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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가네코 후미코 | 더스토리 | 2018-01-3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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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가네코 후미코 | 더스토리 | 2018-01-3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영화 〈박열〉의 모티브가 된 감동 실화!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 제국주의와 가부장제의 폭력적 이데올로기에 맞선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 수기! 영화 〈박열〉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 한가운데로 들어온 가네코 후미코는 우리에게 그리 낯익은 이름은 아니었다. 그녀는 영화를 통해 독립운동가 박열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아나키스트로 재조명을 받았고, 그녀의 이름 앞에는 ‘조선을 사랑한 아나키스트’, ‘아나키스트 박열의 연인’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이런 수식어만으로는 치열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삶과 사상을 설명할 수 없다. 이 책은 천황 암살을 시도한 혐의로 박열과 함께 구속된 가네코 후미코가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쓴 옥중 수기이다. 사후 5년 되던 해인 1931년에 출간된 이 수기에는 가난과 학대 속에서 보낸 혹독한 어린 시절은 물론, 박열을 만나기까지 치열하게 살아내야 했던 삶의 궤적을 담고 있으며, 무엇이 그녀를 아나키스트로 이끌었고 스물세 살의 나이에 옥중에서 죽어야 했는지를 보여준다. 가네코 후미코는 자신의 전 생애를 풀어놓은 이 옥중 수기를 이런 글과 함께 지인에게 넘겼다. “나 자신의 거짓 없는 삶의 고백이며, 어떤 면에서는 내 삶의 폭로이자 말살이다. 저주받은 내 삶 최후의 기록이고 이 세상에 작별을 고하는 걸작이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나의 유일한 선물로서 이것을 드린다.” 그녀의 말처럼 이 옥중 수기는 거짓 없는 삶의 최후의 기록이자 고백이며 유일한 선물이다. 그리고 억압과 고난의 연속이던 삶에 굴복하지 않고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제에 정면으로 맞선 여성 혁명가의 저항이자 투쟁이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는가 “조선에서의 7년이 널 이렇게 만들었구나.” “그래서 깨어 있는 거다.” 영화 〈박열〉에 나오는 대사처럼 조선에서 보낸 7년은 이후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옥중 수기에도 조선에서 보낸 7년의 생활이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양녀로 알고 간 조선의 고모 집에서 친할머니와 고모의 온갖 구박과 학대를 받으며 서러운 시절을 보냈고, 혹독한 삶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가네코 후미코는 10대 시절을 보낸 조선에서 핍박받는 조선인들을 보며 자신과 동일시했고,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경험은 훗날 사회의 모순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품는 계기가 되었다.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적인 사회 제도 속에서 고통받던 그녀의 삶은 일본으로 돌아온 후에도 참혹했다. 하지만 가네코 후미코는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도쿄로 가서 신문팔이, 식모살이, 식당 종업원 등을 하면서 어렵게 공부했다. 학문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하던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인과 조선인 사회주의자, 아나키스트들을 만나 사상적 기틀을 형성하게 되고, 고통받는 자신의 삶은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제에서 시작된 거라는 인식 아래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두려움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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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벙커 다이어리
케빈 브룩스 | 열린책들 | 2017-09-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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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벙커 다이어리
케빈 브룩스 | 열린책들 | 2017-09-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지독하고 위험한 소설_『텔레그래프』
기념비적이다_『더 타임스』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케빈 브룩스의 『벙커 다이어리』가 오숙은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케빈 브룩스는 데뷔 이후 꾸준히 획기적인 작품을 발표하며 브랜포드 보스상, 노스이스트 북 어워드를 수상하고 가디언 문학상 후보작에 오르는 등 수준을 인정받으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작가다. 2013년 출간된 『벙커 다이어리』는 그가 발표한 열세 번째 소설로, 납치되어 벙커에 갇힌 소년이 두 달에 걸쳐 쓴 일기를 담고 있다. 납치, 폭력, 마약, 고문, 강간, 살인 등 충격적인 요소가 가득하나, 자극적인 소재로 흥미를 유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존재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는다. 특유의 파격적인 소재와 거침없는 서술은 통념을 깨뜨린다. 출간 당시 거센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영국 최고의 화제작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듬해 카네기 메달을 거머쥐었다. 영국에서 3만 5천 부, 독일에서 2만 부 이상 팔렸으며 미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리투아니아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출간 또는 출간을 앞두고 있을 만큼 크게 주목받았다.
『브루클린』, 『프랑켄슈타인』 등을 번역한 바 있는 오숙은 역자는 10대 청소년 화자의 순수하고도 투쟁적인 자의식이 느껴지는 케빈 브룩스의 문체를 한국어로 치밀하게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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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아야세 마루 | 소미북스 | 2018-04-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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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아야세 마루 | 소미북스 | 2018-04-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는 일본 토호쿠 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언제나 그립지만 동시에 낯설고 어색하기도 한 고향, 혹은 가족. 도시의 현대인이 고향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을 섬세한 묘사로 풀어낸 다섯개의 단편들을 읽다보면 토호쿠 지방의 다양한 장소를 마치 독자 본인이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비록 다른 나라, 다른 지방을 배경으로 하지만 절절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함께 토호쿠 여행을 간접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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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 소미북스 | 2018-04-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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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 소미북스 | 2018-04-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내 인생의 의미는 어떻게 변할까?
《전차남》, 《고백》, 《악인》, 《모테키》, 《늑대아이》 등 수많은 히트작을 제작한 인기 영화 프로듀서, 가와무라 겐키의 첫 소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나와 닮은 평범한 주인공을 통하여 ‘산다는 것’에 관하여, 그리고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비로소 느껴지는 소중함의 의미’에 관하여 잠시 여유를 갖고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작품이다. 인간의 ‘가치’와 ‘판단’에 관한 문제를 희극적인 가벼운 터치로 그려내면서도 개개인의 주관을 넘어서는 객관적이고도 보편 타당한 ‘가치’에 관해 잠시 되돌아보고 사색할 기회를 전한다.
우편배달부로 일하는 나는 고양이와 단둘이 살고 있다.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나에게 살 날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며 ‘뇌종양 4기’라는 진단을 내렸다. 절망하며 집으로 돌아와 보니 나와 쏙 닮은 모습의 남자, 악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를 연명하기 위해 세상에서 뭔가 하나를 없애야 한다는 비현실적 거래를 제안하는 악마. 거래는 시작되고 소중한 것들이 하나씩 세상에서 사라진다. 첫째 날은 전화, 둘째 날은 영화, 셋째 날은 시계가 세상과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금요일, 악마는 세상에서 고양이를 사라지게 하겠다고 말하는데……. 이 작품은 2016년 사토 타케루와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100억 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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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초에서의 겨울
엘리자 수아 뒤사팽 | 북레시피 | 2017-03-2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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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초에서의 겨울
엘리자 수아 뒤사팽 | 북레시피 | 2017-03-2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출간과 동시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며 신문, 라디오, TV 등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놀라운 소설 한국계(프랑스 아버지-한국 어머니) 젊은 여성 작가의 매력적인 데뷔작. 2016 로베르트 발저 상! 프랑스 문필가협회 신인상! 영감을 일으키는 간결한 문체,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스위스 문학상 로베르트 발저 상 수상! 프랑스 문필가협회 신인상 수상! 북한과 가까운 작은 항구도시 속초, 유럽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혼혈의 젊은 여인과 고향 노르망디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영감을 찾으러 온 만화가의 만남. 겨울, 혹한으로 인해 모든 것이 느려진다. 독을 품은 생선, 고통에 찌든 육체, 가시지 않는 불화…… 그리고 무심히 종이 위를 흐르는 잉크 자국. 극히 다른 문화를 가진 이 두 존재 사이에 깨지기 쉬운 미묘한 관계가 형성된다. 차가운 속초 바다 포말 위에 떨어져 녹아드는 눈송이처럼 섬세한 감각으로 직조된 이 소설은 보기 드문 독창성과 풍요로움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며 출간과 동시 유럽 각지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영혼과 만나는 듯한 책읽기를 할 때가 있다. 그 특별하고 귀한 경험은 아주 드물게 선물처럼 주어진다. 소리 없이 내리는 안개비처럼 하얗고 담담하게 시작된 소설은 어느새 시작보다 더 담담하게 끝난다. 꿈에서 깨어나 창문을 여는 순간 젖은 흙냄새가 온몸의 구멍들로 스며들 때의 소박한 싱그러움이란! 『속초에서의 겨울』은 속절없는 운명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유浮游하는 운명과 정주定住한 운명. 두 운명은 어느 겨울 속초라는 삶의 플랫폼에서 만나 뚜렷한 선도, 색도 없는 삽화를 그린다. 메마른 종이 위의 빛바랜 잉크 자국 같기도 한 삽화에 왜 이토록 끌리는 것일까. 누군가의 소설을 읽고, 그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 김숨(소설가) 문화, 언어의 장벽 너머로 속초와 노르망디의 경계를 허무는 조용한 관능의 미학 엘리자 수아 뒤사팽은 사랑의 삼각형을 연출해낸다. 화자는 모델 지망생인 준오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지만 유독 황량한 어느 겨울, 생선 비린내만이 감도는 작은 항구도시에 소리 없이 찾아든 중년의 프랑스인 만화가에게 이끌린다. 『속초에서의 겨울』은 몸과 가장 가까운 소설, 섬세한 에로티즘을 보여주는 소설, 경계에 서 있는 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그 몸을 비비고, 따뜻하게 감싸고, 어루만지고, 상처 입히고, 치유하고, 고친다. 손가락, 얼굴, 배, 젖가슴, 무릎, 눈썹, 코, 엉덩이…… 텍스트는 아름다운 신체적 에너지로 관통한다. 한껏 수줍어하는 이 아름다움은 약혼자 준오의 성형에 대한 강박과 확연한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엘리자 수아 뒤사팽은 서양과 극동의 만남을 연출해낸다. 두 개의 한국을 나누는 경계, 두 문화를 나누는 경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아물지 않은 상처, 빛과 어둠을 관통시키는 두 사람 사이의 종이 벽. 그녀는 거기에 새로운 말들을 내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 르 쿠리에 엘리자 수아 뒤사팽의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매우 간결한 문체로 감각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아주 풍부한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능력이다. ‘거의 아무것도 아닌 것’의 예술에 탁월한 솜씨를 보여주는 그녀는 디테일 하나하나에 놀라운 환기력을 불어넣는다. - 리르 정체성 탐구와 향토음식 탐방 사이, 한국의 항구도시에서 전해온 아름다운 사랑의 연대기. - 렉스프레스 『속초에서의 겨울』은 단숨에 읽으면 안 된다. ‘프랑스인’ 케랑은 카뮈의 이방인을 떠올리게 하고, 엘리자 수아 뒤사팽의 글쓰기는 우아하고 간결한 뒤라스의 영향을 엿보게 한다. 엘리자 수아 뒤사팽이 고른 낱말들은 조금씩 음미해야 한다. - 에릭 에소노(소설가) 정체성을 탐색하는 글쓰기 “전 늘 정체성 혼란에 시달렸어요. 자신을 정의하기 위해 창작에 매달리고자 하는 욕구를 느꼈죠. 제가 찾아낸 최고의 방법은 글쓰기였어요.” 『속초에서의 겨울』은 엘리자 수아 뒤사팽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그 세대의 작가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것, 다른 사람들이 무엇일 수 있는지 발견해내는 척하면서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 파헤치는 것.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에게 다른 사람들이 벗어버리고 싶어 하는 외투들을 입힘으로써 그에 개성을 부여하는 것. 혼혈의 이 젊은 여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기 위해 글을 쓴다. 그녀의 성이 이미 아버지의 나라 프랑스와 자신이 끊임없이 되돌아가는 어머니의 나라 한국 사이에 펼쳐진 독특한 지도의 극들을 드러낸다. “저는 프랑스 중부 코레즈에서 태어났고, 아버지가 침술사로 일한 파리에서 유년기를 보냈어요. 어머니가 취리히 라디오방송국에서 일했기 때문에 우린 그 두 도시를 자주 오가며 지냈죠. (……) 어릴 적에는 프랑스어와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했어요. 엄마와 함께 외가에 가면 한국말을 했죠. 하지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아버지가 프랑스 사람이라는 사실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그 점이 늘 가족 내부에서 일어나는 불화의 근원이 되었죠. 그래서 저 나름대로 입장을 정해야만 했는데, 아주 힘들었어요. 아마도 그게 절 글쓰기로 이끌었을 거예요.” 바로 이러한 욕구에서 이처럼 탁월하고 섬세하고 간결하며 또한 우수에 젖은 텍스트가 탄생했다. 결국, 글쓰기는 내가 현실에서 찾아내지 못한 거처를 창조해내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모든 경계 너머에서 모든 공간이 동일할 수 있고 모든 상상이 가능한 그런 거처 말이다. 그 거처에서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을 젊은 여인, 내가 일상을 통해 알고 싶었던 만큼 한국을 속속들이 아는 젊은 여인을 상상했고, 그 상상은『속초에서의 겨울』로 점점 구체화되었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속초에서의 겨울』은 속초의 한 펜션에서 일하는 혼혈여성과 영감을 찾아 그곳을 찾아든 프랑스 중년남자의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글쓰기라는 예술적 작업을 통해 모든 경계 너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한 한 경계인의 치열한 기록이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에서 동해 최북단의 항구도시 속초까지, 어느 혹독한 겨울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이름으로 맞닿은 아름다운 사랑의 연대기 소설의 무대는 북한과의 경계에 위치한 항구도시 속초다. 비수기인 한겨울, 도시는 거의 비어 있다. 주변의 쑥덕거림과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혼혈의 화자는 외지고 낡은 펜션에서 일하며 요리와 청소를 한다. 몇 안 되는 손님 가운데 영감을 찾아 속초까지 흘러든 만화가 케랑은 화첩에 그림을 그리는 한편 방에서 나오는 일이 드물다. 화자는 집안을 돌아다니며, 그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벽들 주변을 서성이며 그를 염탐하고 관찰한다. 서서히 두 인물 사이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연금술이 일어난다. 그들의 실루엣이 서로 마주치고, 몸이 스치고, 그림자가 말없이 닿는다. 시간은 흐르고, 감정들은 정지되어 있고, 관계는 이어진다. 이 모든 것들이 색깔, 냄새, 씁쓸하고 달콤한 맛의 조화에 적셔진 채 고요하고 느리게 관능적인 분위기 속을 떠다닌다. 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조용한 고장에 낯선 방문객으로 눈길을 끄는 노르망디 출신의 프랑스 만화가, 춥고 갇힌 세상에서 늘 다른 세계를 꿈꾸는 혼혈의 젊은 여인, 이 두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미묘한 관계가 이야기에 효과적인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끊임없이 침묵에 위협받는 그들의 텅 빈 대화는 닫힌 질문에서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예술이 아니고서는 그것을 표현해낼 수 없다는 명백한 사실을 그려내기 위해. 답변은 곧 중년의 과묵한 프랑스인에게는 붓의 예술로, 마치 속죄하듯 요리를 함으로써 어머니를 넘어서려는 혼혈의 젊은 여인에게는 화덕의 예술로 표현된다. 이는 식욕을 가장하기 위해, 욕망을 믿기 위해 오징어순대를 먹고 막걸리를 마시는, 사랑이 없는 기묘한 사랑 이야기다. 그에게는 떠날 권리가 없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고 가버릴 권리가 없었다. 세상 반대편에서 그것을 남들에게 보여줄 권리가 없었다. 그에게는 바위 위에서 바싹 말라갈 내 이야기와 함께 날 버려두고 갈 권리가 없었다. 그것은 욕망이 아니었다. 그것은 욕망일 수 없었다. 아니었다, 프랑스인, 이방인인 그에게는. 아니, 확실했다, 그건 사랑도 욕망도 아니었다. 나는 그의 눈길에서 뭔가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 그는 나를 보지 않았다. 그는 내 존재를 그가 꿈을 꾸는 동안 그 꿈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뱀처럼, 염탐하는 동물처럼 여겼다. (p. 149) 섬세하고 감미로운 침묵의 대화, 기다림 그리고 이루어지지 않은 만남 결코 끝날 것 같지 않은 겨울에 갇힌 한국의 항구도시 속초, 열에 들떠 어시장 수조 속을 맴도는 물고기들의 비린내, 혹한에 꽁꽁 얼어붙은 이 느린 세계에서 한 젊은 여인이 생존을 시도한다. 도시 전체가 그러하듯, 그녀는 낡은 펜션에서 가사를 도맡아 하며 손님을 기다린다. ‘속초에서는 할 게 아무것도 없다.’ 아무튼 겨울에는. ‘곧 버찌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대나무가 푸르게 변할 것이며 그것들은 봄에 와서 봐야 한다.’ 하지만 이 추운 계절에 얀 케랑이 찾아든 곳이 바로 이 항구도시다. 프랑스 만화가는 고고학자가 모험을 벌이는 자신의 만화책 시리즈 마지막 권의 무대로 이 눈 덮인 풍경을 택했다. 겨울과 물고기를 내보이며 속초는 기다리고 있었다. 속초는 오로지 기다리기만 했다. 관광객들, 배들, 남자들, 그리고 봄의 귀환을. 엄마에게 남은 건 오한밖에 없었다. (p. 97) 『속초에서의 겨울』은 속초의 한 펜션에 들어서는 어느 프랑스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그는 책을 덮을 즈음 조용히 떠나버린다. 정말 거기 있었다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여운만 남긴 채. 하지만 소설은 사실 그것보다는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탄스러울 정도로 간결하게 씌어졌다. 문장들은 끝을 향해 달려가지 않고, 꼿꼿하게 페이지들을 가로지른다. 만화가는 한 젊은 여인이 일을 하고 있는 속초의 펜션에 묵는다. 그녀는 안경 너머로 사십대의 그 남자를 눈여겨본다. 겨우 스물다섯 살, 그녀는 모델이 되기 위해 서울로 떠난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거의 믿지 않는다. 유럽에서 온 예술가, 그리 상냥하지도 않고 그녀가 만든 음식에는 입도 대지 않는 남자가 그녀를 사로잡는다. 어업 관련 일로 한국에 왔다가 엄마를 만나고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떠나버린 프랑스인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인지도. 사실 그녀는 자신의 기원을 알기 위해 대학에서 모파상의 언어를 배웠다. 케랑이 비무장지대, 박물관 혹은 설악산 국립공원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그녀는 가이드를 자청하며 모호한 이끌림에 자신을 내맡긴다. “그러니까 당신은 프랑스 사람이군요.” “노르망디 사람.” 내가 알아들었다는 표시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곳을 아시오?” 그가 물었다. “모파상을 읽었거든요…….” 그가 내 쪽으로 돌아보았다. “모파상의 노르망디는 어땠소?” 나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름답고…… 약간은 슬펐어요.” “나의 노르망디는 더는 모파상 시절의 노르망디가 아니에요.” “그렇겠죠. 하지만 그곳은 속초와 같아요.” 케랑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결코 나처럼 속초를 알지는 못할 것이다. 속초에서 태어나지 않고는, 그곳에서 겨울을 나보지 않고는, 그 냄새들과 문어를 모르고는 그곳을 안다고 주장할 수 없었다. 그 외로움을 겪어보지 않고는. (p.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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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 열린책들 | 2015-09-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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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 열린책들 | 2015-09-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40개 국어로 번역, 전 세계 4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앵무새 죽이기』 열린책들에서 새롭게 출간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 미국 작가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가 번역을 다듬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2015년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 출간 직후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 이듬해 하퍼 리에게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겨 준 작품이다. 지금까지 40개 국어로 번역되어 4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도 미국에서는 매년 1백만 부 이상씩 팔리고 있는 스테디 베스트셀러다. 1991년에는 미국 국회 도서관 선정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 1998년에는 미국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위, 2008년에는 영국 [플레이닷컴] 선정 [영국인들이 꼽은 역사상 최고의 소설] 1위 등 추천 도서 목록의 1위 자리를 차지한 작품이다. 미국의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과정에 『앵무새 죽이기』를 포함해 학생들에게 읽힐 정도로 미국의 역사와 인권 의식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1년에는 시카고에서 선정한 [한 도시 한 책] 운동의 도서로 선정되어 당시 그곳의 큰 문제였던 인종 차별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대한민국에서도 2003년 정식 발매 이후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며 3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청소년층의 두터운 사랑을 받아 필독서로 자리매김하여 스테디 베스트셀러의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피폐해진 미국의 모습과 사회계층 간, 인종 간의 첨예한 대립을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다. 호감 가는 등장인물들, 우리네 사는 다정한 모습들을 담아낸 데다가 은둔하는 이웃에 얽힌 괴담, 신경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재판 장면까지 더해 웃음과 긴장을 골고루 이끌어내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특히 비중 있게 다룬 흑인의 인권 문제는 정의와 양심, 용기와 신념이 무엇인지 독자 더 나아가 사회로 하여금 자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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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 다산책방 | 2018-09-0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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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 다산책방 | 2018-09-0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파국에 이른 사랑은 기억으로 바뀐다”
때론 격렬하게, 때론 냉철하게
사랑의 시작과 끝을 되짚는 깊고 서늘한 통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신작 장편소설. 매번 자신의 작품을 뛰어넘으며, 최신작으로 “힘의 절정에 선 소설가”라는 극찬을 받은 줄리언 반스의 『연애의 기억』은 막 어른이 되려 하는 19세 청년과 오래전부터 어른이어야 했던 48세 중년의 여인, 그들이 나눈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깊은 슬픔과 심오한 진실을 관통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소설은 이제 일흔 즈음에 접어든 남자가 50여 년 전 예기치 않게 자신의 첫사랑과 맞닥뜨린 일을 돌이키며 시작한다. “제정신이 아닐 정도의 자신감”을 지닌 남자와 “다 닳아버린 세대”를 지나고 있는 여자, “선택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는 감정이 두 사람을 몰아붙이던 순간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첫사랑은 삶을 영원히 정해버린다”라는 그의 독백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시간과 장소, 사회적 환경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일인칭”으로 벌어져 오래도록 남을 단 하나의 기억으로 깊숙이 자리잡는다.
세 개의 장으로 나뉜 소설에는 독특하게도 각 장마다 다른 시점이 등장한다. 첫 번째 장에서 주인공 폴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1인칭으로 그곳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기꺼이 마주하지만, 두 번째 장에서는 행복이 사그라드는 자리에 파고드는 고통을 때때로 2인칭으로 물러나 지켜보듯 덤덤하게 읊조린다. 마지막 장에서는 점점 더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지고, 급기야 3인칭으로 한 발 더 물러서 최대한 먼 거리에서 쓰디쓴, 한편 안심이 되는 진실을 향해 조용히 다가간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야기” 중 그들의 삶에서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단 하나”의 중요한 이야기로 자리잡은 이 사랑 이야기는 우리의 기억 저편에 깊고도 서늘하게 자리한 저마다의 단 하나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며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사랑은 그에게 완벽한 재난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도”
이 이야기는 감당할 수 없는 헌신에 대한 날카로운 정산이다
얼마나 사랑할지, 제어가 가능한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제어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대신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는 모르겠으나, 사랑만은 아니다. -본문 중에서
1960년대 초 열아홉 살의 대학생 폴은 여름 방학을 보내기 위해 런던 교외의 본가로 돌아온다. 어머니의 권유로 테니스클럽에 참가하게 된 폴은 파트너로 수전 매클라우드를 만난다. 자신감 넘치고 위트 가득한 그녀는 그의 두 배는 나이를 먹었고, 그의 나이 또래의 두 딸이 있는 결혼한 여자다. 그녀는 그의 눈에 훌륭한 테니스 파트너이자, 가장 이야기가 잘 통하는, 영국 중산층의 허울 좋은 가식을 함께 비웃을 수 있는 단 한 명의 특별한 사람으로 보인다. 폴은 급속도로 수전에게 빠져들고, 수전 또한 폴에게 깊은 애정을 느낀다. 수전의 남편이 그녀에게 수시로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폴은 그녀를 구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수전이 모아둔 자금으로 두 사람은 각자의 가족을 떠나 런던에 둘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두 사람만의 세상,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해가 거듭되며 서서히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수전은 혼란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폴은 자신과 함께하면서도 행복하기보다 점점 더 고통 속으로 이끌려 들어가는 그녀를 지켜보며 사랑이라는 것의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내내 고투한다.
“그는 자살을 하는 사람처럼 사랑에 빠졌다.”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의미에서는 통하는 데가 있었다. 그는 수전과 함께 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떠나서 별도의 삶을 확립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다시 그녀와 함께 살러 돌아갔다. 용기였을까 겁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불가피했던 것일까? -본문 중에서
폴은 자신의 강렬했던 단 하나의 기억, 온 인생을 뒤흔든 첫사랑의 기억을 조심스럽게 되짚는다. 어떻게 그들이 사랑에 빠졌는지, 어떻게 그가 교외 중산층의 보장된 미래를 내던지고 그녀가 의미 없는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서서히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거리까지 멀어지게 되었는지. 서로에 대한 감당할 수 없는 헌신은 결국 두 사람을 돌이킬 수 없는 고통 속으로 밀어넣고 말았지만, 그의 노트 한쪽에는 썼다 지웠다 다시 쓴 흔적과 함께 이런 문구가 남아 있었다. “한 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는 것보다는 사랑하고 잃어본 것이 낫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연애의 기억』까지
기억, 그 너머에 갖힌 또 하나의 이야기
행복한 기억과 불행한 기억 가운데 어느 게 더 진실할까?
-본문 중에서
『연애의 기억』은 기억과 사랑에 대해 다룬다는 점에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평행선상에 놓인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모호하게 암시하고 만 주인공 토니와 에이드리언, 베로니카의 엄마 사라의 관계를 기어이 파고들어 “단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해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두 이야기 다 나이 든 남자가 자신의 삶을 되짚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두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에 접근하는 방식은 꽤나 다르다. 전작의 주인공 토니가 완전히 잘못된 기억을 떠올리는 반면, 폴은 좀 더 현실을 직시하며 고통스러운 순간을 마주한다. 토니가 부주의했다면, 폴은 단지 무심한 것으로 보이는데, 바로 그 점이 우리를 보다 충격에 빠뜨린다. 하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1인칭 화자가 되짚어가는 두 이야기 속에 부재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다.
이렇게 이 매혹적인 이야기 속을 돌아다니다보면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즉 이 이야기가 복잡하고 섬세해질수록,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블랙홀, 즉 또 하나의 이야기의 부재(不在)가 점점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것은 사랑의 이야기이니만큼 두 사람, 두 개의 축이 있는 것이 분명한데,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것은 오직 한 사람의 이야기뿐이며, 또 한 사람의 이야기는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또 한 사람, 정말로 고통스러웠을, 어떤 면에서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보다 훨씬 고통스러웠을 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상상해볼 수밖에 없는데, 마치 그 고통이 너무 커서 언어화될 수 없다는 듯, 부재하는 이야기는 새까만 슬픔처럼 우리의 상상을 빨아들여 가루로 빻아버린다?물론 거기에 슬픔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도, 이 이야기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만큼이나 허전한 노릇이기는 하지만. -옮긴이의 말 중에서
『연애의 기억』에서 주인공의 기억 너머 또 하나의 이야기, 말해질 기회조차 얻지 못한 그녀의 이야기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보다 더욱 고통스럽게 다가오는데, 그 이유는 주인공이 기억을 왜곡하고 싶을 만큼 불행했던 순간들과 끊임없이 거리를 두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끊임없이 찾아 헤매던 “사랑의 정의”는 결국 불가능한 것이고, 사랑이란 결국 “이야기”로만 포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도 부재하는 이야기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조용히 마음을 부순다”는 타임스의 평처럼 덤덤해 보이는 묘사 아래 감도는 황량한 슬픔은 작가가 더욱 전하고 싶었던 “단 하나의 이야기”의 본모습인지도 모른다.
줄리언 반스 소설을 관통하는 한 명의 여인,
그 단 하나의 사랑
그러나 그 사랑이 끝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줄리언 반스는 평생에 걸쳐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소설을 써왔다.
오래전, 스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연상의 여인과 위태롭게 사랑한 일을 되돌아보며 그는 사랑과 기억의 상관관계를 탐구한다. -추천의 글 김연수(소설가) 중에서
줄리언 반스의 오랜 팬이라면, 『연애의 기억』을 통해 그동안 그의 작품에서 치열하게 탐구해왔던 사랑과 기억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연애의 기억』이 출간된 후 [타임스]에서는 줄리언 반스의 오랜 친구인 앤드류 세인트를 인터뷰하며 이 작품에 담긴 그의 삶을 다룬 기획기사를 내놓았다. 기사에 따르면 줄리언 반스는 18, 19세쯤 50대 초반의 여인 라우리언 웨이드를 만났다. 이 작품에서와 같이 방학 때 본가인 노스우드에 다니러 왔다가 만나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세인트는 웨이드를 “매력적이고, 약간 비현실적이며, 매우 자유분방한 사람”이라고 기억한다. 또한 “아주 재미있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도. 반스가 그녀에게 끌렸다는 것은 아주 분명하다. 그녀의 유머 감각은 위트 있는 젊은 대학생을 사로잡았고, 영국 교외의 고루한 가치에 관한 양면적 태도 또한 그의 관심을 키웠는데, 이는 이 작품의 초반부와도 상당히 유사하다.
그렇게 강렬하게 이끌리던 두 사람은 반스가 자립을 시작하고, 런던 문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친구 이언 매큐언에 따르면 2008년 아내 팻 캐바나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 있던 그에게 2009년 라우리언 웨이드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고, 그는 더 깊이 침잠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깊은 어둠 속에서 길어 올린 『연애의 기억』은 작가가 평생에 걸쳐 답하고 이해하고자 했던 단 하나의 사랑에 대한 행복과 고통, 기쁨과 슬픔이 집약된 통찰과 지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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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온 여름을 이 하루에
레이 브래드버리 | 아작 | 2017-10-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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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온 여름을 이 하루에
레이 브래드버리 | 아작 | 2017-10-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나는 손을 들어 화성을 가리키니
너는 쓸쓸히 지구를 노래하라” 전설로 전해오던 레이 브래드버리의 초기 단편집, 30년 만의 복간 및 12편의 미수록작 국내 초역 “차라리 밖에서 죽는 게 낫겠어요. 거긴 시원한 바람이 머리카락이라도 날려주겠죠.” 이름 모를 병을 앓는 소녀. 그녀의 가족은 거리의 뭇사람들에게 소녀의 병을 치유할 묘약을 묻고, 지나던 노파는 혀를 차며 말한다. “멜랑콜리의 묘약이 필요해….” 온갖 제안이 검은 바다처럼 들끓고, 마지막으로 얼굴이며 옷에 검댕이 잔뜩 묻었지만 미소만은 ‘어둠 속에서 작은 언월도처럼’ 빛나는 거리의 청소부가 찾아오는데…. “화성의 사막에 앉아 지구를 바라본 시인”, 설명이 필요 없는 단편의 제왕이자 20세기 SF 문학의 거장, 《화씨 451》의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 국내 번역본 절판 후 전설로만 전해오던 레이 브래드버리의 초기 단편집 《멜랑콜리의 묘약》이 30년 만에 복간되었다. 당시 출간된 스무 작품 외에도, 《화성연대기》의 시작이 된 〈백만 년 동안의 소풍〉, 드라마 〈레이 브래드버리 극장〉의 화제작 〈비명 지르는 여자〉 등 낭만 가득한 미수록작 12편을 국내 처음으로 옮겨 실었다. “브래드버리의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세대를 격려할 것이다.””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나의 SF 작품 활동 대부분에서 레이 브래드버리는 내 뮤즈였다.” -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감독 “브래드버리가 없었다면 스티븐 킹도 없었다.” - 스티븐 킹, 작가 나는 손을 들어 화성을 가리키니 너는 쓸쓸히 지구를 노래하라 “상상의 세계에서 그는 불멸이다” 2012년 6월, 레이 브래드버리가 91세의 나이로 타계했을 때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백악관 명의의 추모성명을 발표했다. “레이 브래드버리는 상상력이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변화하기 위한 수단이 되며 소중한 가치를 표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브래드버리의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세대를 격려할 것이다.” “브래드버리가 없었다면 스티븐 킹도 없었다.”는 말로 브래드버리의 적자를 자처했던 스티븐 킹은 “나는 오늘 천둥 같은 거인의 발소리가 희미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그의 소설과 이야기들은 큰 울림과 기이한 아름다움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라는 추도사를 남겼다. 드라마 작가 데이먼 린델로프는 “화씨 451도, 내 심장이 재가 되어버린 온도. 당신이 그리울 겁니다, 레이.”라며 애도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나의 SF 작품 활동 대부분에서 브래드버리는 내 뮤즈였다. SF, 판타지, 상상의 세계에서 그는 불멸이다.”라는 최고의 헌사를 남기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NASA는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처음 화성에 내려앉은 자리를 ‘브래드버리 착륙지’로 명명하며 뭉클한 방식으로 그를 기리기도 했다. 명실상부한 단편의 제왕, 환상문학계의 음유시인, SF 문학의 위상을 주류 문학의 반열에 올린 거장, 서정적 과학소설의 개척자 등 레이 브래드버리를 향한 수사는 그의 이력만큼이나 화려하다. 장르소설 작가로는 최초로 2000년 전미도서재단 평생공로상을 받았고, 미국예술훈장, 프랑스문화훈장, 퓰리처 특별 표창상을 받는 등 수상 이력 또한 가히 전설적이다. 1989년 SF 장르에서의 업적과 공로를 기려 ‘그랜드마스터’로도 추대되며 명인의 반열에 올랐다. 이토록 전설의 반열에 올라 있는 그지만, 더욱 ‘인간적’인 이면의 에피소드도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늘 우주여행을 꿈꾸었지만, 어린 시절 우연히 목격한 끔찍한 자동차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로 평생 운전을 하지 않았다. ‘로켓맨’이라는 용어의 창시자이면서도 비행기를 타지 않고 기차여행으로 대륙을 횡단했다. 〈레이 브래드버리 극장〉이라는 TV 프로그램 제작으로 대중적 인기와 함께 각종 미디어 관련 상도 거머쥐었으면서 기회만 닿으면 텔레비전을 비판했다. 많은 작품 안에서 블루투스, 평면 TV, 무인자동차, 현금자동인출기, 인공지능, 전자책, 전자감시카메라 등을 예언했으면서도, 정작 본인은 컴퓨터를 싫어해 늘 타자기로 글을 썼다. 고양이를 사랑해 아내 매기와 함께 LA 자택에서 많을 때는 22마리까지 고양이를 길렀으며, 특별히 사랑한 고양이는 그가 글을 쓸 때면 책상 위로 올라와 문진 노릇을 자처했다. 단 이틀 만에 소설집 두 권을 뚝딱 엮어내고 평생 600편에 가까운 단편을 쓰는 등 번득이는 천재성을 자랑하는 이면에는 신문을 팔아 생계를 꾸리면서도 꼬박 10년 동안 일주일에 사흘을 공공도서관에 가 빌린 타자기로 글을 쓰며 보낸 지난한 습작기가 존재한다. 이렇듯 레이 브래드버리는 전설적인 거장의 면모와 어딘가 허술한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갖추고, SF와 판타지, 공포물, 서정문학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특유의 시적인 문장으로 벼락 치듯 쏟아지는 영감과 상상력에 충실하게 글을 누벼냈던 ‘하이브리드’ 작가다. 그러므로 그를 장르 문학 계보의 어디쯤 위치시킬 것인가 골몰하는 일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그는 레이 브래드버리요, 레이 브래드버리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버렸으므로. 1959년 이 고유한 레이 브래드버리 상표를 깔끔하게 붙인 기묘하고 아름다운 선물 상자 하나가 독자들 앞에 선을 보였으니, 바로 《멜랑콜리의 묘약》이다. 화성의 쓸쓸한 여행자들 〈백만 년 동안의 소풍〉과 〈검은 얼굴, 금빛 눈동자〉에 등장하는 가족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이주한다. 이들은 지구에서 찾지 못한 ‘논리와 상식, 훌륭한 정부, 평화, 책임감을 찾고자’ 화성까지 왔지만, 이곳엔 보랏빛 운하와 분홍색 바위, 하얀 사막, 푸른 사막,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의 흔적뿐 화성인은 보이지 않는다. 얼마 후 지구에서 가져와 심은 장미꽃은 초록색으로 변해버리고 잔디는 제비꽃 색깔로 변한다. 가족의 아이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화성의 말을 하고 피부색도 눈빛도 서서히 원래 모습과 달라진다. 거기 운하의 물에 화성인들이 비쳤다. 티모시와 마이클과 로버트와 엄마와 아빠가. 화성인들이 가족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출렁이는 물결 속에서 아주 오랫동안 고요하게…. 거울 같은 강물에서 자신과 똑같은 화성인을 발견한 지구인은 결국 화성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평화와 고요를 찾았을까? 두 작품 모두 40년대 후반에 발표된 것으로 미루어 우리는 2차 세계대전의 광풍을 목격한 브래드버리가 평화 회복을 위해 지구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젊음, 봄날 얼음처럼 덧없어라 브래드버리의 소설을 읽다 보면 한없이 쓸쓸해진다. 그 근원에는 하릴없이 시간의 흐름을 견뎌야 하는 인간 됨의 쓸쓸함이 존재한다. 〈길 떠날 시간〉의 남편은 죽을 때가 다가왔다는 대자연의 속삭임을 듣고 단출한 짐을 꾸려 집을 떠나려 한다. 미개인들처럼 재산을 모두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카누를 타고 석양을 향해 노를 저어 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 게 그의 목표다. 〈영원히 비가 내린 날〉의 세 노인은 바싹 마른 사막의 호텔에서 21년을 장기투숙하며 일 년에 단 하루 봇물 터지듯 비가 내리는 날만을 기다린다. 〈사르사 뿌리 음료수 냄새〉의 남편은 온종일 다락방에 처박혀 아름다웠던 젊은 날을 추억한다. ‘수천 날의 어제가 안치된 작은 관’이기도 한 다락방은 겨울을 나는 노인에게 젊은 날의 여름으로 시간여행을 허락한다. 〈석양의 바닷가〉의 두 중년 남자는 아름다운 인어를 목격하는 찰나의 기적을 경험하지만,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 날도 늘 바닷가에 머무르며 늙어갈 운명을 예감한다. 〈마지막 전차 여행〉의 차장 트리든 씨는 내일이면 운행이 중단될 전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과거의 흥겨운 기억을 간직한 유원지로 마지막 전차 여행을 떠난다. 〈보이지 않는 소년〉의 노파는 외로움을 달래려고 찰리를 아들로 삼고자 고군분투하지만, 소년은 노파의 마음에 못을 박고 떠난다. “나는 봄날 얼음처럼 덧없고 아무 힘도 없단다.” 노파의 한마디는 늙음에 대해 브래드버리가 하고 싶었던 말의 전부일 것이다. 〈어서 와, 잘 가〉의 윌리는 40년이 넘도록 열두 살 소년의 모습으로 살아가며 사람들의 의심과 수군거림을 피해 3년에 한 번씩 거처를 옮겨야 하는 가엾은 운명에 처했다. 윌리를 떠나보내야 하는 양어머니의 입을 빌려 브래드버리는 젊음을 향해 이렇게 묻는다. “나는 매일 학교가 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좋더라. 누가 학교 정문 밖으로 꽃다발을 던지는 것 같아. 어떤 느낌이니, 윌리? 영원히 젊다는 건 어떤 느낌이야? 화폐 주조소에서 갓 찍어낸 반짝거리는 은화처럼 보이는 건 어떤 기분이니? 행복하니?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괜찮은 거니?” 브래드버리의 젊음은 늙음의 대척점이 아니라 늙음의 전신이고, 젊음은 늙음의 운명을 내포한다. 그러므로 봄날 얼음처럼 덧없는 것은 어쩌면 늙음이 아니라 젊음일지도. 사랑과 미소라는 묘약 표제작 〈멜랑콜리의 묘약〉의 소녀는 이름 모를 병을 앓는다. 가족은 거리의 뭇사람들에게 소녀의 병을 치유할 묘약을 묻는다. 온갖 제안이 쏟아지고 맨 마지막에 거리의 청소부가 찾아온다. 얼굴이며 옷에 검댕이 잔뜩 묻었지만 미소만은 ‘햇살처럼 따사롭게’ 또 ‘어둠 속에서 작은 언월도처럼’ 반짝인다. 자정이 지나 런던이 잠들고 달이 뜬 시간에 류트를 연주하며 찾아온 음유시인도 청소부와 똑같이 ‘미소를 지으면 상아같이 하얀 이가’ 드러난다. 〈멋진 바닐라 아이스크림색 양복〉의 가난한 멕시코계 미국인 청년 여섯 명은 돈을 모아 멋진 여름 양복을 한 벌 사서 번갈아 입기로 한다. 초라했던 청년들은 그 양복만 입으면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기적을 경험한다. 주인공 마르티네즈는 그 양복을 입고 평소 마음에 두었던 아름다운 아가씨와 눈이 마주친다. 조심스럽게 데이트 신청을 하면서 다음 양복을 입을 차례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마르티네즈에게 아가씨는 이렇게 대답한다. “처음에는 양복이 눈에 띄었어요. 그래요. 저 아래 어두운 밤을 새하얀 색이 가득 채웠죠. 그렇지만 당신 치아가 훨씬 더 하얗게 보여서 양복은 까맣게 잊고 말았답니다. (…) 다시 말하지만, 당신은 그 양복을 입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아예 〈미소〉라는 제목의 이야기도 있다. 전쟁으로 모든 게 무너진 세상에서 문명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문명시대의 예술작품을 향해 돌을 던지고 침을 뱉는다. 주인공 소년은 난장판 속에서 겨우 그림 한 조각을 구해낸다. 소년이 손에 꼭 쥔 캔버스 조각에는 사랑스럽고 다정하고 따뜻한 미소가 그려져 있다. 디스토피아의 세계에서 가난한 소년에게 한 줌의 위안을 안겨준 그 미소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해 보시길. 이렇듯 브래드버리는 미소의 힘을 믿는다. 이름 모를 병을 앓는 소녀에게도, 초라한 청춘에게도, 전쟁으로 무너진 폐허의 세계에도, 미소와 사랑이 묘약이다. 감각은 비처럼 쏟아지고 〈온 여름을 이 하루에〉는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금성이 배경이다. 오늘은 7년 만에 태양이 딱 한 시간 고개를 내미는 날. 금성에서 태어나 태양을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은 꿈속에서 황금색이나 노란색 크레파스 혹은 커다란 금화를 떠올리고 온몸을 벌겋게 달아오르게 하는 태양의 온도까지 기억한다고 믿지만 단조로운 빗소리에 잠에서 깨어나면 간밤의 꿈은 간데없이 사라지고 만다. 이 아름다운 단편에서 브래드버리는 비 내리는 금성과 딱 한 시간 고개를 내민 붉은 태양과 7년 만에 햇빛을 받아 술렁이는 금성의 숲을 묘사하기 위해 온갖 감각적 이미지를 끌어온다. 오늘 아침 아내는 싸늘하게 식은 우유 같았다. - 〈결혼생활을 고쳐 드립니다〉 오전 6시, 지구 로켓이 가져다주는 아침신문은 갓 구운 토스트처럼 따뜻했다. - 〈검은 얼굴, 금빛 눈동자〉 서랍장 거울에 6월의 민들레와 7월의 사과와 따뜻한 여름 아침의 우유로 빚어진 얼굴이 보였다. - 〈어서 와, 잘 가〉 이렇듯 브래드버리의 문장은 눈만이 아닌 오감으로 읽는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감각이 비처럼 쏟아진다. 감각적 묘사의 압권은 행간을 화폭 삼아 피카소의 그림을 화려하게 펼쳐 보인 〈어느 잔잔한 날에〉와 바닷가에 떠내려온 인어의 모습을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세밀화로 그려낸 〈철 지난 바닷가〉일 것이다. 언어의 붓으로 그려낸 환상적인 그림들을 다시 한 번 훑어보시길. 레이 브래드버리 표 선물 상자를 풀고 31편의 단편을 꺼내 손끝으로 줄거리를 더듬고 혀끝으로 문장을 맛보고 귀 기울여 행간을 엿듣다 보면 어느새 브래드버리가 뿌리는 소나기에 흠뻑 젖어 자꾸만 밤하늘의 화성을 바라보게 된다. 그가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붉은 행성을. (한때 그는 자신의 유해가 토마토 수프 깡통에 담겨 화성에 묻히기를 소망했다.) 그러나 눈을 감고 모든 이야기를 천천히 되감아 보면 불현듯 깨달아진다. 손을 들어 저 멀리 화성을 가리켰던 브래드버리는 사실 이 쓸쓸한 지구와 못난 지구인을 퍽 깊이 사랑했음을. - 이주혜, 번역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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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아키야마 미쓰코 | 네오픽션 | 2017-07-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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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아키야마 미쓰코 | 네오픽션 | 2017-07-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유미 × 니코 (치와와) 이야기:
30대 독신 나카가와 유미는 일주일에 세 번 네 시간씩 인공투석을 받느라 완전히 지쳐버렸다. 어릴 때부터 이어온 지병이 3년 전부터 악화되어 투석을 받기 시작했고, 직장도 그만두어야 했다. 직장 동료로 만나 4년을 사귀었지만 얼마 전 헤어진 남자친구는 기다렸다는 듯 결혼을 했다. 유미는 한계에 도달했다.
겐지와 유토 × 메르(믹스) 이야기:
노인 겐지와 노견 메르 콤비는 날마다 집 앞 공원을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쉰다. 개를 키우고 싶어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를 부딪힌 초등학생 유토는 메르를 보기 위해 벤치를 찾아온다. 셋은 어느새 친구가 되지만, 암 투병 중이던 겐지는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어느 날 집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다.
가즈에 × 모코(시바견) 이야기:
아파트 자치회비를 걷으러 온 하야시는 감기에 걸린 가즈에에게 대신 시바견 모코를 산책시켜주겠다고 제안한다. 가즈에는 처음에 돌려 거절했지만 하야시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 보여 어쩔 수 없이 허락한다. 그러고 몇 달 뒤, 하야시가 불쑥 찾아와 다시 한 번 모코를 산책시키고 싶다고 부탁하는데…….
히사코 × 카린(미니어처 닥스훈트) 이야기:
결혼하고 얼마 뒤 하반신이 마비된 히사코는 거의 집 안에서만 생활한다. 절망도 했고 한때 노력도 했지만 삶의 색채는 금방 바래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의 설득으로 미니어처 닥스훈트를 입양하게 된다.
시마 × 하루(믹스) 이야기:
하루는 보호소에 사는 개다. 눈 내리는 날 추위로 동생들은 죽고 하루만 겨우 구조될 수 있었다. 그래서 하루는 자신을 구해준 시마 누나를 너무너무 좋아하고, 눈은 너무너무 싫어한다. 겨우 보호소 생활에 적응해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됐지만, 어느덧 다시 겨울이 오고 눈이 펑펑 쏟아진다.
다무라 × 볼보(골든 리트리버) 이야기:
대인관계에 자신이 없는 다무라는 직장에서 겉돈다. 그런 그에게 직장 동기이자 영업부 에이스인 무라타가 전근을 간다며 골든 리트리버 볼보를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어쩌다가 볼보를 떠안게 되지만 전혀 마음을 열지 않는 볼보를 보며 다무라는 자신이 사람의 마음은 물론, 개의 마음도 못 얻는다는 사실에 크게 낙담한다.
준코와 다에 × 라이타(웰시 코기) 이야기:
준코는 치매인 시어머니 다에를 모시고 살면서 점점 피로가 쌓여간다. 점점 심해지는 다에의 치매 증세에 몸보다는 마음이 점점 힘을 잃는 중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에와 남편이 예전에 개를 키웠지만 가난 때문에 다른 곳으로 보내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준코는 다에를 위해 비슷한 개를 키우기로 결심한다.
데루코 × 푸린(토이 푸들) 이야기:
데루코는 이제 신을 부정한다. 건강하게 뛰놀던 푸린이 하루아침에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펫로스 상태에 깊이 빠져 삶의 의욕을 잃은 데루코. 그녀의 생활은 점점 엉망이 되어간다. 아내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던 남편은 인터넷에서 ‘펫로스’를 검색하다가 ‘무지개 다리’라는 시를 발견하고, 죽은 푸린을 대신해 데루코에게 편지를 쓴다.
“정말 좋아!”밖에 몰라요
한없이 상냥한 여덟 마리 개 이야기
주인과 반려동물 숫자만큼 각각 드라마와
인연이 있구나 하고 새삼 느끼면서 읽었습니다.
- 29세·SuArina
오랜만에 꽤나 많이 울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딸도 학교에서 돌아와 읽은 모양입니다.
눈물을 감추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 43세·mmedetasi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을 잇는
행복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들…
《인류의 친구 | 냥과 멍 세트》 완성!
네오픽션이 앞서 선보인 고양이와의 만남을 다룬 소설처럼, 이 소설에는 주인공들이 개와의 소중한 만남을 통해 ‘산다는 것은?’ ‘가족이란?’ ‘일한다는 것은?’ ‘인연이란?’ 등등 인생에 꼭 필요한 철학을 깊이 세워가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실컷 눈물을 흘린 뒤에야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되는, 그런 깨달음이 있는 이야기…….
다른 것이 있다면, 인터뷰를 거쳐 실화를 바탕으로 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책 뒷부분에 실린 사진들은 이야기의 모델이 된 실제 개들을 찍은 것입니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는 소설로서의 감동과 재미를 위해 저자의 상상력으로 가공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 책의 이야기를 오히려 우리 삶과 더욱 가깝게 만들어줍니다. 단순 사연이 아닌 소설이기에, 독자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실 정도로 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인류를 넘어 인류의 친구를 아우르는 따뜻한 시선 속에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디, 한 권이라도 많은 책이 무한한 애정을 쏟아줄 사람?바로 당신을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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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 2015-07-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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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 2015-07-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전 세계 500만 부 이상 판매된 특급 베스트셀러
100년간 전 세계를 누비며 역사의 현장 한복판에 본의 아니게(?) 끼어든 요절복통 영감님, 101년째 모험을 떠나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기자와 PD로 오랜 세월 일해 온 작가의 늦깎이 데뷔작인 이 소설은 인구 900만의 스웨덴에서 100만 부, 전 세계적으로 500만 부 이상 팔리며 〈백 세 노인 현상〉을 일으켰다. 현재도 세계 각국에서 번역본이 속속 출간되고 있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어 이러한 백 세 노인 열풍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1905년 스웨덴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살아온 백 년의 세월을 코믹하고도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급변하는 현대사의 주요 장면마다 본의 아니게 끼어들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는 주인공의 활약은 독자로 하여금 역사의 생생한 현장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계속되는 우연과 과장스러운 설정이 때로는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 속에서도 어느새 이데올로기란 무엇인지, 종교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하게 되는, 가볍게 읽히지만 여운은 묵직한 작품이다. 현재와 과거가 경쾌하게 교차하는 이야기 이 작품은 이제 막 백 세가 된 노인 알란이 백 번째 생일 파티를 피해 도망치는 현재에서 시작하는 사건과 그가 지난 백 년간 살아온 인생 역정, 두 줄기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백 살 생일날 새로운 인생을 찾아 떠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과 백 년의 세계사가 교차하는 이야기를 보다 보면 코믹 미스터리 로드 무비와 세계사 다이제스트를 동시에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작품은 2005년 5월 2일 백 살 생일을 맞은 알란이 양로원을 탈출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제 그만 죽어야지〉라고 되뇌는 대신 〈연장전〉으로 접어든 인생을 즐기기로 결심한 것이다. 양로원을 빠져나온 그가 처음 찾아간 곳은 버스 터미널. 그곳에서 그는 우연찮게 어느 갱단의 돈가방을 손에 넣게 되고,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도망 길에 나서게 된다. 그 과정에서 평생 좀스러운 사기꾼으로 살아온 율리우스, 수십 개의 학위를 〈거의〉 딸 뻔한 베니, 코끼리를 키우는 〈예쁜 언니〉 구닐라 등 잡다한 무리가 그의 노정에 합류한다. 그사이 스웨덴의 소읍은 노인의 실종으로 발칵 뒤집히고 연로한 노인을 찾기 위해 형사반장이 급파된다. 백 세 노인 일행과 그들을 쫓는 갱단, 그리고 그 뒤로 또다시 그들의 자취를 따라가는 경찰. 보통의 추격전과 달리 도망치는 쪽이 여유롭기 그지없는 이 술래잡기는 신선한 재미를 준다. 노인이 도피 과정에서 겪는 모험과 쌍을 이루는 소설의 다른 한 축은 그가 살아온 백 년의 이야기이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폭약 회사에 취직한 알란은 험한 시대가 요구하는 그 기술 덕에 스웨덴 시골뜨기로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인생을 살게 된다. 그저 〈검둥이〉를 한번 보고 싶어 고향을 떠난 그는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구하는가 하면, 미국 과학자들에게 핵폭탄 제조의 결정적 단서를 주고, 마오쩌둥의 아내를 위기에서 건져 내고, 스탈린에게 밉보여 블라디보스토크로 노역을 갔다가 북한으로 탈출해 김일성과 어린 김정일을 만나기도 한다. 엄청난 사건과 고난이 끝없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태도를 견지하는 알란의 모습은 독자들로 하여금 〈행복〉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유의지를 과연 그 무엇이 억누를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이데올로기의 함정을 비웃는 정치적 중립성 작품 속 알란의 철학은 간단명료하다. 그는 푸짐한 음식과 술만 있으면 이 세상에 더 바랄 게 없으며,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그 무엇보다 싫어한다. 모든 것이 이데올로기에 의해 움직이던 시대에 아무런 정치적 견해를 갖지 않고 그때그때 마음의 끌림에 따라 움직이는 그의 모습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우연히 세계 유명 인사를 만나고 커다란 역사적 사건에 휘말리지만 자신은 정작 어떠한 정치적 견해도 갖지 않는 백지 상태의 정신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아예 지능이 낮은 저능아로 그려진 포레스트 검프나, 멍청하지는 않되 정치적 판단을 거부하는 알란은, 매사를 정치적 시각에서 접근함으로써 정작 가장 중요한 〈인간〉을 배제하는 많은 위정자들을 비판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장치로 볼 수 있다. 독자들이 별 생각 없이 백 년을 산 것처럼 보이는 알란의 철학과 모험에 가슴 깊이 동의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각자의 삶과 행복이며, 그 무엇의 이름으로도 이 삶과 행복이 억눌리고 감금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사의 주요 장면과 맞닥뜨리는 재미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뭐니 뭐니 해도 세계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한 권의 소설로 훑어볼 수 있는 점일 것이다. 알란의 일생을 배꼽 잡으며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이 머릿속에 자리를 잡는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뜨거웠던 핵무기 개발 경쟁이 재미있는 예다. 세계 최초로 핵폭탄을 개발한 미국은 사실 알란의 도움으로 핵폭발의 열쇠를 찾았고, 이어 러시아는 알란이 술에 취해 정보를 흘림으로써 핵 개발에 성공했다는 식이다. 또한 중국 국공 전쟁에서 어떻게 해서 처음엔 압도적 우위에 있었던 국민당이 결국 공산당에게 패하게 되었는지 당시 민심의 상황도 그의 모험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한국 독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부분은 역시 알란이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는 부분일 것이다. 이 장면에서 알란이 어린 김정일에게 한 거짓말이 들통 나는데, 이는 김정일이 후에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결국 알란이 없었다면 세계는 물론 한반도의 역사까지 완전히 달라졌을지 모르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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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1
오카자키 다쿠마 | 소미북스 | 2018-04-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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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1
오카자키 다쿠마 | 소미북스 | 2018-04-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오카자키 다쿠마의 소설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제1권. 커피를 좋아하는 주인공 아오야마 마코토는 어느 날 ‘탈레랑’이라는 커피전문점에 들렀다가 ‘이상적인 커피’와 조우한다. 커피점 탈레랑의 바리스타는 기리마 미호시라는 젊은 여성이었다. 마코토는 미호시와 친해지며 탈레랑의 단골이 된다. 기리마 미호시에게는 커피 이외에도 특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추리’. 미호시는 주인공 일상 속에서 마주친 사건들을 멋지게 풀어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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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2
오카자키 다쿠마 | 소미북스 | 2018-04-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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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2
오카자키 다쿠마 | 소미북스 | 2018-04-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오카자키 다쿠마의 소설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제2권. 교토 거리 뒤편에 숨듯이 자리 잡은 커피점 탈레랑에 미호시의 여동생 미소라가 여름방학을 이용해 찾아온다. 얼굴 생김새며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자매는 단골손님 아오야마와 함께 탈레랑에 날아드는 일상의 수수께끼를 해결해 나간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러왔다는 여동생의 기색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는 미호시. 둘 사이의 미묘한 기류에 아오야마는 당황스럽기만 하고 이윽고 어린 시절 자매의 비밀이 엄청난 사건을 몰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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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3
오카자키 다쿠마 | 소미북스 | 2018-04-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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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3
오카자키 다쿠마 | 소미북스 | 2018-04-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오카자키 다쿠마의 소설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제3권 《마음을 미혹에 빠뜨리는 블렌드》. 실력 있는 바리스타들이 총출동한 간사이 바리스타 대회. 커피점 탈레랑의 기리마 미호시는 경기 중에 일어난 이물질 혼입 사건에 휘말린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미호시와 아오야마는 범인을 밝혀내고자 분투하지만, 뒤를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사건이 터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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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 문예출판사 | 2018-07-0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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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 문예출판사 | 2018-07-0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영국을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집 〈To Room Nineteen: Collected Stories Volume One〉(1994)에 실린 11편의 단편을 묶었다. 남은 9편은 〈사랑하는 습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다. 여기에 실린 소설들은 대부분 레싱의 초기 단편으로, 가부장제와 이성중심 등 전통적 사회질서와 사상 등에 담긴 편견과 위선 그리고 그 편견과 사상에 희생된 사람들의 고통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레싱이 한 인터뷰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자유롭다'고 말한 것처럼 이 단편들은 사회로부터 억압받는 개인의 일상과 욕망, 때로는 저항을 가감 없이 묘사하여 개인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레싱의 작품들은 전통과 권위에 억압받아 개인의 자유를 잃어버린 여성이 얼마나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저는 이 세상에서 철저히 혼자였으면 좋겠어요.”
억압된 여성의 일상을 잔인하고도 다정히 그려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소설들
영국을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을 담은 《19호실로 가다》가 출간되었다. 《19호실로 가다》는 1994년 다시금 출판된 ‘To Room Nineteen: Collected Stories Volume One’을 번역한 것으로, 작품 20편 가운데 11편을 묶어 출간한 것이며, 남은 9편은 《사랑하는 습관》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특히 《19호실로 가다》에 담긴 단편소설 가운데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한 남자와 두 여자〉 〈방〉 〈영국 대 영국〉 〈두 도공〉 〈남자와 남자 사이〉 〈목격자〉 〈20년〉은 국내에서는 최초 번역되는 것으로, 기묘하고도 현실비판적인 레싱만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준다. 현대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19호실로 가다〉와 〈옥상 위의 여자〉도 포함되어 페미니즘 작가로서의 레싱의 면모 또한 발견할 수 있다.
《19호실로 가다》에 담긴 이 소설들은 대부분 레싱의 초기 단편소설로, 전통적인 사회질서와 체제가 붕괴된 1960년대 전후 유럽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으며, 사회로부터 억압받는 개인의 일상과 욕망, 때로는 저항을 레싱만의 창의적 방식으로 담담히 그려냈다.
여전히 ‘19호실’을 갖지 못한 여성들
“원하신다면 제 삶을 가져가세요, 미스 타운센드. 저는 당신처럼 이 세상에서 철저히 혼자였으면 좋겠어요.”(305쪽, 〈19호실로 가다〉)
표제작 〈19호실로 가다〉는 결혼제도에 순응하며 자신의 독립성을 모두 포기한 전업주부 수전이 숨 쉴 틈을 찾기 위해 ‘19호실’이라는 자신만의 공간으로 향하는 이야기이다.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가꾸던 수전이 삶의 허망함을 느끼게 된 결정적 원인은 결혼과 가정생활이다. 수전은 가족에게서 벗어나 혼자이고 싶지만, ‘집’이라는 공간에서 수전은 온전히 혼자일 수 없다. 결국 수전은 런던의 후미진 호텔로 향하고, 호텔의 ‘19호실’에서야 그 어떤 역할과 의미도 강요받지 않는 ‘자기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을 강조했듯, 레싱도 여성이 정체성과 독립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온전히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 듯하다. 이는 다른 소설에서도 몇 차례 반복되어 나타난다. 〈남자와 남자 사이〉의 모린은 평생 애인을 뒷바라지하다가 버림받는다. 그와 헤어지고도 생활비가 부족해 전 애인의 집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린은 자립할 수 없는 현실에 굴욕감을 느낀다.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의 바버라는 수전이나 모린과는 달리 결혼 후에도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직업적으로 성공한 여성으로, 그녀는 자신의 작업실을 갖고 있다.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바버라의 집에 간 그레이엄은 그녀의 방을 보고 ‘아내한테 이런 방이 있다면 나는 싫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한다. 그레이엄은 바버라가 직업적으로 성공한 여성이기 때문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아내는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소설 속 인물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는 것은 쉽지 않았고 또 평범하지 않은 일이었다. 레싱은 자신만의 공간을 갖지 못한 여성의 상황을 이야기에 담아 결혼, 가정, 남성에 의해 객체로 머무는 그들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년 여성의 연대와 그들의 힘
“나는 일어나서 그녀가 앉아 있는 곳까지 네댓 걸음을 걸어가 알루미늄 호일로 감싼 심장을 옆의 빈자리에 놓았다. 그녀가 빤히 바라보는 자리에.” (103쪽,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레싱의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또 다른 특징은 중년 여성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이다. 〈19호실로 가다〉의 수전,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의 바버라, 〈남자와 남자 사이〉의 모린과 페기,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스텔라, 〈두 도공〉의 ‘나’와 메리, 〈목격자〉의 미스 아이브스 등은 모두 중년 여성으로, 이들은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가진 모습으로 등장한다.
레싱 이전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많은 소설이 “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여성, 또는 젊은 여성에 주목했다면 레싱은 중년 여성에 집중한다. 특히 이들을 다양한 직업과 모습, 성격을 가진 주체적 인물로 구성해내며 그들을 향해 다정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소설에 등장하는 중년의 여성들은 또 다른 여성과의 우정과 연대로 위기를 극복하거나 서로를 위로해주는 모습을 보인다. 가령 〈남자와 남자 사이〉의 모린과 페기는 서로 한 남자를 두고 경쟁하는 정부였지만 서로를 위로하며 경제적·정서적으로 연대를 꾀하고,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의 주인공 ‘나’는 실연에 빠져 미쳐버린 한 여자에게 자신의 심장을 건네 기쁨을 준다. 또 〈두 도공〉에 등장하는 ‘나’는 단호했던 메리의 사고(思考)를 확장시켜 그녀의 가정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영국 대 영국〉의 찰리는 분열과 불안 증세를 보이는데, 그의 두려움과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젊은 여성이나 남성이 아니라, 이름 모를 서민층 중년 여성뿐이다. 이처럼 레싱은 중년 여성들이 가진 연륜과 힘을 긍정할 뿐 아니라 다채로운 여성간의 연대로 생겨나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고독과 불안을 긍정하는 레싱의 소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꿈꾸는 사람과 꿈꾸지 않는 사람. 그런데 양쪽 모두 상대를 경멸하거나, 간신히 참아주는 경향이 있다. (189쪽, 〈두 도공〉)
레싱은 명료하고 이성적인 서구 중심의 사고보다는 모호하고 불분명하면서도 자유로운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이는 다른 작가와 레싱을 구별 짓는 매우 중요한 특징이다. 〈두 도공〉은 이러한 레싱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프리카 황무지에서 그릇을 빚는 한 늙은 도공의 꿈을 꾼 ‘나’는 현실에서 알고 있는 유일한 도공인 메리에게 꿈 이야기를 전해준다. 메리는 꿈을 단 한 번도 꾸지 않았을 정도로 현실에 충실하고 단호한 사람이지만 계속되는 ‘나’의 꿈 이야기를 듣고, 꿈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이 과정은 메리의 삶에 균열을 일으키고 그녀가 더 유연한 생활과 풍부한 감정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동안 ‘비이성’ ‘비합리’ ‘감성’은 명료하고 확고한 ‘이성’의 대척점에 위치했다. 이성은 고독과 분열, 불안감을 느끼는 것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고, 감성은 비이성, 비정상적인 것으로 격하되어왔다. 따라서 〈19호실로 가다〉의 수전은 자신의 불안감과 이상증세를 남편 매슈에게 말하지 못한다. 지성 있고 이성적이었던 수전의 비정상적 행동을, 남편이 납득하지 못할 뿐 아니라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싱은 고독과 불안의 감정, 구체적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비현실적 감성과 체험을 긍정한다.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방〉 〈두 도공〉 등에서도 주인공의 초조, 불안, 환상, 비현실적 세계가 현실과 교차되면서 그들의 상황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꾸준히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레싱의 소설에서 모호한 세계와 감정을 경험하는 것은 대부분 여성이다. 아마도 레싱은 이른바 ‘여성적인 것’으로 폄하되던 비현실적이고 불완전한 감성이 실은 여성, 혹은 감성적인 남성(〈영국 대 영국〉의 찰리)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라고 본 듯하다. 그들은 고독을 느낄 수 있고 자아를 마주할 수 있으며, 내면의 적(敵)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 즉, 레싱은 그동안 불완전하다고 무시되었던 비이성, 비합리, 감성, 무의식과 상상의 세계가 현실세계에서 발생한 문제의 해법일 수 있으며,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다다른 사람이야말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자유롭다”
‘19호실’에서야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던 수전뿐 아니라 《19호실에 가다》에 등장하는 많은 여성 인물의 이야기는 비단 레싱의 시대, 즉 1960년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날에도 가부장제는 여전히 공고하고, 많은 남성은 가정을 부양하고 많은 여성은 육아와 가사를 맡는다. 육아와 가사로 일을 그만둔 여성은 가부장제 안의 또 다른 혐오와 마주한다. 아이를 낳은 여성은 ‘위대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뒤집어쓰거나 ‘맘충’으로 전락하고, 아이가 없는 가정주부는 육아도 경제활동도 하지 않기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린다. 아이를 다 키운 중년 여성이나 노인 여성은 경력단절 여성이 되어 낮은 급여의 일을 도맡지만 이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줌마’ ‘김여사’ 같은 혐오와 멸시다. 도처에 혐오가 가득하지만 이를 해결할 제도적, 구조적 차원의 조치는 묘연하기만 하다. 가부장제 안에서 여성은 강물로 떠간 수전처럼 무력하고, 사회는 여성을 나락으로 몰고 있다.
생전 레싱은 한 인터뷰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자유롭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자유롭기 위해 작품을 통해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했으며, 불완전한 여성인물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과 고통을 여러 작품을 통해 늘 이야기해왔다. 그리고 오늘날 많은 여성도 자유롭기 위해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미투(#MeToo)와 위드유(#WithYou) 운동이 이어지고, 사회에 의해 대상화된 여성의 이미지를 거부하며, 페미니즘의 ‘대중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 여성들의 행보는 레싱의 이야기와 닿아 있다. “행간마다 고인 것은 여성의 삶”이므로 레싱은 여성을 위로해준다. 모두가 자유로울 ‘19호실’을 갖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 추천사
〈19호실로 가다〉 같은 불멸의 고전은 텍스트 자체로부터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조건(콘텍스트)이 계속 그 작품을 요구할 때, 텍스트를 통해 ‘나’를 응시할 때, 독자를 새로운 해석의 세계로 초대할 때, 그들은 모두 고전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여성의 불안은 레싱의 시절과 차이가 있겠지만, ‘불안’에 대한 그의 사유는 우리를 위로해준다. 나는 레싱으로부터 나혜석, 버지니아 울프, 시몬 드 보부아르를 만난다. 레싱은 여전히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설명하기 힘든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
_정희진(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처럼 읽기》 저자)
진실 앞에 선 잔인함에 다정함이 깃들 수 있다면, 그것은 레싱이 쓴 소설의 모습을 하고 있으리라. 《19호실로 가다》 는 여성의 사유와 문장으로, 여성을 응시하고 재단하는 시선 너머의 남성성이 지닌 폭력성과 가부장제 안의 여성들이 어떻게 점점 무력화되는지 두려울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행간마다 고인 것은 여성의 삶이고,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기 위해 다시 읽는다. 재미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독서에 힘이 깃든다.
_이다혜(작가, 《씨네21》 기자)
낭만적 사랑의 환상을 벗겨낸 이성애 관계와 결혼생활은 어떤 민낯을 하고 있을까. 내게 〈19호실로 가다〉는 낭만적 사랑이 소거된 안나 카레니나의 세계처럼 보인다. 그곳에는 그녀들이 사랑할 브론스키도, 현실을 버려버릴 수 있는 연애도 열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녀들은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인내하지만 그 어떤 선택도 기쁨이 되지는 않는다. 그녀들의 기쁨은 고독 속에서, 오로지 충만한 자신과의 일대일 관계 속에서만 가능하다. ‘나는 혼자야. 나는 혼자야. 나는 혼자야.’ 온전히 혼자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도 귀한 일일까. 이 소설은 미치도록 혼자가 되고 싶은, 고독의 충만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자발적인 추방의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_최은영(소설가, 《쇼코의 미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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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갑자기 혼자가 되다
이자벨 오티시에르 | 자음과모음 | 2017-06-2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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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갑자기 혼자가 되다
이자벨 오티시에르 | 자음과모음 | 2017-06-2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사랑하는 사람과의 세계 여행…
그 순수하고 위험천만한 도전이 몰고 온 파국
독일, 이탈리아 등 9개국 수출, 프랑스에서만 10만 부 이상 판매!
연인인 루이즈와 뤼도비크는 지루한 삶에 활력을 주고자 떠난 요트 여행에서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과 조우하게 된다. 출입이 금지된 섬을 잠깐 둘러나 보자며, 그저 새끼 펭귄들을 살펴볼 요량으로 섬에 정박했다가 갑자기 몰아닥친 비바람에 발이 묶이고 결국 이들이 타고 온 배도 어디론가 사라진다.
오래전에 고래잡이 캠프로 쓰던 막사에서 언젠가 구조될 날을 기다리며 버티는 삶은 고난의 연속이며, 인간성이 상실되는 과정일 뿐이다. 뤼도비크의 성화에 못 이겨 여행길에 올랐던 루이즈는 고향에서의 삶이 간절히 그립다. 또 한편으로는 쓸데없이 낙천적인데다 어쩐지 연약하게 보이는 뤼도비크가 성가시다. 그를 향한 사랑은 어느새 증오로, 분노로, 절망으로 바뀌어간다. 추위와 배고픔은 뤼도비크와 루이즈를 극한으로 밀어붙이고, 일단 벌어진 관계의 틈새는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다.
삶을 포기할 수 없었던 루이즈는 평소 등산과 암벽등반을 하던 감각으로 살아남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감정과 인간성을 잃어간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에 자기의 실상이 발가벗겨져 드러난 셈이다.
젊은 남녀가 무인도에 고립되면서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그린 이 소설은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모험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인공들이 겪는 악몽 같은 현실은 고전 속 로빈슨 크루소의 외로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혹독하고 끔찍하다. 작가는 항해사로서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추위와 배고픔을 비롯해 사랑과 증오 그리고 공포 같은 심리적 갈등이 어떻게 조금씩 인간의 정신을 갉아먹는지 우아한 문체와 풍부한 어휘로 너무도 적나라하고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로써 독자들은 마치 실제를 경험하듯 소설 속 이야기를 넘나들게 된다. 바로 이 점이 작가의 재능과 역량을 돋보이게 하며, 소설의 크나큰 힘이자 장점이 된다.
이 소설은 독자들을 오싹하게 하고 단번에 몰입하게 하는 흡인력 또한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모험소설이나 스릴러물에 그치지 않고 도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쟁적인 주제까지 다루는 진중함을 내포하고 있다. 한마디로 재미와 동시에 삶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녀가 항해에 바치는 그 모든 열정과 투혼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풍부한 해양 지식이 빛을 발하는 경이로운 이야기!
이 소설은 과연, 홀로 세계 일주를 감행한 최초의 여성 항해사 이자벨 오티시에르의 작품답다. 그녀가 항해에 바치는 그 모든 열정과 투혼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작가는 읽는 이에게 마치 배에 올라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것 같은 즐거움과 내면의 밑바닥을 바라보게 하는 두려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쉴 틈 없는 생존 이야기가 놀라운 속도로 펼쳐지는 이 소설을 읽다 보면 항해사이자 작가인 이자벨 오티시에르의 재능과 투지에 감탄하게 된다.
작가는 소설에서 두 주인공이 장악할 수 없는 대자연과 생태 환경을 냉엄하게 그린다. 그러나 냉혹한 대자연의 민낯을 전하는 문체는 결코 건조하지 않다. 오히려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수사를 절제하면서도 다정다감하고 섬세하다. 특히 자연 경관을 묘사할 때 그렇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곳적의 생태 환경을 표현할 때마다 작가의 문체는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하고 세세해진다. 그러면서도 인간이 짓밟은 동물의 생태계와 자연 환경에 이르면 무자비한 인간에 대해 신랄한 독설을 퍼붓기도 한다.
작가가 평생 항해사로서 겪은 대자연과 야생의 정경은 범접할 수 없는 경외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소설 속 인간이 대자연 앞에 나약한 한계를 드러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작가는 연약한 인간을 비웃기는커녕 자연의 일부이면서도 자연과 단절된 존재를 향한 연민을 담아 표현한다.
난해한 트릭이나 반전을 내세운 스토리가 아닌 광활한 풍경 묘사와 탁월한 심리 묘사를 비롯해 작은 사건을 엄청난 파국으로 엮어가는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홀로 요트를 타고 세계 일주에 성공한 최초의 여성,
이자벨 오티시에르가 보여주는
놀랍도록 생생한 무인도 생존기!
“추위와 굶주림만이 존재하는 고독한 섬
그를 향한 사랑은 어느새 증오와, 분노, 절망으로 바뀌는데…
그곳에서 우리는 문득, 혼자였다!“
요트를 타고 여행을 하던 연인이 무인도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세계 최초로 혼자 배를 타고 세계 일주에 성공한 여성 항해사 이자벨 오티시에르가 쓴 세 번째 장편소설로, 2015년에 발표되고 프랑스에서만 1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서른을 막 넘긴 루이즈와 그녀의 남자친구 뤼도비크가 있다. 젊고 건강할 때 한 번쯤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나자는 뤼도비크와 그의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었던 루이즈. 이 둘은 곧 배에 오르고 수천 킬로미터를 항해하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남미 대륙의 끝인 파타고니아와 혼 곶 사이에 있는 무인도에 들렀다가 폭풍우에 배가 사라지고 아무도 없는 섬에 둘만 덩그러니 놓인다.
어떻게 굶주림과 두려움에 맞설 것인가, 섬에서 살아남는다 해도 어떻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것인가라는 문제 앞에 두 사람은 처절하게 대응한다. 그동안 꿈꿔왔던 자연에서의 생활은 점점 악몽으로 변하고, 이들을 맞이한 것은 펭귄과 바다코끼리, 쥐 떼뿐이다. 섬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두 사람은 함께 있지만 ‘문득, 혼자’라고 느낀다.
이 소설은 거친 야생을 배경으로 사랑과 증오, 문명과 야만, 거짓과 진실, 인간의 추악함과 강인함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뜻밖의 전개와 개성 강한 등장인물, 섬세한 풍광 묘사, 낯선 환경에서 느껴지는 서스펜스로 채워진 독특한 소설을 읽는 동안 누구라도 전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극한상황에 처한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를 통해 묵직한 충격을 안겨줄 극지 여행기이자 목숨을 건 모험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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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그해, 여름 손님
안드레 애치먼 | 도서출판 잔 | 2018-05-2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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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그해, 여름 손님
안드레 애치먼 | 도서출판 잔 | 2018-05-2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20th 람다 문학상 게이 소설 부문 수장작
영화 《CALL ME BY YOUR NAME》 원작 소설
화이팅 어워드 수상자 안드레 애치먼의 감각적인 언어로 열일곱 살 엘리오와 스물네 살 올리버 두 남자의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2007년 해외 출간 당시 람다 문학상 게이 소설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그리고 10년 후 영화 《CALL ME BY YOUR NAME》으로 재탄생, 선댄스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으며 다시금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피아노 연주와 책이 삶의 전부인 열일곱 소년 엘리오는 이탈리아 해안가의 별장에서 여름을 맞이한다. 부모님은 책 출간을 앞두고 원고를 손봐야 하는 젊은 학자들을 초대하는데, 그해 여름 손님은 스물넷의 미국인 철학교수 올리버다. 엘리오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신비한 매력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매료시키는 올리버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거침없이 빠져든다. 올리버는 엘리오가 다가갈 때마다 “나중에!”라며 피하지만, 결국 둘은 멈출 수 없는 사랑을 나눈다. 하이든, 리스트, 바흐와 헤라클레이토스, 파울 첼란, 퍼시 셸리, 레오파르디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의식 세계와 온전히 하나가 되고자 열망하는 몸짓이 세련되고 품위 있는 로맨스를 완성해 낸다.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낯선 사랑의 이름, 동성애
세련된 문체로 펼쳐 내는 지중해 여름 공기보다 더 뜨거운 사랑!
《그해, 여름 손님》은 훗날 성장한 엘리오가 그해 여름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해, 올리버와 함께 보낸 리비에라에서의 6주, 로마에서의 특별한 날들을 배경으로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없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도 없는 비밀을 안은 채 특별한 친밀함을 쌓아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마음을 온전히 열어 보이지 않는 올리버를 향해 욕망을 떨쳐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엘리오는 지중해 뜨거운 여름 공기보다 더 뜨거운 목소리로 되뇐다.
내 눈의 빛, 내 눈의 빛, 당신은 세상의 빛, 내 인생의 빛 같은 사람이에요. 내 눈의 빛 같은 사람이라는 말의 의미를 몰랐고 대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의아했지만 말도 안 되는 그런 표현에도 눈물이 나왔다. 그의 베개와 수영복에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 그가 혀끝으로 닦아서 슬픔이 사라지게 만들어 줬으면 했다.
그가 내 발을 만진 이유가 이해되지 않았다. 추파를 던진 걸까? 아니면 다정한 포옹 마사지처럼 좋은 의도로 보내는 연대감이나 동지애의 표시일까? 더 이상 성관계를 맺지는 않지만 친구로 지내면서 가끔 영화를 보러 가는 연인 사이의 가벼운 쿡 찌르기 같은 걸까? 아니면 아직도 기억나는 그 말, 아무런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언제나 우리 사이에 감정이 남아 있을 거라는 뜻인가?
---107p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그해, 여름 손님》은 엘리오의 목소리를 통해 두 사람이 사랑하는 장면을 감성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한다. 선정적인 육체 묘사보다 내면의 감정을 날것 그대로 전한다. 특히 원제이기도 한 “Call Me by Your Name.”이 나오는 장면은 몸과 몸의 관계를 넘어 누구와도 공유한 적 없는 정신 영역까지도 함께 해야 비로소 두 사람이 완전한 하나가 된다는 주제를 잘 드러낸다. 진정한 사랑을 육체의 끌림과 관계로 표현하는 대신 사람과 사람의 완벽한 교감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동안 난 어디에 있었던 거지? 올리버, 내가 어릴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요? ‘이게 없는 삶은 무슨 의미일까?’라는 질문이기도 했다. 끝에서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그만둔다면 난 죽을 만큼 괴로울 거예요. 그만둔다면 난 죽을 만큼 괴로울 거예요.”라고 말한 사람이 그가 아니라 나인 이유였다. 그것은 내 꿈과 환상, 그와 나, 그의 입에서 내 입으로, 다시 그의 입으로 입에서 입으로 왔다 갔다 하는 욕망의 말을 완성하는 길이었다. 내가 외설스러운 말을 시작했는지 그가 부드럽게 따라 하다가 말했다.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태어나 처음 해 본 일이었다. 그를 내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나는 그 전에, 어쩌면 그 후에도 타인과 공유한 적 없는 영역으로 들어갔다.
---167p
《그해, 여름 손님》을 읽으며 시간과 공간이 가로막아도 결코 변하지 않는 사랑을 느껴 보기 바란다. 두 연인의 절박한 숨소리가 느껴지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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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길 잃은 영혼들의 책 1
마크 터너 | RHK | 2017-04-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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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길 잃은 영혼들의 책 1
마크 터너 | RHK | 2017-04-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절대 힘을 가진 책의 봉인을 푸는 자,
죽은 자들의 영혼을 지배할 힘을 얻으리라!” 〈반지의 제왕〉, 〈왕좌의 게임〉 뒤를 잇는 차세대 서사 어드벤처 판타지 〈왕좌의 게임〉의 정치와 서사적 전투, 〈반지의 제왕〉의 마법과 신화 창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서사 어드벤처 판타지 걸작 《길 잃은 영혼들의 책(전2권)》이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었다. 웅장한 전투와 위험천만한 모험, 강력한 신과 초자연적 존재라는 고전 서사 판타지의 특징을 두루 갖춘 이 작품은 하이 판타지의 특징인 우울한 중세풍 세계를 배경으로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을 둘러싼 거대한 스케일의 서사를 대단히 잘 살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책 맨 앞에 ‘엑사일’이라는 가상 세계의 지도를 수록하여 이야기에 보다 시각적으로 몰입할 수 있으며, 책의 주요 소재인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을 찾는 다섯 영웅들을 내세워 각 인물들의 일화에 집중하면서도 점차 각각의 사건들이 거대한 퍼즐처럼 맞아 들어가면서 환상적인 결말로 이어져 감탄을 자아낸다. 이에 해외 언론에선 ‘놀라울 정도로 인상적인 작가의 데뷔작(시빌리언 리더)’, ‘마크 터너는 정말 끝내주게 멋진 책을 써냈다(판타지 리뷰 반)’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영국의 한 서평가는 ‘판타지 팬들에게 노스탤지어적 감수성을 만족시키는 작품’이라 평했으며, 반스앤노블에서는 ‘〈왕좌의 게임〉과 〈반지의 제왕〉을 능가하는 작품’이라는 대찬사를 보냈다. 등장인물이 많고 광대한 제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작가의 필력이 워낙 좋고 서사의 짜임새가 좋아서 몰입해서 읽게 된다. 판타지 시리즈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을 잇는 서사 판타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짜임새 있는 서사 구조와 깊이 있는 인물 묘사가 돋보이는데, 같은 사건을 놓고도 여러 사람의 관점에서 서술되므로 다각도로 사건을 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준다. 마크 터너는 기존에 알려진 모든 판타지 요소들과 새로이 창조한 요소들을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냈다. ―역자의 말에서 신과 여신, 황제와 집정관, 마법사와 강령술사, 악마와 죽은 자, 그리고 가상의 종족들이 각각 고유의 언어로 말하고 그들만의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는 등 완벽하게 살아 숨 쉬는 가상 세계를 창조해낸 작가 마크 터너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판타지에 남다른 열정을 지닌 채 쌓아온 남다른 필력을 작품 속에서 마음껏 선보인다. 무협과 마법, 망토와 단검, 신화와 전설로 가득한 매혹적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가 이제껏 읽어왔던 판타지의 세계관이 한층 더 확장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환상적인 필력과 더불어 매력적인 줄거리, 실제 같은 등장인물 등 한층 생동감 넘치는 세계에 미스터리와 마법을 버무려 강력한 판타지 세상을 창조해낸 것이다. 또한 정치적 연합, 신에 대한 충성, 개인의 목표가 날실과 씨실을 이루어 얽히면서 이승과 저승을 관통하는 황홀하도록 복잡한 패턴이 탄생했다. 페이지마다 가득 찬 전투와 배신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 서사 판타지가 얼마나 대단한 규모로 충격을 주는 작품인지 알 수 있다. 기존의 판타지 작품들을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오랜만에 기대에 부응하는 완벽한 판타지 대작이 되어줄 것이다. 4만 년 전 수많은 신들이 사멸한 이후 제국이 비밀리에 지켜온 강력한 힘의 상징……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의 비밀이 풀리는 순간, 세상은 전혀 다른 힘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모든 신들이 엄청난 격변을 겪었고, 수많은 고대 신들이 사멸해야 했던 4만 년 전 제2의 엑사일 시대…… 고대 시대의 잊힌 설화가 담긴 것으로 알려진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은 죽음의 신 슈라우드의 묵인하에 에린 엘랄 제국이 비밀리에 지켜온 강력한 고대 유물이다. 이 ‘길 잃은 영혼들의 책’에는 절대 힘이 깃들어 있는데, 바로 이 책의 봉인을 푸는 자는 전사자(戰死者)들의 영혼을 지배할 힘을 얻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책이 사라진다. 제국의 변절자인 마법사 매요트가 이 책을 갖고 도망친 것이다. 힘에 굶주린 교활한 강령술사 매요트는 유령이 나오는 한숨의 숲 깊은 곳으로 그 책을 가져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책의 비밀을 풀어내 자신만의 제국을 건립하려는 야망에 부푼다. 하지만 책의 원래 주인인 죽음의 신 슈라우드는 이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그를 따르는 강력한 추종자들에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그 책을 되찾아올 것을 명한다. 문제는 그 책에 관심을 가진 자가 슈라우드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이 발산하는 강력한 마법을 쫓아 대단한 힘을 지닌 자들이 한숨의 숲에 모여든다. 그리고 결국 오래된 책에서 죽음 마법이 슬그머니 빠져 나오면서, 살아 있는 자들은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정말 굉장하지 않습니까! 저렇게 대단한 힘이라니! 마법의 힘이 저 무시무시한 것들을 온통 뒤덮고 있어요.” “무슨 마법이죠?” “음, 물론 죽음 마법일 겁니다.” 모틀은 가슴을 펴며 결연히 말을 이었다. “다 모틀이 예상했던 대로예요. 폭풍이 오고 있다고 모틀이 경고했었죠. 포악한 힘이 수렴되고 있어요. 이 땅은 무수한 세대들이 흘린 피로 얼룩졌습니다. 오래전 사멸했던 고대인들과 고대 문명이 지금 다시 부활한 겁니다.” 레인스가 말했다. “고대 문명이라, 지금은 뼈밖에 남지 않았을 텐데.” “다시 되살린 겁니다. 한때는 바밀리언 족이었죠. 생명까지 갖추지는 못했지만 뼈에 살을 입혀서…….” ―본문 중에서 각자 나름의 계획과 대의명분을 가진 네 명의 용감한 자들이 이 폭풍에 휘말린다. 에린 엘랄 제국의 수호자였으나 억울하게 배신당한 루커는 부패한 황제의 명을 받아 어쩔 수 없이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을 찾는 여정에 함께 나선다. 죽음의 신 슈라우드의 최대 라이벌인 여신 스파이더를 모시는 고(高)사제 로마니는 여신이 마법사 매요트의 일에 충동적으로 개입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 책을 찾는 일에 개입하게 된다. 사사로운 적들과 정치적 적들을 상대하며 고통받는 갈리시아 왕국의 왕자 에본은 죽은 자로부터 자신의 왕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싸워야 한다. 통찰력과 지략을 갖춘 젊은 여인 파롤라는 자신의 오랜 빚을 갚기 위해 죽음의 신 슈라우드와 맞서려 한다. 그 힘의 한계를 알 수 없는 죽은 자들의 군대, 그리고 가까운 이들의 배신이 그들 앞에 놓여 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은 당장 그들 삶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제국 전체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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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길 잃은 영혼들의 책 2
마크 터너 | RHK | 2017-04-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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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길 잃은 영혼들의 책 2
마크 터너 | RHK | 2017-04-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절대 힘을 가진 책의 봉인을 푸는 자,
죽은 자들의 영혼을 지배할 힘을 얻으리라!” 〈반지의 제왕〉, 〈왕좌의 게임〉 뒤를 잇는 차세대 서사 어드벤처 판타지 〈왕좌의 게임〉의 정치와 서사적 전투, 〈반지의 제왕〉의 마법과 신화 창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서사 어드벤처 판타지 걸작 《길 잃은 영혼들의 책(전2권)》이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었다. 웅장한 전투와 위험천만한 모험, 강력한 신과 초자연적 존재라는 고전 서사 판타지의 특징을 두루 갖춘 이 작품은 하이 판타지의 특징인 우울한 중세풍 세계를 배경으로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을 둘러싼 거대한 스케일의 서사를 대단히 잘 살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책 맨 앞에 ‘엑사일’이라는 가상 세계의 지도를 수록하여 이야기에 보다 시각적으로 몰입할 수 있으며, 책의 주요 소재인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을 찾는 다섯 영웅들을 내세워 각 인물들의 일화에 집중하면서도 점차 각각의 사건들이 거대한 퍼즐처럼 맞아 들어가면서 환상적인 결말로 이어져 감탄을 자아낸다. 이에 해외 언론에선 ‘놀라울 정도로 인상적인 작가의 데뷔작(시빌리언 리더)’, ‘마크 터너는 정말 끝내주게 멋진 책을 써냈다(판타지 리뷰 반)’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영국의 한 서평가는 ‘판타지 팬들에게 노스탤지어적 감수성을 만족시키는 작품’이라 평했으며, 반스앤노블에서는 ‘〈왕좌의 게임〉과 〈반지의 제왕〉을 능가하는 작품’이라는 대찬사를 보냈다. 등장인물이 많고 광대한 제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작가의 필력이 워낙 좋고 서사의 짜임새가 좋아서 몰입해서 읽게 된다. 판타지 시리즈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을 잇는 서사 판타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짜임새 있는 서사 구조와 깊이 있는 인물 묘사가 돋보이는데, 같은 사건을 놓고도 여러 사람의 관점에서 서술되므로 다각도로 사건을 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준다. 마크 터너는 기존에 알려진 모든 판타지 요소들과 새로이 창조한 요소들을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냈다. ―역자의 말에서 신과 여신, 황제와 집정관, 마법사와 강령술사, 악마와 죽은 자, 그리고 가상의 종족들이 각각 고유의 언어로 말하고 그들만의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는 등 완벽하게 살아 숨 쉬는 가상 세계를 창조해낸 작가 마크 터너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판타지에 남다른 열정을 지닌 채 쌓아온 남다른 필력을 작품 속에서 마음껏 선보인다. 무협과 마법, 망토와 단검, 신화와 전설로 가득한 매혹적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가 이제껏 읽어왔던 판타지의 세계관이 한층 더 확장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환상적인 필력과 더불어 매력적인 줄거리, 실제 같은 등장인물 등 한층 생동감 넘치는 세계에 미스터리와 마법을 버무려 강력한 판타지 세상을 창조해낸 것이다. 또한 정치적 연합, 신에 대한 충성, 개인의 목표가 날실과 씨실을 이루어 얽히면서 이승과 저승을 관통하는 황홀하도록 복잡한 패턴이 탄생했다. 페이지마다 가득 찬 전투와 배신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 서사 판타지가 얼마나 대단한 규모로 충격을 주는 작품인지 알 수 있다. 기존의 판타지 작품들을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오랜만에 기대에 부응하는 완벽한 판타지 대작이 되어줄 것이다. 4만 년 전 수많은 신들이 사멸한 이후 제국이 비밀리에 지켜온 강력한 힘의 상징……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의 비밀이 풀리는 순간, 세상은 전혀 다른 힘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모든 신들이 엄청난 격변을 겪었고, 수많은 고대 신들이 사멸해야 했던 4만 년 전 제2의 엑사일 시대…… 고대 시대의 잊힌 설화가 담긴 것으로 알려진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은 죽음의 신 슈라우드의 묵인하에 에린 엘랄 제국이 비밀리에 지켜온 강력한 고대 유물이다. 이 ‘길 잃은 영혼들의 책’에는 절대 힘이 깃들어 있는데, 바로 이 책의 봉인을 푸는 자는 전사자(戰死者)들의 영혼을 지배할 힘을 얻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책이 사라진다. 제국의 변절자인 마법사 매요트가 이 책을 갖고 도망친 것이다. 힘에 굶주린 교활한 강령술사 매요트는 유령이 나오는 한숨의 숲 깊은 곳으로 그 책을 가져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책의 비밀을 풀어내 자신만의 제국을 건립하려는 야망에 부푼다. 하지만 책의 원래 주인인 죽음의 신 슈라우드는 이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그를 따르는 강력한 추종자들에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그 책을 되찾아올 것을 명한다. 문제는 그 책에 관심을 가진 자가 슈라우드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이 발산하는 강력한 마법을 쫓아 대단한 힘을 지닌 자들이 한숨의 숲에 모여든다. 그리고 결국 오래된 책에서 죽음 마법이 슬그머니 빠져 나오면서, 살아 있는 자들은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정말 굉장하지 않습니까! 저렇게 대단한 힘이라니! 마법의 힘이 저 무시무시한 것들을 온통 뒤덮고 있어요.” “무슨 마법이죠?” “음, 물론 죽음 마법일 겁니다.” 모틀은 가슴을 펴며 결연히 말을 이었다. “다 모틀이 예상했던 대로예요. 폭풍이 오고 있다고 모틀이 경고했었죠. 포악한 힘이 수렴되고 있어요. 이 땅은 무수한 세대들이 흘린 피로 얼룩졌습니다. 오래전 사멸했던 고대인들과 고대 문명이 지금 다시 부활한 겁니다.” 레인스가 말했다. “고대 문명이라, 지금은 뼈밖에 남지 않았을 텐데.” “다시 되살린 겁니다. 한때는 바밀리언 족이었죠. 생명까지 갖추지는 못했지만 뼈에 살을 입혀서…….” ―본문 중에서 각자 나름의 계획과 대의명분을 가진 네 명의 용감한 자들이 이 폭풍에 휘말린다. 에린 엘랄 제국의 수호자였으나 억울하게 배신당한 루커는 부패한 황제의 명을 받아 어쩔 수 없이 ‘길 잃은 영혼들의 책’을 찾는 여정에 함께 나선다. 죽음의 신 슈라우드의 최대 라이벌인 여신 스파이더를 모시는 고(高)사제 로마니는 여신이 마법사 매요트의 일에 충동적으로 개입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 책을 찾는 일에 개입하게 된다. 사사로운 적들과 정치적 적들을 상대하며 고통받는 갈리시아 왕국의 왕자 에본은 죽은 자로부터 자신의 왕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싸워야 한다. 통찰력과 지략을 갖춘 젊은 여인 파롤라는 자신의 오랜 빚을 갚기 위해 죽음의 신 슈라우드와 맞서려 한다. 그 힘의 한계를 알 수 없는 죽은 자들의 군대, 그리고 가까운 이들의 배신이 그들 앞에 놓여 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은 당장 그들 삶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제국 전체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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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제니 블랙허스트 | 토네이도 | 2017-06-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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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제니 블랙허스트 | 토네이도 | 2017-06-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나는 12주 된 아들을 죽인 엄마입니다”
★★★ 2016년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발표 직후 스릴러 마니아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유럽 전역에 입소문이 퍼진 강렬한 데뷔작 “엄청난 몰입, 넘치는 속도감, 끝내 눈물 흘리게 되는 이야기” ― 굿리즈닷컴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에서 스릴러 신예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제니 블랙허스트의 첫 번째 소설이다. 400쪽이 넘는 분량이나 이야기의 치밀함과 속도감, 흡인력 등 이 작품이 지닌 특징들은 신인 작가의 데뷔작이라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탁월하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지속해온 독서와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 여러 단서들을 짜 맞춰 하나의 그림으로 만드는 습관을 바탕으로 누구의 삶에나 존재하는 커다란 구멍에 빠진 한 여성의 이야기를 어떤 소설보다 촘촘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냈으며, 스릴러 애호가는 물론 스릴러물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독자라도 한번에 끌어들일 만한 서사를 구축했다. 수전 웹스터는 생후 12주 된 아들을 죽였다는 이유로 치료 감호소에서 3년을 보낸 뒤 거주지와 이름까지 바꾸고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 작은 커뮤니티지만 저마다의 삶에 충실할 뿐 다른 사람에게 필요 이상으로 관심을 갖지 않는 동네에서 수전은 자신의 혼란스러운 과거를 정돈하려고 하지만 몇 주간의 노력은 어느 일요일 아침 현관 앞에 배달된 봉투 하나에 영점으로 돌아간다. 소인도 없이 매트 아래 놓인 그 안에는 처음 보는 남자아이 사진이 들어 있고 뒷면에는 ‘딜런’이라고 적혀 있다. 그것은 그녀의 죽은 아들 이름이다. 그때부터 그녀의 삶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표류한다. 그리고 거센 노도 속에서 아들의 죽음 뒤에 자리한, 아주 오래전부터 뿌리 내려온 사건을 뒤밟기 시작한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벌어진 한 사건으로 소중하게 지켜온 평범한 생활이 으스러진 인물의 모습과 갑자기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부터 켜켜이 쌓이다가 한순간 터져버린 사건의 경로를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그녀에게는 아들도, 아들을 죽인 기억도 없다 다만 엄마로서 헌신적이었을 뿐 사람들이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내가 스릴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 아마존 독자 아마존 종합 1위, 50만 독자가 꼽은 2016년 최고의 소설! 수사 위주의 서사 없이도 그보다 흡인력 있는 스릴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는 스릴러 신예 제니 블랙허스트의 첫 소설이다. 주부로 평범하게 지냈지만 어릴 때부터 독서와 토론을 지속하고 인간에 대해 깊은 관심을 품으며 내면에 남다른 힘을 키워오던 작가는 아기를 낳고 키우는, 살면서 처음 겪는 특별한 일을 겪으며 자신이 쌓아온 경험과 능력을 쏟아부어 이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작가가 일상의 모든 면에서 단서들을 발견하고 하나의 그림을 그리는 일을 습관처럼 행했듯 소설도 평범하게 살고 있던 한 인물에게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것처럼 보이는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많은 일이 그렇듯 이 사건 역시 과거의 한 지점으로부터 우연히 시작되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축적된 해묵은 비밀을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있다. 독보적으로 안정적이고 탁월한 서사 속 감정의 소용돌이 소설은 수전 웹스터라는 여성의 서술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별다르지 않게 자랐고, 유능하고 다정한 남편 마크를 만나 행복을 키워가던 수전은 어느 날 충격적인 사건의 주체가 된다. 태어난 지 12주 된 아들 딜런을 살해한 것이다. 검안의는 딜런의 사인으로 SIDS(영아급사증후군)를 의심했으나 정확한 원인은 폐 공기증과 폐부종, 비구부폐쇄였으며 수전의 집 소파에 있던 쿠션 실이 아기 입에서 발견되었다. 이는 곧 쿠션에 질식해 사망했다는 진단이다. 사건 이전에는 가벼운 산후 우울증을 진단받았으나 아기를 죽이고도 진술을 번복하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 수전은 재판 결과 3년 동안 치료 감호소에서 복역하게 된다. 자기 손으로 아들을 질식시키고 그 일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는 살면서 가장 깊고 커다란 구덩이에 빠진다. 그녀는 감호소 밖은 물론 감호소 안의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우연한 기회에 자기만의 지난한 추적을 시작한다. 그사이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수전은 새로운 삶을 꾸릴 기회를 얻는다. 그녀는 이름을 엠마 카트라이트로 바꾸고 작은 동네로 이사해 과거를 지우려고 하지만 어느 날 현관 매트 아래 놓인 봉투 하나로 노력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 안에는 남자아이 사진이 들어 있고 뒷면에는 ‘딜런’이라고 쓰여 있다. 소설의 미학과 혹독한 반전을 보여주는 새로운 스릴러 소설의 등장 그동안 많은 스릴러물이 경찰 수사가 주축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이 소설은 사건의 주체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소설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운데도 삶에 뚫린 구멍에서 자라난 불행의 줄기를 뿌리 뽑으려는 의지를 단단하게 다지는 인간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독자의 감정을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주인공 수전 웹스터의 시선으로 서술되며 나아가는 현재 사건과 시간을 거슬러 올라오며 그 사이사이를 끼어드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만날 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끼칠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줄곧 안정적인 문체로 독자를 몰입시키며 마지막 순간에는 주인공과 심리가 동화될 정도의 놀라운 흡인력을 보여준다. 삶에 뚫린 거대한 구멍에서 빠져나오려는 인물을 내세워 삶의 혹독함과 아름다움, 인간의 잔혹함과 굴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주는, 문학성과 대중적 재미를 겸비한 보기 드문 페이지 터너 스릴러다. [해외 주요 서평] 처음부터 뭔가 달랐다. 책을 손에 든 순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마지막 장까지 모두 읽었다. 이 책을 보고 내가 스릴러 소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 그대로 책장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마지막 장이 가까워지는 것이, 이 책을 손에서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이 슬펐다. 읽는 내내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내렸다. 나를 웃고, 울고, 걱정하고, 안도하게 만든 440쪽이었다. 읽기에 한번 불이 붙기 시작하면 꼼짝 못 하고 활활 타오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여성 작가의 심리 스릴러물이 꾸준히 늘어났는데, 그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안정적이고 훌륭한 글쓰기를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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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
할란 엘리슨 | 아작 | 2017-08-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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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
할란 엘리슨 | 아작 | 2017-08-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9-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신이시여, 할란 엘리슨이네.”
중단편 만으로 휴고상, 에드거상, 네뷸러상 등 각종 문학상을
60여 차례나 수상한 살아 있는 전설이자 미친 천재!
“여기, 진짜가 나타났다.” 중단편만으로 휴고상, 에드거상, 네뷸러상, 브람스토커상, 세계판타지문학상 등 각종 문학상을 60여 차례나 수상한 SF, 판타지 소설계의 대부이자 살아 있는 전설, 미친 천재 할란 엘리슨의 국내 첫 작품집.
1,700여 편에 이르는 전방위적인 작품과 더불어, “작가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며 청소년 범죄에 관해 쓰기 위해 가짜 신분으로 브루클린 갱단에 들어갔고, 롤링 스톤즈 등과 함께 여행한 뒤 로큰롤을 묘사하기도 했으며, 흑인 참정권 운동을 위해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주도한 셀마-몽고메리 행진에 동참하기도 한 행동하는 자유주의자.
영화 〈터미네이터〉를 비롯해 자기 아이디어를 베꼈다고 생각한 영화 제작사들을 상대로 지독한 저작권 소송을 벌이고, 검열 반대 운동에 앞장서 국제 작가 연맹으로부터 ‘실버 펜’까지 수상한 ‘천재’, ‘괴물’, 그리고 ‘전설’ 그 자체인 할란 엘리슨의 대표 수상작 모음 전집.
“할란 엘리슨은 자기 키가 159센티미터라고 하지만,
재능과 열정과 용기 면에서는 2미터가 넘는 거인이다.”
- 아이작 아시모프
용암과 메스를 갖춘 독설가, 할란 엘리슨
0. 신이시여, 할란 엘리슨이네
할란 엘리슨의 휘황찬란한 수상 이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작품집이 소개되지 않는 이유는 그의 성질머리 때문에 저작권 계약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탓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진위는 알 수 없으나 그런 뜬소문에 신빙성을 더할 만큼 할란 엘리슨은 미국 장르소설가들 사이에서 매우 악명이 높다. 그는 40년 동안 SF, 호러, 판타지 장르에서 유력한 수상 후보로 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서도, 사석에서는 종종 “저 빌어먹을 할란”, “신이시여, 할란 엘리슨이네”, “너 그 말 할란 엘리슨이 못 듣게 해”라는 말이 따라다닌 인물이다. 그가 술집에서 당구를 치다가 프랭크 시나트라와 주먹을 주고받았다든가, 월트 디즈니에 출근한 첫날에 부적절한 농담으로 해고됐다든가, 자기 글을 폄하한 교수를 때려서 입학한 지 18개월 만에 대학에서 퇴출당했다든가(엘리슨은 이후 자신의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그 교수에게 복사본을 한 부씩 보냈다고도 한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비롯해 자기 아이디어를 베꼈다고 보이는 영화 제작사들을 상대로 지독한 저작권 소송을 벌였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하지만 할란 엘리슨의 악명이 드높은 이유는 무엇보다 그가 탁월한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1955년 데뷔한 이래 작품을 쏟아내며 1,700여 편의 글을 썼고, 114권의 책을 쓰거나 편집했고, 12편의 시나리오를 냈다. 그의 이력은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는 중·단편과 함께 TV쇼 각본, 시나리오, 코믹북 스토리, 에세이, 미디어 비평을 두루 포함한다. 엘리슨의 휴고상, 네뷸러상, 에드거상, 브램스토커상, 로커스상 등의 수상 기록은 20세기를 통틀어 최고봉에 속한다. 젊은 엘리슨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회개하라, 할리퀸!” 째깍맨이 말했다〉는 오 헨리의 〈동방 박사의 선물〉이나 셜리 잭슨의 〈제비뽑기〉와 함께 영어에서 가장 많이 인쇄된 이야기 10위에 들어가고, 그가 각본을 쓴 〈스타 트렉〉 ‘영원의 경계에 선 도시(The City on the Edge of Forever)’ 에피소드는 시리즈 79편 중 최고로 꼽힌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엘리슨을 두고 “그는 자기 키가 159센티미터라고 하지만, 재능과 열정과 용기 면에서는 2미터가 넘는 거인”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엘리슨의 대표 걸작선으로, 2014년 출간된 《화산의 꼭대기(Top of the Volcano): 할란 엘리슨 수상집》을 주제에 따라 세 권으로 나누어 옮긴 것이다. 작품의 해설은 작가 소개에 맞추어 연대기별로 정리했다.
1. 미국 뉴웨이브의 전성기를 이끌다
할란 엘리슨은 로저 젤라즈니, 새뮤얼 딜레이니와 더불어 가장 스타일리시한 뉴웨이브 작가로 평가된다. 뉴웨이브는 60, 70년대에 주류를 이룬 SF의 하위 사조로, 과학기술적인 측면보다 인간 내면의 심층 세계를 중시하고 전위적인 실험으로 문학성을 추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중에서도 엘리슨은 용암처럼 강렬하고 감각적인 표현으로 미국 뉴웨이브의 전성기를 견인했다. 엘리슨의 초기 대표작 〈“회개하라, 할리퀸!” 째깍맨이 말했다〉(1965)는 문장을 완성하기보다 단발적으로 끝맺으며 독자를 다음으로 이끄는데, 이는 시각 효과와 서스펜스를 극적으로 활용한 A. E. 밴 보트식 작법론의 모범례라 할 만하다. 하지만 엘리슨의 현란한 서술과 심리 묘사는 뉴웨이브의 시초이자 “불꽃놀이” 같은 문체라고 일컬어졌던 앨프리드 베스터의 영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특히 〈사이 영역〉(1969)은 어지럽게 붕괴하는 활자 배치와 이미지로 시각적인 충격을 시도하면서, 베스터의 《파괴된 사나이》나 《타이거! 타이거!》에서와 같은 문학적 실험을 엘리슨이 어떻게 계승했는지 시사하는 작품이다. 실제로 엘리슨은 앨프리드 베스터의 《컴퓨터 커넥션》의 추천사를 통해 죽은 작가에게 바치는 경탄과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 분노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친 짐승〉(1968)은 지극히 암시적인 글이다. 엘리슨은 여기서 오래된 상징체계를 차용해 SF의 방식으로 신화를 구현한다. ‘머리 일곱 달린 용’은 물론 성경에 등장하는 짐승이고 ‘열자마자 내용물이 흩어지는 상자’는 판도라의 상자다. 엘리슨은 신화가 그렇듯 ‘배출’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변천’이 무엇인지 전혀 설명하지 않고 독자가 알아서 이해할 영역으로 남겨둔다. 그러나 신화와 달리 작중의 주역은 기술과 인간이며, 우주의 이쪽과 저쪽을 인과적으로 연결해 아득하고 아연한 암시를 남기는 모습은 더없이 SF답다. 이는 엄밀한 과학적 서술에 치중하는 하드 SF가 각광받기 전에 “소프트”한 뉴웨이브가 어떻게 명성을 떨쳤는지를 증명한다.
국내에도 일찍이 소개된 적 있는 〈소년과 개〉(1969)는 디스토피아와 서부 활극을 합친 비뚜름한 중편으로, 예상을 뒤집는 결말은 인간의 증오와 사랑이 주된 테마라는 엘리슨의 작품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렇듯 인간이라는 내우주(內宇宙)에 치중하는 경향은 〈랑게르한스섬 표류기: 북위 38˚ 54´ 서경 77˚ 00´ 13″에서〉(1974)에 이르면 한층 추상적이고 상징적으로 발전한다. 이 단편은 문자 그대로 주인공 속으로 들어가며, 영화 〈울프맨〉의 비극을 괴물과의 싸움이 아니라 깨달음을 향한 내면세계 여행으로 마무리한다.
2. 메스와 소실점
한편 기괴한 이야기를 그릴 때 엘리슨은 문학의 메스를 들고 인간의 터부를 헤집곤 한다. 한 줌의 희망도 없는 닫힌 세계를 헤매는 사람들, 스멀스멀 고조되는 불안감,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악행과 광기, 일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메슥거림은 엘리슨의 단편에서 흔히 그려지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런 재난은 무엇보다 인간 자신의 결함에 기인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콘돔을 쓰는 대신 여자에게 낙태를 시키는 남자가 버려진 아이들의 지옥에 떨어지는 〈크로아토안〉(1975)은 그야말로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이렇듯 엘리슨의 작품에서 인간은 악의에 찬 신들의 장기말이고 놀잇감으로 희생당하면서도 직접 산제물을 바치며 재앙을 초래하는 광신도라는 이중적 면모를 보인다.
전쟁, 죽음, 파멸은 현실 세계의 것이지만 엘리슨이 그리는 그림에는 이를 흠향하는 사악한 신이 전체 구도를 지배하는 소실점처럼 자리한다. 수록작 중에는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1967)가 대표적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컴퓨터 AM이 복수심을 충족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을 살아 있는 채로 영원히 고통받게 만든다는 이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되며 만화, 게임,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1995년 작 게임에 수록된 AM의 목소리는 엘리슨이 직접 담당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매 맞는 개가 낑낑대는 소리〉(1973)는 1968년에 실제로 있었던 유명한 살인사건을 모델로 삼은 작품이다.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칼을 든 남성에게 강간 살해된 사건이었다. 작중에서처럼 살인자는 제노비스가 비명을 지르자 놀라 도망쳤지만 아무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자 다시 돌아와 마저 그녀를 죽였다. 신문은 그녀의 비명을 들은 주변 아파트 거주민 중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다며 노골적인 비난을 토했다(실제로는 신고가 있었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은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방관자 효과’를 제안했다. 엘리슨은 이 사건을 ‘신의 부재’와 ‘사악한 신의 탄생’으로 형상화한다. 현대 인간이 지닌 냉혹함, 둔감함, 자기 중심성이 결국 인간들 자신을 끔찍한 새 신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마침 당시는 아이라 레빈의 소설 《로즈메리의 아기》(나중에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졌다)에 나타나 있듯 우리 이웃의 평범한 주민들이 사탄숭배 집단이라는 의혹이 떠돌던 때이기도 하다.
베트남전 후유증을 드러낸 〈바실리스크〉(1972)는 전쟁과 민주화에 얽힌 70년대 미국의 부조리를 담고 있다. 베트남전 참전 경험과 들불처럼 일어난 반전 평화운동, 민주주의 운동은 미국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퇴역군인들의 PTSD 연구 및 피해자 보상 문제도 함께 부상했다. 미국이 1964년 베트남전에 참전해 1973년 철수할 때까지 많은 작가가 군대에 징집되어 이러한 부조리와 마주했으며, 육군에서 대체복무로 종사한 엘리슨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바실리스크〉 말미에 나오는 “민중에게 권력을(Power to the People)”은 유명한 반전 및 민주주의 운동 구호이자, 한창 평화운동가로 활동하던 존 레논이 1971년 발표한 노래 제목이다. 전쟁의 신 마르스가 이를 음미하는 대목은 인간의 나약함과 잔인함을 파헤치기를 서슴지 않았던 독설가 엘리슨다운 결정타라 하겠다.
이렇게 ‘사악한 신’과 인간의 관계를 밝히는 작업은 〈죽음새〉(1973)를 통해 기독교를 재해석하는 데 이른다. ‘불타는 덤불’로 나타나는 ‘미친 자’는 AM처럼 질투하고 분노하고 벌하는 하나님이다. 구약성경의 소재는 이후로도 종종 나타나는데, 〈아누비스와의 대화〉(1995)는 인간의 죄와 분노한 신이라는 테마를 변주한 단편이다.
3. 앙팡 테리블, 약간 녹은
50년에 걸쳐 풍부한 작품군을 보유한 엘리슨은 SF 작가보다는 그저 작가라고 불리길 선호한다고 말한 바 있다(“SF 작가라고 불러봐, 너희 집에 나타나 네 애완동물을 테이블에 못 박아버릴 테니”). 밴 보트와 합작한 〈인간 오퍼레이터〉(1970)는 SF 팬이 기대할 법한 SF지만, 다른 스타일의 이야기도 만만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소네트를 그대로 단편으로 이어간 〈괘종소리 세기〉(1978), 휴고상, 로커스상, 네뷸러상을 모두 수상하며 격찬을 받은 〈제프티는 다섯 살〉(1977), 죽음을 더없이 아름답고 경건하게 받아들이는 〈잃어버린 시간을 지키는 기사〉(1985), 상실의 아픔을 ‘타나토스의 입’으로 만든 〈꿈수면의 기능〉(1988) 네 편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간의 비가역성을 애도한다.
특히 〈콜럼버스를 뭍에 데려다준 남자〉(1991)는 장르소설을 거의 뽑지 않는 〈미국 베스트 단편소설집〉에 수록되는 쾌거를 누렸다. 작중에 언급되는 셜리 잭슨의 단편은 이 중편의 전신이나 다름없으니 아직 읽지 못한 독자라면 작품의 주인공 레벤디스의 말대로 “성경을 무시하고 집으로 돌아가 셜리 잭슨의 단편 〈땅콩과 보내는 평범한 하루〉나 다시 읽는” 시도를 해봐도 좋겠다. 하루는 선행, 하루는 악행을 행하는 레벤디스의 모습을 훨씬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중견 작가가 되면서 인간의 증오와 사랑을 다루는 엘리슨의 관점은 장르에 매이지 않는 만큼이나 복합적이고 다면적으로 발전한다. 끔찍한 악동이라 부르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점은 여전하지만, 그의 후기 작품은 나이를 먹으면서 부드러워졌다는 평을 듣는다. 아라비안나이트를 현대에 재현한 〈지니는 여자를 쫓지 않아〉(1982)는 이전 작품과 같은 작가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유쾌하고 행복한 우화다. 남편의 열등감을 숨김없이 지적하는 점이 여전히 심술궂긴 하지만 말이다.
〈허깨비〉(1988)의 화자인 비징치는 예의 ‘사악한 신’들과 다름없는 가공할 악인이지만, 인류를 지옥도에 빠뜨리는 대신 인류 스스로 바닥에서 벗어날 기회를 준다. 비징치가 두루마리에서 뽑아낸 이야기 조각들은 파멸과 선택을 앞둔 ‘잠 카레트’, 즉 여분의 시간을 포착하고 있다. 장면 하나하나는 흔들 때마다 모습이 변하는 만화경처럼 다채로우면서 무의미하다. 그러나 이 안에는 본질을 관통하는 희미한 기회가 있다. 그 희미한 기회야말로 자신의 세계에서 납치당해 “영원한 고통에 사로잡힌 채 브라운 씨네 거실에 남겨진” 금속 군인을 어디에도 없는 억양으로 말하는 남자로 이어주는 미싱링크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보면 후기작 〈쪼그만 사람이라니, 정말 재미있군요〉(2009)의 두 가지 결말은 매우 흥미롭다. 엘리슨이 인간에게 제시하는 길은 둘 다 냉혹하기 그지없지만, 우리한테는 끝이 정해지기 전에 숙고할 시간이 주어진다. 절망과 통곡의 도돌이표만 남았던 이전 작품들에 비해서는 훨씬 풍성한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4. 고통과 즐거움을 균형 있게
할란 엘리슨은 책을 기획하고 작품을 발굴하는 데에도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 그의 특별 휴고상 둘은 편집자로서 받은 것이다. 《위험한 비전(Dangerous Visions)》(1967), 《다시, 위험한 비전(Again, Dangerous Visions)》(1972)은 할란 엘리슨의 이름 아래 뉴웨이브의 걸작을 모은 앤솔로지다. 《메데아: 할란의 세계(Medea: Harlan’s world)》(1985)는 공동으로 허구의 세계를 창작한다는 ‘공유 세계’라는 발상을 초창기에 시도한 프로젝트로, 할란 엘리슨 외에도 폴 앤더슨, 할 클레멘트, 토머스 M. 디쉬, 프랭크 허버트, 래리 니븐, 프레데릭 폴, 로버트 실버버그, 시어도어 스터전, 케이트 윌헬름, 잭 윌리엄슨이 참여했다. 이는 ‘공유 세계’ 작품 중에서도 성공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잡지 중심이던 당시 SF 시장에서 앤솔로지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지만, 엘리슨의 《위험한 비전》과 《다시, 위험한 비전》은 뉴웨이브의 매력을 한눈에 보여주며 인상적인 위치를 점했다. 두 권의 작가 목록에는 폴 앤더슨, 레이 브래드버리, 새뮤얼 딜레이니, 필립 K. 딕, 필립 호세 파머, 딘 쿤츠, 어슐러 K. 르귄, 프리츠 라이버, 조애나 러스, 데이먼 나이트, 래리 니븐, 로버트 실버버그, 시어도어 스터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커트 보네거트, 케이트 윌헬름, 진 울프, 로저 젤라즈니 등 쟁쟁한 이름이 늘어서 있다. 수록 작가 상당수가 당시에는 신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탁월한 안목이 아닐 수 없다.
세 번째 앤솔로지 《마지막 위험한 비전(The Last Dangerous Visions)》은 앞의 두 권과는 다른 이유로 특별한 책이 되었다. 조지 R. R. 마틴의 말을 빌리면 “그 책이야말로 같은 분야의 모든 경쟁자를 제치고 SF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집”이다. 발매 지연이라는 분야에서 전설적인 게임이라 할 만한 타이틀 ‘듀크 뉴켐 포에버’를 압도하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엘리슨은 이를 1973년에 출간하기로 했고, 책이 곧 나온다고 거듭 장담했고, 1979년에는 수록작 목록을 갱신했으나 결국 출간하지 못했다. 엘리슨에게 원고를 보낸 작가는 약 150명에 이르며 다수가 원고를 살리지 못한 채 사망했다. 엘리슨의 거듭된 호언장담으로 고통받은 작가 중 하나인 크리스토퍼 프리스트는 급기야 《마지막 위험한 비전》의 미출간 사태를 철저히 규탄하는 〈마지막 허황된 비전(The Last Deadloss Visions)〉을 썼다. 그리고 이를 책으로 확장한 《영원의 경계에 선 책(The Book on the Edge of Forever)》으로 휴고상 논픽션 부문 후보에까지 올랐다.
엘리슨에게 이를 가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보니 농담 반 진담 반의 단체 ‘엘리슨의 적들(EoE, Enemies of Ellison)’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가입비를 낸 회원들은 배지와 뉴스레터를 받을 수 있었다. 이 단체는 ‘적’이라는 단어가 적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나중에 ‘엘리슨의 희생자들(Victims of Ellison)’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편, 만일 엘리슨의 친구이고자 하면 이에 대항하는 단체 ‘엘리슨의 친구들(FoE, Friends of Ellison)’에 지지를 보낼 수도 있었다. 우리의 마음 따뜻한 이웃 엘리슨에게 감동했던 사연을 보내면 배지와 뉴스레터를 받는 식이었다. 인크레더블 헐크, 아쿠아맨 등의 코믹스를 만든 피터 데이비드가 시작한 이 단체는 ‘적들’보다 10배의 편지를 받았다.
엘리슨 비록 까다로운 기준과 무자비한 평가로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선사했더라도, 좋은 글은 솔직하게 칭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후배 작가 양성에도 결코 무관심하지 않았다. 엘리슨이 미국 극작가 협회에서 주최하는 오픈 도어 프로그램 강사로 있을 때 가난한 작가 지망생이었던 옥타비아 버틀러를 지도한 일은 그의 평생의 자랑거리였다. 인종 분리 정책의 잔재가 남아 있던 시기임에도 엘리슨은 흑인 여성인 버틀러가 작가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으며, 그녀는 최초이자 가장 유명한 흑인 여성 SF 작가가 되었다.
“작가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답게 엘리슨은 현장에 뛰어드는 일도 주저하지 않았다. 청소년 범죄에 관해 쓰기 위해 가짜 신분으로 브루클린 갱단에 들어갔고, 롤링 스톤즈 등과 함께 여행한 뒤 로큰롤을 묘사했다. 그에게 작가로서 활동하는 일과 사회 활동은 별개가 아니었다. 1978년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성평등 헌법 수정안(ERA, Equal Rights Amendment)을 지지하며 벌였던 독특한 시위가 그 예다. 엘리슨이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리는 월드컨에 주빈으로 초대받았을 때인데, 당시 애리조나 주의회는 ERA를 비준하지 않으며 반대 측에 선 상태였다. 엘리슨은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애리조나에서는 단 한 푼도 쓰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그는 컨벤션에서 제공하는 호텔을 거부하고 모든 생필품을 실은 자신의 RV에 머무르며 체류 기간 내내 정말로 한 푼도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가 페미니스트냐 하면, 2006년 그랜드마스터 칭호를 받으면서는 진행자인 코니 윌리스에게 짜증을 내며 가슴에 손을 댄 사건도 있으니 평가하기가 쉬운 노릇은 아니다. 엘리슨은 자주 사람들이 이전 시대의 역사를 모르고 바보가 되어 간다고 분노했고, 속어, 외설, 신조어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며 미디어 비평을 쏟아냈다. 그의 비평은 《유리 젖꼭지(The Glass Teat)》, 《다른 유리 젖꼭지(The Other Glass Teat)》로 묶여 휴고상 논픽션 후보 부문에 올랐다. 그는 자유주의자이고, 인권단체를 지지하고, 평생 검열 반대 활동을 했다. 국제 작가 연맹(PEN international)은 예술의 자유에 공헌한 엘리슨의 노력을 기리는 의미로 그에게 실버 펜을 수여했다.
할란 엘리슨에게 감탄하기는 쉽지만 그를 좋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엘리슨의 글을 좋아하기는 매우 쉽다. 그는 나폴레옹보다 작고 히틀러보다는 더 작은, 어릴 때부터 혼자 힘으로 생계를 꾸렸던, 아직도 수동 타자기로 글을 쓰는, 자기 이름이 상표로 등록되어 있는 사람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엘리슨에게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미국 단편 작가 중 하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0세기의 루이스 캐롤”이라는 별명을 달아주었다. 할란 엘리슨 전기 영화 〈날카로운 이빨의 꿈들(Dreams with Sharp Teeth)〉(2008)은 그를 이렇게 칭한다. 천재, 괴물, 전설이라고.
? 심완선, SF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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