소득 화이트칼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기술의 등장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수백만 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려고 발버둥 칠 것이다. 이 타격은 기술 사다리(skill ladder)의 아랫부분에 있는 사람일수록 큰 충격이 될 것이다. (8~9쪽) 앤드루 양이 주목하는 현상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자신이 신규 창업을 도운 스타트업들조차도 일자리를 없애는 방향으로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담원을 대신하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배달 앱과 물류 자동화 시스템, 자동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인공지능 답변 소프웨어 등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또 다른 일자리를 없애는 길로 이어지는, 아이러니한 일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기술의 발전으로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들은 급격한 매출하락을 겪었고, 이것은 판매원들의 실직을 불러왔다. 2017년은 ‘소매업의 종말’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시작된 해로 기록될 것이다. 2016년 10월에서 2017년 5월 사이에 백화점에서 일하던 근로자 10만 명이 실직했다. 이는 미국에서 석탄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근로자를 다 합한 수보다 많은 숫자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4월에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실었다. ‘소매업 일자리가 사라지면, 최근 몇십 년 동안 제조업 노동자가 겪었던 것처럼 엄청난 수의 저임금 소매업 근로자가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질 것이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사회적?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60쪽) 이것은 쇼핑객의 감소로 이어져 결국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는 결과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았다. 또한 자율주행 로봇의 등장으로 배달원들의 일자리도 위태롭다. 앤드루 양은 2016년 기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종사하는 사무 및 행정직군의 경우 가장 큰 일자리 감소율의 보이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맥킨지는 행정에서 가장 흔한 업무인 자료 수집 및 가공의 64~69퍼센트가 자동화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구글, 애플 및 아마존은 이 일을 대체할 수 있는 AI 행정 보조원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이런 일자리는 대기업에 많이 있다. 이들은 다음번 경제 위기가 닥치면 소프트웨어, 봇, 인공지능을 결합해 인력을 대체하려 들 것이다.” (56~57쪽) 기술로 인력을 대체하는 현상은 한국에서도 가시화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예로 이미 여러 패스트푸드점과 마트에 무인계산대가 등장해 사람이 직접 주문을 받거나 결제를 도울 필요가 없어졌다. 그만큼 인간의 일자리는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실직한 이들은 새로운 직장을 얻었을까? 앤드루 양이 조사한 바로는 실직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기업들은 이미 일자리들을 기술로 대체했거나, 그 전에 일하던 곳에서 요구받던 능력보다 훨씬 더 많은 능력을 구직자에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간극은 정부 프로그램을 이수한다고 메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실제로는 그중 많은 사람이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져나갔다. 노동부가 2012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09~2011년 사이에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노동자 41퍼센트가 그때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든지, 아니면 실직 후 3년 이내에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갔다고 한다. (…) 인디애나주에서 2003~2014년 사이에 일자리를 잃은 운송 장비 및 1차 금속 제조업 노동자 20만 명 중 44퍼센트가 2014년까지 급여를 받은 기록이 전혀 없고, 그들 중 그사이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3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연구 보고서는 ‘학교로 다시 돌아가 공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실직 근로자를 지원하는 수많은 정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하였다. (75~76쪽)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_ 기술이 인간을 위해 일하게 하는 인간적 자본주의의 실현 『보통 사람들의 전쟁』에는 인공지능, 로봇공학, 자동화 소프트웨어가 미국인 수백만 명의 생계를 위협한 결과가 사회와 가족에 미치는 영향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직의 여파는 벌써부터 공동체 곳곳에서 정치적 불안, 마약 사용 및 기타 사회적 병폐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부기관과 지도자들은 새로운 현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대량 실업 시대라는 현실을 막연히 ‘보이지 않는 시장의 손’, 즉 기업에 맡긴 채 외면하고 있고,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대량 실업을 가속화할 뿐이다. 앤드루 양은 이런 현실에 분노하면서 “우버의 본질은 승객을 가장 싼값에 효과적으로 운행하는 것이지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고 일갈한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일을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에서 벗어나 일이 지닌 ‘정신적이고 사회적인 이득’을 일차적인 가치로 재정의하도록 정부가 나서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몇몇 부유한 주를 빼고, 미국에서 블루컬러나 제조업이 쇠퇴한 주들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하고, 실직한 백인 남성들이 대낮에 집에 머무는 동네가 많아졌다. 영화 〈매드 맥스〉에 나오는 것처럼 동네의 풍경도 살벌해지고 사람들은 알코올과 약물 중독, 가정 폭력의 증가, 각종 정신질환과 사회부적응자들의 대량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미래가 어두울 것은 명약관화하다. 앤드루 양은 2017년 미국사회를 들끓게 했던 베스트셀러 J.D. 밴스의 『힐빌리의 노래』를 예로 들며, 밴스가 불안한 가정 환경에서 어린 시절 겪었던 것과 같은 불안과 공포가 아이들의 미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만약 이런 현상이 중산층으로까지 확산될 경우 사회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일부 실리콘 밸리의 억만장자들은 분노한 서민들의 폭동에 대비하여 개인 방공호를 만들어놓은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앤드루 양은 미래에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직업, 전문성이 고도화된 직업, 이해 당사자를 면대면해서 갈등을 줄이는 직업’ 등 대인관계적인 기술을 요하는 직업군들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직업들은 ‘더 많은 사실을 암기하고 분석하는 능력’보다 ‘공감 능력, 창의성, 판단력’이 우위에 서게 되기 때문에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지금부터라도 바꿔야 하고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경제적으로는 일과 돈이 꼭 연계될 필요가 없는 미래를 주장한다. 이 비전의 근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보편적 기본소득이다. 전 국민에게 보장 소득을 지급하자는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은 앞날을 걱정하는 정치인과 경제학자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앤드루 양은 보편적 기본소득이 지속가능한 새로운 경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 수단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새로운 경제를 ‘인간적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스스로를 ‘열렬한 자본주의자’라고 부르는 저자는 “지금처럼 인간이 시장을 위해 일할 것이 아니라 시장이 인간을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능력 위주의 사회’라는 논리는 우리를 파멸로 이끈다. 그 말에서 이미 우리 모두가, 자동화와 혁신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경제적 곤경에 빠진 수백만 명의 목소리를 무시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이 패배자라서 불평을 하고 있다거나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늦기 전에 이런 시장 논리를 깨뜨려야 한다. 우리 모두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서둘러 사회를 바꿔야 한다. 시장이 우리 각자에게 부여한 가치와 상관없이 사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월급봉투에 적힌 금액으로 평가받아서는 안 되는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다. (17쪽)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과의 일자리 전쟁은 한국 사회에서도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원인과 심각성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평범한 우리 모두는 이미 기계와의 일자리 전쟁에 참전해 있다. 그 충격을 고스란히 느끼는 전방에 있느냐, 미묘한 변화만을 느끼는 후방에 있느냐의 차이가 있을 분이다.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부터 미래의 변화를 위해 방책을 생각해두어야 한다. 이 책의 핵심 가치는 우리 자신과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조금이라도 명확하게 판단하는 계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추천사 책이 내 삶을 직접 건드릴 때 우리는 한순간 몰입한다. 추상적인 개념이나 공허한 윤리가 담긴 책이 아니라, 정말 알고 싶은 통계와 사례들로 내밀한 걱정을 함께 고민해주는 책을 만날 때, 우리는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발견한다. 이 책이 여러분들에게 바로 그런 책이 돼줄 것이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자동화 시스템이 내 일자리를 위협하는 세상에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해 이보다 더 직설적인 책은 없다. _ 정재승(뇌과학자, 과학콘서트열두 발자국 의 저자) 자동화 이후로 미국 사회는 불평등이 극심해지고 많은 노동자가 건강과 가족을 잃었다. 이들 중 다수가 분노한 대중이 되어 인종주의와 포퓰리즘 정치의 기반이 됐다. 저자 앤드루 양은 이런 상황을 ‘기본소득제’ 등 새로운 사회 계약으로 극복하자고 제안한다. 한국에서도 이미 공장이 문을 닫고 자동화가 빨라지고 있다. 쇠락하는 도시가 나타날 조짐도 있다. 이것이 저자의 제안을 우리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_ 이원재 (경제학자, 『아버지의 나라, 아들의 나라』 저자) 지난해 대한민국은 카풀서비스를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의 파업으로 마감되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가 자리 잡고 나면, 결국 도로에는 사람을 대리할 기계와 화물만 남을 것이다. 나와 당신의 평범한 노동이 가까운 미래에 기계로 대체될 수 있음을, 사실 모두가 감지하고 있다. 당신도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그러한 시대의 두려움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_ 김민섭 (작가, 『대리사회』 『훈의 시대』 저자 ) 이 설득력 있는 책에서 앤드루 양은 머리와 가슴에서 나오는 호소를 통해 세상이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에 관해 정곡을 찌르는 의견을 제시한다. _ 앨릭 로스 (『미래산업보고서』 저자) 우리가 당면한 사회 및 경제 문제를 냉철한 눈으로 심도 있게 바라보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혁신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 _ 아리아나 허핑턴 (스라이브글로벌 설립자 겸 CEO) 이 책을 읽고 결핍이 아닌 풍요, 비열한 광기가 아닌 인간성의 길로 나가자는 긴급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_ 스콧 샌턴스 (미국 기본소득보장네트워크 국장) 앤드루 양은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무시무시한 문제를 예리하게 분석한 뒤 희망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이 광범위하게 확산할 미래에, 우리는 어떻게 극단적인 부의 양극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_ 마틴 포드 (『로봇의 부상』 저자) 이 책은 필독서다. 앤드루 양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를 창업가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루고 있다. 이론이 아닌 현실에서 출발한 그의 시야는 매우 넓다. 창업가라면 그리고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앞으로의 도전 과제를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한다. _ 데이먼드 존 (후부 설립자) 책 속으로 내가 상황을 완전히 인식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2000~2015년 사이에 자동화로 인해 사라진 제조업 일자리가 수백만 개에 이른다는 내용을 심층 분석한 CNN 기사를 읽고 있을 때였다. 세계화로 사라진 일자리보다 4배가 더 많다고 했다. 나도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인디애나폴리스, 디트로이트, 피츠버그, 세인트루이스, 볼티모어 등 예전에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여러 도시를 직접 가본 적이 있다. 게다가 내 친구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고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다. 퍼즐 조각을 모두 맞추고 나니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들 지역의 경제와 문화는 말살되었으며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터였다. 미국인의 생활과 가정은 무너져가고 있다. 만연한 경제 문제는 이제 뉴노멀이 되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세 번째 또는 네 번째의 거대한 경제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없고 대응책을 강구하는 사람도 없어 보인다. (35쪽)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노동자 중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 40퍼센트는 어떻게 살까? 간단히 답하자면 극빈층으로 전락해 장애 급여를 신청하는 사람이 많다. 장애 급여 신청자는 200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모두 350만 명이 늘었다. 특히 오하이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제조업이 몰려 있는 주에서 그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시간주의 경우 2003~2013년 사이에 실직한 31만 명 중 거의 절반이 장애 급여를 신청했다. 일자리에서 쫓겨난 사람 중 많은 사람이 정부에 의존하는 최하층 계급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화물차 기사가 일자리를 잃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잘 보여주는 지표다. (76~77쪽) 자동화 물결이 밀려오는 이유 중 하나는, 일 처리가 유일한 목표인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 기계보다 훨씬 다루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할 수 있다. 또, 인간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인간이 실제로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없는 일이 많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일은 대부분 인간에게 딱 들어맞을까? 즉, 인간이 일에 적합하지 않다면, 일은 인간에게 적합할까?(106쪽) 중류층 및 하류층에 속하는 235가구의 소득을 심층 분석한 ‘미국 금융 일기U.S. Financial Diaries’ 프로젝트의 책임자 조너선 모덕Jonathan Morduch은 이렇게 말한다. “1970년대부터 예측 가능하며 생활임금 정도 되는 수준의 돈을 주는 안정된 일자리를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변화로 많은 가구의 소득 변동성이 커졌다.” JP모건체이스의 조사에 따르면 대략 80퍼센트의 고객이 매월 발생하는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관리할 만큼의 충분한 여유 자금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병원비나 자동차 수리비처럼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그 해의 가계 경제가 결딴난다는 것이다. JP모건체이스는 소득 변동성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소득 수준을 연간 10만5000달러 정도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가구 수입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159쪽)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많은 남성이 경제적 불안감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루고 있다고 한다. 같은 조사에서 여성의 경우에는 배우자를 찾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안정된 일자리라고 하였다. 결혼은 낙관적인 생각, 안정감, 금전적 능력 등이 갖춰졌을 때 이루어지는 일이다. 결혼생활을 하면 돈이 들게 마련이다. 만약 안정된 직업이 없다면 위에서 말한 조건을 갖추기 어려워진다. 지난 40년 동안 모든 계층의 결혼율이 떨어졌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특히 고졸 이하 학력자에게서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1970년에는 70퍼센트에 이르던 노동자 계층의 결혼율이 이제는 45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결혼율 하락은 2000년에 가속화되었다.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기 시작한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다. (184~186쪽) 자동화의 물결 속에서 공공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이나 기업이 재화나 용역을 구입하면 지급하는 부가가치세일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이 돈은 단계마다 생산 원가에 반영된다. 부가가치세를 도입하면, 절세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대기업이라도 세금을 내지 않고 미국의 인프라 및 인력을 이용해 돈을 버는 일이 훨씬 힘들어질 것이다. 또, 모든 국민이 기술 발전을 응원하게 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애팔래치아 지방에 있는 자동차 정비공이라도 누군가 돈을 벌 때마다 자기 지분이 늘어난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193개국 중 160개국이 이미 부가가치세VAT나 상품용역세를 부과하고 있다. 선진국 중 미국만 유일하게 VAT가 없다. 유럽의 부가가치세율은 평균 20퍼센트다. VAT는 잘 다듬어져 있고 효율성도 입증되었다. 만약 유럽 평균 세율의 절반만 적용해 VAT를 도입한다면, 모든 미국 성인에게 보편적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다. (240~241쪽) 이제 인간의 복지와 가치 실현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 경제를 생각해보자. 이런 목표와 GDP 성장이라는 목표가 같은 방향을 향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목표가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수익을 더 올리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을 끌어낸 항공사는 자본 입장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받고 목숨과 직결된 약을 파는 제약회사도 마찬가지다. 나는, 항공사는 수익의 감소를 받아들이고, 제약회사는 적당한 수준의 이익을 남겨야 한다는 데 대부분의 시민이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경제 전체로 계속 확산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을 인간 중심의 자본주의, 줄여서 인간적 자본주의라고 부르기로 하자. 인간적 자본주의의 핵심 원리는 다음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277쪽) 대학은 일자리와 관련한 모든 경제 문제에 대한 답이라도 되는 양 과도한 평가를 받아 왔다. 가장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한 정규 대학생의 6년 후 졸업률은 59퍼센트라고 한다. 2009년에 대학 생활을 시작한 학생 중 59퍼센트만이 2015년까지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지난 몇 년 동안 거의 변함이 없었다. 일류 사립대학에 다니는 학생 입장에서는 이 수치가 지나치게 낮게 보일 것이다. 소위 일류대학에서는 이 비율이 88퍼센트에 이르기 때문이다. 자유 입학제를 시행하는 대학의 6년 후 졸업률은 32퍼센트였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학은 이 비율이 23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2년제 대학에서 3년 이내에 졸업하는 학생 비율은 29.1퍼센트에 불과했다. 고등학교가 아니라 대학이야말로 미국의 진짜 중퇴 공장인 셈이다. (319쪽) 나는 우리 사회를 이끌고 갈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한 적이 많다. 기계는 힘이 없다. 제도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것이 사실인 경우가 많다. 나는 내가 본 것을 여러분도 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그러면 훨씬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다. 틀린 말이다.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헌신하고 희생하는 사람, 우리 사회를 허물어트리려는 세력과 맞서 싸우는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를 섬기고 있는가? 인간인가 시장인가? 우리는 우리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암울한 운명을 향해 질주하는, 오피오이드에 중독된 사람들 또는 우리만의 공간에 고립된 엘리트인가? 우리에게 세계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일을 할 만큼의 기개와 의지와 자신감과 자립심이 남아 있기나 한 것일까? 공감 능력은 충분할까? 자본은 우리를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는 자본을 주된 가치 측정 수단으로 삼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인간적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 것이고, 그 중요한 것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 바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332~33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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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
윤승희 | 추수밭 | 2019-04-2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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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
윤승희 | 추수밭 | 2019-04-2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정부는 믿지 못해도 정책은 믿는다”
우리가 바라던 행복이 평범한 일상이 되기까지
스웨덴 사람들이 100년간 지켜온 좋은 정책의 힘
“세금은 그래서 내는 거야.
그들처럼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라고.”
_초콜릿을 좋아하는 요나손 할아버지
누구도 절망하지 않는 사회를 위해
스웨덴이 선택한 정책의 진짜 의미
각자의 생존이 목표가 되는 삶을 넘어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갈 순 없을까?
세계 최고의 학력과 스펙, 그리고 최장의 노동시간을 자랑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오래 일하는 나라로 알려진 대한민국. 하지만 삶의 질이나 행복지수는 최하위를 달리고 자살률, 노인빈곤율은 언제나 최상위를 차지한다. 당장 나의 생존을 사수하기 바쁜 ‘각자도생’에 기초한 사회에서 ‘행복’은 단순히 ‘개인의 만족감’ 정도로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각자도생에 기초한 행복을 넘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신뢰’를 바탕으로 더 나은 공동체, 국가를 만들 수는 없을까? 개인의 생존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보장받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도우며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여기, 그러한 행복을 100년 이상 지켜낸 나라가 있다. 바로 스웨덴이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입니다”
한국인 복지전문가가 스웨덴에서 보내온 정책 에세이
스웨덴은 삶의 질과 풍요로움, 만족도 면에서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로만 여겨진다. 그러나 스웨덴의 굴곡진 역사를 살펴보면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40년대까지 스웨덴은 경제적으로 매우 가난한 나라였고, 극심한 배고픔으로 고통받는 아동의 수가 너무 많아 영국에서 구호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모두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며 계층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과 재화를 나누는 ‘보편적 복지’를 최우선 가치로 선택했다. 그 결과 스웨덴은 오늘날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는 한국인 복지전문가가 스웨덴 현지에서 직접 살아보고 체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쓴 ‘정책 에세이’다. 저자 윤승희는 단순히 스웨덴의 선진적인 정책을 소개하는 방식을 넘어 지극히 평범한 이웃인 스웨덴 사람들이 어떻게 정책을 만들고 지켜왔는지 그들의 생각과 말을 통해 들려준다. 정책의 면면을 세세하게 들여다보기보다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원리와 가치에 주목하고, 이것을 정책으로 구현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이 책은 ‘행복의 나라로 가는 길’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이가 들고, 아프고, 불안한 삶일지라도
국가는 언제나 당신을 책임질 것입니다”
평생의 행복을 보장하는 정책이야기
일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사람은 늘어나는 이른바 ‘저출산 고령화’가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복지정책의 확대는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스웨덴은 자녀를 양육하고 노인을 부양하는 것을 ‘비용’으로 간주하지 않고, 오히려 일생에서 가장 ‘약한 시기’를 돌보는 것이 평생의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 책의 제목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가 실현된 배경에는 바로 이러한 가족 부양의 가치가 담겨 있다.
1) 육아: 노동시간 이외의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아이를 돌볼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스웨덴은 엄마는 물론 아빠들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부모휴가 제도를 정착시켰고, 이는 스웨덴이 성평등한 국가로 나아가는 토대가 되었다.
2) 교육: 학교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뛰놀며 인간을 존중하는 가치관을 가르치고, 부모의 문화적인 유산에 따라 차별이나 장벽이 생기지 않도록 ‘문화학교’를 융성하여 보편적인 예체능 교육에 힘썼다.
3) 노후와 의료: 누구나 여유 있는 노후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공적연금을 개발하고, 치매 등 심각한 질병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국가와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체계적인 의료시스템을 확충하고 따뜻한 돌봄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누구나 이민자의 후손이다”
난민에서 노동 문제에 이르기까지
격차와 장벽을 허무는 정책이야기
얼마 전 한국에서도 전쟁 난민들의 대규모 입국과 난민 신청 허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는 다양한 이민자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여러 갈등을 겪고 있는 상태다. 특정한 자격을 기준으로 누군가를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배제하는 방식은 비단 이민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 격차와 양극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단’은 우리 사회 곳곳에 암울한 장벽이 세워지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스웨덴은 오래전부터 이 암울한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1) 이민자: 사회 전반에 걸쳐 ‘평등’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스웨덴은 어떤 국가에서 온 사람들일지라도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가치를 바탕으로 난민들에게도 주거, 의료, 교육의 혜택을 자국민과 동등하게 제공한다.
2) 노동: 스웨덴 노조는 돌봄 노동자 등 저임금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모든 노동자들의 문제’로 설정하고 고소득 노동자들의 양보와 지지를 얻어내는 ‘연대노동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성별 간?직종 간 임금 격차가 가장 적은 나라가 되었다.
“좋은 사회는 배려와 도움이 넘치는 따뜻한 가정과 같다”
백년의 행복을 위해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할 가치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는 좋은 정책의 필요성과 가치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이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달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한다. 오랜 역사를 거쳐 복지정책을 만들고 지켜온 스웨덴 사람들은 정책을 단순히 나에게 돌아오는 수당과 혜택으로 한정짓지 않고, 우리 아이와 부모, 가족 모두의 행복을 위한 사회적 정의의 실현으로 본다. 이들은 정책이 누군가의 잇속을 챙기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스스로 공부하며 국방, 연금, 에너지 등 국민의 미래와 연결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투표를 통해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그들은 우리의 삶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정책을 고위 정치인이나 관료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며 의회와 정당, 지방정부 코뮌을 통해 생활하는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직접 정책의 담당자가 되어 실천한다.
이처럼 탄탄하게 짜인 스웨덴의 정책을 보고 “한국도 스웨덴처럼 될 수 있을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저자 윤승희는 “왜 한국이 스웨덴처럼 되어야 하는가”라며 역으로 질문한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고 한들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문제는 정책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에 우리가 동의하고 이를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스웨덴을 무작정 따라하고 받아들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직접 우리 자신에게 어울리는 정책을 만들고 그 가치를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이다.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는 기로에 선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정책의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정책의 주인인 우리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소개
현재 스웨덴은 난민 문제로 고민이 많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요나손 할아버지처럼 난민에 대한 차별적인 대우를 원하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은 힘들지만, 스웨덴에 들어온 난민들은 이후에 스웨덴 시민이 될 것이며, 이들과 이들의 자녀들이 이 사회에 자원이 되고 기여를 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웨덴은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편적 복지에 제한을 두는 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겪어온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방법이 아니었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 사민당이 내세운 ‘국민의 집Folkhemmet’에 스웨덴 사람들이 열광한 것은 그것이 나만 잘사는 사회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잘사는 사회를 구상하고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21~22쪽
일각에서는 부모휴가 제도에 대해 이렇게 비판했다. 전혀 문화적 상황에 맞지 않는 제도를 만들어 실효성이 없다고. 맞는 말 같았다.
하지만 스웨덴은 포기하지 않았다. 남성을 돌봄의 영역에 참여시키기 위해, 1994년 아버지만 사용할 수 있는 ‘아빠의 달’이라는 정책을 만든다. 휴가 기간 중 총 4주를 아버지만 사용하게 만든 이 제도는 현재 총 12주로 확대되었다. 또한 아빠의 달이 도입되기 전후로 정부는 젠더 평등의 가치를 교육 현장에 적극적으로 반영시킨다. 1983년에 나온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보고서를 보면 고착화된 돌봄의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스웨덴 정부의 새로운 전략이 눈에 들어온다. 스웨덴 정부는 제도의 보편적인 확대와 더불어 이 제도가 의미하는 새로운 아버지 상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한다. 즉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고 자녀를 돌보는 아버지가 새로운 아버지 상으로 등장한다.
-97쪽
환경과 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많은 남자아이 말에 다른 친구들도 의견을 보탰다. 어려운 상황에서 친구의 도움을 받았을 때, 친구와 이야기하며 본인이 몰랐던 것을 알았을 때, 심지어 친구와 싸움을 하는 와중에도 배운 것이 있다고 했다. 친구를 통해서 배우고, 친구와 같이 배울 수 있기에 내 딸아이와 친구들은 학교에 다닌다.
예전에 나는 우리 교육의 문제가 제도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우리 교육의 문제가 제도의 문제일까? 그렇다면 제도를 보완하거나 혹은 ‘교육 선진국’이라 불리는 스웨덴이나 핀란드의 교육 정책을 도입하면 해결이 될까? 제도만 잘 정비되면, 문제가 사라질까?
하지만 우리 교육의 문제는 바로 학교에서 ‘친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 곁에는 친구 대신 경쟁자만 있다. 친구가 보고 싶어 학교에 온다는 아이들, 그리고 친구를 통해 서로 다름에 대해 이해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아이들과는 사뭇 대조된다.
-158쪽
사민주의의 이념적 전통이든 혹은 인간적인 연민이든 스웨덴은 난민을 많이 받고 있는 나라다. 물론 내가 살고 자란 곳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좋은 일들만 있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웨덴에 사는 이민자들이 외모로 인한 편견과 차별을 안 겪어봤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스웨덴은 다양한 국적과 언어를 가진 이민자들의 사회 통합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상당히 많이 한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의료와 교육 서비스를 자국민과 대등하게 받을 수 있다. 특히 교육은 이민자들이 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열쇠이며, 이들이 취업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스웨덴은 모든 이민자들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171쪽
자칫 여성의 이슈로만 보일 수 있는 돌봄서비스 직군의 저임금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LO가 돌봄 노동자의 임금 격차 문제는 여성의 이슈가 아니라 전체 노동의 공정성 문제임을 공표한 것이다. 당시 LO는 돌봄 노동의 저임금 문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한 사람이나 특정 집단이 싼 값에 노동력을 팔게 되면 이는 곧 모든 노동자들의 문제로 들이닥치게 된다. 모두가 모든 차별에 맞서지 않는다면 결국 모두가 패자가 될 것이다.”
즉 LO는 돌봄 노동자들이 처한 저임금의 문제를 돌봄 또는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넘어 ‘모든 노동자의 문제’로 확장시킨다. 이것은 노동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었다. 단 한 명의 노동자라도 자신의 노동력을 싼 값에 팔게 되는 순간 모든 노동자의 노동이 가치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 보고, 모든 노동자가 돌봄 노동자의 저임금 문제에 함께 대응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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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년 흙밥 보고서
변진경 | 들녘 | 2018-12-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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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년 흙밥 보고서
변진경 | 들녘 | 2018-12-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신지예(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김민수(전 청년유니온 위원장), 김민섭(『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저자) 추천
“이 시대 청년 문제를 집요하게 파헤친 문제적 르포”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다 다시 미래를 잃는 청년들. 청춘이라는 빛나는 말의 이면에 겨우 끼니를 때우며, 취업을 위해 잠을 줄이고, 쪽방에 갇혀 스스로를 무너뜨려가는 청년들이 있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흙수저 밥’을 먹는 문제를 비롯 청년들의 삶 전반을 깊이 취재해온 『시사IN』 변진경 기자의 기사를 엮은 것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정말이지 옛말이다. 물론 배고픈 이들은 청년 말고도 많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 청년들이 먹는 ‘흙밥’에는 몇 가지 특수한 요인들이 있다. 고비용 대학 교육, 취약한 노동 환경, 길어진 취업 준비 기간, 열악한 주거 여건 등이다. 이 모든 조건 속에서 청년들은 자존을 잃어가고 있다. 제대로 밥을 챙겨 먹기 위해 필요한 돈과 시간과 심리적 여유, 말하자면 ‘식사권’을 잃었다. 아니, 정확히는 빼앗겼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때, 가장 꿈 많아야 할 시기에 우리 청년들은 포기와 체념을 먼저 배우고 있다. 청년들은 경쟁원리를 내면화했다. 웃으며 괜찮다고 말한다. 어렵기에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것이 밥이다. 청년들이 포기하고 체념한다면, 우리 사회에는 영영 미래가 없을지 모른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이들은 다른 이들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다시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 시작 또한 밥이 아닐까.
희망과 건강을
젊음과 맞바꿀 수밖에 없는
가난한 청춘 일기
지난 달 종로의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일어 일곱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행히 창문으로 탈출해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있다. 창이 있는 방에 더 붙는 월세 4만 원, 이 때문에 희생자들이 죽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들은 매 순간 ‘볕’과 ‘4만 원’을 놓고 고민했을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사고의 희생자는 그 ‘빈곤세’를 목숨으로 낸 셈이었다.
가난하다고 생활비가 더 적게 드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불규칙하게 저렴한 음식만 먹으면 건강이 무너져 나중에 치료비로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 가난한 사람은 같은 돈을 빌려도 더 높은 이자를 낸다.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곧 연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를 ‘빈곤세’라고 부른다. 이 빈곤세 때문에 결국 인간적인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미래를 도모하고 예상하며 앞날을 그려나가지 못한다. 하루하루 생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결국 부모의 치료비 때문에 대학을 포기한다. 생활비 때문에 위험한 줄 뻔히 알면서 사채를 쓴다.
사고 이후 미국의 가수 테이 존데이(Tay Zonday)의 글이 다시금 알려지며 인구에 올랐다.
지금 가난하다는 것은 나중에 더 가난해진다는 걸 의미한다.
지금 당장 치약 칫솔 살 돈이 없는가?
? 그럼 내년에는 임플란트 비용을 청구받을 것이다.
지금 당장 새 매트리스 살 돈이 없는가?
? 그럼 내년에는 척추 수술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건강검진 받을 돈이 없는가?
? 그럼 내년에는 3기 암 치료비를 내게 될 것이다.
가난에는 이자가 붙는다.
젊음이 더 이상 특권이 아닌 ‘착취의 명분’이 돼버린 우리 사회
다 먹은 친구의 식판에 리필하여 끼니를 때우는 흙수저 밥상
이 책은 여섯 가지 측면에서 청년의 삶을 돌아본다. 식사, 주거, 생활, 노동의 각기 다른 영역에서 청년의 곤궁한 삶을 담아내고, ‘서울중심주의’에 갇혀 더욱 소외되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에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대안 가운데 하나로 청년수당제도의 의미를 살펴본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밥이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접한 우리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희생자의 가방에서 나온, 그날 점심으로 먹을 컵라면이었다. ‘청담뷰티공단’에는 짙은 화장으로 앳된 얼굴을 가린 견습 미용사가 주린 배를 감추지 못하고 손님이 남긴 과자를 허겁지겁 넘긴다. 청년들은 ‘웃으며’ 말한다. “밥 한 숟가락에 굵은소금 한 개씩 넣어 먹은 거요.” “물에 카레 가루만 풀어서 끓여 마셔본 적 있네요.” “자취할 때 물 끓여서 다시다만 넣어 먹은 적 있어요.”
청년들 대부분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식사권을 포기한다. ‘젊고’ ‘건강하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수중에 돈이 떨어졌을 때 가장 줄이기 쉬운 게 식비예요.” “젊어서 한두 끼 굶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린이나 노인과는 달리 우리는 젊고 튼튼해서 배고픈 걸 좀 잘 견딜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는 미래를 당겨 쓰는 것이다. 젊은 시절 부실한 식사로 만성질환자가 돼 훗날 몸이 망가져 제대로 돈을 벌기 힘든 사례가 정말 많다고 연구자들은 입을 모은다.
혈기왕성하다고 하지만 청년들은 이제 많이 아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 비만백서」에 따르면, 저체중과 초고도비만 두 극단층 비율 모두 19~29세 구간이 가장 높다. 질병관리본부 「2016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연령대 가운데 19~29세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가장 높았다. 20대의 52.5%가 아침을 굶으며 미래를 준비한다. 과일과 채소를 하루 500g 이상 섭취하는 19~29세의 비율은 23.6%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다. 청년들은 점점 건강을 잃고 있다. 이들을 위한 건강관리가 필요한데도, 국가정책에서 청년은 순위가 밀린다. 노인, 영유아, 임산부, 아동, 장애인, 노동자의 건강에 관해서는 따로 세부 계획을 세우지만, 여기에 청년의 자리는 없다.
‘내 밥’을 넘어 ‘네 밥’의 권리까지
흙수저 밥에서 흙 수확 밥으로
물론 절망뿐인 것은 아니다. 청년들은 자구책을 마련했다. 봉사 동아리 ‘십시일밥’은 학생들이 학교식당에서 봉사활동의 대가로 받은 식권을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활동을 벌여왔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활동이었지만 3년 사이 전국 29개 대학으로 확산되었고, 1900여 명에 이르는 밥 못 먹는 대학생들에게 식권을 나눠주고 있다. 또한 원주의 ‘청년마을’, 광주의 ‘동네줌인’, 대전의 ‘보슈’, 부산의 ‘부달라’, 그리고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유니온’ 등은 흙수저 밥상을 뒤집어엎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울러 1인 가구 청년 식생활 연구모임 ‘끼다’는 또래의 청년 이웃을 초대해 식사를 차려주며, 노량진·신림동 고시촌 등지에서의 ‘하루 한 끼 건강하게 밥 먹기’ 캠페인, 식생활 일지 작성 모임 등을 다양한 활동을 꾸리고 있다. 구호단체 ‘기아대책’은 작년부터 ‘청년 도시락’이라는 이름의 청년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16년부터 서울시와 성남시 등 지자체에서 펼치는 현금지원 정책인 ‘청년수당’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포퓰리즘이니, 젊은 시절부터 ‘복지병’에 걸릴 것이라는 등 비난 여론이 만만찮다. 또 다른 반대 의견도 있다. 당시 청년유니온 위원장이던 김민수는 여러 지방정부를 넘어 중앙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청년기본법’ 등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난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청년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신지예는 청년수당 정책이 스스로 불행을 증빙해야 하는 선별 복지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청년수당은 당사자 청년들의 삶을 바꾸었다. 많은 청년수당 참여자들에게 청년수당을 받으면서 아르바이트를 ‘끊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취업준비를 위한 돈을 마련하려 시작한 아르바이트지만, 정작 그 때문에 취업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게 되는 원흉이 바로 아르바이트다. “이전까지는 무기력감과 우울함도 자주 느껴왔는데, 수당을 받은 이후 활동적으로 바뀌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청년수당을 받기 시작하면서 남들처럼 12시에 점심을, 6시에 저녁을 먹어요.” “청년수당을 계기로 그간 끊어져 있던 세상과의 고리가 연결됐어요.” “경제적·심리적으로 사실상 자기 주도권을 행사하기 힘든 20대를 잘 도와주는 게 어쩌면 평생 자기 주도의 뿌리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청년수당 사업으로 돈을 지원하는 것만이 대안은 아닐 것이다. 방법은 다양하다. 청년들에게 시간을 주고 용기를 심어주는 일, 건강한 식탁을 되찾아주는 일, 그리고 또 모든 것의 시작이다. 김민섭의 말처럼, “청년을 둘러싼 문제가 나아질 때마다, 정확히는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게 될 때마다 그들의 밥에 섞인 흙도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그들이 가장 먼저 줄여나간 것이 식비였듯이, 자신들의 처지가 나아질수록 가장 먼저 회복해나갈 것 역시 ‘밥’이다.”
『청년 흙밥 보고서』는 청년들은 물론, 정책 연구자, 단체 활동가, 정치인 들이 지역사회와 함게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청년 문제는 당사자 청년들만의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스스로를 단념한다면 우리 사회에도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청년들을 돌볼 수 있다면 청년들도 사회의 더 낮은 곳을 돌볼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청년 빈곤과 관련된 취재를 할 때마다 무수히 보았던 얼굴들이 떠올랐다. “괜찮다”고 말하는 그 표정들. 담담하고 경쾌하게 전혀 괜찮지 않은 이야기를 전하는 그 낯들. 지나간 추억을 방송하는 라디오 사연처럼 킬킬대고 흐흐대지만 바로 지금 겪고 있는 고통과 절망을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젊은이들의 얼굴. 그 ‘보편적인’ 얼굴의 기원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청년 흙밥 취재에 들어갔다.
_프롤로그 중에서
성미 씨는 평소 청소년 복지관에 봉사활동을 자주 다녔다. 가난해서 더 우울하던 사춘기 시절 자신을 끌어줄 언니 오빠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황하는 동생들에게 진로 정보도 찾아주고 상담도 해준다. 밥을 든든히 챙겨 먹고 나서 봉사활동도 더 적극적으로 한다. “저도 그랬지만… 가난하면 진로 고민 같은 걸 안 해요. 무조건 돈을 먼저 벌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뭘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그런데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가난해도 꿈을 꿔도 되는구나, 원하는 걸 도전해봐도 되는구나…. 이런 걸 스스로에게도, 또 방황하는 동생들에게도 얘기해주고 있어요.”
_70쪽, 「가난하면 밥 굶는 게 당연한가요?」 중에서
6년 넘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하지만 공부에 ‘올인’했던 기간은 6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공부를 하려면 돈이 필요했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찔끔찔끔 공부했다. 노량진에서 하루 종일 사는 ‘공시족’이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공부하면 붙을 수 있을 텐데….’ 청년수당을 받는 6개월 동안 민경 씨는 그간의 갈증을 해소했다. 돈 걱정 않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편도 한 시간이 걸리는 구립 도서관에 가는 대신 집 가까운 유료 독서실 이용권을 끊었다. 듣고 싶은 인강도 마음껏 신청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운 다음 지난 3월 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탈락. 민경 씨는 “오히려 시원했다”고 말했다. “혼신의 노력을 다해봤는데 안 된 거잖아요. 이전에는 내가 ‘올인하지 못해 못 붙는가 봐’ 핑계가 남았는데 이번에는 문턱이 확실히 높다는 걸 깨달았어요.”
_283~284쪽, 「청년수당의 빛나는 성적표」 중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서울의 ‘흙(수저의)밥’을 견디다 못한 혜원은 고향 빈집으로 돌아가 정성들인 ‘흙(에서 수학한)밥’을 지어 먹는다. 영화 속 청년은 엄마의 레시피와 엄마에 대한 추억이라는, ‘흙(수저)밥’을 뒤엎고 ‘흙(수확)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자산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성준이는 돌아가서 월동 배추를 뽑을 밭이 없다. 생계에 바쁜 가족은 밥을 챙겨주지 않았다. 그런 청년들이 너무나 많다. 밥이라는 것이 상징하는, 스스로를 존엄하고 가치롭게 생각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돌봄을 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이 그대로 청년으로 자라났고, 또 중년, 노년으로 늙어갈 것이다.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으며 앞으로도 비빌 언덕이 없는 청년들은 ‘흙밥’을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하게 먹고 있다.
_에필로그 중에서
현재의 상황이 미래에도 별로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드는 순간, 사람은 아주 작아지고 만다. 특히 자신을 위한 비용을 지출할 염치 역시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음식을 먹다가 ‘내가 지금 이런 걸 먹어도 되나’ 하고 우울해지는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텐데, 그러한 감정이 단순히 ‘특’ 순대국밥이라거나 ‘스페셜’ 오늘의 정식과 같이 1000원을 더 내면 그만인 데서 찾아오는 것은 정말이지 슬픈 일이다.
_김민섭, 추천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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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예측
유발 하라리 외 7인 | 웅진지식하우스 | 2019-02-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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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예측
유발 하라리 외 7인 | 웅진지식하우스 | 2019-02-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하룻밤 사이 더 멀리, 더 크게 미래를 보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역습과 무용 계급의 탄생부터
민주주의의 위기와 혐오 사회의 도래까지,
변곡점에 선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무엇인가
문명의 분기점에서 미래 위험을 예지하는
세계 석학들의 통찰!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거대한 변화가 가속되고 있다. 기계 지능이 인간 지능을 압도하고 생명공학이 진화의 법칙을 초월하는 순간, 대부분의 인간은 존재 가치를 잃고 무용 계급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기대 수명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준 과학기술은 교육-일-은퇴라는 삶의 3단계를 해체하고 몇백 년간 지속돼온 생애 공식을 파괴했다. 이런 변화들로 부와 권력은 극소수에게 더욱 집중되고 있고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들의 좌절과 분노는 약자에 대한 혐오로, 기득권에 대한 증오로,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면서 20세기 진보와 평화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현대 문명은 정점을 지난 것인가? 사피엔스에겐 어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는가? 붕괴의 징후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이례적인 분기점 앞에서, 우리에겐 단기적 전망을 넘어선 미래에 대한 문명사적 방향 감각이 절실하다. 우리 문명에 다가올 지각변동들을 날카롭게 통찰하는 세계 석학 8인의 『초예측』은,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위험에 맞서 최선의 길을 찾을 수 있는 힘을 선사할 것이다.
왜 지금, 초예측인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세상이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기존 데이터를 토대로 패턴을 도출해 미래에 외삽하는 식의 예측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과학기술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질주에 질주를 거듭하고, 20세기 부와 평화를 담보했던 기성 체제는 빠른 속도로 무너져내리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극도의 복잡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과 초초함은 거의 공포 수준에 가깝다. 인류 문명이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국면에 진입할 순간이 머지않아 보이는 가운데, 우리에겐 몇몇 숫자와 조어로 포장된 단기 예측보다 변화의 방향과 강도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미래를 적극적으로 사유할 수 있게 돕는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초예측』은 그런 혜안을 가진 세계 석학 8명과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사피엔스』의 저자로 인류의 앞날을 고민하는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와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의 저자이며 세계적 문명 연구가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인공지능 연구가 닉 보스트롬, 인재론 권위자 린다 그래튼, 경제학 대가 다니엘 코엔, 노동법 전문가 조앤 윌리엄스, 인종사학자 넬 페인터, 전 미 국방부 장관 윌리엄 페리가 미래에 대한 생각을 이 책에서 독자들과 나눈다.
진행은 놈 촘스키, 마이클 샌델, 짐 로저스 등 세계 주요 인사들과 단독 인터뷰를 해온 경험 풍부한 국제 저널리스트 오노 가즈모토가 맡았다. 베테랑 언론인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과 세계 석학들의 대담한 고찰이 책에 깊이를 더한다. 또한 그 많은 내용이 간결한 분량으로 짜임새 있게 담겨 있어 짧은 시간 안에 밀도 있는 독서가 가능하다. 『초예측』은 전환의 길목에서 결정된 미래를 수용하는 대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모든 시민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아무도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예지를 활용할 수 있다면, 대략적인 윤곽이라도 잡아볼 수 있지 않을까. 미래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으면 현재 해야 할 일은 더욱 명확해진다.”―「프롤로그」에서
인류 문명의 내일을 묻다
책의 첫 장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와의 대화에서 출발한다. 그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대부분의 인간이 경제적, 정치적 가치를 잃고 ‘무용 계급(useless class)’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육체적 능력은 기계에게 뒤지고 정신적 능력마저 인공지능에게 압도당한 인간은 조만간 무기 생명체로 대체될지도 모른다. 최악의 경우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학자로서의 소명이라고 밝히는 하라리는 위기가 현실이 되기 전에 지금 바로 움직일 것을 당부한다.
“어쩌면 40억 년 역사의 유기 생명체 시대가 곧 막을 내리고 그 자리를 무기 생명체가 차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30년 안에 우리가 내릴 수많은 결정은 단순히 정치판을 흔드는 데 그치지 않고 생명의 미래 자체를 좌우할 것입니다.”
이어서 세계적 문명 연구가이자 서울대 도서관 대출 순위 1위인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현대 문명이 당면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오늘날 세계는 아주 사소한 충격에도 무너질 수 있다. 특히 그는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세 가지 위협으로 신종 감염병, 테러리즘, 타국으로의 이주를 꼽으며 그 원인이 되는 국가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제적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류는 현재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 있는가, 전 세계적으로 일정 수준의 생활이 평등하게 보장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우리는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엄청나게 소비하고 있습니다. 나라 간 소비 수준에 엄청난 격차가 있는데 이를 방치하는 한 세계는 불안정할 것입니다.”
그다음 장에선 인간을 능가하는 초지능의 출현을 예측한 저서 『슈퍼인텔리전스』의 저자이며 저명한 인공지능 연구가인 닉 보스트롬이 나온다. 그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지금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디스토피아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유전자 조작 등으로 인간 지능이 향상되면 그만큼 더 똑똑한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기도 쉬워질 터, 보스트롬은 이런 딜레마 속에서 인공지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논의한다.
“미래의 인공지능을 설계할 때 그 기질이 우리의 것과 딱 맞아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초지능의 사고를 인간의 가치나 의지에 부합하게 형성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개인의 삶과 행복을 묻다
미래에 일, 휴식, 취미 등을 포함해 우리의 삶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할까? 인재론과 조직론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100세 인생』의 저자 린다 그래튼은 기대 수명 100세 시대에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 생애 공식은 끝났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학습과 휴식을 유연하게 배치하며 돈이나 집 같은 유형 자산보다 건강, 적응력, 인맥 등의 무형 자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사람만이 늘어난 수명만큼 더 행복한 삶을 누린다고 조언한다.
“지금까지 삶에서는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만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이 3단계를 거쳤기에 개인은 단계별 변화를 의식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단계의 삶에서는 변화의 방향과 정도, 시기를 스스로 조절해 결정해야 합니다. 그때마다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 고민하고 선택해야겠죠.”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토마 피케티와 학문적 궤를 같이 하는 경제학자 다니엘 코엔은 기술 발전으로 물질적 풍요가 증대되어 행복 지수가 높아진다고 하는 근대의 가정이 산산조각 난 이유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그는 기술 혁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리라는 안일한 생각에 경종을 울리며 인간의 행복은 컴퓨터와 하나가 되어 불로장생을 누리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인간다워지는 것에 있음을 피력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컴퓨터를 이기는 것도, 컴퓨터 자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진정 필요한 것은 컴퓨터를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하면서 우리의 인간성이 확보된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묻다
2016년 알파고 쇼크, 2017년 촛불 혁명, 2018년 제주 난민 사태와 북한 비핵화 합의 등에서 볼 수 있듯 우리 또한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찌 될까? 먼저 미국이라는 거울을 통해 민주주의의 위기와 포퓰리즘의 귀환, 혐오 사회의 도래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2016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주제로 한 미국의 노동법 전문가 조앤 윌리엄스와 인종사 전문가 넬 페인터와의 대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18년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관련해서는 1차 북핵 위기를 외교교섭으로 헤쳐나간 이력이 있는 전 미국 국방부 장관 윌리엄 페리와의 인터뷰가 도움이 된다. 세계 석학들의 냉철한 분석과 평가에서 우리 사회가 당면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또는 앞으로의 위험에 어떻게 대비할지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난민, 이민에 대하여
“미국에서는 국민을 두 부류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한 부류는 에너지가 넘치고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부류는 지금까지 해온 과정을 고수하려는, 야심 없는 사람들이지요. 이민은 둘 중 위험을 택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합니다. 위험이 겁나는 사람은 이민을 엄두조차 못 내지요. 미국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인 덕분에 가장 야심만만한 국민을 얻은 셈입니다.”―재레드 다이아몬드
-추억 팔이 하는 정치 행태에 대하여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다니요. 우리가 언제 황금기를 경험했다는 건지요. 1950년대를 말하나요? 말도 안 돼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그리워하기보다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린다 그래튼
-혁신 만능주의에 대하여
“과학기술만으로 경제성장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새로운 과학기술이 오히려 일자리를 빼앗아버리는 측면이 강합니다.”―다니엘 코엔
-사회 불평등에 대하여
“미국의 엘리트들은 사회 불평등에 관심을 갖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나, 정작 계급에 대한 이해는 낮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자신들이 전문직이나 관리직에 있는 이유는 본인이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믿거든요. 하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그들이 진정 계급 문제를 이해하려면, 본인이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3루에 서 있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자신이 3루타를 쳐서 3루까지 달린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고, 따라서 날 때부터 타석에 서보지도 못한 사람에 비하면 홈베이스를 밟을 확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말이죠.”―조앤 윌리엄스
-북한의 비핵화 합의에 관하여
“북한은 과거 수십 년간 ‘미국이 우리 체제를 무력으로 전복시키려 한다.’고 끊임없이 의심했습니다. 그리고 핵무기야말로 그런 미국을 억지할 수 있으리라 믿었지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은 비핵화에 합의한다고 해도 또다시 철회할 것입니다. 성공의 열쇠는 핵 억지력 외에 북한 체제의 존속을 보장해줄 다른 대체 수단을 찾아내는 것입니다.”―윌리엄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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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플라이 백
박창진 | (주)메디치미디어 | 2019-02-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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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플라이 백
박창진 | (주)메디치미디어 | 2019-02-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누구나 의지와 상관없이 항로를 벗어나게 되는 순간이 있다
갑질의 시대, 나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을의 비행
얼마 전, 한진그룹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2014년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의 경영 방식과 총수 일가의 행태가 이슈화되고 이른바 ‘갑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진 게 그 시작이었다. 이 책의 저자 박창진 사무장은 땅콩회항의 피해자로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겪었다. 회사원으로 승승장구하던 시절부터, 사건 후 갑질로 인해 삶의 항로에서 이탈했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노동자의 인권 신장, 직원들의 연대 방안을 모색하기까지 그의 모든 행보가 담겨 있다. 이 책 《플라이 백》은 이로써 을이면서도 당당하게 살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땅콩회항부터 직원연대까지,
박창진 사무장이 최초로 밝힌 4년 2개월의 기록
을로서 존엄하고 당당하게 사는 법을 말하다!
2014년 12월, 한 사건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뉴욕 JFK공항에서 당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미 출입문을 닫고 출발한 비행기를 되돌려 한 승무원을 내리게 한 것이다. 사건의 발단이 마카다미아라는 견과류의 서비스 문제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두고 ‘땅콩회항’이라 불렀다. 이 사건은 고용자가 위계와 권력을 이용해 직원에게 불합리한 지시를 하고 폭력을 가한 것으로 대중의 분노를 자아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신분, 지위, 직급, 위치 등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육체적·정신적·언어적 폭력을 가하는 행위를 뜻하는 이른바 ‘갑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촉발되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2018년 4월, 대한항공 회장 일가의 폭언 녹음 파일과 동영상 등이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은 다시 불이 붙었다. 이에 대한항공 직원들이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익명채팅방을 통해 회사의 비리와 전횡에 대한 제보를 쏟아냈으며, 이는 그들이 직접 광장에 나와 갑질 근절 및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시위와 새로운 노조의 설립으로 연결되었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선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 《플라이 백》의 저자 박창진 사무장이다.
이 책 《플라이 백》은 땅콩회항 사건 이전 개인적인 삶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약 4년 2개월간의 일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 책은 또한 한 개인이 타인의 폭력으로 어긋난 삶의 궤도를 스스로 바로잡아나가는 과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비록 타인이 자신의 삶을 망가뜨릴지라도 삶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므로 이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회항’을 뜻하는 항공용어 ‘플라이 백(Fly Back)’에 빗대어 말한다. ‘플라이 백’은 본인이 겪은 땅콩회항 사건을 의미하는 동시에, 이에 굴하지 않고 헝클어진 삶을 바로세우고 자존감을 지키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 책은 언론에 수없이 보도되었지만 단편적으로만 알려진 땅콩회항 사건의 원인과 이면, 결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다. 동시에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병폐를 돌아보게도 만든다. 비정상적인 갑을 관계에서 오는 권력의 불균형 문제, ‘피해자다운 피해자’가 되기를 강요하는 사회 풍토, 노동자의 인권과 개인의 존엄까지 오늘날 한국 사회에 울림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우리는 물건이 아닌 사람입니다”
무엇이 우리를 스스로 을이 되게 만드는가?
개인으로서의 자존감과 존엄을 지키면서 주체적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하다
박창진 사무장은 1996년에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로 VIP 담당 승무원직을 수행하고 회사 홍보 모델로도 활동하는 등 줄곧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땅콩회항 사건 이후 회사에게서 버림받으면서 자신도 남들처럼 그저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부속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플라이 백》에서 저자는 사건 전후로 완전히 바뀌어버린 삶의 궤적을 되돌아본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폭력에 의해 언제든지 인생의 항로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제 절대로 타인이 자신의 삶을 함부로 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땅콩회항 사건을 계기로 노동자이자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게 된 것이다. 타인의 폭력으로 일시적으로 삶이 궤도에서 이탈하더라도 그것을 바로잡는 건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이어야 하며, 그럴 수만 있다면 나약한 을일지라도 얼마든지 주체적이고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혹자는 내게 약자를 위한 보호막조차 없는 사회에서 왜 굳이 이 처절하고, 외롭고, 질 게 뻔한 싸움에 나섰냐고 묻는다. 내가 아무리 투사가 되어 사회를 변혁하자고 외친들 무엇이 바뀌고,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 “적어도 나라는 한 사람은 바뀌었다”고. 또 다른 사람들은 다시 그날 그 순간 뉴욕공항의 비행기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냐고 묻는다. 나는 또 그럴 것이라 답한다. 한 인간이 힘의 우위를 내세워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강탈해선 안 된다는 신념이 생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내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244쪽)
“침묵을 깨고 양심의 목소리를 낸 이들은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가?”
내부 고발자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과
‘피해자다움’을 강조하는 사회 풍토에 문제를 제기하다
《플라이 백》은 침묵을 깨고 양심선언을 한 내부 고발자들이 마주해야 할 편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 박창진 사무장은 단지 진실을 은폐하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회사에 대항해 모든 걸 사실대로 이야기했을 뿐인데도 유무형의 탄압과 각종 음해를 받았다. 그는 이것이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시하고 조직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행위를 죄악시하는 편견 어린 시선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 풍토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피해자가 자신이 당한 일을 외부에 알리는 것은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하는 일이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가해자에게 심적 부담감을 안겨주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피해자인 자신에게 왜 가해자의 사과를 받지 않았는지 따지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돈에 눈이 먼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비난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는 양심선언을 한 내부 고발자가 오히려 궁지에 몰리고, 피해자임에도 숨죽이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그동안 수많은 언론 매체에 인터뷰를 했지만 정작 내 목소리로 땅콩회항 당일의 일과 그 이후, 내가 싸우는 이유를 온전히 밝힌 적은 없었다. 이제 내 입으로 직접 말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부조리와 불합리한 일들을 외면하고 살았던 20여 년은 대체로 회사에 인정받아온 세월이었다. 2014년의 그 일만 아니었다면 어쩌면 나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비록 뼈아픈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사실이지만 이제라도 그런 의식적인 무관심이 나 자신을, 회사를 망가뜨렸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내 얘기를 제대로 하려면 내 직장 생활을 되돌아보는 게 순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땅콩회항, 물컵 갑질 등 회장 일가의 만행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라는 것도 입증될 것이다. (11~12쪽)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그저 못 본 척 외면해왔던 것이다. 오래전, 격변의 봄을 지나면서 내 동기를 비롯한 직원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조직에서 도려내는 걸 봤으면서도, 수많은 불합리한 처사를 두 눈으로 목격했으면서도 외면했을 뿐이다. 나름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여기고 절대로 내게는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눈과 귀를 닫고 살아왔다. 완전한 착각이었다. 회사는 나를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쓸모없어지면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물건으로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게 신기루는 완전히 사라졌다. (84쪽)
진실을 이야기하기로 마음먹고 방송에 출연했지만 당시 나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날 나는 기자의 질문에 감정이 복받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그때 내가 한 한마디는 확실하게 기억한다. 나는 “제 자존감을 위해 스스로 대한항공을 관두는 일은 없을 겁니다. 두려움도 없습니다. 진실을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하는 다짐이었다. 그 무엇도 진실에는 저항할 수 없는 법이다. (112쪽)
난 앞으로도 계속 싸울 생각이다. 여전히 모든 게 가해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더더욱 체념한 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 앞서도 말했듯 피해자의 보상 요구는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로써 노동자의 인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창한 이념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사람과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상식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238쪽)
그렇다면 왜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저항하고 있는가. 어쩌면 나도 안드로이드였을지 모른다. 의도치 않았지만 관습화된 복종에서 벗어난 순간부터 비로소 온전한 주체이자 개인이 된 것만 같다. 그렇기에 나는 이 싸움을 멈출 수 없다. 비록 나의 몸부림이 온전한 패배로 귀결될지라도 나로 인해 용기와 자유의 씨앗이 발현되고 사회를 바꿀 자그마한 계기라도 만들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지지 않을 용기다. (241쪽)
종내에는 나의 존엄을 위한 투쟁이 누군가의 마음에 불씨를 일으켜 작은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비록 견고한 세상은 쉽사리 바뀌지 않겠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의 외침이 계속해서 울려 퍼지다 보면 분명 다른 사람들의 가슴속에도 저마다의 존엄이 깨어날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그 하나하나의 존엄이 깨어날 때마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이 올 가능성이 커진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나는 내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것이다. (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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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류승연 | 푸른숲 | 2018-04-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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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류승연 | 푸른숲 | 2018-04-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나는 내가 죽고 난 다음 아이가 살아갈 사회를 생각한다”
한국에서 10년째 장애 아이 엄마로 살고 있는 류승연이 겪고 나눈 이야기
편견이 깨지고 눈빛이 바뀌는 책,
어른들을 위한 교과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은유(작가)
우리는 이제 배우고 싶다
담담한 시선을 나누는 법을
마트에서 바닥에 드러누워 소리 지르는 한 초등학생 발달장애인이 있다. 장을 보던 사람들의 시선이 동시에 아이에게 쏠린다. 아이 엄마는 장을 마저 보지 못한 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아이를 데리고 마트를 떠난다. 지하철에서 청년 발달장애인이 자리에 앉아 앞뒤로 머리를 계속 흔든다. 옆 자리가 비었는데도 선뜻 앉으려는 사람은 없다.
길에서, 지하철에서, 마트에서 우리는 발달장애인을 마주할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간다. 몸이 비켜간다. 성인 발달장애인에게는 두려움과 혐오의 시선을, 발달장애 아이와 부모에게는 측은한 동정의 시선을 보낸다. 길을 나설 때마다 쏠리는 수많은 시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로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몫이다.
TV 다큐멘터리나 영화에서 만나는 발달장애인은 친근하기만 한데, 현실에서 만나는 발달장애인은 왜 불편하고 낯설까? 왜 우리는 그들을 본 듯 안 본 듯 그냥 지나치지 못할까? 우리는 배우지 못했다. 혼자 중얼거리며 머리를 흔드는 이유는 불안한 외부 상황에 맞서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이고(197쪽), 발달장애 아이가 바닥에 드러누워 울 때 어른들이 기다려주기만 하면 충분히 진정될 수 있다는 것을(176쪽).
건강한 사회에서 성숙한 시민으로 살고 싶은 우리는 이제 배우고 싶다. 길에서 우연히 발달장애인을 마주쳤을 때 담담한 시선을 나누는 법을. 우리에게는 새로운 교과서가 필요하다.
길에서 장애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비장애인을 위한 책
전직 기자이자 현직 장애 아이 엄마 류승연이 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 출간되었다. 학구열 높은 부모님 덕에 ‘강남 8학군’이라 불리는 대치동에서 학교를 다녔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부를 거쳐 정치부 기자로 국회를 출입, 향후 2,30년 승승장구하는 인생을 꿈꿨던 저자는 쌍둥이를 임신, 장애 아이를 낳고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장애 아이를 키운다는 건 이전까지 자신이 알던 세계가 무너지는 경험이었다.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속도로 자라는 아이를 키우며 숱한 좌절을 겪었다. 태교 삼아 공부했던 육아 지식은 아이 앞에서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장애 아이 육아는 상상 이상으로 고되었지만, 가장 힘든 건 아이를 향한 세상의 차가운 시선이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그 시선이 싫어서 그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아갸갸갸’ 하며 이상한 소리를 내는 아이의 입을 막기 바빴다. 그렇게 고개 숙인 장애 아이 엄마로 살기를 10년. 문득, 멀지 않은 미래에 아이가 ‘동네 바보 형’이라 불리며 평생 이방인으로 살까 두려워졌다. 발달장애인이 친구이자 동료, 이웃집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려면 장애인은 낯선 존재가 아니라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은 길에서 장애인을 마주쳤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비장애인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6년 11월부터 약 2년간 온라인 매체 〈더퍼스트미디어〉에 연재한 ‘동네 바보 형’을 새로 정리한 것이다. ‘동네 바보 형’은 비장애인, 장애인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장애인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 많은 일반인이 봤으면 좋겠다’, ‘비장애인 아이를 키우지만 엄마로서 공감된다’, ‘부당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등 공감과 지지의 댓글이 연이어 달린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네 바보 형’ 캐릭터의 문제점을 꼬집은 ‘TV에서 동네 바보 형을 추방합시다’는 〈허핑턴포스트〉에 기사로 실리기도 했다.
피하고 싶은 장애인이 아닌
다르지만 같은 친구이자 동료로
발달장애인에게 차가운 시선은 칼이 되지만, 담담한 시선은 숨통이 된다. 저자는 발달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면 치료실, 학교가 아닌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어우러져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많은 경우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발달장애 아이들이 세상을 경험할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한다.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기 힘든 부모는 자꾸 아이를 숨기게 되고, 밖에서 떼를 쓰는 아이는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훈육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거다. 시선을 거두는 것만으로도 많은 발달장애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은 장애 아이 부모가 쓴 감동 수기도, 한계를 극복한 장애인의 인간 승리 드라마도 아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나를 지키며 살아온 한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거두고 함께 사는 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발달장애 아이가 가진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것(25쪽), 힘든 것과 불행한 것은 다르다는 것(34쪽), 장애는 병이 아닌 ‘특성’이라는 것(278쪽), ‘아픈 아이’가 아니라 느리게 커가는 사람이라는 것(163쪽), 발달장애 아이들이 보이는 낯선 행동과 소리는 타인과 소통하고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함이라는 것(198쪽)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길에서 발달장애인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더 이상 불편해 하지 않은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이 삶의 한 순간에 스치는 타인이 아닌, 친구이자 동료, 이웃으로서 함께 살아갈 세상을 기대해 본다.
장애인.
어감 자체가 무겁고 왠지 회피하고 싶어지는 단어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다만 그들 마음속에 우리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어린왕자가 살고 있을 뿐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구인이었던 우리와 달리 먼 우주에서 온 듯 보이는 그들은 지구인의 생활양식을 매우 천천히, 시간을 들여 배워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바란다. 대한민구기의 많은 어린왕자들이 무사히 지구에 안착할 수 있기를. 그렇게 되도록 지구인들이 조금만 더 호의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지켜봐주기를. 나는 간절히 바란다. 13쪽
전직 기자이자 현직 장애 아이 엄마가 말하는
우리 사회의 품격
저자인 류승연은 사회부, 정치부 기자를 지낸 경력을 살려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사실을 바탕으로 장애인 복지의 현주소를 예리하게 건드린다. 지금까지 복지 전문가나 인권 연구가가 쓴 장애 관련 전문서는 있었지만, 현실에서 장애 아이를 키우며 부딪친 문제들을 사회구조적으로 접근해 무엇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조목조목 짚은 책은 없었다.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살기’란 어떤 걸까?
장애 아이 치료기관은 경쟁률이 3백 대 1, 5백 대 1로 대치동 학원가 입시경쟁보다 치열하고(54쪽), 장애등급 평가 기준의 모호함 때문에 마땅한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72쪽), 일반 학교에서는 통합교육이, 특수학교에서는 맞춤 특수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217쪽). 장애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 생긴 활동보조인 제도는 비전문성 때문에 장애 아이와 부모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하고(283쪽), 성인 발달장애인의 82.5퍼센트가 실업자일 정도로 장애인 취업문은 좁디좁다(214쪽).
이 책은 장애인 복지의 현주소를 진단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갑자기 장애를 만나게 된 사람들을 위한 장애 컨설턴트 제도 도입(101쪽),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장애 이해 교육(128쪽),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이 가족 없이도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주거 형태(241쪽)와 같은 제안을 따라 읽다보면 누가 어떤 모습을 하건 인간다운 권리를 누리며 살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탄탄히 구축된 사회의 모습이 그려진다.
시설이되 시설 같지 않은 탈시설을 목표로, 장애인들만 모여 사는 ‘장애인 월드’가 아닌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기를 구현하는 장애인 주거 형태가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 아쉽게도 이러한 형태의 새로운 주거 모델은 거의 민간이 주도하고 있다. 247쪽
죄송하지 않을 권리와
행복할 의무에 대하여
장애 아이 엄마로 살아온 저자가 자신의 삶에서 점차 ‘장애’를 분리해가며 일과 가정, 부모와 아이 사이의 균형을 맞춰가는 여정을 따라가는 것도 이 책의 묘미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엄마만이 아닌 ‘나’의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나를 버리는 길 대신 조금 부족하더라도 ‘행복한’ 장애 아이 엄마가 되는 길을 택했다(116쪽). 특수교육 관련 책을 읽는 대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틈을 내 글을 쓴다. 그리고 장애는 아이가 가진 특성일 뿐 가정의 장애가 아님을 깨닫는다(278쪽). 장애인인 아들에게 관심을 쏟는 만큼 남편과 딸에게도 관심을 쏟는다.
아이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치료실을 전전하던 저자는 아이의 발달을 위해 조급했던 마음을 고쳐 잡는다. 아이는 장애인이기에 앞서 느린 속도로 발달하는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260쪽)을,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행복한 일상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261쪽)을 깨닫는다. 무엇보다 저자는 아이가 기능은 좀 낮더라도 마음이 ‘행복한’ 장애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아들을 두 살이 아닌 제 나이인 열 살로 대하고 그에 걸맞게 존중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스무 살이 될 아들은 스무 살의 성인이 될 수 있다. 그냥 발달장애가 있는 한 명의 성인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공주병을 지닌 성인이 되고 누군가는 우울증을 지닌 성인이 되듯이 그냥 발달장애가 있는 성인이 되는 것이다. 255쪽
이 책은 하루아침에 장애 아이 부모가 되어 절망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보내는 저자의 당부이자 위로의 메시지로 끝난다. ‘장애가 있는 아이 덕분에 심심할 틈 없이 많이 웃을 수 있는 행복감을 맛보게 될 거라고, 아이가 장애를 갖게 되었어도 괜찮다고, 인생 끝난 거 아니라고(306쪽)’, 앞서 경험한 선배로서 그는 공감과 연대의 손길을 내민다.
여덟 살 된 아이가 학교에 입학해 처음으로 “엄마”라고 불렀을 때 감정이 복받쳐 저저로 눈물을 흘리게 된다. 열 살 된 아이가 양치질을 한 뒤 처음으로 물 뱉기에 성공했을 때 엄마는 춤을 추게 된다. 열일곱 살 아이가 식당에서 혼자 힘으로 주문에 성공했을 때 엄마는 찌르르 울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자식을 껴안는다. 고맙다고 속삭이게 된다. 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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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웨덴의 노인을 위한 복지와 치유적 공간환경
이숙영 | 이담Books | 2017-01-1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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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웨덴의 노인을 위한 복지와 치유적 공간환경
이숙영 | 이담Books | 2017-01-1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우리나라도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어 가고 있지만, 그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이나 해결방안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이 책은 스웨덴의 실제 현황과 사례에 초점을 맞추어 스웨덴 노인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노인복지환경과 함께 노인주택 사례들을 쉽고 간결하게 설명해 놓았다.
스웨덴의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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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
[사회] 안전을 한번쯤 생각해 보다
박명선 | 지식과감성# | 2017-07-2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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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안전을 한번쯤 생각해 보다
박명선 | 지식과감성# | 2017-07-2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안전 불감증을 이기는 힘! 『안전을 한번쯤 생각해 보다』 우리는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로는 강조하면서도 실제 행동으로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안전 불감증’의 고리를 어떻게 하면 끊고 헤어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해결책을 살펴보도록 하자!
안전이란 무엇인가? 왜 관심을 갖고 해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는 왜 ‘안전 불감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걸까?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일터(산업현장)에서 안전은 안전업무를 하는 조직이나 사람들의 몫 아닌가?
이들만이 안전을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지 모두가 할 필요가 있는가?
위 물음에 대한 답변을 독자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이론, 그리고 실제 사고·재해 사례들을 바탕으로 풀어서 설명해 보았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안전 불감증’의 고리를 어떻게 하면 끊고 헤어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한편,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그나마 이 만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런 대가 없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사고로 인해 치렀던 안타까운 희생을 발판삼아 이룩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우리가 사람의 생명을 담보하지 않고 지금보다도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안전에 대한 소중함과 안전한 사회를 갈망하는 만큼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다.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안전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는 현실에서 저자가 생각해 보았던 안전의 의미와 중요성, 그리고 평상시 잘 드러나지 않은 채 우리 사회에 녹아 있는 안전에 대한 가치를 독자들도 함께 깨닫고 공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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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쩌다 우리는 괴물들을 키웠을까
송민수 | 들녘 | 2018-02-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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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쩌다 우리는 괴물들을 키웠을까
송민수 | 들녘 | 2018-02-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괴물들은 학벌 사회의 쓰레기를 먹고 자란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낯익은 괴물들이 여럿 등장한다. 촛불의 강렬한 빛에 쐬어 하나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 괴물들이다. 이 괴물들의 성장 배경과 증식 환경을 ‘학력’이라는 지점에서 들춰내보고자 한다. 학력이 절대파워가 된 세상에서, 학력을 가진 자들은 그것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구분짓고, 배제하고, 군림하고, 그리하여 다중의 제어를 무기력하게 만든 다음 온갖 추악한 행위들로 세상을 더럽힌다. 아무리 저질스런 언행을 일삼아도, 학력은 그들을 너그러이 눈감아주는 면죄부로 통용된다. 학력 위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학력’이 아닌 ‘위조’에만 시선을 돌렸다. 당당한 학력을 가진 사람은 물론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위조’를 맹렬히 성토하고 비난하는 데 앞장섰다. 왜 그랬을까? 그 결과로 밝혀진 팩트와 진실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가진다고 그리했을까? ‘위조’보다, 더 근본적인 시선을 ‘학력’이라는 문제에 돌렸어야 하지 않을까? 학력 중심 사회의 폐단은 우리 모두가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문제가 되어버렸다. 하나의 해결방법은 다른 문제를 불거지게 할 뿐이었다. 그래서 모순은 인정하되 해결은 포기한 문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은 거시적이고 사회적인 해결만을 추구했기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닐까? 저자는 학력 문제의 근본 원인이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지적한다. 서연고의 지나친 특권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을 부러워하고, 그들 앞에서 우리를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견고한 학벌 사회가 키워낸 부끄러운 괴물들은 우리가 왜 그들을 부러워했는지 의심하게 했다. 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아무 근거가 없음을 속 시원히 짚어낸다. ‘학력 위조’ 사건에서 주목되지 못한 ‘불편한 진실’ ‘학력’ 문제가 대한민국의 뿌리마저 뒤흔들 수 있음을 ‘정유라의 부정특혜입학 사건’은 역사적으로(?) 증명해주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고구마줄기를 캐려고 총장실을 파내다가 무령왕릉을 발견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화여대 입학비리 사건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출발점이었던 셈이다. 시간을 거슬러, ‘학력 위조’가 큰 사회문제로 이슈화된 것은 ‘신정아 사건’이었다. 이를 계기로 사회지도층, 연예인은 물론이고 유명학원 강사들까지 ‘학력 커밍아웃’을 해야 했다. 그리고 ‘미네르바 사건’이 있었다. ‘경제 대통령’ ‘우리 시대의 국민경제 스승’이라고까지 격찬을 받던 미네르바는 그의 학력이 전문대 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의 입으로 다른 학력을 말하지 않았는데도 ‘위조범’ ‘사기꾼’으로 내몰리고, 급기야는 허위사실을 유포한다고 하여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구속되기까지 했다. 또 ‘타블로 사건’은 어떤가. 타블로 학력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타진요’라는 카페까지 생겨나, 참으로 집요하게 심지어는 법정에서까지 타블로의 학력 관련 증거들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학력 사수 열혈 매니아들’의 존재를 우리 사회에 각인시켰다. 이처럼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명예훼손죄로 실형을 선고받을지언정 학력의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부르대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정당한 학력’이 ‘위조된 학력’으로 인해 침해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자신의 학력 때문에 누리지 못하는 혜택을 누군가 거짓 학력으로 누리고 있는 사람들을 응징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학력과 관련된 모든 사건들은 학벌을 통해 누리는 특권이 존재함을 시발점으로 한다. 대한민국은 학력에서 기인하는 특권을 마치 천부권인 것처럼 인정하는 ‘학력사회’, 아니 그보다는 ‘학벌사회’가 되어 있다. 그래서 ‘학력 위조’ 사건에서 문제로 삼은 것은 ‘위조’일 뿐, ‘학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은 던져지지 않았다. 이러한 토양 위에서 가히 ‘괴물들’로 표현해도 될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군림하게 되었다. 알면서도 덮어두었던, 그러다가 마침내 드러난 괴물들의 정체 이 책에는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에게 낯익은 사람들이 여럿 등장한다. 저자는 ‘괴물들’로 표현한 그들을 그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개인의 일탈’로 보지 않는다. 성장의 배경이 어떠했든, 경제적으로 가난하게 자랐든 부유하게 자랐든, 그들이 사회의 꼭짓점에 오른 이후 보여준 부끄러운 모습을 ‘학력사회’의 폐단이라는 측면에서 짚어내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학벌은 ‘SKY’라는 이니셜로 표현되는 서연고(서울대, 연대, 고대)이다. 지표상으로 이들 학교 출신이 사회지도층에서 점하는 비율은 압도적이다. 물론 이 책에서 대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든 서연고 출신이 아니다. 중고등학교 6년간의 노력을 통해 얻은 ‘정당한 학력’을 자기 개인을 위해 정당하게, 나아가 사회의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은 존중받고 존경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정당한 학력’을 ‘부당한 특권’으로 연결시켜, 작금에 드러나고 있는 온갖 적폐들의 원인 제공자이자 수혜자가 된 사람들은 너무도 많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차마 낯 뜨거워할 언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낸 사람들의 대표격을 이 책 ‘부끄러운 서연고 Ⅰ, Ⅱ, Ⅲ’에 담았다. ‘괴물들’의 성장 배경과 증식 환경을 ‘학력사회’라는 틀에서 바라볼 때, 그들의 모습은 도리어 우리로 하여금 ‘학력사회’의 문제점을 짚어주는 계기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50년 동안 변화를 모색했으나, 조금도 변하지 않은 대한민국 교육의 본질적 문제 우리 사회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을 돌아볼 때, 당연히 교육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마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다 다르며, 다중지능이론에 의하더라도 각 지능은 사회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우리는 오로지 ‘공부 잘하는 것’, 그 결과 ‘명문대학 들어가는 것’을 최고로 치며, 여타의 것은 부수적이거나 하찮은 것으로 취급한다. 공부 앞에서 다른 모든 것은 뒤로 물려지고, 오직 공부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간주된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어릴 때부터 주위 사람의 관심과 찬탄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그 공부 잘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늠되고 있을까. 이 책 “뭘 잘해서 서연고에 갔을까”는 대한민국에서 공부 잘하는 것의 정체, 그리고 그 비밀을 드러낸다. 자기 생각과 학습 대상에 대한 의문은 공부 잘하는 것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외려 장해물로 작용한다. 선생님이, 강사가 적시하고 불러주는 것을 암기하고 그것을 시험지에 그대로 풀어내면 공부 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심지어 서연고 대학생들이 학점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닌다는 보도 앞에서는 어이가 없을 정도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평가를 위한 교육’이지, ‘교육을 위한 평가’가 아니다. 이러한 교육방식과 교육체제가 과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얼마나 통용될 수 있을까? 저자는 서연고가 지금대로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제도 개혁보다 집단인식의 변화부터... 학력 중심 사회의 중심은 ‘대학’이며, 또 그 중심은 ‘대학입시’다. 그간 교육정책 당국자들뿐 아니라 교육관계자들을 가장 고심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대학입시를 둘러싼 문제였다. 현재 진행 중인 입시 관련 정책 제안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문제해결을 낙관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 입시제도의 변천사에서 이미 경험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대안도 또 다른 문제를 불거지게 할 뿐이었다. 결국, 사회 집단의 인식을 그대로 둔 채, 그 어떤 제도상의 개혁도 교육문제, 이로 인한 학력사회의 폐단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저자는 학력에 대한 개인 인식의 변화를 촉구한다. 이러한 인식 변화의 모태는 사회의 문제점을 자기 자신의 문제로 바라보고, 암묵적으로 강요되는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의 자존감을 정립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 반면교사들이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부끄러운 괴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출신대학 앞에서 작아지지 않을 수 있을 때,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 한 가지가 해결되는 단초가 열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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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이민경 | 봄알람 | 2016-08-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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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이민경 | 봄알람 | 2016-08-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텀블벅 펀딩과 행사 판매, 소규모 독립서점 직판만으로 7000부 돌파
예약판매로 2판 1쇄 완판된 화제의 책
당신이 알고, 상대방이 모른다
이 책은 점차 가시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우리 사회의 화두, 성차별을 주제로 한 대화에서 여성들이 더 이상 일방적으로 참거나 고통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느낀 차별은 당신이 가장 잘 안다고, 차별에 무지한 사람에게 당신의 앎을 꼭 증명하고 인정받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완전무결한 논리를 갖고 있지 않아도 당신의 경험은 그 자체로 힘이 있다고.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어떤 대화에서든 ‘좋게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우선 대화하지 않을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여성은 언제나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네가 무례하기 때문에 너와 얘기하고 싶지 않아.” “이 사건이 여성혐오범죄인지 아닌지 얘기하고 싶으면 여성혐오가 무슨 뜻인지 정도는 알아보고 와.” “내 경험을 네가 판단하지 마. 네 생각은 안 궁금해”라고.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백인보다 흑인의 경험을 들어야 한다. 무엇이 차별인지는 그 차별을 차별이라 지속적으로 느껴온 쪽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불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불어가 모국어인 이의 말에 공신력이 있다. 모국어에 대한 다년간의 경험과 직관은 그것을 갖지 못한 이가 쉽게 재단하고 평가할 수 없는 강력한 앎이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 성차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여성의 경험을 들어야 한다. 무엇이 차별인지를 직접 겪으면서 그런 차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말하고 행동할지를 끝없이 성찰하고 고민해온 여성들의 경험이, 이 문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앎이다.
때문에 여성이 느낀 차별의 경험은 “야 그건 성차별 아니야”라는 남성의 판단으로 지워져선 안 되며, 애초에 남이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차별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의 ‘인정’과 ‘이해’를 구하려 너무 애쓰거나 참지 말자. 원치 않는 대화는 애초에 끊어내고, 논쟁을 시작할 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무례한 말에 지고 싶지 않을 때 통쾌하게 한 방을 먹이자. 물론 기꺼이 대답해주고 싶을 때는, 적절하고 멋진 대답으로 상대와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요즘에 성차별이 어딨냐?”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요샌 남혐 때문에 여혐이 심해지더라.”
무지한 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의 마음을 지켜줄 언어가 필요하다
상처만 주는 대화에 지쳐버린 이들을 위한
성차별 토픽 일상회화 실전 대응 매뉴얼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이론서가 아닌 실용서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트위터 han-s**** 님
“한 페이지 펼쳤다가 빨려들어가서 멈추질 못하고 읽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필력 죽음이고.” 트위터 booki**** 님
“나에게 아주 유의미한 책이었다. 이로써 나는 주변인들에게 자그마한 방패라도 만들어 쥐여줄 수 있게 됐다. 입이 아닌 머리와 마음을 트고, 정리해주었다.” 트위터 1009*** 님
“읽고 진짜 입이 트이고 있다. 오늘 내가 한 말에 내가 깜짝 놀랐다.” 트위터 yaho_h***** 님
“여성이 여성으로 살아감에 있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피로감에 어떻게 에너지를 관리해야 하는지 큰 목소리로 이야기해주고 그에 따른 선택을 응원하는 역할을 해주었다.” 트위터 sueo**** 님
“첫장부터 매장, 매문장 맞장구치면서 읽었다. 가슴에 꽉 차 있던 응어리의 정체를 알게 되어 시원하면서도 실체를 마주하니 다시 욱하고 먹먹해졌다.” 트위터 wouldyou****** 님
“가장 큰 메시지 중 하나는 ‘대화하지 않을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오늘 이 주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트위터 kkkkkk********* 님
“한 권만 산 거 후회. 한 다섯 권쯤 사서 여기저기 나눠줄 걸.” 트위터 Steame******* 님
“비단 페미니즘 관련 대화뿐 아니라 본래 비상식적인 대화가 난무하는 세상에 무엇이 상식인지 통쾌하게 꼬집어준다. 이래서 사이다 사이다 하는가 보다.” 트위터 jsa*** 님
“다 읽었다! 이제 남자친구와 대결(?)하러 간다!” 트위터 showy***** 님
“남동생이 읽고 있다. 뿌듯” 트위터 penduliu******* 님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기득권자가 내 고통을 드디어 조금 가늠해봤다고 해서 ‘이해해준’ 것에 ‘감사’를 표할 의무가 없다는 말이었다.” 트위터 d_liz**** 님
“책 너무 좋다. 말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필요한 말들 그득. 지금 20페이지 읽는데 눈물포인트 벌써 몇 개 지나쳐왔다.” 트위터 Tlqc**** 님
“모든 여직원 휴게실에 구비해두어야 한다.” 트위터 bamb***** 님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기’ : ‘차별 속에서 살아가기’만큼 어려운 일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은 평등하지 않다. 임금 차이, 국회나 대기업 임원진 내에서 턱없이 낮은 여성 비율 같은 수치들에서도 알 수 있지만, 어떤 다른 통계보다도 확실한 증거는 수많은 여성의 경험이다. 대부분의 여성이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로 위협을 느끼거나 위축되어본 경험, 부당한 차별을 받거나 폭언을 들은 경험, 성적으로 대상화되고 희롱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경험들, 여성이라서 겪는 차별들과 어려움에 대해 말할 때에, 여성은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차별을 겪지 않기에 차별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이들에 의해 이 경험이 부정당하고, 격하되며, 왜곡되기 때문이다.
여성혐오가 연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여성 살해와 폭행에 대한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이런 가운데 공포감을 토로하는 여성들을 비난하며 “모든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해서 기분 나쁘다”고 말하는 남성들, “그렇게 흔한 일도 아닌데 유난스럽다”고 말하는 남성들에게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까? 여성혐오에 대해 여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먼저 물어놓고는 “내 생각엔 성차별은 그렇게 심하지 않아” “내가 보기엔 그건 여성혐오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친구들은? 언제까지 갑갑하고 속상한 마음을 누르고 “응, 네 말도 맞지” 하며 적당히 양보해야 할까?
당신이 알고, 상대방이 모른다
이 책은 점차 가시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우리 사회의 화두, 성차별을 주제로 한 대화에서 여성들이 더 이상 일방적으로 참거나 고통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느낀 차별은 당신이 가장 잘 안다고, 차별에 무지한 사람에게 당신의 앎을 꼭 증명하고 인정받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완전무결한 논리를 갖고 있지 않아도 당신의 경험은 그 자체로 힘이 있다고.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어떤 대화에서든 ‘좋게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우선 대화하지 않을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여성은 언제나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네가 무례하기 때문에 너와 얘기하고 싶지 않아.” “이 사건이 여성혐오범죄인지 아닌지 얘기하고 싶으면 여성혐오가 무슨 뜻인지 정도는 알아보고 와.” “내 경험을 네가 판단하지 마. 네 생각은 안 궁금해”라고.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백인보다 흑인의 경험을 들어야 한다. 무엇이 차별인지는 그 차별을 차별이라 지속적으로 느껴온 쪽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불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불어가 모국어인 이의 말에 공신력이 있다. 모국어에 대한 다년간의 경험과 직관은 그것을 갖지 못한 이가 쉽게 재단하고 평가할 수 없는 강력한 앎이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 성차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여성의 경험을 들어야 한다. 무엇이 차별인지를 직접 겪으면서 그런 차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말하고 행동할지를 끝없이 성찰하고 고민해온 여성들의 경험이, 이 문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앎이다.
때문에 여성이 느낀 차별의 경험은 “야 그건 성차별 아니야”라는 남성의 판단으로 지워져선 안 되며, 애초에 남이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차별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의 ‘인정’과 ‘이해’를 구하려 너무 애쓰거나 참지 말자. 원치 않는 대화는 애초에 끊어내고, 논쟁을 시작할 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무례한 말에 지고 싶지 않을 때 통쾌하게 한 방을 먹이자. 물론 기꺼이 대답해주고 싶을 때는, 적절하고 멋진 대답으로 상대와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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