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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철학이 이토록 도움이 될 줄이야
나오에 기요타카 | 블랙피쉬 | 2019-07-1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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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철학이 이토록 도움이 될 줄이야
나오에 기요타카 | 블랙피쉬 | 2019-07-1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위로도, 힐링도, 처세술도 아닌
‘철학’이 필요한 시대!
지금보다 더 나은 당신의 내일을 위한 철학 입문서
‘어떻게 살 것인지’와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순간만을 모면하는 처세술이 아닌, 내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가게 할 철학과 사색의 힘이다!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어렵고 막막한 인생에서, 오늘도 고민만 하다 끝난 사람들을 위한 쓸모 있는 인문서 《철학이 이토록 도움이 될 줄이야》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소설책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철학을 만나볼 수 있는 철학 입문서로, 철학과 사상학 분야의 전문가 35인이 공동으로 참여해 완성한 ‘집단지성의 결정판’이다.
일상 속 현실 고민에서 출발해 동서고금의 다양한 철학을 맛볼 수 있는 이 책에는, 성경에서부터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비트겐슈타인, 포퍼, 존 롤스 등 철학의 대표주자들은 물론,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현대 철학자인 아마르티아 센에 이르기까지, 들어는 봤지만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철학자들과 그들의 대표 고전이 알차게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어려운 철학 이론을 달달 외우기보다는, 그저 현실 속 내 고민의 실타래가 풀리는 과정을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된다.
가혹한 수용소 생활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고자 했던 빅터 프랭클, ‘나는 무엇을 아는가’ 어느 것도 섣불리 단정하지 않았던 몽테뉴, 그리고 스스로를 향해 끊임없이 질문함으로써 존재를 확인했던 데카르트까지. 하루하루를 단단하게 성찰과 사색으로 다져갔던 철학자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일상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어가는 지적 쾌감을 만끽해보자.
* 본문 중에서
〈다양한 의견 속에서 ‘정답’을 찾는 게 가능할까?〉
_ 포퍼 《추측과 논박》
포퍼는 독단과 편견으로 뭔가를 단정 짓지 않고 말을 사용해 하나하나 확인하며 이치에 맞는 방식으로 사물을 생각하는 태도와 방법을 ‘합리주의’라고 부른다. 단, 효율을 중시하는 방식이나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강요와는 전혀 다르다. 대신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의견을 교환하는, 제법 어려운 방법을 제시한다.
분명 타인이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친구 사이라도 뜻밖의 의견 충돌로 사이가 틀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감정적이 될까 두려운 나머지 표면적인 논의로 그치게 되면 이야기는 전혀 진전되지 않고 내 생각이 넓어지지도 않는다. 포퍼는 독단을 그만두고 다른 생각에 마음을 열라고 권한다. 저마다 가치관이 다르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의견을 나누며 생각을 거듭해 상대주의를 넘어서자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상대주의를 넘어설 것인가. 이때 중요한 것이 ‘비판’이라는 방법이다.
포퍼에 따르면 비판이란 경험에 비추어 주장과 이론의 정당성을 음미하고 검토하는 일이다. 비판이란 한쪽이 상대에게 감정을 부딪치지 않고 함께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삶, 가치 없는 삶일까?〉
_ 《노자》, 《장자》
생명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살아 있을 때 그냥 살아가기보다는 풍요롭게 살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이든 쉽게 얻을 수 있는, 빠르고 편리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그 때문에 눈앞에 닥친 일만 신경 쓰며 불편하거나 효율이 낮은 일, 실용적이지 않은 것이나 당장 쓸모가 없는 일은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편리하고 빠른 현대사회는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든 그에 부응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애쓰는 만큼 다른 사람도 노력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또 인간에게는 노력해야 할 도리가 있으며,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약하거나 게으르다는 생각에 약자를 비난하고 공격하기도 한다. 강한 사람은 가치가 크고 약한 사람은 가치가 작다는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는 인생관을 가진 사람이 정반대의 가치관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노력하지 않는 약자는 물론, 노력하고 싶어도 못 하는 처지에 있는 약자도 쓸모없다고 생각해 무의식적으로 못 본 체하기 쉽다. 심지어 쓸모없는 사람은 방해되는 존재, 약자는 사회의 해악이라고 여기고 의식적으로 배제하려고 하기도 한다.
노자는 눈에 보이는 ‘유(有)’에만 눈을 빼앗기면 눈에 보이지 않는 ‘무(無)’의 진정한 의미를 놓친다고 했다. 장자 또한 ‘무용’하다고 여기던 것이 정말 유용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노자와 장자 모두 우리가 사로잡혀 있는 상식과 믿음을 뒤집고 딱딱하게 굳은 발상을 전환해 다양한 가치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다시 말해 상대적 가치관을 버리면 이 세상에서 언뜻 아무 쓸모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무용’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노자와 장자의 글은 진정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할 실마리를 준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이며, 주어진 수명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인생이라는 진실에 눈을 돌리라고 장자는 말한다. 잠재능력을 살리려고 할수록 우리의 수명은 줄어든다. 유용한 능력이 얼마만큼 있건 정신과 육체를 해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는 애써 노력한다. 하지만 부드럽고 약한 물이 굳세고 단단한 바위를 깬다는 노자의 말을 생각해보면, 견고하다고 반드시 가치가 높다거나 승자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고사성어가 말하듯 물처럼 부드럽고 강하게 사는 것이 진정 단단한 삶이 아닐까.
〈난임, 불임이 늘어나는데, 대리모 출산은 안 될까?〉
_ 칸트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
현대자유주의 사회에서 공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 것은 시민이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경우에 한한다. 달리 말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만 않으면 우리의 의사 결정은 존중된다는 뜻이다(이를 타인 위해의 원칙이라 한다).
그렇다면 타인에게 해만 끼치지 않으면 자기 몸은 자기 것이니 어떻게 다루든 자유라는 뜻일까? 자기 몸에는 스스로 해를 가해도 된다는 말일까?
이를 생각하는 데 기본이 되는 것은 18세기 독일 철학자 칸트의 사상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자살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인간은 물건이 아니다. 따라서 단순히 수단으로서만 다루어져서는 안 되며 그의 온갖 행위는 늘 목적 자체로 봐야 한다. 따라서 나는 내 인격 가운데 있는 인간을 멋대로 처리하여 그것을 해하거나 무너뜨리거나 죽일 수 없다.”
칸트,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
칸트는 인간처럼 이성을 갖춘 존재에 대해서는 설령 나 자신이라 할지라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해를 가하거나 죽이면 안 된다고 여겼다.
칸트에 따르면 물건이란 이성이 없는 존재이며 우리는 그것을 수단(도구)으로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다. 물건은 등가물로 바꿀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이성을 갖춘 인간은 존엄을 지닌 인격이며 소중한 존재다. 존엄은 비길 데 없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그런 인간에게 해를 가한다는 것은 신성한 존엄에 대한 모독이다.
타인에게는 해를 끼치면 안 되지만 자신에게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타인과 자신은 동등하므로, 인간이 존엄하다는 관점에서 보면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존엄에 대한 침해이고 따라서 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칸트는 생각했다.
다시 대리 출산으로 돌아가보자. 대리 출산에 대리모의 몸을 임신, 출산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만약 수정란을 투입할 경우 아기로 자라는 기계가 있다면 굳이 대리모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 존엄의 관점에서 대리 출산을 위해 대리모의 몸을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에 노출하는 것은 설사 대리모 본인이 동의했다고 해도 용인될 수 없다. 더군다나 미국과 인도, 태국에서 금전적 보상을 받고 대리모가 되는 대리 출산 사업쯤 되면 몸이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의미가 한층 강해진다.
〈칼럼_ 적당히 살아도 괜찮을까?〉
“행복은 사람마다 다르다고들 하지요.”
“일선에서 활약하거나 돈을 벌어서 풍족하게 생활하는 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그렇고말고요! 그런데 맛있는 걸 먹기 위해서도 나름대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삶의 괴로움 아니겠습니까.”
“맛있는 것을 먹으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그걸 위해 열심히 일해야 삶의 기쁨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애써 맛있는 음식을 손에 넣어도 과로로 건강을 해치면 먹을 수조차 없지요.”
“노자나 장자라면 뭐라고 했을까요?”
“‘그와 정반대의 삶이야말로 행복이다’라고 하겠지요. 맛있는 것을 애써 찾으려 하지 말고 지금 얻은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느끼라는 거죠.”
“하지만 일단 맛있는 것을 경험하면 다음엔 더 맛있는 걸 찾게 될 텐데요.”
“맞습니다. 그러다 결국 메뉴에 없는 요리를 원하게 되는 거지요.”
“만족할 줄을 모른다, 이건가요? ‘어느 시점에 만족할 것인가’, 어렵지만 알아야 될 일이에요.”
“이것도 저것도 다 갖고 싶다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받아들여야 해요.”
“‘자족’을 중시하는 에피쿠로스처럼요. 에피쿠로스는 어떤 음식도 치즈만 있으면 충분히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그러니 풍요로운 삶을 원하면 재산을 불리지 말고 욕망을 줄이라고 합니다. 본래 욕망이란 부족감에서 출발한다고 해요. 욕망을 줄이면 이미 내가 가진 것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야말로 노자가 말한 ‘만족을 아는’ 정신이군요.”
〈칼럼_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모두가 생각하지 않고 뭔가에 휩쓸린다면 우리 앞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프랑크 파블로프의 《갈색아침》은 그런 생각을 풀어가는 실마리를 준다.
줄거리는 이렇다. 한 나라에서 갈색 이외의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자 주인공도 자신의 애완동물을 죽이고 만다. 반정부 신문은 폐간되고 언론은 통제된다. 처음에는 반감을 가지던 주인공도 ‘세상의 흐름에 거스르지만 않으면 편하게 살 수 있다’며 주위에 휩쓸리게 된다.
어느 날 아침, 법률이 개정되어 갈색 이외의 동물을 예전에 길렀던 사람도 국가 반역죄로 체포된다는 뉴스가 흐르고 주인공은 자경단에 연행된다. 아니, 정확히는 자기 집 현관문을 두드리는 자경단에게 “그렇게 세게 두드리지 말아주세요. 지금 나가요” 하고 대답한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아베 고보의 〈양식파〉라는 단편 소설도 있다. 주인공은 닭이다. 외적이 많아 먹이를 손에 넣으려면 멀리 나가야 한다. 그럴 때 인간이 나타나 철망으로 튼튼한 닭장을 만들어주고 먹이도 주겠다고 한다. 단, 그 닭장은 열쇠로 잠글 수 있게 되어 있다. 불안해하는 닭에게 인간은 말한다.
“닭이 열 수 있으면 고양이도 열 수 있어.”
이말에 의문을 품은 닭도 있었지만 결국 스파이로 몰려 쫓겨난다. 마지막에 ‘양식(良識, 사물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능력)파’라 불리는 닭들이 결론을 내린다.
“인간이 저만큼 해주겠다고 하니 그 말대로 하자. 잘못되면 다 같이 상의해서 결정하면 돼.”
결국 그들은 스스로 닭장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두 우화의 공통점은 반감과 의문을 품었으면서도 주인공이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상황에 휩쓸린 결과 스스로 ‘자유’를 잃었다는 데 있다. 생각하지 않으면 자유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 본문 중에서
〈다양한 의견 속에서 ‘정답’을 찾는 게 가능할까?〉
_ 포퍼 《추측과 논박》
포퍼는 독단과 편견으로 뭔가를 단정 짓지 않고 말을 사용해 하나하나 확인하며 이치에 맞는 방식으로 사물을 생각하는 태도와 방법을 ‘합리주의’라고 부른다. 단, 효율을 중시하는 방식이나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강요와는 전혀 다르다. 대신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의견을 교환하는, 제법 어려운 방법을 제시한다.
분명 타인이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친구 사이라도 뜻밖의 의견 충돌로 사이가 틀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감정적이 될까 두려운 나머지 표면적인 논의로 그치게 되면 이야기는 전혀 진전되지 않고 내 생각이 넓어지지도 않는다. 포퍼는 독단을 그만두고 다른 생각에 마음을 열라고 권한다. 저마다 가치관이 다르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의견을 나누며 생각을 거듭해 상대주의를 넘어서자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상대주의를 넘어설 것인가. 이때 중요한 것이 ‘비판’이라는 방법이다.
포퍼에 따르면 비판이란 경험에 비추어 주장과 이론의 정당성을 음미하고 검토하는 일이다. 비판이란 한쪽이 상대에게 감정을 부딪치지 않고 함께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삶, 가치 없는 삶일까?〉
_ 《노자》, 《장자》
생명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살아 있을 때 그냥 살아가기보다는 풍요롭게 살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이든 쉽게 얻을 수 있는, 빠르고 편리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그 때문에 눈앞에 닥친 일만 신경 쓰며 불편하거나 효율이 낮은 일, 실용적이지 않은 것이나 당장 쓸모가 없는 일은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편리하고 빠른 현대사회는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든 그에 부응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애쓰는 만큼 다른 사람도 노력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또 인간에게는 노력해야 할 도리가 있으며,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약하거나 게으르다는 생각에 약자를 비난하고 공격하기도 한다. 강한 사람은 가치가 크고 약한 사람은 가치가 작다는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는 인생관을 가진 사람이 정반대의 가치관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노력하지 않는 약자는 물론, 노력하고 싶어도 못 하는 처지에 있는 약자도 쓸모없다고 생각해 무의식적으로 못 본 체하기 쉽다. 심지어 쓸모없는 사람은 방해되는 존재, 약자는 사회의 해악이라고 여기고 의식적으로 배제하려고 하기도 한다.
노자는 눈에 보이는 ‘유(有)’에만 눈을 빼앗기면 눈에 보이지 않는 ‘무(無)’의 진정한 의미를 놓친다고 했다. 장자 또한 ‘무용’하다고 여기던 것이 정말 유용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노자와 장자 모두 우리가 사로잡혀 있는 상식과 믿음을 뒤집고 딱딱하게 굳은 발상을 전환해 다양한 가치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다시 말해 상대적 가치관을 버리면 이 세상에서 언뜻 아무 쓸모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무용’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노자와 장자의 글은 진정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할 실마리를 준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이며, 주어진 수명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인생이라는 진실에 눈을 돌리라고 장자는 말한다. 잠재능력을 살리려고 할수록 우리의 수명은 줄어든다. 유용한 능력이 얼마만큼 있건 정신과 육체를 해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는 애써 노력한다. 하지만 부드럽고 약한 물이 굳세고 단단한 바위를 깬다는 노자의 말을 생각해보면, 견고하다고 반드시 가치가 높다거나 승자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고사성어가 말하듯 물처럼 부드럽고 강하게 사는 것이 진정 단단한 삶이 아닐까.
〈난임, 불임이 늘어나는데, 대리모 출산은 안 될까?〉
_ 칸트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
현대자유주의 사회에서 공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 것은 시민이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경우에 한한다. 달리 말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만 않으면 우리의 의사 결정은 존중된다는 뜻이다(이를 타인 위해의 원칙이라 한다).
그렇다면 타인에게 해만 끼치지 않으면 자기 몸은 자기 것이니 어떻게 다루든 자유라는 뜻일까? 자기 몸에는 스스로 해를 가해도 된다는 말일까?
이를 생각하는 데 기본이 되는 것은 18세기 독일 철학자 칸트의 사상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자살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인간은 물건이 아니다. 따라서 단순히 수단으로서만 다루어져서는 안 되며 그의 온갖 행위는 늘 목적 자체로 봐야 한다. 따라서 나는 내 인격 가운데 있는 인간을 멋대로 처리하여 그것을 해하거나 무너뜨리거나 죽일 수 없다.”
칸트,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
칸트는 인간처럼 이성을 갖춘 존재에 대해서는 설령 나 자신이라 할지라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해를 가하거나 죽이면 안 된다고 여겼다.
칸트에 따르면 물건이란 이성이 없는 존재이며 우리는 그것을 수단(도구)으로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다. 물건은 등가물로 바꿀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이성을 갖춘 인간은 존엄을 지닌 인격이며 소중한 존재다. 존엄은 비길 데 없는 절대인 가치를 지닌다. 그런 인간에게 해를 가한다는 것은 신성한 존엄에 대한 모독이다.
타인에게는 해를 끼치면 안 되지만 자신에게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타인과 자신은 동등하므로, 인간이 존엄하다는 관점에서 보면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존엄에 대한 침해이고 따라서 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칸트는 생각했다.
다시 대리 출산으로 돌아가보자. 대리 출산에 대리모의 몸을 임신, 출산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만약 수정란을 투입할 경우 아기로 자라는 기계가 있다면 굳이 대리모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 존엄의 관점에서 대리 출산을 위해 대리모의 몸을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에 노출하는 것은 설사 대리모 본인이 동의했다고 해도 용인될 수 없다. 더군다나 미국과 인도, 태국에서 금전적 보상을 받고 대리모가 되는 대리 출산 사업쯤 되면 몸이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의미가 한층 강해진다.
〈칼럼_ 적당히 살아도 괜찮을까?〉
“행복은 사람마다 다르다고들 하지요.”
“일선에서 활약하거나 돈을 벌어서 풍족하게 생활하는 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그렇고말고요! 그런데 맛있는 걸 먹기 위해서도 나름대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삶의 괴로움 아니겠습니까.”
“맛있는 것을 먹으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그걸 위해 열심히 일해야 삶의 기쁨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애써 맛있는 음식을 손에 넣어도 과로로 건강을 해치면 먹을 수조차 없지요.”
“노자나 장자라면 뭐라고 했을까요?”
“‘그와 정반대의 삶이야말로 행복이다’라고 하겠지요. 맛있는 것을 애써 찾으려 하지 말고 지금 얻은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느끼라는 거죠.”
“하지만 일단 맛있는 것을 경험하면 다음엔 더 맛있는 걸 찾게 될 텐데요.”
“맞습니다. 그러다 결국 메뉴에 없는 요리를 원하게 되는 거지요.”
“만족할 줄을 모른다, 이건가요? ‘어느 시점에 만족할 것인가’, 어렵지만 알아야 될 일이에요.”
“이것도 저것도 다 갖고 싶다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받아들여야 해요.”
“‘자족’을 중시하는 에피쿠로스처럼요. 에피쿠로스는 어떤 음식도 치즈만 있으면 충분히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그러니 풍요로운 삶을 원하면 재산을 불리지 말고 욕망을 줄이라고 합니다. 본래 욕망이란 부족감에서 출발한다고 해요. 욕망을 줄이면 이미 내가 가진 것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야말로 노자가 말한 ‘만족을 아는’ 정신이군요.”
〈칼럼_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모두가 생각하지 않고 뭔가에 휩쓸린다면 우리 앞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프랑크 파블로프의 《갈색아침》은 그런 생각을 풀어가는 실마리를 준다.
줄거리는 이렇다. 한 나라에서 갈색 이외의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자 주인공도 자신의 애완동물을 죽이고 만다. 반정부 신문은 폐간되고 언론은 통제된다. 처음에는 반감을 가지던 주인공도 ‘세상의 흐름에 거스르지만 않으면 편하게 살 수 있다’며 주위에 휩쓸리게 된다.
어느 날 아침, 법률이 개정되어 갈색 이외의 동물을 예전에 길렀던 사람도 국가 반역죄로 체포된다는 뉴스가 흐르고 주인공은 자경단에 연행된다. 아니, 정확히는 자기 집 현관문을 두드리는 자경단에게 “그렇게 세게 두드리지 말아주세요. 지금 나가요” 하고 대답한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아베 고보의 〈양식파〉라는 단편 소설도 있다. 주인공은 닭이다. 외적이 많아 먹이를 손에 넣으려면 멀리 나가야 한다. 그럴 때 인간이 나타나 철망으로 튼튼한 닭장을 만들어주고 먹이도 주겠다고 한다. 단, 그 닭장은 열쇠로 잠글 수 있게 되어 있다. 불안해하는 닭에게 인간은 말한다.
“닭이 열 수 있으면 고양이도 열 수 있어.”
이말에 의문을 품은 닭도 있었지만 결국 스파이로 몰려 쫓겨난다. 마지막에 ‘양식(良識, 사물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능력)파’라 불리는 닭들이 결론을 내린다.
“인간이 저만큼 해주겠다고 하니 그 말대로 하자. 잘못되면 다 같이 상의해서 결정하면 돼.”
결국 그들은 스스로 닭장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두 우화의 공통점은 반감과 의문을 품었으면서도 주인공이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상황에 휩쓸린 결과 스스로 ‘자유’를 잃었다는 데 있다. 생각하지 않으면 자유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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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철학이 필요한 순간
스벤 브링크만 | 다산초당 | 2019-07-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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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철학이 필요한 순간
스벤 브링크만 | 다산초당 | 2019-07-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2019년 철학 열풍은 계속된다!
행복지수 세계 1위 덴마크를 매혹한 화제의 명강의
“불안과 허무에 시달리던 어느 날, 철학이 내게로 왔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를 매혹한 철학 강의가 있다. 철학으로 삶의 의미를 되찾아주는 심리학자이자 알보그대학교 교수인 스벤 브링크만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덴마크 공영방송 DR의 라디오 강의 시리즈를 통해 “행복은 쾌락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에서 나온다”라고 말하며, 소크라테스, 니체, 데리다, 로이스트루프, 머독 등 고금의 철학자로부터 길어 올린 10가지 삶의 관점을 제시했다. 그의 강의는 수많은 이들로부터 “불안하고 허전한 마음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강의를 듣고 진짜 삶의 의미를 찾았다”와 같은 열띤 호응을 받으며 덴마크에 철학 열풍을 이끌었다. 『철학이 필요한 순간』은 이 강의를 담아낸 책으로, 삶이 불확실하게 느껴질 때 의지할 만한 단단한 토대를 제공해줄 철학 교양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삶의 지표로 삼을 만한 관점들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개념’을 파고드는 대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철학의 본질에 집중한다. 책에서 다루는 존엄성, 약속, 진실, 책임, 사랑, 용서, 자유, 죽음 등 삶과 밀접한 주제들을 소설과 영화, 일상 속 다양한 예시를 통해 살펴보면,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행복도 소비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얼마든지 쉽게 쾌락을 좇을 수 있지만, 한편으론 불안하고 허무한 감정이 들 때가 많다. 철학은 바로 이럴 때 필요하다. 2019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철학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철학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독자들은 『철학이 필요한 순간』을 통해 열심히 살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공허한 우리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10가지 삶의 원칙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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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추억에 관한 모든 것
다니엘 레티히 | 황소자리 | 2017-08-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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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추억에 관한 모든 것
다니엘 레티히 | 황소자리 | 2017-08-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기억은 어떻게 뿌리 내리고 일깨워질까?
-추억에 잠길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냄새와 소리와 맛이 ‘좋았던 지난 시절’을 일깨우는 생리학적 근거는?
-미디어와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 추억을 팔고 이득을 얻을까?
노스탤지어의 역사부터 의학, 뇌과학, 생리학적 발견에 이르기까지…,
향수의 심리적 효능과 경제적 가치에 대한 모든 것!
지나간 시절은 지금보다 좋았는가? 적어도 기억 속에서는 그런 것 같다.
10~20대에 환호했던 아이돌 그룹의 재결합에 가슴 벅차고, 첫사랑의 안부가 여전히 궁금하며, ‘응답하라’ 시리즈를 본방사수하고, 만년 꼴찌 고향 야구팀을 줄기차게 응원하는 건 그들의 이야기에 ‘행복했던 우리의 지난 시절’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안온하고 유쾌하되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거라는 차가운 확신이 뒤섞인, 아릿한 쾌감이 우리를 감싸기 때문이다.
이 책 《추억에 관한 모든 것》은 기억과 향수의 흥미로운 세계를 역사, 과학, 의학, 경제학의 맥락에서 탐사하는 여행기이다. 독일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다니엘 레티히는 우리가 추억에 빠지는 이유와 향수의 심리적 기능, 기억이 현재와 미래에 행사하는 위력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사실을 말하자면, 노스탤지어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젊은 군인을 주저앉히고 순박한 소녀를 살인과 방화범으로 몰고 가는 마음의 병. 이렇듯 불가해한 골칫거리이던 노스탤지어는 어떤 연구와 발견을 거쳐 영혼을 위한 비타민이 되고, 사람들을 위로하며 육체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묘약으로 거듭났을까? 뇌과학자들은 기억이 자리잡고 새로이 일깨워질 때 우리 뇌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현상을 추적해냈다. 신경학자들은 기억이 향수로 변하는 토대를 발견했으며 의학자들은 냄새와 맛, 소리로도 되살아나는 추억의 효능을 이용해 나이든 노인과 우울증 환자, 현대인의 여러 병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은 시장이었다. 경제학자와 마케팅 연구자들이 향수가 구매 결정에 미치는 위력을 확인하자마자 기업과 미디어는 관련 제품과 노래와 광고를 발 빠르게 만들어 이익을 챙기기 시작했다.
‘지나간 삶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두 번 사는 것과 같다.’ 로마 시인 마르티알리스는 말했다. 추억의 가치를 일찌감치 간파한 것이다. 이 책 《추억에 관한 모든 것》은 우리가 왜 그리도 ‘좋았던 지난 시절’을 즐겨 반추하는지, 그때 그 시절의 노래와 영화와 이야기를 소환하는 게 지금 내 삶에 끼치는 실질적 영향은 무엇인지,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은 우리의 미래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인지를 놀랍고 유익하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하고 소모적인 시대. 향수의 막강한 파워를 정서적 측면부터 육체적, 사회적 영역까지 두루두루 조망하는 이 책은 갑갑한 현실을 타파할 활로를 찾고 건강한 내일을 구상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불치병인가 마음의 보약인가? -노스탤지어의 탄생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향수병, 즉 ‘노스탤지어’라는 단어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스위스 의학자 요하네스 호퍼였다. 1688년, 박사 논문을 준비하던 호퍼는 ‘믿을 만한 사람’으로부터 세 가지의 특이한 질병 사례를 들었다. 바젤에서 공부하던 대학생과 파리에서 하인으로 일하던 스위스 청년, 그리고 낯선 타지 병원에서 치료받던 여성이 공통적으로 앓던 병. 의욕 저하에 시달리다 몸까지 쇠약해진 셋의 공통점은 고향을 몹시 그리워한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의사를 잘 만나 귀향한 덕에 세 환자는 모두 치료되었다. 호퍼는 이 이야기에 매혹되었고, 명명되지 않은 이 질병에 대해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 궁리 끝에 찾아낸 단어가 ‘nostalgia.’ 그리스어로 ‘nostos’는 ‘귀환’을 의미하며 ‘algos’는 ‘고통’이다. 그러니까 노스탤지어는 ‘귀환의 고통’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후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향수병은 용맹하던 스위스 용병과 나폴레옹 군사,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부 군인을 괴롭힌 골칫거리이자 선량한 소녀들을 살인범으로 몰아가는 정신병이란 오명에 시달렸다.
과거는 미래다! -기억의 과학, 향수의 마법
칸트와 야스퍼스 같은 철학자들까지 달려들면서 이 증상에 관한 연구는 진전을 거듭했고 사회학과 심리학, 과학과 의학이 가세하며 획기적인 시각 전환이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향수는 병이 아니라 약이라는 사실, 슬픔과 우울이 아니라 기쁨과 위로를 선물한다는 점이 학문적으로 규명되었다. 인간은 언젠가 늙고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우리 삶이 마주한 이 본질적 무상함을 향수가 어떻게 상쇄해주는지, 실수와 실패에 대한 기억이 인류를 어떻게 단련시켰는지, 맛과 냄새와 소리를 통해 일깨워지는 기억이 진화론적으로 얼마나 유의미한지가 드러났다. 뇌과학자와 신경학자들은 첨단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아 사실이 기억의 서랍으로 들어갔다가 추억으로 인출되는 과정, 그것이 향수를 유발할 때 우리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고 어떤 호르몬이 뿜어져 나오지를 확인했다. 잘못된 기억이 생기는 이유, 온갖 첫 경험이 왜 그리도 강력하고 즉각적인 방식으로 추억을 일깨우는지도 과학적으로 규명되었다. 심지어 데이비드 스노든 같은 의학자는 장기간의 추적조사를 기반으로 삶에 대한 긍정적 회상이 우리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하여 2007년 스위스 작가 페터 폰 마트는 이렇게 단언했다. “기억을 잃은 사람은 정신적으로 죽은 것이다. 그 사람은 더 이상 미래를 도모할 수 없다. 미래를 창조한다는 것은 과거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기억만큼 큰 자산은 없다! -추억을 판매합니다
추억의 위력은 이제 우리의 의식주를 구성하는 상품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고향과 근원, 순수와 신뢰에 대한 대중의 욕구를 건드린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부모세대에 유행했던 노래가 리바이벌된다. 자동차 회사는 첨단기능을 장착한 신제품 외양을 초기 모델을 연상키는 곡선으로 마무리하고, 광고는 20년 전 히트했던 CM송을 세련되게 재가공한다. 기업의 ‘추억 만들기’가 늘 옳은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안하고 변덕스런 이 시대에 가장 강력한 무기임에는 틀림없다고 연구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렇듯 추억은 우리 삶 도처에 존재하고, 우리 생각과 대화를 형성하며, 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지금 나의 현실이 좋든 싫든, 그 모든 것은 미래 우리 기억과 추억의 일부로 남는다. 현재가 어떤 기억으로 남든, 그건 전적으로 우리 몫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르케스만큼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한 사람도 없다. “지나갔다고 울지 마라. 경험했으니 미소를 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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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커넥트
일지 이승헌 | 한문화 | 2019-07-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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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커넥트
일지 이승헌 | 한문화 | 2019-07-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삶의 숱한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과의 깊은 ‘연결’에 있다. 세계적인 명상가이자 뇌교육자로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심신수련법을 개발하여 전 세계인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헌신해온 저자가 새로운 명상서를 펴냈다. 이 책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한 문제들, 예를 들면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 우울증, 외로움, 불안, 불편한 인간관계 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숙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저자는 삶에서 일어나는 숱한 문제들이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고, 자기 자신과의 깊은 연결이 끊어진 데 원인이 있음을 발견하고, 그 연결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브레인명상을 소개한다. 브레인명상은 우리 고유의 선도 수련에 뇌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더한 것으로, 몸을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비워내고 활기찬 생명 에너지를 충전해 밝은 의식에 이르게 하는 명상법이다. 이 책 ?커넥트?에는 자신의 몸과 연결하고, 영혼과 연결하고, 더 높은 의식과 연결하는 브레인명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기 문제의 뿌리를 통찰하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더불어 연결의 감각을 회복한 사람들이 아름다운 지구를 위한 꿈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열망도 함께 담았다. 한국과 동시에 미국에서도 영문판 ?CONNECT?를 6월에 출간한다. 잃어버린 ‘나’를 찾아 삶의 주인이 되는 열쇠, 브레인명상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여 자기를 느끼고 자기와 연결할 때 경쟁이나 비교 평가를 넘어선 자신의 절대 가치를 찾을 수 있다. 그 가치를 찾은 사람은 사회나 다른 사람이 강요하고 기대하는 삶이 아닌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다. 브레인명상은 자신의 습관적인 사고와 행동 패턴을 돌아보게 하고, 그 틀을 깰 수 있도록 도와준다. 브레인명상의 여러 가지 방법들 중 특히 ‘BHP명상’과 ‘천문명상’은 명상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대인들이 빠르게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게 해 주는 효과적인 명상법이다. 책 속으로 자신의 인생에 방향이 있고, 그 방향대로 인생이 나아가고 있다고 느끼나요? 인생의 운전대를 단단하게 잡고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며 살고 있다는 충만감이 있습니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요? 나는 이 질문들에 당신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5쪽)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도전인 기후 변화, 소득 불균형, 국가간 군사적 갈등과 무역 분쟁, 종교간 대립의 뿌리에도 나와 너, 인간과 자연을 분리해서 보는 의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 삶에 만연한 분리와 단절을 치유하고 연결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갈등은 점점 커지고 지구환경은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연결이 끊어진 것이 문제의 원인임을 알면 해결책은 명확해집니다. 다시 연결하면 됩니다. 자기 몸과 연결하고, 참나와 연결하고, 사람들과 연결하면 됩니다. (7쪽) 인간의 뇌는 분리와 단절을 극복하고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열쇠입니다. 뇌 가운데서도 순수 의식에 이르는 통로 역할을 하는 기관이 뇌의 중심부에 있는 송과체입니다. 브레인명상의 핵심은 송과체의 기능을 살려 순수 의식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8쪽) 브레인명상을 통해 뇌가 깨어나면 우리의 의식이 자유로워집니다. 그리고 분리되고 단절된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본래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통찰력이 생겨서 전에는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자신의 습관이나 사고방식, 주위 환경 등을 인지하게 됩니다. 더 넓은 시각으로 자기 자신과 사람들,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공감 능력과 이해력, 포용력이 커지게 됩니다. 분리 의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발생했던 문제들에 대해 연결과 합일의 눈을 뜸으로써 그 해법을 찾게 됩니다. (9쪽) 나 자신과의 연결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하는 존재론적 질문입니다. 동서고금의 철학이 규명하고자 한 이 화두를 자기 자신에게 던져보세요. 눈을 감고 조용히 호흡하면서 자신에게 묻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내 안에서 어떤 답이 들려오는지 가만히 귀를 기울입니다. (25쪽) 우리의 몸도 에너지이고, 마음(의식)도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몸을 건강하게 하고 마음을 밝게 하려면 그 실체인 에너지를 관리해야 합니다. 몸이 건강하려면 몸 안의 생체 에너지가 잘 순환해야 하고, 마음을 밝게 하려면 무겁고 어두운 에너지를 정화해야겠지요. 이러한 이치와 방법을 터득하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사실은 아주 단순명쾌한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50쪽) 진정한 만족은 절대 가치를 발견하는 데서 옵니다. 절대 가치란 사회나 다른 사람이 정한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선택한 가치를 뜻합니다. 나 아닌 다른 누구와 비교할 필요가 없고, 비교도 되지 않는 나의 가치를 발견해야 합니다. 그것은 보이는 유한한 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자신의 내면에 집중했을 때 만날 수 있는 영원하고도 비교 불가한 절대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가치를 찾은 사람은 사회나 다른 사람이 강요하거나 기대하는 삶이 아닌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118쪽) “브레인명상은 내 무의식 속에 깊이 묻혀 있던 기억을 하나씩 하나씩 의식의 수면으로 떠오르게 했습니다. 행복했던 기억뿐 아니라 잊고 싶었던 아픈 기억들, 생각조차 하기 싫은 부끄러운 경험들, 내게 남아 있는지조차 몰랐던 감정들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기억들이 내가 겪고 있는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선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을 본 순간, 퍼즐이 맞추어지듯 ‘아’ 하고 그냥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16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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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컴 클로저
일자 샌드 | 인플루엔셜 | 2018-11-2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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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컴 클로저
일자 샌드 | 인플루엔셜 | 2018-11-2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전 세계 23개국 출간 베스트셀러 《센서티브》의 작가,
유럽인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심리상담가 일자 샌드가 돌아왔다!
그녀가 주목한 우리 안의 심리기제, 자기보호!
★“행복의 조건 중 으뜸은 성숙한 자기보호다!” - 하버드대 행복의 조건 연구팀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저자 유은정 정신과 전문의 강력 추천!
덴마크의 저명한 심리상담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일자 샌드가 관계 때문에 상처받은 이들에게 건네는 섬세한 조언을 담은 신간 《컴 클로저Come Closer》를 출간했다. 이번 책에서 그녀는 우리 안에 작동하는 심리기제인 ‘자기보호’에 주목했다. 우리가 번번이 관계에 실패하는 이유, 알고 보면 바로 ‘자기보호’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기보호가 행복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점이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를 비롯한 많은 연구를 통해서 밝혀졌다. 일자 샌드는 이 책에서 자기보호를 자각하고 발전시킴으로서 오히려 나를 지키는 든든한 보호막으로 만드는 길을 안내한다.
우리는 누구나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내면과 세상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일을 부지불식간에 반복한다. 이러한 자기보호는 어린 시절에 생겨나 성인이 되면서 점차 무의식에 자리하는데, 잘못 개발된 자기보호는 한 인간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직면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타인과의 교류를 막는 담이 된다. 일자 샌드는 자신의 자기보호를 올바로 자각하고 성숙하게 발전시키기만 한다면 진정한 자신과 가까워지고 세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그럼으로써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불필요한 ‘자기방어’의 갑옷을 벗고 ‘성숙한 자기보호’를 사용함으로써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는 비밀을 깨닫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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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클루지
개리 마커스 | 갤리온 | 2019-08-1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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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클루지
개리 마커스 | 갤리온 | 2019-08-1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10억 연봉 유튜버 ‘자수성가 청년’의 인생을 바꾼 책
“더 나은 의사결정을 원한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라!”
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
『Kluge 클루지』. 23살에 MIT에서 뇌와 인지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30살의 나이에 종신 교수(tenure)가 된 스타 학자 개리 마커스 교수의 화제작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 개념은 ‘진화의 관성(evolutionary inertia)'이다. 인간의 진화는 완벽한 체계를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에 계속 ‘땜질’을 해가는 속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진화론적으로 충분히 완성되지 않은 존재이며, 우리의 뇌는 수만 년 동안 지금 당장의 생존을 최대한 추구하도록 설계된 비합리적인 컴퓨터라는 것이다. 이 책은 부조리한 일상과 혼란스러운 세상을 파헤치고 인간 본성의 불가사의한 측면을 조명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불완전함 속에서 생각의 무기를 찾아낼 수 있도록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 개리 마커스는 생각의 함정에서 생각의 무기를 찾아내는 지혜를 선보인다. 우리 내면의 클루지를 활용해서 어떻게 우리들의 세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경험적 과학적으로 증명된 13가지 제안이 그것이다. 개리 마커스는 말한다. “진화는 우리에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했다. 그러나 그 생각이 오류가 없다고 보장하지는 않는다.” 『클루지』는 ‘생각하는 사람’으로 잘 살기 위한 소중한 단서와, 불완전하지만 고귀한 마음을 최대한 활용하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
똑똑한 일상을 방해하는 생각의 함정을 파헤치다
세계가 주목하는 당대 최고의 지성, 뉴욕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개리 마커스는 인간의 마음이 세련되게 설계된 기관이라기보다 ‘클루지(kluge)’, 곧 서툴게 짜 맞춰진 기구라고 주장한다. 생존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방해받는 진화의 법칙, 즉 진화의 관성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과 세계는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 진화의 장대한 시간을 꿰뚫는 역사적인 통찰을 통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의 마음을 조망한다. 그리고 기억, 신념, 선택, 결정, 언어, 행복 등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정신 영역을 두루 살피며, 우리들의 세계 곳곳에서 현명한 일상을 방해하는 생각의 함정을 파헤친다.
기억, 신념, 선택, 언어, 행복 등 불가사의한 인간 본성의 진실이 밝혀지다
우리의 기억은 왜 그렇게 자주 기대를 저버리는 걸까? 우리는 왜 이토록 잘 속아 넘어가는 것일까? 우리는 돈을 어떻게 쓰고,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 걸까? 책은 이렇듯 인간 본성의 가장 불가사의한 측면들에 대해서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우리의 도덕적 선택은 왜 종종 도덕적이지 않으며, 도덕적 직감은 왜 이토록 허술한지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언어의 비밀을 파헤치며 무엇이 우리의 소통을 방해하는지 밝혀낸다. 행복에 대해서도 혜안을 얻을 수 있다. 책은 우리의 행복 계산기는 왜 이렇게 어설픈지, 우리를 정말로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실마리를 제공한다.
생각의 함정을 피하고 생각의 무기를 가다듬는 13가지 특별한 제안
저자 개리 마커스는 생각의 함정에서 생각의 무기를 찾아내는 지혜를 선보인다. 우리 내면의 클루지를 활용해서 어떻게 우리들의 세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경험적 과학적으로 증명된 13가지 제안이 그것이다. 개리 마커스는 말한다. “진화는 우리에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했다. 그러나 그 생각이 오류가 없다고 보장하지는 않는다.” 『클루지』는 ‘생각하는 사람’으로 잘 살기 위한 소중한 단서와, 불완전하지만 고귀한 마음을 최대한 활용하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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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포기하는 용기
이승욱 | 북스톤 | 2019-07-2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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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포기하는 용기
이승욱 | 북스톤 | 2019-07-2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잃어버린 나를 되찾기 위해
포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지금, 당신도 그러한가요?”
정신분석가 이승욱이 말하는
진정한 나를 아는 용기, 온전한 나를 찾는 용기
*이 책은 2013년에 출간된 《포기하는 용기》(쌤앤파커스)를 수정, 보완한 개정판입니다.
“나는 이렇게 힘들게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이렇게 괴로울까요?”
많은 이들이 이런 의문을 품고 산다. 누구보다 내가 소중한데, 현실에 치이는 삶에서는 소중한 나를 지키기도 어렵고 되찾기도 어렵다. 부모님이, 학교에서, 사회에서 일러준 대로 성실히 공부하고 노력하며 살아왔는데 지금 나는 왜 이렇게 힘들고 외로울까? ‘자존감 도둑’들만 있는 세상에서 어떻게 나를 지키며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이들이 넘쳐난다.
심지어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상담실을 찾아 공허함을 호소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다. 조금이라도 일찍 나를 찾겠다며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포기하는 퇴사도 불사한다. 퇴사하고 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의 소셜미디어에는 수많은 ‘좋아요’와 응원의 댓글이 달린다. 그러나 여행에서 힘을 받고 돌아와도 잠시뿐, 또다시 일상의 불안에 빠져드는 나를 발견한다.
이런 우리에게 이 책은 묻는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지는 않았느냐고. 또한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한다. 포기에도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공공상담소’ 정신분석가 이승욱이 들려주는
온전한 나를 찾는 포기의 지혜
정신분석가 이승욱은 수만 명의 청취자에게 심리치유의 길을 안내하는 팟캐스트 ‘공공상담소’ 운영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포기하는 용기’에 대해 말한다.
지혜로운 포기를 위한 첫걸음은 내 욕망과 남들의 욕망을 구분해내는 것이다. 능력 있는 사람, 좋은 사람, 착한 딸, 듬직한 아들, 헌신적인 엄마, 책임 있는 가장, 씩씩한 남자, 부드러운 여자… 세상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실로 다양하다. 어려서는 부모의 기대로, 사회생활의 규범으로, 때로는 멘토의 조언으로, 성공방정식의 형태로 전해지는 ‘삶의 가이드’를 따르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짬이 없다. 아니, 어느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된다. 열심히 노력해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이다. 남들의 욕망을 없애야 온전한 나로서 살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다양한 심리학 이론과 내담 사례를 바탕으로 포기의 지혜를 전한다. 집에 가둬서라도 아들을 복종시키고 싶은 인숙 씨의 불안, 정희 씨가 폭력남편과 이혼하지 못하는 이유, 외도한 아내와 헤어지지 못하는 정균 씨의 의존, 겉보기엔 멀쩡한 윤석 씨 내면의 불안과 지질함, 자기 이야기를 하며 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공통점, 고등학교 친구들을 등 뒤에 세워놓고 공부하는 대학생의 사연 등, 증상은 각양각색이지만 모두 포기하지 못한 무언가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불안과 두려움을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저자는 내 안에서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어릴 때 부모님의 말 한마디가 일생의 강박관념을 만들기도 하고, 나의 불안이 자녀의 불안으로 대물림되어 또다시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추적해가는 것은 때로 고통스럽다. 그러나 고통을 피하려다 눈덩이처럼 더 큰 괴로움을 만드느니 차라리 고통의 근원을 만나 대화해보자. 그것이 더 이상 불행해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나는 왜 불안한가, 나는 정말 타인에게 괜찮은 사람인가, 왜 나는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나… 이제 나의 역사를 추적해볼 시간이다. ‘잃어버린 나’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자신을 새롭게 만나도록 돕는 사려 깊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책 속에서
우리가 세상을 버린다는 말은 정확히 어떤 뜻일까요? 이는 세상 자체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욕망’을 버린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진짜 문제는 세상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끄들리는 자신의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 욕망을 먼저 버려야 합니다.
그런 다음 정말 내가 원하는 스스로의 욕망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주체의 욕망desire of subject’이라 합니다. 지금껏 나를 가동시켰던 세상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desire of the other’입니다. 이것을 버리면 그다음부터 주체의 욕망을 찾게 되고, 그것으로서 내 삶을 살게 됩니다. 이렇게 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노파심에 사족을 하나만 붙이겠습니다. 세상을 버리라고 해서 정말 직장을 그만두거나, 국제 노숙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좀 더 영악해져도 됩니다.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찾을 때까지 하던 일은 계속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라면 직장을 계속 다녀도 됩니다. 대신 마음에서 직장을 버려보세요. 즉 직장이 내게 욕망하라고 한 것을 버려보는 겁니다. 그러면 세상이 내게 욕망하라고 은밀하게 강요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똑똑하게 보일 겁니다.
저는 상담실에서 이런 작업을 하면서 마침내 삶의 자유로움을 경험하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그분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이 그렇게 아등바등 집착했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자기 욕망이라고 믿어왔던 것이 원래 자기가 원하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 1장 ‘당신이 원하는 것은 누구의 욕망인가요?’
도대체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타인으로부터, 타인들이 만들어놓은 이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목숨 걸게 되었을까요? 설마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인정받고 싶어서 안달하는 존재는 아니었을 것 아닙니까?
아뇨, 안타깝게도 사실 우리는 그런 존재입니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습니다. 사실 우리 성격의 많은 부분은 부모님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면서 형성된 것입니다. 저는 정신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경우를 흔히 보았고, 많은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아주 조용한 성격에, 자기주장도 별로 하지 않고 언제나 주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살펴서 원하기 전에 먼저 도와주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런 성격을 고치고 싶다고 했습니다. 과도하게 타인을 배려하고 자기 의견은 지나치게 축소시키는 성격이 스스로도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왜 그런 성격이 형성되었는지 탐색해보았는데요, 마침내 그녀의 아주 어린 시절에서 단서를 찾았습니다.
그녀가 다섯 살 무렵이었다고 합니다. 마당에서 조용히 혼자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집안일을 바쁘게 하던 어머니가 마당을 지나다가 딸이 노는 모습을 보고는 “아이고, 우리 지영이는 혼자서도 조용히 잘 노네, 덕분에 엄마가 편하네”라고 칭찬 한마디 슬쩍 하고 가셨답니다.
이 작은 사건 하나가 그녀의 성격을 완전히 결정지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성격이 형성되는 데 영향을 끼쳤던 주변 상황을 이해하는 핵심적인 단서임은 분명합니다. 그녀는 넷째 딸이었고 밑으로도 어린 동생이 둘이나 더 있었는데, 언니들은 나이 차이가 많아서 그녀와 놀아주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집안일에 바빴고 많은 자녀를 돌보느라 힘들어하셨습니다. 가운데 낀 그녀는 어머니의 관심과 손길을 충분히 접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날 어머니의 짧은 칭찬 한마디에 그녀는 ‘나는 혼자 조용히 잘 놀아야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 수 있어. 힘든 엄마를 편하게 해드리는 건 이 방법뿐이야’라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비약이 심하죠? 네, 맞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속에서는 이보다 더한 일들도 벌어집니다. 이런 믿음을 심리학에서는 ‘비합리적 신념irrational belief’이라 합니다.
- 1장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인정에 목숨 건 존재다’
20대 초반의 풋풋한, 한눈에도 아름다운 학생이 부모님과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밥을 먹고 나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끔씩 귀에서 소리가 들린다는 것입니다.
무릇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사람을 아프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증상을 통해 우리에게 뭔가를 말하기 위함입니다. 감기 몸살이 실은 우리가 너무 무리해서 지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강제로라도 쉬게 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헐적이나마 환청이 들리는 증상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쉽게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럴 때는 주로 언제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상세하게 자각해야 합니다.
이 젊은 친구는 시험 때만 되면 불안해져서 그런 증상이 심해진다고 했습니다. 사실 이런 불안은 학생들에게 비교적 흔한 증상입니다. 특정한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진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소리를 듣는지 물어보았더니 뭔가 자신을 비난하는 듯한 여자들의 목소리라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자신의 과거 경험과 연관되지 않은 일은 없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심하게 비난받았던 경험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내 울음을 터트리며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놀림과 비난을 받았던 기억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태어나서 그때처럼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친하던 친구 그룹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자기와 은근히 경쟁하던 아이가 공부 자료를 빌려달라는 것을 거절한 이후 그 애가 나머지 친구들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자신을 따돌렸다고 합니다.
친했던 친구들이 자신을 따돌리는 것도 힘들었지만, 공부 자료를 빌려주지 않은 자신이 치졸하고 수치스럽기도 했답니다. 왕따의 고통을 이겨내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기죽지 않기 위해 공부에 더 매달렸다고 합니다. 공부를 할 때면 친구들이 모여서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면서 뒤에서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럴수록 더 강박적으로 공부에 매달렸고, 결국 친구들보다 더 좋은 학교에 진학했지만 아이의 인생이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급기야 공부할 때마다 환청을 듣기 시작했고, 시험이라는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증상도 심해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때의 사건이 아니라 사건을 겪은 사람의 감정입니다. 이 학생은 어떤 감정을 내려놓지 못했기에 아직도 그 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일까요? 그때의 일을 생각할 때마다 느껴지는 가장 핵심적인 감정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 애들한테 져서는 안 된다’는 오기와 분노가 같이 올라온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몇 해가 지났고, 친구들과 다른 학교를 다니면서도 이 학생은 아직도 고등학교 친구들을 등 뒤에 세워놓고 공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친구가 한시라도 빨리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네, 실재하지 않는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경쟁심이었습니다. 사실은 미안함을 품고 있으면서도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성적으로 앙갚음하려 했던 자신의 고집을 버려야 했습니다.
- 3장 ‘부정적 불안을 생산적 불안으로 되돌리는 법’
우리의 삶을 보십시오. 우리는 사실 너무나 자주 ‘사랑’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거래행위’를 합니다. ‘내가 너를 이렇게 사랑해서 희생하니까, 너는 나에게 이렇게 해주고 우리는 서로 감사하자.’ 실상 이런 거래행위가 우리 삶의 대부분을 채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알코올 중독인 데다 무지막지한 폭력까지 휘두르는 남편이라도 있으면 이혼녀 딱지를 붙이지 않고 살 수 있죠. 또 거기에는 자녀에게 ‘부모를 갖춘 가정’을 제공한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자녀가 원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자녀를 그 거래행위에 집어넣습니다. 아버지가 없어서 당하는 차별이나 설움을 겪지 않게 하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런 고통을 겪는 아이를 바라보는 정희 씨 스스로가 두렵고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정균 씨도 그랬습니다. 내가 풍족하게 당신(아내)에게 물질을 베풀 것이니 당신은 오직 나를 위해 희생하고 나만 바라보면서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거래행위 말입니다.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상대를 복속시키려는 거래행위는 이런 비극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 사회의 많은 가정들이 정희 씨나 정균 씨네처럼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일정한 거래행위를 통해 각자의 비극을 만들어내고 고통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희 씨나 정균 씨 모두 고통의 원인, 좀 더 엄밀히 말해 고통이 지속되는 이유는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 3장 ‘선택이 힘든 것이 아니라 손해 보기 싫은 것입니다’
소영 씨는 2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직업상 자주 집을 비웠고, 소영 씨는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하고 동생을 돌봐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삼남매를 거두면서 아버지의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바깥에서 일을 하셨거든요.
어머니는 힘든 삶을 지탱하면서 자기 감정의 힘든 부분을 장녀인 소영 씨에게 하소연했습니다. 소영 씨는 그런 어머니를 보며 많이 안타깝고 불쌍하게 여겼겠지요. 아버지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돈을 많이 벌지 못했고, 결국 무능한 아버지로 남았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영 씨는 어머니와 자신을 운명공동체로 여기게 됩니다. 이런 관계를 ‘공생관계’라 합니다. 샴쌍둥이처럼 정신이 동체화同體化된 상태라고 할까요. 이는 동일시보다 더한 것입니다. 두 사람의 감정적, 정서적 사이클이 같아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니까요. 엄마가 기쁘면 나도 기쁘고, 엄마가 기분이 나쁘면 같이 나빠야 한다는 식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언가 이상하고 엄마에게 죄책감이 듭니다. 그래서 늘 엄마의 기분에 맞춰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불안해집니다.
물론 이렇게 된 것은 누가 명시적으로 시킨 것도 강제적인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찌 보면 모든 어머니의 진정한 힘일 것입니다. 어머니의 기분에 따라 집안 분위기가 좌우되는 경향이 강한 집일수록 자녀들은 어머니의 기분을 맞추려 노력할 가능성이 더 클 테니까요.
소영 씨와 어머니는 서로가 배우자처럼 살아왔던 겁니다. 타인과 관계 맺는 최초의 방식이자 가장 오래된 이런 방식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영 씨 같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감정적인 관계를 맺을 때에도 으레 ‘내가 좋으면 너도 좋고, 내가 싫으면 너도 그래야 한다’는 공식을 갖고 있습니다. 심리적인 사이클이 같지 않으면 소외감을 넘어 탈락감을 느끼니까요.
소영 씨는 엄마와의 관계에서 학습된 방식대로, 정서적 공생관계가 아니면 연애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내가 보고 싶으면 너도 그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서로 좋아한다 해도 남녀관계는 서로 다른 성장환경과 상황을 겪으며 살아온 사람이 만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감정적 사이클도 다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양해되어야 하는데 소영 씨에겐 그것이 불가능했습니다.
- 4장 ‘공생관계 중독 : 너는 왜 나와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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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오찬호 | 블랙피쉬 | 2018-02-0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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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오찬호 | 블랙피쉬 | 2018-02-0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예민하게 왜 이래?”, “뭘 또 그렇게까지”, “좋은 게 좋은 거지”…….
아니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사회학자 오찬호의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교》로 괴물이 된 20대,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 대학의 자화상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데 이어,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로 여성 비하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한국 남자들의 민낯을 파헤쳐온 사회학자 오찬호가 이번에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키워드 삼아 한국사회의 일상을 분석한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우리 사회는 뜨거울 때 차갑고 차가울 때 뜨거운 게 문제”라는 통찰을 토대로 일상에 만연한 혐오와 폭력, 강박과 차별의 일상을 낱낱이 파헤치며 지금, 한국사회는 하나도 괜찮지 않다고 진단한다. 특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혐오, 노키즈존, 맘충, 사회적 약자와 성 역할에 대한 편견 등 각각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이 문제들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그 기준을 제시한다. 또 저자는 우리가 상식처럼 여기던 편견들을 속속들이 들춰보고 우리가 얼마나 낯 뜨거운 줄 모르고 ‘괜찮다’하고 말하는지 얼굴 빨개질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해법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인문사회학 도서들은 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데에서 그쳤다면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보통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천적 대안을 담은 최초의 ‘실천 인문학’이라 할 수 있다. “한국사회는 뜨거울 때 차갑고, 차가울 때 뜨거운 게 문제다!” 감정 오작동 사회에 대한 날카롭고도 단단한 사회적 진단 직장인 K는 점심시간마다 꽃피는 정치 이야기 중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에 한 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구 정권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남자 직원들 사이에서 “결혼을 안 한 여자라서 모성애가 없다”, “여자라서 그렇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갔기 때문이다. K는 비혼을 폄하하는 여성 혐오 발언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서늘한 분위기와 함께 돌아오는 대답은 이랬다. “뭘 또 그렇게까지. 예민하기는…….” 모태솔로 S는 20대 후반이 되도록 연애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연애를 해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반복된 실패 때문에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졌다며 TV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 조언을 구한다. 옷 잘 입고 인맥 넓고 자칭 멘토라고 불리는 연예인은 이렇게 조언한다. “일단, 미용실에 가세요. 외모 가꾸는 데 돈 아낄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취업 준비생 L은 밤낮 없이 스펙 쌓기에 열중한다. 자기계발 한다고 새벽부터 밤까지 공부하며 능력을 쌓고 있지만, 나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정신을 차려보니 뭘 계발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열심히 계발만 하고 있다. ‘최고, 최대, 최초’를 지향하며 더 독해지기를 권하는 삶에 의구심을 품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이렇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 한국인들에게는 ‘뜨거운 에너지’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뜨거워야 할 때를 모른다면 그 에너지가 대체 무슨 소용인가. 지금 한국사회는 이상한 뜨거움으로 무장한 채 남을 괴롭히며 사는 사람들로 넘친다. 하지만 정작 낯 뜨거워져야 할 순간에는 “그럴 수도 있지”, “웃자고 한 소리에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거 아니야?”,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말로 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 그게 다 폭력이고 혐오이며 강박인 줄도 모르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왜곡된 감정의 무대 위에서는 개인의 행복이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 뜨거워야 하고 언제 차가워져야 할까? 어떻게 하면 거대한 부끄러움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킬 수 있을까? 사회학자 오찬호의 신작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이 질문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대답이다.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교》로 괴물이 된 20대,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 대학의 자화상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데 이어,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로 여성 비하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한국 남자들의 민낯을 파헤쳐온 사회학자 오찬호가 이번에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키워드 삼아 한국사회의 일상을 분석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는 뜨거울 때 차갑고 차가울 때 뜨거운 게 문제”라는 통찰을 토대로 일상에 만연한 혐오와 폭력, 강박과 차별의 일상을 낱낱이 파헤치며 지금, 한국사회는 하나도 괜찮지 않다고 진단한다. 또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혐오, 양성평등, 노키즈존, 사회적 약자와 성 역할에 대한 편견 등 각각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이 문제들을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그리고 혐오와 폭력, 강박과 차별은 특별한 누군가가 특별한 상황에서 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살다 보면 누구나 차별에 둔감한 사람이 된다고 주장하며 정면으로 질문한다. “딱 한 걸음만 떨어져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생각과 행동을 타인을 향해 할 수 있는 용기, 이것이 혐오다. 그럴 만한 이유를 상대를 가려서 주장하는 사람, 혹시 당신 아닌가?”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지금, 보통 사람들을 위한 실천 인문학 지금까지 출간되었던 사회학 도서들은 대부분 사회현상에 대한 예리한 진단과 그 원인을 분석하여 제시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사회문제를 분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금 여기를 사는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천적 대안을 담은 최초의 ‘실천 인문학’이라 할 수 있다. 즉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간이기에’ 가져야 하는 상식의 기준에 대해 설명하며 ‘아닌 건 아닌 거’, 이 간단한 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총 3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만〉에서는 얼굴 빨개져야 할 타이밍에 당당한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담았다. 내 집이니까 쿵쾅거려도 내 집이니까 괜찮다 주장하는 사람들, ‘뚱뚱한 돼지녀’, ‘뒤룩뒤룩 살찐남’ 등의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며 살찐 사람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 아이 없는 쾌적한 공간을 이용한 권리를 주장하며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어른들, 사는 대로 생각하며 사는 대한민국의 꼰대들, 가사노동 및 경제활동에서 일어나는 양성불평등을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는 남자들 등 얼굴이 뜨거워져야 하는 순간에 당당한 우리의 일그러진 모습을 낱낱이 파헤친다. PART 2 〈그게 다 강박인 줄도 모르고〉에서는 강박과 차별을 부추기며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부끄러움을 강요하는 한국사회의 민낯을 바라본다.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라는 강박에서 비롯된 수많은 차별, 독해지기를 권장하는 강박, 휴식 시간조차 아껴야 잘 산다는 강박, 평범함이 곧 결핍인 시대에 내세울 게 없다는 부끄러움, 자신의 외모와 신체를 부끄러워해야 하는 사회, 불평불만 청개구리처럼 토 달지 말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이상한 주문 등 평범한 일상 속에 공기처럼 익숙하게 만연해진 강박과 차별을 부추기는 한국사회를 분석한다. PART 3 〈감정 오작동 사회, 나와 너를 성장시키는 법〉에서는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직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감정 오작동 사회를 바로잡고 나의 행복과 직결되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스템이 붕괴된 현실 안에서 어쩔 수 없이 숨 쉬고 살아야만 하는 보통 사람들이 직접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실천적 대안을 담았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부끄러움을 제대로 느끼는 사람은 성장한다”고 이야기한다. 무결점의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과오를 줄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좋은 사회를 희망한다면, 행복한 ‘내일’을 원한다면, 자신이 다른 이의 존엄성을 뭉개고 있는 ‘오늘’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책은 과연 효과가 대단한 진짜 자기계발서라 할 만하다. “해법은 제대로, 제때 성찰하며 사는 거다. 나중이 아니라 당장 해야 한다. ‘어떻게’가 고민일 때, 이 책이 기억났으면 한다.” - 〈에필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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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한국, 한국인
마이클 브린 | 실레북스 | 2018-12-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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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브린 | 실레북스 | 2018-12-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불과 수십년전 한국이라는 국가는 말할 수 없이 가난한 나라였다. 한 세대만에 그들은 농업국가에서 첨단제조업국가로 탈바꿈했고, 다시 수십년만에 2차대전 이후 신생국중 유일한 민주국가를 이루었다. 20여년전 〈한국인을 말한다〉에서 한국인의 역동성과 긍정적 에너지에 대해 서술했던 저자 마이클 브린은 그동안 한국이 이룬 성취를 3가지로 정리했다. 그것은 경제적 성취, 민주화, 그리고 최근에 불고 있는 문화 한류에 대한 성취이다.
한국인들은 누구인가? 무엇이 현재의 한국인들을 만들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외국인은 드물다. 세계인들에게 한국은 아직 낯선 나라이다. 한국에서 수십년 기자생활을 한 저널리스트의 시각은 훌륭한 객관적 시선을 제공한다. 1948년 건국 이후 숨가쁘게 달려온 한국인 자신들도 이제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때가 되었다. 그것은 대립과 분쟁과 편견을 벗고 온전히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에 대한 인식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한국 발전의 원동력은 일본의 식민통치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참담한 현실로 이끈 역사 전체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것은 지리적, 경제적 처지에 대한 저항이었고 북한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리고 그 저항은 경쟁에 대한 올바른 길을 찾는 동력이 되었다. 북한은 이제 통치자가 세계적 놀림감이 되는 고립되고 열등한 나라가 되었다. 핵무기를 흔들고, 인종적 순수성을 내세우고, 외세로부터의 자립을 자화자찬하고, 국제 규범과 외교 관례를 무시하면서, 동시에 항상 적들로부터 도움을 구하려고 하는 북한이 저항적으로 보이게 된 것은 역설적인 일이지만 그들은 저항을 통해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한 손에는 깃발을 다른 손에는 동냥 그릇을 들고 서 있을 뿐이다. 저항을 활용하여 무언가를 이뤄낸 것은 남한 사람들이다. 이제 무언가를 시작할 때 저항이라는 원천 에너지에 플러그를 꽂아서, 모든 것을 이뤄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나 같은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는 많은 성취를 이뤄내는 것이 그들의 습관처럼 되었다. _ 5 page 두 번째는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확보한 중요성과 관계가 있다. 이제 나는 한국 스토리의 진정한중요성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되었던 나라가 두 세대 만에 이와 같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면, 그 어떤 나라든지 단기간에 민주화를 이루고 국민의 생활수준을 높여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우리에게 궁극적으로는 모든 국가가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_ 6 page 2018-2019 대한민국은 격동의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책은 세계속의 당당한 보편적 민주국가로 나아가야 할 한국 한국인에 대하여 전 주한외신기자클럽 회장 마이클 브린의 눈으로 그린 초상화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제성장과 민주화, 남북관계와 국제정세 그리고 한류까지 정치·외교·사회·문화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사람 1.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적을 자랑스러워하는 60-70대 한국인 2. 대한민국의 진정한 민주화를 꿈꾸는 40-50대 한국인 3.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을 벗고 싶은 20-30대 한국인 4. 세계 보편적 진실 존중, 공정한 경쟁체제유지를 바라는 10-20대 한국인 5. 대한민국 건국과 번영의 기적을 알고 싶어하는 외국인 6.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한국인과 외국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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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흔들리는 나이, 마흔
강선영 | (주)을유문화사 | 2018-10-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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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흔들리는 나이, 마흔
강선영 | (주)을유문화사 | 2018-10-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공자님은 마흔을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나이라고 했다는데,
왜 내 마음은 불안하고 이렇게 흔들릴까?“
깊어 가는 고민으로 뻐근해진 마흔의 ‘마음 근육 풀기’
새삼스럽지만 사십 대는 더 이상 ‘인생의 안정기’가 아니다. 공자가 살던 시대에는, 아니 지금 마흔의 부모 세대만 해도 마흔은 젊은 시절의 꿈을 이루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시기였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마흔은 그렇지 않다. 노력하고 고민하며 인생의 계단을 걸어 올라왔는데도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기 힘든 우리 시대의 마흔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한 시간을 견디고 있다. 살아온 시간에 대한 막연한 후회도 들고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채워가야 할지 막막하다. 그런데 이미 어른이 되어 버린 마흔들에게는 누구도 대답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 자신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시기, 첫 번째 스무 살보다 더 흔들리고 자신감 없어지는 시기가 바로 두 번째 스무 살인 마흔이다.
이 책은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와 강선영우울증연구소의 대표이자 와우씨씨엠 〈강선영의 힐링카페〉 진행자로 활동하며 오랜 시간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어루만져 온 심리치료사 강선영이 이 흔들리는 시기를 건너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조금씩 단단해지며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힘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마흔을 돌이켜보면 결국 힘든 시기를 견디게 해 준 건 ‘삶은 나이를 봐 가며 어려워지거나 쉬워지지 않는다’는 쓰라린 사실이었다는 이야기를 먼저 던지며 섣부른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그럼에도 마흔이란 나이는 긴 인생에 비춰 봤을 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마흔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인생의 절반 가까이 살아온 사람들만의 특권이며, 이 시기에 이르면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기이기에 더 흔들리는지도 모른다. 마흔 너머의 나이를 살기 위해 꼭 혹독한 고통이나 시련이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 흔들림의 시간은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균형잡기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이 시기를 지나는 사람들이 너무 불안해하지 않고 흔들림에 잠시 자신을 맡길 수 있도록 자기의 내면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첫 번째 스무 살의 흔들림이 세상을 알아 가는 과정이었다면
두 번째 스무 살의 흔들림은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 “마흔을 건너는 당신,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
마흔 즈음에 우리는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부딪힌다. 이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하면 막연한 공허감이나 허무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리고 젊은 시절 외면했던 마음의 문제가 ‘미해결 과제’처럼 남아 있다 터져 나오는 시기가 마흔이기도 하다. 자녀, 부모, 사랑, 일 등 많은 걱정거리가 있지만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다.
마흔 즈음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다. 흔들리는 시기에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나는 나를 행복하게 해 주고 있는가?”, “나는 타인의 욕망대로 살아오진 않았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은 앞으로의 시간을 비춰 주는 등대가 된다. 젊음이라는 이름이 주는 압박과 의무감을 던지고, 온전히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나이가 마흔이다. 지금까지는 세상을 알기 위해 그리고 그 세상의 일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면 이제 그렇게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진정한 나로 바로 설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저자는 자신에 대한 질문이 밀려오는 이 두 번째 사춘기를 보내며 불안함을 느낀다면 그것이 당연하고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말한다. 모든 변화에는 불안과 초조함이 따른다. “오히려 위험한 것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마음’이다.” 조금 흔들려도 괜찮다. 흔들리면서 우리는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숨 돌리며 지나온 시간을 찬찬히 되돌아본다면 앞으로의 시간에 희망의 채색을 조금씩 덧입힐 수 있을 것이다. 마흔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나이가 아닌, 생각을 열고 마음의 도약을 이루기 좋은 나이다.
분주한 일상 너머 내 마음 바라보기
― “살면서 절대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의 내면이다”
이 책은 마흔을 건너는 사람들의 마음을 삶의 여러 측면에서 살펴본다. 우선 1장과 2장에서는 왜 우리는 마흔에 흔들리는지, 그 흔들림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내면의 건강과 관련해 살펴보고, 지금껏 달려온 자신을 돌아보는 법을 이야기한다. 3장부터 7장까지는 사랑,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일과 직업, 앞날에 대한 고민, 건강 등을 다룬다.
특히 이 책은 심리치료사인 저자가 그동안 상담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숱한 마음의 과제를 안고 저자를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 옆에 있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의 이야기이자,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다. 특히 마흔 전후반의 시기를 함께 건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는 울림은 크다. 비록 상처 입었으나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던 사람들, 흔들리지만 자신의 삶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힘겨운 용기와 결단을 보여 준 사람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자신 안에 있는 연약함, 어둠, 허무감을 견딜 수 있는 나이가 바로 마흔이기에 어쩌면 이 나이는 축복받은 나이인지도 모른다.
각 장 말미에는 ‘마흔을 위한 팁’을 수록해 독자들이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내면을 돌볼 수 있게 도와준다. 아이처럼 되는 공간 만들기, 심리 상담에 대한 편견 깨기, 자서전과 소망 일지 쓰기, 독이 되는 편견의 말들 지우기, 허무감에서 벗어나는 나만의 방법 찾기 등 흔들리는 마음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팁들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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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오시마 노부요리 | 반니 | 2018-12-0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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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오시마 노부요리 | 반니 | 2018-12-0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나는 왜 세상 걱정은 혼자 다 하는 걸까?”
아시아 최고 심리 상담 전문가의 ‘불안에 휘둘리지 않는 법’
‘나한테 실망하는 건 아닐까?’, ‘회의 때 발표를 잘할 수 있을까?’와 같은 불안감을 우리는 일상에서 늘 마주치곤 한다. 걱정과 불안은 불확실한 상황 앞에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며 상황이 해소되면 불안도 자연스레 사라진다. 하지만 정체 모를 걱정과 불안이 시도 때도 없이 따라다니는 날이 있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불안감이 불쑥 튀어나오면 안 좋은 상상의 꼬리를 물다가 풀이 죽어 하루를 보내고 만다. 이러한 하루가 계속되면 행동 하나하나에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고 자신의 한계를 옭아매어 결국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처럼 나를 괴롭히는 불안은 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걸까?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는 불안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과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가 왜 불안감을 느끼는지, 그 원인과 불안에서 벗어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오시마 노부요리는 임상 경력만 25년, 연간 8만 건이 넘는 심리 상담을 해온 심리상담 전문가로, 특히 단기간에 불안을 치료하는 FAP 요법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안의 심리학적 원인을 세세히 분석하면서 불안이란 나를 지켜주려 애쓰는 방어기제임을 이해시키고, 각각의 원인에 맞춘 자기 암시를 통해 불안을 쉽게 잠재울 방법을 명쾌하게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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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
마르타 자라스카 | (주)메디치미디어 | 2018-05-0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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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
마르타 자라스카 | (주)메디치미디어 | 2018-05-0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우리는 왜 고기에 중독되는가?”
250만 년 동안 이어진 육식의 역사와 그 미래
우리는 고기를 왜 사랑하는가?
고기를 향한 맹목적 사랑의 근거를 밝힌다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설명하기란 어렵다. 사랑하는 대상에는 맹목적으로 이끌리게 마련이고, 맹목적일수록 그 끌림도 더 강력해지니 말이다. 그러나 맹목적 사랑에는 꼭 그만큼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대상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이끌린다면, 지나친 의존으로 자신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충동이 전부가 아니고, 전부여서도 안 된다. 대상을 정확하게 들여다볼 이성, 관계를 건강하게 끌고나갈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 책에는 그런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로 인류와 육류의 사랑 이야기다. 그리고 저자가 서문에서 “그 관계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왜 그토록 강렬하게 지속되고 있는지, 그리고 만약 끝이 있다면 어떻게 끝날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밝혔듯, 그 사랑의 기원과 전망도 담았다.
육식의 역사가 250만 년에 걸쳐 있는 만큼, 이 책은 우리가 고기에 이끌려온 수많은 이유를 밝히고 있다. 고기를 향한 맹목적 사랑의 근거를 밝히려는 이 시도는 열렬한 고기 애호가부터 식단에서 고기를 줄이려는 사람,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에게까지, 그들 자신과 육류와의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고기에 끌리는 이유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화학적 ‘중독 요인’들
저자는 우리가 고기를 쉽게 끊지 못하는 원인을 ‘중독 요인’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고기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자연사박물관과 고고학연구소, 필라델피아 치즈스테이크 식당과 고베 방식으로 소를 키우는 웨일즈의 한 농장, 아프리카의 한 사원과 인도의 쇠고기 요리 식당, 각종 채식주의 식당 등 세계 각지를 찾아간다.
저자가 말하는 우리가 고기에 중독된 이유는 한마디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해보이지만 복잡한 이 말의 함의는 고기가 자주 먹을 수 있을 만큼 주변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각종 기술과 정부의 보조금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굶주림을 경험한 인류가 귀한 음식으로 대접해오고 있고, 여러 부정적인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고기를 먹어야 건강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깊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문에서도 언급하듯, 육식의 역사는 지구의 역사라고 할 만큼 길다. 인류가 진화하고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고기를 먹어온 이유도 변해왔다. 한때 고기는 부와 권력을 상징하기도 했으며, 공동체의 문화를 이루는 강력한 요소로 작동하기도 했다. 이 책은 최초의 육식동물이 탄생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인류의 조상들과 현생인류가 왜 고기를 먹어왔는지, 오늘날 육류 소비가 왜 증가하는지를 밝히는 인류의 육식 연대기다.
우리의 식단에는 미신이 가득하다
의식적인 식단으로 넘어가는 행동 변화 단계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우리 식탁에 스며든 미신이 우리의 식습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서양에서는 19세기와 20세기 초, 독일의 과학자들에 의해 단백질의 중요성이 대두되었고, 이후 동물성 단백질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는 많은 연구 결과에도 단백질 대한 믿음은 공고하게 자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양의 정육업계와 패스트푸드 업체는 마케팅과 홍보뿐 아니라, 로비를 통해 제도적으로도 식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가득한 음식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영양학자들에 의하면 ‘영양 전이(Nutrition Transition)’에는 네 단계가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사냥과 채집으로 음식을 모으는 단계이고 두 번째는 농업으로 시작되는 기근 단계, 세 번째는 농업이 개선되어 식량이 증가하는 기근 감퇴 단계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서양의 식단은 네 번째 단계인 ‘퇴행성 단계’다. 그리고 우리가 다섯 번째 단계인 행동 변화 단계로 갈 것이라고 말한다. 바로 육식을 줄이고 과일과 채소, 곡물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지나친 육식이 우리의 건강을 해친다는 결과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렇다면 왜 인류는 채식주의자로 진화하지 않았을까? 저자에 의하면 인류는 ‘기회주의자’이다. 인류의 진화에 필요했던 것은 고품질의 식단이었고, 당시의 기후변화에 맞게 적응하며 고기라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고기가 인류의 진화를 도왔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닌 셈이다. 어디서나 싱싱한 채소와 곡물, 과일을 먹을 수 있는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많다.
고기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고
인간은 고기를 만들어 먹는다
우리는 오랜 기간 고기를 먹는다는 행위와 그 맛에 매우 길들여져 있다. 오늘날 육류 대체품이 늘어나는 것은 그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육류 대체품의 증가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육류가 건강에 해로운 요소가 있기 때문이며, 동물의 권리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무엇보다 기존의 농장들로는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가 인용한 한 조사에 따르면, 마트에 진열된 ‘재구성된 육류’에는 진짜 고기가 55퍼센트밖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나머지는 콩 또는 다른 혼합물이라고 한다. 이런 고기를 먹는다면 실제로는 반쯤 채식주의를 실행하는 셈이다. 가짜 고기, 혹은 육류 대체품이 아직 낯설게 느껴지긴 하지만, 우리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우리에게 가까이 와 있다.
저자는 특히 인도와 중국의 육류 소비가 폭증하고 있고, 그들의 일인당 육류 소비가 미국 수준으로 증가한다면 이산화탄소 증가와 물, 토지의 부족으로 지구가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콩고기와 배양육을 포함한 많은 육류 대체품과 곤충 등이 사람들의 식탁에 더 많이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류는 오랜 기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최선의 식단을 찾아 적응해온 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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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민이 고민입니다
하지현 | 인플루엔셜 | 2019-02-1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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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민이 고민입니다
하지현 | 인플루엔셜 | 2019-02-1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민만 하며 살기에 인생은 짧다!
복잡한 일상을 간결하게 만드는 효율적인 뇌와 마음 사용법
정신과 의사 하지현이
25년간 환자들의 고민을 들어오며 깨달은
꼭 필요한 고민에 집중하는 법
“정말이지, 삶이 복잡할수록 고민은 심플해져야 한다.”
─임경선(작가)
지금, 당신의 머릿속을 꽉 채운 고민들은 꼭 해야만 하는 고민일까? 혹시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작은 문제들부터 삶의 중요한 결정까지 너무 많은 고민거리에 파묻혀 일상의 루틴을 유지하기 어려워한다. 걱정과 불안을 느끼며 심리적으로 힘겨워하기도 하고, 업무의 효율이 떨어져 직장에서 성과를 내기 힘들 수도 있다. 정신과 의사 하지현 교수는 25년간 환자들의 고민을 듣고 함께 해결해오면서, 고민의 양을 줄이고 질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음을 깨달았다. 불필요한 고민을 절반으로 줄이고 진짜 중요한 고민에 집중해 머릿속을 간결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비워진 그 자리에 더 많은 경험과 행복을 채울 수 있다.
고민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찾기보다 자신만의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한 하지현 교수는 그 첫 번째 단계로 최신 뇌과학 연구와 심리학 이론을 들여다본다. 우리 뇌와 마음의 기능과 작동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뇌와 마음의 한계와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초 위에 고민의 효율성을 높이는 22가지의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매번 새롭게 부딪치는 고민에 당황하거나 압도되지 않고 적절하게 고민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 이 책 《고민이 고민입니다》는 고민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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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글쓰기의 태도
에릭 메이슬 | 심플라이프 | 2019-03-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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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글쓰기의 태도
에릭 메이슬 | 심플라이프 | 2019-03-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글을 쓰고 싶은 욕망과 쓰지 못하는 현실,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한 책!
꾸준히 잘 쓰기 위해 다져야 할 몸과 마음의 기본기 32
글쓰기 책은 많다. 멋진 문장을 써내는 법,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법, 치밀한 플롯을 구성하는 법, 그리하여 작가가 되는 법까지…. 그런 책 한 권만 읽으면 나도 꽤 괜찮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좌절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못 쓴 글’ 때문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못 쓰고 있거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안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글을 쓰고 싶지만 쓰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당장 책상 앞으로 달려가도록 이끈다. 저자 에릭 메이젤은 여러 권의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크리에이티브 코치로, 30년 넘게 글쓰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상담해왔다. 책은 작가이자 코치, 상담가로 살아온 저자의 경험을 온전히 끌어내 작가, 작가지망생, 블로거, 기타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글을 쓰고 싶은 모든 이에게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을 건넨다. 걸핏하면 미루고, 도망가고, 대충 쓰고 싶었던 마음을 다잡아주고 멈췄던 글을 다시 쓰게 할 힘과 용기를 북돋운다.
쓰지 못하는 이유, 쓰지 않는 ‘진짜 이유’를 찾아서
저자는 이 책에서 그동안 자신이 겪은 실제 상담 사례를 들어 평범한 사람이 작가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의 글쓰기만 도와주다 정작 자신의 글은 한 글자도 못 쓰고 있는 사람, 40년이 넘도록 쓰고 싶다는 욕망을 외면해온 사람,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비난 때문에 실패가 두려워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 타인의 시선에 너무 집착해 내 글이 아닌 남이 원하는 글만 써온 사람 등 책에 등장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라 공감이 크다.
글 쓰는 사람에게 글솜씨 못지않게 중요한 것들이 있다. 체력이나 주변 환경, 경험, 사유의 폭 등이다. 이 책은 몸의 중요성, 소재로서 경험 만들기, 글감을 발견하는 과정, 사회적 관계와 역할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에게 딱 맞는 글쓰기 공간을 꾸미는 법, 무엇을 쓰고 어떻게 살지 의미 찾기, 나를 드러내는 것과 감추는 것 사이에서 중심 잡기, 사회적 이슈에 참여하기 등 작가로 살면서 한 번쯤 고민해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준다. 또한 저녁 메뉴를 걱정하는 일상인의 자아에서 벗어나 ‘창작자’로 변신하는 법, 트라우마를 넘어서는 법, 끊임없이 찾아오는 잡념을 떨치는 법, 10초 안에 몰입하는 법, 불안이나 우울을 흘려보내는 법 등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주 접하는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글이 막힐 때마다 펴보는 글쓰기의 동반자
지금 책을 쓰고 있는가? 어딘가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는가? 혹 마감일을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는가? 슬럼프에 빠져 한 줄도 쓰지 못한 채 힘들어하고 있는가? 습관적인 좌절에 발목이 잡히는가? 쓰던 글이 방향을 잃고 엉뚱하게 흘러가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이 그 고민과 결정에 의미 있는 답을 제시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글 쓰는 이들에게 매우 유의미한 질문을 던진다는 데 있다. 책은 ‘글이 쓰고 싶다’는 막연한 욕망 안에 감춰진 날카로운 질문 앞에 우리를 세운다. ‘정말 글을 쓰고 싶은가?’ ‘왜, 무엇 때문에 쓰는가?’ ‘지금은 왜 글쓰기를 멈췄는가?’ ‘무엇이 글쓰기를 방해하는가’ ‘못 쓰는가, 안 쓰는가’ ‘진짜 쓰고 싶은 글은 무엇인가?’ 등 작가로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자기 성찰의 질문을 건넨다.
책은 글 쓰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매우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총 32장으로 구성된 책의 각 장 말미에는 손쉽게 따라하며 자신을 점검할 수 있는 ‘Lesson’과 ‘To do’가 있어 생각하고, 말하고, 써보며 연습할 수 있다. 이 지침들을 따라가며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든 꾸준히 자신의 글을 써나갈 수 있는 단단한 ‘글쓰기 근육’이 길러진다.
저자는 글 쓰는 사람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자신이 작가로 한 평생 치열하게 글을 써왔으며 수많은 작가들을 상담하고 코칭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다루는 주제들은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본 것들이다. 그의 조언과 지침이 단순한 위로에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만큼 강력한 힘을 갖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곳곳에 삽입된 이미지와 문구는 글쓰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창작에 대한 의지를 다져준다. 글을 쓰며 살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줄 책이다.
책속 한 문장
? 작가의 삶에는 지푸라기나 사포같이 거칠고 메마른 고난, 중독, 정신착란, 살을 에는 바람과 비참한 결말만 있는 게 아니다. 때론 작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 같다. 가끔은 슬픔에 빠진 사람도 조용히 웃게 만드는 일이다. 가끔은 기적처럼 놀라운 일이다. -p17
? 창작에 적합한 사람으로 존재하려면 가장 먼저 일상적 자아를 벗어버려야 한다.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날씨와 사과 가격을 걱정하는 사람,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에게 창피를 당했던 사람, 지난 20년 동안 흡족할 만큼 충분히 글을 쓰지 못한 사람, 손님이 온다며 미친 듯이 집 안을 청소하는 사람으로 존재하기를 그만두어야 한다. -p20
? 당신은 한 번도 모든 걸 멈추고 자기 자신을 폭파시키지 않았다. 당신은 온갖 잡념에 사로잡혔다. 쏟아지는 걱정을 과감히 뿌리치는 존재로 살아본 적이 없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호텔들 중 하나가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바로 우리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야 한다! -p21
? 어쩌면 당신은 스스로를 용서하는 법부터 연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용서하기로 새로이 다짐하면 글쓰기를 몇 번 건너뛰거나 글을 기대한 만큼 써내지 못했다고 해서 지나친 자기비하에 빠지지 않을 테니 말이다. -p28
? 글을 쓰기 위해 꼭 가야만 하는 장소란 없다. 침대에서 나올 필요도 없다. 당신 자신이 글 쓰는 기계이고 글 쓰는 공간이며 글을 쓸 때 필요한 전부다. -p78
? 근본적인 것은 창조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는 에너지다. 우리의 글도 그렇다. 글이란 결국 욕망이 창조해낸 문장들로 이루어진다. -p142
? 욕망이 없다면 작가들은 줄줄이 양로원 복도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노인들처럼 무기력해지고 말 것이다. 불타는 욕망을 가지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자. 그 목표를 존중하자. 그리고 격렬해지자.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p145
? 당신이 원하는 대로 솔직하게 말하라. 긴 침묵의 시간은 어차피 때가 되면 올 테니까. -p217
? 나는 의미를 만든다. 내가 만들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의미를. 그 전에 존재하는 건 다만 의미의 가능성뿐이다. -p235
? 무엇이 옳고, 무엇이 좋고, 무엇이 가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당신만의 우주를 창조하라.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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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나도 나를 모르겠다
권수영 | 레드박스 | 2019-01-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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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나도 나를 모르겠다
권수영 | 레드박스 | 2019-01-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남의 눈으로 살다 잃어버린 나, 어떻게 되찾을까?
내 안의 자기를 지키기 위한 영혼사용설명서
25년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치유와 성장을 일궈온 상담학자 권수영 교수의 영혼을 깨우는 생각 수업. 신간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남의 눈을 의식하느라 자기 자신을 놓치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그동안 소홀히 여겼던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으로 원하는 자신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용기를 전한다. 저자는 불안심리와 버거운 인간관계 문제를 헤쳐 나가고 낮은 자존감과 잃어버린 주관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해법을 밝히면서,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한다.
* * *
내가 아는 나, 평가받는 나, 되고 싶은 나…
진짜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
오늘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매끄러운 인간관계를 위해서라면 그런 것쯤은 일도 아니다. 웬만한 일에는 얼굴 붉히지 않고 아무렇지 않은 척 넘길 줄 아는 것도 성숙한 사회인의 미덕. 그렇게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자기’로 살아가다 보면 진짜 내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나도 나를 모를 지경이 된다. 분명 열심히 애쓰고 있긴 하지만 무언가를 상실한 듯한 느낌을 떨칠 수 없고, 몸만 지금 여기에 있을 뿐 영혼 없이 건성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버릇이 일상이 되어버렸다면? 이런 상태를 두고 저자 권수영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좀비의 예비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채로 신체만 존재하는 좀비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소리다.
25년 동안 심리상담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저자는 《나도 나를 모르겠다》에서 ‘자기’의 뿌리가 되는 ‘영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영혼’ 하면 죽었을 때 몸에서 빠져나오는 기운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영혼이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내면의 거울’로, 살아 있을 때 활발히 사용해야 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두뇌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많고, 튼튼한 신체를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영혼을 위해 무언가를 투자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영혼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79쪽)
내 영혼의 힘이 미미해지면 나를 둘러싼 사람들은 순식간에 대상화되고 만다. 그래서 내 안에서 영혼이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나 자신보다도 오히려 상대방이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영혼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가치와 판단에 의거해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 바로 이것이다.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평가받은 성적으로 살고, 학교 졸업장으로 살고, 상급자의 실적 평가로 살아야 하는 인생이 행복할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써먹을 것인가, 썩힐 것인가?
나를 위한 숨은 영혼 찾기
나의 가치를 정하는 기준이 외부에 있는 한 아무리 마음을 다독이더라도 심리적인 갈등이나 삶의 허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저자는 “나 자신을 가장 안전하게 사랑하고 돌보아줄 대상은 내 안에 있”으므로 타인이 아닌 나만의 관점으로 자신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물론 이는 쉽지 않다. 대개 우리는 남이 보는 나를 생각하며 사는 데 익숙한지라, 타인의 영향권 밖에 있는 진짜 나에게 말을 걸어보는 일은 이제껏 해보지 못한 난제일 수 있다. 대학을 정하고 전공을 선택할 때도 성인이 되어 직장을 구하고 결혼할 상대를 만날 때도 부모와 가족,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만한 어떤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외부적인 시각의 영향권 바깥에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의 나, ‘나다운 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특히 자존감이 떨어져 있거나 감당하기 힘든 불안을 떠안고 있거나 인간관계에서 깊은 상처를 입은 이들에겐 '나를 찾아가는 길'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만만치 않은 길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타인과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자신의 느낌’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 그 '느낌’이 부정적으로 작용해 나를 오랫동안 짓누르고 괴롭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바로 그 ‘느낌’을 다시 새롭게 쌓아간다면 상황은 점차적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친절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저자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많은 부분이 의외로 ‘생각’이 아닌 ‘느낌’에 달려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세상의 많은 책들이 '나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인생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지금 이대로 충분히 괜찮다”며 섣부른 위로를 건네거나 언젠가는 반드시 괜찮은 나로 살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내 몸이 살아 움직이도록 애니메니션하고 나와 타인을 긴밀하게 연결해주는 '영혼'을 통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가능성을 탐색한다. 생명을 느끼고 나누는 호흡법을 틈틈이 실천하고, 어릴 시절에 이미 가지고 있었던 상상의 힘을 되살리고, 자기 자신에게 따뜻한 ‘말-숨’을 불어넣으며 사랑하는 이와 살갗의 온기로 어루만지는 일들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며 얼마나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설명한다.
나의 한계점은 지속적인 성장의 시작점이기에
“나는 새롭게 완성될 수 있다”
이 책을 쓴 권수영 교수는 여러 학문 분야의 경계를 넘나드는 학자로, 종교사회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났다가 정신분석학의 세계를 접한 뒤 기독교상담학을 전공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심리실험과 심리이론을 비롯해 철학, 신경과학, 신학 등을 바탕으로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다른 동물 또는 인공지능 로봇과는 어떤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면서, 자기(The Self)를 완성해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흥미로운 영혼사용법들을 제시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치유와 성장에 관한 심리서이면서, 상담학자이자 종교심리학자로서의 신념과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풍성하게 녹아 있는 인문 에세이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아는 나를 성급히 완료형으로 판단할 필요가 없으며,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참 자기'를 지향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잘난 구석이 없는 것 같고 남에게 그럴듯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지는 말자. 분석과 비교에 능한 이성이 자꾸 그렇게 부추기더라도, 영혼의 지향성에 의해 나 자신이 오늘도 새롭게 완성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다가올 내일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나게 된다.
‘영혼’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신비로운 자산이지만 누구나 이를 십분 활용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잊고 있던 영혼의 위력을 일깨우는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뻐근한 자각을 디디고 넘어서서 ‘이제 나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의욕을 싹 틔울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나’라는 존재는 여럿 있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외부에 반응하며 일희일비하는 ‘수동적인 나’,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략적인 ‘상대적인 나’, 그리고 스스로에게 유일하고 감동적인 자신을 만들기 위해 매일매일 수련하는 ‘위대한 나’입니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위대한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떠나도록 우리의 손을 잡아주는 친절한 안내서입니다.
배철현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수련》 저자
자존감은 떨어지고 우울감은 증대되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우리가 서로 다시 연결되고 더 깊은 곳에서 영혼의 치유를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소중한 책입니다. 혹시 자신의 삶이 여러모로 소외되었다고 느끼거나, 남들의 평가로 인해 상처를 받았거나, 혹은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마음이 하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권수영 교수님의 영혼을 다시 일으키는 말들이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혜민 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저자
책 속에서
나의 숨은 꼭 내 소유만이 아니다. 때로는 같은 집 안에서 가족들과, 교실 안에서 친구들과, 혹은 사무실 안에서 동료들과 나누어 쓰고 있는 생명의 자원이다. 이렇게 ‘나와 너(I and thou)’를 연결하는 영혼의 거울을 적극 활용한 호흡은 생물학적인 숨인 동시에 심리적이면서 사회적인 숨이 된다. 내 몸 안에 있는 생명의 기운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의 나눔을 상상하면서 호흡하는 숨쉬기는 영혼의 기능을 풍성하게 활성화하는 가장 기초적인 준비 운동이다. _42쪽
스물다섯 살의 건장한 철도회사 노동자였던 피니어스 게이지는 발파 작업을 하다가 큰 사고를 당했다. 무시무시한 쇠막대가 머리의 앞쪽 부분을 뚫고 지나간 것이다. 머리뼈가 손실되고 전전두엽에 손상을 입긴 했지만 다행히 그는 생명을 잃지 않고 기적적으로 소생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믿음직스럽고 성실했던 게이지가 마치 딴사람처럼 변해버렸다. (……) 도덕성이 교육이나 훈련 혹은 종교적인 실천을 통해 고양된다고 믿었던 철학자들이나 종교학자들은 심각한 난제에 부딪히고 말았다. _65쪽
본디 완벽성이라는 잣대는 늘 객관적인 타자를 상정할 때 생기는 척도다. 타인의 눈이 있을 때나 완벽함이 중요한 것이지, 혼자 있으면 그렇게까지 의미 있지 않다. 이때 가장 중요한 가치는 ‘편안함’이다. 나의 이데아는 그저 나이기만 하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독특한 나의 모습이다. _91쪽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당신은 질문을 하고 싶을 때 아무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질문할 수 있었는가? 질문에 대한 선생님의 평가가 미리 걱정된다면, 질문할 의지가 바로 꺾이고 만다. 주관성은 이내 약화된다. 당신이 예리한 질문을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이해력이 부족해서 주관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여러 친구들 앞에서 그리고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당신 자신이 느끼는 감각이 바로 주관성의 강약을 좌우한다. _130쪽
나는 침대에 엎드려 잠든 아이의 등을 몇 번 쓰다듬었다. 그러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계속 등 좀 쓸어줘요, 아빠.” (……)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딸이 잠들 때마다 등을 쓸어주기 시작했고, 때로는 아침에 딸을 깨우러 가서도 등을 쓰다듬어주는 일이 습관처럼 되었다. 그러자 거짓말같이 아이가 서서히 살아났다. 나는 앞으로는 내 딸이 친구들에 비해 못난 점을 찾기보다는 자신이 자신다운 것이 무엇인지 느끼기를 바랐다. 우리 딸에게 어떻게 그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_143쪽
영혼은 사용하면 할수록 더욱 풍성해지는 신비스러운 내면의 힘이다. 영혼은 자아상이라는 이름의 캔버스에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다른 사람들을 연결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각 신체기관을 연결해 움직이게 만드는 영혼은, 캔버스에 자신을 새롭게 그려나가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이때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바로 호흡이다. 숨을 통한 상상은 죽어 있는 것들을 살려낸다. _168쪽
토론을 마쳐갈 즈음에 교수님은 실제로 본인이 사용한 적이 있는 이혼예식의 실례를 제시했다. 마치 결혼서약처럼 남편과 아내의 이혼서약도 포함되어 있어서, 나는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에 이르렀다.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남편 ○○은 이제 전 부인 ○○을 평생 친구로 삼아……”로 시작되는 서약이었다. (……) 이제 오랜 세월이 흘러서, 그 당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던 나는 부부 및 가족상담 세미나를 개설하는 교수가 되었다. 그때 그 교수님이 왜 이혼을 앞둔 부부에게 그러한 예식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는지 이제야 비로소 짐작이 간다. _179쪽
과대 자기를 지니고 사는 이들은 겉모습과는 달리 속으로는 엄청난 수치스러운 경험을 안고 사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예를 들자면, 어린 시절 부모에게 매를 지독하게 많이 맞아서 자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가득한 이들은 겉으로는 완전히 다른 가공의 자기를 연출한다. 엄청 힘이 센 척을 하기도 하고 지적인 모습을 연출하거나 거의 분장에 가까운 화장을 즐기기도 한다. 과대 자기는 부끄러움을 잘 모른다. 어느새 자기 자신도 과대 자기에 현혹될 만큼 진짜 자기와 과대 자기를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_229쪽
가장 똑똑하다는 소형 인공지능 기기를 앞에 놓고 간단한 감정적인 대화부터 시도해보았다. 제일 먼저 내가 건넨 말은 “I am lonely!(나는 외로워!)”였다. 인공지능 기기는 주저하지 않고 내게 이렇게 답변했다. “I don’t know about that!(그건 내가 잘 모르겠고!)” 사실 놀랄 것도 없다. 아직 그 인공지능 기기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대처할 정보가 준비되지 않았던 것이다. (……) 가슴 깊숙이 자리 잡은 핵심 감정까지 함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감성로봇은 찾기 힘들다. 화가 난 것처럼 보이는 내가 사실은 오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심한 모멸감과 창피함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다. _242~243쪽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정작 우리에게 소소한 행복감을 주는 것은 머리를 쓰는 일이 아니라, 가슴이 움직이는 일이라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된다. 자기심리학을 창시한 하인즈 코헛은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특별한 산소 하나가 더 필요하다면서, 인간은 생물학적인 산소 말고도 ‘심리적 산소’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인간답게 사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그저 숨만 쉰다고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며 교감할 때 제대로 인간답게 살 수 있다. 나는 이를 ‘영혼의 숨’이라고 부르고 싶다. _252~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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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테리 앱터 | 다산북스 | 2018-09-0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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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테리 앱터 | 다산북스 | 2018-09-0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세계적인 심리학 전문지 《사이콜로지 투데이》가 주목한 칭찬과 비난에 대한 새로운 정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작가 강력 추천★
“평가의 저울 위에서 두려움 없이 관계를 맺다”
30년간 관계를 연구한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의 따뜻한 통찰
칭찬과 비난만 30년 이상 연구해 온 케임브리지 대학교 심리학과 테리 앱터 교수의 최신작.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타인을 판단하고 타인에게 판단당하는 우리에게 칭찬과 비난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이에 대처하거나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단순히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기를 독려하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평가의 저울 위에 올라 두려움 없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부모의 판단을 거부하는 자녀들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 상대의 일방적인 비난 때문에 갈등을 겪는 부부, 매일 평판 전쟁을 치르는 직장인, 좋아요와 댓글에 집착하는 SNS 이용자들이 보면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두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세계 최고의 인재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논문과 연구결과로 평가받는 학자로서 누구보다 칭찬에 대한 인간의 강한 집착을 잘 알고 있는 저자는 자신 또한 타인의 시선에 삶이 흔들렸던 경험이 있다고 말하며, 이 같은 경험이 있는 누구나 타인의 시선 속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펴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우리가 속해 있고 활동하는 모든 장소에서 우리를 평가하는 시선이 항상 존재함을 이해하고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다양한 사례, 흥미로운 최신 연구 결과, 탁월한 지적 통찰이 어우러진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삶에서 겪게 되는 여러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인정받고 싶지만 평가에 매달리긴 싫다면?
당신도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사람이다!
- 억울한 일을 겪어도 평판이 나빠질까 봐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 발표 준비를 다 해 놓고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까 봐 잠을 이루지 못한다.
- 직장 후배가 칭찬을 들으면 괜히 내가 일을 더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 불안하다.
- 몇몇이 모여 웃고 있으면 왠지 내 얘기를 하고 있을 것 같아 두렵다.
- 어떻게 평가받을지 두려워서 연인의 친구나 지인을 만나기가 꺼려진다.
현재 당신이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당신의 판단 체계를 점검해봐야 할 시간이다. 집 안에서건 집 밖에서건 매일 매 순간 평가의 저울에 오르는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를 따뜻하게 격려해주는 감사나 존중의 표현 없이는 어떤 일에도 의욕을 갖기 힘들고, 일방적인 비난이나 의도적인 무시 앞에서는 누구도 자존감을 지키기 어려우니까. 칭찬과 비난에 대한 집착이 우리 삶을 쉽게 흔들어버리는 만큼, 우리는 배고픈 아이처럼 칭찬을 갈구하고 인정받길 원하면서도, 누구에게도 평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진 모순적 존재다.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그런 우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다양한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타인의 시선에 유난히 민감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나 관계를 맺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마음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칭찬과 비난의 상호작용과 인간관계의 비밀을 연구한
심리학 교수의 따뜻한 지적 통찰
“이 책은 대책 없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기를 독려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정당하게 판단하는 기준점을 마련해 준다. 온전한 나로 우뚝 서서 두려움 없이 관계를 맺고 세상과 어울려 살아가고 싶다면, 이 책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김수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저자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단순하고 평면적으로 이해됐던 칭찬과 비난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하고, 우리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언을 건네는 책이다. 30년간 이 분야를 연구해온 저자의 연구 성과를 정리한 것은 물론, 인간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다양한 최신 연구결과들까지 담아 타인과 나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덧붙여 여러 인터뷰와 상담 사례 등 일반인들이 흔히 겪는 문제를 광범위하게 다룸으로써 독자들 피부에 와 닿는 방식으로 책을 서술하고 있다. 누군가의 딸이자 엄마이자 아내이자 교육자로서 매일 이런 문제에 맞닥뜨리는 저자의 따뜻한 지적 통찰을 통해 독자는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와 메시지를 더 오래 기억하고 곱씹게 된다.
또한, 이 책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맺게 되는 중요한 인간관계의 대부분을 구체적으로 다루며 각각의 현장에서 칭찬과 비난이 어떻게 우리 삶을 지배하는지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부모자식, 부부, 친구, 직장동료, SNS 친구와의 관계를 모두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우는 동시에 나 역시 타인을 판단할 때 어떤 선입견과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 끊임없이 나의 판단체계를 점검하고, 유연하게 타인의 판단을 받아들임으로써 나의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확장될 수 있다.
“내가 듣고 싶어 했던 그 칭찬이 어느새 나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긍정적으로만 여겨지던 칭찬의 어두운 면을 바라보다
“칭찬은 강력한 정서적 약물과 같아서 적절한 용법과 용량, 알레르기 반응 등의 주의 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칭찬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불러온다.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비난을 들으면 기분이 나빠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칭찬은 비난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저자는 부모와 자녀, 그리고 부부의 상담 연구 내용을 공개하며 이 사실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께 들었던 칭찬을 떠올려 보자. “우리 딸, 동생을 잘 돌봐줘서 고마워.” 엄마의 한마디는 얼핏 보면 칭찬으로 보인다. 딸이 진심으로 동생을 잘 돌봐주고 싶어서 그 행동을 했다면 그렇다. 하지만, 아직 어린 딸은 동생을 돌보는 일보다 혼자 노는 게 더 즐거울 수 있고, 처음에는 동생을 돌보는 일이 좋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즉 칭찬을 받고 싶어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게 된다. 부부 사이에도 이 같은 칭찬은 빈번하다. 남편이 아내에게 “여보, 이렇게 내 출장 준비를 꼼꼼하게 해주다니, 정말 세심하구나”라는 식의 칭찬을 반복한다면 앞으로도 이렇게 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들린다. 기대에 부응하려는 상대의 마음을 건드리는 권위적인 칭찬이다.
테리 앱터는 비난과도 같은 권위적인 칭찬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처음에는 듣기 좋은 칭찬이었더라도 반복되면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반대로, 비난이라고 해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듣는 이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칭찬과 비난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도움이 되는 쪽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 책은 받아들여야할 칭찬과 비난, 걸러야할 칭찬과 비난을 안내하고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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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류승연 | 샘터 | 2018-12-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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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류승연 | 샘터 | 2018-12-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다음 세대가 묻다
“왜 거리에 장애인이 보이지 않을까요?”
류승연이 답하다
“우리들의 시선이 그들을 거리에서 내몰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서른두 번째 주제는 ‘왜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할까’이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장애인을 종종 마주친다. 과거에 비해 전동 휠체어가 보편화되면서 거동하기 힘든 지체장애인도 홀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반해 발달장애인은 우리 주위에서 많이 마주칠 수 없다. 보건복지부의 2017년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는 254만 명이 넘고, 그중 10% 정도가 발달장애인이라고 한다. 등록된 장애 인구만을 나타내기 때문에 실제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그 많은 발달장애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두려워하거나 혐오하거나 동정하는 우리들의 시선이 발달장애인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던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에서 세상의 모든 시선이 두려운 장애 아이의 엄마가 된 지 어언 10년.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통해 발달장애 아이가 있는 가정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사회적 문제들을 다각도로 짚어냈던 저자는,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왜 하나의 세상에서 공존해야 하는지, 함께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장애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발달장애인은 정말 위험할까? 아무것도 못 알아들을까? 장애인과 그 가족은 불행할까? 우리는 장애인과 그들의 삶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우리의 그릇된 시선으로 인해 세상과 단절된 ‘장애도’에 숨어버리는 장애인들. 마주할 기회가 없어 우리는 서로를 잘 모른다. 미디어에서도 우울하고 힘든 삶의 고난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장애에도 불구하고 멋진 성취를 이룩한 인간 승리 드라마로 그릴 뿐, 장애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모른 채, 서로에 대한 관심도 없이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세상 한가운데서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장애인과 어우러져 사는 건 비장애인이 그들을 위해 일방적인 희생과 양보를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삶이, 그러한 세상이 비단 장애인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비장애인도 장애인과 더불어 살면 요즘처럼 다양화된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힘, 즉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기도 하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우리의 신체는 점차 제 기능을 잃어간다. 다시 말해 노화로 인해 장애인이 되어가는 것이다. 장애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장애인은 장애가 있을 뿐인,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대상화를 지양해야 한다. 장애인을 위험하거나 불쌍한 존재로 규정짓고 바라보는 태도가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장애는 한 개인을 대표하는 특성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지닌 여러 특성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장애인은 장애가 있을 뿐인 ‘사람’이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에도 장애인으로만 보는 시각으로부터 대상화와 차별이 생겨난다. 장애라는 다른 점만 바라보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혐오하고, 불쌍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유독 ‘같은 것’에 의미를 두려는 경향이 있다. 고향, 학교뿐만 아니라 무언가 같은 것을 찾아내어 서로 친밀도를 높이고 결속하려 한다. 하지만 문제는 같지 않은 것, 즉 다른 것은 그 모임에서 배제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애의 문제는 다수와 소수의 문제, 나아가 갑과 을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수인 비장애인은 소수의 장애인에 비해 힘이 센 갑이다. 그러나 생각해봐야 할 점은, 자신이 영원히 다수에 속할 것이라는 보장, 평생 갑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보장은 그 누구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수인 장애인의 삶에, 장애인을 위한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애 아이의 엄마로 살아오며
보고 느끼고 깨닫게 된 생생한 이야기
이 책에는 남의 일인 줄로만 알고 있다가 벼락같이 찾아온 장애로 인해 10년 동안 장애 아이의 엄마로 살아오며 보고 느끼고 깨닫게 된 저자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왜 주변에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지, 발달장애인은 정말 위험한지, 장애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불행한지, 교육이나 취업 등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는 어떠한지,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비장애인에게는 어떤 도움이 되는지, 그렇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저자 스스로 장애 아이의 엄마로서 아무 희망이 없이 절망과 한숨과 눈물뿐인 삶을 살았던 ‘장애도’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다시 꿈과 희망, 행복을 찾을 수 있었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얼마나 잘 어울려 지내는지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알려주는 척도라고 한다. 저자는 누군가의 장애가 인생의 장애가 되어버리지 않는 세상, ‘장애인 접근 금지’ 같은 것은 없는 세상, 행복한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장애는 한 줌의 불편함 정도가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의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러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다음 세대의 생각을 바르게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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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다산의 마지막 공부
조윤제 | 청림출판 | 2019-01-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1059 |
[인문] 다산의 마지막 공부
조윤제 | 청림출판 | 2019-01-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다산 정약용, 퇴계 이황, 정조 이산…
그들은 왜 마지막까지 《심경》을 읽었을까?
지적 거인들이 공부의 마지막에서 도달한 깊은 경지, 마음
고전의 ‘끝판왕’이자 지금은 잊힌 조선 최고의 베스트셀러,
《심경》이 이야기해주는 마음을 다시 찾는다는 것
‘한강물 따시냐.’
말에는 시절의 고민이 담겨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21명, 매일 42명이 34분마다 목숨을 끊고 있다. 죽음에 대한 충동을 유행어로 다룬다는 것은, 농담처럼 희석시켜 눙칠 수밖에 없을 만큼 우리 스스로가 감당하기 버거운 문제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평범한 경험을 반복할 뿐인 일상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비범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유행어 가운데 하나인 ‘소확행’, 소소하지만 실현 가능한 일상의 행복은 이러한 현실을 반증하는 비명이다.
그러나 거친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한국인들이 선택한 방식은 외부와 단절한 채 내면으로 침잠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적당히 포기하고 포기당한 채 마음을 비우고 둔감하게 살겠다는 방식이다. 세상을 바꿀 수 없으니 내 마음을 버리겠다는 선택은 일상을 버티는 데에는 어느 정도 효과적이지만, 역설적으로 지키고자 했던 스스로의 마음에는 더욱 멀어지게 했다. 마음이란 인간인 이상 결코 버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금 여기 우리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서둘러 냉소하는 무기력한 우리들과 맞닥뜨리는 일상을 살아가게 되었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은 이처럼 문득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허망해지고 내가 잘해나가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 펼쳐보고 기댈 수 있도록 마련한 깊은 조언이고 위로다. 《천년의 내공》과 《말공부》의 저자 조윤제가 퇴계와 다산이 학문의 마지막에서 맞닥뜨린 경지인 마음공부, 즉 《심경》의 주요 구절 37가지를 오늘날의 감각에 맞게 풀었다.
공부의 종착지, 심경
“나의 생은 헛돈 게 아닌가 하니,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스스로에게 그 빚을 갚고자 한다. 지금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다스리는 데 온 힘을 다함으로써, 그간의 공부를 《심경》으로 매듭짓고자 한다. 아, 능히 실천할 수 있을까!” _다산 정약용
“나는 《심경》을 얻은 뒤에 비로소 마음을 공부하는 법에 대해 알게 되었다. 공부에 뜻을 두고 일어서 평생 분발할 수 있는 힘은 이 책에서 나왔다. 나는 평생 이 책을 높이며 사서삼경의 밑에 두지 않았다.” _퇴계 이황
《심경心經》은 이름 그대로 ‘마음’에 대해 다룬 유교 경전이다. 편찬자는 중국 송 시대 학자인 진덕수로, 사서삼경을 비롯해 동양 고전들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정수를 엄선해 엮은 다음 간단한 해설을 덧붙였다.
진덕수의 대표작으로는 흔히 《대학연의》가 꼽힌다. 《대학연의》는 황제에게 통치철학을 간하는 내용으로, 조선 건국 당시 국가를 설계하는 데 바탕이 된 책이다. 제왕학의 교과서로 꼽히기에 양녕대군은 억지로 읽어야 했으며, 충녕대군(훗날 세종)은 몰래 백 번 이상 읽었던 책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진덕수가 《대학연의》의 대척점에 놓고서 선비들을 위해 정리한 책이 바로 《심경》이다. 퇴계는 서른 무렵 이 책을 접한 다음 마지막 순간까지 매일 새벽마다 읽었다. 다산 정약용은 자신의 방대한 학문체계를 정리하며 《심경》을 공부의 마지막 경지로 여겼다. 조선은 책이 지배한 시대였다. 그런 조선의 책을 단 한 권으로 요약하자면 바로 《심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퇴계와 다산을 비롯한 선비들은 학문의 마지막 과정으로 다른 무엇도 아닌 ‘마음’을 선택했던 것일까?
그들은 왜 마음에 도달했는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정면으로 직시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귀양살이를 하던 정약용 또한 그러했다.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던 때가 꿈이었나 싶었을 정도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추락했을 때, 그는 반생 가까이 흘려보낸 삶이 헛돈 것은 아니었을지 의심이 들었다.
그렇게 마음의 화가 자신을 집어삼키려 할 때, 정약용은 끝내 삼켜야 했던 말들 사이에서 맴도는 마음을 다스리고자 오직 자신만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다산학으로 불리는 거대한 학문의 탑 꼭대기에서 그는 마지막 주제와 마주하게 된다. 바로 처음에 다잡고자 했던 마음이었다. 공자의 고백을 들어보면 정약용이 최초이자 최후의 연구 주제를 모두 마음으로 삼은 것이 이해가 간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 또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이 《심경》을 새롭게 풀었을 뿐 정약용의 삶을 직접 다루지 않음에도 ‘다산’을 제목에 올린 까닭은 이러한 상징성 때문이다. 다산으로 상징되는 조선사에서 손꼽히는 지적 거인들이 하나같이 마지막에 도달한 학문의 경지가 마음공부였고, 마지막으로 읽었던 책이 《심경》이기 때문이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는 고전의 정수인 《심경》을 바탕으로 삼아 고전연구가 조윤제가 《천년의 내공》에 이어 다시 한 번 고전 명구의 깊은 통찰을 소개한다. 구체적으로 진덕수가 고전들에서 선별한 마음과 관련된 명구 37가지에서 다시 핵심을 뽑아 지금의 감각에 맞도록 친절하면서도 새롭게 풀었다. 그럼으로써 독자들이 어려운 구절에서 헤매지 않고 자신이 놓친 마음에 대해 쉽게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유교 경전의 끝판왕’으로 불리지만 《심경》에서 이야기하는 마음공부의 핵심은 결국 학교에서 배웠던 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모든 학자들이 도달한 마지막 경지에 놓인 마음공부의 핵심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며, 바로 그 지점에서 어떤 말보다 심오하고 어렵다. 즉 “마음은 내 것이지만 평생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다.
인생의 걸림돌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는 자각에 이르렀을 때 우리가 취하기 마련인 선택은 마음을 버리고 비우는 것이다. 그러나 《심경》에서는 그러한 정리란 마음공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마음이란 살아내기 위해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다툰 끝에 결국에는 화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간
이 책에서 꼽는 《심경》의 핵심은 신독愼獨이다. 신독은 혼자 있을 때에도 삼가고 단정함을 유지하는 삶의 자세로 알려져 있다. 남이 지켜보지 않아도 하늘이 지켜보고 있기에 항상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기독교 신학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러나 정약용은 주자의 신랄한 지적을 넘어 신독을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주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선비란 작자들을 볼작시면 써내려가는 글들마다 모두 성현의 말씀이다. 의에 대해 논하라면 그보다 더 잘할 수 없다. 그러면서 스스로는 전혀 의롭지 않으니, 그 좋은 말들은 단지 시험지 위에서만 춤추고 있다.”
정약용은 이를 두고 목적이 없는 공부는 공부에 먹힌 ‘헛똑똑이’들만 낳을 뿐이라면서, 자신이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도 고민하지 않은 채 그저 과거공부를 위해, 남들 앞에서 뻐기기 위해 책을 읽기 때문에 ‘먹물 괴물’들이 넘쳐난다고 비판했다. 정약용이 해석한 신독은 혼자 있을 때의 단정함이 아니라 자신만의 동굴에서 오늘도 어찌 버텨낸 스스로를 반추하고 다독이는 시간이다. 따라서 그가 이야기하는 삼간다는 것은 더 많은 번뇌이고 성찰이고, 어떻게 살고 있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스스로의 마음에게 묻는 진지함이었다.
정약용은 사심이 없고 반듯한 인간에 대해 회의했다. 그에게 그러한 인간이란 지향하되 도달할 수 없는 경지였다. 따라서 정약용이 제시한 우리네 보통사람이 취할 수 있는 삶의 자세란 비겁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늘 자신의 비겁함을 곱씹어보고 내일 조금 덜 비겁해지는 것이다. 살기 위해 마음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살다보니 잃어버리게 된 마음을 다시 찾는 과정. 그것이 그에게 있어 공부의 목적이었다.
공부란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심경》과 관련해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불과 백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책은 선비들이 하나같이 마지막 목표이자 필독서로 삼았던 조선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다. 그러나 오늘날 이름만이라도 익숙한 다른 동양 고전들에 비해 《심경》은 철저하게 잊힌 책이 되었다. 이와 관련해 일제강점기 당시 상하이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들이 국내에 《심경》을 주문하면 《반야심경》이 배송되어 난감해 했었다는 웃픈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한국인들은 19세기 말 이후 백 년 남짓한 시간을 천 년과 같이 보냈다. 20세기를 앞두고는 국가의 미래를 놓고 수많은 욕망들이 충돌했고, 일제의 지배를 거쳐 해방이 된 이후에는 숨 돌릴 틈도 없이 한국전쟁을 겪었으며, 이후 급격한 재건의 과정을 지나 민주화에서 외환위기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어느 역사와 비교하더라도 가쁜 역사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오랜 세월에 걸쳐 차근차근 결을 쌓아 간직해야 할 역사의 퇴적층을 속성으로 쌓아 올리고 봉합할 수밖에 없었다. 변화의 속도를 감당하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당장의 현실을 넘기기 위해 마음을 버려야 했던 한국인들에게 ‘마음’을 돌아보며 지나온 길을 반추하자는 권유는 짓궂은 농담이었고, 배부른 사치였을 뿐이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원하는 대부분을 얻게 되었지만, 급하게 쌓아올린 만큼 오늘날 우리 안에서는 다양한 결이 엉망진창으로 뒤섞여 분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내면을 지키는 데 집착하는 만큼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음 따위는 버리라는 충고에 익숙해진 것이다. 마음을 지켜내는 것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심경》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빠르게 불과 백 년 사이에 한국인들의 마음에서 완전하게 사라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쉽게 분노하고 서둘러 냉소하는 지금 여기에서 《심경》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까닭이다. 이제부터 더 낫게 살기 위해서는 그동안 살기 위해 버렸던 마음을 다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심경》은 이렇게 시작한다. “인간의 마음은 늘 휘청거리니 그 중심을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가 격이 다른 마음공부의 고전에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본문 속으로)
帝曰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제왈 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 윤집궐중
감정과 욕망은 의지로 억누른다고 해서 제어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역사에 이름을 남긴 현자도 아니다. 그러나 세상에 시달리며 지금 당장에 급급한 평범한 처지라고 해도 감정과 욕망이 들끓을 때 잠깐 성찰하는 시간, 자신에게서 한 걸음 물러나 관조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한 걸음 물러선다는 것은 자신과 자신의 감정을 잠깐 분리하는 것이다. 매몰되지 않도록 한 걸음 물러섰을 때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분명하게 볼 수 있다. 바로 볼 수 있다면 자신의 행동이 바른 도리에 근거하고 있는지를 따질 수 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다면 그 일에서 떠나야 한다. 부끄럽지 않다면 과감하게 계속하면 된다. 성인이 아닐지라도 일상에서 휘둘리지 않는 연습을 차근차근 실천한다면, 적어도 어제보다 나은 사람은 될 수 있을 것이다.
_〈구속받지 않는 사람에게는 중심이 있다〉 중에서
相在爾室 尙不愧于屋漏 無曰不顯 莫予云? 神之格思 不可度思 ?可射思상재이실 상불괴우옥루 무왈불현 막여운구 신지격사 불가탁사 신가역사
정약용은 신독에 대해 이렇게 의견을 달았다. “신독이란 자기 홀로 아는 일에서 신중을 다해 삼간다는 것이지, 단순히 혼자 있는 곳에서 행동을 삼가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방에 홀로 앉아서 자신이 했던 일을 묵묵히 되짚어보면 양심이 드러난다. 어두운 곳에서 스스로를 반추했을 때 부끄러움이 드러난다는 것이지, 어두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감히 악을 행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의 악은 늘 사람과 함께하는 곳에 있다. _〈당당함은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에서 나온다〉 중에서
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
자절사 무의 무필 무고 무아
‘아집이 없다(무아毋我)’는 위와 같은 모든 일들을 자신의 물적 정신적 이익을 위해서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아집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다. 또한 공적인 이익 즉 대의를 위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욕심과 탐욕을 앞세우기에 크게는 나라, 작게는 작은 조직에서도 덕이 되지 못한다.무엇보다 아집이 강한 이들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스스로의 삶이 공허하다는 것이다. 오직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데에만 삶의 목적을 두는 사람은 끝없이 바위를 굴려야 하는 그리스 신화 속의 시지프스와 같이 채워지지 않는 갈망 속에서 허덕이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형벌이다.
_〈버려야 할 것을 못 버리게 되면 스스로를 버리게 된다〉 중에서
君子 反情以和其志 比類以成其行군자 반정이화기지 비류이성기행
학문을 위해서는 무언가 거창한 것을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공부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책을 찾아서 읽기도 하고, 시간을 들여 상담도 받는다. 번잡한 마음을 벗어나기 위해 마음을 비우는 방법을 배우려고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하지만 한번 마음을 차지한 나쁜 기운들은 쉽게 비울 수가 없다. 설사 힘들게 비우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방심할 수 없다. 곧 더 강력한 욕심에 마음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은 바로 나쁜 것들이 마음을 차지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다. 거창한 일이 아니다. 일상에서 조금씩 좋은 것을 채워나가면 충분하다. _〈지키고 싶다면 벽을 세우지 말고 속을 채워라〉 중에서
孟子曰 大人者 不失其赤子之心者也
맹자왈 대인자 불실기적자지심자야
《맹자》 〈이루 상〉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스스로 해치는 자와는 더불어 말할 수 없고, 스스로 포기한 자와는 함께 일할 수 없다.” 자포자기한 자는 다른 누군가나 어떤 환경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포기하고 자기를 버린 자다. 승자뿐만 아니라 패배자에게도 자신이 왜 실수했으며 무엇이 모자란 데 대해 변명을 할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스스로 포기하고 링 위에 올라 주먹을 섞지도 않은 이에게는 변명할 구실도, 다른 무엇을 탓할 자격도 주어지지 않는다. _〈경험에 휘둘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보라〉 중에서
今有無名之指 屈而不信 非疾痛害事也 如有能信之者 則不遠秦楚之路금유무명지지 굴이불신 비질통해사야 여유능신지자 즉불원진초지로
《장자》 에는 정나라의 재상이었던 자산과 다리가 없는 신도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신도가와 함께 배우는 것이 부끄러웠던 자산은 신도가에게 불구인 처지인 주제에 자신처럼 높은 지위의 사람과 어떻게 함께 공부할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비난하며 그만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신도가가 말했다.
“몸이 불편한 것이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음을 알고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은 오직 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제게 발이 없다고 비웃는 이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공부하며 제가 ‘불구’라는 자책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저와 함께 공부하며 마음으로 사귀는 데에도 불구하고 오직 겉모습에서 저를 찾고 있군요.”
신도가의 말을 듣고 자산은 자세를 고치며 말했다. “자네, 부디 그만해 주게나.”
자산은 정나라의 명재상으로 명성이 높았다. 《논어》 〈공야장〉에는 공자가 자산을 극찬했던 말이 나온다. “자산은 군자의 도 네 가지를 갖추고 있었다. 처신에는 공손하고, 윗사람을 섬길 때는 공경스러웠고, 백성의 살림에는 은혜롭게, 백성을 부릴 때는 의에 맞게 했다.” 이처럼 공자로부터 인정을 받았던 사람도 마음이 ‘불구’였던 적이 있었다. 그만큼 마음을 지켜나가기란 쉽지 않다. _〈자신에게만 너그러울 때 인간은 괴물이 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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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마즈다 아들리 | 글담 | 2019-01-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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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마즈다 아들리 | 글담 | 2019-01-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우리는 도시를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상적인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복잡한 교통, 소음, 들끓는 범죄, 사생활 침해, 고독…
온갖 스트레스로 가득한 곳, 그럼에도 사람들은 왜 도시로 몰려드는가?
도시는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도시의 다양성을 사랑하고 그 역동성에 감탄하지만, 한편으로는 빈곤과 범죄에 대해 공포심을 느끼고 고독을 경험한다. 무엇보다 도시는 스트레스를 낳는 곳이다. 이 스트레스는 몸을 병들게 하고 정신과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경과민은 도시민에게 찾아온 새로운 역병이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2018년 유엔 해비타트는 세계의 도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2050년에는 약 70퍼센트가 도심 및 도시권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의 뇌가 과연 대도시에서의 삶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을까? 도시 스트레스란 정확히 무엇이며 어떤 자극을 유발하는가? 도시를 매력적이고 인간에게 유익한 삶의 공간으로 만드는 데는 무엇이 필요한가?
“사람들은 그저 도시에 사는 것을 넘어 도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건축학?사회학?정치학?심리학 등 영역을 넘나드는 담론을 통해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고 살기 좋은 도시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다
정신과 의사이자 스트레스 연구가인 마즈다 아들리는 위와 같은 질문들을 품고 전 세계의 대도시들을 관찰했다. 도시가 유발하는 다양한 스트레스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과 어떻게 하면 그것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을지를 다각도에서 살펴보았다.
어릴 때부터 이민자로서, 학생으로서, 의사로서 또 평범한 성인 남성으로서 전 세계의 도시를 옮겨 다니며 도시 특유의 정서와 분위기를 익혀온 도시예찬론자로서 그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줄 이상 도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대신 개개인이 자신에게 맞는 이상 도시를 만들어나가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도시를 벗어날 수 없고,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도시가 유익한 공간이 될 수도, 유해한 공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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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라틴어 문장 수업
김동섭 | RHK | 2018-12-0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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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라틴어 문장 수업
김동섭 | RHK | 2018-12-0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다시 산다는 것이다!”
역사, 지혜, 영성, 문학, 철학, 예술, 사랑, 삶의 태도가
녹아 있는 라틴어 문장 수업
언어 속에서는 한 민족이 걸어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학습하는 것을 넘어 그 민족의 역사와 문화, 생활방식, 세계관을 배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라틴어만큼 우리의 교양과 지적 세계를 풍부하게 해주는 언어가 있을까 싶다. 라틴어는 바로 로마 제국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로마가 어떤 나라인가.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나라로 천 년 제국을 이루며 전 유럽과 중동 그리고 이집트를 자신들의 언어와 제도로 개편한 국가이다. 서양의 정신세계와 학문, 종교, 법, 사회제도, 예술 등은 로마라는 저수지에서 라틴어를 통해 각 나라로 흘러들어 갔다. 따라서 라틴어를 배운다는 것은 서양 문명의 근간을 배우는 것과 다름없다 할 수 있다.
하루 한 문장씩 따라가다 보면
라틴어 원문이 읽어진다
라틴어가 이토록 근사하고 지적인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막연히 ‘배우기에 어려운 언어’라는 편견 때문에 공부하는 데에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수원대학교에서 10년 넘게 라틴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동섭 교수가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라틴어를 배우며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들여다볼 수 있는 ?라틴어 문장 수업?을 펴냈다.
저자는 라틴어로 기록된 경구, 속담, 격언 등의 문장을 소개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라틴어 원문을 직접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기초 문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문장들은 ‘천천히 서둘러라 Festina lente’, ‘사랑받고 싶으면 사랑하라 Si vis amari ama’ ‘생의 한가운데 우리는 죽음 속에 있다네 Media vita in morte sumus’ 등 그 문장 자체로 울림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문장이라도 원문 자체를 정확히 해석할 수 없다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온전히 와닿지 않는 법이다. 저자는 다소 복잡한 라틴어 문법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며, 한 단어 한 단어 독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에 소개된 라틴어 문장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라틴어 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지적이고 교양 있는 삶을 위한 라틴어 강의
세계사, 문학인류학, 철학, 신화에 정통한 저자는 라틴어 원문의 정확한 해석과 더불어 각 문장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다채롭게 펼쳐나간다. 위대한 철인 세네카가 전하고자 했던 말에는 어떤 철학적 의미가 있는지, 고대 로마의 정치인 키케로는 어떤 맥락에서 자신의 주장을 설파한 것인지, 시인 오비디우스가 비유하여 말하고자 한 바는 무엇인지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풀어준다. 또한 로마 신화, 성경, 문학 속에 남겨진 문장들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해줌으로써 교양적 지식과 재미에 더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준다.
이렇게 저자가 들려주는 라틴어 이야기와 함께하다 보면 역사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고 고대 로마인들의 문학, 신화, 종교에 대해 구석구석 알 수 있다. 또한 로마인들의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 등을 배움으로써 지혜가 깊어지고 자신의 가치관이 좀 더 단단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라틴어 문장을 배울 때마다 독자들의 품격과 교양의 수준이 한 층 더 상승될 것이다.
하루에 한 문장씩 읽다보면 라틴어의 실체와 고대 로마인들의 역사, 지혜, 영성, 문학, 철학, 예술, 사랑, 삶의 태도에 대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을 때 꼭 필요한 라틴어 좌우명을 하나 소개하며 들어가는 글을 마치고자 한다. 필자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Festina lente! 천천히 서둘러라! _서문 중에서
? 책 속으로
언어 속에는 한 민족이 수천 년 동안 걸어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런 까닭에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민족의 역사, 문화, 신화, 생활 방식, 세계관 등을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라틴어는 천 년 동안 번성한 로마 제국의 언어였다. 왕정에서 시작하여 공화정의 장년기를 보내고, 제정을 통해 전 유럽과 중동 그리고 이집트를 손아귀에 넣었던 로마의 모든 역사가 라틴어 속에 들어 있다. 라틴어 속에는 갈리아(프랑스), 히스파니아(스페인), 브리타니아(영국) 속주에 살던 속주민들의 생활상과 그들의 역사도 기록되어 있다. _p.5
고대 그리스인들은 시간을 미래를 향하여 직선 위에서 흘러가는 크로노스(Chronos)와 시간의 깊이를 나타내는 카이로스(Kairos)로 구분하여 생각했다. 크로노스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리적인 시간을 말하고, 카이로스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시간을 말한다. 우리말로 구분한다면 크로노스는 ‘시간’이 될 것이고, 카이로스는 ‘시각’, 혹은 ‘때’가 될 것이다. 신화 속의 크로노스는 그 형태가 없거나, 간혹 수염이 긴 노인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Cronos)와는 다른 신이다. 크로노스가 의미하는 시간이란 자연이 순환하는 시간, 즉 인간이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 _p.23
그렇다면 운만 있으면 인간의 운명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사상가인 마키아벨리는 인간이 성공하려면 포르투나 말고도 비르투(Virtu)도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비르투는 도덕적 ‘덕성’이 아니라 포르투나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나, 자신의 의지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포르투나가 인간의 운명을 절반 정도만 지배하며, 나머지는 비르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쉽게 말해, 운만 좋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노력과 자기 극복을 통하여 인간은 성공한다는 것이다. _pp.43~44
기원전 4세기경 사람인 다모클레스는 시칠리아의 독재자 디오니소스 왕의 신하였는데 그는 왕의 자리를 항상 부러워했다. 그런 눈치를 챈 왕은 다모클레스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왕 노릇을 해보라고 권하였다. 다모클레스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왕좌에 앉았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 위를 쳐다보니 날카로운 검이 말총에 매달려 있었다. 그제야 그는 왕의 자리가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 자리인지 깨달았다. 디오니소스 왕은 자신이 쓴 문학 작품이 어느 누구의 작품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그의 오만함을 키케로는 신랄하게 비판하였는데, 그때 그가 했던 말이 바로 “누구나 자기 것이 아름답다”이다. _p.123
로마인들이 만든 법의 골격이 이후 유럽 각국의 모범이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로마법의 명료성이다. 로마법에는 어떤 상징도 허용되지 않았으며 반복되거나 사족 같은 내용이 없었다. 두 번째는 로마법이 잔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법률은 철저한 절차에 의해 집행되었으며, 사형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자유민에게는 고문을 가할 수 없다는 원칙이 로마법의 출발점이었는데, 이 원칙을 다른 민족들이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수천 년이 걸렸다. _p.193
유일신을 섬긴 유대인들과는 달리 고대 로마인들이 실용적인 사상을 지닌 것은 다신교를 섬겼던 배경이 한몫했을 것이다. 로마인들에게 신이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침서 정도였다고 할까? 성서에 보면 “인간은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물질세계가 충만해지면 질수록 인간의 영혼은 점점 황폐해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충분한 돈이 있으면 빵뿐만 아니라 말씀까지 덤으로 가질 수 있다”라는 배금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_pp.196~197
죽음에 대하여 우리는 모두 초심자이기에 웰다잉이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닐까? 죽음에는 연습이 없기 때문이다. 웰다잉의 진정한 가치는 편하게 죽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하는 준비가 아닐까? 고대 로마로 가보자. 많은 정복을 통해 제국에 영광을 안겨준 장군들에게 로마는 개선식을 베풀어주었다. 그런데 개선식의 후미에는 몇 명의 노예들이 “Memento mori”라고 외치며 행렬을 따라다녔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이 경구는 모든 인간은 죽기 마련이고, 이승에서 누리는 부귀영화도 한낱 먼지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항상 죽음을 대비하고 있으라는 말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은 이 세상을 손아귀에 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영화라는 것도 부질없다는 말이다. _p.229
본래 죽음이라는 것은 우리 주위에 상존하고 있다. 아주 사소한 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지 않은가? 이 세상에 올 때는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오지만, 이 세상을 떠날 때에는 아무도 자신의 죽음을 기억해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몽테뉴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신이 원할 때 언제라도 미련없이 세상을 떠날 수 있다고《수상록》에서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많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몽테뉴의 말은 공감을 덜 줄지 모른다. 그런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회한을 가진 채 이 세상을 작별하는 것은 아닐까. _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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