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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박정훈 | 한겨레출판 | 2021-08-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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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박정훈 | 한겨레출판 | 2021-08-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만족하지 않기를, 주저하지 않기를”
더 많은 여성과 남성의 우정을 향한
남성 페미니스트 박정훈의 연대의 목소리
첫 책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에서 남성 문화를 비판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가 이번 책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여성혐오·성폭력·착취의 근원이 남성들의 ‘기만’에 있다는 것을 논지한다. 이 책이 여타의 페미니즘 도서와 다른 점은 페미니즘 진영 내부에서 존재하던 다양한 스펙트럼이 외부로 표출된 현상을 분석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럴 듯해 보이는 남성조차 가해자가 되는 것은 자신들이 ‘세상을 바꿨다’는 충만한 자부심으로 ‘그들만의 세계’에 존재해왔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여성혐오, 끝없는 여성 성착취 등의 구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이 거창하고 거만한 가부장적 세계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하며 새로운 남성성의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남성, 비장애인, 이성애자이자 수도권에 살며 기자로 활동하는 자신의 위치를 인지하면서도 여성과 소수자에게 공감하되 동일시하거나 시혜의 관점으로 다가가지 않는다. 남성 페미니스트로서 살아보지 못한 삶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논지를 전개해나간다. n번방사건 이후 드러난 또다른 수많은 n번방과 피해자들, 진보인사들의 성폭력 사건, ‘이대남(20대 남자)’의 정서, 백래시의 근거로 쓰이는 메갈리아 이슈, 여성들의 죽음 등 페미니즘에 관한 근간의 사건들을 톺아보며 착취와 억압의 고리에 있는 여성인권의 현실을 좀 더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저자가 현장을 직접 취재하며 모았던 자료들과 당사자들과의 인터뷰, 다양한 기사·연구 논문 및 통계 자료 등에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저자의 관점을 더해 섬세하고 치밀한 페미니즘 교양서를 선사한다.
“가부장제는 여성과 남성의 ‘성차’를 강조하고,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을 규정하면서 남성의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런데 남성들의 페미니즘 실천이 ‘시스젠더 이성애자’의 올바른 행동 양식처럼 여겨지기만 한다면, 역설적으로 성별 이분법을 강화시키고 가부장제가 온존하도록 기여하는 셈이 된다. 남성들이 궁극적으로 ‘정상 남성’을 규정하고 있는 공고한 틀을 깨는 데까지 나아가야 하므로 결코 ‘이만하면 괜찮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족하지 않기를, 그리고 주저하지 말기를 남성들에게 당부하고 싶다.”_8쪽
“누구도 나는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다”
성찰하지 않는 오만함,
나 정도면 괜찮다고 자부하는 착각
저자가 이 책을 쓰는 동안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과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 특히 박원순 전 시장 사건은 성별을 막론하고 진보 언론을 비롯해 SNS 상에서 수많은 설전이 오가게 했으며, 그야말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가장 혼란했던 시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학창시절 더 나은 시민사회를 꿈꾸며 책장 속 스승들로 생각했던 진보 명망가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무엇보다 박원순과 김종철 이 두 사람은 안희정 성폭력 사건을 목도한 사람들이었으며, 오랜 시간 페미니스트들과 함께하고 위력 성폭력 피해자의 입장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던 이들이었다. 그랬기에 그 누구도 두 사람의 가해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이 두 사건으로 ‘가해자다움’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실감하게 되었으며, ‘나조차도 믿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남성이 여성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아도 되는 권력구조가 존재하는 이상, 그 누구도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고 절대 장담할 수 없다. 저자는 남성들이 가부장제 속에서 스스로 ‘성폭력 가해자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방식으로’ 길러진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폭력을 가능하게 만든 ‘남성 권력’에 대한 어떠한 성찰도 하지 않고서는 남성이 페미니즘을 배우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No Means No’를 듣는다고 해도, 자신이 가해자가 될 수 있는 틈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남성이 여성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아도 되는 권력 구조가 존재하는 이상, 그 누구도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고 절대 장담할 수 없다. 남성들은 자신의 ‘결백’과 ‘남다름’을 주장하기 전에, ‘김종철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이자 고발자인 장혜영 국회의원이 던진 “그토록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가”라는 질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남성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금껏 만들고 지켜왔던 이들은 누구인가?_7쪽
“여성에 대한 폭력은 교묘하고 은근하게 이루어진다”
폭력의 틈이 존재하는 이상
남성은 언제든 젠더폭력의 행위자가 될 수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착취와 폭력으로 누려왔던 것들을 얼마나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여겨왔는지 꼬집는다. 남성에 유리한 조건으로 설계된 노동시장, 여성에 대한 일상화된 외모 품평, 채용·임금 차별, 성희롱, 스토킹, 불법촬영 등 무엇이 성차별이고 성폭력인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여성에 대한 폭력은 교묘하고 은근하게 이루어진다. 저자는 앞서 이야기한 여러 성차별적 현실을 통해 남성들이 지금껏 당연하게 누려왔던 특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을 때 ‘백래시(기득권을 가진 남성이 자신의 권력이나 영향력이 줄어든다고 느꼈을 때 반발하는 현상)’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끝나지 않은 n번방사건과 리얼돌 문제, 성매매 문제, 강간문화 등 남성들의 그릇된 욕망을 당연시하는 한국 사회를 파헤친다. 소라넷 등 불법사이트와 웹하드를 통해 불법촬영 영상을 돌려 보던 남성들, ‘남성의 성욕은 풀어야만 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일그러진 욕망, 단톡방 내에서 여성을 성희롱하며 서로의 범죄사실을 옹호하고 받아주는 분위기 등은 한국 남성들이 만들어온 ‘강간 문화’의 한 유형이다. 저자는 본질적으로 여성을 성적 도구화하는 남성문화가 변화하지 않으면, 성폭력 문제는 또다른 형태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3부에서는 안희정·박원순·김종철 등 진보 정치인들의 성폭력 사건을 중심으로 진보진영 내에서의 페미니즘 이슈들을 살펴본다. 저자는 이 사회에서 무난하게 교육받고, 기성의 관습을 따르며 평범하게 살아가면 당연히 가부장제의 원리를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남성들은 여성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폭력을 휘두를 ‘틈’이 있으며, 그것이 감히 폭력임을 상상하지 못할 뿐이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성들이 ‘보편’의 자리에서 물러나 자신의 위치에 대한 고민과, 남성이 언제든 젠더폭력의 행위자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4부에서는 설리·구하라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 변희수 하사·김기홍 퀴어 활동가의 죽음 등 여러 사회적 타살에 주목하며 묵인과 방조로 외면해왔던 남성, 그리고 여성 모두가 암묵적인 가해자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밖에 주린이·노키즈존 등 차별을 당연하게 만드는 언어를 비롯해, 결혼·신체 등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사회 등 사회 주변부의 폭력구조를 다각도에서 살핀다. 저자는 한 명의 무결점 남성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결점이 많더라도 함께 이마를 맞대고, 남성연대를 무력화하는 주체가 되기 위한 전망을 고민하겠다는 다짐을 남긴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면 그것은 권력이다”
살아보지 못한 삶을 존중하는 자만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인권의 현실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혹자가 말하는 대로 정말 남성들이 역차별당하는 세상이 되었을까? 최근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을 비롯해 ‘메갈 사냥’ 논란, 각종 스토킹·폭력 등 매일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 여전히 여성들은 최소한의 안전과 평범한 일상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남성들은 ‘자기 몫’이 아닌 것에는 무관심하거나 침묵하면서도 여성이 자신의 파이를 빼앗아가는 듯 보이는 것에만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저자는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면 그것은 권력’이라고 말한다. 일상적인 여성혐오, 성폭력, 여성 타깃 범죄, 보이지 않는 차별에 무관심한 남성 중 ‘선량한’ 남성은 없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관심조차 없거나 ‘나는 아니야’라고 선을 긋거나 모르는 척 외면한다면 그것이 바로 권력이며 가해일 것이다.
저자는 수동적이고 기계적인 평등을 유지하려는 남성들 또한 결과적으로 ‘조금 더 나은 가부장적 세계’를 만드는 것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젠더폭력은 페미니즘의 수용 없이는 절대 사라질 수 없으며, 남성이 자신을 둘러싼 구조를 조망하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성이 가부장적 세계를 깨부숴야만 진정으로 여성과 평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살아보지 못한 삶을 이해해보려고 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 책을 통해 역설한다.
남성들은 남성이 만들고 기득권도 유지하고 있는 시스템인 가부장제 속에서 살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국가도 ‘남성 지배 체계’가 아닌 곳은 없다. 그렇다면 이 사회에서 무난하게 교육받고, 기성의 관습을 따르고, 평범하게 살아가면 당연히 가부장제의 원리를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평등한 관계에서의 낭만적 사랑’은 불가능한 과제가 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남편 정대현이 겉으로 보기에 멋지고 선량한 인간인 것과 별개로 김지영이 고통을 겪는 것은 이와 같은 현실을 상징하는 장면이다._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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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모두를 위한 성평등 공부
이나영, 최윤정, 안재희, 한채윤, 김소라, 김수아 | 프로젝트P | 2020-02-1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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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모두를 위한 성평등 공부
이나영, 최윤정, 안재희, 한채윤, 김소라, 김수아 | 프로젝트P | 2020-02-1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성평등 교육 #페미니즘 #젠더 #섹슈얼리티 #디지털 성폭력 #성적 자기결정권
“우리는 모두 성평등 공부를 해야 합니다”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성평등 공부의 필요성을 제안한 책이다.
이 책은 서울시 성평등문화확산사업의 하나로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에서 기획하고, 성평등 교육에 대한 여덟 가지 주제를 6명의 저자가 집필, 이나영 교수(중앙대 사회학과)가 엮었다.
6명의 저자는 연구 공간과 교육 공간, 운동의 영역에서 오랫동안 성평등을 고민하며 정책을 만들고 글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변혁 운동에 참여해 온 연구자, 교육자, 활동가다.
전문가들의 성평등 교육에 관한 여덟 가지 이야기
이 책은 저자들이 오랜 활동의 결과물로 10대 청소년부터 대학생, 선생님 등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했다.
여덟 꼭지로 이루어진 글은 각자 독립적이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읽어도 좋고 관심 있는 주제부터 읽어도 무리 없다.
먼저 페미니즘 운동과 이론에 대한 간략한 역사적 개론에 이어 교육현장에서 성평등의 실현이 어떻게 가능한지 살펴봤다. 다음으로 ‘위안부’ 운동의 역사를 여성운동사의 관점에서 제시한 후 성폭력과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최근 10~20세대의 가장 큰 관심사인 디지털 성폭력과 음란물, 미의 신화, 미디어 재현의 문제도 다각도로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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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박정훈 | 내인생의책 | 2019-10-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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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박정훈 | 내인생의책 | 2019-10-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단언컨대, 남성차별·남성혐오는 없다”
여성혐오와 자기 연민으로 얼룩진
한국 남성 문화를 고백하며
페미니즘으로의 연대를 외치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사 년이 흘렀다. 페미니즘을 둘러싼 그동안의 격렬한 논쟁은 이제 남성차별과 남성혐오라는 키워드를 우리 사회 전면으로 불러냈다. 페미니즘을 비난하는 남성들은 ‘솔직히 요새는 여성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이다’ ‘가부장제 그거 다 옛날얘기고, 요즘은 남자도 차별받는다’ ‘여자들의 남성혐오는 더하다’라고 부르짖으며 자신의 일생이 얼마나 비루하고 억울한지 전시한다. 언론 매체도 남성들의 목소리를 부채질한다. 중앙일보에서는 “20대 남성도 약자”라는 기사를 내고, MBC스페셜에서는 “이 남자, 분노하다”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 최근 1년 새 네이버 검색어 빅데이터 추이를 보면, ‘남성혐오’라는 키워드가 검색되는 양이 ‘여성혐오’ 키워드를 점차 따라잡고 있고, 때에 따라 역전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우리 사회에 본격적인 ‘백래시’가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묻는다. 과연 2019년 한국 사회에서 ‘남성차별’과 ‘남성혐오’라는 개념은 성립 가능한 것인가? ‘사회’라는 것의 태동에서부터 늘 ‘정상’이자 ‘보편’의 위치를 독점해 온 남성들이, 차별적 대우, 혐오의 시선, 실존의 공포에 휩싸인 여성의 삶, 즉 타자로서의 삶을 한순간이라도 진정 경험해봤다고 언급할 수 있는가? 남자들이 자신의 삶에 관해 툴툴댈 때, 여성들은 ‘여성스러움’이라는 말로 포장된 코르셋에 갇혀 자랐고, 남성을 만날 때는 데이트 폭력과 불법 촬영을 수시로 걱정해야 했으며, 결혼하자마자 경력이 단절된 채 남편의 ‘노동 보조자’가 되어 독박 육아로 아이를 길러내고 가사 노동을 전담하다가, 집안에서 돈 쓸 일이 많아지면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한 채 비정규직에 뛰어들어야 했다. 이러한 삶의 경로에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의 공포는 기본 전제인 양 깔려 있었다. 으슥한 골목길, 음습한 화장실, 혼자 사는 원룸은 물론, 이성 교제, 대중교통, 가정생활 등 일상을 수행하는 모든 나날에 여성들은 ‘누군가 맘만 먹으면 나를 해할 수 있다’라는, 언제든 강력 범죄의 표적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왔다.
2019년 오늘의 한국 남성 주류 문화 속
‘여성’이라는 존재는 어떻게 형상화되는가
남성들이 말하는 남성혐오는 사실 그간 남성들이 ‘여성’을 자의적으로 정의하던 남성 중심적 젠더 관념에 뿌리내린다. 저자는 한국 남성 주류 문화가 ‘여성’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형상화해왔는지 다음과 같이 폭로한다.
1) 성애의 대상이었다. 여성 알바생이나 여성 직장 동료가 친절하게 웃어주면 자기 멋대로 호감 신호라고 해석해 무작정 들이대고, 집에서는 다른 남성이 몰래 찍어 유포했음이 분명한 불법 촬영 영상을 다운받아 보며, 대학교 남자 학우 단톡방에선 같은 과 여성 학우의 외모와 몸매에 대해 ‘품평’한다. 한국 남성 두 명 중 한 명이 성 구매 경험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남성 중심 사회는 여성을 ‘성애를 해소하기 위한 신체’로 여겨왔다.
2) 엄마의 표상이었다. 허울뿐인 ‘남성 생계 부양자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 가사 노동을 도맡고, ‘모성애’의 화신으로서 육아를 일임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아이구, 우리 아들 그래쪄요”라며 남성의 기분을 알아서 챙겨 주는 ‘대리 엄마’의 상(像)을 여성들에게 씌웠다. ‘전적으로 희생하는 어머니상’에서 벗어난 여성의 모습엔 어김없이 신체적 폭력이 가해졌고 ‘가부장제적 교정’의 압박이 뒤따랐다.
3) 남성의 언어로 규정되는 타자였다. 남성 예술가들은 툭하면 여성을 ‘조립식 침대’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콤한 즙액’ ‘돈만 쥐어 주면 태워주는 차’라고 묘사하며 대상화를 일삼았다. ‘진보’를 자처하는 남성들 역시 버닝썬 게이트를 희화화하거나 사소화하며 자신들만의 ‘대의’를 큰소리쳤다. ‘평범한’ 남성들이 즐기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김여사’ ‘맘충’ ‘XX녀’ 등 여성을 향한 편견 어린 명명은 흔한 일이었다.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들이 자신의 언어를 되찾기 위해 주체적 발화를 시작하고 남성 중심 언어 세계에 균열을 내자, 남성들은 ‘여성들이 남성혐오 한다’라며 발끈했다. 그간 남성들이 범해 온 언어적 젠더 폭력은 말끔히 잊은 채로 말이다.
이러한 한국 남성 주류 문화를 두고 저자는 “한국 남자를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은 ‘집단적 자기 연민’이다. 이들은 언제나 자신을 ‘피해 보는’ ‘약자의’ 위치에 놓으며 스스로의 악행 혹은 찌질한 행동을 정당화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강자성’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니 더욱 문제다.”(77쪽)라며 날카롭게 꼬집는다. 남성차별과 남성혐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혐오와 자기 연민으로 얼룩진 남성문화, 그리고 그에 균열을 내는 페미니즘 리부트만이 존재할 뿐이다.
저자는 ‘페미니즘의 수용’을 기준으로 구분선을 뚜렷이 그으며, 남성들에게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선택을 과감히 요구한다. 남성 중심적 질서라는 타성에 젖은 채 있지도 않은 ‘남성차별’을 내세우며 억울함과 자기 연민만을 되뇌는 ‘도태남’으로 남을 것인지, 과거를 성찰하고 인권을 고민하고 혐오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페미니즘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업데이트남’으로 변모할 것인지. “올드 보이들은 억울할 것이다. 앞서 ‘혐오’라고 일컬은 것들은 그들에겐 관습이었고, 권장되는 일이기까지 했다. … 그런데 시대가 달라졌다. 젠더 권력을 가진 남성들의 시선과 잣대로 세상을 규정하는 관습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졌다.”(142쪽) 다행히 선을 넘는 첫걸음은 어렵지 않다. ‘올드 보이’로 살아온 지난날을 반성하고,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시작이다. 저자는 페미니즘을 향해 혼자 가지 않는다. 느리더라도 다른 남성들과 함께 한 걸음의 진보를 내딛고자 한다.
‘한국 남자’이기에 ‘한국 남자’에게 전할 수 있는 메시지
“나도 부끄러우니, 당신도 조금은 부끄러웠으면 좋겠다”
이 책은 2018년 양성평등 미디어상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은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가 남성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던 일들이 왜 여성혐오인지 밝히고자 삼 년여 동안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써 온 글을 엮어낸 책이다.
1장에서는 ‘평범한’ 남성들이 여성과 관계 맺는 과정에서 생각 없이 행하는 젠더 폭력을 면밀하게 해부한다. ‘저 여자가 내 마음에 든다’라는 이유로 무례하게 들이대고, 거절당하면 ‘네가 꼬리 쳤잖아’라면서 여성을 비난하는 행태는 남초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만나는 과정에선 가스라이팅과 언어폭력을 일삼고, 헤어지고 나면 왜 안나 주냐고 협박하며, 심각한 경우 살인?폭행?강간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다. 그러면서도 남성들은 자기 자신을 ‘고백했다 차인 또는 나쁜 여자에게 잘못 걸린 불쌍한 남자’라며 스스로 가여워한다. 남성 중심 사회는 남성들의 이러한 ‘피해자 되기’ 서사를 위해 복무한다. 법원은 여자 친구를 살해한 남성을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벌인 범행’이라며 집행유예로 풀어주고, 방송가는 여성을 향한 폭력을 ‘상남자의 로맨스’라고 포장해 버젓이 내보낸다. 저자는 이와 같은 주류 남성성을 강하게 비판하며 “남성 중심주의 사회에서 비뚤어진 남성성을 바로잡고” “남성들을 착각의 늪에서 구해” 내며 “여성과 동등하게 관계 맺는” 법을 습득하는 방법론으로 페미니즘을 제안한다.
2장에서는 ‘남성차별’ ‘남성혐오’ 키워드로 대표되는 역차별론의 허상을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는 ‘페미니즘이 무고한 남성들을 강력 범죄의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고 있다’라며 분노하는 남성들에게, 여성들이 남성들을 잠재적 가해자로까지 여기며 걱정하고 두려워해야만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고 촉구한다. 최근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안티 페미니즘이 ‘계량적 공정 담론’에 기반을 둔 피상적 착시에서 비롯한 것임을 설명하고, 남성들이 당연한 듯 누리면서도 끝끝내 부정하려 하는 젠더적 수혜의 존재를 사실관계와 통계 자료를 통해 냉철하게 입증한다. 더불어 ‘대림동 여경 혐오 사건’ ‘SBS 라디오 배텐 막내 작가의 부당 전출’ ‘여성 음악가가 배제되는 방식’에 관해 분석하면서, 앞뒤 헤아리지 않고 욱한 남성들이 부당한 젠더 권력을 행사함에 따라 ‘일하는 여성’들이 어떻게 주체적 생산자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마는지 진단한다.
3장에서는 일상의 영역까지 모세혈관을 뻗은 여성혐오와 젠더 불평등을 톺아본다. 비만 또는 과체중에 해당하는 사람의 비율은 남성 쪽이 훨씬 높음에도 정작 살을 빼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성별은 여성이다. 남성이 외제차를 사면 능력 좋은 남자고 값비싼 산악자전거를 사면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인데, 커피나 의류를 소비하는 여성에게는 ‘된장녀’ ‘김치녀’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비장애인 남성만이 편하게 이용하도록 설계된 상가 화장실에서 여성들은 기본적인 생리 현상마저 경계심과 두려움을 품고 해결해야만 한다. 여성 대상 범죄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남성 경찰들이 여성의 현실에 무지할 때 벌어지는 참사는 또다시 반복된다. 저자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들이 느끼는 안락함이 대부분 여성들의 희생으로 누릴 수 있는 것임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하면서, ‘자연스럽게’만 보이는 ‘일상’의 취약함 그리고 그 아래 숨겨진 거악을 들여다본다.
4장은 남성들이 스스로 특권을 누린 ‘가해자’였음을 인정하고, 페미니즘을 통해 함께 성찰하고 변화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단지 선언적 메시지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은 여타 남성들과는 달라 젠더 불평등 문제와 무관하다는 제삼자적 시점을 자임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여러 번에 걸쳐 고백한다. “스스로 ‘깨어 있는 남자’라고 자부했다. 대학에서 페미니즘 관련 교양 수업을 세 개 듣고선 페미니즘을 다 아는 양 떠들었다.”(5쪽) “나는 어릴 적부터 가사 노동에서 자유로웠다. 솔직히 말해 《82년생 김지영》의 ‘동생’ 같은 존재다.”(49쪽) “나는 몰카 문화 안에 속해 있던 가해자다.”(109쪽) “부끄러워졌다. 나 또한 여성 음악가들의 음악을 ‘감성팔이’라고 내심 깎아내리며, 남성 평론가들의 비평에 힘을 실어 줬다.”(139쪽) “‘나 정도면 괜찮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나 아니었고, 아마 당신도 아닐 것이다.”(272쪽) “그에게 무슨 말이든 편히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성 구매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비난하지는 못했던 것이다.”(285쪽)
그래서 저자의 주장은 한국 남성 문화를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아니 멈출 수 없다. 우리 함께 반성하자고, 변화하자고, ‘페미니즘 하자’고, 같은 ‘한국 남성’으로서 절실히 외친다. “매번 이런 생각을 갖고 글을 쓴다. ‘나도 부끄러우니, 당신도 조금은 부끄러웠으면 좋겠다.’ 결국 ‘남자’가 문제고, 남자들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316쪽) 페미니즘이 다시금 불타오르기 시작했던 2015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한 저자는, 수많은 페미니즘 활동가를 만나고 운동이 발현하는 현장을 직접 발로 뛰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의 자료를 손수 수집하며, ‘날 것의’ ‘살아 있는’ ‘생동하는’ 이야기를 그러모았다. ‘한국 남자’이기에 ‘한국 남자’에게 전할 수 있는 저자의 투명한 고백은, ‘페미니즘이냐, 안티 페미니즘이냐’라는 갈림길에 처한 2019년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길이 어느 쪽인지 희붐하게 비춰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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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글쓰는 여자는 위험하다
민혜영, 강남규, 김태형, 손진원 | 들녘 | 2019-05-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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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글쓰는 여자는 위험하다
민혜영, 강남규, 김태형, 손진원 | 들녘 | 2019-05-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근대문학 장의 형성부터 웹소설에 이르기까지
가부장의 언어를 위협하는 ‘글 쓰는 여성들’이 온다
남성의 언어를 통해 수행되는 남성의 글쓰기가 보편의 위치를 차지하는 사회에서, ‘글 쓰는 여자’의 등장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존 사회체제의 강고하던 벽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암시하는 일이었다. 이 책은 바로 가부장적 언어에 균열을 내는 ‘글 쓰는 여자’의 서사를 국적과 장르를 뛰어넘어 재현하는 일련의 시도다.
가부장적 언어는 문명이 생겨난 이래 여성의 말하기와 글쓰기를 언제나 배제해왔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은 남성과는 달리 열등한 존재로 묘사되었으며, ‘여성적인 것’이라는 대상화되고 분리된 표현 아래 놓이고는 했다. 특히나 근대에 언어적 권위를 수행하는 주요한 매개체인 ‘문학’은 남성들의 지배영역이었고,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배척되어왔다. 남성들만이 언어적 권위를 지니고 문단의 특권적 위상을 누렸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억압적 관행 속에서도 여성들은 자신들만의 언어를 발견하여,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전복하려 했다.
근대문학 장의 형성부터 『82년생 김지영』에 이르는
남성 중심 문단 체제에 맞선 여성들의 저항
「광년의 계보학」은 82년생 김지영에 앞서 나타난 ‘광녀’들의 계보학을 구상한다. 『82년생 김지영』은 ‘김지영’이 정신과 의사와 이야기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그녀의 삶을 재구성하는 소설이다. 김지영이라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하여, 우리는 현대사회가 어떻게 한 여성을 ‘미치게’ 만드는지 반추하게 된다. 미셸 푸코가 사회적으로 강제된 기준에서 탈각한 자들이 ‘광인’으로 취급됐다고 말하듯. 여성들도 마찬가지 일을 겪어왔다. 글쓴이는 『82년생 김지영』의 분석에만 머무르지 않고, 한 여성이 ‘광녀’가 되는 과정을 다룬 한국 소설들로 그 주제범위를 확장한다. 20세기 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각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어떤 여성상을 요구했는지, 그리하여 어떻게 수많은 여성이 타자화되었는지, ‘광녀’가 등장하는 소설들을 통해 재사유해볼 수 있다.
「‘여성 문인’의 탄생」은 한국 근대의 여성문학이 미디어 매체를 통해 발전하고 남성 중심의 문단이 젠더정치를 통해 여성 문인들을 억압해온 역사를 드러낸다. 근대 미디어가 가장 번성했던 1920~30년대 대한민국에서 근대문학 장이 형성되고 여성문학이 성립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당시 사회분위기와 문단이 그들을 정의한 ‘여류작가’라는 개념에 어떤 이데올로기가 작용하고 있었는지, 그와 더불어 여성소설가의 작품은 물론 그 작품에 안에 녹아 있는 ‘여성으로서의 삶’이 어떻게 괄시받았는지를 분석한다. 나아가 여성들의 글쓰기가 미디어 매체와 남성 중심의 문학 장과 쟁투해온 역사적 과정을 짚어본다.
국적과 장르를 넘나드는 여성의 서사를 만나다
「낭만과 현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이루어지는 여성은 선택」은 독자들에게 친숙한 오만과 편견과 제인 에어를 낯설게 읽음으로써 여성 서사가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어디쯤에 정박하는지를 탐독한다. 근대의 ‘소설’이라는 장르가 막 움트기 시작한 시대, 고전 여성작가들의 대표적인 소설인 『제인 에어』 『오만과 편견』 속 인물의 삶을 현대의 눈으로 재조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이 작품 속에 나타난 여성들이 체제에 굴복하고 순응한 게 아닌, 그 시대의 여성이 왜 그런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통찰하고, 사회구조 모순의 극복을 위한 도구로서 ‘연대’의 의의를 앞세운다.
「로맨스, 전복의 가능성을 묻다」는 로맨스 소설을 천착하는 흥미로운 글이다. 로맨스의 의미와 한국 땅에서 로맨스 소설의 역사를 살피고, 로맨스 소설의 전복 가능성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로맨스’ 소설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여성의 욕망이 ‘로맨스’ 소설의 텍스트에서 발현되는가를 면밀히 들여다본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로맨스가 수입된 역사와 한국형 로맨스의 발달 특징, 웹소설에서 로맨스의 경향을 살펴봄으로써 시대에 따라 여성의 욕망이 로맨스 소설에 구현되는 양상을 확인한다. 글쓴이는 여성의 욕망이 폭넓게 수용되는 유용한 장르로서 ‘로맨스 소설’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룰디스’ 시리즈 소개
도서출판 들녘에서는 청년이 짜는 판, ‘룰디스 시리즈’를 새로이 선보인다. ‘룰디스(Rule This)’는 기성의 언어가 아닌 청년의 언어로 청년의 의제를 직접 펼치는 발언대로, 여러 단체에서 뜨겁게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연구자와 함께한다. 시리즈의 1차분으로 우리 사회의 젠더 이슈를 진단하며 해결책을 고민하는 세 권의 책, 『나는 분단국의 페미니스트입니다』 『페미니즘 쉼표, 이분법 앞에서』 『글 쓰는 여자는 위험하다』를 펴낸다. 청년들 스스로 담론을 생상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바꿈청년네트워크와 함께 기획했다.
책 속에서
‘여성성’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역할을 가정 내에만 국한시키고, 여성을 어머니나 주부 혹은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만 한정시키며 보는 것은 전형적인 남성 중심 사회의 시각을 드러낸다. 그 시절 모두가 되고 싶어 하는 전업주부가 된 중산층 여성들이 겪는 우울증과 불행과 같은 ‘이름 모를 병’이 바로 영선의 병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자연적이고 몰역사적이고 본능적인 ‘여성의 자리’라고 생각되는 ‘전업주부’가 과연 ‘여성성’이라는 이름으로 대표될 수 있을까? 왜냐하면 ‘전업주부’는 그 시대에만 나올 수 있었던 독특한 시대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_25쪽
이와 같은 배제의 메커니즘은 근대 미디어와 긴밀하게 엮여 있던 문학 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근대 문학은 그 내부의 범주화를 통해 각종 ‘차이’와 ‘위계’를 설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성 문학 또한 그 과정에서 특수한 영역으로 범주화되어, 근대 문학 장은 각각의 개별적인 여성들의 문학을 ‘여류’ 라는 이름하에 성별화된 정체성의 범주로 묶어버린다. 뿐만 아니라 이 와중에 ‘여성 문학’은 타자의 위치에, 기존 남성들의 문학은 보편의 위치에 놓음으로써 이후 여성들의 문학을 평가함에 있어 성별적 특성을 평가 지표로 삼게 된다. _70쪽
여성들이 독신이고, 생활이 어렵다면 『제인 에어』의 제인처럼 학교의 교사나 가정교사, 그도 아니면 더 낮은 계급의 하녀 정도밖에 선택지가 없었다. 제인 오스틴이나 샬럿 브론테를 비롯한 브론테 자매처럼 작가가 되는 것도 아주 드문 일이었다. (…)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젠트리 계급 여성의 선택지는 극히 제한되었다. 첫 번째로는 재산을 가진 남성과 결혼해 중류층 계급의 삶을 이어가는 방식이 있었다. 두 번째로는 독신으로 남아 부모나 다른 남자 형제에게 신변을 위탁하는 방법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낮은 계급의 가정교사가 되어 고용인으로서의 삶을 사는 길이 있었다. _107쪽
장르문학계 안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참여하는 것에 문제가 되지 않았던 장르는 로맨스 딱 하나뿐이었다. 판타지를 쓰거나 읽는 여성, 무협을 쓰거나 읽는 여성…. 이들에게 “여자가 이런 것도 봐?”라든가 “역시 여성 작가다운 섬세한 필체!” 운운하는 것처럼, 여성들이 읽고 쓰는 행위에는 언제나 삐딱한 시선이 있어왔다. (…) 문학이 헤테로 남성을 기본으로 상정하고 창작되고 읽혔다면, 사랑 이야기, 로맨스만큼은 여성의 것이라는 분명한 경계선이 있었다. _179~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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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먹을 때마다 나는 우울해진다
애니타 존스턴 | 심플라이프 | 2020-04-0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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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먹을 때마다 나는 우울해진다
애니타 존스턴 | 심플라이프 | 2020-04-0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먹는 죄책감에서 먹는 즐거움으로!
여성이 음식과 맺은 왜곡된 관계를 바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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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페미니즘 쉼표, 이분법 앞에서
정경직, 최성용, 이아름, 정연 | 들녘 | 2019-05-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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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페미니즘 쉼표, 이분법 앞에서
정경직, 최성용, 이아름, 정연 | 들녘 | 2019-05-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페미니즘이 넘어서고자 하는 이분법에 사로잡히지 않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 것인지 고민한다.”
이제까지 페미니즘이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페미니즘이 극복하고자 했던 이분법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
오늘날의 페미니즘 논쟁 지형에 성찰적으로 개입하여 더 나은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하는 청년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 이 책은 모든 이를 ‘아군과 적군’ ‘당사자와 비당사자’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 ‘페미니스트와 안티 페미니스트’와 같은 단순한 잣대로 가려내려 하는 이분법적 사유가 페미니즘 논쟁 지형을 잠식하는 것을 경계한다. 페미니즘은 맥락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등장 이래로 여성이 고통받아온 사회적·역사적인 맥락, 개인의 맥락을 읽어내려 노력해온 것이 페미니즘이다. 그러나 단시간 내에 아군과 적군을 가려내고자 하는 이분법적 사유로는 상대의 맥락을 읽어낼 수 없다. 저자들은 이러한 이분법적 사유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속도와 페미니즘에 대한 사유, 페미니즘의 공용어화를 열망하는 정치학, 당사자주의를 넘어 유동하는 정치학, 폭력의 구조를 사유하는 인식 태도를 제안한다. ‘지금, 여기서’ 더 나은 논쟁을 일구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페미니즘, 이분법을 횡단하다
이 책은 네 개의 꼭지로 구성된다. 「속도와 페미니즘을 재사유하다」는 최근 온·오프라인을 가로지르며 질주하는 페미니즘 담론을 ‘속도의 페미니즘’이라 규정하고, 속도의 페미니즘이 주조하는 행위 양식과 효과를 재사유하는 과정을 담았다. 속도의 페미니즘은 빠른 행위를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동시에 페미니즘의 논의를 다소 평면화시키는 의도치 않은 효과를 낳기도 했다. 속도는 우리에게 제약이 되는 동시에 가능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이런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는 정치학을 구축해야 한다.
「정치적 올바름을 생각하다」는 오늘날 정치적 올바름이 사람들에게 다양한 용법으로 이해되고 있음을 설명한다. 더불어 이러한 상이한 견해들이 여러 긴장을 낳고 있음을 말하며, 페미니즘을 우리 사회의 공용어의 지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유연한 정치학을 고민한다.
「모두의 페미니즘을 위한 정치윤리학」은 최근의 페미니즘 담론에 강력하게 결부되어 있는 당사자주의를 문제삼으며, 주디스 버틀러가 제공한 이론적 자원을 통해 안정된 당사자 주체를 재현하려는 시도를 비판한다. 그리고 그런 배타적 실천을 넘어서서 ‘나’와 ‘너’라는 윤리적 호명을 통해 서로에게로 확장되는 정치적?윤리적 지향점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지배하는 말들에 지지 않는 법」은 자신의 가족 내에서 발생한 젠더폭력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폭력의 원인을 약자에게 전가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사고가 어떻게 폭력의 계속적인 재생산에 일조하게 되는지 분석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고통에 대한 이분법적이고 즉자적인 사고를 넘어 폭력에 작동하는 구조적 힘과, 피해와 가해 경험의 입체성을 드러내는 사유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서로의 미완결성을 인정하는 페미니즘
네 명의 저자는 이분법적 사유가 만들어내는 한계에 사로잡히지 않는 새로운 페미니즘 정치학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 고민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통해 결론적으로 독자들에게 서로의 불완전함과 미완결성을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그것이 곧 우리의 발전과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동시에 조금씩 완성되어가고 있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페미니즘을 둘러싼 이분법적 사유는 우리 안에 내재한 잠재력과 이 사회의 변화 가능성을 담아내지 못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는 사유가 필요한 이유다.
‘룰디스’ 시리즈 소개
도서출판 들녘에서는 청년이 짜는 판, ‘룰디스 시리즈’를 새로이 선보인다. ‘룰디스(Rule This)’는 기성의 언어가 아닌 청년의 언어로 청년의 의제를 직접 펼치는 발언대로, 여러 단체에서 뜨겁게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연구자와 함께한다. 시리즈의 1차분으로 우리 사회의 젠더 이슈를 진단하며 해결책을 고민하는 세 권의 책, 『나는 분단국의 페미니스트입니다』 『페미니즘 쉼표, 이분법 앞에서』 『글 쓰는 여자는 위험하다』를 펴낸다. 청년들 스스로 담론을 생상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바꿈청년네트워크와 함께 기획했다.
책 속에서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들이 모두 ‘완결된 페미니스트’인 것은 아니다. 어느 누구도 완성된 페미니스트일 수는 없다.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칭하는 것은 성차별적인 이 사회를 바꾸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따라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한 채로 더 이상 사유하지 않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자신을 완결 지음으로써 어떤 정박점에 안주하고자 하는 욕망은 죽음의 충동이다. 더 이상 사유하지 않겠다는 의지, 더는 변화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스스로를 멈추게 만든다. _15쪽
속도의 페미니즘은 빠른 확산, 신속한 대응, 가벼운 행위를 가능케 하는 특징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특정한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빠른 속도는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메르스 갤러리, 메갈리아, 워마드, 다음 카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온라인상에 형성된 사이버 매트릭스는 페미니즘에 빠른 속도를 부여했지만, 그와 동시에 페미니즘이 오랫동안 논의해왔던 폭넓고 입체적인 논의 내용들은 다소 평면화되는 문제를 낳았다. _22쪽
속도를 고려하는 정치학은 어떤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버리는 정치학이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요소에 대한 고려와 타협, 설득과 협상이 필요한 정치학이다. 페미니즘의 통찰은 누구도 완벽한 주체가 될 수 없으며, 우리는 부족하고, 부분적이고, 취약하고, 상호의존적이며, 정동적인(감정적인) 존재임을 말한다. 그러므로 항상 자신의 부분성과 부족함, 불완전성과 취약성을 사유하는 것이 우리에게 존재하는 더 나은 정치의 가능성이다. _48쪽
페미니즘적 인식론은 나아가 피해의 고통과 그에 대한 왜곡된 해석을 만들어낸 구조적 원인을 제시하는 것을 통해, 기존에 페미니즘에 동의하지 않던 이들까지도 포괄하는 연대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확장된 연대는 이 사회가 페미니즘을 상식적 규범이자 공용어로서 수용하게 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_72쪽
상대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개인의 협소한 자아를 넘어서는 활동이다. 한 개인의 경험 세계는 그 자체로 풍부한 광맥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한적이다. 개인의 경험 세계를 넘어서고 자신의 경험 세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경험 세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는 곧 자신이 겪지 않은 또 다른 폭력의 경험을 직면하고 이해하며 그것을 토대로 공감과 연대를 이뤄내는 과정이 된다. _73쪽
나는 적대적 진영 논리와 대비되는 새로운 공용어가 인간에 대한 품위와 존중의 언어여아 한다고 믿는다. 사람을 적군과 아군으로 구분하여 ‘우리 편’은 그 어떤 잘못도 용납될 수 있으나 ‘적’은 반드시 말살되어야 한다는 식의 사고는 차별과 혐오의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이에 맞서는 대안적 언어라면, 그 어떤 인간도 있는 그대로 존중되어야 하며, 사람들이 가진 인간적 품위가 손상되어선 안 된다는 가치를 내포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_89쪽
이렇듯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늘 당연하게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는 전제를 다시 한 번 뒤흔들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나는 주장한다. 젠더 억압을 당사자성에 의해서만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이 글에서는 안정된 재현 주체를 상정하는 당사자성과 정체성 정치를 비판하고 배타적인 실천을 넘어선 정치적·윤리적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_100쪽
이제 누가 젠더 억압의 당사자인가를 논하는 것은 과연 소모적이다. 우리가 소수자에 대한 억압을 비판하고 사회적 공론화를 요구할 수 있는 이유는 분리할 수 없는 수많은 정체성들이 가로지르는 어지러운 시공간 속에 배치되는 바로 그 지점에 개인이 구성되기 때문이다. 인권의 연결성과 다양성을 사유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면 트랜스젠더 해방도 여성해방도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 _101쪽
‘여성’이라는 용어는 늘 가변적이고 모순적으로 성립되며, 누군가를 규정하는 완전한 의미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여성이라는 대상을 재현하고자 할 때, “어떤 여성을 재현할 것인가?”라는 불안한 경합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이에 따르는 배타적인 실천은 결국 ‘동일성의 폭력’이라는 또 다른 폭력에 가담하면서 더 심한 파편화를 불러일으킨다. _115쪽
정박된 ‘나’를 말하기를 포기하고, 어떤 ‘나’도 자신에게 속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서로에게 무책임하지 않을 것이며,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다. 당사자성, 정체성을 벗어난 연대의 정치적 가능성은 여기에 있다. _120쪽
독립한 후 내 자취방은 종종 번갈아가며 가출하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도피처가 되었다. 가족을 ‘중재’하는 내 역할은 사실 그들을 내 방에 머무르게 했다가 다시 돌려보내는 것뿐이었다. 이제 나는 그들이 중재라 부르는 이 역할을 자처할수록 폭력을 끝내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_129쪽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고통의 근원을 사유하며 피해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말은 피해자의 고통에 침묵으로 일관한 채 그저 피해자의 몸만을 편안하게 해주는 행위와는 다르다. _145쪽
피해자가 겪는 고통 사이에서 심사숙고함으로써, 그가 자책이나 불안 속으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사유와 말. 또한 이는 피해와 가해의 경험을 구조 속에서 사유하게 만드는 말일 것이다. 그 말들은 연속적이고 복잡한 질문들과 함께 무엇이 문제인지 바로 가려내고, 젠더폭력의 문제점을 올바르게 정치화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폭력의 피해에 굴하지 않고 연대하고자 한다면 이 사유의 여정에서 마주치는 질문들과 직면하는 것이 필요하다. _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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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버자이너
나오미 울프 | 사일런스북 | 2018-08-0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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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버자이너
나오미 울프 | 사일런스북 | 2018-08-0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버자이너는 말초적 감각기관이 아니라 제2의 중추다
여성의 사고, 감정, 창의력… 즉 여성의 영혼과 신경 네트워크를 통해 강력히 연결되어 있는 신체 기관 버자이너의 모든 것. 현대의학도 그 어떤 성교육도 알려주지 않는 중대한 사실이 여기 있다.
당신이 버자이너를 소유한 여자라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를 새로이 깨우칠 것이다. 당신이 한 여자와 사랑에 빠졌거나 빠질 운명인 남자라면 그녀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지적 만족을 넘어서 기쁨과 행복을 선사해 줄 책이다.
뇌와 버자이너는 서로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고리에 이제까지 알려지지않은 더 많은 진실이 숨어 있는 게 분명하다. 버자이너는 여성 뇌의 일부분이며 따라서 여성의 창의력, 자신감, 심지어 성격까지 형성한다. … 버자이너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버자이너가 뇌의 연장선일 뿐만 아니라 영혼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는 걸 의미한다. … 버자이너가 구멍이라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 여신의 형상을 한 구멍이다.
베스트셀러 페미니스트 작가 나오미 울프가 21세기 새로운 성 모형을 제시한다. 현대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데올로기의 틀에 갇혀 신음해온 버자이너를 우리의 독서대 위에 올려놓는다. 작가로서 페미니스트로서 이 작업은 마치 스스로 나신을 낱낱이 대중에 드러내 보이는 일이었다. 또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변절자 페미니스트’라는 지탄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포르노와 곁들인 바이브레이터와 하겐다즈 한 통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인간의 허전함은 다시금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남녀 관계의 단단한 구축이 얼마나 절실한 일인가를 일깨워준다. 그리고 그것은 버자이너에 대한 남녀 모두의 올바른 이해에서 출발한다.여기 버자이너에 관한 모든 것이 있다. 생리·의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역사적 지식과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한 성을 위한 조언까지 아낌없이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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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금 여기의 페미니즘X민주주의
정희진, 서민, 손아람, 한채윤, 권김현영, 손희정, 홍성수 | 교유서가 | 2018-05-1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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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금 여기의 페미니즘X민주주의
정희진, 서민, 손아람, 한채윤, 권김현영, 손희정, 홍성수 | 교유서가 | 2018-05-1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어째서 젠더는 정치가 아니란 말인가
페미니즘이 던지는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
"고통을 회피하는 사회는 더 고통을 치른다"
우리 시대 페미니즘의 최전선을 말한다!
책으로 만나는 페미니스트 7인의 인기강연
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 앞에서
"메갈리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등 2015년 이후 더욱 높아진 여성혐오 이슈, "좌우"와 영역을 가리지 않은 채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최근의 "미투" 운동 등 젠더 관련 이슈가 최근 한국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다. 한편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적폐청산"을 내건 정치인이 당선되는 데 여성들의 목소리가 큰 역할을 했다(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임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전의 탄핵 국면에서 광장은 거대한 적폐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주는 장이기도 했다. 보수에 대항하는 목소리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지 않는다. 이제는 젠더 이슈에 대해 여성/성소수자들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지 않으며, 페미니즘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 역시 넓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결정적" 순간에 젠더 이슈는 "사소한 것" 혹은 "나중에" 처리해야 할 문제로 치부된다. 특히 그것이 "정치적" 상황일 때 그렇다. 흔히 적폐의 온상으로 여겨지는 힘 있는 혹은 보수적인 조직 내에서뿐 아니라 "진보"진영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노조나 진보정당 내의 젠더문제 역시 "대의"의 뒤로 밀려나는 사소한 문제로 치부된다. "미투" 운동이 한국사회를 휩쓸며 어떤 곳도 젠더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젠더문제가 얼마나 이 사회의 핵심적 병폐인지가 드러나는 와중에도 언론에서 "미투" 운동을 부각시키면 다른 더 "중요한" 병폐를 의도적으로 묻어버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공격을 "진보"세력으로부터 받는다. 좌우 막론하고 젠더는 "아킬레스건"이며, 비정치적 영역으로 쉽게 환원되며, 이성애중심주의와 남성연대는 강력하게 작동한다. 성 적폐야말로 진영에 관계없는 가장 강력한 적폐인 셈이다.
이 책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무엇이 정치이며, 젠더권력은 어째서 늘 현실정치에서 사소화되며,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왜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 것이냐고. 이명박·박근혜 시대라는 명백한 거악의 시절을 견디며 광장에서 저항했던 것은 분명 "모두"였는데, 왜 "결정적 순간"에는 그 모두 안에 여성과 성소수자는 사라지고 젠더문제는 사소한 일이 되는 것이냐고. 어째서 "합리적 시민"의 얼굴은 대체로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진보의 아킬레스, 젠더
대선 당시 방송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홍준표 후보의 질문에 문재인 후보는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답했을 뿐 아니라 기독교단체를 방문해 "차별금지법과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자신의 저서에서 여성혐오 및 성차별적 시각을 보인 탁현민씨는 현재 청와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진보" 정치인에 대한 "미투"는 진보진영에 대한 "공작"으로 취급받는다. 더구나 현정권에 비판을 제기하는 순간,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현정권 지지자들에게 집중공격을 받기도 한다.
이 책은 지금 여기의 정치와 페미니즘을 논한다. 이 책의 바탕이 된 강연은 명백한 "거악"인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적폐청산을 내건 문재인 정권으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의 2017년, "진보의 집권"이라는 한 축과 식지 않고 있는 페미니즘의 목소리라는 한 축이 만나기 시작한 시점에 이루어졌다. 한국사회 전반에 깔린 강력한 남성연대와 여성혐오, 이성애중심주의와 젠더감수성 부재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던 시점이며, 보수에 대해 도덕적 우월감을 지닌 진보의 아킬레스건이 결국 젠더라는 것이 드러났던 결정적 시점이다. 이는 "미투" 국면을 지나고 있는 2018년 현재 다시 한번 강력히 드러나고 있다.
지금 여기의 젠더 이슈를 활발히 발화하고 있는 7명의 저자들은 이 책에서 최근 한국사회 전반의 젠더문제를 다루면서 특히 최근 10년, 명백한 "보수" 정권이 지나가고 ("팬덤"으로도 표현되는) 강력한 지지층을 등에 업은 "진보" 정권이 집권한 지금을 중심으로 여성/성소수자가 어떻게 배제되며 젠더문제가 사소화되는지를 여러 주제를 통해 다룬다.
"나중에" 말고 지금!: 좋은 정부보다 더 많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
사적인 영역, 사소한 문제로 취급되는 남녀관계와 젠더문제야말로 권력관계의 문제이고 가장 정치적인 문제라는 점을 역설하는 1강(정희진)을 시작으로, 2강(서민)에서는 특히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한국남성들의 여성혐오의 실태를 개괄하며, 3강(손아람)은 문화생산자의 입장에서 대중문화와 대중매체 속에서의 여성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문화의 생산과 소비의 동학 속에서 드러낸다. 4강(한채윤)에서는 종교와 정치가 유착되어 종교가 정치화되고 정치가 종교화되는 정치현실 속에서 성소수자가 어떻게 배제되고 혐오화되는지, 대의에 뒤따르는 "나중에" 정치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 과정을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5강(권김현영)에서는 지난 10년간 한국 정치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반복적으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지를 살피며, 이 과정에서 강력한 남성연대가 "좌우 진영"을 넘어 얼마나 강력한지를 드러낸다. 6강(손희정)에서는 현재 한국사회를 설명하는 강력한 키워드인 음모론과, 역시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강력한 남성동성사회, 남성연대가 어떻게 결합해 작동하는지를 "검사영화"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7강(홍성수)은 젠더/소수자 이슈의 핵심적 개념으로 유통되는 "혐오"와 혐오로 뒤덮인 지금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이론적 팁과 분석을 제공한다. 그리고 마지막 8강(정희진)에서는 적폐청산을 내건 "진보"로 지칭되는 현정부의 젠더 인식을 비판적으로 짚는다. 동시에 대통령을 둘러싼 강력한 "팬덤"과 관련해 민주주의를 만들어갈 "시민"으로서의 태도가 무엇인지를 사랑이라는 주제로 짚어본다.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왜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가"라는 정희진의 질문(8강)은 이 책을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상상해야 할 것은 정권의 교체, 좋은 나라 만들기를 넘어 더 많은 민주주의이며, 페미니즘과 젠더에 대한 고민은 "대의"에 뒤따르는 사소한 문제, 우선순위의 나중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에서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어째서 젠더는 정치가 아니란 말인가
페미니즘이 던지는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
“고통을 회피하는 사회는 더 고통을 치른다”
우리 시대 페미니즘의 최전선을 말한다!
책으로 만나는 페미니스트 7인의 인기강연
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 앞에서
‘메갈리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등 2015년 이후 더욱 높아진 여성혐오 이슈, ‘좌우’와 영역을 가리지 않은 채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최근의 ‘미투’ 운동 등 젠더 관련 이슈가 최근 한국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다. 한편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적폐청산’을 내건 정치인이 당선되는 데 여성들의 목소리가 큰 역할을 했다(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임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전의 탄핵 국면에서 광장은 거대한 적폐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주는 장이기도 했다. 보수에 대항하는 목소리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지 않는다. 이제는 젠더 이슈에 대해 여성/성소수자들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지 않으며, 페미니즘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 역시 넓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결정적’ 순간에 젠더 이슈는 ‘사소한 것’ 혹은 ‘나중에’ 처리해야 할 문제로 치부된다. 특히 그것이 ‘정치적’ 상황일 때 그렇다. 흔히 적폐의 온상으로 여겨지는 힘 있는 혹은 보수적인 조직 내에서뿐 아니라 ‘진보’진영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노조나 진보정당 내의 젠더문제 역시 ‘대의’의 뒤로 밀려나는 사소한 문제로 치부된다. ‘미투’ 운동이 한국사회를 휩쓸며 어떤 곳도 젠더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젠더문제가 얼마나 이 사회의 핵심적 병폐인지가 드러나는 와중에도 언론에서 ‘미투’ 운동을 부각시키면 다른 더 ‘중요한’ 병폐를 의도적으로 묻어버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공격을 ‘진보’세력으로부터 받는다. 좌우 막론하고 젠더는 ‘아킬레스건’이며, 비정치적 영역으로 쉽게 환원되며, 이성애중심주의와 남성연대는 강력하게 작동한다. 성 적폐야말로 진영에 관계없는 가장 강력한 적폐인 셈이다.
이 책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무엇이 정치이며, 젠더권력은 어째서 늘 현실정치에서 사소화되며,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왜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 것이냐고. 이명박·박근혜 시대라는 명백한 거악의 시절을 견디며 광장에서 저항했던 것은 분명 ‘모두’였는데, 왜 ‘결정적 순간’에는 그 모두 안에 여성과 성소수자는 사라지고 젠더문제는 사소한 일이 되는 것이냐고. 어째서 ‘합리적 시민’의 얼굴은 대체로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진보의 아킬레스, 젠더
대선 당시 방송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홍준표 후보의 질문에 문재인 후보는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답했을 뿐 아니라 기독교단체를 방문해 “차별금지법과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자신의 저서에서 여성혐오 및 성차별적 시각을 보인 탁현민씨는 현재 청와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진보’ 정치인에 대한 ‘미투’는 진보진영에 대한 ‘공작’으로 취급받는다. 더구나 현정권에 비판을 제기하는 순간,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현정권 지지자들에게 집중공격을 받기도 한다.
이 책은 지금 여기의 정치와 페미니즘을 논한다. 이 책의 바탕이 된 강연은 명백한 ‘거악’인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적폐청산을 내건 문재인 정권으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의 2017년, ‘진보의 집권’이라는 한 축과 식지 않고 있는 페미니즘의 목소리라는 한 축이 만나기 시작한 시점에 이루어졌다. 한국사회 전반에 깔린 강력한 남성연대와 여성혐오, 이성애중심주의와 젠더감수성 부재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던 시점이며, 보수에 대해 도덕적 우월감을 지닌 진보의 아킬레스건이 결국 젠더라는 것이 드러났던 결정적 시점이다. 이는 ‘미투’ 국면을 지나고 있는 2018년 현재 다시 한번 강력히 드러나고 있다.
지금 여기의 젠더 이슈를 활발히 발화하고 있는 7명의 저자들은 이 책에서 최근 한국사회 전반의 젠더문제를 다루면서 특히 최근 10년, 명백한 ‘보수’ 정권이 지나가고 (‘팬덤’으로도 표현되는) 강력한 지지층을 등에 업은 ‘진보’ 정권이 집권한 지금을 중심으로 여성/성소수자가 어떻게 배제되며 젠더문제가 사소화되는지를 여러 주제를 통해 다룬다.
‘나중에’ 말고 지금!: 좋은 정부보다 더 많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
사적인 영역, 사소한 문제로 취급되는 남녀관계와 젠더문제야말로 권력관계의 문제이고 가장 정치적인 문제라는 점을 역설하는 1강(정희진)을 시작으로, 2강(서민)에서는 특히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한국남성들의 여성혐오의 실태를 개괄하며, 3강(손아람)은 문화생산자의 입장에서 대중문화와 대중매체 속에서의 여성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문화의 생산과 소비의 동학 속에서 드러낸다. 4강(한채윤)에서는 종교와 정치가 유착되어 종교가 정치화되고 정치가 종교화되는 정치현실 속에서 성소수자가 어떻게 배제되고 혐오화되는지, 대의에 뒤따르는 ‘나중에’ 정치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 과정을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5강(권김현영)에서는 지난 10년간 한국 정치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반복적으로 등장했다가 사라지는지를 살피며, 이 과정에서 강력한 남성연대가 ‘좌우 진영’을 넘어 얼마나 강력한지를 드러낸다. 6강(손희정)에서는 현재 한국사회를 설명하는 강력한 키워드인 음모론과, 역시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강력한 남성동성사회, 남성연대가 어떻게 결합해 작동하는지를 ‘검사영화’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7강(홍성수)은 젠더/소수자 이슈의 핵심적 개념으로 유통되는 ‘혐오’와 혐오로 뒤덮인 지금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이론적 팁과 분석을 제공한다. 그리고 마지막 8강(정희진)에서는 적폐청산을 내건 ‘진보’로 지칭되는 현정부의 젠더 인식을 비판적으로 짚는다. 동시에 대통령을 둘러싼 강력한 ‘팬덤’과 관련해 민주주의를 만들어갈 ‘시민’으로서의 태도가 무엇인지를 사랑이라는 주제로 짚어본다.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왜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가”라는 정희진의 질문(8강)은 이 책을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상상해야 할 것은 정권의 교체, 좋은 나라 만들기를 넘어 더 많은 민주주의이며, 페미니즘과 젠더에 대한 고민은 ‘대의’에 뒤따르는 사소한 문제, 우선순위의 나중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에서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책 속으로
‘진보끼리는 비판하면 안 된다’는 진영논리, ‘우리 편을 비판하면 적’이라는 패거리주의로 ‘기사단’의 활동은 든든한 뒷배를 얻었습니다. 이 ‘합리적 시민’은 대체로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여성/소수자시민의 모멸감은 이 국면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_들어가는 말에서
톰과 제리는 섹스를 하지 않아요. ‘재벌’하고 ‘알바’는 섹스를 안 해요. 그런데 남성과 여성은 적대적 모순관계인데, 섹스를 합니다. 이게 바로 이성애제도죠. 그 때문에 섹스가 정치적인 문제가 되는 겁니다. ‘적과의 동침’ 때문에, 남녀가 가족을 만들고 가족은 사소한 문제, 비정치적인 문제로 인식되는 겁니다. _1강에서
자본주의 혹은 현실정치에서의 여당과 야당의 관계, 대개 이런 걸 정치라고 하잖아요. 여성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것을 심각한 정치적 문제로 보는 사람은 드물어요. 거듭 말하지만, 자본주의가 작동하기 위한 기본전제는 가부장제예요. 젠더시스템이에요. _1강에서
저는 여성혐오의 가장 큰 목적이 ‘침묵하지 않는 여성들의 입을 닥치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처럼 성차별을 해도, 성추행을 해도 그냥 가만히 있어주면 좋겠다는 게 남자의 실제 속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추행도 자유롭게 하고, 여자들이 지나가면 품평회도 하는 세상을 남자들이 즐겨왔는데, 이제 여자들이 거기에 반발을 하니까 화가 나는 거죠. 이것이 여성혐오의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_2강에서
남성인물에게 문제를 발생시켰을 때는 거기 부딪히고, 해결을 시도하고, 문제를 극복하거나 좌절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이자 작품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성인물에게 주어진 상황은 그저 전시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죠. _3강에서
저는 사실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머리로는 예나 지금이나 뭐가 문제인지 알고 있었어요. 제가 경험한 건 ‘관대한 환경에서 인간이 얼마나 느슨해질 수 있는지’였습니다. 다른 창작자들도 제가 느끼는 압력을 느낍니다. 여러분들은 구제불능으로 보이는 창작자들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저를 바꿨듯이. _3강에서
5월 대선은 일단 성적소수자 인권에 손사래 치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결과를 남겼습니다. 2012년 대선후보일 때만 해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분이 이제는 그 법이 필요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나중에 정치’가 탄생했습니다. _4강에서
정치가 종교화되면 정치인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대의 구원자’로 신봉됩니다. 종교가 정치화되면 종교인은 약자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배후를 자처합니다. 정치와 종교가 서로 호환되기 쉽다는 것은 그 사회가 위험에 빠져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기득권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데 관심이 있는 정치인과 종교인들이 합작으로 만들어내는 혐오정치가 횡행합니다. 이때 동성애에 집중해서, 동성애가 정말 옳은지 그른지에 집중하면 ‘저쪽’ 프레임에 말려드는 겁니다. (…) 민주시민으로서 민주주의의 실현을 고민할 때, 뚜렷하게 싸움의 대상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그 싸움의 대상이 한국 근대사에서 뿌리 깊어진 정교유착이라고 생각합니다. _4강에서
1980년대 남자 운동권들과 1990년대 문화운동판에 있던 남자들이 만나, 40대 서울 남성들은 자신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목소리 뒤에 지금까지 쌓아올린 한국사회의 다른 목소리가 급속도로 지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008년에 시작된 광장의 새로운 여성단체의 가능성은 역사화되지 않았고, 2015년부터 2년간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여성혐오 이슈는 정치의 공론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룸살롱 남성연대가 스크럼을 짜고 한국사회의 새로운 기득권이 되어 다른 사람의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 사회에는 사회변화를 위한 새로운 기획과 다른 목소리들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민주주의이지, 형, 아우, 형수님의 안온한 그들만의 리그는 아니었을 텐데 말입니다. _5강에서
한국사회는 정치적 지형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의 상상력에서도 거대한 두 개의 남성?동성사회가 싸우고 있다는 겁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적폐’니 ‘빨갱이’니 하면서 삿대질을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 둘 모두 거대한 ‘성性적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죠. _6강에서
강간이라는 실제행위도 중요하지만, 실제행위가 가능해지고 필요하다고 상상되는 그 ‘상상력’이 여성에 대한 배제 및 차별, 폭력과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여성배제 위에 만들어지는 남성공동체란 또 한편으로는 이성애중심적이고, 비장애인중심적이며, 원주민중심적이죠.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내각이라고 한다면, 이런 상상력의 문제 역시 이해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가 되었을 때, 정치적으로 합당한 대응을 했어야죠. 왜냐면 남자들이 여자들을 “돌려서 먹을 수 있다”고 얘기하고, 그것이 남성다움을 형성한다는 그 상상력이 지금과 같은 배제적인 정치를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페미니스트들에게 탁현민의 문제가 그렇게 중요했던 것은 이 때문입니다. 탁현민이 싫어서가 아니라, 혹은 문재인 정권에 흠집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을 교환가치로 삼아버리는 남성중심적인 정치를 깨기 위해서 이는 꼭 해결해야 할 매우 상징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였던 거죠. _6강에서
위험의 징후가 몇 가지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에서 동성애 찬반을 묻는 장면은 한국사회에서 처음으로 성소수자문제가 정치도구화된 순간이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주자나 소수종교 등 소수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는 정치세력들이 많죠. 한국에서도 이제 성소수자문제를 정치 쟁점화하여,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성소수자를 희생양으로 만들어 득표에 활용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정치는 결국 다수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게임이고, 소수자를 악마화하는 것은 정치인에게는 아주 달콤한 유혹이죠. 한국정치도 지역감정을 그런 식으로 활용해왔지만, 이제 소수자를 도구화하는 시대가 열리게 된 것입니다. 다음 대선 때는 “외국인노동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무슬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외국인범죄에 대한 단속 강화를 찬성하십니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정치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_7강에서
문재인이라는 캐릭터가 신자유주의라는 구조를 메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인격과 스킨십으로는 한계가 있지요. 문제는 시민입니다. 구조를 직시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해야지, 팬덤으로 위로받으려고 하면 공도동망共倒同亡입니다. 다 망합니다. _8강에서
이들에게 ‘유일한 약점’은 젠더입니다. 젠더는 시공간을 초월해 어느 사회에서나 모든 남성의 정치적 문제지만, 이들에게는 도덕적 우월감이 있어요. 문제는 그것입니다. 도덕적 우월감과 자부심 때문에 ‘다른 정치’,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지 않아요. 이것이 운동권, 좌파, 진보세력의 적폐가 될 것입니다. 진보나 보수나 여성문제, 성소수자문제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새로운 구호가 등장했죠. “나중에!” 여성문제는 나중에. 선후를 자기들이 정한 겁니다. 예전에는 ‘부차적 문제’, ‘사소한 문제’였는데 요즘엔 ‘나중에’죠. 젠더 스캔들은 계속 터질 것입니다. 이미 저출산이라는 구조적 저항이 완강한 데다 지금 젊은 세대, 여성들은 참지 않아요. _8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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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페미니즘을 팝니다
앤디 자이슬러 | 세종서적 | 2018-04-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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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페미니즘을 팝니다
앤디 자이슬러 | 세종서적 | 2018-04-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페미니즘 열풍 이면에 가려진 불평등한 문제들티셔츠, 생리대, 리얼리티쇼, 영화, 연예인의 페미니스트 선언.
그 후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상업화된 페미니즘의 종말!
페미니즘은 상품이 아니다
페미니즘은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라 불편한 진실을 알리는 사회운동이다
바야흐로 페미니즘 네 글자를 빼고서는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운 시대에,
이 책을 만난 것은 크나큰 행운이고 다행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질문이 바뀔 것이다.
‘나너는 페미니스트인가?’에서 ‘나-우리는 어떤 페미니스트이어야 하는가?’로.
- 은유(≪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작가)
페미니즘 열풍의 현주소와 아직 남아 있는 미완의 과제들에 관한 이야기
페미니즘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한때 사람들이 기피하는 단어였던 페미니즘은 이제 패션, 영화, 연예인의 도움으로 새로운 브랜드로 변신했다. 최근에 페미니즘은 남성을 혐오하는 여성들의 공격적인 운동이라는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세련되고 재미있는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페미니즘 문구는 티셔츠부터 스마트폰 케이스, 에코백까지 온갖 상품에 멋스러운 상표처럼 등장한다.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Girls Can Do Anything(여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Girls do not need a prince(소녀에게 왕자는 필요 없다) 같은 문구가 새겨진 상품은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페미니즘 액션 영화라고 알려지면서 좋은 흥행성적을 거두었고 엠마 왓슨, 비욘세, 김혜수, 문소리처럼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는 연예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성차별적인 현실을 그린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동시대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페미니즘은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사실 공개운동인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되며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얻고 있다. 2017년 가을 할리우드 제작자의 성범죄 파문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우리나라에서도 검찰과 문단 내 성추행 사건에 관한 잇따른 폭로가 불씨가 되어 최근에는 문화, 연극계로 확산되었다.
이런 페미니즘 열풍은 페미니즘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는 증표로 볼 수 있을까? 미투 운동 동참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여태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여성들이 그나마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이것을 페미니즘의 진보라고 볼 수 있을까?
대표적인 페미니즘 잡지≪비치(Bitch)≫의 창간자인 앤디 자이슬러는 페미니즘의 대중화를 두고 페미니즘의 비약적 발전이라고 이야기하는 반응에 냉정한 시선을 던진다. 20년 넘게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영화나 TV 프로그램, 광고를 탐구하며 글을 써왔던 사람으로서 그녀는 페미니즘이 사람들을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영역은 대중문화와 대중매체라고 생각해왔다.
시대가 바뀌어 페미니즘이 뮤직비디오, 샴푸 광고, 패션쇼, 잡지, 드라마 등의 화려한 주류 문화에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심지어 매니큐어와 에너지 드링크, 향수, 생리대 등 온갖 상품에서 ‘페미니즘적’이라는 표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페미니즘은 어느새 멋지고,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자리매김했다. 페미니즘의 대중화는 페미니스트라면 누구나 바라 마지않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앤디 자이슬러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큼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페미니즘은 돈이 되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미지만 남고, 지향하던 가치와 투쟁은 사라져버렸다. 대중의 입맛에 맞춰 변형되면서 정작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불평등은 외면되었다. 상업화된 페미니즘은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과 남녀 임금 격차, 육아 휴직 등 우리를 불편하고 거북하게 하는 복잡한 문제는 파고들지 않는다.
앤디 자이슬러는 ≪페미니즘을 팝니다≫에서 페미니즘이 상업적으로 포장되고 이용되는 과정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대중문화와 대중매체를 통하면서 본래의 의의가 어떻게 변질되고 퇴색되는지 보여준다. 여성 상위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권이 높아진 듯 보이지만,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라는 아주 기본적인 의제를 예전보다 더 자주 언급해야 하는 실상을 꼬집는다.
이 책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물결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즘 정의나 역사적 계보를 다루는 입문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여러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안내서도 아니고,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성폭력과 성차별을 폭로하는 책도 아니다. 이제는 더 이상 페미니즘을 정의하고 선언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페미니즘 운동의 성과라고 착각할 수 있는 작금의 페미니즘 열풍을 재검토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촉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언론에 화려하게 보이는 페미니즘과 현실과의 간극을 냉철하게 보여줌으로써 페미니즘의 현주소에 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완전한 평등을 위해 페미니즘을 어떤 방식으로 지속시켜야 할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페미니즘은 누가 어떻게 이용하고 오염시키는가?
상품과 광고, 방송과 연예인 가십에 등장하는 멋지고 재미있는 페미니즘은 일반적으로 ‘팝 페미니즘’이나 ‘달콤한 페미니즘’으로 불린다. 페미니즘은 브라를 태우는 드센 여자들, 남자를 혐오하는 성질 고약한 여자들, 진부하고 매력 없는 여자들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매력적이지만 위협적이지는 않고, 섹시하지만 과도하게 야하지는 않는 페미니스트라는 이미지가 새롭게 등장했다. 저자는 이런 페미니즘을 상업화된 페미니즘이라는 의미에서 ‘시장 페미니즘’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정치 운동으로서의 페미니즘과 확실히 구별된다.
시장 페미니즘은 개인적 차원에서 뭔가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개인으로서 우리는 여성 해방을 의미하는 여성용 담배를 피우거나 독신여성의 성공을 찬양하는 비혼 반지를 선택할 수 있다. 소녀들에게 자존감을 북돋아주는 광고로 유명한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페미니스트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거나 성적 주도권을 의미하는 차원에서 섹시한 속옷을 입을 수 있다. 시장 페미니즘에서는 무엇을 하든 페미니즘적 선택이라고 간주하기만 한다면 모든 선택이 여성해방을 위한 실천이 된다. 이런 배경에서는 제모를 하거나 하이힐을 신는 것까지 페미니즘을 위한 정치적인 행동이 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이 페미니즘보다 자본주의에 가깝다고 말한다. 광고의 목표는 매출 증대다. 기업은 사회 정의가 아니라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기업들은 페미니즘을 상품에 이용하지만, 상품과 실제 페미니즘을 결합하지는 않는다. 상품에 판매 가치가 높은 페미니즘의 색깔을 살짝 입혀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함으로써 뭔가를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광고도 소비자의 낮은 자존감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마케팅 수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멋진 패션과 브래지어, 운동화를 통해 자존심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꾸밀 뿐이다.
또한 시장 페미니즘은 영화와 TV 프로그램, 소설 등 대중매체에 강력한 여성이 등장하는 것은 여권이 신장된 현실을 반영한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여성 친화적인 작품이 흥행하는 현상이 여성의 영향력 증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낙관하게 한다. 그러나 현실은 여성 제작자의 작품이 흥행하면 작품성 때문이 아닌 운이 좋은 것으로 치부하고, 단지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 없거나 강력한 여성인물이 등장하기만 해도 페미니즘 영화라고 칭송한다. 이것은 내용이 아닌 페미니즘을 상품성의 일부로 여기는 풍조 때문이다. 여성 작가 또는 감독이 참여한 영화라고 해서 페미니즘 영화가 되는 건 아니다.
‘연예인 페미니즘’은 커다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사회적 현안은 주변 사람의 백 마디 말보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한 마디로 관심이 쏠린다. 엠마 왓슨이 유엔에서 페미니즘에 관한 연설을 하고, 무대에 선 비욘세가 페미니스트 네온 조명 아래에서 노래를 부름으로써 페미니즘은 아픈 역사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당당하고, 매력적이고, 힘차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변모했다. 연예인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에 거부감을 조장하던 대중매체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지만, 연예인의 발언과 노래 가사, 패션을 두고 페미니즘적이냐 아니냐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우리의 주의를 돌린다. 논쟁은 그마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벼운 유행처럼 금방 지나가버린다. 연예인 페미니즘은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을지라도 성평등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보다도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을 선언하고 페미니즘 운동 자체를 인정받는 데서 그친다. 때로는 여권 신장을 강조하는 연예인의 발언은 여성을 착취하는 영화업계, 방송업계, 연예 산업계의 관행을 은폐하기도 한다.
시장 페미니즘이든 연예인 페미니즘이든 어찌 됐든 페미니즘이 주류로 부상해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기뻐할 만한 일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상품이 아닌 캠페인이고, 한때 반짝이다 지나가버릴 유행이 아니라 성평등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관철해야 할 사회 운동이며, 의제를 다루고 변화를 촉구하는 정치 운동이다. 체제를 바꾸려 하는 페미니즘은 개인을 우선시하는 브랜드화된 페미니즘, 시장 페미니즘, 연예인 페미니즘과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신자유주의의 조력자인 시장 페미니즘은 체제의 문제를 개인의 능력과 문제로 돌리고 개인들을 위한 상업적인 해결책을 나눠준다. 여성이 학교에서, 직장에서, 연애에서 벽에 부딪힌다면 그건 성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감의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시장 페미니즘은 모든 것을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고, 선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득한다. 여성은 낙태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닌 ‘선택’을 갖는다. 여성은 언제든지 회사를 그만두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자진해서 섹시한 말과 행동을 함으로써 성적 대상이 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선택’과 ‘권리’는 동일하지 않다. 합법적인 낙태 시술을 받을 여건이 안 되는 여성에겐 낙태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 오직 아기를 낳아 입양을 보내는 ‘선택’만 남는다. 육아휴직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여성은 퇴사라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이런 의미에서 살펴보자면 최고위직에 오르는 여성이 극히 드문 이유는 여성이 그 자리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을 그만둘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퇴직을 선택할 수조차 없다. 이렇게 선택이라는 단어는 불평등을 은폐한다. 시장 페미니즘은 불평등한 토대 위에서 권리를 누리던 남자들에게 아무런 권리도 박탈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는, 공격성을 제거하고 정중하고 듣기 좋은 말로는 사회의 거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시장 페미니즘 덕분에 언론과 대중문화가 점점 더 다양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꼬집는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의 대중화가 곧 페미니즘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수의 여성이 권리를 누리는 동안 대부분의 여성은 여전히 성범죄에 노출되거나 여성성을 강요받거나 임금격차나 승진 등의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다. 여성 폭력이나 보육, 재생산의 자유, 불평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그런 일은 남자들에게도 일어나는데”라든가 “모든 남자들이 그러는 건 아니에요!”라는 반응이 즉각적으로 되돌아온다.
저자는 광고, 영화, 텔레비전, 패션에 담긴 여성들의 모습에 대해 논하고, 페미니즘이라는 급진적인 이념이 주류 문화에 편입되면서 어떤 결과가 초래되었는지 빈틈없이 분석한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페미니즘이 활용되고 오용되는 과정을 참신하고 예리하게 고찰하고, 페미니즘이 유행어처럼 불리는 동안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을 되짚어본다. 페미니즘은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고 있다. 현재는 여성해방이 완성되었으니 페미니즘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왜 아직도 페미니즘이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기형적인 상태이다. 자자는 이런 현실을 지적하면서 페미니즘이 더 많은 여성들을 위해 의미 있는 문화를 만들어내기를 촉구한다.
▣ 달콤한 페미니즘(시장 페미니즘)이 말하지 않는 것들
비욘세, 베네딕트 컴버배치, 메릴 스트립 등 연예인들의 페미니스트 선언
: 페미니즘이 세련된 이미지로 변신하는 동안 임금 차별, 성희롱, 출산의 자유 등의 문제도 같이 논의되는가?
〈매드 맥스〉 〈델마와 루이스〉 〈에일리언〉 같은 페미니스트 영화들
: 영화 속 강한 여성들의 모습은 실제 여성들의 현실을 반영하는가?
여성용 담배, 독신 반지, 소방관 바비인형 등 페미니즘의 가치를 표방하는 상품들
: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성차별이 사라지고 여성의 삶이 바뀌는가?
남성들에게 페미니즘 동참을 권유하는 엠마 왓슨의 유엔 연설
: 평등과 자유의 권리가 아니라 페미니즘 자체를 인정받는 데 그친 것은 아닌가?
셰릴 샌드버그의 ≪린 인≫
: 여성들이 잠재력을 발휘하기에 앞서 불평등한 기업 문화를 바꿔야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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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머니의 나라
추 와이홍 | 흐름출판 | 2018-08-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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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머니의 나라
추 와이홍 | 흐름출판 | 2018-08-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가모장제 모계사회라는 담대한 상상이 현실인 곳!”
중국 윈난성 모쒀족 사회에서 마주친, 평등하고 자유로운 평행우주
하루 15시간씩 일하며 세계 최상위 로펌의 고문 변호사로 경력의 정점을 구가하던 추 와이홍. 그에게는 애인도 아이도 취미생활도 인간다운 삶도 허락되지 않았다. 남성중심사회에서 어렵게 쟁취한 부와 명예를 내던지고 여성이 평생토록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찾아 떠난 페미니스트의 여정!
이 책을 번역한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이민경 작가는 “단언컨대 여태까지 두려워하던 여성들 중에 적지 않은 수가 『어머니의 나라』를 딛고 다른 길 위에 설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문화인류학자 김현미는 “『이갈리아의 딸들』이 픽션이라면 『어머니의 나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실재다”라고 평했고, 여성학자 정희진은 “극도로 남성중심사회인 한국의 남성은 모쒀족 남성보다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작가 서늘한여름밤은 “읽으면서 여러 번 놀랐고, 왜 나는 이런 삶을 상상도 해보지 못했을까 하고 탄식했”고, 「씨네21」 이다혜 기자는 “여성이 여성으로 존재하기 위해 세계와 불화하지 않아도 되는 땅이 있다”, 위근우 칼럼니스트는 “가부장제와 정상가족이라는 보편의 신화 바깥에서 새롭고도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 책을 강력추천했다.
“가모장제 모계사회라는 담대한 상상이 현실인 곳!”
문화인류학자 김현미, 여성학자 정희진, 이다혜 기자, 서늘한여름밤, 위근우 칼럼니스트 강력추천!
강남역 사건 후 여성들의 입을 트이게 해준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이민경 작가 번역
하루 15시간씩 일하며 세계 최상위 로펌의 고문 변호사로 경력의 정점을 구가하던 추 와이홍. 생활에 필요한 모든 수발을 해주는 전업주부 아내가 있어 안락한 가정생활을 누리는 남성 동료들과는 달리 그에게는 아이도 가족도 취미생활도 인간다운 삶도 허락되지 않았다. 사표를 내던지고 세계여행에 나선 그는 중국 윈난성의 모쒀족 마을에서 난생 처음으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6년 넘게 살고 있다. 중국계 싱가포르인인 저자의 아버지는 사업차 들르는 항구도시마다 애인을 두었다. 아버지와 달리 절대로 바람을 피우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던 어머니와 이 모든 상황을 견디며 살아온 저자는 남성에게만 성의 자유가 허용되는 무늬만 일부일처제인 세상, 여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간다운 삶을 포기해야 하는 남성중심사회에서 페미니스트의 본능을 키워왔다.
모쒀족은 자유롭게 성관계를 하며 결혼, 이혼, 불륜이라는 개념이 없다. 모쒀족 여성들은 성년이 되면 화려한 의식을 치르고 혼자만의 방 ‘꽃방’을 쓰게 된다. 마을 축제와 공동노동, 식사와 담소, 온천욕 중에 구애의 눈빛과 대화가 오고가고 여성의 마음을 얻은 남성은 밤중에 그녀의 방문을 두드린다. 남성은 방문에 모자를 걸어두고 꽃방에 모자가 걸려있으면 아무도 그들을 방해하지 않는다. 이렇게 자유롭게 성생활을 누리다가 임신하면 아이는 오로지 어머니의 자식으로 인정받으며 혈통은 모계로 이어진다. 가모장인 할머니, 할머니의 딸과 아들, 딸이 낳은 손주들로 이루어진(아들과 여자친구 사이에 생긴 아이들은 그 여자친구의 가계에 속하므로) 모계 대가족이 모쒀족 가정의 기본 단위이다.
사랑하는 친구들 이본과 마거릿 덕택에 이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는 헌사를 바치며 따뜻한 자매애로 글을 시작하는 이 책은 번역서 출간 과정에서도 대안적 삶을 꿈꾸는 이들의 아낌없는 지지를 받았다. 통번역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접하고 여성들의 입을 트이게 해줄 언어를 탐색한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를 집필, 단숨에 페미니즘 저술가로 주목받은 이민경 작가는 첫 번역서로 이 책을 작업하게 된 것이 영광이라는 소감을 토로하며 이 책이 수많은 여성들에게 원하는 삶을 선택할 힘과 용기를 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책이 강고한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 내고 있는 다른 삶을 한결 수월하게 가능케 해줄 구체적인 지지대가 되리라고 믿는다. 단언컨대 여태까지 두려워하던 여성들 중에 적지 않은 수가 『어머니의 나라』를 딛고 다른 길 위에 설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당장 내가 이성애 결혼을 거부하고 세 명의 여성들과 함께 살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도 2012년 대학 수업에서 모쒀족에 대해 배웠던 기억을 떠올리고부터였기 때문이다. 애정, 친밀감, 경제능력, 돌봄노동처럼 결혼만이 해결해 주리라고 기대되는 다양한 삶의 면면을 유동적이고 자유롭게 나와 나누기로 해준 다봄, 다인, 유선 덕에 한층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문화인류학자 김현미는 “『이갈리아의 딸들』이 픽션이라면 『어머니의 나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실재다”, “다양한 세계와 삶의 방식이 동시적으로 존재함을 인정하며 소모적 긴장을 내려놓자”고 감회를 밝혔고, 여성학자 정희진은 “이 책은 가모장제를 글로벌 정치경제학과 문화연구 차원에서 다룬 훌륭한 입문서이다. 그래서 과학적이면서 동시에 치유적이다”라고 극찬하며 “극도로 남성중심사회인 한국의 남성은 모쒀족 남성보다 행복할까?”라며 반문했다. 전력질주를 멈추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 에세이로 청춘들의 전폭적인 공감을 얻은 서늘한여름밤 작가는 “읽으면서 여러 번 놀랐고, 왜 나는 이런 삶을 상상도 해보지 못했을까 하고 탄식했”고, “가모장 세계의 여행기를 읽다보면 가부장 세계에서 나고 자란 나의 상상력에 기분 좋은 균열이 간다”는 소감을 밝혔다.
「씨네 21」 기자로, 작가로 활약하는 이다혜 기자는 “여성이 여성으로 존재하기 위해 세계와 불화하지 않아도 되는” 모쒀족 사회가 “가파른 속도로 달리는 현대사회와 맞부닥치며 맞이할 미래가 무엇일지, 근심을 마음에 묻고 응원을 보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고, ‘프로불편러’로서 각종 사회적 이슈들에 참신한 관점을 제시해온 위근우 칼럼니스트는 “개인적으로 첫 추천사였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책에 실을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여성혐오로부터 자유로운 여성의 모습과 가부장제를 벗어난 남성의 쓸모를 상상하는 이들이라면, 모쒀족이 이미 이룩했던 ‘어머니의 나라’를 책으로나마 꼭 한 번 방문하길 바란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이갈리아의 딸들』의 현실 버전이자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평등한, ‘오래된 미래’
50여 언어로 번역되어 수십 년간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오래된 미래』를 통해 우리는 일처다부제가 잘 작동하는 라다크 사회를 알게 되었다. 라다크인과 모쒀인은 각각 인도와 중국 국경지대의 고산지역에 살며 티베트불교를 믿는다는 비슷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이들 사회를 발견한 것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문화인류학 연구의 성과였다.
절경으로 이름난 중국 윈난성의 루구호에 사는 모쒀족은 우리나라에 문화관광의 대상으로 먼저 알려졌고, 그동안 TV 교양 프로그램이나 여행잡지 등에서 종종 다루어졌음에도 가모장제 모계사회의 전통이라는 문화인류학적 의의가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못했다. 가수가 되어 서구 사회로 진출한 모쒀족 소녀의 성장기를 다룬 『아버지가 없는 나라』가 국내 출간되기도 했으나 현재 절판되었다. 『아버지가 없는 나라』는 모쒀족의 역사와 문화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전통사회에서 벗어나 현대 도시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시골 소녀의 욕망이 중심이 된 이야기다.
이 책 『어머니의 나라』는 최첨단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성공한 변호사가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중국 오지의 모쒀족과 가족이 되어 6년 넘게 거주하면서 모쒀족의 세계를 철저히 탐색하고 체험한 페미니스트의 여정을 그렸다. 전 세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페미니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이갈리아의 딸들』이 남성중심사회를 전복하는 상상력을 보여준 픽션이라면 『어머니의 나라』는 실재하는 가모장 사회에 대한 치밀한 기록이며 동시에 여성이 중심이 된 사회는 『이갈리아의 딸들』처럼 강자와 약자가 뒤바뀐 억압적 체제가 아니라 남성에게도 합당한 자리를 내어주는 평등한 사회임을 보여준다.
모쒀족 사회는 여성이 남성을 억압하는 사회가 아니다. 할머니의 남자 형제와 어머니의 남자 형제는 가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만큼 존중받는다. 남성은 경제력으로 평가받지 않고, 혼자 부양의 책임을 떠맡지 않고,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눈다. 모쒀족 사회에서는 연장자에 대한 공경을 강조하지만, 나이가 적은 아이들도 존중받으며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한다. 고용주와 일꾼을 대등한 관계로 인식하며 권력과 힘으로 약자를 누르는 문화를 낯설어한다.
사랑과 성의 자유, 안정된 가족을 모두 성취한 평행우주 vs.
위기의 가족, 그럼에도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건재한 우리의 현실
현대 가부장제 사회는 남녀의 성적 결합을 기초로 한 핵가족 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주로 여성의 성욕을 억압하고 남성에게는 암암리에 일탈을 허용하는 이중적인 기준 속에서 성매매가 일부일처제 사회의 필요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연인과 배우자에 대한 구속과 집착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고, “누가 누구와 잤느냐”는 문제는 가족의 테두리를 넘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선거의 쟁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쒀족 사회에서는 각자 자유로운 성생활을 하며, 타인의 성생활을 알려고 하거나 입에 올리지 않고, 연인에게 집착하거나 간섭하지 않는다.
모쒀식 연애의 핵심은 여자나 남자나 언제든 성관계를 할 상대를 고를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어떤 이에게 속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한 명이든, 계속 바뀌든, 동시에 여러 명을 사귀든 상관이 없다.
이들의 연애는 대부분의 경우 비밀스럽게 이루어진다. 오랜 기간 동안 연인 관계에 있는 이들이라고 해도 이 사실을 공공연하게 입 밖으로 내는 법이 없고, 함께 다니지도 않는다. 나는 모쒀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는데, 누가 누구와 꾸준히 연인 관계로 지냈다는 걸 알게 되는 데 몇 달 혹은 몇 년이나 걸렸다. 나는 자신의 연인이 어디서 뭘 하는지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모쒀인을 본 적이 없다. 상대에 대해 자신만을 사랑해달라고 요구할 권한이 없고, 그에게 자신 곁에서 시간을 보낼 것을 요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_「9장 결혼 아닌 결혼」 중에서
더 이상 가족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것이 당연하지 않게 여겨지면서 현재의 가족제도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혼율의 급증을 넘어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경향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혼외출산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유럽연합 공식 통계기구 유로스타트, 2016년). 유럽 국가들은 이런 현실에 발맞추어 제도를 개편하고 가족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혼율이 매우 높고 가족의 해체가 심각한 상황이나 현실과는 달리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아직도 완강히 자리잡고 있다.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연애하고 헤어지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위해서는 바람직하나 남녀의 성적 결합에 기초해 가족을 구성하다 보면 연애 상대가 바뀔 때마다 가족이 깨지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연애 상대와 생계를 함께 하거나 아이를 함께 키우기란 어렵다. 현재의 가족제도 하에서 자유로운 연애는 불안정한 가족이라는 대가를 낳는다.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불안정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안정된 환경에서 양육되어야 할 아이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 저자는 모쒀인들이 연애와 가족을 분리시켜 자유로운 성생활과 안정된 가정을 모두 성취했음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모쒀인들은 인간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은 모계 가족이며, 연애를 포함한 모든 것은 모계 가족이라는 중심축 아래에 놓인다. 모쒀인들은 섹스를 행복하고,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이를 가족의 부록이라는 제대로 된(부수적인) 위치에 놓을 줄 아는 이들이다. _「9장 결혼 아닌 결혼」 중에서
모쒀족은 가부장제 핵가족이 주류인 사회처럼 결혼과 이혼, 동거와 결별로 가정이 생기고 깨지고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태어난 모계 가정에서 죽을 때까지 안정되고 평화롭게 생활한다. 남성들도 동생들과 조카들을 돌보는 양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아이들은 이모들을 엄마라고 부르며 이모들도 조카들을 자식으로 여긴다. 부모의 집착과 과잉보호 혹은 방임과 애정결핍 속에서 자라는 가부장제 핵가족 사회의 많은 아이들과는 달리 모쒀족 아이들은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몇 명이든, 얼마나 자주 바뀌든 상관없이 언제까지나 어머니 곁에서 이모들과 삼촌들, 할머니와 할머니의 형제들에게 둘러싸여 넘치는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다. 아버지는 누군지 모르거나 누군지 알더라도 서로 상관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특히 어머니와 오랜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아이들을 계속 돌보는 경우도 있다.
가부장제 부계사회도 가모장제 모계사회도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들어낸 제도일 뿐이다. 모쒀족 사회는 관광지로 변모하고 중국 주류 사회에 흡수당하며 점차 전통문화를 잃어가고 있지만, 현대사회보다 더 자유롭고 평등한 이 ‘오래된 미래’는 연애, 결혼, 가족, 가정과 일의 양립, 자녀양육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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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오찬호 | 동양북스 | 2017-03-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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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오찬호 | 동양북스 | 2017-03-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오빠 한번 믿어봐!”
강하지만 슬픈 대한민국 남자, 그의 사회적 몸을 해부하다
수시로 사이다 같은 깨달음을 전해준다! _서민(기생충 박사)
“오빠 한번 믿어봐!”
군대, 의리, 가오의 대명사, 대한민국 남자를 해부하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교〉의 오찬호, 대한민국 남자를 분석한다!
기생충 박사 서민 강추 _“수시로 사이다 같은 깨달음을 전해준다!”
‘사회가 바뀌었다. 여기저기 여자들이 설치는 세상이 돼버려서 남자는 점점 더 살기가 힘들다.’
경쟁 논리에 잠식당한 이십 대와 그들을 둘러싼 사회 환경을 비판적 시각에서 파헤친 첫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 대의 자화상』과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한 대학의 현실을 비판한 『진격의 대학교 :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 대학의 자화상』으로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진 바 있는 사회학자, 오찬호. 그가 이번에는 이 땅에서 평범하게 사고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남자’에 메스를 들이댔다.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얼굴에 가면을 쓴 채 ‘모든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지 말라’는 시위를 하는 남자,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입에 침을 튀기면서 고생담에 치를 떨면서도 “그래도 남자란 모름지기 군대를 갔다 와야 사람이 된다”라며 매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남자, 예전처럼 열심히 가장으로서 일해도 제대로 된 대접도 못 받고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며 하소연하는 남자. 저자 오찬호의 그물망에 걸린 대상은 바로 이런 남자들, 즉 우리 주변에서 매우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보통 남자들이다.
그는 우선 그들의 주장대로 정말 여자들이 설치는 세상이 되었는지 그 팩트부터 짚고 넘어간다. 실제로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 평등지수는 0.651(여성이 남성 임금의 65퍼센트 정도의 경제, 정치적 권한을 누린다는 뜻, 스웨덴이나 노르웨이가 0.8 수준이다)로 조사 대상 국가 145개국 중 115위인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OECD 국가 중 꼴찌일 뿐만 아니라). 사정이 이러한데도 왜 많은 남자들은 남자로 태어나서 살기 힘들고 대접받지 못해서 너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걸까?
저자는 한국 남자를 이해하는 코드로 군대와 학교 교육,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Male breadwinner model, 남자가 생계를 책임지고 여자는 이를 지원하는 가족 모델)을 꼽는다. 권위주의와 경쟁주의 문화에 절어 있는 학교 그리고 폭력, 명령, 복종만이 절대 진리인 군대를 거치면서 남자(sex, 생물학적 성의 개념)는 점점 남성(gender, 사회적 성)으로 변해간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이다. 그 결과는 소통 능력과 공감 능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약자를 공격하는 남성들의 집단 세력화(예컨대 일베나 소라넷 등등), 약자에 대한 혐오 범죄, 결혼율과 출산율의 현격한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라는 심각한 사회문제와 결코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해외 학자의 연구 결과나 이론을 토대로 인용 및 첨삭을 한 저작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주로 저자의 삶과 연구 과정, 다시 말해 직접 경험을 통해 길러낸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국내 현실을 다룬 여러 사회 비평서 및 페미니즘 도서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만큼 원고가 갖고 있는 공감력과 흡입력, 생생한 현장감이 남다르다. 저자가 향하고 있는 비판의 대상에 저자 자신을 포함시키는 매우 성찰적인 애티튜드 역시 독자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오빠 한번 믿어봐!”
강하지만 슬픈 대한민국 남자, 그의 사회적 몸을 해부하다
수시로 사이다 같은 깨달음을 전해준다! _서민(기생충 박사)
그 남자 1
장소는 강남역 10번 출구,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인파들 앞에서 가면을 쓴 채 피켓을 든 그 남자. 피켓에는 ‘모든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지 말라’고 써 있다.
그 남자 2
장소는 시청역 근처의 한 호프집. 한 무리의 남성들이 맥주 한잔을 하며 군대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다. “졸라 말도 안 되는 고생시키면서 다 국가를 위한 거라고 개소리하는 게 제일 × 같았어!”, “쓸데없는 일 시키면서 나 괴롭힌 박 병장, 그 인간 망종 새끼 내가 다시 만나면 가만 안 둬!”
하나같이 군대에서 고생했던 이야기들을 쏟아냈지만, 그들은 결국 “그래도 군대니까 어쩔 수 없지 뭐”, “모병제를 하는 건 시기상조지!”, “아무리 그래도 더 이상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하면 진정한 군인이 될 수 없다고 봐”라는 말들로 화제를 마무리한다.
그 남자 3
장소는 어느 기업의 사무실 안. 경력 25년차 파트장인 김 부장이 말한다.
“뭐 성희롱? 내가 만지기를 했어, 들여다보길 했어. 그게 성희롱이야? 예전에는 찍소리도 못 하던 것들이 세상 좋아졌다고 건방지게 설치고 지랄이야! 여자들이 말이야, 진짜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 한다니까!”
군대, 의리, 가오의 대명사, 대한민국 남자를 해부하다!
‘사회가 바뀌었다. 여기저기 여자들이 설치는 세상이 돼버려서 남자는 점점 더 살기가 힘들다. 남자 노릇, 가장 노릇을 열심히 해도 예전처럼 ‘가장의 권위’를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한다. 이제는 요리까지 잘하고 외모까지 잘 가꾸어야 여자들의 관심을 살 수 있다. 취직은 더 힘들어지고 나보다 더 잘나가는 여자들을 보면 화가 난다. 내가 여자한테까지 무시당해야 하다니…….’
경쟁 논리에 잠식당한 이십 대와 그들을 둘러싼 사회 환경을 비판적 시각에서 파헤친 첫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 대의 자화상』과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한 대학의 현실을 비판한 『진격의 대학교 :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 대학의 자화상』으로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진 바 있는 사회학자, 오찬호. 그가 이번에는 이 땅에서 평범하게 사고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남자’에 메스를 들이댔다.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얼굴에 가면을 쓴 채 ‘모든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지 말라’는 시위를 하는 남자,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입에 침을 튀기면서 고생담에 치를 떨면서도 “그래도 남자란 모름지기 군대를 갔다 와야 사람이 된다”, “군대도 안 갔다 왔으면서 감히 군대에 대해 이야기하다니!”, “군대니까 폭력은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지금보다 군 복무 기간이 더 짧아지면 안 돼”라며 매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남자, 예전처럼 열심히 가장으로 일해도 제대로 된 대접도 못 받고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며 하소연하는 남자, “남자는 가오 빼면 시체지. 목에 칼이 들어와도 가오 떨어지는 일은 절대 못 해”라고 일상적으로 말하는 남자, 일 년에 요리하는 날이 며칠 안 되고, 쓰레기 분리수거 정도의 집안일을 하면서도 “나 정도면 괜찮지 않아? 당신은 좋겠다. 내가 가부장적인 남편이 아니라서 얼마나 대박이야?”라고 말하는 남자.
저자 오찬호의 그물망에 걸린 대상은 바로 이런 남자들, 즉 우리 주변에서 매우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보통 남자들이다. 그는 우선 그들의 주장대로 정말 여자들이 설치는 세상이 되었는지 그 팩트부터 짚고 넘어간다. 실제로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 평등지수는 0.651(여성이 남성 임금의 65퍼센트 정도의 경제, 정치적 권한을 누린다는 뜻, 스웨덴이나 노르웨이가 0.8 수준이다)로 조사 대상 국가 145개국 중 115위인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OECD 국가 중 꼴찌일 뿐만 아니라). 또 사업장에 성교육이 의무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여성 직장인 51.4퍼센트가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으며 이 중 56.4퍼센트가 외부에 알리지 않고 그냥 묻어둔다고 한다(〈한겨레〉 2015/12/30). 취업에서 양성평등의 개념이 보편화되었고 공공 기관, 법조계, 의료계, 교육계 등등에서 우먼파워가 세졌다고들 말하지만, 우리나라 1~3급 고위직 여성 공무원은 전체의 4.5퍼센트 수준이며 20대 대기업의 여성 직원 비율은 14.5퍼센트에 불과하다(〈여성신문〉 2015/5/13, 〈한겨레〉 2014/4/13). 사정이 이러한데도 왜 많은 남자들은 남자로 태어나서 살기 힘들고 대접받지 못해서 너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걸까?
남자라는 이름의 유니폼을 벗기다
저자는 한국 남자를 이해하는 코드로 군대와 학교 교육,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Male breadwinner model, 남자가 생계를 책임지고 여자는 이를 지원하는 가족 모델)을 꼽는다. 권위주의와 경쟁주의 문화에 절어 있는 학교 그리고 폭력, 명령, 복종만이 절대 진리인 군대를 거치면서 남자(sex, 생물학적 성의 개념)는 점점 남성(gender, 사회적 성)으로 변해간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이다. 그 결과는 소통 능력과 공감 능력의 상실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약자를 공격하는 남성들의 집단 세력화(예컨대 일베나 소라넷 등등), 약자에 대한 혐오 범죄, 결혼율과 출산율의 현격한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라는 심각한 사회문제와 결코 무관치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상식처럼 믿고 있는 성에 대한 개념(예를 들어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지리적 감각이 둔하다, 남자는 원래부터 몸 자체가 육아나 돌봄 노동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등등)이 얼마나 사회?문화적인 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지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킨다. 왜 진상남, 성희롱남이라는 단어는 없으면서 된장녀, 개똥녀, 김치녀, 맘충 등등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는 주기적으로 유행하는지, 논개는 왜 기생이라고 알려졌으며 성조차 불리지 않는지, 술집이나 식당에서는 왜 “이모~”라고 부르는지, 예비군 훈련과 민방위 훈련에서 남자들의 태도가 180도 달라지는 이유가 뭔지, 왜 막말하는 목사들이 이렇게도 많으며 교회에는 여성 신도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지 등등 사회 다방면에서 벌어지는 사회현상의 이면에 깔려 있는 성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풀어헤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 책은 해외 학자의 연구 결과나 이론을 토대로 인용 및 첨삭을 한 저작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주로 저자의 삶과 연구 과정, 다시 말해 직접 경험을 통해 길러낸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국내 현실을 다룬 여러 사회 비평서 및 페미니즘 도서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만큼 원고가 갖고 있는 공감력과 흡입력, 생생한 현장감이 남다르다. 저자가 향하고 있는 비판의 대상에 저자 자신을 포함시키는 매우 성찰적인 애티튜드 역시 독자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여자로 살기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느끼는 여성 독자뿐 아니라 스스로 남자로 살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남성 독자에게도 이 책은 큰 해법을 제시할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그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면 덜 아프고, 덜 힘들기 때문이다. 이 책이 인문서임에도 매우 실용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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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브 프로젝트
리브 스트룀키스트 | 푸른지식 | 2018-02-0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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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브 프로젝트
리브 스트룀키스트 | 푸른지식 | 2018-02-0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여성도 몰랐던 여성 성기에 관한 최초의 책!
스웨덴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 온 도발적인 페미니즘 북 여성들이여, 이제 당당하게 나의 몸을 사랑하라 여성 성기에 관한 원초적인 터부를 뒤집는 일러스트 북. 인류 문화가 여성 성기를 어떻게 이해해 왔는지 거침없이 파헤친다. 우선 여성 성기에 관해 잘못된 주장을 한 남성들을 소개하여 여성 성기에 관한 오해가 생긴 배경을 밝혀낸다. 이밖에도 외음부의 명칭, 오르가슴, 월경 등 여성 성기에 대한 오랜 학설과 전통적인 교리들을 낱낱이 해부했다. 나아가 전 세계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두루 살펴보면서 인류가 여성 성기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여성 스스로 성기를 부끄러워하게 된 배경을 추적하고, 지금까지 존재하는 잘못된 생각과 억압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자칫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도 넘치는 유머 감각으로 흥미진진하게 소개하여 독자에게 웃음과 재미를 안겨준다. 이 책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길, 당당하게 자신의 신체를 사랑하고 주체적인 의식을 가질 것을 권한다. ★★ 스웨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전 세계 14개국 출간 여성도 몰랐던 여성 성기에 관한 최초의 책! 여성 성기에 관한 원초적인 터부를 뒤집다 2017년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리컵(월경컵) 판매가 허가되었다. 일회용 생리대를 구매하지 못해 신발 깔창으로 버틴다는 저소득층 소녀의 사연과 생리대에 유해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대안으로 떠올랐다. 생리컵은 가격이 저렴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위생적으로도 탁월하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매우 활발하게 판매되는 제품인 반면 국내에서는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이름조차 낯설었다. 월경할 때의 불편함과 고통이 그간 우리 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여성들이 월경을 부끄럽고 창피한 것으로 여긴다. 오늘날 여성 성기를 터부시하는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존재한다. 이 책은 여성 성기에 관한 인류 문화와 잘못된 통념에 도발적으로 접근한 일러스트 북이다. 스웨덴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 온 도발적인 페미니즘 북 여성 성기에 관한 왜곡된 생각을 전파한 남성들 저자 리브 스트룀키스트는 스웨덴에서 반향을 일으킨 페미니즘 예술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잡지, 만화, 공공미술, 연극 등 다양한 형태의 실험적인 작품으로 스웨덴 사회에서 많은 담화를 끌어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외음부의 명칭, 오르가슴, 월경 등 여성 성기와 관련한 오랜 학설과 전통적인 교리들을 거침없이 파헤쳤다. 이 책은 출간 이후 스웨덴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4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저자는 우선 여성 성기에 관해 잘못된 주장을 한 남성들을 소개하여 여성 성기에 관한 오해가 생긴 배경을 추적한다. 4세기의 기독교 사상가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여성 성기를 부끄럽고 불결한 것으로 여기는 기독교 사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인물로, 여성의 성기가 부도덕과 타락의 상징이라고 설파했다. 마녀사냥이 성행한 중세 유럽에는 마녀의 표식이 여성 성기에 자리하고 있다는 믿음이 널리 퍼졌다. 콘플레이크를 발명한 켈로그 박사는 이밖에도 여성의 자위가 자궁암과 뇌전증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라고 확신했다. 이밖에도 19세기 여성의 자위 욕구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며 음핵 절제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한 베이커 브라운, 여성 성기가 남성 성기에 종속되었다고 해석한 철학자 사르트르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들의 주장을 낱낱이 해부한다. 여성 성기를 새롭게 이해하게 하는 단 한 권의 책! 여성들이여, 이제 당당하게 나의 몸을 사랑하라 이 책은 나아가 전 세계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두루 살펴보면서 인류가 여성 성기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파헤친다. 고대인들은 월경을 초자연적이고 신성한 것으로 여겼다. 전 세계에서 발견되는 여성 성기 모양의 조각품들은 고대인들이 여성 성기가 악한 것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온다고 믿어 만들었다. 스웨덴 농촌에서는 산업혁명 이전까지만 해도 월경혈을 동물의 병을 낫게 하는 치료제일 뿐만 아니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묘약으로 여겼다.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관해 지금까지 존재하는 잘못된 생각과 억압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 책은 여성 성기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역사, 문학, 의학 등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면서 자칫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도 넘치는 유머 감각으로 흥미진진하게 소개하여 독자에게 웃음과 재미를 안겨준다. 나아가 여성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길, 당당하게 자신의 신체를 사랑하고 주체적인 의식을 가질 것을 권한다. 저자만의 자유분방하고 기발한 서술 방식이 잘 녹아들어 있고 탄탄한 논리가 돋보이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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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
린디 웨스트 | 세종서적 | 2017-03-1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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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
린디 웨스트 | 세종서적 | 2017-03-1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강한 사람은 작고 구체적인 것들과 싸운다”
까칠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우리의 뚱뚱한 복수 천사!
아마존 페미니즘 #1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뉴스위크 2016 올해의 책
LA타임스 2016 올해의 책
미국공영방송 NPR 2016 올해의 책
2016 STRANGER GENIUS AWARD 수상작
유쾌한 페미니스트가 세상을 바꾸는 법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과 유명 개그맨들의 여혐 발언 등 일련의 사건과 발화를 기점으로 우리 사회의 수면 위로 떠오른 페미니즘은 단순한 한때의 유행으로 치부해버리기엔 거대한 목소리가 되었고, 또 끊임없는 목소리가 될 것이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든 선언하지 않든 간에 일상의 차별과 폭력을 겪은 여성들은 자신들이 받아왔던 불평등에 대해 더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런 행동은 여성 혐오에 맞서고 연대하는 작은 움직임이자 여성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려는 실천적인 모색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여성혐오 추세와 맞물려 세계적인 운동이 되고 있다.
페미니스트 활동가이자 인기 작가인 린디 웨스트 또한 이 대열의 선봉에 서서 자신이 겪은 고통스러운 경험을 솔직하게 밝힘으로써 세상의 다른 여자들과 연대하고, 이것이 세상의 편견과 싸우기 위한 효과적인 치유법이라고 말한다. 여성혐오와 비만혐오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이런 이유로 여성차별에 대항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이끈 개인적인 승리의 기록인 동시에,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페미니즘 운동의 한걸음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여자는 날씬하고 조용하며 순종적일 것을 요구하는 문화에서 성장한 린디 웨스트는 자신은 결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발견했다. 커다란 몸집과 그보다 더 강한 자신의 의견을 숨기고자 애쓰다가 실패한 어린 시절에서부터, 강간 유머를 정당화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들과 공개적으로 맞서 싸운 일, 자기 자신과 세상을 향해 뚱뚱한 사람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설득하려고 분투한 경험, 우연히 운동가가 되어 인터넷 폭력에 맞서서 끈질긴 전투를 벌이게 되기까지, 저자는 유머와 페이소스를 섞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또한 모든 몸이 똑같이 존중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과 증오, 외로움, 괴롭힘, 상실을 헤쳐 나가는 법에 대해서 안내해준다.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유머, 상처받기 쉬운 연약함, 끝을 모르는 매력을 가진 린디 웨스트는 모든 이야기가 똑같지 않고 모든 몸이 똑같이 존중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그리고 어떻게 증오, 외로움, 괴롭힘, 상실을 헤쳐 나가서 마침내 그것들로부터 웃으며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용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내 몸은 내 선택이다
이 책은 여성의 몸에 관해 정면으로 다루는 책이다. 페미니즘의 의제에서 몸(외모)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직접적으로는 여성혐오의 주된 방식이 여성의 외모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주로 못생기고 뚱뚱하다는 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회가 여성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자율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가 외모 때문에 겪는 온갖 모욕적인 일들은 단지 뚱뚱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의 모든 여성이 강박적으로 외모에 집착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는 것은 사회가 여성을 통제하고 지배한 결과다. 여성에서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는 뚱뚱한 여성을 역겹다고 여기고, 게으르고 나태하다고 매도하고, 웃음거리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뚱뚱한 사람들이 체중 조절에 실패한 원인이 게으르고 나태한 탓이건, 문화적·의학적 요인 탓이건 간에 타인의 몸매는 전혀 다른 사람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건강이나 사회적 비용 등 그 어떤 이유에서든 다이어트에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저에는 살을 뺀 뒤에라야 진정한 인간이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다른 사람의 외모가 어떻든 간에 관심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비만혐오의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비만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뚱뚱한 사람의 인간성을 배제한 채 정신적 수치심을 가하는 윤리적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이런 사회를 향해 “내 몸은 나의 것”이라는 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는 내 몸”이라고 말한다. 린디 웨스트는 비만, 낙태, 인터넷 폭력 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내어 이야기함으로써 ‘날씬해도 나’, ‘뚱뚱해도 나’라는 주장과 여성 혐오의 근원이 되는 의제들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저자는 이런 자기 고백을 통해 여성문제의 심각성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적 노력을 이어나간다. 어린 시절, 사람들 앞에 나서길 두려워하고 자기혐오에 사로잡혔던 그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가 가치 있는 인간임을 직시한다. 그녀가 용기 내어 못생기고 뚱뚱한 사람도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낸 후에 겪은 일들은 먼바다 밖의 일이라고 하기엔 놀라울 정도로 우리나라의 현실과 닮아 있다. 영화나 라디오, 책 속에 등장하는 고정적인 여성의 역할 모델, 낙태와 생리 등에 관한 죄의식의 사회화, 미디어에서 수시로 자행되는 여성 혐오 발언과 성추행 농담,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강간 살해 위협, 성폭행과 성추행에 대해 가벼운 처벌을 내리는 사법체계, 성차별에 항의하는 페미니스트를 시끄럽게 떠들고 설치는 여자라고 보는 인식,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여성혐오 행위를 정당화하는 일들, 용감하게 여성차별에 관해 문제제기한 사람들에게 가하는 무차별적인 희롱과 언어폭력 등은 최근 우리 사회의 정신적 수준과 거의 같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현실에 대해 비평가와 칼럼니스트라는 직분을 한껏 이용해 용감하게 맞서 싸운다. 오히려 공격의 대상이 되었던 자신의 몸을 강력한 무기로 활용하여 성차별주의, 여성혐오, 비만혐오는 잘못된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저급한 악성 댓글러들과 통쾌한 전면전을 치르고, 여성혐오를 유머의 소재로 삼는 유명 코미디언들과 일전을 불사하기도 했다. 비만혐오에 관한 글을 쓴 미국의 인기 칼럼니스트이자 직장 상사에게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상대방의 인식을 바꾸어 놓고, 그녀의 죽은 아버지를 사칭한 어느 트위터 트롤에게 지지 선언을 끌어내고, 급기야 트위터의 전 CEO 딕 코스톨로(Dick Costolo)로부터 사과 성명을 받아내는 등의 승리를 거두었다. 저자는 여성이라면 고분고분하고 조용하게 있으라는 사회의 경계를 걷어차서 무너뜨리고, 인터넷 트롤이나 강간 농담에 저항하고, 뚱뚱한 사람들의 인권을 되찾는 일에 몰두함으로써 지금의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저자가 일상에서 겪은 혐오와 그에 맞선 싸움에 관한 에피소드들은 그녀의 따뜻한 성격과 풍자적 유머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화려한 입담과 결합해 마치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다. 특유의 비틀린 유머와 당당함, 도발적인 관찰, 솔직함과 요절복통할 웃음이 담긴 그녀의 실제 이야기는 여성들에게 강력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딱딱하고 권위적인 태도가 없는 반론과 이의 제기는 페미니즘 이론을 학습하지 않은 사람을 저절로 각성하게 만든다. 또한 적극적으로 여성차별의 문제를 제기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항한 용감하고 끈질긴 분투노력은 우리에게 자기 긍정의 힘을 깨닫게 해준다.
뚱뚱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침묵을 깨고 용감무쌍하게 나선 그녀는 고정관념, 젠더정치, 아름다움의 기준을 통찰력 있게 분석한 뒤 영리하게 깨부수고, 성적 자기결정권과 자율권에 대해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누군가는 몰랐던 현실에 대해 자각하고, 누군가는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하고, 다른 누군가는 조금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반대편의 목소리에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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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모성애의 발명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 | 알마 | 2014-06-0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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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모성애의 발명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 | 알마 | 2014-06-0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4-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엄·마·와·아·이, 그·관·계·의·역사
모성애는 본능인가? 발명인가? 저출산 시대, 오늘날 여성들은 왜 출산 앞에서 주저하는가? 한국의 어머니들은 왜 그렇게 아이 교육에 열을 올리는가? 출산과 양육은 과연 여성의 본성이자 특별한 사명이며 지고의 행복인가? 결혼 파업, 임신 파업, 출산 파업! 현대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이기주의자들의 시대인가? 저출산·고령화는 국가의 경제적 동력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부양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현대의 중요한 사회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은 1.23명에 그쳐 OECD 34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은 1.74명이며,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대표적인 고령화사회인 일본(1.39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 언론은 이를 꾸준히 중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으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대선 주요 공약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정부는 출산과 양육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출산·보육 보조금, 무상교육 등을 논의했으며, 여성이 직업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근로시간 유연화, 민간보육시설 확충 등을 대책으로 내놓은 바 있다. 그리고 이런 논의의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적 문제를 외면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들의 이기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과 유사하게 독일에서도 2000년대 후반부터 저출산 문제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독일 언론은 세대 간 합의의 파기, 불안한 연금, 사회복지 체계의 과중한 부담, 경기 침체 등을 우려하며 이 문제를 “나라의 흥망”이 달린 이슈로 부각시켰다. 그러나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의 생각은 다르다. 그에 따르면, 최근의 극적인 출생률 감소는 본질적으로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출생률 감소는 21세기에 새삼스럽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근대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오랜 역사가 있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발명된 모성애’의 역사 “오늘 일어나는 일은 어제 일어난 일을 알지 못하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노베르트 엘리야스의 이 말처럼, 어제를 이해해야 오늘 이곳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할 수 있다.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은 출생률 저하가 뜨거운 이슈가 된 오늘날의 상황을 ‘역사적인 것’으로 보고, ‘모성의 사회사’를 통해 이해하고자 한다. 산업사회 이전의 삶은 운명공동체이자 경제공동체인 가족의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되었다. 전근대 여성에게는 ‘아이를 낳을 것인가, 낳지 않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생각해볼 수도 없는 것이었다. 가족경제를 위해 노동력을 보충할 아이가 필요한 것은 자명했기 때문이다. 여성의 삶이 가정에 단단히 매이고 엄마와 아이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형성된 것은 근대에 들어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다. 근대로의 이행기에는 전근대 공동체의 낡은 제약들이 해체되고 새로운 자유의 공간과 행동의 기회가 등장했다. 바야흐로 개인의 자결권과 자율성이 새로운 시대적 가치로 부상한 것이다. 그런데 엄밀히 따져보면 근대의 자유는 ‘남성인 개인’에게 해당하는 것이었지, 여성에게는 아직 요원한 얘기였다. 이 시기 여성의 삶은 오히려 어느 때보다도 더 가정의 틀 속으로 제약되었다. 부르주아 가족의 탄생 산업사회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전제로 한다. 바로 노동시장의 삶과 타인을 돌보는 일, 즉 “자유로운 시장”과 “평화로운 안식처로서의 가족”이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남성과 여성에 대해 정반대되는 성적 특성이 구성된다. 활동성, 추진력, 힘, 오성은 남성의 것으로 정해져, 그는 시장으로 나갔다. 시장의 생존경쟁에 내몰린 이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에게는 반대급부로 평안한 안식을 제공해줄 가정이 필요하다. 온순하고 겸손하며 감성적인 아내, 아이에게 윤리와 도덕을 가르치는 어머니가 조신하게 꾸려가는 가정! ‘선과 미의 상징인 이상적인 여성’에 대한 관념이 발생한 시점은, 경제가 봉건적 구속과 길드의 규정에서 자유로워졌지만 아직 복지국가의 제약과 보호 규정에는 종속되지 않았던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근대 자본주의가 만든 핵가족 속에 여성이 부여받은 새로운 삶의 형태는 오히려 “자아실현으로 인한 자아상실”이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아동의 탄생과 모성애의 발명 전근대에 어린이란 장차 가정경제에 노동력을 제공할 미숙한 존재 정도로 여겨졌다. 아이들은 단지 살아남을 정도로만 보살핌을 받고, 많은 경우 방치되기 일쑤였다. 그런데 근대와 함께 어린이라는 존재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바뀌었다. 성인은 물론 청소년과도 구분되는 어린이의 특수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어린이를 점차 나름의 욕구와 권리를 지닌 독립적 인격체로 간주하게 된 것이다. ‘개인으로서의 아동’이 탄생한 조건은 두 가지였다. 첫째, 신분사회가 지위가 상속되지 않는 산업사회로 이행하면서 교육이 더욱 중요해졌다. 가능한 한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 학교교육과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교육적 관심이 아이에게 집중되었다. 둘째, 계몽주의 아래 진보의 믿음이 확산되어 인간의 ‘본성’ 또한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보게 되었다. 어린이란 원하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진보를 구현할 가장 좋은 ‘활동영역’으로 여겨졌다. 기초적인 양육이 전부였던 전근대와는 달리 어린이에게 목적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양육이 시작되자, 여성에게는 새로운 삶의 과제가 부여되었다. 아이를 ‘잘 길러야 한다’는 부담에 따르는 문화적 측면의 노동비용은 이제 어머니의 몫이 되었다. 아이를 돌보는 일에는 더더욱 세심함이 요구되었고, 그럴수록 아이는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육아와 자녀교육은 전적으로 어머니의 일로 규정되었고, 이를 정당화하는 생물학적·문화적 신화가 유포되었다. 이렇게 모성애는 발명되었다! 저출산 시대 가족문제 해결? 엄마들이 모성애의 부담에서 벗어날 때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전 정부부터 여러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명분하에 유연근무제(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하거나 민간보육시설 활성화 방안을 내놓는 데에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즉 정부의 입장은 주로 경제성장을 위해 여성이 출산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모성애의 역사’를 둘러본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의 진단은 이와는 다르다. 근대적 개인이 확립된 이후, 여성은 더이상 공동체를 위해 출산하지 않는다. 출산과 양육은 사회적·생물학적 본성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구성된 것이므로 여성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고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 까닭을 바탕으로 벡 게른스하임이 제안하는 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더 평등해지는 것”이다. 아빠가 된 남성이 삶의 일부를 바꿀 때 엄마가 된 여성이 삶 전체를 바꿀 결심을 해야 하는 현재를 수정할 때, 여성이 ‘엄마’라는 딜레마와 모성애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 비로소 아이들이 더 많이 태어날 것이다. 출산과 양육이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만 남아 있는 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탁아 방식을 바꾸는 것, 그리고 여성의 ‘사명’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구체적으로는 여성의 고용안정과 임금격차 축소, 돌봄노동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중점을 두고 정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오늘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바로 어제의 일이 무엇인지 모성의 사회사를 통해 분명하게 규정해준다. 게다가 간명하면서도 필요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가볍게 읽어낼 수 있다. 출산과 육아를 여성의 문제로만 밀쳐낼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공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걸음은 오늘 우리의 모습을 만든 어제의 사건이 무엇이었는지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현대 가족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야 할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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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은 왜 쇼핑을 하는가
스텔라 미나한, 마이클 베버랜드 | 어문학사 | 2015-02-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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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은 왜 쇼핑을 하는가
스텔라 미나한, 마이클 베버랜드 | 어문학사 | 2015-02-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4-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강력한 소비단체로 급부상한 현대 여성들의 쇼핑특성! 여성의 쇼핑과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
여성들의 쇼핑은 단순히 물건을 사기 위한 행위일까? 그렇지 않다. 쇼핑을 하는 여성들은 물건뿐 아니라 또 다른 무언가를 원한다.『여성은 왜 쇼핑을 하는가』는 여성들의 쇼핑 심리를 파헤친 책으로, 쇼핑을 즐기는 여성들의 쇼핑 동기 및 쇼핑으로 인한 즐거움을 분석한 후 그녀들의 쇼핑 유형을 밝힌다.
현대사회에서 여성들의 위치를 조명하고 이들의 쇼핑 경험담과 인터뷰를 토대로 여성이 소매업계에서 요구하는 바를 정리하여 관련자들에게 소중한 정보를 제공한다. 저자들은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왜 쇼핑을 하는지, 쇼핑을 통해 무엇을 얻는지를 질문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쇼핑동기, 쇼핑 시에 좋아하는 것, 쇼핑 시에 싫어하는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아울러 소매업자들이 여성 소비자들의 유쾌한 쇼핑을 위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에 관해서도 이야기하였다. 또한 남성과 여성의 각기 다른 사고방식이 쇼핑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도 살펴보았다. [양장본]
☞ 이 책의 독서 포인트!
쇼핑에서 느끼는 여성들의 감정, 심리에 관해 많은 사례를 토대로 분석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쇼핑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여성들의 쇼핑담을 공유하며 공감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즐거운 쇼핑도 좋지만 자신의 유형을 알아가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쇼핑을 하는 즐거움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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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악어 프로젝트
토마 마티외 | 푸른지식 | 2016-06-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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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악어 프로젝트
토마 마티외 | 푸른지식 | 2016-06-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저는 길거리 성폭력을 몰랐습니다.”
남성 작가의 손으로 그린 여성의 생생한 경험담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새롭게 인지하고, 질문하며, 토론하게 만드는 책
이 책은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성폭력과 성차별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풀어낸 그래픽 북이다. 양성 평등 사회로 알려진 프랑스에서 논란이 될 만큼 성폭력이 발생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고 과감하게 그려냈다. 공공장소 성추행, 직장 성희롱, 데이트 폭력 등 다양한 성폭력 상황을 50여개의 에피소드에 그려냈고, 여기에 실제 상황에서 오가는 노골적인 언행과 욕설까지 그대로 담아 생생함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남성을 모두 녹색의 악어로 표현한 점이 두드러진다.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그 여성을 대상화하는 포식자인 남성, 즉 '악어'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실험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남성과 여성 모두 진정으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존할 방법을 모색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새롭게 인지하고 토론할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 용어 해설: ‘성폭력’은 성을 매개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모든 행위를 통칭하는 말로,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을 모두 포괄한다.)
“당신은 평소 얼마나 성차별이나 성폭력을 느끼는가?”
일상적으로 만연한 성폭력과 성차별을 가감 없이 담아낸 그래픽 북!
최근 서울 강남에서 3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와 성차별 문화가 격하게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건 이전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폭력은 끊임없이 있어왔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데이트 폭력 사범은 2600명이 넘는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검거 인원과 비교하면 40% 이상 증가했다. 10명의 남학생이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도 우리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각종 인터넷 방송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성을 노골적으로 성적 대상화하는 풍조가 이미 만연해 있다.
양성 평등 국가로 알려진 프랑스도 예외가 아닌 분위기다. 최근 프랑스 전직 여성 장관들은 자국의 구조적인 성차별과 성희롱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같은 유력 정치인들도 “나는 성차별에 싸워야 했다.”라며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이 겪는 성폭력과 성차별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인가? 프랑스의 한 남성 작가가 여성들의 경험담을 직접 듣고 이를 충실히 그려낸 작품을 출간했다. 신간 『악어 프로젝트』는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성폭력과 성차별을 50여개의 다양한 에피소드로 그려낸 그래픽 북으로,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만드는 탁월한 책이다.
톨레랑스와 양성 평등의 나라 프랑스를 들끓게 만든 책!
사회적 논란으로 결국 전시되지 못하다
2014년 11월 프랑스 툴루즈에서는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 기념 전시회가 열렸다. 이때 이 책 『악어 프로젝트』가 초청되었다가 취소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프랑스의 한 정치인이 이 책을 ‘저속하고’, ‘비도덕적’이라고 비난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 정치인들이 논쟁을 벌였고, 〈르 몽드〉, 〈르 피가로〉 등 프랑스의 주요 언론도 이 책과 전시 취소 사건을 집중 보도했다.
이 책은 프랑스 사회를 들끓게 할 만큼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공공장소 성추행, 직장 성희롱, 데이트 폭력 등 다양한 성폭력 상황에서 실제로 오가는 낯 뜨거운 행태와 욕설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무엇보다 도드라지는 것은 남성을 모두 녹색의 악어로 그려낸 점이다.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그 여성을 대상화하는 포식자인 남성, 즉 ‘악어’들이 있다고 말한다. 작품 속 여성들은 때로는 은근하고 때로는 노골적인 악어들의 언행에 격렬하게 저항하기도 하지만 충격에 말을 잃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저자 토마 마티외는 작품에 대한 논란에 “성폭력 희생자들을 생각한다면 이 작품이 비도덕적이라는 비판은 그들에게 굉장히 민감한 발언이다.”라며 유감스러워했다.
“저는 길거리 성폭력을 몰랐습니다.”
남성 작가가 직접 취재한 여성의 생생한 경험담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새롭게 인지하고, 질문하며, 토론하게 만드는 책
저자는 스스로도 남성을 악어로 그리는 방식에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프랑스 대중 역시 이 책이 남성을 모두 포식자로 표현한 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럼에도 저자가 과감한 선택을 한 이유는 사실 분명하다.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이 겪는 문제를 독자와 함께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성폭력을 겪은 여성들을 면밀히 취재하여 그들의 경험담을 그대로 옮겼다. 여성들의 경험담을 직접 듣기 전까지는 길거리 성폭력 문제를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성별 간의 대립과 비난은 작가의 진짜 의도가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자신이 여성의 입장에 서 보았듯이 이 책을 계기로 남성과 여성이 서로의 관점을 이해해볼 것을 제안한다. 생생한 에피소드를 통해 남성은 여성이 겪는 고충을 여성의 처지에서 느껴볼 수 있고, 만약 피해자를 목격한다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여성도 너무나 흔해서 심상한 것으로 치부했던 일상의 문제를 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새롭게 인지하고, 질문하며, 토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악어 옷이 갑갑하다며 이를 벗는 남성이 등장한다. 이는 남성이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옷을 벗고 온전한 인간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진정한 목표는 성별에 따른 공격이나 대립이 아닌 이해와 화합이다. 남성과 여성 독자가 현실의 문제를 함께 인지하고 남성과 여성이 진정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책이다.
실제 성폭력 상황에서 유용한 대처법 소개!
저자는 책 후반부에서 성폭력에 대응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성폭력 예방 교육에도 좋은 참고 자료가 될 만큼 구체적인 예시와 대책을 알려준다. 가해자에게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는 등 피해자가 취해야 할 기본적인 자세부터 신체 방어 기술, 성폭력 신고 전화번호, 피해자를 보았을 때 목격자가 할 수 있는 일까지 소상히 기술했다. 이러한 방법들은 실제 성폭력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할 때 유용할 것이다. 여성학 전문가들이 직접 쓴 성폭력과 성차별 실태, 길거리 성폭력 반대 운동 등을 소개하는 해제도 풍부히 수록되어 있어 독자가 이 책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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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여성사 1
편집부 | 여성신문사 | 2012-08-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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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여성사 1
편집부 | 여성신문사 | 2012-08-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4-2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조국 독립운동에서 정치, 사회 민주화 운동까지 역사의 한가운데 서서 치열하게 살았던 여성들의 삶을 재조명한 책. 상해 임시정부의 잔 다르크 정정화를 비롯해 가족법개정운동의 선구자 이태영 등 50여 명의 삶을 두권으로 나누어 생생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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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여성사 2
편집부 | 여성신문사 | 2012-08-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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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여성사 2
편집부 | 여성신문사 | 2012-08-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4-2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조국 독립운동에서 정치, 사회 민주화 운동까지 역사의 한가운데 서서 치열하게 살았던 여성들의 삶을 재조명한 책. 상해 임시정부의 잔 다르크 정정화를 비롯해 가족법개정운동의 선구자 이태영 등 50여 명의 삶을 두권으로 나누어 생생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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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2의 성
변광배 | 살림출판사 | 2007-05-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09-0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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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2의 성
변광배 | 살림출판사 | 2007-05-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09-07-3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지금까지 출판된 여자에 대한 서적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광범위한 책의 하나다.” “미치광이처럼 분별 있고 눈부시게 혼란스럽다.” 『제2의 성』에 쏟아진 찬사들이다. 실존주의를 철학적 지반으로 하는 이 세기의 문제작에는 당시 그리고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여성학에 관한 모든 주제들이 담겨 있다. 곧 현대 페미니즘의 ‘모태’이자 ‘진정한 바이블’인 셈이다. 출간 당시 일으켰던 격렬한 논쟁만큼이나 이 책이 남긴 영향력은 대단했다. 프랑스에서는 낙태법이 합법화되었고, ‘여성의 날’이 선포되었다. 또한 베티 프리단 등 전 세계의 유명한 여성운동가들이 이 책에서 영향을 받았고, 이리가레 등이 주창한 ‘차이의 페미니즘’이 태동하는데 이바지하기도 했다. 여성운동의 역사를 『제2의 성』의 출현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세계 모든 여성들이여! 지금 당신들이 얻은 것은 모두 보부아르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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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자로 태어나 대기업에서 별따기
이택금 | 김영사 | 2005-12-30 | (주)북토피아 (2008-1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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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자로 태어나 대기업에서 별따기
이택금 | 김영사 | 2005-12-30 | 공급 : (주)북토피아 (2008-11-0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스튜어디스 출신 국내 최초의 대기업 임원 이택금 상무가 들려주는 여성들의 성공비결. 33년간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일 잘하는 사람의 자기관리법, 위기 관리법, 조직관리 전략 등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스튜어디스로 입사해, 여자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대기업 임원이 되기까지 겪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들이 담겨 있다. 아울러 후배 스튜어디스들이 서비스 현장에서 적용할 만한 경험도 다루었다. 인생 선배이자 사회 선배로서 이제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하거나 사회 곳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후배 사회인들, 특히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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