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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비밀의 도시
패트리스 채플린 | 이덴슬리벨 | 2011-09-0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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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비밀의 도시
패트리스 채플린 | 이덴슬리벨 | 2011-09-0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너무나 수상한 도시에 내 심장을 바쳤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충격적이고 섬뜩한 이야기 〈비밀의 도시〉는 성배 전설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관련하여 일어난 실화를 기록한 이야기다. 배경의 때와 장소는 1950년대에서 1990년대 스페인 북부 카탈루냐의 고대 도시 지로나. 카탈루냐의 거점 도시인 지로나는 기원전 5세기에 이베리아 반도의 원주민들이 처음 세운 곳으로, 로마제국의 유산과 초기 유대문화, 이슬람과 중세 기독교 문화까지 서구 문화의 오랜 흔적들이 모여 있다. 이곳에서 우리에게 〈다빈치코드〉로 꽤 유명한 성배의 전설을 좇는 모험이 벌어진다. 〈다빈치코드〉가 액션 어드벤쳐 판타지를 기록했다면, 이 책은 실존 인물과 실존 장소를 바탕으로 훨씬 품격 있고 리얼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전개하고 있다. 〈길 위에서On the Road〉를 쓴 잭 케루악에 비견되는 저자 패트릭스 채플린은 직설적이면서도 시적인 문체로 글을 풀어나가고 있다. 자신이 직접 겪은 실화를 이야기하고 있기에, 때로는 아름답고 슬픈 러브스토리에 안타까워하게 되고, 때로는 인류를 뒤흔드는 엄청난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 중에 오싹한 느낌마저 든다. 한 장 한 장, 마치 영화를 보듯 다음에 벌어질 일을 가늠할 수없는 긴장감도 더해진다. 스페인의 지로나는 현재는 우리나라 여행객 사이에서도 유명하지만,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시점에는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분위기로 나온다. 이야기 전반에 깔린 1950년대 보헤미안 문화도 이 책을 읽는 매력에 한 몫을 한다. 조연처럼 등장하는 장 콕토, 살바도르 달리, 움베르토 에코 등 20세기 예술과 문학사에 이름을 남갈 실존 유명 인사들의 젊은 시절을 목격하는 재미 역시 또 다른 흥미를 더한다. 집시가 되고 싶던 소녀, 보헤미안이 되다 1955년, 집시가 되고 싶었던 열다섯 살 소녀 패트리스는 친구 베릴과 함께 파리 청소년 문화센터에서 어학연수를 받을 것이라며 아버지를 속이고 영국의 고향을 떠나 지루한 일상을 탈출한다. 두 사람은 발길이 닿는 대로 떠도는 보헤미안이 된다. 이들에게는 세상 무서울 게 없다. 젊음이란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길에서 춤을 추면 사람들이 돈을 던져주고, 차비가 없으면 무임승차를 한다. 가끔은 구걸도 하고, 식사를 거를 때도 많지만, 삶은 언제나 몸 떨리는 짜릿한 흥분으로 가득하다. 마법 같은 도시 지로나, 그리고 운명의 연인 보헤미안이 된 패트리스가 흘러흘러 들어간 곳은 스페인의 지로나. 고대 도시 지로나는 돌마다 끌어당기는 힘이 서려 있어서 사람에 따라서는 몇 번이고 돌아오게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패트리스는 이곳에서 고대 카발라 즉 유대교 신비주의 전통의 명맥을 지키려는 열혈 청년 조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 조세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감추려 하는 것 같고, 지로나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늘 바쁘다. 연인을 만날 시간조차 잘나지 않는 그는 자신을 가리켜 여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남자라고 한다. 하지만 패트리스는 마치 마법에 이끌리듯 지로나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끊임없이 되돌아온다. “난 이미 심장을 제물로 바친 뒤였다. 지로나의 좁은 돌길 위에 심장을 이미 내려놓은 뒤였다. 원칙대로라면 그는 마땅히 내 것이었다.” 너무나 수상한 도시 지로나는 과연 무슨 비밀이 있을까? 오랜 세월 패트리스는 조세의 곁을 맴돌며 2천 년간 베일에 싸였던 비밀을 벗기려고 하고, 조세는 자신의 모든 인생을 그 비밀을 수호하는 데 걸었다. 놀라운 영감으로 끝없이 비밀을 추적하는 여자와 끝까지 비밀을 감추려는 남자의 숨 막히는 대결은 어떻게 전개될까? 너무나 수상한 도시 지로나는 온통 비밀 투성이다. 눈부신 정원이 있는 저주받은 집 꼭 닮은 두 개의 탑 카발라 신비주의 의식을 행하는 사람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신부 이야기 지로나 사람들이 유난히 신성시하는 카니구 산 패트리스는 이 비밀을 밝혀낼 것인가? 과연 비밀의 배후에는 무엇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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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 arte(아르테) | 2017-07-1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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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 arte(아르테) | 2017-07-1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난 절대 당신을 떠나지 않아, 하지만 죽일 수는 있지."
★영국 아마존 킨들 1위! · 100만 부 판매 돌파 · 전 세계 35개국 출간★ 『나를 찾아줘』, 『걸 온 더 트레인』을 잇는 압도적 심리스릴러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링컨 차를 탄 변호사」제작사 100만 달러 영화 판권 계약! ㆍ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놀라운 데뷔작. 그레이스의 공포엔 전염성이 있다._《퍼블리셔스 위클리》 ㆍ 읽어나갈수록 당신의 피가 차가워질 테지만, 결코 멈추지 못할 것이다._‘러브리딩’ 독자리뷰 ㆍ 『비하인드 도어』가 끌고가는 개연성과 공포감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_《워싱턴 포스트》 ㆍ 빠르고 격정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 소설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_《더 선》 ㆍ 계속 당신을 괴롭힐 히치콕 스타일의 심리스릴러._《우먼》 ㆍ 이 책은 내가 읽은 가장 훌륭하고 공포스러운 심리 스릴러다._‘샌프란시스코’ 독자 리뷰 ㆍ 어떤 독자도 손에서 이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것이다._‘북리스트’ 독자 리뷰 “나를 두려워하는 너의 눈빛, 그걸 계속 보고 싶어. 영원히.” “난 절대 당신을 떠나지 않아, 하지만 죽일 수는 있지.” * 영국 아마존 킨들 1위! · 100만 부 판매 돌파 · 전 세계 35개국 출간 *『나를 찾아줘』, 『걸 온 더 트레인』을 잇는 압도적 심리스릴러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링컨 차를 탄 변호사」제작사 100만 달러 영화 판권 계약! 완벽한 남편, 완벽한 결혼, 그리고 완벽한 거짓말 닫힌 문 뒤로 흘러나오는 숨막히는 공포의 냄새 “세상의 모든 완벽함은 의심해야 한다." 완벽해 보이는 결혼이 실은 완벽한 거짓말일 수도 있을까? 사랑받는 완벽한 아내는 끔찍한 폭력의 희생자이며, 아름다운 저택은 감옥이고, 매 맞는 여자들을 헌신적으로 변호하는 법률가가 실은 사이코패스였다면? 영국 아마존 킨들 베스트 1위,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영미를 강타한 화제의 심리스릴러 『비하인드 도어』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완벽해 보이는 커플에게서 영감을 받은 소설 『비하인드 도어』는 B. A. 패리스의 데뷔작으로, 아마존 킨들 독립출판 후 3일 만에 10만 부가 판매되었다. 곧바로 종이책으로도 출간되어 영국과 미국에서 100만 부 판매를 돌파했고, 100만 달러에 영화 판권도 계약되었다. 이후 굿리즈 최고의 데뷔 소설상과 최고의 스릴러 소설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인정받았다. “당신 대체 누구야, 잭?” “당신 남편이지. 죽음이 우릴 갈라놓을 때까지.”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그의 두 얼굴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압도적 스릴러 모두가 부러워하는 화려한 부부 잭과 그레이스. 남편 잭은 승률 100%를 자랑하는 유명 가정 폭력 전문 변호사로, 영화배우와 같은 외모까지 갖춘 근사한 남자다. 그레이스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여동생까지 사랑해주는 잭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꿈꾼다. 그러나 완벽한 저녁 식사 파티가 끝나고 현관문이 닫히면, 저택은 누구도 탈출할 수 없을 단단한 금속 셔터로 차단된다. 공포와 비명소리에 희열을 느끼는 그의 목표는 그레이스의 동생 밀리. 그녀는 괴물 같은 그의 손길이 사랑하는 동생 밀리에게 닿기 전에 이 악몽을 끝내려 한다. 닫힌 문 뒤에서,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처절한 심리 싸움이 시작된다. “원할 때마다 얼마든지 공포를 주입할 수 있는 사람, 계속 숨겨둘 수 있는 사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 그런 사람을 찾아보는 한편으로 자신의 갈망을 충족시킬 방법도 마련했어. 뭔지 알겠어?” 나는 멍하니 고개를 저었다. 잭은 몸을 기울여 내 귓가에 입을 가져왔다. “너랑 결혼했어, 그레이스.”(본문 110-111쪽) "나를 두려워하는 너의 눈빛, 그걸 계속 보고 싶어. 영원히." 모두가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저택은 비명과 공포로 가득한 감옥이었고 누구보다 로맨틱한 그는 공포의 냄새를 즐기는 사이코패스였다! 끔찍한 폭력의 피해자 그레이스에게는 눈에 띄는 신체적 상처가 없다. 그래서 누구도 이들의 행복을 의심하지 않는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는 힘 없는 여자들을 변호하는 명망 있는 변호사라는 잭의 사회적 지위는 사람들에게 더욱 견고한 믿음을 선사한다. 완벽함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그레이스에게 또다른 폭력이 된다. 신체적 폭력만이 폭력은 아니다. 오히려 잭은 그 점을 이용한다. 잭은 그레이스를 학대하면서 공포의 눈빛, 공포의 냄새에 희열을 느낀다. 그가 가장 즐기는 것은 희망을 준 다음 그 희망을 잔인하게 짓밟고 지켜보는 것. 잭이 그레이스에게 준 심리적 폭력은 물리적, 신체적 폭력보다 교묘하고 기이한 형태로 그레이스를 파고든다. 악몽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칠수록 잭이 계획해둔 함정 안으로 깊숙이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잭이 쳐둔 완벽한 울타리 안에서 그레이스는 그의 치밀함을 뛰어넘는 섬세한 치밀함으로 그에게 맞선다. 그가 그녀를 교묘하게 학대한 방식으로, 그녀도 교묘한 복수를 준비한다. 그리고 그 복수의 중심엔 잭에게는 없던, 정서적 연대가 있었다. 그레이스는 처음부터 강하고 주체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잭이라는 악을 만나며,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점차 강한 존재가 되어 간다. 『비하인드 도어』는 희생자가 되거나 수동적인 여성이 아닌 주체가 되어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켜내려 치밀해진 한 여성의 힘겨운 싸움의 기록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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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라진 금오신화
엄광용 | 휴먼앤북스 | 2013-06-0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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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라진 금오신화
엄광용 | 휴먼앤북스 | 2013-06-0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현존하는 《금오신화》가 진짜 《금오신화》일까?
-숨겨진 ‘금오신화’를 둘러싼 침공과 방어, 그 치열한 혈전 -‘매월당 김시습과 금오신화의 창작과정’에 대한 창조적 재해석 《금오신화》는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이라는 부조리한 현실에 분개하여 전국을 떠돌던 매월당 김시습이 경주 금오산에 정착해 쓴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다. 하지만 현존 《금오신화》는 당대의 문장가이자 저항적 지식인이었던 김시습의 작품치고는 다소 미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과, 혹시 진짜 《금오신화》는 어딘가 숨겨진 게 아닐까, 하는 가정으로부터 《사라진 금오신화》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실제로 김시습보다 조금 후대인 조선 중종대의 김안노(金安老, 1481~1537)는 자신의 저서 《용천담적기(龍泉談寂記)》에 ‘매월당이 금오산에 들어가 책을 써서 석실에 넣어두고는 후세에 반드시 나를 알아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고 기록하였다. 작가는 이 기록으로부터, 과연 현존하는 《금오신화》가 석실에 넣어둘 만큼 비밀을 요하는 내용이었을까, 석실에 넣어둔 글이야말로 당대의 감시를 피해 꼭꼭 숨겨야 했던 진짜 《금오신화》가 아닐까 하는 추론을 끌어냈다. 역사적 기록과 작가의 상상력이 만나 쓰여진 소설이 바로 《사라진 금오신화》이다. 《사라진 금오신화》는 오세신동으로 불렸던 천재적 문장가이자 저항적 지식인이었던 매월당 김시습과 금오신화의 창작과정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소설이다. 당대 최고 지성의 붓끝에서 나올 매섭고 날선 문장이 역사에 새겨질 것이 두려운 세조와 당대 권력자들은 김시습이 금오산에서 쓰고 있다는 글을 없애려 끊임없이 음모를 꾸미고, 김시습은 그런 음모로부터 자신의 글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한다. 《금오신화》를 둘러싼 침공과 방어, 그 치열한 혈전이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금오신화》를 없애려는 자들은 암살 시도와 회유, 감시(사찰), 첩자의 침투, 여자의 유혹 등 갖은 방법으로 김시습이 쓰고 있는 글의 실체를 파악해 빼돌리려 하고, 이에 맞서는 김시습은 허허실실의 전략으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이야기들을 쓰며 진짜 《금오신화》를 은폐하려 한다. 그 과정이 마치 공수를 주고받는 장기처럼 긴장과 재미를 선사한다. 김시습을 노리는 상대들은 금오신화를 없앤다는 목적은 공유하나 그 입장은 다른 두 부류이다. 그의 붓끝이 두려우면서도 그의 재능을 인정하고 회유하여 같은 편으로 만들려는 세조와 신숙주 같은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가장 직접적으로 단종 폐위와 세조 옹립에 앞장섰던 정찬손과 김질 같은 척신들은 자객을 보내고 첩자를 심는 등 노골적인 공격을 단행한다. 이런 온갖 음모로부터 자신의 글을 지키려는 김시습의 지난한 창작기가 마치 하나의 공격을 방어하면 곧장 다음 공격이 이어지는 게임처럼 펼쳐진다. 김시습의 창작과 발언에 대한 끊임없는 방해와 감시, 사찰의 풍경은 권력의 불법 민간 사찰 같은 사건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우리 현실에 대한 풍자로도 읽힌다. “천 년 후에나 나를 알아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고 외치며 권력과 술수에 굴복하기를 거부하는 김시습의 모습은 오늘날 자신의 신념과 문장을 지키려 분투하는 수많은 ‘김시습’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1980년 서울의 봄이 신군부의 등장으로 물 건너가고 작가들이 필화사건으로 고통을 받으며 지식인이 사찰 대상에 올랐던 그 세월을 생생하게 체험한 경험으로부터 이 소설을 맨 처음 착안했다며, 이 시대의 《금오신화》를 쓰고 있는 수많은 김시습들에게 이 소설을 바친다고 밝혔다. 시대적 외연을 넓히기 위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통해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한 것도 그러한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사라진 금오신화》는 소설과 동화 등 전방위적 집필 활동을 펼쳐온 저자의 필력과 한국사 전공자로서의 역사적 상상력이 매끄럽게 결합하여 주제의 깊이와 소설적 재미가 잘 어우러진 매력적인 역사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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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랑 수업
로시오 까르모나 | RHK | 2014-05-3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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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랑 수업
로시오 까르모나 | RHK | 2014-05-3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추천〉일곱 편의 위대한 사랑의 소설로 사랑에 관한 진실을 탐구해 나가는 열여섯 문학 소녀의 성장기
마르케스부터 하루키까지, 시대와 사상을 초월한 일곱 작가들을 통해 배우는 사랑의 문법 강의 누구에게나 설레는 첫사랑의 기억은 있다. 불꽃처럼 타오른 사랑이든 상대에게 끝내 속내를 드러내보이지 못한 안타까움의 짝사랑이든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든 지금은 되살리기 힘든 감정적 첫사랑의 기억은 그렇게 영원히 ‘나’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스페인의 가수이자 작가인 로시오 까르모나는 이런 첫사랑, 나아가서 사랑의 아련한 기억들을 실연당한 열여섯 살 소녀가 위대한 일곱 편의 문학작품들을 통해 깨우쳐가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소설이다. 사랑에 관한 대중적인 감성으로 승부한 이 소설이 스페인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것은 일곱 편의 문학에 담긴 사랑의 문법들을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고 익히며 자아를 찾아간다는 독특한 설정의 영향도 컸다. 외롭고 불안하지만 문학에만큼은 일가견이 있는 소녀를 위해 ‘아주 특별한 프로젝트’를 계획한 (문학이 아닌) 문법 선생님은 소녀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의 방식이 담긴 일곱 편의 소설들을 읽고 매 편마다 에세이를 써오라고 지시한다. 소녀가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은 감수성 넘치는 언어로 첫사랑에 관한 단상을 이야기한다. 이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서는 사랑에 있어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깨닫게 되며, 슈테판 츠바이크의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를 통해 일방적 사랑의 애달픔을 주인공의 감정을 통해 알게 되고 고백의 가치를 배운다. 또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조용한 사랑의 위대함을 깨닫고,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는 비극적 사랑의 아픔을 몸소 느끼게 되며,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에서는 용감한 사랑을, 수업의 마지막인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서는 어긋난 사랑의 비극과 함께 비로소 진정한 사랑을 볼 수 있는 힘을 배우게 된다. 어쩌면 사춘기 소녀의 사랑 찾기로 끝날 수 있었던 이 작품은 작가가 다양하게 인용하고 있는 문학작품들로 독특한 개성과 생기를 찾는다. 모든 시대의 위대한 사랑의 소설을 기반으로 사랑의 문법을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인지시키는 이 작품은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사랑을 풀어가는 세련된 로맨스 소설이다. 누구나 들어본 제목이지만 내용이 가물가물하거나 제대로 읽어보기 힘들었던 고전들은 쓸데없는 미사여구로 치장하지 않은 작가의 담백한 문체와 주인공 이레네와 선생님의 대화를 통해 아주 부드럽고도 섬세하게, 그리고 수월한 방식으로 독자의 정서를 파고든다. 다양한 작품들을 하나의 이야기 안에 녹여내는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도 데뷔작이라 볼 수 없을 만큼 수준급이다. 여기에 이 작품에서는 사춘기 나이에 걸맞게 사랑에 관해 일희일비가 심한 주인공이 ‘유치’해 보인다기보다 ‘진지’해 보일 정도로 감정적 서술도 뛰어나다. 이것이 10대 소녀들을 주 독자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20대, 30대 스페인 여성 독자까지 포섭할 수 있었던 작품의 묘미이기도 하다. 사랑을 단 한 마디로 정의할 순 없지만 사랑 때문에 고통받은 사람도, 사랑 때문에 행복했던 사람도 사랑의 의미와 그 무게에 대해선 의견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랑수업》은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가슴 깊이 감동을 줄 소설이며 사랑에 대한 유용한 전략까지 선사하는 깜찍한 소설이다. 《사랑수업》 속 다채로운 이야기는 올겨울, 사랑을 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지혜의 보물처럼 다가올 것이다. 책 내용 스페인인과 미국인의 혼혈인 감수성 짙은 열여섯 살 문학 소녀 이레네. 영국의 기숙학교로 유학 온 이레네는 외로움과 첫사랑에 대한 실연으로 깊은 상처를 받고, 휴그스 선생은 그녀의 용기를 북돋우는 것은 물론 뛰어난 작가로서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자 ‘아주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첫사랑과 짝사랑, 비극적인 사랑, 어긋난 사랑, 조용한 사랑 등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랑에 대한 문학가들의 고찰을 담은 일곱 권의 소설을 읽고 자신의 진정한 느낌을 담은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 7주의 시간, 7명의 작가, 7권의 책 그리고 한 명의 선생님과 함께하는 특별한 사랑 수업이 지금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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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우의 마
미쓰다 신조 | 레드박스 | 2017-06-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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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우의 마
미쓰다 신조 | 레드박스 | 2017-06-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읽는 이를 순식간에 깊은 어둠 속으로 빨아들이는
미쓰다 월드 제2막, 그 압도적인 공포가 시작된다
호러와 본격 미스터리 양 분야에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 오며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장편소설 『사우의 마 : 사상학 탐정 2』가 레드박스에서 출간됐다.
레드박스가 앞서 출간한 소설집 『붉은 눈』 중 「죽음이 으뜸이다」에 등장, “재미있다.”, “짧게 끝나 아쉽다.”, “시리즈를 내 달라.”라는 독자들의 요청이 있었을 정도로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사상학 탐정’ 쓰루야. 사람들에게 드리운 불길한 그림자가 보이는 그가 죽음에 맞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사상학 탐정’ 시리즈는 일본에서 4권까지 발표되며, ‘도조 겐야’ 시리즈와 더불어 미쓰다 신조를 대표하는 시리즈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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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
손현주 | 자음과모음 | 2017-03-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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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
손현주 | 자음과모음 | 2017-03-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세상에서 소외된 가족, 세상에 버려진 개와 고양이…
서로 부대끼고 보듬으며 위로하다!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는 ‘청소년문학에 꼭 필요한 문제적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은 불량 가족 레시피의 손현주 작가가 쓴 두 번째 청소년소설이다. 전작에서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가족’이라는 둘레에 새로운 정의를 제시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손현주 작가가 이번에는 한부모 가정, 애니멀 호더, 계층 갈등, 교내 집단 괴롭힘 등의 사회적 이슈를 적절한 비율로 반죽해 특별한 미감을 지닌 이야기로 빚어냈다.
사고로 남편을 잃고 우울증에 빠진 엄마와 아빠를 잃은 두 남매, 그리고 가장이 떠난 허전한 공간을 무질서하게 메워버린 떠돌이 개와 고양이. 사람과 반려동물이 부대끼며 결국엔 보듬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다. 전체적으로는 유쾌하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게 그려냈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술술 읽히도록 적절히 탄력을 불어넣는 작가의 필치 또한 발군이다.
『불량 가족 레시피』 작가 손현주의 새로운 대표작
17마리 개와 5마리 고양이, 막무가내 엄마가 떴다!
손현주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 『불량 가족 레시피』는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가족의 해체를 통해 가족의 재탄생을 예고’한 쿨하고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콩가루 집안’이라 할 수 있는 한 가족의 사연을 옹골찬 입담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작가가 이번에는 가족의 ‘상실과 치유’에 방점을 찍으며 다시 한 번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품을 내놓았다.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는 한 가정의 가장이 세상을 떠난 후 우울증을 앓게 된 엄마가 길에 버려진 17마리 개와 5마리 고양이를 무작정 집으로 끌어들여 벌어지는 이야기가 서글프면서도 따뜻하게 담겨 있다.
이 소설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한 줄 기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유기 동물과 함께 사는 가족이 이를 온전히 돌보지 못하고 이웃에게 피해를 줘서 결국은 살던 집에서 내쫓겼다는 이야기였다. 최근 버려지는 유기 동물이 연간 십만 마리에 달하며, 반려동물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수를 늘리는 데 집착하는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것도 이 작품의 배경이 된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치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데 있지 않다. 상실로 인한 슬픔과 분노, 외로움과 무력감으로 인해 갈등하고 결국엔 극복하며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읽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어 준다. 소설에서 엄마는 사고로 남편을 잃고 길에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집으로 들이는 데 집착한다. 아들 주노는 아빠의 부재, 엄마가 끌어들인 동물들에 대한 반감, 교내 괴롭힘에서 오는 고통을 잠시나마 잊고자 상상 속 황금버스로 몸을 숨긴다. 황금버스는 주노가 가족과 살고 있는 폐차 직전의 버스와 대비되며 자신만의 피난처가 된다. 이처럼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실감에 대처하지만 결국에는 현실을 바로보고 서로를 껴안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사람도 반려동물도 각자는 고독하지만 부대끼고 보듬으며 온기어린 관계를 유지할 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는 깨달음이다.
자신이 길가에 버려진 개와 고양이 같이 처량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에게 이 작품은 ‘열다섯 인생 처방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에서 나만 소외되었다 느껴져도, 혹은 덩그러니 세상에 버려졌다 느껴져도, 나를 지켜주고 위로하는 손길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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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 |
[문학] 소멸하는 순간
박유하 | 황소자리 | 2017-08-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2310 |
[문학] 소멸하는 순간
박유하 | 황소자리 | 2017-08-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소중한 나날이 소멸해가는 것을 우리는 본다. 그것은 더욱 소중한 것이 익어감을 보기 위함이니 마치 뜰에 기르는 진귀한 식물, 가르치는 어린아이, 쓰고 있는 조그마한 책처럼.’
헤르만 헤세의 글이다.
시간의 소멸을 목격한 것이 어디 헤세뿐이겠는가. 시간성이란 유사 이래로 철학자를 비롯하여 수많은 예술가들이 천착해온 주제였고, 어찌해볼 도리 없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 앞에 무릎 꿇고 좌절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 소설 《소멸하는 순간》은 시간의 유한성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탐색한, 근래 만나기 힘든 철학적 관념소설이다.
2백자 원고지 1,500매가 넘는 소설에서 작가는 지리멸렬한‘지금, 이곳’의 일상 속을 부유하는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유사 이래 계속되어온 ‘시간’의 불가해한 속성과 그 앞에서 한없이 나약하고 유한할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슬픔, 생의 의미 등을 진지하고 탁월한 사유로 풀어나간다.
여느 작가들처럼 신춘문예로 등단을 한 것도, 그동안 꾸준히 문단을 노크하며 소설을 습작해온 것도 아닌 저자가 장편 소설을 집필하는 지난한 여로에 올랐던 이유는 파리에서 공부한 철학적 테제들을 자신의 젊은 시절 자양분이었던 문학으로 풀어내기 위해서였다.
시간은 소멸해가는 동시에 흘러가는 강물처럼 삶에 깊이 파고든다. 시간만이 해낼 수 있는 실패와 좌절, 어떤 가치나 감동들. 거센 흐름으로 패인 곳에는 다시 공간이 만들어지고, 그곳은 새로이 뭔가로 채우고자 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차 있는 곳보다는 비어 있는 곳이 더 자유로우며, 이루어진 성과보다는 어려운 열망이 더 크게 성장하게 한다는 것도 그동안 시간이 알게 한 깨달음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그녀는 왜 그 곳에 있을까
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 공원의 일인용 벤치에 한 여자가 앉아 있다. 그녀는 마흔이 넘은 한국인. 아무리 봐도 부유한 남편을 따라 외유를 즐기거나 새로이 정주할 곳을 찾기 위해 바다를 건넌, 속칭 세계인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화려한 경력의 커리어우먼과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인생의 안정기에 접어들어 안락함을 즐기고 있어야 할 나이에 그녀가 낯선 곳에서 홀로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런데 실상 정착이 중요한 문제였다. 결국 미래의 문제였다. 현재는 나쁘지 않았다. 기꺼이 그렇게 살 수도 있었다. 부양해야 할 가족도, 넓은 집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도 없으니 가능하지 않을 것도 없었다. (…) 그러나 미래는 확실한 결정만을 원했다. 어딘가에 확고하게 자신을 묶어둘 줄 아는 정착민. 불신을 해소해줄 뚜렷한 비전의 제시. 관계와 약속. 세상은 그런 것만을 요구했다. 고독한 몽상가는 필요없었다. 성실한 현재는 아무런 비전도 제시하지 않았다. ― 본문 81쪽
현재 그녀의 삶이 부유하고 있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리멸렬함과 불행의 예감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한국을 떠나 그녀는 도망치듯 밤 비행기를 탔고, 유럽 땅에서 철학을 만났다.
그저 생각하는 것밖에는 몰랐던 서른 살의 늦깎이 학생에게, 철학은 치수가 잘 맞는 옷처럼 느껴졌다. 매일같이 철학자와 문학가들을 벗 삼아 도서관을 지키던 시간들, 선문답과도 같은 친구와의 대화. 그녀는 관념의 세계에 빠져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은 허공에 발을 디딘 것과도 같았던 삶에 확실한 지지기반이 되어주었고 그녀는 지난 30년의 어느 때보다 생기에 넘쳤다.
▣ 하늘과 땅 사이에서 그를 만나다
어느 날, 화가 라파엘로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청년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철학도였던 그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라파엘이었다.
라파엘은 언제나 알듯 모를 듯한 화두만 남기고 사라졌다가, 그녀가 궁금해 할 때쯤이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곤 했다.
“오랜만이야. 어떻게 지냈어?” 그의 목소리를 찾아 그녀의 시선이 멈춘 곳은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었다. 그는 그와 같은 나라 사람으로 보이는 한 친구와 막 위로 올라가는 중이었다. ‘왜 그는 항상 하늘과 땅의 중간쯤에서 보이는 거지?’그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 본문 186쪽
라파엘을 만난 이후, 그녀의 마음은 언제나 그를 갈망했다. 그녀는 라파엘이 던지고 간 말, 그가 건넨 시집을 표지삼아 자신의 존재와 시간의 소멸, 생의 의미를 추적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철학자들―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칸트, 헤겔을 거쳐 니체와 하이데거, 사르트르와 레비나스에 이르기까지―이 그녀의 여정에 동참한다. 이들은 소설 속에서 때로는 교수로,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도서관 서가에 꽂힌 책으로 현현하며 이야기 전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뿐 아니라 주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 라파엘은 실제로 존재했을까
라파엘은 그녀에게 모처럼 찾아온 생의 활로였다. 그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그럴수록 자꾸 비껴가기만 하는 라파엘과의 만남은 그녀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가 머뭇거리며“결혼 생활이 삶을 대체로 더 풍요롭게 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은근한 암시를 보내왔을 때조차 그 말이 지닌 현실적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 채 허둥댔다.
그렇게 그녀가 머뭇거리는 사이, 라파엘은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시내버스 안에서였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막 버스 옆으로 지나갔는데, 창가에서 바로 한 팔 거리였다. 게다가 버스는 서 있었고, 그의 자전거도 곧바로 신호등 앞에 멈춰 서 있었다. 내려서 그를 부를 수도 있는 거리였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휙 지나가는 그를 보며 그녀는 무언가 또 한 번 가슴속에 박히는 심정이었다. 숨도 쉴 수 없이 절망스럽고 가파른 언덕 위에서 끝없이 추락하는 그런 심정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마음의 눈은, 어떤 영원의 형상과도 같은 하얀 물체 하나가 위로 솟아오르는 것을 다시 한 번 본 것만 같았다. ― 본문 258쪽
하지만 생각해보면 라파엘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바로 그 열망만큼 그녀는 끊임없이 그의 시선을 피해왔던 것은 아닐까? 라파엘과 정면으로 만나 서로의 존재를 제대로 확인하고 살아 꿈틀대는 욕망을 나누는, 일상의 삶을 두려워했던 것은 아닐까? 타인과 정직하게 만난다는 일은 그 얼마나 큰 용기와 이해를 요구하는지…….
그녀는 꿈에서 깨어났다. 라파엘은 실제로 나의 현실에서 존재했던 것일까? 아니면 나의 상상과 꿈속에서만 존재했을까? 그녀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그 엽서에 이렇게 첫 마디를 시작하려고 했다. ‘네가 나의 생각을 떠난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본문 322쪽
또다시 그녀는 혼자 남았다. 그러나 라파엘이 남긴 지표들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라파엘이 건네준 시집과 《바르샤바의 회상》을 읽으며 사라진 그의 발자국을 따라갔다. 바르샤바는 라파엘의 고향이며, 그가 그녀를 떠나 귀환한 환상 속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생생하고 구체적인 묘사 때문에 독자들은 그들이 실재하는 인물이거나 저작일 것이라는 점을 의심치 않을 것이지만 소설 속에서 그녀의 여정에 매우 중요하며 결정적인 단서를 제시하는 《바르샤바의 회상》이나 라파엘이 건네준 시집과 시인, 철학자 얀 로스, 그녀의 지도교수들은 모두 작가의 창조물이다.
▣ 사이프러스 나무는 어디에 있을까
10년이 훌쩍 지났다. 그녀는 지금 바르샤바의 공원에 앉아 있다. 쉼 없이 소멸되는 시간 속에서, 현실적인 거의 모든 것에 느리고 서툴렀던 그녀는 아직도 사라지는 시간과 그곳에 갇힌 자신의 삶을 물끄러미 지켜보고만 있다.
그러나 작가는 소설의 말미에 그녀가 사이프러스 한 그루를 보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무책임한 낙관은 아니지만 사이프러스는 그녀 삶이 가장 생기 있게 빛나던 시절, 라파엘과 수시로 만나고 비껴가던 학교의 교정에서 보았던 나무가 아닌가.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무수한 슬픔과 고난, 그리고 이해 불가능한 모순들로 가득 차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존재 자체가 비극인 것은 아니다.
두려움이 삶의 모든 가능성을 닫아버렸다. 두려움, 바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런데 더 이상 바닥도, 끝도 없는 곳에서 그녀는 갑자기 모든 고통과 두려움이 사라지는 걸 보았다. (…) 너무나 풍부한 자유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자유는 그녀가 자신을 선택하도록 이제까지 기다려왔다는 듯이 자신 있게 문을 두드렸다. 비로소 문이 열리며 천천히 방향을 잡는 빛 속에서 사물과 정신의 축적물이 하나씩 제 모습을 드러내며 움직였다. 그녀는 처음 보는 그것들을 놀라며 바라보았다. - 본문 330쪽
소설 《소멸하는 순간》은 시간의 소멸을 ‘사라짐’이 아니라 성숙과 발효의 과정으로 그려낸다. 모든 소멸해가는 시간들은 우리 삶의 증언자이며, 이미 소멸해간 시간을 끌어안고 우리는 남은 생을 향해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지난 1990년대 초, 파리로 날아가 그곳에서 10년 가까이 서양 현대철학을 공부해온 작가 박유하는 2백자 원고지 1,500매가 넘는 자신의 첫 소설에서 이처럼 오래되고 무거운 주제들을 빼어난 사유와 차분한 문장으로 잘 녹여내고 있다.
꼭 열악한 문학 시장 탓을 하지 않더라도 독자들에게 쉽사리 환영받기 힘든 철학소설을 쓰게 된 것은, 우리의 삶에 육중한 무게로 자리하고 있는 ‘시간’과 ‘존재’에 대한 저자의 성찰을 철학과 문학의 경계가 사라진 글쓰기로 승화시키기 위해서였다.
다소 모호하고 철학적인 표현 때문에 일반 독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소설 속‘그녀’의 시간들이 소멸해가는 과정을 찬찬히 지켜볼 수 있다면, 정말이지 오랜만에‘시간’과 ‘인생’에 관한 사유의 조각들이 격조 있는 한 폭의 그림으로 짜 맞춰지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삶처럼 시간은 무효화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그것은 잊혀질 수 없는 것이다. 어느 한 부분의 시간을 삭제해 쓰레기통에 간단히 던져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이따금 망각될 수는 있으나 소멸되지는 않는다. 나는 나의 나머지 생을 이 기억과 함께 살아야 할 것이다. ― 본문 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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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 |
[문학] 소설 동의보감 (상)
이은성 | 마로니에북스 | 2017-08-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2309 |
[문학] 소설 동의보감 (상)
이은성 | 마로니에북스 | 2017-08-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생명을 위해서만 생명을 바치는’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의 일대기
시청률 5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던 드라마 TV드라마 〈허준〉의 장엄한 감동!
이 전설적인 TV드라마 〈허준〉의 원작 『소설 동의보감』!
1990년 처음 출간된 이래 수년 간 밀리언셀러로 기록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설 동의보감』은 1999년 전설적인 TV드라마 〈허준〉으로 재현된 바 있다. 이 드라마는 사극으로는 유례없이 시청률 50%를 넘기는 기염을 토하며 수많은 시청자에게 장엄하고 충격적인 감동을 선사했다. 『소설 동의보감』을 원작으로 한 TV드라마 〈허준〉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큰 인기에 힘입어 당시 밤거리를 한산하게 만들기도 했다.
병든 이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긍휼’의 명의 허준!
병들어 앓는 이를 동정하는 마음, ‘심의’에서 비롯된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의 일대기!
『소설 동의보감』은 허준의 우직한 집념, 그만의 곧은 신념, 장인적 집요함, 의업활인醫業活人의 정신, 순결한 이타주의, 병들어 고통 받는 민초에 대한 무한한 애정, 이 나라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사랑했던 그의 민족애가 생생하게 묘파되어 있는 책이다. 극심한 당쟁과 권력을 향한 계략으로 고초를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걸었던 허준의 길, 굴곡진 삶을 토대로 꿈을 성취해가는 그의 일대기는 좌절하고 쓰러지면서도 또다시 꿈꾸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위로와 희망을 제시한다. 이로써 물신숭배의 가치관, 일그러진 인간관계, 실종되어가는 인간애를 다시금 반추해보게 하는 소설, 『소설 동의보감』. 독자들은 이제껏 우리가 까마득히 잊고, 혹은 잃고 있던 참 사람들의 사랑, 절도節度, 위의威儀 같은 것들을 이 책으로 하여금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의술은 곧 인술이다! 꺼지지 않는 의업활인醫業活人의 정신!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필수도서『소설 동의보감』
한방의 종주국으로 자처하던 중국인들까지 허준을 의학계의 신인神人으로 추앙했다. 그는 천첩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그만의 집념으로 신분차별의 벽을 타파하여 정1품 보국숭록대부까지 올라 양평군이란 작호를 받기도 했다.
신분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의술을 택해 내의원으로 입신하려던 어느 날 밤 허준은 의원 취재에 응하는 아들 도지를 독려하는 유의태의 말을 엿듣게 된다. “생명을 다룬다 함에서 아무리 귀하다 한들 의원 스스로 생명의 막중함을 아는 겸손한 인격을 지니지 않고야 무슨 소용이리…칠정의 신의 허실을 다 알았다 한들 마지막 한 가지를 알지 않고서는 진실로 의원일 수 없다. 바로 사랑이다.”
이렇듯 허준은 병자들에게 참 사랑을 베푸는 스승 유의태에게 깊은 영향을 받고 스스로의 각성을 통해 진정한 의원, 성의聖醫로 거듭나게 된다.
『동의보감』의 이면사를 그려낸 소설!
문화부 선정도서, YWCA선정 청소년도서!
청소년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수도서!
유네스코 기록유산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빈 회의 최종의정서, 그리고《동의보감》!
보물 제 418호 제왕운기, 보물 제 419호 삼국유사, 보물 제 525호 삼국사기, 그리고 보물 제 1088호《동의보감》!
『소설 동의보감』은 국내로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해외로는 《본초강목》, 《빈 회의 최종의정서》 등과 나란히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을 저술한 조선조 명의 허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불꽃처럼 뜨겁고 명징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동시에, 《동의보감》은 중국의 의서 《본초강목》과 더불어 동양 의학의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의학서이기도 하다.
허준이 집필한 《동의보감》은 역사적 사료의 가치를 인정받은 정부 지정 문화재로, 제왕운기,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과 함께 현재 우리나라 보물 1088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병을 볼 뿐 병자의 신분을 보지 아니하고,
병세를 구할 뿐 그 대가로 영예를 탐하지 아니하리라.’
허준이 성의聖醫가 되기까지는 훌륭한 세 스승의 가르침이 있었다.
위암에 걸려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자 허준에게 인체 해부의 경험을 주기 위해 스스로 동맥을 끊어 자결한 스승 유의태, 문둥이가 외아들을 납치해 가 약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고는 그들을 살해한 후 밀려오는 후회에 눈앞에 보이는 어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평생을 문둥이 치료법 연구에 바치는 김민세, 궁중의 규범을 무시한 채 왕자의 몸에 칼을 대 종기를 깨끗이 치료하고 대역의 죄를 자초한 안광익이 바로 허준의 그 위대한 스승들이다.
스승들의 가르침을 본받아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병들고 가난한 민초들에게 의술을 펼치다 시험장 안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분루를 삼키며 귀향길에 오른 허준의 이야기를 듣고 유의태는 허준의 의원으로서의 참된 자세를 높이 보아 오래 전 내쳤던 허준을 다시 그의 수제자로 맞아들인다.
이러한 허준의 인간적 풍모, 파란만장한 인생길에서 꿈을 성취해가기까지의 과정은 한 톨 한 톨 꿈을 일구어나가는 청소년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으로, 『소설 동의보감』은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더불어 『소설 동의보감』은 문화부 선정도서인 동시, YWCA선정 청소년 도서로 선정된 바다. 유의태와 허준, 그들 사제 간 깊은 의리 또한 교권이 붕괴되어 가고 있는 요즘, 돌이켜봐야 할 중요한 덕목임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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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 |
[문학] 소설 동의보감 (중)
이은성 | 마로니에북스 | 2017-08-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2308 |
[문학] 소설 동의보감 (중)
이은성 | 마로니에북스 | 2017-08-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생명을 위해서만 생명을 바치는’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의 일대기
시청률 5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던 드라마 TV드라마 〈허준〉의 장엄한 감동!
이 전설적인 TV드라마 〈허준〉의 원작 『소설 동의보감』!
1990년 처음 출간된 이래 수년 간 밀리언셀러로 기록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설 동의보감』은 1999년 전설적인 TV드라마 〈허준〉으로 재현된 바 있다. 이 드라마는 사극으로는 유례없이 시청률 50%를 넘기는 기염을 토하며 수많은 시청자에게 장엄하고 충격적인 감동을 선사했다. 『소설 동의보감』을 원작으로 한 TV드라마 〈허준〉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큰 인기에 힘입어 당시 밤거리를 한산하게 만들기도 했다.
병든 이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긍휼’의 명의 허준!
병들어 앓는 이를 동정하는 마음, ‘심의’에서 비롯된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의 일대기!
『소설 동의보감』은 허준의 우직한 집념, 그만의 곧은 신념, 장인적 집요함, 의업활인醫業活人의 정신, 순결한 이타주의, 병들어 고통 받는 민초에 대한 무한한 애정, 이 나라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사랑했던 그의 민족애가 생생하게 묘파되어 있는 책이다. 극심한 당쟁과 권력을 향한 계략으로 고초를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걸었던 허준의 길, 굴곡진 삶을 토대로 꿈을 성취해가는 그의 일대기는 좌절하고 쓰러지면서도 또다시 꿈꾸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위로와 희망을 제시한다. 이로써 물신숭배의 가치관, 일그러진 인간관계, 실종되어가는 인간애를 다시금 반추해보게 하는 소설, 『소설 동의보감』. 독자들은 이제껏 우리가 까마득히 잊고, 혹은 잃고 있던 참 사람들의 사랑, 절도節度, 위의威儀 같은 것들을 이 책으로 하여금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의술은 곧 인술이다! 꺼지지 않는 의업활인醫業活人의 정신!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필수도서『소설 동의보감』
한방의 종주국으로 자처하던 중국인들까지 허준을 의학계의 신인神人으로 추앙했다. 그는 천첩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그만의 집념으로 신분차별의 벽을 타파하여 정1품 보국숭록대부까지 올라 양평군이란 작호를 받기도 했다.
신분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의술을 택해 내의원으로 입신하려던 어느 날 밤 허준은 의원 취재에 응하는 아들 도지를 독려하는 유의태의 말을 엿듣게 된다. “생명을 다룬다 함에서 아무리 귀하다 한들 의원 스스로 생명의 막중함을 아는 겸손한 인격을 지니지 않고야 무슨 소용이리…칠정의 신의 허실을 다 알았다 한들 마지막 한 가지를 알지 않고서는 진실로 의원일 수 없다. 바로 사랑이다.”
이렇듯 허준은 병자들에게 참 사랑을 베푸는 스승 유의태에게 깊은 영향을 받고 스스로의 각성을 통해 진정한 의원, 성의聖醫로 거듭나게 된다.
『동의보감』의 이면사를 그려낸 소설!
문화부 선정도서, YWCA선정 청소년도서!
청소년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수도서!
유네스코 기록유산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빈 회의 최종의정서, 그리고《동의보감》!
보물 제 418호 제왕운기, 보물 제 419호 삼국유사, 보물 제 525호 삼국사기, 그리고 보물 제 1088호《동의보감》!
『소설 동의보감』은 국내로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해외로는 《본초강목》, 《빈 회의 최종의정서》 등과 나란히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을 저술한 조선조 명의 허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불꽃처럼 뜨겁고 명징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동시에, 《동의보감》은 중국의 의서 《본초강목》과 더불어 동양 의학의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의학서이기도 하다.
허준이 집필한 《동의보감》은 역사적 사료의 가치를 인정받은 정부 지정 문화재로, 제왕운기,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과 함께 현재 우리나라 보물 1088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병을 볼 뿐 병자의 신분을 보지 아니하고,
병세를 구할 뿐 그 대가로 영예를 탐하지 아니하리라.’
허준이 성의聖醫가 되기까지는 훌륭한 세 스승의 가르침이 있었다.
위암에 걸려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자 허준에게 인체 해부의 경험을 주기 위해 스스로 동맥을 끊어 자결한 스승 유의태, 문둥이가 외아들을 납치해 가 약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고는 그들을 살해한 후 밀려오는 후회에 눈앞에 보이는 어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평생을 문둥이 치료법 연구에 바치는 김민세, 궁중의 규범을 무시한 채 왕자의 몸에 칼을 대 종기를 깨끗이 치료하고 대역의 죄를 자초한 안광익이 바로 허준의 그 위대한 스승들이다.
스승들의 가르침을 본받아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병들고 가난한 민초들에게 의술을 펼치다 시험장 안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분루를 삼키며 귀향길에 오른 허준의 이야기를 듣고 유의태는 허준의 의원으로서의 참된 자세를 높이 보아 오래 전 내쳤던 허준을 다시 그의 수제자로 맞아들인다.
이러한 허준의 인간적 풍모, 파란만장한 인생길에서 꿈을 성취해가기까지의 과정은 한 톨 한 톨 꿈을 일구어나가는 청소년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으로, 『소설 동의보감』은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더불어 『소설 동의보감』은 문화부 선정도서인 동시, YWCA선정 청소년 도서로 선정된 바다. 유의태와 허준, 그들 사제 간 깊은 의리 또한 교권이 붕괴되어 가고 있는 요즘, 돌이켜봐야 할 중요한 덕목임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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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 |
[문학] 소설 동의보감 (하)
이은성 | 마로니에북스 | 2017-08-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2307 |
[문학] 소설 동의보감 (하)
이은성 | 마로니에북스 | 2017-08-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생명을 위해서만 생명을 바치는’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의 일대기
시청률 5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던 드라마 TV드라마 〈허준〉의 장엄한 감동!
이 전설적인 TV드라마 〈허준〉의 원작 『소설 동의보감』!
1990년 처음 출간된 이래 수년 간 밀리언셀러로 기록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설 동의보감』은 1999년 전설적인 TV드라마 〈허준〉으로 재현된 바 있다. 이 드라마는 사극으로는 유례없이 시청률 50%를 넘기는 기염을 토하며 수많은 시청자에게 장엄하고 충격적인 감동을 선사했다. 『소설 동의보감』을 원작으로 한 TV드라마 〈허준〉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큰 인기에 힘입어 당시 밤거리를 한산하게 만들기도 했다.
병든 이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긍휼’의 명의 허준!
병들어 앓는 이를 동정하는 마음, ‘심의’에서 비롯된 조선 최고의 명의 허준의 일대기!
『소설 동의보감』은 허준의 우직한 집념, 그만의 곧은 신념, 장인적 집요함, 의업활인醫業活人의 정신, 순결한 이타주의, 병들어 고통 받는 민초에 대한 무한한 애정, 이 나라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사랑했던 그의 민족애가 생생하게 묘파되어 있는 책이다. 극심한 당쟁과 권력을 향한 계략으로 고초를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걸었던 허준의 길, 굴곡진 삶을 토대로 꿈을 성취해가는 그의 일대기는 좌절하고 쓰러지면서도 또다시 꿈꾸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위로와 희망을 제시한다. 이로써 물신숭배의 가치관, 일그러진 인간관계, 실종되어가는 인간애를 다시금 반추해보게 하는 소설, 『소설 동의보감』. 독자들은 이제껏 우리가 까마득히 잊고, 혹은 잃고 있던 참 사람들의 사랑, 절도節度, 위의威儀 같은 것들을 이 책으로 하여금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의술은 곧 인술이다! 꺼지지 않는 의업활인醫業活人의 정신!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필수도서『소설 동의보감』
한방의 종주국으로 자처하던 중국인들까지 허준을 의학계의 신인神人으로 추앙했다. 그는 천첩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그만의 집념으로 신분차별의 벽을 타파하여 정1품 보국숭록대부까지 올라 양평군이란 작호를 받기도 했다.
신분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의술을 택해 내의원으로 입신하려던 어느 날 밤 허준은 의원 취재에 응하는 아들 도지를 독려하는 유의태의 말을 엿듣게 된다. “생명을 다룬다 함에서 아무리 귀하다 한들 의원 스스로 생명의 막중함을 아는 겸손한 인격을 지니지 않고야 무슨 소용이리…칠정의 신의 허실을 다 알았다 한들 마지막 한 가지를 알지 않고서는 진실로 의원일 수 없다. 바로 사랑이다.”
이렇듯 허준은 병자들에게 참 사랑을 베푸는 스승 유의태에게 깊은 영향을 받고 스스로의 각성을 통해 진정한 의원, 성의聖醫로 거듭나게 된다.
『동의보감』의 이면사를 그려낸 소설!
문화부 선정도서, YWCA선정 청소년도서!
청소년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수도서!
유네스코 기록유산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빈 회의 최종의정서, 그리고《동의보감》!
보물 제 418호 제왕운기, 보물 제 419호 삼국유사, 보물 제 525호 삼국사기, 그리고 보물 제 1088호《동의보감》!
『소설 동의보감』은 국내로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해외로는 《본초강목》, 《빈 회의 최종의정서》 등과 나란히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을 저술한 조선조 명의 허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불꽃처럼 뜨겁고 명징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동시에, 《동의보감》은 중국의 의서 《본초강목》과 더불어 동양 의학의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의학서이기도 하다.
허준이 집필한 《동의보감》은 역사적 사료의 가치를 인정받은 정부 지정 문화재로, 제왕운기,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과 함께 현재 우리나라 보물 1088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병을 볼 뿐 병자의 신분을 보지 아니하고,
병세를 구할 뿐 그 대가로 영예를 탐하지 아니하리라.’
허준이 성의聖醫가 되기까지는 훌륭한 세 스승의 가르침이 있었다.
위암에 걸려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자 허준에게 인체 해부의 경험을 주기 위해 스스로 동맥을 끊어 자결한 스승 유의태, 문둥이가 외아들을 납치해 가 약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고는 그들을 살해한 후 밀려오는 후회에 눈앞에 보이는 어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평생을 문둥이 치료법 연구에 바치는 김민세, 궁중의 규범을 무시한 채 왕자의 몸에 칼을 대 종기를 깨끗이 치료하고 대역의 죄를 자초한 안광익이 바로 허준의 그 위대한 스승들이다.
스승들의 가르침을 본받아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병들고 가난한 민초들에게 의술을 펼치다 시험장 안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분루를 삼키며 귀향길에 오른 허준의 이야기를 듣고 유의태는 허준의 의원으로서의 참된 자세를 높이 보아 오래 전 내쳤던 허준을 다시 그의 수제자로 맞아들인다.
이러한 허준의 인간적 풍모, 파란만장한 인생길에서 꿈을 성취해가기까지의 과정은 한 톨 한 톨 꿈을 일구어나가는 청소년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으로, 『소설 동의보감』은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더불어 『소설 동의보감』은 문화부 선정도서인 동시, YWCA선정 청소년 도서로 선정된 바다. 유의태와 허준, 그들 사제 간 깊은 의리 또한 교권이 붕괴되어 가고 있는 요즘, 돌이켜봐야 할 중요한 덕목임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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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 |
[문학] 수상한 우체통
실렌 에드가르, 폴 베오른 | 푸른숲주니어 | 2017-06-1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2306 |
[문학] 수상한 우체통
실렌 에드가르, 폴 베오른 | 푸른숲주니어 | 2017-06-1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만약 편지로 역사를 바꿀 수 있다면?
수상한 우체통이 전해 주는 초특급 빠른우편!
“1914년 열여섯 살 소년이 2014년 열네 살 소년에게”
2014년 첫날, 아드리엥이 쓴 새해 카드가 100년 전, 1914년을 살고 있는 하드리엥에게 배달된다. 서로를 사촌으로 착각한 두 소년은 학교·부모·이성친구·진로 등 다양한 고민을 나누면서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다. 어느 날 아드리엥은 하드리엥이 1세기 전 과거에 살고 있으며 곧 제1차 세계 대전이 벌어질 거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세대를 초월한 우정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역사 판타지 소설!
1914년의 십 대와 2014년의 십 대, 얼마나 다르고 어떻게 닮았을까?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 스토리!
100년 전 누군가와 편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떨까? 2016년 청소년 부문 엥코륍티블 상을 거머쥔 《수상한 우체통》은 1세기를 건너뛰어 편지를 주고받는 두 소년의 우정을 그린다. 2014년의 일상과 1914년의 일상이 갈마들며 전개되는 가운데 소설을 받치는 큰 배경은 제1차 세계 대전이다. 하드리엥의 편지는 세계 전쟁의 격전지로 우리를 안내하며, 아드리엥의 편지는 하드리엥의 운명을 바꿔 그 자신이 속한 세계의 일부까지 변화시킨다. 이러한 설정은 우리의 매순간이 과거와 미래에 연결되어 있다고 호소한다.
시작은 ‘아드리엥’이 ‘사촌 하드리엥’에게 보낸 의례적인 새해 카드였다. 우체통은 그 편지를 무려 100년 전에 살고 있는 ‘또 다른 하드리엥’에게 전한다. 100년이라는 시차만큼 두 소년이 사는 세상은 극과 극이다. 그 격차는 삶의 태도나 방식도 구분 짓는다.
1914년, 프랑스 시골 마을 코르브니(Corbney)에 살고 있는 하드리엥네 가족은 네 살배기 막내부터 온가족이 끝 모르는 농장 일에 매달려 생계를 유지한다. 자동차가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세상이란 아직 미래 소설 속 이야기. 그런 와중에 도시 고등학교로 진학해 “자동차처럼 멋진 최신 기계”를 발명하는 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하드리엥의 꿈은 허튼 공상으로 취급받는다.
하드리엥이 유독 좋아하는 공간인 ‘학교’는 시청 한쪽에 마련된 교실 하나가 전부다. 나이가 다른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수업을 듣는 근대 교육 초기의 풍경이 펼쳐진다. 도시 고등학교로 진학하거나 대학에 가는 것은 별난 일일 뿐, 아직까지 공부한다는 것은 부유한 자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시대다. 도시와 농촌간의 계급 격차가 극심해지던 이 시기에, 문맹인 아버지는 도시의 배운 자들을 혐오한다. 그런 아버지는 하드리엥에게 쉽게 오를 수도 없고 피해 갈 수도 없는 큰 산 같은 존재다. 부자지간의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이제 2014년으로 시선을 돌려 보자. 프랑스 도시 랑(Laon)에 사는 아드리엥은 문자 메시지, 이메일 같은 통신 수단이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오늘을 살고 있다. 집안일의 많은 부분은 기계가 도맡아 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은 더 이상 노동에 시달릴 일이 없다. 첨단 과학기술의 혜택을 듬뿍 받는 요람 속의 삶이다. 그렇지만 아드리엥은 행복하기는커녕 불행할 뿐이다. 우선은 고백할 수도 그만둘 수도 없는 짝사랑 때문이다. 아드리엥은 사랑하는 마리옹이 다른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후, 실의에 빠져 모든 일에 의욕을 잃고 컴퓨터 게임으로만 시간을 보낸다. 게임 속 괴물들을 물리치는 동안은 괴로운 생각을 떨칠 수 있다.
공동묘지 한가운데의 웅장한 편백나무는 가지를 드리운 채 말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저 아래에도 누군가 잠들어 있겠지.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 중에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아드리엥은 많은 이들이 시절을 잘못 타고나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게 살았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려 애썼다.
하지만 허사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기아로 죽어 가고 있었다. 남들이 제아무리 배부른 소리를 한다며 손가락질을 한다 해도 소용없었다. 자신 역시 그에 못지않게 불행하다며 울부짖고 싶었다.”80~81쪽
무엇보다 아드리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줄곧,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다”라는 엄마의 압박을 받으며 성적 부담을 안고 살아간다. 그렇기에 아드리엥이 “학교는 아무 쓸모없다”며 학업 포기 선언을 하는 것은 나름대로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투쟁인 셈이다. 시대를 초월해 부모 자식 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노릇인지, 아드리엥은 어머니의 관심에 숨이 막히면서도 이혼한 채 중국으로 떠난 아버지의 관심이 그립다.
요컨대, 하드리엥과 아드리엥 두 소년은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적인 선택으로 한 사람은 공부를 하고, 한 사람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 학업, 진로, 연애, 세대 차이……. 구체적인 상황과 환경은 다를지라도 십 대의 삶을 관통하는 이 영원한 테마들이 어떻게 변주되는지 살펴보는 동안, 독자는 다른 세대, 더 나아가 다른 시대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눈을 뜨게 될 것이다.
너 정말 1914년에 살고 있는 거니? 《타임머신》이란 소설을 읽었는데, 시간을 거슬러 여행하는 사람의 얘기였어. 우리가 꼭 그 소설 속에 사는 것 같아! 혹시 네가 미래의 소년일까? 140~141쪽
지금 여기 살아 있는 전쟁!
우리의 매순간은 과거와 미래에 연결되어 있다
아드리엥은 역사 시험을 앞두고 “1914년 전쟁 직전의 유럽 식민지! 솔직히 누가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겠어?”라며 투덜거린다. 결국 시험지에 답을 쓰는 대신 그림을 그려 제출한다. 사실 대부분의 십 대에게 역사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지식일 뿐, 오늘날 우리와는 별 접점이 없어 보인다. 소설은 그런 편견에 살갑게 다가선다.
아드리엥은 하드리엥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전쟁의 경과와 상흔을 조사하고 제 기억에 새긴다. 그러다 보니 수업 시간 중,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 최악의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여인의 거리’ 전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펼쳐 놓는 즉흥 발표를 하게 되고, 그 발표를 계기로 유급을 면한다.
뿐만 아니라 체험 학습 중 낡은 배수구 안에 갇힌 친구가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사용된 화학 무기인 포스겐 가스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히 알아채고 재치 있는 응변으로 친구를 구해 뉴스 헤드라인을 휩쓸기까지 한다.
요컨대 하드리엥과의 편지 교환은 역사를 대하는 아드리엥의 인식을 놀라울 정도로 바꾸어 놓는다. 아드리엥의 드라마틱한 발표 장면은 그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아드리엥의 시선이 허공을 향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빠른 손놀림으로 ‘여인의 거리’와 그를 둘러싼 지역에 마구 엑스표를 치기 시작했다.
“그때 곳곳에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났어요. 풍경은 사라지고 온통 구멍들뿐이었지요! 하늘과 땅은 가스로 뒤덮였어요. 포탄 네 발 중 한 발은 화학탄이었으니까요…….”
아드리엥의 손이 덜덜 떨렸다. 그 바람에 칠판 선반 위에 내려놓으려던 검은색 보드 펜이 바닥으로 떨어져 떼구르르 굴렀다.
“전쟁이 끝난 뒤 생존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내가 살던 마을과 집이 모두 사라지고 폐허로 변한 모습을요. 돌도 나무도 길도 사라져 버린……. 마치 무언가 송두리째 할퀴고 지나간 듯했겠지요.”
아드리엥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친구들의 눈길을 뒤로한 채 제자리로 돌아갔다. 눈물이 앞을 가려 걸음을 옮기기가 힘들었다. 163~164쪽
하드리엥을 알기 전까지 아드리엥은 역사를 따분한 남의 일로 여겼다. 하지만 그 시대도 오늘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 뛰는 삶의 현장이라는 점을 알게 된 후, 역사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드라마로 변모한다.
소설은 역사가 우리의 삶에 새기는 여러 가지 무늬를 생생한 서사로 펼쳐 보이고 그 의미를 다각도로 탐사한다. 예컨대 오랜 기간 숙적 관계였던―오늘날 우리에게 반일 감정을 연상시키는―독일에 대한 하드리엥의 적개심도 역사의 의미 중 하나일 것이다. 제1차 세계 대전 때 투하된 채 잊혀졌다 오늘날 누군가의 목숨을 위협하는 화학 무기 포탄도 역시 역사의 또 다른 형상일 것이다.
소설은 이렇게 박제된 역사가 아닌, 오늘날 우리와 호흡하는 역사, 1914년이 2014년에 말을 걸 듯 지금 여기 살아 있는 역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내용 소개
*무모한 내기
처음에는 앞 다투어 자랑만 늘어놓던 아드리엥과 하드리엥. 그러나 어느 날, 하드리엥이 농장일, 공부를 반대하는 아버지, 뜻대로 되지 않는 학교 숙제 등에 대한 고민을 진솔하게 털어놓자 아드리엥 또한 진심을 털어놓는다. 그간의 모든 편지가 다 거짓말이었다는 것이다. 여자 친구에 대한 자랑도, 반에서 일등했다는 것도, 자신만만하게 자랑했던 화가라는 꿈도……. 조금씩 자신의 아픔과 상처 고민을 드러내는 사이 둘은 서로의 마음을 열어 간다.
하드리엥은 놀라움과 당혹감을 느끼며 아드리엥의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잠시 후 놀라움이 잦아들자 단어 하나하나마다 깊은 신뢰가 솟아났다. 하드리엥은 누군가 자신을 속였다는 데서 오는 모멸감보다는, 눈앞의 편지가 진심에서 우러났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하드리엥도 그런 무력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편지에 힘입은 하드리엥은 발표를 잘 끝내리라 굳게 다짐하고는 서둘러 몸을 일으키다가 그만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알코브(침실 벽을 파서 침대를 들여놓은 곳?옮긴이) 속 침대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세숫대야 속 물은 또 어찌나 차가운지, 하드리엥은 손에 비누를 살짝 묻혀 고양이 세수를 했다. 도시의 부유한 집들은 수도관을 타고 물이 흘러나온다던데 혹시 아드리엥의 집도 그럴까? 코르브니에서는 아직도 우물물을 길어다 썼다. 70~71쪽
*백 년을 건너온 우편물
아드리엥은 하드리엥이 부탁한 약을 구하고 싶어도 병의 증상을 정확히 알 수 없자, 급한 마음에 자전거를 타고 직접 하드리엥이 사는 코르브니로 찾아간다. 그러나 하드리엥의 편지 속에 그려져 있던 생기 넘치는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동네 주민에 따르면 하드리엥이라는 사람이 살았던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 와중에 친구 마리옹에게서 하드리엥의 우표는 1세기 전의 것이며 “1914년, 전쟁이 일어난 시기 수백만 통의 우편물이 분실되었다”는 문자를 받는다.
순간, 아드리엥은 깨달았다. 왜 하드리엥 형이 코르브니에 살고 있지 않은지, 왜 이메일 주소를 주지 않는지, 어째서 그토록 유행어에 둔감한지, 그리고 알베르는 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 외에 이제까지 궁금했던 수많은 ‘의문’들이 스르르 풀렸다.
모든 것이 딱 들어맞았다. 진실이 확연히 드러났다. 믿기지 않고, 터무니없고, 너무나 비현실적이지만……, 또한 너무나 명쾌했다. 하드리엥은 자신이 알고 있던 사촌 형이 아니라 다른 소년이었다. 그 소년은 2014년에 살지 않고 과거의 어느 순간, 어쩌면 다른 세기에 살고 있었다.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다시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울리고 새 메시지가 왔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수백만 통의 우편물이 분실되었대. 바로 1914년, 전쟁이 일어난 시기에 말이야.
‘전쟁……! 1914년에 일어난 전쟁이라고?’
아드리엥은 머리가 빙빙 돌아 담벼락에 등을 기댔다. 어떻게 백 년 전에 사는 소년과 편지를 나눌 수 있단 말인가. 설명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하드리엥 형의 목숨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이다. 137~138쪽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하드리엥이 도시로 나가 공부하고자 의지를 밝히는 것은, 도시 사람들을 불신하고 지식을 혐오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글을 깨치지 못한 아버지에게 모욕감을 부추기는 일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은 피할 수 없는 일, 아버지에게 도시로 진학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 놓는 순간, 부자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른다.
“땅이 사람들을 풍요롭게 한다고요? 그래서 이 년 전, 가뭄이 왔을 때 그렇게 다들 굶어 죽을 뻔했나요?”
“그건 드문 경우야. 힘든 시기는 견뎌 내야 한다고. 어쨌든 이렇게 살아남았잖아! 이 모든 게 누구 덕인 줄도 모르고!”
“그럼 엄마는요? 그리고 우리는요? 날 때부터 농장에서 죽도록 일만 했잖아요!”
“그래서 뭘 어쨌다는 거야? 네놈이 방 안에서 뒹굴거리는 동안 네 아비 혼자 뼈 빠지게 일했어야 한다고? 몇 달 전부터 너를 지켜봤는데, 네 녀석은 어떡하든 농장에서 도망치려고만 했어. 내 아들은 게으르면 안 돼. 절대로 안 된다고! 내가 너한테서 그 나쁜 버릇을 뿌리뽑아 줄 테니 두고 봐, 이 녀석!”
(중략)
“저는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아요! 제 길을 갈 거예요!” 151~152쪽
*위험한 장난
아드리엥은 학교에서 전쟁 100주년 기념 체험학습 현장으로 제1차 세계 대전 격전지였던 ‘여인의 거리’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사라는 악동들의 꼬임에 넘어가 오래된 배수관에 갇히고, 사라를 찾아 나선 아드리엥은 ‘썩은 볏단 냄새 같은 곰팡내를 풍기며 끝이 연필심처럼 생긴 포탄’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하드리엥을 위해 전쟁 자료를 수집해 온 아드리엥은 그것이 치명적인 화학 무기 포스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라는 대답 대신 연거푸 기침을 해 댔다.
“……눈이 따끔거려.”
“너……, 혹시 감기 걸렸어?”
“아니…….”
“기침도 나고 눈도 따끔거린다고?”
“악취 때문인가 봐.”
“무슨 냄새인데?”
“모르겠어……. 곰팡내 같아.”
“썩은 볏단 냄새 같은?”
“그래, 바로 그거야! 너한테도 냄새가 나?”
아드리엥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포스겐일까? 포스겐은 건초 냄새가 나는 전쟁용 가스이다. 포스겐 가스에 노출되면 첫 증상으로 목과 눈이 따끔거린다. 제1차 세계 대전 때 자주 사용된 화학 무기 중 하나로, 아직까지도 옛 전투 지역에서 포탄이 발견되곤 했다. 혹시 저 밑 배수구에 그 포탄이 아직도 남아 있는 걸까? 220~221쪽
*내 여자 친구
아드리엥은 마리옹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둘만의 아지트인 공동묘지로 달려간다. 꿈에 그리던 입맞춤을 앞두고, 마리옹은 비석 하나에 새겨진 이름이 달라졌다며 호들갑을 떤다. 둘은 전에 그곳에 적혀 있던 이름이 하드리엥의 이름이었으며, 하드리엥의 이름이 지워진 것을 보고 전쟁에서 무사히 살아남았음을 알게 된다.
“아 참! 파란 우체통!”
“너희 집 앞에 있던 우체통?”
“그 우체통이 아직도 그대로 있는지 보러 가자!”
둘은 아드리엥네 집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 그러나 신비한 우체통은 사라지고 없었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마치 한 번도 그곳에 서 있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이제 끝났어. 더 이상 편지를 쓸 수 없다고……. 나는……, 나는 친구를 잃었어.”
아드리엥은 눈물을 흘렸다. 다시는 하드리엥의 편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검은 잉크로 적어 내려간 아름다운 필체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다. 다른 세기에 살고 있던 놀라운 친구,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던 유일한 친구를 영영 잃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하드리엥 오빠는 전쟁에서 살아남았잖아. 하드리엥 오빠는 다른 세기에서 너를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을 거야!” 254~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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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 |
[문학] 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 다산책방 | 2017-05-3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2305 |
[문학] 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 다산책방 | 2017-05-3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어둠을 견딘 나의 소리가 결국 세상을 울렸다”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가 그려낸
인간의 용기와 비겁함에 관한 가장 강렬한 이야기
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가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 한 남자가 여행 가방을 종아리에 기대어둔 채 초조하게 승강기 옆에 서 있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남자는 바로 한때 천재 작곡가로 추앙받다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러시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쇼스타코비치다. 그는 스탈린 정권의 눈밖에 나 음악을 금지당하는 것은 물론, 가족 앞에서 끌려가는 것만은 막으려고 집을 나와 매일 밤을 층계참에서 지새운다. 대숙청이라는 이름 아래 블랙리스트에 오른 친구와 동료들이 은밀히 사라져가는 하루하루, 그는 그 암흑의 시대를 어떻게 견뎌냈을까?
맨부커상 수상 이후 발표한 첫 소설로 “스스로를 뛰어넘었다”는 극찬을 받은 『시대의 소음』은 음악사에서 가장 극적인 일생을 살아간 거장의 내면으로 들어가 거대한 권력 앞에 선 힘없는 한 인간의 삶을 심도 깊게 그려낸 수작이다. 줄리언 반스는 치밀한 자료 조사와 섬세한 상상력으로 스탈린 치하 러시아의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려내지만, 이는 여전히 억압과 부조리라는 소음에 시달리는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스로 겁쟁이가 될지언정 살아남아 자신의 음악을 남기고자 했던 한 예술가의 치열한 분투는 우리에게 용기와 비겁함에 관한 가장 강렬한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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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 |
[문학]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 열림원 | 2016-05-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2304 |
[문학]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 열림원 | 2016-05-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근원의 샘물을 찾아내야만 한다’
『데미안』 집필 이후, 극심한 두통과 불면증, 우울감 속에서
헤르만 헤세는 다른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바보 같은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가?
혼탁한 세상에서 피워낸 한 송이 연꽃 같은 위안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가 쓴 인도에 관한 문학. 제목과 부제에서 ‘지루하고 교훈적인’ 내용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헤르만 헤세가 1922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싯다르타』는 그 사상적 깊이는 차치하더라도 드라마틱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 면에서 현대의 소설들을 넉넉히 압도한다. 마흔다섯의 헤세가 『데미안』 발표 이후 극심한 우울감으로 정신 상담을 받는 시기에 구상, 집필하고 발표한 소설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로 대표되는 『데미안』의 내면 탐구는 『싯다르타』에서도 이어지며, 결국 작품의 말미에서 헤세는 ‘해답’을 내놓는다. ‘바보 같은 세상’을 도저히 사랑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우리가 오늘날 이 책을 다시 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열림원은 지난 달 〈헤르만 헤세 컬렉션〉을 시작하며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첫 권으로 내놓았다. 선교사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 그 자신이 신학교에 입학했다 자퇴한 것에서도 드러나듯 기독교 문화와 관계가 깊은 헤세이지만, 동양, 특히 인도의 사상 또한 그의 한 면을 지탱했다. 헤세의 외할아버지는 저명한 인도학자였고, 그의 외사촌 빌헬름 군데르트 또한 동양학, 특히 중국과 일본의 불교에 정통한 이름난 학자였다(헤세는 『싯다르타』의 2부를 그에게 헌정했다). 소설 『싯다르타』를 헤세 자신의 사상서로 봐도 틀리지 않을 만큼 헤세는 이 작품에서 세상 속에서 인간이 맞닥뜨리는 무수한 고민들을 풀어놓고 치열하게 그 답을 찾아 나선다.
인도 브라만 계급 두 청년이 노년에 이르까지 걸어가는 구도의 여정,
깨달은 자와 구하는 자가 헤어지고 만나는 눈부신 순간을 그려내다
『싯다르타』는 브라만 청년 ‘싯다르타’와 친구 ‘고빈다’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걸어가는 다양한 구도의 길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브라만으로 날마다 몸과 마음을 정결케 하는 의식을 행하며 신들에게 제사를 올리던 ‘싯다르타’는 어느 날, 명상 중에 깊은 회의에 빠진다. ‘존경받는 브라만인 아버지, 최고의 스승들, 그들은 과연 행복한가? 그들 또한 끊임없이 목말라하는 구도자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리하여 싯다르타는 끝없는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 자신 안에 있는 근원의 샘물, 즉 참나를 찾기로 결심한다. 함께 브라만의 길을 걸어가던 친구 고빈다가 싯다르타를 따른다. 수행 면에서 스승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싯다르타, 그가 가는 길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두 청년은 고행 수도승이 되어 고통스러운 수행에 몸을 맡긴다. 갈증과 추위를 극복하고, 숨과 맥박을 조절하며, 자아를 없애고 명상 속에서 왜가리가 되고, 죽은 자칼이 되고, 돌, 나무, 물이 되었다. 명상은 더욱 깊어져 자기 자신을 죽이고 공(空)이 상태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지만 단지 그뿐, 명상의 끄트머리에는 다시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윤회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좌절에 빠진 싯다르타의 귀에 ‘고타마’에 대한 소문이 들려온다. 세상의 번뇌를 극복하고 윤회의 수레바퀴를 멈추게 한 고타마, 두 청년은 그를 찾아 또다시 여정에 오른다.
고타마가 머무르는 제따와나 숲. 그곳에서 첫 번째 헤어짐의 순간이 찾아온다. 고타마의 제자가 되기로 한 고빈다와 달리, 싯다르타는 숲을 떠나 깨달음의 순례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깨달은 붓다의 가르침은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가르치지요. 바르게 사는 법, 악을 멀리하는 법 등을요. 그러나 한 가지, 아주 분명하고 또 존중받아야 할 가르침 하나는 거기에 담겨 있지 않습니다. 세존이 직접 무엇을 체험했는지, 다시 말해 수만 명의 깨달으신 분들 가운데 고귀하신 붓다만이 체험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것에 얽힌 비밀 하나는 그 안에 담겨 있지 않습니다. 세존의 법문을 들었을 때 제가 생각했던 것, 알게 되었던 것은 바로 이 점이었습니다. 제가 순례를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더 나은 다른 가르침을 찾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런 가르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는 잘 알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저는 모든 가르침, 모든 스승들을 떠나려고 합니다. 깨달음이라는 목적을 제 스스로 이루거나, 그렇지 않다면 죽고 싶을 뿐이지요. _본문 53쪽
아름다운 여인, 부(富)… ‘최초의 인간’ 앞에 펼쳐진 바보 같은, 황홀한 세상
깨달음은 가르침을 통해 전해질 수 없다고 확신하고 고타마를 뒤로한 싯다르타는, 어떤 의미에서 ‘최초의 인간’과도 같다.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는 당당함으로 그는 아름다운 창녀 카말라의 마음을 얻고, 대상(大商) 카마스바미의 신임을 얻어 장사를 배워 큰 부를 누린다. 싯다르타의 성공은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라 그때까지 그가 깨달음을 추구하며 배우고 익힌 것들에서 비롯되었다.
강물에 돌을 던지면 돌은 가장 빠른 방법으로 강바닥에 가라앉아요. 싯다르타가 목표를, 계획을 세운다면 그렇게 될 거예요. 싯다르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싯다르타는 기다리고, 생각하고, 단식정진합니다. 돌이 물속으로 가라앉듯이 세상의 일을 관통하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에도 마음 쓰지 않고 말이지요. 이끌려 가게, 가라앉게 내버려둡니다. 그의 목표가 그를 끌어당기는 이유는 그가 자신이 세운 목표에 역행하는 것은 그 무엇도 마음에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싯다르타가 사문들에게서 배운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바보들은 이것을 마법이라고 부르고, 귀신들이 이것을 행한다고 생각하죠. 귀신들이 하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어요. 귀신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누구나 마법을 부릴 수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어요. _본문 90~91쪽
이루기로 마음먹은 것을 모두 이룬 싯다르타는 그러나 변해간다. 술과 도박에 빠지고, 사업을 함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놀이와 같이 그것을 즐겼지만, 갈수록 초조해하고 성패에 연연하게 된다. 사십 대에 접어들어 흰 머리카락을 내보이게 되었고, 피어나는 꽃과 같았던 연인 카말라의 얼굴에서는 피로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졌다. 그 자신이 경멸해 마지않던 불쾌함이 그의 얼굴에서 엿보이기 시작했을 때, 싯다르타는 꿈을 꾼다. 꿈에서 그는 새장 속에서 죽은 새를 길 위에 내던지는데, 그 순간 큰 슬픔을 느낀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과 얻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는 모든 것을 두고 떠난다.
깨달음은 말이 될 수 없지만, 그것은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
『싯다르타』의 소설적 묘미는 ‘싯다르타’와 ‘고빈다’의 만남과 헤어짐에 있다. 모든 것을 두고 목적지도 없이 길을 떠난 싯다르타의 마음속에는 사실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죽음. 깨달은 자 고타마 앞에서 당당하게 ‘깨달음이라는 목적을 제 스스로 이루거나, 그렇지 않다면 죽고 싶을 뿐’이라고 선언했던 싯다르타는 결국 죽음이라는 길을 택한다.
실패한 삶의 형상을 때려 부수는 것, 그리하여 비웃는 신들의 발치에 그것을 내던져버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죽음, 그가 증오했던 형상을 파괴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가 그리워했던 돌파구였던 것이다. 물고기들이 뜯어먹어도 좋았다. 싯다르타라는 속물을, 제정신을 잃어버린 남자를, 망가지고 썩어가는 몸뚱어리를, 맥이 풀리고 학대받은 영혼을! 물고기들과 악어들이 그를 먹어치워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악마가 그를 갈기갈기 조각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_본문 125쪽
그러나 그 순간, 싯다르타는 벼락같이 완전한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하고 이내 깊은 잠에 빠진다. 그리고 다시 깨어났을 때, 십 년은 지난 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자신 앞에 앉은 채로 잠든 한 남자, 고빈다와 재회한다. 고타마의 제자가 되어 오랫동안 수행의 길을 걸어가던 고빈다가 위험한 곳에서 잠이 든 한 남자(고빈다는 싯다르타를 알아보지 못한다)를 보고 일행에서 떨어져 나와 그의 곁을 지킨 것이다. 먼저 친구를 알아본 싯다르타 덕분에 둘은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지만, 현재의 모습에 대한 대화일 뿐, 이 둘은 다시 헤어져 자신의 길을 간다.
잠에서 깨어난 싯다르타는 강의 모습에 깊은 사랑을 느끼고 강물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싯다르타의 삶은 ‘강’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그러나 강은, 카말라와 카마스바미의 인간 세상이 그랬듯이, 싯다르타에게 또 한 번 깨달음을 위한 경험을 요구한다.
『싯다르타』의 마지막 장은 ‘고빈다’이다. 평생 계율을 지키며 젊은 승려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면서도 그는 여전히 마음이 불안했다. 그는 마지막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서 현자로 추앙받고 있는 강가의 사공을 찾아 나선다. 고빈다는 사공의 집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다음 날 길을 떠나기 전에 사공에게 단 한 가지라도 좋으니 가르침을 달라고 청한다. 몇 번이고 계속해서. 그러나 고빈다는 끝내 현자의 입에서 나오는 ‘단 하나의 가르침’을 듣지 못한다. 다만 그, 사공이 된 싯다르타의 미소를 볼 뿐이다. 강가에서의 싯다르타의 뜨거운 경험, 싯다르타와 고빈다와의 대화는 작품을 직접 읽는 독자들만이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이다. 다만 작품은 이러한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싯다르타의 미소는 고빈다로 하여금 그가 평생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일찍이 그의 삶에서 가치 있고 성스럽다고 여겨졌던 그 모든 것들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_본문 210쪽
열림원 〈헤르만 헤세 컬렉션〉
〈쥘 베른 컬렉션〉(김석희 옮김)을 펴낸 열림원에서 새로운 작가 컬렉션 〈헤르만 헤세 컬렉션〉을 선보인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생소했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헤세의 본격 사상서라 이를 만한 『싯다르타』 등 헤세가 그려낸 인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대표작들을 엄선하여 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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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 |
[문학] 아시시의 성프란치스코
헤르만 헤세 | 열림원 | 2016-05-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2303 |
[문학] 아시시의 성프란치스코
헤르만 헤세 | 열림원 | 2016-05-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사람들이 그를 잊는다면
돌과 샘, 꽃과 새 들이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것이다
가톨릭교회의 성인이자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창립자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헤르만 헤세는 1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의 삶에 깊이 몰두했다.
그리고 첫 소설을 발표하던 해에 그 결과물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내놓았다.
한 인간의 뜨거운 정신이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그의 이름은 프란치스코이다
━ 헤르만 헤세가 10여 년간 탐구한 성 프란치스코의 삶
가톨릭교회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사람들도 ‘빈자의 성인’으로 유명한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은 들어 알고 있다. 2013년 새 교황으로 부임한 교황 프란치스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뜨겁다. 그가 실천하는 ‘겸손’과 ‘변화’가 깊이 와 닿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헤르만 헤세가 1904년에 발표한 전기 소설이다. 헤세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가져다준 소설 『페터 카멘친트』가 발표된 것이 1904년이니 초기작에 해당한다. 헤세가 10여 년에 걸쳐 성 프란치스코의 삶을 깊이 탐구한 끝에 그 결과물로 내놓은 것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이다. 그런 만큼 비교적 짧은 분량임에도 인간과 사회, 삶에 대한 헤세의 깊은 이해가 담겨 있다. 열림원은 이 책으로 〈헤르만 헤세 컬렉션〉을 시작하기로 했다. 헤세의 문학세계를 ‘구도’의 여정으로 보고, 이 책을 ‘헤세적 인간’의 탄생을 알리는 귀중한 작품으로 본 것이다. 헤세가 새롭게 쓴 ‘성 프란치스코의 삶’과 직접 뽑은 ‘성인담’ 6편으로 이루어진 본문 외에도, 르네상스의 대화가 조토의 프레스코 연작 28점, 프란치스코의 유년 시절을 아름답게 그린 헤세의 단편 소설을 수록하여 깊이를 더했다. 국가적으로 큰 비애를 경험하고 있는 시기에 큰 위로가 되어줄 작품이다.
‘성자’ 프란치스코 이전의 ‘인간’ 프란치스코
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1904년에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그 누구보다도 유명하고 위대한 인물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익숙해진 탓에 갈수록 잊히고 있는 인물인 성 프란치스코를 다시금 조명하고 일깨우기 위해 쓴 책입니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헤세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발표할 당시, 가톨릭 전통이 강한 유럽에서는 오히려 성 프란치스코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었다. 그랬기에 성 프란치스코를 재조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이해와는 다른 새로운 이해를 보여주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헤세는 ‘성자(聖者)’ 프란치스코가 아닌 ‘인간’ 프란치스코의 전기를 써냈다. 전통적으로 그리스도교의 성인 전기는 다분히 종교적인 목적 아래 쓰였다. 즉, 성인들이 얼마나 경건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얼마나 성실히 하느님의 뜻을 따랐으며 얼마나 열정적으로 하느님을 증거하는지에 모든 지면을 할애했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지어진 글인 것이다. 그러나 헤세가 이 책을 쓰며 주목한 것은 세속적 명예와 영화에 흠뻑 젖어 있던 한 남자, 한 인간의 ‘고뇌’와 ‘선택’이었다. 그리고 헤세는 그 결정적 순간들을 포착하여 프란치스코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었다.
헤세가 포착한 결정적 장면 1 ? “초라한 귀향”
프란치스코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화려한 생활을 하던 청년이었다. 함께 어울리던 귀족 자제들 사이에서 “프린쳅스 유벤티투스”, 즉 “젊은 황제”라고 불렸다. 헤세에 따르면 기사와 트루바두르(서양 중세 때 남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한 시인이자 음악가들)가 되는 것이 그의 가장 강렬한 꿈이자 소원이었다. 그러던 중 남부 이탈리아에서 당대 최고의 기사이자 영웅으로 통하던 발터 폰 브리엔(발터 3세)이 교황 이노첸츠의 편에 서서 무기를 들었고, 많은 귀족 청년들이 그를 따랐다. 프란치스코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나 누구보다 화려한 무구를 갖추고 말 위에 올라 의기양양하게 작별 인사를 외치고, “황금 월계관”을 예감하며 고향 아시시를 빠져나간 프란치스코는 출발한 첫날, 홀로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여행 첫날에 젊은 프란치스코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심장이 고동치며 욕망과 허영심에서 비롯한 달콤한 상상들이 녹아 없어지는 일이 일어났다. 그때에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목소리가 그 놀란 영혼을 무너뜨려 굴복시켰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어느 한 사람의 고유한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은 신성한 비밀처럼 영원히 어둠 속에 덮여 있다. 프란치스코는 자신의 생각이나 내면의 모습에 대해서 결코 한 번도 말을 꺼낸 적이 없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갑자기 삶과 죽음의 수수께끼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어떤 성스러운 힘이 그를 자기 일생의 목표를 찾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고 나서 스폴레토에서 그는 열병에 휩싸였다가 곧 혼자서 소리 없이 풀이 죽은 채로 아시시로 되돌아왔다. 그는 빛나는 무구를 어느 가난한 귀족에게 선사했다.
_본문 23~24쪽
헤세가 이 대목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기존의 성인 전기와 결정적으로 차이가 있다. 프란치스코의 제자였던 토마소 다첼라노가 1246년 무렵에 쓴 『성 프란치스코의 두 번째 전기』에는 프란치스코가 전쟁에서 갑자기 돌아오는 이 대목에서 프란치스코가 하느님과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눈 꿈을 꾸었다고 적고 있다. “누가 네게 더 좋은 것을 주겠느냐? 주님이냐 노예냐?” 프란치스코가 대답했다. “주님입니다!” 그러자 목소리가 들렸다. “어째서 너는 주님 대신에 노예를 섬기느냐?” 프란치스코가 대답했다. “주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십니까?” 주님이 대답하셨다. “고향으로 돌아가라. 내가 너를 영적으로 가득 채우겠다.” 그러나 헤세는 이 대화를 인용하지 않음으로써 그 이유를 영원히 비밀로 남겼다. ‘명령과 구속’보다는 ‘결단과 의지’의 측면을 강조하고, ‘외부의 충격’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면의 요구’로 이루어지는 변화를 보여주는 것에 헤세는 방점을 둔 것이다.
헤세가 포착한 결정적 장면 2 ? “깨닫지 못하고 아파하는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가 돌아오자 그의 부모와 아시시의 다른 사람들은 깜짝 놀라 화를 내고 비웃고 유명한 군주가 금의환향했다며 놀려댔다. 프란치스코는 ‘화살에라도 맞은 것처럼’ 마음 깊이 아파했다.
그의 영혼은 허무함과 죽음의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근심과 고통에 시달렸다. 자신의 꿈과 희망이 헛되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아무도 그에게 구원의 길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에 프란치스코는 내내 자신의 영혼 속에서 고난을 겪고 있었고, 우울과 죽음의 공포가 그를 삼켜버렸기에 상처 입은 마음으로 하늘을 향해 구원을 바라며 울부짖었다. 이렇게 분투하고 견뎌내고 자신의 삶에서 무상함을 느끼는 동안에도,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어두운 감옥에서 죄수들이 하늘을 향해 울부짖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지 못했다. 또한 그는, 지금 자신이 그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버텨내고 구원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다. _본문 24~25쪽
헤세가 포착한 결정적 장면 3 ? “영웅이 아니라 어린아이가 되기로 결심하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프란치스코의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비웃거나 미치광이를 만났을 때처럼 고개를 흔들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무엇을 목마르게 그리워하는지, 지혜도 교회도 쾌락도 풀어줄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냈다. 이 세상에서 인류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방황하는 순례자나 덧없는 손님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고통스럽게 깨닫고 나서, 그는 새로워진 사랑의 열정으로 하느님의 품 안에 자신을 던지며 오로지 순박하고 빛나는 마음으로 진정한 삶에 이르는 길을 찾으려 노력했다. 돌아갈 고향을 찾는 그의 눈에 그리스도와 그의 첫 사도 베드로의 모습이 보였고, 이와 동시에 그는 모든 굴레에서 해방되어 법률이 아니라 오로지 사랑에 소속될 것과, 땅의 동물과 하늘의 새를 그들의 음식으로 주시는 하느님께 한 어린아이가 되어 자신을 맡길 것을 결심했다. _본문 26~27쪽
헤세는 성인(聖人)의 인간적인 고뇌를 아름다운 문장 속에 담아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하고 동참하게 한다. 특히 헤세는 프란치스코가 ‘성자’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나 끝까지 싸우고 뛰어넘어 더 높은 세계로 나아간 것임을, 그리하여 다른 이들에게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음을 이야기한다. 간절히 꿈꾸던 영웅이 되기를 포기하고 어린아이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러한 삶을 살아낸 프란치스코는 헤세에게는 다시없는 ‘영웅’이자 르네상스라는 거대한 작품의 시작이었다.
아, 어여쁜 작품들을 완성한 유명한 작가와 시인 들이 그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나 하늘의 천사가 씨앗을 뿌리듯 민중에게 근원적인 힘과 가슴속에서 불타오르는 말과 영원에 대한 생각과 태곳적 인류의 그리움을 뿌리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아름답게 꾸민 글과 예술이 아니라 오로지 순수하고 고귀한 존재로 수 세기에 걸쳐 사랑과 찬미를 받고, 지고지순한 곳에서 우리를 비추는 복된 별로 서 있으며, 어둠 속에서 이리저리 헤매는 인류를 위해 미소 짓는 찬란하고 온유한 길잡이와 통솔자인 사람 또한 드물다. _본문 70~71쪽
열림원 〈헤르만 헤세 컬렉션〉
〈쥘 베른 컬렉션〉(김석희 번역)을 펴낸 열림원에서 새로운 작가 컬렉션 〈헤르만 헤세 컬렉션〉을 선보인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생소했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시작으로 ‘구도자’ 헤세가 그려낸 인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대표작들을 엄선하여 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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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 |
[문학] 야초 1
김상원 | 청어 | 2015-05-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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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야초 1
김상원 | 청어 | 2015-05-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분노 속에 거친 들판에 버려진 아이!
핏빛 야수의 본능이 살아난다!
날치기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아버지, 그리고 그 충격으로 돌연사한 어머니. 남겨진 12세 인범과 동생 인철, 인순은 갑자기 냉혹한 사회에 버려진다. 인범은 동생들을 고아원에 맡기고 홀로 복수를 위해 고행의 길을 걷는다.
거리를 전전하던 인범은 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개 아저씨(김상우)의 도움을 받게 된다. 투견을 훈련시키던 아저씨와 그의 어린 딸 미영은 인범을 딱하게 여기고 계속 도움을 주려 하지만, 인범은 스스로 일어설 힘을 기르기 위해 정중히 도움을 거절하고 산 속에서 토굴을 파고 생활하게 된다.
돈을 벌기 위해 신문배달을 시작하지만, 배달원끼리의 알력다툼으로 인해 싸움에 말려들게 되고, 그로 인해 싸움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를 눈치 챈 신문보급소 소장의 권유로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고, 개 아저씨의 도움으로 초등학교에도 입학하게 되면서 인범은 날로 성장한다.
한편, 인범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육성회장인 아버지를 둔 같은 반 부반장 미란은, 어렵게 생활하는 인범에 대해 알게 되고 점차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좁은 토굴에서 넓은 동굴로 숙소를 옮기게 된 인범은 개 아저씨에게 선물 받은 투견 ‘울프’와 산 속에 주둔하고 있던 군인들의 비호 아래 복수의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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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야초 2
김상원 | 청어 | 2015-05-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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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야초 2
김상원 | 청어 | 2015-05-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불같은 첫사랑과 얼음 같은 복수심을 품은 소년
서서히 늑대의 송곳니를 드러내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인범에게 불량학생들이 접근한다. 시비에 휘말린 인범은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자리를 피하지만, 미란을 괴롭히는 불량 여중생을 보고 응징하게 되면서 일이 커져 불량 중학생들과 대치하게 된다. 결국 그들의 우두머리인 병태와 싸워 승리하게 되면서 사건은 해결되고, 이로 인해 인범은 미란과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인범이 지내는 동굴로 놀러 온 미란은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이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되지만, 고아라는 이유로 미란과 가까이 지내는 걸 못마땅하게 여긴 미란이 아버지의 분노를 산다.
인범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지만 동생을 보살펴야 하기에 결국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게 되고, 정씨 아저씨에게 목공을 배우게 된다. 정씨 아저씨의 도움으로 판잣집을 마련하게 된 인범은 점차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정씨 아저씨의 딸 순희는 인범과 오누이처럼 지내게 되면서 마음에 두게 되지만, 미란과 관계를 알게 되면서 가슴 아파 한다.
청년으로 자란 인범은 건장한 체격에 천부적인 소질과 태권도로 단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약자의 편에 서서 사회 정의를 위해 싸우게 된다.
목공을 배워 리비아 공사장으로 파견근무를 나가게 된 인범은 건설회사 간부의 딸인 엘리샤에게 영어를 배우게 되고, 그녀를 통해 처음으로 여자를 알게 된다.
시간이 지나 한국에 돌아온 인범은, 본격적으로 사회악을 처단하기로 마음먹는다. 우선 인범은 자신이 겪었던 학원폭력의 근절을 위해 어린 학생들을 괴롭히는 동네 깡패들을 응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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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어디로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남재우 | 좋은땅 | 2016-12-0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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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어디로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남재우 | 좋은땅 | 2016-12-0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친근한 일상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에서 느끼는 인생과 행복, 사랑과 낭만, 긍정과 위로가 있는 글. 《어디로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는 저자가 오랫동안 홀로 객지생활을 하면서 뭔가 써두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마다 한두 줄씩 써두었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풍요 속의 빈곤, 인간소외 현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5포, 7포세대’에게는 용기와 위로를 주고, 달콤한 사랑에 빠진 이들에겐 기쁨을 주고, 아련한 추억을 가진 사람에겐 행복을 주는 시 90 수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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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언더와일드우드
콜린 멜로이 | 황소자리 | 2017-08-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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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언더와일드우드
콜린 멜로이 | 황소자리 | 2017-08-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21세기 판타지의 새로운 아이콘,
와일드우드 연대기가 돌아왔다!
★ 《언더 와일드우드》에 쏟아진 찬사
☆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화려하며, 슬프면서도 낭만적인 《언더 와일드우드》는 소나무 향 나는 마법 세계 아래, 한층 더 깊은 곳으로 독자를 이끈다. ―커커스 리뷰
☆ 이야기는 가슴 아프지만 캐릭터들은 여전히 탄탄하고 강력하다.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미래의 희망을 약속한다. 《와일드우드》의 팬뿐만 아니라 트렌턴 리 스튜어트의 《베네딕트 비밀 클럽》 시리즈를 즐긴 사람이라면, 이 책의 어휘, 도덕적 딜레마, 그리고 영리한 유머에 푹 빠질 것이다.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 그들은 신속하면서도 성공적으로 또 한 번의 협력을 해냈다. ―시애틀 타임스
두렵고 설레는 금단의 숲
그 두 번째 이야기, 《언더 와일드우드》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12살 소녀소년 프루와 커티스가 돌아왔다! 환상과 낭만으로 가득한 ‘금기의 땅,’ 와일드우드에서 유쾌한 모험을 펼쳤던 아이들이 훌쩍 컸다. 이제 그들은 ‘지날 수 없는 숲’ 아래 지하세계로까지 여정을 확장하며, 어른들이 규정한 ‘성장과제’ 대신 제 스스로의 운명을 용감하게 개척해나간다.
2011년 겨울, 출간 즉시 아마존닷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석권한 《와일드우드》의 후속작 《언더 와일드우드》가 한국어판으로 나왔다. 이 책 《언더 와일드우드》는 ‘21세기의 새로운 고전,’ ‘판타지와 모험, 자연 신화, 정치 풍자 등 광범위한 매력이 한데 버무려진 기막힌 소설’이라는 상찬을 얻은 《와일드우드》의 후속작답게 미국에서만 초판 25만부를 발행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작가 콜린 멜로이는 인디 록밴드 ‘디셈버리스츠Decemberists’의 리더 겸 싱어송라이터로서 독특하고 기발한 멜로디와 향수를 자극하는 가사로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선보인 아티스트다. 그는 이번 소설에서 “치우치지 않는 넓은 문화적 배경지식”에서 비롯한 실제적 측면과 “상상”의 완벽한 혼합(커커스 리뷰)을 이루어내며 다시 한 번 그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해낸다. 전작에서 야생성과 신비함으로 가득 찬 와일드우드의 인물과 배경 설명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좀더 짙어진 서사성과 정교한 이야기 그물망, 탄탄한 캐릭터 구성으로 독자를 소설 읽는 재미에 흠뻑 빠뜨린다. 또한 전체 우드를 둘러싼 개개의 욕망과 부조리한 현실세계를 빼닮은 집단주의에 대한 묘사는 서사 판타지-모험 시리즈의 품격을 차원 높은 경지로 끌어올린다. 콜린 멜로이의 아내, 카슨 엘리스의 디테일하면서도 매혹적인 89컷의 삽화들은 텍스트와 어우러져 책 자체만으로 완벽한 하나의 예술작품을 탄생시켰다. 《언더 와일드우드》는 오랜 시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와일드우드 연대기의 두 번째 이야기를 기다려온 독자들을 한층 더 기묘하고 어두워진 신화적 상상력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
“위로 가기 위해서는 내려가야만 해.”
혼란에 빠진 우드를 지켜내야만 하는 숙명!
지날 수 없는 숲Impassable Wilderness에서 남동생 맥을 구출해 집으로 돌아온 이후, 프루 매킬의 삶은 지루해졌다. 학교생활은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새 과학선생님은 수업 시간 내내 프루의 암울한 성적과 백일몽에 대해 지적했다. 그럴수록 프루의 마음은 와일드우드로 달려갔다. 친구 커티스가 산적으로 훈련받는 곳, 숨 막힐 듯한 야생이 꿈틀거리는 땅……. 하지만 프루가 그리워하던 세계는 그리 평온하지 않았다. 전쟁을 치른 가난한 이웃들의 땅을 겨울이 움켜쥔 채 놓지 않았고, 자전거 혁명 이후 통치에서의 불화가 싹트기 시작했다. 저마다 혁명의 시대를 노래하며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쳤다. 이 혼란을 틈타 비밀스러운 동기를 지닌 암살자 요괴들은 베일에 싸인 주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음모를 꾸몄다. 점점 자신을 옥죄는 생명의 위협 속에서 프루는 와일드우드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조우한 프루와 커티스에게는 자신들의 목숨뿐만 아니라 친구들을 구하고, 분열된 우드를 통합해야만 하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우드의 저 깊숙한 곳, 언더 와일드우드로 가야만 한다.
기괴한 고아원에 남겨진 커티스의 두 여동생
자본주의, 산업제국을 꿈꾸는 탐욕자들
한편 회색빛 세인트존스 산업폐기물장에서는 해운회사 사장 위그먼이 부도덕하고 무자비한 개발을 통해 ‘산업제국’을 꿈꾸고 있었다. 그의 용의주도한 지휘 아래 언생크는 아이들을 기계부품 공장의 컨베이어벨트 부속품처럼 착취하고, 뒤로는 ‘지날 수 없는 숲’을 향한 야욕을 불태우며 무시무시한 실험을 자행한다. 이 현실을 모른 채 커티스의 부모는 아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터키로 떠나면서 두 딸, 엘시와 레이첼을 산업폐기물장에 위치한 언생크 고아원에 맡기게 된다. 할리우드의 영광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온 B급 영화배우 데스데모나의 기이한 몸짓, 바둑판무늬의 삭막한 복도, 유령이 들린 듯 고요한 방안, 어깨가 축 늘어진 고아원생들을 보며 자매는 오싹한 감정에 사로잡히는데…….
동양적 색채가 가미된 새로운 판타지
선악의 경계 사이에 선 인물들
작가 콜린 멜로이는 일본 유명 민간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The Crane Wife》라는 앨범을 탄생시켰을 만큼 동양문화에 조예가 깊다. 그리하여 그는 이 책 《언더 와일드우드》에서도 서구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세계관 대신 동양의 신화적 요소를 과감히 차용한다. 가령, 명상을 하며 ‘만다라(불교 등에서 우주 법계의 온갖 덕을 나타내는 둥근 그림)’의 중심에 자리하는 신비주의자 이피게니아라든가, 식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갖게 된 프루는 무릇 인간과 만물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간다는 동양적 생태사상을 내비친다. 또한 사람으로 둔갑하며 동물과 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암살자 요괴 검은 여우는 동양 설화 속 구미호를 연상시킨다.
멜로이는 판타지 문학의 익숙한 플롯인 ‘선악의 뚜렷한 대결구도’를 수시로 허물어뜨린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그려내는 다양한 삶의 층위를 통해 독자들 스스로 “우리 삶을 고양시키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옳고 그름을 가르는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만든다.
황폐화된 곳을 편견 없이
제 삶의 무대로 만들어내는 아이들의 능력
멜로이가 그린 소설 속 배경은 동화처럼 아릅답지만은 않다. 쓰레기장과 산업폐기물장, 현실과 환상을 가로지르는 변방, 암흑이 지배하는 언더 와일드우드까지……. 이 소설의 주요 무대로 등장하는 공간은 실상 두 눈 질끈 감아 외면하고 싶을 만큼 추한 현대문명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화려한 도시 너머 그곳으로 유폐된 아이들은 아무런 편견 없이 황폐한 세상을 새로운 색채로 탈바꿈시킨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서 뚜벅뚜벅 나아가기로 결심한 프루, 산적으로서의 맹세를 지켜내려는 커티스, 찢기고 멍든 삶을 복원하려는 고아원생들의 애처로운 눈망울만이 혼돈과 절망으로 물든 그곳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동력이니까.
그렇게 혹독한 겨울을 견뎌낸 아이들의 땅에도 이제 곧 봄이 올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에 가슴 졸이며 함께 성장한 독자들은 또다시 프루와 커티스 앞에 펼쳐질 와일드우드의 봄과 여름이 못 견디게 그리워지리라.
《언더 와일드우드》작가 콜린 멜로이 인터뷰. by Josh Stillman
2012년 9월 25일. 미국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 잡지에서
인디록밴드 디셈버리스츠의 콜린 멜로이의 새 소설 《언더 와일드우드》 출간되다!
Q : 무엇이 ‘와일드우드 연대기’에 영감을 주었나? 포틀랜드 숲 외에 다른 것이 있다면?
Meloy : 내가 좋아하는 책뿐만 아니라, 카슨이 성장기에 애독하던 작품들을 들 수 있다. 또 외계세계에도 관심이 있다. 그것들은 존재 자체만으로 논리적인 인식에서 벗어난 듯 보이지만, 사실 현실 세계에 어느 정도 닻을 내리고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케네스 그레이엄의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Wind in the Willows》이나 노턴 저스터의 《팬텀 톨부스Phantom Tollbooth》 같은 것들도 있다. 이 둘은 모두 우리가 이편에서 저편의 세계로 넘어가는 주제를 다룬다. 《나니아 연대기》 같은 책들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Q : 이번 작품에서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그 인물들 중 눈여겨봐야 할 대상이 있는가?
Meloy : 나는 그들이 존재할 이유가 있기 때문에 등장시켰다. 눈길을 사로잡는 흥미로운 캐릭터들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일종의 도전과도 같았다. 틀에 박힌 악당을 만들어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한 주인공만 빼고.) 몇몇 등장인물들을 무조건적으로 악당이라 치부해버릴 수 없다. 나는 이 책에서 그 내용을 중점적으로 논하고 싶었다. 책을 함께 읽은 뒤 아이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다. “진짜 악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나쁘게 만들었을까?” 게다가 만약 독자들이 어떤 인물이 처한 주변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동정심을 품는다면, 악한이 내리는 결정과 끔찍한 방식들에 대해서도 재고해보게 될 것이다.
Q : ‘변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좀더 말해달라.
Meloy :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은 단순히 옷장 문을 열어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 세계와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무언가가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책속에서 그 지점을 들어서면 길을 잃는 ‘변방’으로 상정했다. 정말 많은 내용들을 다루는 《언더 와일드우드》에서 그 변방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소설 속 인물들이 제대로 탐험해보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전작에서 그곳을 형성해두었다면, 이번엔 더 깊게 파고들어가 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미 당신이 읽은 많은 소설들에서 ‘마력을 가진 땅’이라든가, ‘경계’를 다루는 내용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 대부분이 그 경계를 건너지 못하거나,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나는 그 문제를 좀더 세심하게 다루면서 해결하고자 했다. 평소에 나는 “만약 틀에 박힌 것들을 깨부수면서 놀 수 없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재미있을까?”라고 생각한다. 이 기본 신념은 ‘와일드우드 연대기’를 대할 때도 똑같았다. 그리하여 “만약 바깥세상과 우드 사이, 즉 두 세상의 사이에 갇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고 상상했다. 《언더 와일드우드》의 변방은 그 놀이의 결과물이다.
Q : 《언더 와일드우드》는 3부작에서 명백히 2부에 해당할 만한 걸출한 작품이었다. 결론이 그 이상의 것을 내포한 것 같았다. 마지막 작품인 3부에서는 어떤 내용을 다룰 예정인가?
Meloy : 한 가지 분명한 건 이야기가 점점 더 기이하고, 거나해질 거라는 점이다. 매무새가 좀 거칠더라도, 이야기가 나를 이끄는 대로 갈 데까지 가볼 생각이다. 좀더 많은 어드벤처와 액션이 발생할 것이다. 시리즈의 끝이니 대부분의 사건들은 매듭을 짓겠지만, 더 많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낼 것이다. 끝까지 힘껏 밀어붙여보고 싶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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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에브리씽 에브리씽
니콜라 윤 | 예담 | 2017-05-2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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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에브리씽 에브리씽
니콜라 윤 | 예담 | 2017-05-2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뉴욕타임스·아마존 베스트셀러,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씽」 원작 소설
온실 속에 갇혀 있던 면역결핍증 소녀를 세상 밖으로 이끈 단 하나의 사랑
니콜라 윤의 소설 『에브리씽 에브리씽』은 사랑을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세상을 향해 첫발을 떼는 면역결핍증 소녀와 그 소녀에게 세상을 열어준 소년의 운명적인 사랑, 딸을 잃을까 두려웠던 엄마의 지독하고 헌신적인 사랑, 그리고 소녀를 곁에서 지키고 응원하는 간호사 칼라의 우정 넘치는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잊고 있던 첫사랑의 설레는 감정을 되살려주며 희망과 꿈, 사랑이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세상의 모든 사랑 이야기, 사랑의 모든 것
니콜라 윤.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단 두 권의 책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떠오르는 신예다. 그녀의 첫 소설 『에브리씽 에브리씽』이 예담에서 출간되었다. 니콜라 윤은 이 데뷔작으로 2015년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50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미국에서 30만 부 이상 판매되고 전 세계 33개국에 판권이 수출되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에브리씽 에브리씽』은 사랑을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세상을 향해 첫발을 떼는 면역결핍증 소녀와 그 소녀에게 세상을 열어준 소년의 운명적인 사랑, 딸을 잃을까 두려웠던 엄마의 지독하고 헌신적인 사랑, 그리고 소녀를 곁에서 지키고 응원하는 간호사 칼라의 우정 넘치는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잊고 있던 첫사랑의 설레는 감정을 되살려주며 희망과 꿈, 사랑이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미국에서 곧 개봉될 예정이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로 손꼽히는 ‘아만들라 스탠버그’가 주인공 매들린 역을, 「쥬라기 월드」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인 ‘닉 로빈슨’이 올리 역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내 모든 것과 바꾼, 그리하여 내 모든 것을 바꾼, 위험하고 달콤한 첫사랑의 모험
17년 동안 집 밖으로 한 번도 나간 적 없는 소녀 매들린. SCID라는 중증복합면역결핍증을 앓고 있어서 세상 모든 것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남편과 아들을 사고로 잃은 후 매들린만을 바라보는 엄마의 보살핌 덕분에, 모든 것이 완벽하게 무균 처리된 집 안에서 오직 상상을 통해서만 세상을 만난다.
어느 날 옆집으로 이사 온 올리. 그는 모든 좋은 것을 더 좋은 것으로 감싸고 있는 듯 매력적인 소년이다. 이제 그녀의 머릿속 모든 단어는 단 하나의 단어로 대체되었다. 올리. 아무것도 원치 않던 매들린은 그녀에게 세상을 열어준 올리를 만나면서 모든 것을 원하기 시작한다. 평범한 삶, 자유, 그리고 사랑.
매들린은 첫사랑, 그 눈부신 시작을 위해 위험천만한 세상 밖으로 첫걸음을 내딛는다. 그곳에는 난생처음 느끼는 찬란한 희망과 믿을 수 없는 절망이 동시에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매들린은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단지 감상적인 표현으로서의 모든 것이 아닌, 죽음을 무릅쓸 만큼 그녀가 처음 하는 모든 경험에 자신의 모든 것, 존재 전부를 걸어야만 한다.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과 바꾼 사랑은 결국 그녀의 모든 것을 바꾼다.
우리가 원해온 소설의 모든 것, 우리가 꿈꿔온 사랑의 모든 것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설을 만난 듯 새로움을 느낀다. 매들린이 창문 너머로 올리를 처음 바라보는 순간, 매들린이 올리를 만나기 위해 달려 나가는 순간, 매들린과 올리가 하나 되는 순간, 우리는 자기 인생의 그 모든 ‘첫’ 순간들을 떠올리며 웃음 짓고 눈물 흘리며 가슴 설렌다. 마치 세상 밖으로 한 번도 나간 적 없는 매들린이 경험하는 그 모든 ‘첫’ 순간들처럼.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완벽한 플롯, 흥미로운 스토리에 놀라운 반전까지, 이 소설은 도무지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을 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들린의 사랑 사전, 매들린의 스포일러 리뷰처럼 오직 책과 상상을 통해서만 세상을 만나온 주인공만의 독특한 시선을 보여주는 각종 참신한 장치들이 자연스럽게 소설 속에 녹아들어 소년과 소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가슴 떨리게 보여주며, 애틋한 감정들을 생생하고 풍부하게 전달한다. 또한 이 소설 속에는 비행기 표, 이메일, 각종 차트, 쇼핑 목록, 건강관리 일지, 일기장 등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어느 하나 어색하거나 인위적이지 않고 작가의 섬세한 문체와 어우러져 작품의 감동을 배가한다. 글과 그림이 이렇게 조화를 이루는 이유는 아마도 삽화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나의 심장을 내게 보여준, 사랑하는 남편 데이비드 윤”(헌사 중에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이 소설은 사랑의, 사랑에 의한, 사랑을 위한, 사랑의 모든 것이다.
매들린은 말한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전부(everything)라고. 지금 이 순간으로 이끌었던 그 셀 수 없는 많은 순간들, 그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다고.
이 소설은 지금 내가 존재하는 이 시간은 내가 선택한 것들과 선택하지 않은 것들로 이루어진 것이고, 지나온 그 모든 순간들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시간이므로, 결국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는 깨달음을 준다. 첫 순간의 설렘과 모든 순간의 소중함을 안겨주는 『에브리씽 에브리씽』을 만난 후 당신의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씽』에 쏟아진 찬사
하늘에 있는 모든 별을 모아 니콜라 윤의 반짝반짝 빛나는 이 데뷔작에 주고 싶다. 강렬하고 사랑스럽고 가슴이 아리고 흡인력 넘치는 이 책을 나는 앉은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버렸다. 당신을 구름 위로 둥둥 띄웠다가 산산조각 냈다가 또다시 가득 채워주는,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신기한 소설이다. - 제니퍼 니븐, 『핀치&바이올렛』의 작가
독특하고 아름다운 독서 경험을 선사하는 책. 사랑스러운 글이 독창적인 그림과 한 몸이 되어 완전히 새로운 러브 스토리를 전한다. 이런 책은 난생처음이다. - 데이비드 아널드, 『모스키토랜드』의 작가
『에브리씽 에브리씽』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로맨스, 심장, 그리고 지성. - 대니얼 페이지, 『도로시 머스트 다이』의 작가
이 책은 우리를 죽일지도 모를 강력한 사랑에 대한 특별한 소설이다. 부드럽고 독창적이며 아름다운 문체에 놀라운 반전까지, 『에브리씽 에브리씽』은 올해 내가 읽은 최고의 책이다. - 조디 피코, 『거짓말 규칙』의 작가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희망과 꿈, 그리고 모든 형태의 사랑에 내재된 위험을 탐험함으로써 평범함을 뛰어넘는다. - 커커스 리뷰
『에브리씽 에브리씽』을 먼저 읽은 국내 독자들의 호평
- 읽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손에서 놓지 못한다.
- 부드럽고 싱그러운 봄 같은 소설이다.
- 로맨스, 감동, 반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세 가지가 다 있다.
- 그저 아픈 소녀의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하고 읽었다가 신선한 반전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 용기를 잃고 웅크리고 있는, 이제 막 시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풋풋한 첫사랑의 애틋함과 삶의 희망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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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여름이 오기 전에
김욱래 | 낭추 | 2015-05-0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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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여름이 오기 전에
김욱래 | 낭추 | 2015-05-0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당신은 꿈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까?
질척거리는 삶, 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한 청춘의 이야기
학원 원장을 하며, 인생을 직장과 돈벌이로 소비하고 있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충동, 글을 쓰자! 사실 그건 급작스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원래부터 책을 좋아했고, 글을 쓰는 것을 언제나 동경하고 있었으므로.
어쨌거나 인생에서 문학상 한 번 타보지 못하고, 자기 책을 한 권 내보지도 못하고 죽는 것은 무척 억울하다고 생각된 그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 해 겨울, ‘여름이 오기 전에’ 한 권의 소설을 써내는 것이 그의 임무. 그는 문학상에서 자신의 소설이 당선되는 꿈을 꾼다. 그런데 웬걸? 삶은 여전히 고단하고, 글 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는 과연 무사히 소설을 써낼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문학상을 거머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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