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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빠삐용
앙리 샤리에르 | 황소자리 | 2017-08-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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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빠삐용
앙리 샤리에르 | 황소자리 | 2017-08-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나는 자유다.
이놈들아! 난 이렇게 살아남았다.”
★ 이 책은 범죄자들로부터 사회를 지키고자 하는 합리적 의지와 문명국가에 걸맞지 않은 억압 사이에 존재하는 부조리, 그것과 맞서 싸운 한 인간의 특별한 서사시이다. -장 피에르 카스텔노(《삐삐용》 초판 편집자)
☆ 용기와 투지, 비할 데 없는 감동! 현대인을 위한 생존바이블이 여기 있다. -The NewYorker
★ 불멸의 특급 모험담! - New York Review of Books
☆ 이토록 환상적인 이야기를 어디서 다시 만날까?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탁월한 모험 스토리이다. - Auguste Le Breton
★ 위로받고 싶은가?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 Dr. Haim Shirin
1968년 초판 출간 이후 50년…,
베스트셀러를 넘어 ‘현대인의 생존 바이블’로 거듭난 소설!
〈킹 아서〉 찰리 허냄, 〈박물관이 살아있다〉 라미 말렉 주연… 리메이크 영화 제작 중!!
‘따귀를 어찌나 세게 맞았던지 다시 일어서기까지 무려 13년이나 걸렸다.’
1931년 10월 16일, 스물다섯 살의 청년이 파리 최고재판소에서 살의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언도받았다. 영문도 모른 채 얻어맞은 가격치고는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곧바로 그는 악명 높은 도형지인 프랑스령 기아나로 보내진다.
현대인을 위한 생존바이블이 여기 있다. ―The NewYorker
《빠삐용Papillon》. 대중에게는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더 유명한 앙리 샤리에르의 자전소설이다. 부당한 사법체계에 의해 사회적 사망선고를 받았으나 무기력한 희생양이 되기를 거부했던 남자. 여덟 차례에 걸친 탈출 실패와 그 뒤로 이어진 가혹한 형벌을 감수하면서도 사람 잡는 악마의 섬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끝내 승리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오자 사람들은 자유를 향한 그의 집념과 용기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1968년 초판이 출간된 직후 서구사회에 일대 파장을 일으키며 영화와 TV 다큐멘터리로 각색된 이 소설은 이후 50년이 지난 현재까지 ‘희망과 생존의 바이블’로 사랑받으며 식지 않는 인기를 끌고 있다.
복수는 나의 힘, 두 번의 탈출 성공과 여덟 번의 실패
헤어나기 힘든 나락의 길에 들어선 청년을 재빨리 일으켜 세운 힘은 분노와 복수의 일념이었다. 폴랭이라는 위증자, 사건을 맡았던 악랄한 차장검사 프라델에게 어떻게 복수해야 할까? 나아가 자신의 청춘을 통째로 패대기친 조국 프랑스에는 어떤 저주를 내려야 하지? 장차 자유를 향한 거대한 투쟁으로 이어질 항거의 칼날은 그렇게 벼려지기 시작했다.
가슴에 나비 문신을 한 일명 빠삐용(프랑스어로 ‘나비’라는 뜻), 앙리 샤리에르는 도형지로 가는 배 안에서부터 탈출을 결심했다. 전 세계 자유의 어머니이자 인간과 시민의 권리를 낳았던 조국 프랑스가 대서양의 버려진 작은 섬에 마련한 그 야만적 도형지에서 고분고분 죽어가지 않겠다며 그는 이를 갈았다.
첫 번째 탈출 날짜는 1933년이었다. 동료 죄수 둘과 함께 형무소 병원 담장을 넘은 앙리는 나병 환자들의 수용소인 피종 섬과 꾸밈없는 선량함으로 자신들을 감싸주던 트리니다드, 쿠라사우와 리오 아샤를 거쳐 인디오 원주민의 마을인 과지라에 도착한다. 태고의 야성을 그대로 간직한 과지라 부족들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으며 7개월 간 꿈같은 날들을 보냈지만 시시각각 찾아오는 적들에 대한 분노가 그를 다시 불러냈다. 그러나 인디오 마을을 떠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믿었던 수녀원 원장의 밀고로 경찰에 넘겨지고 말았다. 다시 나락의 길. 이후 그는 여덟 차례에 걸쳐 목숨 건 탈출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거짓 자유와 희망에 절대 굴복하지 않으리라
동료 죄수들 사이에서 남다른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빠삐용은 그 세계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 눌러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유롭게 날아올라야만 숨쉴 수 있는 한 마리 푸른 나비였다. 거짓 자유와 희망에 속아 사는 건 진정으로 살아있는 게 아니었다. 차라리 바다로 뛰어들어 탈출하다가 상어 떼에게 물려죽는 편이 그의 본성에 맞았다.
정신병자로 위장했던 탈출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그는 ‘수용자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디아블(악마의 섬)에 제 발로 들어갔다. 오래 전 무고한 드레퓌스가 사형선고를 받은 뒤 홀로 앉아 새로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다졌다는 섬의 꼭대기 바위에 앉아 마지막 기회를 탐색했다.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불후의 명장면, 배우 스티브 맥퀸이 코코넛 부대 두 개를 뗏목 삼아 바다로 뛰어들기로 결심한 것은 바로 이 드레퓌스의 벤치에서였다.
소설은 주인공 앙리가 살뤼 제도 탈출에 성공한 뒤 영국령 조지타운을 걸쳐 엘도라도로 건너가는 과정, 그리고 그곳에서 어렵사리 베네수엘라 주민으로 정착하기까지의 인생 여정이 장엄한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국가와 사법체계의 폭력에 맞서 싸운 한 인간의 특별한 서사시!
진창으로 떨어졌던 삶을 돌고 돌아 1944년 베네수엘라의 ‘주민’이 된 앙리 샤리에르. 그가 오래된 자신의 이야기를 열세 권짜리 노트로 써낸 것은 1967년 말이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68년, 소설이라기보다는 거짓과 폭력에 굴하지 않은 한 남자의 ‘휴먼 드라마’라고 해야 정확할 이 책 초판이 프랑스에서 나왔다.
《빠삐용》 편집을 맡은 장 피에르 카스텔노가 ‘범죄자들로부터 사회를 지키고자 하는 합리적 의지와 문명국가에 걸맞지 않은 억압 사이에 존재하는 부조리, 그것과 맞서 싸운 한 인간의 특별한 서사시’라고 평한 이 책이 세상에 나오자 서구사회가 삽시간에 들끓었다. 프랑스의 지식인들은 문명국가를 자부해온 자국의 사법체계가 무고한 젊은이의 삶에 얼마나 폭력적인 멍에를 지웠는지 확인하며 소스라쳤고, 보다 많은 대중들은 국가 권력의 무자비함 앞에서도 끝까지 인간적 존엄을 포기하지 않은 한 남자의 폭풍 같은 삶, 읽고 또 읽어도 재밌고 가슴 뛰는 드라마에 환호했다.
위로받고 싶은가?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Dr. Haim Shirin
‘단추를 다시 꿰듯 인생을 다시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빠삐용의 전언처럼 우리는 잘못 미끄러진 과거를 다시 살아낼 수 없다. 감추고 싶은 지난 삶을 깨끗하게 지워버릴 수도 없다. 다만 숱한 모험과 좌절, 성공과 실패를 견디며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동안 우리 각자는 자기 인생의 자유로운 주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 뿐이다. 꿈에서조차 상상하기 힘든 인생 역경을 건너온 앙리 샤리에르의 이야기는, 그러한 맥락에서 모든 시대의 독자에게 새로운 위안을 준다. 할리우드의 마이클 노어 감독이 찰리 허냄과 라미 말렉 등을 내세워 〈빠삐용〉 리메이크 버전을 만드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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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랑하는 습관
도리스 레싱 | 문예출판사 | 2018-09-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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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랑하는 습관
도리스 레싱 | 문예출판사 | 2018-09-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을 모은 《사랑하는 습관》은 1994년에 출간된 《19호실로 가다(To Room Nineteen: Collected Stories Volume One)》에 실린 소설 20편 가운데 9편을 묶은 것으로, 한국에서는 모두 최초로 소개되는 단편들이다. 이 책에 담기지 않은 소설 11편은 2018년 7월 《19호실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사랑하는 습관》에 담긴 9편의 작품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경험한 유럽 대륙의 모습을 조망하며, 그 시대에서 벌어지는 개인적이고도 정치적인 사건을 섬세하지만 대담하게 포착하고 있다.
“있잖아요, 당신은 그저 사랑이 습관이 되었을 뿐이에요.”
타성에 젖어 하루를 살고, 습관처럼 사랑하는 사람들
폐허가 되어버린 마음과 일상을 그려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
* 수록된 전 작품 국내 초역 *
시대를 앞서는 사유와 통찰력으로 현대인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1950년대 초기 단편소설을 모은 《사랑하는 습관》이 출간되었다. 여기에 실린 작품들은 1957년에 《사랑하는 습관(The Habit of Loving)》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다가, 1994년에 레싱이 직접 쓴 ‘서문’과 함께 《19호실로 가다(To Room Nineteen: Collected Stories Volume One)》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1994년에 출간된 책에 담긴 소설 20편 가운데 9편을 묶은 것으로, 한국에서는 모두 최초로 소개되는 단편들이다. (이 책에 담기지 않은 소설 11편은 2018년 7월 《19호실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문예출판사에서 이미 출간되었다.)
《사랑하는 습관》에 담긴 9편의 작품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경험한 유럽 대륙의 모습을 조망하며, 그 시대에서 벌어지는 개인적이고도 정치적인 사건을 섬세하지만 대담하게 포착하고 있다. 표제작 〈사랑하는 습관〉과 〈그 남자〉, 〈와인〉, 〈다른 여자〉 등은 레싱의 특기라 할 수 있는, 이성애 관계에서의 사랑을 담담히 그려냈으며 〈스탈린이 죽은 날〉, 〈그 여자〉, 〈낙원에 뜬 신의 눈〉은 전후 유럽에서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그 외에도 〈즐거움〉, 〈동굴을 지나서〉처럼 일상의 소소한 일화와 감정에 주목한 소설도 담겨 있어 다양하고도 새로운 레싱의 작가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위협당한 도시에 대한 보고서
1950년대는 도처에서 전쟁의 후유증과 이념에 의한 갈등이 계속되던 시기였다. 제2차 세계대전은 영국 런던뿐 아니라 전 세계를 폐허로 만들었으며, 전쟁에 참여한 많은 남성이 사망하고 거리에는 고아와 여성이 가득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공산주의가 대두되었고 영국 사회도 여러 색깔의 이념으로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은 안락한 일상과 가정을 파괴하며 개인의 정신적 파탄까지도 불러일으켰다. 이에 영국을 중심으로 기성의 제도에 반항하며 사회를 비판한 작가들이 ‘앵그리 영맨(Angry Young Men)’이라는 이름으로 대두되었는데, 레싱도 그중 한 명이었다. 특히, 그는 1948년 남아프리카 로디지아에서 런던으로 막 이주했기 때문에 1950년대의 황폐화된 유럽의 모습을 그 어떤 작가보다도 신랄하고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레싱은 인종차별주의에 대항하는 하나의 대안이 공산주의라 생각했고, 영국에 이주해서도 1956년까지 공산당에서 활동하며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따라서 1950년대 발표된 그의 작품들은 개인 고유의 경험이 시대적, 정치적 비극과 맞물렸을 때 어떠한 상황과 감정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며, 전쟁의 여파에서 벗어난 새로운 삶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삶을 지켜주는 정치를 위해
전쟁과 정치가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시대를 살아왔던 레싱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이전부터 여러 작품을 통해 ‘정치적 올바름’의 한계와 모순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왔다. 〈스탈린이 죽은 날〉은 스탈린의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 공산주의자들의 반응을 다룬 소설로, 레싱의 자아로 보이는 화자가 여러 인물과 사건을 회의적으로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인물은 자신만의 생각과 이념 안에 매몰되어 있고 화자는 이들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 특히 열혈 공산당원인 진은 소설 속 화자의 단편소설이 “계급투쟁에 대해 잘못된 분석”을 했다며 계급투쟁의 진정한 무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공산당에서 활동했던 레싱은 이념과 목적이 뒤바뀐 상황에 회의를 느끼고 비슷한 시기 공산당을 탈퇴하기도 했는데, 이처럼 ‘정치적 올바름’에서 드러나는 교조주의적 태도와 불관용의 한계는 당시 레싱이 주로 고민한 부분이었던 듯하다.
정치적 판단에 관한 문제는 〈낙원에 뜬 신의 눈〉에서도 드러난다. 독일의 한 마을로 휴가를 떠난 두 영국인 의사는 전쟁으로 각각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지만 감정적으로 독일을 비난하거나, 도덕적 우월감을 갖지 않으려 애쓴다. 그러나 실제로 만난 독일인들이 여전히 히틀러를 찬양하고, 도리어 자신들을 비웃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이 마을을 떠나 독일의 이름난 의사인 크롤 박사의 병원에 간 두 영국인은 사지가 묶인 채 병원에 수감된 어린아이를 보고, 크롤 박사가 히틀러 통치 기간에 사회위생을 이유로 유대인과 동성애자, 공산주의자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를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다. 그도 전쟁의 후유증으로 정신병을 앓으며 고통받는 전쟁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레싱은 〈다른 여자〉의 주인공 로즈의 입을 빌려서도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정치가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직접적인 공포,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이라고 말이다. 적군의 한 착한 청년이 비행기에서 떨어뜨린 폭탄에 맞아 죽고, 화물트럭이 누군가를 치고 지나가는 어이없는 일이야말로 그들의 삶에 닥친 직접적인 공포였다. 로즈는 “히틀러, 처칠, 스탈린, 루스벨트, 전부 속이 뒤집혀요”라거나 “난 어떤 사상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하며, 개인의 삶보다 ‘힘의 정치’와 이념이 우선이 되어버린 시대상황을 비판한다. 즉, 레싱은 개인의 삶과 일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존재할 이유라고 보았던 것이다.
폐허가 된 마음, 습관이 된 사랑
남녀 간의 투쟁을 그린 레싱의 작품들은 1960년대로 넘어갈수록 더 냉철하고 예리해지며, 그 이후에도 레싱은 끊임없이 결혼과 성(姓)에 대한 기존 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 남자〉와 〈다른 여자〉는 레싱이 작가 활동을 시작한 1950년대부터 이 주제에 큰 관심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 남자〉는 바람난 남편 롭을 원망하면서도 그를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애니의 감정을 다룬 짧은 소설이다. 경제생활과 집안일을 도맡아 했던 애니는 결국 롭과 이혼했지만, 여전히 “그가 없으면 자신의 인생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어쩔 수 없는 자신의 감정을 확인한다. 마음이 폐허가 되어버린 인물은 애니만이 아니다. 〈다른 여자〉의 주인공 로즈는 그야말로 ‘폐허’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루아침에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전쟁의 폭격으로 아버지도 사지가 찢겨 사망한다. 평생 살던 집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이 폐허에서 로즈가 삶의 의지를 찾을 수 있던 것은 그녀가 사랑하는 지미 때문이다. 지미를 만나 다시 살고자 한 로즈는 물심양면으로 지미를 지원하며 그와의 결혼을 꿈꾼다. 그러나 로즈의 무한한 사랑에 대한 답은 지미가 전 부인과 이혼하고도 그 사실을 숨긴 채 결혼을 미뤄왔고, 끊임없이 ‘다른 여자’를 찾고 있으며 지금도 로즈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사실뿐이다.
사랑의 허망함에 상처받은 사람들은 마치 습관처럼 또다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사랑한다. 이처럼 사랑과 감정의 악순환을 덤덤히 그려낸 소설이 〈사랑하는 습관〉이다. 이 소설은 50여 년이 넘도록 수많은 여성을 사랑해왔던 조지가 재혼에 실패하고 외로움에 괴로워하다가 서른 살의 나이 차가 나는 젊고 인형 같은 보비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는 늘 그랬듯,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을 한다. 그녀를 품에 안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는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랑’. 단순히 자신의 고독과 비참함을 피하기 위한 ‘사랑’. 보비는 조지의 습관적 사랑에 도리어 외로움을 느끼고 그를 비난하지만, 결국 보비도 조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된다. 자신보다 스무 살 어린 청년을 사랑하며 괴로워하다가 종국에는 감정 없는 결혼생활을 택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조지와 보비처럼 사랑을 습관으로 받아들인다. 오늘날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감정은 현실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거추장스럽고 버거운 것이다. 각자의 마음은 사랑하기 때문에, 또는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폐허가 되고 만다. 이처럼 레싱은 일상 속에서 변화되는 ‘사랑’의 형태와 모습, 감상적 ‘사랑’이 아닌 현실의 틀 안에서 존재하는 ‘사랑’을 예리하게 관찰하며 낭만적 ‘사랑’의 개념을 뒤엎고 있다.
그럼에도 새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레싱은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을 포착하고 이를 신랄하게 그려냈지만, 냉소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니었다. 〈와인〉은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익숙해진, 오래된 연인의 이야기다. 그들은 이제 환상을 품지 않은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각자의 지난 과거에 대해 털어놓는다. 남자는 자신이 한 여자를 거절했던 경험을 말하고, 그 이야기를 듣는 여자는 15년 전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에게 거절당한 경험을 떠올리며 분노하고 슬퍼한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슬픔은 자연스럽게 기화되어 사라지고, 그들은 다시 그렇게 오늘을 살아간다. 〈다른 여자〉의 로즈는 더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며 새 삶을 살아갈 궁리를 한다. 로즈는 더 이상 지미에게 집착하거나 그의 사랑을 갈구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동안 충실히 살아왔기 때문에, 그 경제력과 신념을 바탕으로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변화한다. 사랑하는 사람 여럿을 잃었지만, 로즈는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질을 입양하며 사랑하는 질과의 새로운 삶을 꿈꾼다.
〈동굴을 지나서〉의 소년 제리는 어머니의 곁을 떠나며 형언할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도전 앞에서의 두려움을 극복해내고 성장한 제리의 모습에서 우리는 평생 변화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레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고령의 작가가 되어서도 끊임없이 글을 썼던 레싱은 자신의 삶을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실히 보여주었다.
오늘도 여전히 레싱의 소설을 읽는 이유
레싱은 체호프와 D. H. 로렌스의 사실주의적 전통을 이어왔다고 스스로 말하곤 했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위대한 여성작가인 버지니아 울프, 실비아 플라스, 애거서 크리스티의 흔적도 함께 발견된다. 따라서 그동안 레싱은 ‘가부장제 속에서 억압받은 여성 고유의 경험’을 작품화한 작가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프리카, 세계대전, 인종차별주의, 홀로코스트, 공산주의 대 자본주의 등 20세기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주제에도 폭넓게 관심을 가졌고, 가벼운 스케치 같은 소설부터 깨지고 조각난 삶에 대한 진솔한 논평에 이르기까지 인간 존재와 경험을 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또한 한 가지 사상이나 구체적인 삶의 방식을 지지하지 않았고, 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삶을 조용히 관망해왔다. 이러한 자유로움 덕분에 레싱은 충격적일 만큼 신선한 시각으로 사회를 투시하고 개인의 내면을 포착할 수 있었다.
레싱은 전쟁 직후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한 명의 생존자로서, 그 시대의 삶을 충실히 기록했다. 그들은 일상에서의 정치가 아닌 정치로서의 정치, ‘힘의 정치’를 우선했고, 흔하디흔한 사랑을 했지만 진실한 ‘사랑’은 하지 못했다. 우리는 레싱의 시대와 다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의 모습 또한 그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우리는 이념과 사건, 추상과 실제, 믿음과 합리적 의심 사이에서 계속해서 투쟁하고, 진실을 직시하기보다 회피한다. 아직 제자리에 멈춰 있다면, 사회를 응시하지도, 스스로를 의심하지도 않고 있다면 레싱의 소설을 기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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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악한 여왕
세레나 발렌티노 | 라곰 | 2018-12-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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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악한 여왕
세레나 발렌티노 | 라곰 | 2018-12-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
★★★ 아마존 50만 부 판매 ★★★
★★★ 카카오페이지 20만 구독 ★★★
전 세계 아이들이 사랑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못하는 디즈니 명작들. 우리가 기억하는 건 아름다운 주인공들이지만 그들 뒤에는 주목받지 못한 악당들이 있었다.
디즈니가 기획하고 세레나 발렌티노가 집필한 《디즈니의 악당들》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디즈니 명작 속 악당 캐릭터에 주목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악당이 주인공이 되어 그 어디에서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들만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들은 어쩌다 악당이 되었나
질투와 집착, 자만과 오만, 증오와 분노를 말하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집착과 질투의 캐릭터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속 여왕이다. 백설공주의 계모이자 미모에 집착해 백설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인 여왕. 《디즈니의 악당들 1. 사악한 여왕》은 여왕의 과거를 통해 어떻게 왕비가 사악하게 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풀어낸다.
두 번째 주인공은 자만과 오만의 외로운 캐릭터 〈미녀와 야수〉 속 야수다. 야수는 진정한 사랑의 아이콘으로 많이 다뤄진 캐릭터이지만 저주를 푸는 방법에 대해서만 말하지, 그 어디에도 그가 어떤 이유로 저주에 걸렸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디즈니의 악당들 2. 저주받은 야수》는 야수가 어떻게 저주에 걸렸는지 그 비밀의 사건과 야수로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야수의 내면을 그려낸다.
세 번째 주인공은 증오와 분노의 불행의 캐릭터 〈인어공주〉 속 바다 마녀 우르술라다. 에리얼에게 다리를 내어주는 대신 목소리와 영혼을 요구했던 바다 마녀 우르술라. 《디즈니의 악당들 3. 버림받은 마녀》는 우르술라의 아픈 과거를 통해 그의 증오심이 어디에서부터 생겨났는지 밝혀낸다.
지금까지는 미움 받아 왔지만 알고나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가진 디즈니의 악당들. 총 9권으로 기획된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는 세 권을 동시 출간하여 선보이고, 차례로 다음 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4권의 주인공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초대받지 못한 요정 말레피센트, 5권은 〈라푼젤〉 속 가짜 엄마 고델이다.
매혹적인 악당들을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디즈니 악당 세계관’의 탄생
세 마녀 루신다, 루비, 마사 등 새로운 캐릭터 등장
매혹적인 악당들의 프리퀄을 완성한 《디즈니의 악당들》은 각 악당들의 스핀오프인 동시에 또 다른 디즈니 캐릭터들과 악당 세계관을 탄생시켰다. 각 권은 애니메이션 속 악당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을 재조명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디즈니 악당 세계관 속에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이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인 세 마녀 루신다, 루비, 마사의 이야기를 말이다.
세 마녀는 괴팍한 성미의 기이한 외모를 가진 의문의 캐릭터로 동떨어져 있던 각 애니메이션들의 연결고리를 만든다. 그들은 왕비, 야수, 바다 마녀가 행하는 악행의 결정적 순간에 등장하며, 뒤에서 그들을 조종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정체는 불분명하지만 매 권을 거듭하며 실체에 다가간다.
그 외에도 세 자매의 막냇동생 키르케, 아침샛별 왕국의 튤립 공주 등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고 흥미롭게 만드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시리즈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속 사악한 여왕
집착과 질투의 캐릭터 여왕에 대한 흥미로운 재해석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1937년 개봉한 디즈니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눈보다 하얗고, 까마귀보다 검은 머리에, 루비보다 붉은 입술을 한 아름다운 백설공주를 각인시켰다. 동시에 사람들은 백설공주를 시기하는 아름답지만 차가운 인상의 여왕도 보았다. 검은 옷을 입고, 마법의 거울을 다루며, 독이 든 사과를 만들어내는 여왕의 모습은 흡사 마녀같이 느껴졌다 .
《디즈니의 악당들 1. 사악한 여왕》의 주인공은 바로 백설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인 계모, 여왕이다. 이 책은 여왕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기 이전의 삶에서 시작한다. 거울 장인의 집에서 태어난 여왕은 오랫동안 자식을 기다리던 부부에게 태어난 소중한 딸이었다. 하지만 여왕의 엄마가 여왕을 낳고 세상을 떠나자, 여왕의 아버지인 거울 장인은 그녀를 미워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 장인의 명성을 듣고 집에 온 왕의 눈에 띄어 궁에 입성하고, 여왕은 자애로운 여왕이자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는 새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전쟁으로 왕은 대부분을 전쟁터에서 보내고, 궁에 남겨진 여왕과 백설공주는 지쳐가는데...
거울 앞에서 늘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기를 원했던 여왕. 이 책은 거울 장인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에 목말랐던 여왕의 삶에 주목한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결말은 아름답지 않지만, 여왕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여왕의 집착과 질투가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추천의 글
그들은 왜 악당이 되었을까? 악당이 되기 전의 삶은 선한 주인공과 얼마나 같고 다를까. ‘동화의 재해석’을 통해 다시 만나는 익숙한 이야기의 변신. 첫 번째 이야기인 《디즈니의 악당들 1. 사악한 여왕》은 백설공주의 계모에 대한 상상이다. 여성의 매력이 아름다움으로만 이야기되는 동화 속에서 그녀가 느낀 불안과 사랑의 정체를 읽어보시길. 절대선도 절대악도 말하기 힘든 그 혼란으로부터 우리는 성인 독자로 다시 태어난다. 그 끝에서 반짝거릴 독자들의 재해석이 궁금해진다.
_ 이다혜(작가, 〈씨네21〉 기자)
책 속에서
왕비는 홀로 방 안에 서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거울 속의 왕비는 조금 초조해 보였다. 인생 역전의 순간에 이 정도도 불안하지 않을 여자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서 그 딸의 엄마가 되어줄 것이다. 그녀는 이 나라의 왕비가 되려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녀는 당연히 행복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가 붙들고 있는 거울에서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몹시 진저리나고 무시무시한 느낌이 뿜어져 나와 그녀를 사로잡았다. (12쪽)
세 자매가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자, 이제 말해봐, 백설공주….”
“맘에 드니….”
“새엄마 말이야?”
세 사람이 동시에 물었다.
“엄마가 정말 좋아요.”
백설공주가 대답했다.
“그 여자가 혹시….”
“너한테 못되게 군 적은 없니?”
“널 가두지는 않고?”
“예쁜 네 얼굴에 자기 얼굴이 죽잖아?” (85쪽)
“당신은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줬어요. 전 알아요. 그 표정, 상심으로 고통받는 그 여린 얼굴이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거울을 뚫어지게 계속 쳐다보곤 했죠. 바로 그 얼굴과 똑같아요. 아, 아버지는 정말 잔인한 남자였죠. 진짜 짐승이었어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우리 어머니와 결혼한 사람이 그 남자예요. 그는 나를 끔찍이 싫어했어요. 네, 맞아요. 그는 나를 정말 싫어했죠. 매일 ‘못생기고 쓸모없고 눈치 없는 계집애’라고 얘기했죠. 그는 늘 그렇게 말했어요. 그런 말은 그가 내게 남긴 멍이나 흉터보다 깊은 상처가 되었어요. 멍이나 흉터는 아물기라도 하잖아요.” (113-114쪽)
“말해봐, 거울아. 이 나라에서 누가 가장 예쁘지?”
왕비가 필사적으로 물었다.
“제 대답을 듣고 싶으세요?”
거울 속의 남자가 물었다.
“그래.”
왕비가 이를 갈며 대답했다.
“우선 이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전 어떤 경우에든 진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거울 속의 남자가 대답했다.
“내가 아니라면, 누가 제일 예쁜지 말해.” (165-166쪽)
남편을 잃은 상실감과 외로움으로 매일 거울을 찾은 탓일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의 인정과 사랑을 억지로 좇으면서 다른 생각도 들었다. 거울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신이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놓일 때도 있었다. 자신은 성벽에 출몰해 이리저리 떠다니는 회색빛 안개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생각이었다. 거울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신이 살아 있는 실체로 느껴졌다. 그럴 때면 여왕은 자신의 아름다움 덕분에 힘이 생긴 것 같았다.
아니, 그저 단순한 힘이 아니라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천하무적의 힘이 생긴 듯했다. (177-178쪽)
어머니의 사랑. 이 말이 여왕의 마음에 반향을 일으켰다. 여왕은 세 자매가 보낸 마법의 거울과 책 때문에 백설공주를 버려두었다. 왕을 잃은 슬픔에 미쳐버린 나머지 딸을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딸을 사랑할 수 없게 된 것일까? 여왕이 미친 것이 분명했다. 베로나의 말 때문에 이제 여왕은 처음으로 상황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 여왕은 절대 친구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한때는 친자매처럼 생각했던 이 여자를 성 밖으로 보내다니. 여왕은 베로나의 자문과 사랑 없이 너무 오랫동안 지냈다. 그렇게 오랜 세월 베로나가 이곳에서 함께 지냈더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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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센 강변의 작은 책방
레베카 레이즌 | 황금시간 | 2018-11-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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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센 강변의 작은 책방
레베카 레이즌 | 황금시간 | 2018-11-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나, 파리로 떠나! 내일!”
독자들의 찬사가 쏟아진 ‘할리퀸’ 레베카 레이즌의 화제작 ‘로맨틱 파리 컬렉션’ 첫 번째 이야기 여행하는 것을 넘어,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도시들이 있다. 파리도 그런 도시다. 수많은 예술가가 모여든 문화예술의 도시, 스타일 좋고 시크한 파리지엥이 사는 곳, 섬세한 미식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곳, 무엇보다 사랑과 낭만의 도시! 『센 강변의 작은 책방』은 누구나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파리에서 6개월간 살게 된 꿈 많은 아가씨의 이야기이다. 미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새라는 파리의 센 강변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소피로부터 6개월간 서점을 맞바꿔 운영하자는 제안을 받고, 파리로 떠난다. 에펠탑, 센강, 샹젤리제 거리,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 카페 드 플로르, 마카롱 가게 라뒤레, 퐁 뇌프 다리, 사크레쾨르 대성당, 사랑의 벽, 뤽상부르 공원 등 마치 파리의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파리의 실제 장소를 소환해내는 세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10~12월까지,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파리의 쓸쓸하고 아름다운 모습, 크리스마스를 앞둔 거리의 설레는 분위기까지 상세히 담아낸다. 파리 그리고 새라가 운영하는 책방이 생생히 살아 있는 듯 느껴지는 것은 공간 중심적인 로맨스 소설을 써온 레베카 레이즌의 탁월한 재주 덕분이다. 로맨스 소설의 명가 ‘할리퀸’ 출판사의 떠오르는 신예 작가로 꼽히는 그녀는 특정한 장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러 인물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시리즈로 엮어낸다. 이 책은 ‘로맨틱 파리 컬렉션’ 3연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파리에 관한 생생한 묘사, 오래된 것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프랑스인의 진지한 태도, 그 가치를 마음에 새긴 매력적인 인물을 등장시켜 독자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수많은 독자들의 찬사를 받은 그 소설! 로맨틱한 일탈을 꿈꾸는 당신이 바라는 모든 것 파리 하면 떠오르는 모든 낭만이 이 책 안에! 사랑과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일과 사랑을 모두 얻을 수 있을까? 새라는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인 애슈퍼드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로맨스 소설 애호가이자 영원한 사랑을 믿는 꿈 많고 순수한 아가씨다. 어느 날 파리의 센 강변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친구 소피가 뜻밖의 제안을 해온다. 6개월간 서점을 맞바꿔 운영하자는 것. 파리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를 버킷리스트로 꼽아두었던 새라는 이 갑작스러운 제안에 마음이 두근거린다. 파리는커녕, 그 도시조차 벗어나 본 적 없던 그녀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단 하나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다면 책에서 튀어나온 듯이 잘생기고 능력까지 좋은 프리랜서 기자 남자친구와 한동안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또 어디 있겠는가?! 파리에서 공짜로 6개월간, 센 강변의 책방에서 로맨스 소설을 한가득 읽으며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다는데! 새라는 우유부단하고 소극적인 평소의 그녀였다면 결코 결단내리지 못했을 파리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파리에 도착한 첫날부터 일이 꼬인다. 여행 가방을 도둑맞고 책방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직원들은 통제가 안 되고 책방 매출은 급격히 떨어진다. 파리 구경은커녕 그토록 좋아하는 로맨스 소설조차 한 줄 읽을 시간이 없어 우울한데, 심지어 이럴 때 가장 기대고 싶은 남자친구는 연락 두절이다. 그 사이 어느새 겨울이 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새라가 꿈꾸던 환상적인 ‘파리 라이프’는 어디로 간 걸까? 과연 그녀는 파리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오르세 미술관, 샹젤리제, 라뒤레, 카페 드 플로르… 파리를 향한 로망과 추억을 소환하는 생생한 묘사 만약 파리에서 6개월 동안 머물 수 있다면? 이 소설은 설정 자체가 매혹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곳을 훌쩍 떠나 또 다른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어딘가로 여행을 꿈꾸지 않던가. 그런데 그곳이 사랑과 낭만의 도시라 불리는 파리라면? 그 누가 이런 기회를 마다할 수 있을까. 완벽히 환상적인 설정으로 시작한 『센 강변의 작은 책방』은 한결같이 파리의 아름다운 면모를 속속들이 들춰내 보여준다. 도시 곳곳에서 고개만 들면 바라볼 수 있는 에펠탑, 저마다의 이야기가 깃든 낡은 책이나 오래된 물건을 파는 센 강변의 작은 노점들, 세련된 부티크가 줄지어 선 샹젤리제 거리, 고흐, 마네, 모네… 책으로만 보던 대가들의 그림과 마주할 수 있는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 헤밍웨이를 비롯한 전설적인 작가들이 글을 썼다는 카페 드 플로르, 한 조각 안에 황홀한 맛의 소용돌이가 펼쳐지는 마카롱 가게 라뒤레, 에펠탑 꼭대기의 낭만적인 레스토랑 르 쥘베른, 그밖에도 퐁 뇌프 다리, 사크레쾨르 대성당, 사랑의 벽, 뤽상부르 공원… 등 파리의 수많은 실제 장소들이 등장한다. 특히 10월의 가을부터 12월 겨울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는 이 소설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파리의 분위기를 잘 묘사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은 파리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파리에 가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파리라는 도시를 상상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한 번이라도 파리에 가보았다면 그래서 늘 가슴 한구석에 파리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들렀던 그 장소, 그 카페, 그 골목이 바로 책 안에 살아 있다. 다시금 그곳을 누비는 듯한 황홀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파리의 골목골목 작은 가게에는 꿈꾸는 삶과 사랑이 있다 책방, 앤티크 숍, 향수 가게로 이어지는 ‘로맨틱 파리 컬렉션’ 이 책이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센 강변에 자리한 고풍스러운 책방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이라는 이름처럼 오래전부터 파리 센 강변에 자리 잡은 책방은 흡사 그 유명한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를 떠올리게 한다. 혹은 파리 뒷골목에 어디에선가 마주쳤을 법한 오래된 서점 같기도 하다. 낡은 책장에 빽빽이 들어찬 책들, 미로처럼 이어진 책방 내부, 2층 한편에선 어느 소설가가 틀어박혀 로맨스 소설을 끼적일 것 같은 분위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초판본이 있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책 이야기를 나누며 한두 시간은 너끈히 보낼 수 있는 그런 곳.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책방 풍경은 책에 관한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따뜻한 방에 콕 틀어박혀 후루룩 소설 한 편 읽는 재미에 관해, 오래된 책에서 나는 묵은 종이 냄새에 대해, 모처럼 핸드폰을 내려놓고 책에 관한 저마다의 그리운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아날로그 감성을 지녔달까. 책방이란 장소를 이토록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었던 것은 작가 레베카 레이즌 역시 열렬한 애서가이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해 결국 책을 쓰게 되었다는 그는 책방이란 공간을 애정이 담긴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로맨스 소설의 떠오르는 신예로 평가받는 그의 소설은 특정 공간을 생생히 살려 이야기를 끌어내는 저력이 있으며, 너무도 익숙하게 여겼던 그 공간에 관한 의미를 되묻게 한다. 이 책 『센 강변의 작은 책방』은 독자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받은 바 있으며, 앤티크 숍, 향수 가게로 이어지는 ‘로맨틱 파리 컬렉션’ 3연작으로 이어진다.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에펠탑 아래의 작은 앤티크 숍』은 연이어 출간할 예정이다. 나의 파리, 나의 로맨스! 우리는 모두 파리로 떠날 자격이 있다 파리와 책방, 환상적인 두 가지 배경 위에 펼쳐진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은 설렘이다. 책을 읽는 동안 자꾸 두근거린다. 프리랜서 기자로서 세계 곳곳을 다니는 남자친구 리지와의 아슬아슬한 연애 때문에 맘 졸이느라 그렇기도 하고, 파리라는 도시가 자아내는 황홀함 때문이기도 하며, 책으로 둘러싸인 센 강변의 고풍스러운 책방과 책을 사랑하는 등장인물들이 만들어낸 낭만적인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라의 사랑이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서점이 닥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든 그렇지 않든,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는 이 소설의 달콤함에 기분이 들뜰 것이다. 『센 강변의 작은 책방』은 로맨스 소설이긴 하지만 비단 로맨스에만 치중하고 있지는 않다. 소극적으로 살아가던 여자가 파리를 배경으로 주체적으로 삶을 일궈가게 된다는, 한 여자의 성장기로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덜컥 ‘공짜 파리 살기’ 기회를 얻은 새라가 부러우면서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시골뜨기 미국 아가씨 새라가 서서히 파리지앵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상상도 해본다. 언젠가 내게도 이런 달콤한 제안이 올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나의 ‘파리 라이프’는 어떤 모습일까 하고. 즐거운 상상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다. ***** 『센 강변의 작은 책방』에 쏟아진 찬사들 “파리로의 황홀한 도피. 파리 3연작의 다른 작품들이 기대된다.” - French Village Diaries “『센 강변의 작은 책방』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 쉽게 읽히고, 매력이 솟아나는 문장에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진다.” - Rachel's Random Reads “모든 캐릭터가 아름답게 그려졌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생생한 캐릭터를 꼽으라면 파리다. 반전과 깜짝 사건들로 가득한 스토리도 매력 만점이다.” - Being Anne Reading “뜬금없는 고백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이 작품에 푹 빠졌다.” - Bookloverwormblog “레베카 레이즌의 반짝이는 필력이 파리라는 세상 속으로 독자를 완전히 빨아들인다. 파리의 아름답고 매력적인 면모를 십분 강조하는, 파리를 향한 러브레터다. 책을 사랑하거나 프랑스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에 푹 빠져들 것이다.” - Sam Still Reading “파리를 향한 러브레터이자 책을 향한 러브레터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이다.” - Rather Too Fond of Books “마지막 책장을 덮기가 정말이지 아쉬웠다. 과감하게 도전하고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청춘을 그린 이 매혹적이고 황홀한 작품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Compelling Read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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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숨
테드 창 | 엘리 | 2019-07-0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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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숨
테드 창 | 엘리 | 2019-07-0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낯선 테크놀로지가 넘쳐나는 새로운 세상을 앞둔 우리에게
독보적 상상력과 예언적 통찰로 무장한 소설가가 던지는 질문.
“그리하여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
새로운 기술이 인간 사회에 도래했을 때, 그것이 지닌 가능성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는 어떻게 변화하며, 그 결과 인간은 어디를 향해 나아가는가. 시간여행, 인공지능, 외계지성, 평행우주, 인간의 자유의지, 생체적 기억과 디지털적 기억, 인류의 미래 등을 다루는 이 환상적이고 우아한 작품집에서 테드 창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새로운 상상력을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문들에 맞서 분투한다. 그리고 훌륭한 SF는 아름다움과 의미와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음을 분명하게 증명한다.
4번의 휴고상, 4번의 네뷸러상, 4번의 로커스상.
전 세계가 기다려온 테드 창의 귀환!
최고의 SF에 수여되는 모든 상을 석권하며 전 세계 21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작가, 테드 창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2002년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출간한 이래 17년 만에 펴내는 소설집으로, 로커스상, 휴고상, 영국과학소설협회상을 수상한 표제작인「숨」을 비롯해 총 9편의 중 ·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중 「옴팔로스」「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은 최초 공개되는 신작 단편이다.『숨』은 전 세계 12개국에 번역 계약되었다.
[수록 작품 목록]
1.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2. 숨
3. 우리가 해야 할 일
4.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5. 데이시의 기계식 자동 보모
6.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7. 거대한 침묵
8. 옴팔로스
9.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수상 내역]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휴고상, 네뷸러상, 세이운상
「숨」: 로커스상, 휴고상, 영국과학소설협회상 수상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로커스상, 휴고상, 세이운상 수상
「우리가 해야 할 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
「거대한 침묵」: 『The Best American Short Stories』(2016)에 수록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 휴고상 최종 후보
[작품 소개]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우리의 현재는 달라질까?
바그다드의 직물상인 푸와드는 거래처 사람들에게 보낼 선물을 찾다가 우연히 한 가게에 들어간다. 이 가게의 주인은 진기한 물건들을 만들어 파는 연금술사인데, 푸와드를 가게 안쪽으로 초대해 자신이 만든 ‘세월의 문’을 보여준다. ‘세월의 문’은 20년 뒤의 과거나 미래로 통하는 문이다. 가게의 주인은 그 문을 통과해 미래의 자신들과 만난 세 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은 푸와드가 가보고 싶어하는 곳은 20년 뒤의 미래가 아니라 20년 전의 과거이다. 그는 “일어난 일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연금술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20년 전에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과거를 향해 간다.
「숨」
: 우리의 우주는 그저 나직한 쉿 소리를 흘리며 평형 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었다. 그것이 이토록 충만한 생명을 낳았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이 이야기는 우주의 다른 종과 문명을 향해 어느 해부학자가 남긴 서한의 형식을 띠고 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세계는 무한하게 뻗어나가는 단단한 크롬 내부의 아르곤 공기실로, 이곳에는 공기압으로 구동하는 기계인간들이 문명을 이루어 살고 있다. 화자인 과학자는 시계에 비해 자신들의 뇌가 느리게 작동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자신의 두뇌를 여는 자기 해부를 시행한다. 그리고 공기는 단순히 그들의 사고를 발생시키는 엔진에 동력을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실상 그들의 사고가 각인되는 매체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생명의 원천은 공기가 아니라 기압 차이임을 깨닫는다. 이 기압이 평형 상태에 도달할 때, 우주는 그 모든 작동을 멈출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종과 문명의 완전한 소멸을 의미한다. 과학자는 평형 상태가 모든 우주의 운명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으며, 다른 우주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미래의 다른 문명을 향해 메시지를 남긴다.
「우리가 해야 할 일」
: 자유의지가 환상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등장인물도 없고 대화도 없는 이 짧은 이야기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환상이라는 확실한 실증이 있을 때, 그것이 인류에게 불러일으킬 결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신들의 선택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어떤 사람들은 선택 행위를 중단한다. 그들은 더 이상 어떠한 자발적 행위에도 가담하지 않는다. 그러나 화자는 말한다. 무엇이 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믿느냐이며, 이 거짓말을 믿는 것이야말로 깨어 있는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 이것은 인공지능의 상품 주기에 대한 이야기일까? 인간의 생애 주기에 대한 이야기일까?
애나 앨버라도는 전직 동물원 사육사로, 최첨단 소프트웨어 회사인 블루감사에 취직하여 그들의 최신 개발품인 디지언트를 훈련하게 된다. ‘디지언트’는 데이터 어스라는 디지털 세계 내부에 생성된 디지털 유기체로, 플레이어들을 위한 애완동물로 판매되기 위해 생성됐다. 애나의 동료인 데릭 브룩스는 전직 애니메이터로, 디지언트들을 위한 몸체인 아바타를 디자인하고 있다. 이야기는 애나 앨버라도가 디지언트 훈련사 제안을 받는 순간부터, 그녀가 자신이 입양한 디지언트인 잭스가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킬 결심을 하는 순간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 속에서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디지언트가 개발되고, 그들은 성장하여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자신의 세계를 이해한다. 그러나 결국 데이터 어스라는 가상 플랫폼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자신들의 우주가 존재를 멈추거나 황폐해지는 순간이 올 때 디지언트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소수의 오너들만이 현재 유력한 플랫폼으로 디지언트를 이식하기 위한 돈을 모으는 데 필사적이다. 섹스돌 개발자들에게 디지언트의 저작권을 넘기는 것을 고려할 정도로.
「데이시의 기계식 자동 보모」
: 인간 보모를 대신해줄 기계식 자동 보모의 장점은?
1861년 런던에서 태어난 수학자 레지널드 데이시는 자신의 아들이 인간 보모에게 학대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의 아들을 위해 기계식 자동 보모를 개발한다. 그것은 과연 이성적이고 성공적인 발명품이었을까?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 생체적인 기억이 디지털적인 기억으로 대체되는 것에 대하여
이 이야기는 교차 편집의 형식을 이루고 있으며 작품의 화자는 두 남자이다. 한 남자는 기자로, 그가 사는 시대는 가까운 미래이다. 그는 아직 키보드를 애용하고 있지만 그가 사는 미래에서는 이제 펜이나 키보드로 글을 쓰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을 머릿속에서 하위발성하면 망막 프로젝터가 시야에 해당 문장을 보여주고, 몸짓과 안구 움직임의 조합을 이용해 그 문장을 수정한다. 기자는 기억 장치인 ‘리멤’에 관한 기사를 쓰고 있다. 리멤은 사람들의 대화나 하위발성을 모니터하고 있다가, 과거의 사건을 언급하면 시야의 좌측 하단에 해당 사건의 영상을 띄운다. 인간이 무언가를 잘못 기억한다는 행위 자체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진 것이다. 기사를 쓰던 남자는 딸인 니콜의 십대 시절 라이프로그를 통해 자기가 믿고 있던 어떤 사건이 실은 자신의 조작된 기억이었음을 충격적으로 깨닫게 된다.
또 다른 화자는 티브족의 소년, 지징기이다. 그는 마을을 찾아와 살게 된 유럽인 선교사를 통해, 종족 가운데 처음으로 읽고 쓰는 법을 배운다. 글을 읽고 쓰게 된 지징기는 마을의 이야기꾼이 올해에 들려주는 이야기가 지난해에 들려준 이야기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월이 흘러 지징기는 마을 법정의 서기가 된다. 그리고 씨족의 합류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을 때, 자기가 유럽인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는 어느새 티브족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보다 유럽인들이 종이에 써놓은 글을 더 믿고 있었던 것이다.
기자인 화자는 어떤 사건들에 대한 기억에서 개인의 주관이 완전히 제거될 가능성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티브족의 구전 문화가 글자의 도래를 막지 못했듯이, 사람들이 불완전한 생체적 기억 대신 완벽한 디지털적 기억을 채택하는 추세를 막지 못한다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그 장점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하고 자문한다. 모든 것을 정확한 영상으로 보여주는 리멤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저질렀던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게 만들 수 있을까? 그리하여 우리는 미래에 그런 행위를 되풀이하는 것을 피하게 될 수 있을까?
「거대한 침묵」
: 인간들에 의해 멸종 직전으로 내몰린 종의 일원이 말하는, 우주가 이토록 고요한 이유
이 짧고 흥미로운 이야기의 화자는 멸종 직전의 푸에르토리코 앵무새이다. 그는 방대한 우주에서 외계의 존재를 찾으려는 인간의 호기심에 대해 말한다. 우주가 당황스러울 만큼 고요한 이유는, 인간들에 의해 멸종되지 않으려는 우주 지성의 생존 전략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경고일지도 모른다. 인류는 더 큰 무언가를 찾아, 우리 주위의 가장 겸손한 존재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래전 열대 우림에 울려 퍼졌던 지구 지성의 소리는 우주의 거대한 침묵 속에 합류하여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소리도 들을 수 없는 인간이, 백 광년 떨어진 곳의 소리를 엿듣는다고 해서 과연 외계 지성을 알아볼 수 있을까?
「옴팔로스」
: 인간은 정말 우주의 중심적 존재일까? 우리 종은 과연 ‘옴팔로스’가 맞을까?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 여러 개의 세계에 여러 개의 당신이 살고 있다면? 당신이 무슨 선택을 하든 그와는 정반대의 선택을 한 다른 우주가 언제나 존재한다면, 당신의 선택은 여전히 의미가 있을까?
추천사
손꼽아 기다려온 테드 창의 두 번째 작품집. 정확하고 날카로운 문체로 서정적이면서도 형이상학적인 풍경들을 탐험한다. 그는 SF 분야에서 여전히 빛나는 스타일리스트이다.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_북리스트
출간과 동시에 역사가 되다!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을 변화시킬 예언적 이야기들. 클래스가 다른 SF.
_커커스 리뷰
그의 책은 출간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다.
_뉴스데이
테드 창은 과학소설에 인간적 통찰력과 신화의 공명을 불어넣는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지난 이십 년 동안 가장 정제된 모음집이었다면, 『숨』은 그것을 능가하고 있다.
_케빈 브록마이 어 (소설가)
『숨』에 들어 있는 아이디어의 미로에는 탁월함이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놀라운 것은, 각각의 이야기 속에 심장 박동처럼 뛰고 있는 인간애이다. 그는 장르의 대가일 뿐 아니라, 노련하고 훌륭한 이야기꾼이다.
_에이자 게이블 (소설가)
테드 창이 보여주는 우아한 정밀함과 예지력은 너무나 대단해서, 우리는 인간이든 로봇이든 앵무새든, 그가 그리는 세계와 그의 캐릭터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어버리게 된다.
_캐런 러셀 (소설가)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하나의 우주다. 모든 작품이 보석이다. 당신은 앉은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숨』을 흡입하게 될 것이다.
_블레이크 크라우치 (소설가)
테드 창의 작품들은 모두가 빛나는 실험이다. 깊은 인간적 질문들을 향한 그의 헌신은 그의 작품들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테드 창은 언제나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번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_라이브러리 저널
테드 창은 대가이다. 과학소설계의 앨리스 먼로라 할 만하다.
_리터러리 허브
책 속으로
사람은 수많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존재다. 기억이란 우리가 살아온 모든 순간을 공평하게 축적해놓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애써 선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서사이다. ―301쪽
글이란 단지 누군가가 한 말을 기록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다. 글은 입 밖에 내서 말을 하기 전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단어들 또한 단순한 말 조각이 아니었다. 단어들은 생각의 조각이었다. ―296쪽
인간을 데이터베이스보다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모든 특성은 예외 없이 경험의 산물이었다. ―234쪽
이 세계에서 이십 년 동안 살며 습득한 상식을 가르치고 싶다면, 그 일에 이십 년을 들여야 한다. 경험은 알고리즘적으로 압축할 수 없다. ―234쪽
우리의 우주는 그저 나직한 쉿 소리를 흘리며 평형 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었다. 그것이 이토록 충만한 생명을 낳았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당신의 우주가 당신이라는 생명을 일으킨 것이 기적인 것처럼. ―87쪽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경이로움에 관해 묵상하고, 당신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라. ―87쪽
세상에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 네 가지 있다. 입 밖에 낸 말, 공중에 쏜 화살, 지나간 인생, 그리고 놓쳐버린 기회. ―49쪽
우리는 미래나 과거를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을 더 잘 알 수는 있는 것입니다.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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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 다산책방 | 2019-06-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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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 다산책방 | 2019-06-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불을 끈 뒤에도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 공포!
출간 전 40개국을 충격에 빠뜨린 괴물 신인, C. J. 튜더 최신작
“이로써 튜더가 영국의 여자 스티븐 킹이라는 사실이 확정되었다!”
_데일리 메일
★★★ 스티븐 킹, 리 차일드 강력추천
★★★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 전 세계 40개국을 매혹시킨 환상의 스토리텔링!
★★★ 2019년 스릴러 최대 화제작
★★★ 《선데이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데일리 메일》 등 유수 언론 극찬!
“숨소리가 안 들리잖아. 쟤를 봐, 쟤 눈을 보라고!”
우리 마을에는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되는 폐광이 있다.
그곳에 들어갔다 나온 아이들은 모두 미치거나 자살했다.
마치 저주를 받은 것처럼.
호기심을 참을 수 없어 내 동생 애니와 함께 그곳에 갔던 날,
사고로 애니가 죽었다.
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48시간 뒤 애니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렸다.
내 동생은 분명 죽었을 텐데.
나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는 그때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전 세계 40개국을 충격에 빠뜨린 괴물신인
한층 더 진화한 소설로 돌아오다
2018년 여름, 쏟아지는 스릴러 소설 중에 단연 눈에 띄었던 데뷔작『초크맨』으로 전 세계 40개국을 매혹시킨 작가 C. J. 튜더가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초크맨』이 세운 기록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전 세계 40개국 계약,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최대 화제작, 원고 오픈 2주 만에 26개국 판권 계약 신기록, 거기에다 스티븐 킹, 리 차일드 등 장르문학 대가들의 찬사까지 쏟아졌다. 아마존 상반기 올해의 책과 굿리즈 가장 많이 읽힌 신간에 선정되는 등 작가가 후속작 집필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스포트라이트였다. 그러나 1년 만에 내놓은 신작 『애니가 돌아왔다』는 그런 우려를 한 방에 날려버렸다. 《선데이타임스》와 《익스프레스》는 “C. J. 튜더에게 후속작 징크스 따윈 없었다” “『애니가 돌아왔다』는 작가의 전작『초크맨』이 스티븐 킹을 전율시킨 마지막 작품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라며 극찬했고 《데일리 메일》은 “이 작품으로 튜더가 영국의 여자 스티븐 킹이라는 사실이 확정되었다!”라고 평했다.
작가는 『초크맨』출간 당시 이미 『애니가 돌아왔다』의 원고를 완성해두었고, 데뷔작과 후속작 집필 사이의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진화를 보여주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긴장감 넘치는 구성으로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던 『초크맨』의 강점은 유지하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천천히 독자를 죄어오는 공포와 초자연적인 호러 요소까지 더한『애니가 돌아왔다』는 무더운 여름, 독자들을 서늘하게 할 강렬한 공포를 선사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일은
사랑하는 여동생이 살아 돌아온 것이다
한때는 석탄 채굴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이제는 폐광촌으로 남은 작은 마을 안힐. 그곳에서 다양한 사건 현장을 봐온 베테랑 경찰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 충격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 현장은 처참했다. 권총으로 자살한 여자의 시신은 정수리가 날아갔고, 주변에는 파리와 딱정벌레 떼가 득실거렸다. 그러나 이 사건이 ‘자살 사건’이 아닌 ‘살인 사건’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여자가 자신의 아들을 망치로 내려쳐 처참하게 살해한 것이다. “아이의 얼굴이 있어야 할 곳에는 분간할 수 없는 시뻘건 곤죽만 남”을 만큼 아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여자는 벽에 피로 한 문장을 휘갈겨 썼다.
내 아들이 아니야. 그리고 이 한 문장으로 인해 가슴 깊숙한 곳에 비밀로 묻어두었던 20년 전 처참했던 사건의 봉인이 다시 열리게 된다.
그 사건이 일어났던 건 20년 전. 조 손이 열다섯 살 때의 일이다. 조와 친구들은 갱도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았다는 친구 크리스의 말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열어서는 안 되는 문을 한밤중에 몰래 열고 만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간 그곳은 놀랍게도 어린아이들의 유골이 가득한 동굴 무덤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자신의 어린 동생 애니가 몰래 따라왔을 줄은. 동굴에서 뜻밖의 딱정벌레 떼의 습격을 당한 친구들은 허겁지겁 도망치려 하다가 쇠지렛대로 애니를 치고 만다. 애니는 죽었다. 조와 친구들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일이 있고 48시간 뒤…… 애니는 상처 하나 없이 집으로 돌아온다. 오빠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그리고 조의 끔찍한 악몽이 시작되었다.
한 문장도 허투루 쓰지 않은 스릴러의 정수
불을 끄고 난 뒤에도 한참 동안 당신을 맴돌 소설
두 번째 작품으로 영국을 대표하는 스릴러 작가로 우뚝 선 C. J. 튜더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의 시선을 붙들어 둘 수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사건의 비밀이 하나씩 파헤쳐지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던 『초크맨』에 이어 『애니가 돌아왔다』역시 일단 한번 읽기 시작하면 결말을 보기 전까지는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이야기꾼으로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작가의 작품이 매번 이렇게까지 높은 몰입도를 자랑하는 이유는 성실함 덕분일 것이다. 첫 작품이 출간되었을 때 이미 후속작 원고를 완성해놓았다는 일화는 작가가 소설을 쓰고 싶다는 열망뿐만 아니라 성실함이라는 덕목까지 갖추었다는 증거다. 이러한 성실함은 소설 속에서 신인답지 않은 치밀한 짜임새로 드러나는데, 실제로 『애니가 돌아왔다』의 문장은 하나도 허투루 쓰인 게 없다. 모든 문장은 단서가 되고, 그 단서는 후반부에 반전으로 돌아와 독자들을 강렬한 충격에 빠뜨린다. 이러한 글쓰기 방법에서 독자의 시선을 일부러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반전을 예측하지 못하게 혼란시키는 기술은 찾아볼 수 없다. 말하자면 C. J. 튜더는 스릴러 중에서도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작가다.
글 쓰는 방법만 정공법인 게 아니다.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사건과 반전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예상하지 못했던 인간의 악한 면을 마주하게 된다. 표면에 드러나는 잔인하고 충격적인 사건 이면에 인간의 이기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씁쓸함이 있다. 이것이 튜더의 소설을 두고 작품성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여러 면에서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책 속으로
게리는 전에도 시신을 본 적이 있다. 뺑소니차에 치인 어린아이. 농기구에 짓이겨진 10대. 그들도 끔찍했다.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하지만 이건 처참하군. 그는 다시 생각한다. 정말 처참해.
“썅.” 셰릴이 속삭이고 게리는 그보다 더 알맞은 단어를 찾을 수 없다.
그 섬뜩한 욕설 한마디에 모든 게 담겨 있다. 썅.
여자가 대형 평면 TV를 마주 보고 거실 한복판에 놓인 낡은 가죽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 TV 화면은 거미줄처럼 금이 갔고 그 주변을 뚱뚱한 청파리 수십 마리가 느릿느릿 기어 다닌다.
나머지는 여자 주변에서 윙윙거린다. 여자가 아니라 시신이지. 게리는 바로잡는다. 더는 인간이라고 볼 수가 없다. 시체일 뿐이다. _프롤로그 중에서
하지만 모두의 인생이 그렇다. 희망이다. 확약은 아니다. 우리는 미래에 우리 자리가 마련돼 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예약만 되어 있을 뿐이다. 그 자리가 경고나 환불도 없이, 얼마만큼 가까이 왔는지에 상관없이 당장이라도 취소될 수 있는 게 인생이다. 경치를 감상할 시간조차 없이 달려왔더라도 말이다. 벤처럼. 내 여동생처럼.
그 이메일은 거의 두 달 전에 내 수신함으로 날아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스팸메일함으로 곧장 옮겨지지 않았다.
보낸사람: ME1992@hotmail.com
제목: 애니
나는 하마터면 메일을 당장 삭제할 뻔했다. 본 적 없는 이메일 주소였다. 트롤일 수도 있고 누가 못된 장난을 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세상에는 덮어두어야 하는 이야기도 있는 법이다. 그걸 끄집어내서 좋을 게 하나 없다. 메일을 삭제하고 쓰레기통을 비우고 그걸 보았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게 상책이었다. 그렇게 결정해놓고 나는 읽기를 클릭했다.
나는 네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 그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어.
마커스의 눈이 반짝거린다. 그의 관심 주제를 찾은 듯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1800년대에는 여자들이 평균 여덟 명에서 열 명의 아이를 낳았어요. 하지만 대다수가 유아기 아니면 10대가 되기 전에 죽었죠.” 그는 이 사실이 내 머릿속에 접수될 수 있도록 하던 얘기를 잠깐 멈춘다. “이 묘지에서 이상한 점 못 느끼셨어요?”
나는 두리번거린다. “죽은 사람들이 많다는 거 말고 다른 거?”
(.....)
나는 고개를 젓는다. “모르겠는데ㅡ”
“여기에는 젖먹이나 어린애 무덤이 없어요.” 그는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애들이 다 어디 있을까요?”
마침내 그가 얘기했다. “내가 뭔가를 발견했어. 따-따-땅속에서. 드-드-들어가는 입구일 수 있어.” “어디로 들어가는 입구?”
“그 구덩이.”
나는 그를 빤히 쳐다보았고 기분이 묘해졌다. 전에도 그 단어를 들어본 적 있는 듯했다. 아니면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 전차 집전기에 손을 대면 정전기 때문에 손이 간질거리듯 낯선 전율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갔다. 그 구덩이.
그건 죽은 쥐 냄새가 아니었다. 우리 집에 둥지를 튼 다른 뭔가의 냄새였다.
나는 엄마에게 거의 매일 밤마다 바로 옆 애니의 방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가끔 같은 노래가 몇 번이고 반복될 때도 있었다.
“그녀가 온다면 산을 돌아서 올 거야, 그녀가 온다면 산을 돌아서 올 거야.”
그게 아닌 날은 끔찍한 고함 소리와 비명 소리가 들렸다. 나는 워크맨 헤드폰을 쓰거나 베개로 귀를 막는 등 소리를 죽일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아침이 되면 애니의 방으로 들어가 오줌으로 흠뻑 젖은 시트를 벗겨내 세탁기에 넣고 세탁 버튼을 누른 다음 학교에 갔다.
(....)
내가 그랬던 이유는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이건 내 몫이었다. 참회였다.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처벌이었다. 아니면 내가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일에 대한 처벌이었다. 나는 그녀를 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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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올해는 눈부시고 근사한 봄을 보내기로 방금 결정했어
사에리, 야마시나 티나 | 소미북스 | 2018-06-0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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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올해는 눈부시고 근사한 봄을 보내기로 방금 결정했어
사에리, 야마시나 티나 | 소미북스 | 2018-06-0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SNS 월간 조회 수 1,500만 회 돌파,
화제의 ‘두근두근 망상 트윗’이 책으로!
콩닥콩닥 간질간질, 사랑의 가장 달콤한 순간을 당신에게 전해드립니다.
이렇게나 팍팍한 세상인데, 달콤한 ‘망상’ 하나쯤 있어도 되잖아요?
누구나 가끔은 사랑에 빠지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커플지옥 솔로천국’이라는 말도, 사실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럽기 때문에 나온 말이지요.
하지만 실제 연애는 너무 힘듭니다. 이 사람이 나에게 맞는지, 내가 좋아하는 만큼 그 사람도 날 좋아하는 건지, 나중에 혹시 변심하지는 않을지 이리저리 재야 할 것도 따져봐야 할 것도 너무 많아요. 에너지는 에너지대로 소모하고 파국으로 끝나버리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기도 하고, 모든 걸 던져서라도 사랑에 빠지고 싶을 만큼 멋진 남자는 이미 임자가 있거나 하기도 하죠.
녹록치 않은 현실 연애, 하지만 그렇다고 연애가 필요 없는 것도 아니죠.
그렇다면 상상으로라도 당분을 충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팍팍하고 무미건조한 세상에 달콤한 ‘망상’ 하나 정도 있어도 되잖아요?
어쩌면 그 망상으로 이 현실을 이겨낼 힘을 얻을지도 모르는 거, 아닐까요?
연애에서 가장 달콤한 순간만을 콕콕 골라내 모았습니다!
두근두근 콩닥콩닥, 설렘 충전 100%!
볼륨펌을 한 멋진 남자 친구의 미소,
다정하게 귓가에 속삭이는 ‘좋아해’,
포근포근 따뜻한 봄 날씨와 흩날리는 벚꽃,
마주잡은 두 손의 온기…….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겪기는 어려운, 연애의 가장 완벽한 순간만을 모았습니다.
상상만 해도 입가에 절로 미소가 떠오르고 가슴이 간질간질해지지 않나요?
염장질이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눈을 감고 떠올려 보는 겁니다.
그 완벽한 순간이 바로 지금 자신에게 와 있다고.
실재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 잠깐의 행복만으로도 일상의 피로를 잊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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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프로데 그뤼텐 | 도서출판 잔 | 2018-05-2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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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프로데 그뤼텐 | 도서출판 잔 | 2018-05-2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노르웨이의 대표 현대 작가 프로데 그뤼텐의 장편 소설
대를 이어 평생을 운영해 온 가구점의 파산
나의 존재를 점점 잊어 가는 아내 마르니
이 모든 것은 바로 이케아를 만든
잉바르 캄프라드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를 거침없이 오가는 시제, 위트 있는 상황 묘사와 진심 어린 독백이 뒤섞인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 북유럽 특유의 정갈함이 묻어나는 등장인물 간의 대화. 작가는 이 모든 요소를 한 문단 안에서 조화롭게 아우르며 쉼 없이 이어지는 사유를 통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 절망 속에서 허덕이는 주인공 하롤드 영감의 마음을 절묘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쓸쓸히 비판하고 조심스럽게 그 화합점을 제시한다.
소설은 노르웨이의 조용한 마을에서 대를 이어 가구점을 운영하던 하롤드 영감이 눈 속을 헤치며 스웨덴으로 향하는 중, 연쇄 충돌 사고를 처리하던 경찰과 만나면서 시작한다. 이런 날씨에는 여행을 권하지 않는다는 경찰에게 하롤드 영감은 한 사람을, 바로 이케아(IKEA)의 설립자인 잉바르 캄프라드를 납치하기 위해 스웨덴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경찰은 “혹시 이케아에서 구입한 조립식 가구에 못이 하나 빠졌던가요?”라며 그 말이 농담인 양 빈정거린다. 경찰에게는 안경을 끼고 모자를 쓴 늙은이, 뒷자리에 서류 가방을 싣고 차를 모는 한 남자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롤드 영감은 진심이고 절박하다. 마을에 이케아가 들어서면서 가구점은 간판을 내리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아내 마르니는 점점 기억을 잃고 자신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스웨덴에 도착한 하롤드 영감은 아내 마르니와 얽힌 기억을 끊임없이 되뇌며, 우연히 만난 소녀 엡바와 함께 잉바르 캄프라드를 납치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데…….
이제 당신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어요. 그건 당신도 잘 알고 있겠죠? 그에게 내 삶에 대해 듣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이야기해 달라고 말했다. 내 삶은 바로 당신이 가져가 버렸소.
분노와 경멸과 증오의 불꽃으로 가득 찬 하롤드 영감과 영문도 모른 채 납치당한 이케아 그룹의 대표 잉바르 캄프라드. 역사와 신문화를 대변하는 두 인물의 갈등은 비단 소설 속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문득 이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는 문을 닫았다. 장남은 이미 나를 잊은 지 오래다. 차남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손자들은 내게 전화도 하지 않는다. 마르니는 내가 누구인지 가끔, 아주 가끔 기억할 뿐이다. 그렇다, 나는 한 줄기 연기처럼 형체도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문명의 빠른 발전 속도는 수많은 편의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오랜 터전을 잃게 만든다. 하롤드 영감 역시 노르웨이의 한적한 마을에서 대를 이어 가구점을 운영했고, 마을에 이케아가 들어서자 곧 가구점 문을 닫게 되었다. 아들들도 그의 곁을 떠났다. 아내 마르니 마저 기억을 잃어 간다. 새로운 것이 지난 것을 밀어내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종종 이러한 장면을 목격하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지만 편의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을 만큼 무감각해진 탓일까, 이내 잊어버리고 만다.
지금 우리는 병든 세대가 되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 구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저 오래된 것과 새것만 구별할 수 있을 뿐. 만들어진 것들은 낡아 허물어지고 기계에선 삐걱삐걱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하롤드 영감은 과연 신문화를 이끄는 거대 그룹에 맞서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왜 이런 일을 하셨습니까? 캄프라드가 물었다. 그는 나를 슬쩍 돌아보았다. 이제야 내게 관심을 보이는 걸까. 그건 당신도 잘 알잖소. 그는 미소를 지었다. 나를 향한 미소였다. 내가 그를 향해 권총을 들이대듯 그는 내게 미소를 던졌다. 드디어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소리 없는 슬픔은 끝까지 나를 벗어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복수는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이 세상에 복수가 설 자리는 없다는 사실을, 복수는 이 세상을 인간다운 것으로 과다하게 채우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라는 사실을……. 당신이 두려워하는 건 뭡니까? 나는 캄프라드에게 질문을 던졌다. 두려워하는 거요? 나이가 드니 두려운 것도 없어졌어요.
저자는 반대의 세계관으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인물을 통해 어쩔 수 없이 빚어진 오해와 갈등의 아픔에 눈을 돌리는 대신, 끊임없는 사유로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두 인물의 공통점, 역사와 신문화의 화합점을 찾아가기 위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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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제7일
위화 | 푸른숲 | 2018-11-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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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제7일
위화 | 푸른숲 | 2018-11-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세계가 사랑한 작가
중국 최고 이야기꾼의 귀환!
《허삼관 매혈기》《인생》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중국 소설의 새로운 재미를 일깨워준 위화(余?)의 신작 장편소설《제7일》이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중국에서는 올해 6월에 출간되었으며, 신작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가 집중된 만큼 초판 60만 부를 찍으며 올해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작가 스스로도 ‘30년 문학 인생의 결정판’으로 꼽는 작품이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중국 작가로 꼽히는 위화의 매력을 오랜만에 한껏 음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주인공 양페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난 후, 이승은 떠났지만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7일 동안(창세기에서 모티브를 땄다)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작가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도 사회의 부조리마저 유머러스하고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탈바꿈시키며 독자들로 하여금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나는 인생의 본질에 다가서려 노력한다. 일상의 본질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 어차피 일상이란 진짜와 가짜가 섞여 혼탁한 상태가 아닌가?’라는 위화의 말은 중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그의 문학의 보편성이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고도로 개인화된 취향과 그 취향을 증명하는 소비와 스타일을 찬양하는, 요즘 대세를 이루는 일군의 소설가들과는 달리, 위화는 인생 자체에 물음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향해 우직하게 걸어가며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인생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독자들로 하여금 곱씹어보게 하는 저력을 지니고 있으며, 정이나 관계, 인연이나 인간성 등 인류가 부딪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생의 요소들을 작품 곳곳에 풍부하게 담고 있다.
또한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여느 나라와도 다른 여정을 꿋꿋이 밟아가는 중국 사회만의 개별성을 작품 안에 잘 녹여내어 독자들을 더욱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경험으로 이끈다. 그의 작품은 독자들이 원하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차원을 넘어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문화적 창문의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헤밍웨이를 연상시키는’ 간결한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편안히 다가서면서도 ‘현대판 발자크(〈르몽드〉)’, ‘현대판 찰스 디킨스(〈ARD, 독일 제1공영방송〉)등의 평을 들을 만큼 치밀한 현실 묘사를 놓치지 않는 그의 작품은 전 세계 평단과 문화 예술계의 주목을 받으며 재해석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그의 이전 작품 《인생》은 장이머우 감독의 연출로 영화화되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위화 현상’의 기폭제가 되었다. 또한 한국에 소개된 지 10년이 넘도록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으며 중국 소설 초심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히는 ≪허삼관 매혈기≫는 우리나라에서 배우 하정우의 주연 겸 연출로 영화화가 확정되어 내년(2014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수상 내역
★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1998)
★ 중국 작가 최초로 제임스 조이스 기금 수상(2002)
★ 프랑스 문학예술 훈장(2004)
★ 미국 반스 앤 노블 신인 작가상(2004)
★ 중화도서 공로상(2005)
★ 프랑스 꾸리에 엥테르나시오날 해외 도서상(2008)
영화화 내역
★ ≪인생≫ 장이머우 감독의 연출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1994)
★ ≪허삼관 매혈기≫ 하정우 주연?연출 영화화 확정(2014)
위화에 대한 찬사
? 백만 원군을 만난 듯한 느낌이었다. 가뭄에 단비 같은 신선함이 있다. _이문구(소설가)
? 동아시아인으로, 동시대의 젊은이로 국가의 운명에 상처 입어본 자들로서의 동질감은 언 어의 장벽보다 언제나 컸기에 나는 그의 소설의 열렬한 독자다. _공지영(소설가)
? 수려하지도 요란하지도 않은 문장이지만 커다란 인생을 맛볼 수 있다. 내공이란 말은 이 럴 때 사용해야 마땅하다. _김혜수(배우)
줄거리 소개
첫째 날 아침에 일어난 주인공 양페이는 화장터에 오라는 통지가 문앞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죽은 것이다. 얼굴이 다 뒤틀려 있고 수의도 갖춰 입지 못한 양페이는 신혼 때 마련한 커플 잠옷을 입고 화장터에 간다. 화장터에서는 화장하는 순서를 번호표로 나눠주고 있다. 유골함도 묘지도 없는 사람은 화장된 후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양페이는 화장터를 나선다. 그렇게 이승과 저승 사이를 떠도는 양페이는 둘째 날, 셋째 날 등을 차례로 지내면서 이승에서의 삶을 되돌아본다. 짧았던 3년간의 결혼 생활, 기찻간에서 태어나 철로로 떨어져 21살의 선로공이었던 양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은 일, 대학 졸업 즈음 친부모와 재회한 일 등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면서 중간 중간 마주쳤던 인연들과 사건들이 7일 안에 녹아들면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내용 소개
‘제 7일’의 의미
_환상과 실제를 넘나들며 인생의 모든 기쁨과 슬픔, 선택과 희생을 서사로 품다
‘7일’은 창세기에서 천지 만물이 창조되는 기간을 말한다. 종교적으로 해석했을 때, 이 기간은 이 세계가 시작된 극적인 순간이다. 위화는 이에 인생을 마감한 후의 7일을 인간에게 대입했다. 시작과 대비되는 끝에도 같은 정도의 무게를 둔 것이다. 7일은 시간이기도 하고, 삶은 마감하였으나 묘지에 안장되기 전, 즉 이승과 저승 사이의 공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 7일은 양페이라는 한 인간이 자신의 인생을 마감한 이후 이승에서의 추억을 되새기고 저승의 안식을 기원하며 인생의 본질을 찾고 삶의 풍경을 재구성할 수 있는 시간이자 공간인 셈이다.
또한 살아 있는 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죽음마저 단신으로 처리되고 장례식조차 평온하게 치러낼 수 없는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의미,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음미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힘을 다시 찾게 하는 기간인 것이다.
7일은 또한 이승에서의 묵은 앙금을 털어버릴 수 있는 공간이다. “두 사람의 원한은 생사의 경계를 넘지 않았다. 원한은 저지당한 채 그 떠나간 세계에 남았다”는 구절처럼, 인간이 본래의 선한 모습으로, 조건이나 선입견 없이 다시 상대와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떠나보낼 사람은 훌훌 떠나보내고, 다시 만나야 할 사람은 꼭 다시 만나게 되는 그런 공간이다.
주인공인 양페이가 죽고, 화장터에 가기 위한 채비를 하면서 작품이 시작된다. 즉 이승을 떠나긴 했으나 저승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묘지가 없고 애도해줄 유족이 없는 양페이는 화장터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그곳을 떠나 7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인생이란, 연속되는 극단적 선택의 순간들
인생에서는 때로 균형추가 흔들릴 때가 있다. 일이냐 사랑이냐, 출세냐 안정이냐, 부유하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환경이냐 편안하지만 곤궁한 환경이냐. 또한 선택을 되돌리는 사람이 있으며, 선택을 끝까지 밀고나가는 사람이 있다. 위화는 이러한 선택의 순간들을 작품 속 인물들의 삶에 절절히 녹여냈다. 작가는 인물들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아준다. 다 그들만의, 그 상황만의 논리가 있기에 작가는 그 순간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독자들로 하여금 이입하고 반추하게 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강인함과 나약함, 과단성과 우유부단함을 한 폭의 인생길에 두루 펼쳐 보인다. 독자들은 “모르겠소”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인생 자체의 복잡다단함에 간결하면서도 깊숙이 도달하게 된다.
항상 자신감이 넘쳤던 그녀가 처음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인 순간이었다. 그녀가 불안하 게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그 사람이 이혼했다고, 자신을 위해 이혼한 거라고, 그와 잘 통하니 함께 있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다시 한 번 그가 자신을 위해 이혼한 거라고 말했다. 그녀의 말에 힘이 실린 것을 느끼면서 어떤 남자든 그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이혼할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 았지만 이미 그녀를 잃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와 함께라면 편안하고 평범한 삶을 살 뿐이지만 그와 함께라면 멋지게 사업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사실 나는 6 개월 전에 이미 그녀가 떠나리라는 걸 어렴풋하게 예감했고 6개월 동안 그 예감이 더욱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그녀가 숨을 깊게 들이쉰 다음 말했다.
“우리 이혼해요.”
“그래.”
말을 내뱉자 눈물이 걷잡을 수 없게 흘러내렸다. 헤어지기 싫었지만 붙잡을 능력이 없었 다. _p.70
스스로 상장을 단 사람들
상장이란 산 사람들이 죽은 자를 애도하면서 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스스로 상장을 단, 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서로의 존재나 멸실을 알지 못해 추모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애도하며 함께 새로운 삶을 다시금 꾸려간다. 갓 죽은 이들은 자신의 죽는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중에 온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한에서 죽은 이유와 남겨진 사람들의 소식을 전해준다.
스스로 상장을 단 사람들은 가족도 없지만 한편으로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해 그늘이 되고 만 사람들이다. 이들은 탄압받는 자들이고 존재를 부정당하는 자들이다. 이 작품에서는 현실에서는 그늘이 되었던 인물들이 곳곳에서 자기 목소리를 낸다. 작가가 때로는 대변인이 되어 심정을 토로하고, 때로는 위로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 들릴 기회를 갖지 못했던 목소리를 들어준다. 허구라는 기틀에 서 있지만 현실의 거울일 수밖에 없는 문학의 특성을 십분 살려, 그늘이 된 사람들을 구경거리나 뉴스거리가 아니라 당연히 위무받아야 하는 한 명의 인간으로 대접하는 것이다.
제 부모님과 형님 내외는 제가 죽였다고 믿지 않았지만 나중에 제가 죽였다고 인정하자 받아들였습니다. 그들은 매우 슬퍼하며 저를 원망했어요. 저 때문에 고개를 들고 다닐 수 가 없다고요. 우리 농촌은 그렇거든요. 집에 살인범이 있으면 온 가족이 전부 낯을 들지 못하지요.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내릴 때 저희 가족은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처가에서 는 모두 왔고요. 하지만 그들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가족들은 제가 잡혀간 뒤 면회하고 싶어 했지만 경찰이 허락하지 않았지요. 그들은 모두 순박하고 고지식한 사람들이라 제가 억울하다는 것을 몰랐어요.
아내를 죽였다고 인정한 건 어쩔 수 없어서였습니다. 경찰이 저를 매달아놓고 때리면서 인정하라고 윽박질렀거든요. _p.223
인간이란, 숙명을 살아내면서도 부단히 가능성을 찾는 존재
작가는 생과 사라는 문제를 작품 정면에 던져놓음으로서 숙명이라는 물음과 마주한다. “나 간다”, “나 가요” 라는 말을 남기며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는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서러움과 슬픔을 담담히 묘사한다. 만남과 이별을 연거푸 겪으면서도 주어진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걸어나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를 보여준다.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 걱정하지 말라고, 자기 능력을 알지 않느냐며 다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2만 위안만 가방에 넣고 나머지 4만여 위안은 탁자에 놓았다. 그러고는 우리가 함께했던 집을 애틋하게 둘러보며 집에게 말했다.
“나 간다.” _p.71
“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아. 조금도 두렵지 않단다. 내가 두려운 건 다시는 너를 못 보는 거야.”
다음 날 나의 아버지는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갔다. 아무런 낌새도 없이, 쪽지 한 장도 남기지 않고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을 끌고 나를 떠나버렸다. 그 이후로 나는 내 소홀함을 끊임없이 자책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가기 며칠 전, 장롱에서 새 철도원 제복을 꺼내 베 개 옆에 놓아달라고 했다. 나는 그게 어떤 조짐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새 제복을 보고 싶어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건 아버지가 퇴직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받은 제복이었 다. 나는 아버지의 오랜 습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면 새 철도원 제복을 입는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말았다. _p.135
그러나 작가가 인간을 숙명에 순응하는 나약한 존재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작품에서 인물들은 업둥이 아이를 거두어 기르고 젖을 나누어 먹이면서 사랑하고 기댈 대상을 꾸준히 찾아 자신의 삶을 더욱 충만하게 채워나간다. 이승을 떠난 이후에도 스스로를 애도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가족이자 친구가 되어주며 오히려 이승에서보다도 더욱 다채로운 삶을 꾸려간다. 여기서 작가는 현실적인 것을 넘어선 “관계”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현대사회가 공공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지만 인간이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를 구원하고 삶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작가는 이러한 가능성을 작품 전체에서 조명하면서 인간과 인간성 그리고 인간이 가진 상상력에 대한 견고한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아주 오랫동안 아버지 양진뱌오는 고집스럽게도 나의 친부모가 나를 기차 바퀴에 치여 죽 이려고 철길에 버렸다고 믿었다. 그는 “세상에 어쩌면 그렇게 독한 부모가 있담” 하며 중 얼거리곤 했다. 그 집요한 확신 때문에 아버지는 각별히 나를 아꼈다. 철길에서 아버지 품에 안긴 이후 나는 아버지와 꼭 붙어 다녔다. 갓난아기였을 때는 아버지 가슴의 포대기 에서 자랐다. 리 아줌마가 만들어줬던 첫 번째 포대기와 나중에 아버지가 직접 만든 포대 기 모두 파란색이었다. 아버지는 매일 출근할 때마다 분유 탄 젖병을 체온으로 따뜻하게 유지하려고 가슴 앞쪽, 팔딱거리는 심장 가까이에 집어넣었다. […]
내가 으앙 하고 깨면 아버지는 배고프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젖병을 꺼내 입에 넣어주었 다. 그렇게 나는 젖병과 아버지의 체온을 빨며 하루하루 자라났다. _p.97-98
아버지의 인생이 내 궤도로 돌아왔다. 그 이후 아버지는 결혼을 거부했다. 당연히 처음으 로 거절한 상대는 머리를 길게 땋았던 그 아가씨였다. 무척 상심한 아가씨는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어서 리 아줌마에게 달려가 울며 하소연했다. 아줌마는 그제야 무슨 일이 생겼 는지 알아채고 아버지를 책망했다. 자기와 하오 아저씨가 나를 거둘 의향이 있다며, 나는 자기 젖을 먹었으니 이미 자기 아들이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끄덕이 고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아줌마가 그 아가씨와 다시 잘해보라고 권했을 때, 고지식한 우리 아버지는 나와 아가씨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말했다.
“난 양페이만 원해요.” _p.111
내 눈앞에 있는 서른여덟 명의 해골은 명단에서 제외된 사망자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가족은 어떻게 된 걸까, 나는 의문이 들었다.
“여러분 가족은 왜 진상을 숨긴 거죠?”
“위협을 받고 입을 다무는 대가로 돈을 받았어요.” 노인이 말했다. “ 우리는 어차피 죽었 으니까 살아 있는 가족들이 편안히 살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지요.”
“아이들은요? 아이들 부모는…….”
“지금은 우리가 이 아이들 부모예요.” 노인이 내 말을 잘랐다.
그런 다음 그들은 손을 잡고 몸을 기댄 채 내 옆으로 스르르 지나갔다. 한 덩어리로, 거 센 바람도 흩어놓을 수 없을 것처럼 꼭 붙어 지나갔다. _p.203-204
유머, 눈물과 웃음을 가장 강력하게 전달하는 장치
위화는 인생의 눈물과 웃음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유머로 전달하는 작가다. 우스개 유머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믿음이 담긴 온기가 있는 유머다. 자살 소동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모여 있는 군중들을 향해 선글라스니 도청기니 ‘쾌락유’니 하는 물건을 파는 장사치들이 있고, 경찰의 가혹 행위에 항의하는 시위에 ‘내 불알을 돌려달라’는 팻말을 들고 나오는 시민 등 씁쓸하고 처참한 상황에서도 독자들이 웃음을 잃지 않도록 배려한다. 이는 인간의 낙천성에 대한 작가의 단단한 믿음을 확인하게 하는 동시에 비극이 꼭 비극인 것만은 아니고, 희극이 꼭 희극인 것만이 아니라는, 인간은 누구나 희극과 비극 사이에서 살아간다는 인생의 진리를 알아차리게 하는 장치다.
잡상인들도 왔다. […] 어떤 상인이 쾌락유를 사라고 하자 누군가 쾌락유가 무슨 물건이 냐고 물었다. 그러자 상인은 한번 문지르면 성기가 강철처럼 단단하게 발기되는 오일이라 며 비아그라보다 신기하다고 답했다. […] 선글라스 장수가 하나에 10위안이라고 소리 치면서 높이도 보고 멀리도 보고 태양 앞에서도 당당해, 하며 아주 감칠맛 나는 말을 늘 어놓았다. 몇몇 사람이 선글라스를 사서 끼고는 펑페이 빌딩에 있는 작은 그림자를 계속 바라보았다. 나는 그들이 경찰을 봤다고, 여자 옆의 창문에서 경찰이 머리를 내밀었다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경찰이 지금 자살하려는 여자에게 심리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도 했다. 얼마 뒤10위안짜리 선글라스를 낀 사람들이 소리쳤다. 경찰이 손을 뻗었다, 여자 도 손을 뻗었다, 심리 작전이 성공했다. 하지만 곧이어 아, 하는 외마디 비명 소리가 나고 적막이 이어졌다. 나는 여자의 몸이 바닥에 부딪히는 음울한 소리를 들었다. _p.166-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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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톱니바퀴 심장의 모험 1
피터 번즐 | 블루스타 | 2019-01-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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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톱니바퀴 심장의 모험 1
피터 번즐 | 블루스타 | 2019-01-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심장이 쿵쾅거리는 짧은 한순간에
세상을 송두리째 뒤흔들 비밀이 담기다!
영원히 멈추지 않는 톱니바퀴 심장의 비밀을 파헤치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전기가 발명되기 직전 모든 기계들은 톱니바퀴로 움직이고 있다. 기계 인간과 기계 동물 그리고 반은 인간, 반은 기계인 하이브리드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비행선을 타고 도시를 오간다. 주인공인 열세 살 릴리는 어느 날 갑자기 아빠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결국, 가정부의 손에 이끌려 기숙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때부터 릴리의 주변에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수상한 가정부는 릴리의 집에서 주인 행세를 하며 무언가를 찾기 위해 밤낮으로 집을 뒤지기 시작하고, 릴리의 친구인 하인 기계 인간들을 멋대로 모두 팔아버린다. 그리고 릴리를 압박하며 영구운동기계의 출처를 물으며 점점 압박을 가한다.
릴리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기계 동물인 여우 멀킨은 릴리의 아빠 존의 부탁을 받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위험한 사람들에게서 탈출해 릴리에게 아빠의 편지를 전한다. 시계공 견습생 로버트는 멀킨을 돕다가 릴리의 사정을 듣고는 적극적으로 그녀를 도와주지만, 거울 눈알을 붙인 무시무시한 사람들에 의해 하나뿐인 가족 아빠를 잃고 만다.
릴리는 위험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원하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영원히 움직이는 영구운동기계를 노린다는 것, 그것을 아빠가 개발했다는 것 외에는 말이다. 결국, 릴리는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서 로버트, 멀킨과 함께 런던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감당할 수 없이 큰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십대 소녀와 소년이 어른의 도움 없이 자신에게 닥친 위험과 불행을 용감하게 이겨나가는 정통 어드벤처 판타지 소설이다.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사람처럼 말을 하고 감정도 있는 기계 인간들이 등장하고, 우주선을 타고 도시를 오가는 모습 등에서 독자들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불러일으킨다. 지루하지 않게 흐르는 줄거리의 진행과 박진감 넘치는 묘사는 읽는 이들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결론으로 갈수록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며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 추천사
“강렬하고 쉽게 눈을 뗄 수 없는 책,
매우 정교한 시계 장치처럼 아름답고 섬세한 묘사가 담겨 있다.”
키런 밀우드 하그레이브Kiran Milwood Hargrave,
《더 걸 오브 잉크 앤드 스타스The Girl of Ink and Stars》 저자
“유쾌한 문제아 여주인공,
마음을 사로잡는 기계 인간들과 흥미진진한 구성.”
아비 엘핀스톤Abi Elphinstone, 《드림스내처The Dreamsnatcher》 저자
“모든 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정통 모험 이야기이다.
기계, 빅토리아 시대, 맥박이 빨라지는 스릴 만점의 스토리까지,
물론 진짜 심장도 등장한다.”
롭 로이드 존스Rob Lloyd Jones, 《와일드 보이Wild Boy》 저자
“살인과 미스터리, 대혼란 등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스릴 넘치는 모험 이야기로
금년에 출판된 데뷔작들 가운데 마음에 쏙 드는 책이다.”
피오나 노블Fiona Novle, 서점 관계자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에 푹 빠진다. 훌륭한 데뷔작이다.”
조 클라크Jo Clarke, ‘북 러버 조Book Lover Jo’
“훌륭하다! 필립 풀먼과 조앤 아이큰, 캐서린 런들을
섞어 놓은 것 같은 책, 놓치지 마시라!”
어맨다 크랙Amanda Craig
“한 번 잡으면 손에서 절대 놓을 수 없다.”
샬럿 에어Charlotte Eyre, 서점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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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톱니바퀴 심장의 모험 2
피터 번즐 | 블루스타 | 2019-01-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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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톱니바퀴 심장의 모험 2
피터 번즐 | 블루스타 | 2019-01-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는
로버트의 과거가 밝혀진다!
잔악무도한 범죄자 잭의 등장으로 혼란에 빠진 로버트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탈출곡예사이자 범죄자인 잭 도어가 탈옥했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 예전에 훔쳤던 여왕의 보석, 블러드 문 다이아몬드를 다시 찾기 위해서이다. 그의 아내가 아무도 모르게 숨겨둔 블러드 문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서는 지도가 그려진 목걸이 문로켓이 필요하다. 잭은 문로켓을 찾기 위해 로버트의 옛 집에 숨어든다. 이미 다 타버리고 재만 남은 타운센드의 시계 가게이자 옛 집에 다시 방문한 로버트는 위험한 범죄자인 동시에 자신의 할아버지이기도한 잭 도어와 마주치고 만다. 로버트는 우연히 잭이 찾던 보물인 문로켓을 손에 넣게 되고, 문로켓은 원래 엄마가 자신에게 남긴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한다.
잭 도어와 마주친 후부터 로버트는 자신의 가족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하고,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 셀레나에게 위험이 닥쳤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로버트는 진실한 친구 릴리와 멀킨과 함께 엄마인 셀레나를 찾아 런던 곳곳을 찾아 헤맨다. 오직 다이아몬드만 찾기 위해 혈안이 된 잭은 로버트를 끊임없이 뒤쫓으며 문로켓을 빼앗으려고 한다.
로버트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엄마와 여동생을 찾지만, 모두 잭에게 사로잡혀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잭은 암호를 풀기 위해 로버트를 적극 이용하고, 결국 블러드 문 다이아몬드를 손아귀에 넣는다. 릴리와 멀킨은 잭에게 사로잡힌 로버트를 구하고 여왕의 다이아몬드를 되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어두운 하수구로 내려간다.
1권에 이은 《톱니바퀴 심장의 모험2》에서는 남자주인공인 로버트의 과거가 밝혀진다. 점차 밝혀지는 그의 범상치 않은 가족사는 로버트와 릴리를 혼란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로버트를 앞세워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범죄자 잭의 계획을 로버트와 릴리 그리고 기계 동물 멀킨과 새로운 친구 톨리는 과연 막을 수 있을까? 1권에 이어 숨 막히는 스토리와 스릴 넘치는 장면들이 이어지는 2권은 그 자체로도 독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하다.
◆ 추천사
“강렬하고 쉽게 눈을 뗄 수 없는 책,
매우 정교한 시계 장치처럼 아름답고 섬세한 묘사가 담겨 있다.”
키런 밀우드 하그레이브Kiran Milwood Hargrave,
《더 걸 오브 잉크 앤드 스타스The Girl of Ink and Stars》 저자
“유쾌한 문제아 여주인공,
마음을 사로잡는 기계 인간들과 흥미진진한 구성.”
아비 엘핀스톤Abi Elphinstone, 《드림스내처The Dreamsnatcher》 저자
“모든 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정통 모험 이야기이다.
기계, 빅토리아 시대, 맥박이 빨라지는 스릴 만점의 스토리까지,
물론 진짜 심장도 등장한다.”
롭 로이드 존스Rob Lloyd Jones, 《와일드 보이Wild Boy》 저자
“살인과 미스터리, 대혼란 등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스릴 넘치는 모험 이야기로
금년에 출판된 데뷔작들 가운데 마음에 쏙 드는 책이다.”
피오나 노블Fiona Novle, 서점 관계자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에 푹 빠진다. 훌륭한 데뷔작이다.”
조 클라크Jo Clarke, ‘북 러버 조Book Lover Jo’
“훌륭하다! 필립 풀먼과 조앤 아이큰, 캐서린 런들을
섞어 놓은 것 같은 책, 놓치지 마시라!”
어맨다 크랙Amanda Craig
“한 번 잡으면 손에서 절대 놓을 수 없다.”
샬럿 에어Charlotte Eyre, 서점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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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퍼펙트 마더
폴라 데일리 | 위즈덤하우스 | 2018-06-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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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퍼펙트 마더
폴라 데일리 | 위즈덤하우스 | 2018-06-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전 세계 15개국 출간! 영화화 결정! 프랑스 드라마 제작!
일상에 닥친 위험을 헤쳐나가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 박현주(작가)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의 딸이 실종되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이 당신 책임이라면? 아이의 실종보다 더 끔찍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첫 소설을 출간하자마자 단숨에 영국 심리스릴러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폴라 데일리의 『퍼펙트 마더』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퍼펙트 마더』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인공 리사와 담당 형사 조앤의 시선을 교차하며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속도로 실종 소녀의 뒤를 쫓는다. 말 못 할 비밀이 생겨버린 관계들 속에서 가장 믿었던, 누구도 의심할 수 없었던 범인은 누구일까?
“엄마, 나를 찾아줘.”
하룻밤 사이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엄마가 되었다.
전 세계 15개국 출간! 영화화 결정! 프랑스 드라마 제작!
“극도로 중독적인 소설” - 「가디언」
“팽팽한 서스펜스와 매혹적인 반전까지 곁들여진 특급 스릴러” - 「북리스트」
“스릴러와 미스터리 애호가들은 이 책을 삼켜버릴 것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
“이런 이야기는 불가능하다. 당신의 심장은 주인공 리사의 곤경 속으로 곧장 빠져들 것이다. 진정한 페이지 터너다” - 「Three Guys One Book」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의 딸이 실종되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이 당신 책임이라면? 아이의 실종보다 더 끔찍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첫 소설을 출간하자마자 단숨에 영국 심리스릴러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폴라 데일리의 『퍼펙트 마더』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퍼펙트 마더』는 영국의 유명 출판사들 사이에서 뜨거운 입찰 경쟁이 벌어진 후 “극도로 중독적인 소설(「가디언」)”“10대인 딸의 실종이라는 모든 엄마의 가장 끔찍한 악몽을 다루며 긴박한 속도감과 쉼 없는 대화, 주목할 수 없는 인물들이 등장한다(「데일리 메일」)” 등 주요 매체의 찬사를 받으며 출간되었고, 영화화 결정 및 현재 프랑스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큰딸 샐리와 두 아들 제임스, 샘의 엄마인 리사. 평소와 다름없이 아이들을 챙기느라 바쁜 아침에 친구 케이트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케이트가 “딸들”은 잘 있는지 묻자 리사는 건성으로 대답한 후 서둘러 아이들을 등교시킨다. 잠시 후 학교를 간 샐리에게서 전화가 온다. 케이트의 딸이자, 샐리의 친구인 루신다가 실종됐다고.
불과 보름 전에 같은 지역에서 열세 살 소녀 실종 사건이 있었다. 케이트는 루신다가 샐리의 집에서 자고 오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다. 사실 샐리는 어제 몸이 좋지 않아 등교를 하지 않았고 리사는 미처 케이트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가장 친한 친구의 딸이 사라지다니. 그것도 나 때문에. 온 마을은 아이를 찾기 위해 발칵 뒤집히고,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소녀가 실종된다.
견딜 수 없는 죄책감에 휩싸인 가운데 루신다의 가족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비난까지 당한 뒤 리사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로 한다. 루신다의 실종을 둘러싼 것들을 한 꺼풀씩 벗겨가는 리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작고 호화롭고 조용한 마을이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의 친구들 역시,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퍼펙트 마더』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인공 리사와 담당 형사 조앤의 시선을 교차하며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속도로 실종 소녀의 뒤를 쫓는다. 현실에서는 닥친 일을 헤쳐나가기에 급급하지만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리사, 언제나 완벽한 엄마로 일상을 훌륭하게 꾸려나가는 케이트뿐 아니라 사건의 담당 형사로 범인을 잡아 대가를 치르게 하고자 필사적인 조앤까지, 이 소설에는 살얼음판을 걷듯 무너져 내리려는 일상을 어떻게든 안전하게 지탱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말 못 할 비밀이 생겨버린 관계들 속에서 가장 믿었던, 누구도 의심할 수 없었던 범인은 누구일까?
“단 한 번도 이런 일이 내게 벌어질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어.”
일상에 닥친 위험을 헤쳐나가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 박현주(작가)
페이지 터너의 정의 같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은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반나절을 날려버릴 것이다. - 엘리자베스 헤인스(영국 작가)
눈을 뗄 수 없다. 작가는 세상 모든 부모를 최악의 악몽 한가운데로 몰아넣는다. - 리사 가드너(영국 작가)
전 세계 15개국에 출간된 이 작품을 완성하기 전까지 폴라 데일리는 소설이라고는 한 단어도 써본 적이 없는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였다. 어느 날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워킹맘들의 삶의 균형에 관해 다루며 심리적 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그 프로그램에서는 미국의 한 엄마가 출근길에 아이를 보모에게 데려다주는 것을 깜빡해 종일 차 안에 있던 아이가 결국 죽게 된 사건을 다뤘고 폴라 데일리는 이 비극적인 일이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가 자신과 매우 닮은 주인공 리사에 대한 공감력 높은 심리 묘사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곧장 끌어들인다.
국내 출간 전 『퍼펙트 마더』를 먼저 읽은 독자들은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개성 넘치는 인물들,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책장을 계속 넘어가게 만든다""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한 여성들의 고군분투기""가족과 이웃, 사람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스릴러. 결말에 망치로 얻어맞은 듯했다"며 매혹적인 심리스릴러 작가의 등장을 반겼다. 이제, 책장을 막 펼친 당신이 압도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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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허삼관 매혈기
위화 | 푸른숲 | 2018-11-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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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허삼관 매혈기
위화 | 푸른숲 | 2018-11-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12)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인민일보〉 선정 96년 최고의 소설
〈중화독서보〉 집계 96, 97, 98년 연속 베스트셀러!!! 작품 개요 중국 제3세대 소설가위화(余華)의 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許三觀 賣血記)》가 나왔다. 중문학자 최용만씨의 번역으로 출간된 《허삼관 매혈기》는 《살아간다는 것(活着)》이후 4년 만에 발표된 위화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출간 직후부터 중국 독서계를 뒤흔들며 위화를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작가 목록에 올려놓은 문제작으로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에 소개돼 격찬을 받은 바 있다. 이 소설은 특별히 잘나지도, 그렇다고 선량하지도 않은 허삼관이라는 한 가난한 노동자가 삶의 기본 양식(樣式)과 양식(良識)을 지키고 양식(糧食)을 구하기 위해 아홉 차례에 걸쳐 피를 파는 사연을 기둥 줄거리로 한다. 작가는 서사 진행의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교차 반복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며 이 비극적인 여로(旅路)의 흐름을 원만하게 한다. 국공합작과 문화혁명으로 이어지는 중국 현대사의 거센 물살을 배음(背音)으로 살아가기 위해 그야말로 목숨 건 매혈 여로를 걷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을 희비극이 교차하는 구조적 아이러니로 드러내면서 한층 정교하고 심화된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출간 의의 잃어버린 웃음의 복원 《허삼관 매혈기(許三觀 賣血記)》는 제목 그대로 허삼관이라는 한 사내가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피를 팔아 해결하는 비극적 연민의 이야기, 격정의 드라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극적 삶의 여정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무겁게 다가들지 않는다. 소설 전반을 통해 눈물과 웃음을 교차 반복시키는 작가 위화의 치밀한 서사 전략이 성공적으로 녹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연민과 격정을 자아내는 비극적 삶의 내용을 희극적인 말놀음으로 버무리는 구조는 허 삼관의 피의 역정 이야기를 역설적으로 윤택하게 한다. 또 가벼운 장난이나 농담이 아닌 삶의 극한적 인 고통을 체험한 사람들의 웃음이기에 그 희비극적 웃음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고 더욱 값지다. 또 그것은 삶의 실재로부터 유리된 채 가상의 몽중보행으로 치닫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지형에서 볼 때는 잃어버린 웃음의 일종이다. 어느덧 우리 삶의 양지에서는 사라진 듯 보이지만, 그래서 그늘에 한없이 가려진 웃음이지만, 그 그늘에 숨길 수 없는 희비극적 삶의 진실이 스며 있음을 우리가 어찌 부정할 수 있을 것인가. - 우찬체(문학평론가, 서강대 교수) 평등에 관한 색다른 이야기 작가가 머리말에서도 밝힌 바 있거니와 이 소설은 평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오쩌둥이 집권한 이후 중국 공산당 정부가 그토록이나 오랫동안, 집요하게 희구했던 이념. 그러나 결국에는 피빛 이상으로 머물고 만 꿈. 《허삼관 매혈기》에서 작가가 노리는 지점은 바로 이 자리이다. 하지만 여간해서는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알아채기 어렵다. 작가 위화는 격동의 중국 현대사 한 가운데에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내를 던져놓고 그가 걸어가는 삶의 여정을 따라 천천히,평등이라는 이상(理想)이 지닌 현실적 한계와 죽음으로서만 다다를 수 있는 꿈의 비극성을 이야기한다.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아는 사람도 많지 않으며, 자기가 살고 있는 작은 성 밖을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길을 잃지 않는 사람이 있다. 가정이 있고 처와 아들이 있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밖에 나오면 주눅들어 지내면서도 자기 자식과 마누라 앞에서만은 자신만만한 사람. 이 사람은 머리가 단순해서 잠을 잘 때 꿈은 꾸더라도 몽상을 하며 살지는 않는다. 이 사람의 이름이 허삼관일 수 있다. 그는 일생 동안 평등을 추구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늘그막의 그가 발견한 것은 자신의 몸에서 자라는 눈썹과 좆털 사이의 불평등이었다. 그리하여 소설 마지막에서 그는자못 근엄하게푸념한다. 좆털이 눈썹보다 나기는 늦게 나도 자라기는 길게 자란단 말씀이야. 주제의식에 가위눌리지 않으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기술, 가히 압권이다. 동아시아적 서사의 현대적 변용 84년 등단한 이후 장편소설 《살아간다는 것》을 발표하기 전까지 위화는 중국 3세대를 대표하는 포스트모던 작가였다. 그러던 그가 중국 대륙의 역사성과 본토성이 체현된 글쓰기 방식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꾀한다. 이 소설《허삼관 매혈기》는 동아시아적 서사 기법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구체적 결과물이다. 글쓰기에 있어서의 숙련이란 작가로 하여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글을 쓰게 하는가 하면, 동시에 치명적인 어려움들을 은폐시키기도 한다. 나는 줄곧 스스로에게 오늘날의 방식으로 글을 쓰도록 강제했다. 그로 인하여 현대적 서술 방식에 대 해 점차적으로 정통해짐에 따라 스스로의 글쓰기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었고, 서술상 최대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글쓰기가 수년간 지속되다가 어느 날 생생한 사실 속에서 마음이 움직여지는 느낌을 받고 나 서는, 갑자기 확신에 찼던 나의 서술 방식이 생생한 현실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 게 되었다. 바로 내가 가슴 속에 새겨 두었던 글쓰기 방침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점점 더 뜨겁게 사랑해 가는 것들을 생생하게 써낼 수 있을까? 이 문제로 나는 한동안 고민했다. 그리 고는 장편 《허삼관 매혈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 작품을 쓰는 동안 나는 마침내 오늘날 나의 이상을 글쓰기 속에서 실현시켰다. -〈중국어판 초판 서문〉중에서 작품 줄거리 1 성안의 생사공장에서 누에고치 대주는 일을 하는 노동자 허삼관. 그의 삼촌들이 사는 마을에서는 피를 안 팔아본 남자는 여자를 얻을 수 없다. 결혼의 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인데 피를 팔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삼관은 그 마을 사람인 근룡이와 방씨를 따라 피를 팔러 성안의 병원으로 간다. 도중에 허삼관은 피를 팔기 위한 법칙을 배우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다. 피를 팔러 가는 날은 아침을 먹지 않고 몸 속의 피를 늘리기 위해 ‘배가 아플 때까지, 이뿌리가 시큰시큰할 때까지’ 물을 마시는데 피를 뽑기 전에는 절대로 오줌을 누지 않는다. 원하는 때에 피를 팔려면 그 결정권을 가진 병원 혈두와의 교분이 중요하다. 피를 팔고 난 다음에는 반드시 보혈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볶은돼지간 한 접시와 데운 황주 두 냥을 마신다. 피를 팔고 나와 함께 승리반점에 앉은 방씨는 힘이 없다는 허삼관에게 말한다. “성안 사람들이 말하는 피가 우리 촌사람들이 말하는 힘일세. 힘에는 두 종류가 있지. 하나는 피에서 나오는 힘이고, 나머지 하나는 살에서 나오는 힘이지. 피에서 나오는 힘은 살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더 쳐주는 법이네.” 일상적인 일은 살에서 나오는 힘으로 하지만 큰 힘은 피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한 번 피를 팔고 받는 돈은 반 년 간의 중노동으로도 벌 수 없는 큰돈이라 결혼을 하거나 집을 짓는 것처럼 큰돈이 필요할 때는 피를 파는 것이다, 2 허삼관은 피를 팔아서 번 귀한 돈으로 장가를 가기로 한다. 3 허삼관이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두 명이 있다. 하나는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임분방이고 또 하나는 성안에서 제일 가는 멋쟁이이자 미인인 꽈배기 서시’ 허옥란이다. 허옥란은 하소용이라는 남자를 마음에 두고 아버지에게 보이기까지 했지만 피를 판 돈으로 유혹하며 적극적으로 청혼하는 허삼관과 결혼한다. 4 허옥란은 5년 동안 세 명의 아들을 낳았는데, 일락, 이락, 삼락이 그들이다. 5 허삼관이 결혼한 지 삼 년이 흘렀다. 일락이가 허삼관을 닮지 않고 하소용을 닮았다는 말이 거듭 허삼관의 귀에 전해지자, 허삼관은 허옥란에게 소문의 진위를 다그치고 허옥란은 결혼한 후 하소용과 한 번의 관계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6 화가 난 허삼관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운다. 7 이 사실을 안 일락이는 어머니 허옥란에게 반항하지만 허삼관에게는 더욱 정성을 다한다. 한번은 삼락이가 대장장이 방씨의 아들들과 벌인 싸움에 끼게 된 일락이가 힘이 더 센 방씨 큰아들의 머리를 돌로 찍는다. 8 머리를 크게 다친 방씨의 아들은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방씨는 허삼관을 찾아와 병원비를 줄 것을 요구한다. 일락이가 하소용의 자식이라는 소문으로 자라대가리(중국에서 이 말은 최악의 욕으로 무능하고 바보같은 남자를 일컫는다)가 되어버린 허삼관은 허옥란에게 방씨 아들의 병원비를 물어주는 자라대가리 노릇까지는 할 수 없다며 이 돈은 하소용이 물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9 병원비를 받으러 하소용을 찾아간 허옥란은 매만 맞고 빈손으로 울며 돌아온다. 일락이를 직접 보내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에 허삼관은 가지 않겠다는 일락이를 야단치고 결국 일락이는 하소용을 찾아가 아버지라고 부르지만 쫒겨난다. 10 병원비를 주지 않자 방씨는 허삼관의 살림을 실어가고 그 모습을 본 허삼관은 소리내어 운다. 11 방씨가 가져간 살림을 찾기 위해 허삼관은 10년만에 다시 피를 판다. 12 살림들은 다시 허삼관의 집으로 옮겨져 제자리를 찾는다. 13 방씨에게 준 돈이 피를 판 돈이라는 사실을 안 허옥란은 하소용을 찾아가 소란을 부린다. 14 임분방을 놔두고 허옥란과 결혼한 것이 후회스러웠던 허삼관은 임분방을 찾아가 정을 통한다. 15 임분방의 집에서 나온 허삼관은 다리를 다쳐 아픈 중에도 자신의 요구를 물리치지 않고 들어준 임분방에게 선물을 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피를 판다. 16 허삼관이 임분방에게 보낸 선물을 들고 임분방의 남편이 허삼관의 집에 찾아와 동네 사람들을 불러놓고 허삼관이 자신의 아내를 강간했다고 말한다. 17 그 일로 아내는 집안일을 돌보지 않는다. 18 1958년 인인공사, 대약진, 제강생산운동 등으로 토지와 모든 식량은 국가로 귀속되고 공동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지만 곧 공급은 끊어지고 다시 각자가 자신의 먹을 것을 해결해야 하게 된다. 19 수재와 가뭄이 겹쳐 식량은 귀해지고 허삼관네 식구들은 허옥란이 아껴 모아둔 곡식으로 죽을 끓여 마신다. 20 57일 동안 가족들이 죽만 먹은 것을 안 허삼관은 가족들에게 맛있는 밥 한 끼를 먹게 해주려고 피를 판다. 이 사실을 안 허옥란은 피 판 돈을 받으며 눈물을 흘린다. 21 저녁이 되어 식사를 하러 나가면서 허삼관은 피를 판 돈으로 하소용의 아들에게 국수를 사 먹일 수 없다며 일락이게는 군고구마를 사 먹으라고 50전을 준다. 혼자 군고구마를 먹고도 배가 고팠던 일락이는 식구들이 뜨거운 국수를 먹고 있을 장면을 상상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자기도 국수를 먹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식구들을 찾아간다. 식당은 이미 문을 닫았고 식구들을 찾지 못한 일락이는 울며 집으로 돌아온다. 식구들은 잠이 들어 있었고 일락이는 허삼관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중얼거린다.그래, 난 당신 친아들이 아니야. 당신 역시 내 친아버지가 아니란 말이야. 22 다음날 새벽 일락이는 하소용의 집으로 가 하소용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며 친아버지이니 국수를 사 달라고 조르다 쫒겨난다. 일락이는 울며 집과는 반대 방향인 서쪽으로 걸어가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국수 한 그릇을 사주고 친아버지가 되어 달라고 애원한다. 이 소식을 들은 허삼관은 무심하다. 날은 어두워지고 걱정이 된 허삼관은 일락이를 찾아나서 이웃집 대문 앞에서 울고 있는 일락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일락이를 업은 채 국수집으로 향한다. 23 2년이 지난 어느 날 하소용이 트럭에 치였다는 소식을 들은 허삼관은 고소해 한다. 인과응보라는 것이다. 병원에 있는 하소용이 일주일이 넘도록 의식을 찾지 못하자 하소용의 부인은 중의(中醫)이면서 점을 치는 진선생을 찾아간다. 그가 내린 처방은 아들이 집 굴뚝을 타고 앉아아버지, 가지 마세요. 돌아오세요라고 외치라는 것이다. 아들이 없는 하소용의 부인은 허옥란을 찾아와 일락에게 이 일을 하도록 해달라고 울며 애원한다. 이 말을 전해들은 허삼관은 화를 내지만 이전의 감정은 묻어두고 사람 목숨부터 구하고 보자고 마음을 돌린다. 그가 일락이를 불러 앉혀놓고 한 말은 이것이었다. 일락아, 사람은 양심이 있어야 한다. 난 나중에 네가 나에게 뭘 해 줄 거란 기대 안 한다. …… 다만 내가 늙어 죽을 때, 그저 내가 널 키운 걸 생각해서 가슴이 좀 북받치고, 눈물 몇 방을 흘려주면 난 그걸로 만족한다, 24 일락이는 허삼관의 말대로 하소용의 집 굴뚝을 타고 앉았지만 하소용의 혼을 부르는 곡을 하지 않는다. 하소용 부인의 애원과 어머니의 당부에도 일락이는 허삼관만이 자신의 아버지이니 곡을 할 이유가 없다며 막무가내이다. 불려 온 허삼관이 일락아, 착한 내 아들아, 그냥 소리 몇 번 지르렴. 소리 지르면 내 바로 올라가 널 데려오마.라고 말하자 일락은 곡을 하고 허삼관은 지붕에 올라가 일락이를 업고 내려와 일락이가 자신의 친아들임을 결연히 밝힌 후 아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다. 25 그해 여름 문화대혁명의 물결이 허삼관이 사는 성안에도 밀어닥친다. 도처에 가지가지 대자보가 붙고 만인비판투쟁대회가 열린다. 그 중 허옥란이 화냥년이며 기녀라는 내용도 있었다. 붉은 완장을 찬 사람들에게 끌려갔던 허옥란은 왼편 머리카락이 빡빡 밀린 채로 돌아오고 며칠 간격으로 각종 비판대회에 끌려 다닌다. 나중에는 가장 번잡한 거리에서 가슴에 기녀 허옥란이라고 적힌 나무판자를 걸고 걸상 위에 서 있게 된다. 밤이 되면 집으로 돌아오고 해가 뜨면 다시 거리로 나가는 날이 계속된다. 시간이 지나 모주석의 말에 따라 허삼관의 집도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세월이 좀 흐른 뒤 지식 청년들은 농촌으로 가서 빈농과 하층 중농으로부터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모주석의 말에 따라 일락이와 이락이는 농촌 생산대로 편입되고 가정에 한 사람은 남겨야 한다는 모주석의 말에 따라 삼락이는 성안 공장에 일자리를 얻게 된다. 26 몇 년이 흐르고 난 어느 날, 옛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골이 상접하고 얼굴이 누렇게 뜬 일락이가 돌아왔다. 열흘간을 누워서 보내고도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일락이에게 허삼관 부부는 시골로 돌아갈 것을 종용한다. 집에 오래 있으면 게으름을 피운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집 근처로 배치받기도 어려워질테니 고생이 되더라도 참으라는 뜻이었다. 힘없이 떠나는 일락이를 배웅하러 선착장으로 향하던 중 허삼관은 피를 팔아 그 돈을 일락이의 손에 쥐어주며 이락이와 함께 피곤해서 입맛이 없을 때 맛난 것을 사먹고 생산대장에게 명절 때 선물 사는데 쓰라고 한다. 일락이가 떠나고 한 달도 되지 않아 허삼관의 집에 찾아온 이락이네 부대의 대장은 저녁을 먹으러 다시 들르겠다고 말한다. 음식 차릴 돈을 마련하기 위해 허삼관은 한 번 피를 판 뒤에는 적어도 석 달이 지나야 다시 피를 팔 수 있다는 규정을 어겨가며 피를 판다. 병원에서 함께 피를 판 근룡이가 갑자기 사경을 헤매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 허삼관은 자기도 죽을 지 모른다는 생각과 피를 판 후의 증상 때문에 심한 피로를 느낀다. 저녁을 먹으러 온 이락이네 대장은 허삼관에게 술을 함께 마실 것을 강권하고 그 술을 받아 마신 허삼관은 어깨가 들썩거릴 정도로 몸을 떤다. 그러나 이락이네 대장은 술을 계속 권하고 허삼관은 이락이를 조금이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잔을 비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계속 술을 마신다. 다음날 병원으로 간 허삼관은 근룡이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벽돌 위에 앉아 눈물을 흘린다. 27 시골로 돌아온 일락이는 점점 쇠약해지고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날 수도 없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 즈음 형을 찾아온 이락이는 형의 병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집으로 가기 위해 형을 업고 겨울 바람 속을 한 시간 동안 걸어 선창가로 간다. 이락이의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온 일락이를 병원에 데려가 보니 간염이 위중하여 상해의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삼락이가 가진 돈을 모두 털고 온 동네 사람들에게 돈을 꾸어 일락이와 허옥란은 상해로 떠난다. 허삼관은 턱없이 모자라는 돈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피를 판다. 28 허삼관은 상해에 가는 길에 임포, 백리, 송림, 황점, 칠리보, 장녕에서 피를 팔 예정이었다. 임포에서 피를 팔고 다시 백리에서 피를 판 허삼관은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자신을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하는 사람들을 만류한 허삼관은 사람들의 등에 업혀 여관으로 온다. 그렇게 계속 피를 팔면 위험하지 않느냐는 말 에 허관은 말한다. 설령 목숨을 파는 거라도 난 피를 팔아야 합니다.…저야 내일 모레면 50이니 세상 사는 재미는 다 누려봤지요.…그런데 아들 녀석은 이제 스물한 살 먹어서 사는 맛도 모르고 장가도 못 들어 봤으니 사람 노릇을 했다고 할 수 있나요. 그러니 죽으면 얼마나 억울하지……. 나흘 후 허삼관은 송림에 도착했다. 얼굴은 누렇게 떠 있었고, 몸은 바싹 말라 사지에 힘이 없는데다, 머리도 어질어질하고 멍하여 귓가에서 웽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송림병원에서 피를 판 허삼관은 쓰러진다. 혈압이 60에 40밖에 되지 않자 의사는 수혈을 지시했고 허삼관은 자신이 판 피의 두 배를 수혈받아야 했다. 병원을 나와 헤아려보니 피를 세 번 팔아 번 돈은 한 번 판 돈밖에 되지 않았다. 허삼관은 상해로 갈 배삵을 아끼려고 화물선을 얻어 타고 황점에 도착해 배 주인인 래희 형제와 병원에서 피를 판다. 그들과 헤어져 상해의 병원을 찾은 허삼관은 일락이의 침대가 빈 것을 보고 일락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울었으나 일락이는 많이 회복되어 있었다. 29 세월이 흘러 허삼관의 나이 이미 예순이었다. 세 아들은 모두 결혼했고 이제는 급전(急錢)이 필요할 일도 없게 됐다. 길을 걷던 허삼관은 예전 피를 팔고 먹던 돼지간볶음 한 접시가 간절해졌다. 일락의 병 때문에 피를 판 지 11년만에 허삼관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피를 팔기로 했다. 돼지간 한 접시. 그러나 병원에서는 늙은 노인의 피는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수 더 떠서 가구칠하는 돼지 피를 사는 사람에게나 가보라는 모욕적인 소리까지 들은 허삼관은 억울한 심정이 들었다. 생애 처음으로 피를 못 판 것이다. 지난 40년 동안 집안에 일이 생길 때마다 매혈에 의지해서 문제를 해결했는데, 이제 자신의 피를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허삼관은 울며 거리를 걷는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일락이 삼형제와 허옥란은 허삼관을 찾아오고 아들들은 아버지의 심정은 이해하지 못한 채 아버지를 책한다. 허옥란은 그 동안 허삼관이 피를 팔아 세 아들을 키운 이야기를 하며 한바탕 세 아들을 나무라고는 허삼관을 데리고 승리반점으로 간다. 돼지간볶음 세 접시와 황주 한 병을 앞에 둔 허삼관. 주름 투성이의 얼굴에 비로소 웃음이 피어난다. 작품에 쏟아진 찬사들 ♠ 한없는 고난 앞에 드러나는 인간의 존엄, 고독과 동정심…… 이 소설은 한 편의 절묘하기 그지없는, 표면적 단순함과 간결함이 내면의 심원함과 완벽하게 결합된 작품이다. -프랑스 〈LIRE〉98년 1월호 ♠ 여기서 우리는 유일무이한, 결코 손색없는 탁월한 상상력을 만나게 된다. -프랑스 〈REGARD〉98년 2월호 ♠ 위화의 서술은 맑고 투명하여 우리의 책읽기를 즐겁게 한다. -프랑스 〈INDICATION〉 98년 4월호 ♠ 이 작품은 《살아간다는 것》의 작가 위화의 또 한 편의 걸작이다 변두리 보통 사람의 만화경같은 삶을 살아숨쉬는 필치로 묘사하며, 고통에 찬 생활 속에서도 잃지 않는 용기와 믿음을 노래했다. -프랑스 〈LE MOND〉98년 2월 13일 ♠ 확실히 위화는 그들의 특수한 시대, 극한의 생존상태하에서도 살아있는 휴머니즘을 냉정한 필치로 그려낼 수 있는 유일한 작가이다. -벨기에 〈VERS LAVENIR〉97년 12월 10일자 ♠ 한 편의 우화, 특정지역의 한 인간의 경험을 통해 인류의 보편적 의의를 반영한 우화. -벨기에 〈DEFIS SUD〉98년 5월호 독일어판 서문 지금까지 내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에 관해서 아직 나는 아무 이야기도 써본 적이 없었다. 내게 무척 친숙하게 느껴지는 그지만 그의 얼굴만은 도무지 떠올릴 수가 없었다. 언제나 입에 꼬나물고 있던 궐련이라든지 늘상 걸치고 다니던, 꼬장꼬장 때에 절은 흰색 저고리까지 분명히 떠오르는데도 말이다. 그에 관한 이야기라면 내 유년의 기억만큼이나 생생한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이 어느 혈두(혈액매매 담당자)의 생애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내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 기억의 파편들이 끊임없이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건네오곤 하였다. 아버지로부터 그가 이미 이 세상사람이 아니라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전화선 저쪽에서 들려오는, 은퇴한 외과의사 아버지의 목소리가 새삼 내 기억을 일깨워주었던 것이다. 얘야 생각이 날지 모르겠구나, 언젠가 촌사람들을 떼지어서 시끌벅쩍하게 이끌고 피를 팔러 다니던 그 혈두 말이다. 예, 물론 기억하고 말고요, 아버지. 그가 어쩌면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이혈두와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성이 이씨였는지 어쩐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의 진짜 성씨를 잊어버리고 만 모양이다. 어쩌면 그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의 성씨란 많고 많은 중국의 중국인의 성들 가운데 하나일 뿐일테니까 말이다. 이것이 바로 문학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즐거움인 것 같다. 한사람의 독특한 개성이나 심성이 사실은 무수한 사람들에게 은밀한 형태로 잠재하여 있다는 사실. 그리하여 파우스트 박사가 고뇌에 휩싸이는 장면이 중국의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앞에 가로놓인 선택의 기로를 떠올리게 하므로써 그에 공감케 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래야 보통의 간호사보다 하등 나을 것이 없는 그였지만, 그는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모종의 권위를 세워나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는 이 오묘한 권력의 이치에 정통해갔고, 가난 때문에 혹은 또 다른 이유로 피를 팔러 온 사람들의 눈에는 이러한 그의 모습이 구세주 만큼이나 권위롭게 비쳤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무렵은 병원의 수혈용혈액 보유량이 풍족하던 시절이었고, 처음부터 그는 이 점을 충분히 활용할 줄을 알았다. 피를 팔려고 먼 길을 오는 사람들은 오는 도중에 벌써 자신의 피를 팔 수 있을 지에 관해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 점을 이용해서 그는 이 혈액원매자들로 하여금 그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법을, 그것도 이들 스스로 마음속으로부터 그를 존경하게 하는 방법을 창안해 낸 것이다. 게다가 그는 이 순박한 사람들에게 선물의 의미를 깨닫게 만들었다. 한 일(一)자도 모르는 이 대다수의 무식한 시골 사람들도 발이 넓어야 하고 안면을 서로 잘 터놔야 한다는 점과 선물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과 완전히 다른 의미로써의 일종의 언어, 특히 자신의 희생과 손실을 전제로 하는 언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들 사이에서 선물이란 최고의 사랑과 찬사, 그리고 존경을 표시하는 단어가 되었다. 이런식으로 그는 이들에게 집을 나서기 전에 채소 두어 포기나 토마토 몇 개, 계란 몇 개 쯤은 반드시 챙기게끔 만들었다. 빈 손으로 온다는 것은 할 말을 집에 떼놓고 오는 것과 같아서 이 혈두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벙어리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는 수십 년에 걸쳐 이러한 자신의 왕국을 경영해 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상황이 달라졌다. 수십 년 동안 풍성하던 병원의 혈액저장고가 비어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병원의 혈액담당자들이 앞다투어 혈액원매자들을 찾아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리하여 다른 많은 혈두들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에 손쉽게 굴복할 혈두가 아니었다. 수십 년간 갈고 닦아온 자신의 교활함과 욕심, 원대한 안목과 동정심 등을 한데 녹여 그 어떤 어려움도 침착하게 타개해 나갈 줄을 알고 있었다. 먼저 그가 알아낸 사실은 혈액판매가가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었는데 그에게 그런 사실을 일깨워준 사람이 바로 나의 부친이었다. 그는 짧은 시간 내에 천 명에 가까운 혈액원매자들을 조직하여, 절강성에서 강소성에 걸친 수십 개의 현들을 넘나들면서 멀게는 50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까지 혈액구매수가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이들을 이끌고 다녔던 것이다. 그를 따르는 무리들에게는 보다 많은 수입이 돌아갔으며 그런 만큼 그의 돈지갑 역시 공기가 잔뜩 주입된 가죽공 모양 점점 더 배를 불려갔다. 이 길고 지루한 혼란스러웠을 여정에서, 평소 산만하기 이를데 없으며 서로 간의 면식도 없었을 급조된 오합지졸같은 무리들을 통제하기 위해 그가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했었는지에 관해 나는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나는 그가 이 무리들을 스스로 터득한 군대식 체제로 편성하고 군대식 규율까지 적용했을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는 아마도 이 어중이 떠중이 같은 무리들 가운데서 수십 명 정도를 선발해서 그들에게 일정한 권한을 부여했을 것이고, 그들로 하여금 각자의 재주를 십분 발휘하게 하여 때로는 위협과 욕설로 때로는 격려와 사탕발림으로 천 명에 가까운 대부대를 그를 대신하여 통솔하게 했을 것이고, 그 동안 그는 이들 수십 명에 대해서만 통제의 고삐를 쥐는, 그런 방식을 썼을 것이다. 새까맣게 거리를 메우고 지나가는 이들 천에 가까운 대오는 작전 중에 이동하는 군부대나 진지한 의식을 거행 중인 종교집단 같은 분위기를 풍겼을 것이다. 나는 이들 속에서 일어났음직한 숱한 이야기에 무척이나 관심이 끌렸었다. 사내들 사이에 걸핏하면 벌어지는 싸움질이나 여자들 사이의 수다, 그리고 몰래 눈이 맞은 남녀들, 물론 진심으로 서로 돕는 과정에서 사랑이 싹트는 등등의…… 어쨌든 이보다 더 잡다하고 천태만상을 한 무리들은 세상에 다시 없을 것이리라. 나는 줄곧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상 앞에 앉아 이 매혈 행각에 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나를 발견하였고 그후 9개월이 지나서야 내가 쓴 바의 전모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바로 《허삼관 매혈기》를 써낸 것이다. 확실히 이 소설은 원래 쓰고자 했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이 이야기 속의 인물은 저 혈두를 따르던 천 명에 가까운 무리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고, 또 어쩌면 그는 그때 그 대규모의 집단매혈 행렬에 참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쓴 것은 수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단지 하나일 뿐, 무수히 많은 다른 이야기들에 관해 나는 쓰지 못하고 있고, 또 앞으로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조차 나는 확신할 수 없다. 바로 이 점이 내가 작가가 된 이유인 것이다. 그 이야기들을 임의로 다스릴 수 있는 권리란 내게 없는 것이고, 설사 내가 써낸 이야기라 하더라도 일단 다 쓰고난 그 순간 이미 내 것이 아니게 된다. 나는 그저 그들에 의해 선택되어 이야기를 써야하는 임무를 완수하는 것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한 사람의 작가라는 사실과 당신이 한 사람의 독자라는 사실은 전적인 우연이다. 독일어권에 살고 있는 당신이 이 책을 읽고난 후, 이 소설 속의 인물이 선택한 것과 당신의 마음 속 판단이 일치했다면 우리는 이미 문학의 아름다운 의미를 함께 누리고 있는 것이다. 북경, 98년 6월 27일 이탈리아어판 서문 나는 줄곧 표준 중국어로 글을 써왔다. 내 말은, 중국 남부지역 출신인 내가 북부지역의 언어로 글을 써왔다는 뜻이다. 이탈리아어가 플로렌스지방의 말에서 온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중국의 표준어도 하나의 지방어에 연원을 둔 것이다. 일개 지방어였던 플로렌스어가 단테의 저 위대한 서사시를 통해 이탈리아라는 국가의 공용어로 격상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중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 전설처럼 아름답고, 또 놀랍고 부럽기까지 한 일이다. 단테의 천재성은 플로렌스 지방의 구어를 완벽한 서면어로 바꾸어, 그 우아한 선율과 자유분방한 격정, 심오한 사유의 힘이 글 속에 살아 숨쉬게 했다. 이미 고루해진 라틴어에 비해 《신곡》의 언어는 훨씬 더 생기발랄했을 것이며 형언하기 어려운 절절한 느낌마저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중국의 북방어는 확실히 권력의 득을 본 것이다. 권력의 경사는 한 지방의 언어를 통치자의 언어로, 그외 모든 지방의 언어를 비속한 사투리로 규정해 버렸다. 같은 방식으로 쓰여진 작품이 권력 중심지인 북방에서는 역사 기록으로 인정되어 정사 혹은 야사로 일컬어지는데 비해 남방에서는 그것이 민간에 전해오는 전설 쯤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나는 이 사투리의 세계 속에서 자라났다. 어느 날 내가 이야기 한 편을 써보겠다고 책상에 앉았을 때, 아침저녁으로 써오던 이 친근한 말이 갑자기 오자(誤字)로 처리되는 사실 앞에서 나는 아득해졌다. 구어와 서면어 사이의 준엄한 차이로 인해 눈앞의 문이 갑자기 닫힌 듯 갈팡질팡하던 나의 사유는 이내 앞으로 나갈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내가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작가 노릇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언어상의 타협을 할 줄 아는 재주가 있었던 덕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이미 내 언어의 고향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고향의 풍경과 성장의 경험들을 아직 잃어버리지 않았고, 중국어가 가진 생명력에 힘입어 나는 남방의 리듬과 남방의 분위기를 이 북방의 언어 속에 불어넣을 수 있었다. 그러자 이 타향의 언어가 내 고향의 모습을 찬연히 되살아 나게 해주었다. 이것이 언어가 가진 미묘한 힘이며 언어가 생명을 유지하는 방식이기도 할 것이다. 지난 15년 간의 글쓰기는 내 고향의 그 수많은 오자(誤字)들을 상실케 하고 적절한 단어들을 찾아 그것들을 정확하게 문장 속에 배치하는 방법들을 익히게 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나는 표준적인 중국어 가운데 여기저기서 골라낸 단어들을 배치하여 의미를 순통하게 하는 기술을 배워 온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내 처지는 “망국의 슬픔도 잊은채 노래나 불러제끼는 기생(商女不知亡國恨-당나라 두목(杜牧)의 시 泊秦淮에 나오는 구절로 ”저 기생은 나라 잃은 근심도 모르는 지, 강넌너 들려오는 후정화 노래소리만 요란하네“(商女不知亡國恨 隔江猶唱後庭花)에서 인용한 것임.-역자주) 신세와 같은 것인 지도 모른다. 北京, 98년 4월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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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 다산책방 | 2018-08-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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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 다산책방 | 2018-08-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나’에게 바치는
따뜻한 응원과 연대의 목소리
우리에겐 아직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여성 서사
지금 일본 여성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소설가 데라치 하루나의 신간 『같이 걸어도 나 혼자』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된다. 2017년, 전 세계적으로 ‘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된 가운데 한국의 미투 운동은 올해 8월로 200일을 맞는다. 상대적으로 잠잠하던 일본에서는 2018년 2월 ‘위투 재팬(#WeToo Japan)’ 프로젝트가 시작되며 젠더와 페미니즘에 대한 목소리가 활발하게 번지고 있다. 올 7월에는 한국과 일본의 네티즌들이 연대하여 트위터에서 한국과 일본 내 성차별을 고발하고, 혜화역 시위 등 중요한 사건에 서로 힘을 실어주기도 하였다. 데라치 하루나는 데뷔 이래 ‘여성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담아내고 있는 일본의 작가다. 그는 한국의 여성 운동에도 주목하여『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하며 한국의 여성문학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소설가 정세랑은 국경을 넘어 연대의 목소리를 전하는 작가의 등장이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같이 걸어도 나 혼자』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데라치 하루나의 작품이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어쩌면 자신의 소설이 ‘여성에게 진정한 우정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의 반문에서 쓰였을지도 모른다며, 세상이 강요하는 ‘보통 여자’라는 삶의 궤도에서 벗어난 두 여자의 이야기를 이 소설에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가족도 직장도 없이 삶을 살아가는 두 주인공에게 세상은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기준과 방향을 찾아가려는 이들에게 혹자는 “이봐요. 우리가 어디에서 살고 있죠? 세상이죠. 세상. 그러니 세상 평판도 중요하잖아요?”라고 비난의 말을 퍼붓는다. 모난 시선들 속에서 두 주인공은 서로에게 뜨거운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진정한 여성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이 소설을 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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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이 드는 맛
존 릴런드 | 웅진지식하우스 | 2019-01-0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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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이 드는 맛
존 릴런드 | 웅진지식하우스 | 2019-01-0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그러나 우리는 노년의 삶이 어떠할지 알 수 없다. 돈을 많이 모으면 행복한 노후가 보장될까? 어떻게 늙어가고 싶은지, 괜찮은 롤모델은 있는가? 초고령사회는 우리에게 어떤 세상이 될 것인가?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의 저자이자 「뉴욕 타임스」의 기자 존 릴런드는 뉴욕에 거주하는 85세 이상의 노인 여섯 명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무려 1년에 걸친, 그야말로 야심 찬 프로젝트였다. 그가 만난 여섯 명의 노인들은 정이 많고 괴팍하며 까다롭고 자주 깜빡깜빡했다. 또 유쾌하고 현명했으며 같은 말을 자꾸만 반복하거나 가끔은 말 섞기 힘들 정도로 피곤하게 굴기도 했다. 그리고 인간이면 누구나 그렇듯, 그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노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또 일곱 번째 스승인 자신의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저자는 노년의 삶을 행복한 시간으로 채우려면 어떤 가치관과 태도를 가져야 할지 개인적.사회적 관점에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 해답은 지금까 지의 관념에서 벗어나 있음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초고령자들의 시시콜콜한 일상과,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담담하고 세밀하게 기록하며 이를 통해 얻은 나이 듦에 대한 성찰을 오롯이 담아낸 책.
★60만 독자가 열광한 화제작★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피플》지 선정 BEST NEW BOOK★
여섯 노인과 함께한 1년간의 아주 특별한 수업,
그리고 늦어서야 알게 되는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그러나 우리는 노년의 삶이 어떠할지 알 수 없다. 돈을 많이 모으면 행복한 노후가 보장될까? 어떻게 늙어가고 싶은지, 괜찮은 롤모델은 있는가? 초고령사회는 우리에게 어떤 세상이 될 것인가?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의 저자이자 《뉴욕 타임스》의 기자 존 릴런드는 뉴욕에 거주하는 85세 이상의 노인 여섯 명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무려 1년에 걸친, 그야말로 야심 찬 프로젝트였다. 그가 만난 여섯 명의 노인들은 정이 많고 괴팍하며 까다롭고 자주 깜빡깜빡했다. 또 유쾌하고 현명했으며 같은 말을 자꾸만 반복하거나 가끔은 말 섞기 힘들 정도로 피곤하게 굴기도 했다. 그리고 인간이면 누구나 그렇듯, 그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노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또 일곱 번째 스승인 자신의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저자는 노년의 삶을 행복한 시간으로 채우려면 어떤 가치관과 태도를 가져야 할지 개인적 · 사회적 관점에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 해답은 지금까 지의 관념에서 벗어나 있음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초고령자들의 시시콜콜한 일상과,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담담하고 세밀하게 기록하며 이를 통해 얻은 나이 듦에 대한 성찰을 오롯이 담아낸 책.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상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놀라운 과정이다.”
-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다.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가 늘어난 세대, 고령층으로 한데 묶을 수 없을 정도로 그 수가 많아져 이제는 그들을 ‘초고령층(the oldest old)’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부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는 노년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이야기하고 있을까.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대부분 은퇴 후 경제 문제나 건강에 대한 경고 정도에 머물러 있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노년의 모습 역시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굽은 등, 쭈글쭈글한 피부, 마디마디가 쑤시는 관절…… 신체 감각은 점점 떨어지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보낸다. 오래 산다는 것은, 오래 죽어간다는 뜻일까?
이 책의 저자이자 《뉴욕 타임스》의 기자 존 릴런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초 뉴욕에 사는 85세 이상 초고령자들의 취재를 시작할 무렵만 해도, 고령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어려움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게 되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을 노인들과 함께 보내면서 그는 예상과는 다른 삶의 모습들과 마주했다. 죽기에는 너무 건강하다 투덜거리고, 자주 연락하지 않는 자식들이 못마땅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찾는 나날. 그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노년의 삶을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노년뿐 아니라 어쩌면 인생의 모든 시기에서 가장 필요한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노인처럼 생각하라
85세. 기대 수명이 채 60세도 되지 않던 시절에 비해, 이제 우리에게는 미처 계획하지 못한 시간이 무려 25년 넘게 주어졌다. 이 기나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언젠가는 내가 살아야 할 노년의 삶, 그럼에도 전에 없던 이들 세대의 말을 들어볼 기회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나름 스스로 ‘나이 좀 먹었다’고 여겼던 중년의 저자는 고령자들과 1년을 보내며 자신의 인생이 크게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물론 현실은 꽤나 녹록지 않지만, 노인들은 변해가는 자신 그리고 그들이 처한 환경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가진 최소한의 능력을 이용해 최대한의 행복을 누리며 살아간다. 쉽지 않은 일상마저도 여전히 그들에게는 기쁨이며,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행복해야 할 이유를 찾아내고야 만다.
저자가 1년간 초고령자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배우고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바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노인들처럼 살면 된다는 것. 그들이 지나온 시간 동안 쌓인 내공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의미다. 이 책에 등장하는 노인들이 바로 그 비결을 전해주는 스승들이며, 저자는 여러 학자들의 연구를 함께 소개하며 이러한 주장들을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다.
기쁨에 너무 들뜨지 않고
슬픔에 너무 처지지 않는
그것이 나이 드는 맛
그 누구도 원치 않지만 절대 피해갈 수도 없는 인생의 과정. 저자는 늙음을 받아들이고 죽음을 인정하면서부터는 우리가 인생과 행복을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 말한다. 결국 남은 삶을 행복하게 채우는 것은 우리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자연스레 고령자들의 시선으로 인생을 보는 연습을 시작해 보자.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잃게 되면 당장 세상이라도 끝날 것처럼 지레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느라 혹은 쓸데없는 걱정거리들을 끌어안느라 현재를 즐기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되돌아보며 말이다.
책에서 인용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양로원이나 호스피스의 노인들 중 더 현명하다고 평가된 사람들은 지금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명한 사람은 더 현실적인 기대를 하며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도 덜 실망한다. 그들은 쓸 수 없는 돈에 욕심을 내거나 이룰 수 없는 성적 욕망을 품지 않는다. 게다가 기억이 나지 않으니 모욕 당했다며 복수한다고 입에 거품을 물지도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것, 하찮은 것에 쓰던 에너지를 이제는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적인 것에 쏟아붓는 것이다.
그가 만난 노인 중 한 명인 프레드의 말처럼 ‘행복은 지금 당장 나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울 만큼 울고 나서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깨달음이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우리 모두 저마다의 나이 드는 맛을 즐겼으면 한다. 이 책이, 기꺼이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지혜를 건네주는 연장자들과 우리를 연결시켜줄 테니!
“더 나은 뭔가를 찾으려 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걸 꼭 붙잡아.
우리에겐 허튼 꿈을 꿀 시간이 없으니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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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후지마루 | arte(아르테) | 2019-01-2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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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후지마루 | arte(아르테) | 2019-01-2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우리가 처음 만난 게 맞을까?
너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출간 즉시 20만 부 판매를 돌파한 화제의 베스트셀러!
일본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너무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 평범한 나날에서 희망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역작.
★★★★★ 삶과 죽음에 대해서, 행복이 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 심장을 부여잡는 것처럼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 도서 소개
죽은 사람의 미련을 풀어주고 저세상으로 인도하는 사신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저자인 후지마루는 2012년 10월 『내일 나는 죽고 너는 되살아난다』로 제19회 전격소설대상 ‘금상’을 수상하고, 2013년 2월에 수상작이 문고본으로 출간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회사가 어려워지고 병원에 입원하는 등 좋지 않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자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고민한 끝에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처음 쓴 소설로 전격소설대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과 함께 독자들의 큰 사랑까지 받은 『내일 나는 죽고 너는 되살아난다』는 시리즈화 되어 지금까지 4권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전격소설대상’은 일본 출판사 가도카와의 브랜드인 아스키 미디어워크스에서 1994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소설 신인상으로 수상작들의 성격을 살펴보면 큰 틀은 ‘라이트노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후지마루는 라이트노블 『내일 나는 죽고 너는 되살아난다』 시리즈 외에는 작품이 전무하고, 라이트노블 작가로서 낙인이 찍힐 수도 있는 상황에서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을 출간한다. 죽은 자와 대면하는 사신 아르바이트라는 어둡고 묵직한 설정을 통해 가슴이 뭉클해지는 작풍으로 감성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후지마루의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은 2017년 12월 일본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큰 인기를 끌며 2019년 현재 누계 판매부수 20만 부를 돌파했다.
머지않아 다가올 기억을 잃은 세상,
어쩌면 나는 거기서 희망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대체 누구의 기억일까…… ?
어느 날, 고등학생 사쿠라 신지는 동급생 하나모리 유키에게서 ‘사신’ 아르바이트를 제안받는다. ‘사신’은 미련이 남아 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사자(死者)’의 소원을 들어주고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일을 한다.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사쿠라는 의심을 품지만 ‘근무 기간을 채우면 어떤 소원이든 하나를 들어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신반의로 사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틀어진 동생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학생, 일정한 직업 없이 가족과 연을 끊고 사회의 불합리함을 저주하던 중년 남자, 남편의 사랑을 원했지만 아이만을 낳길 종용당한 아내, 그리고 어머니에게 계속 학대를 당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사랑을 갈구한 소녀 등등. 너무할 정도로 안타까운 절망 한복판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자’들, 추가시간이라는 죽음 이후의 생을 살아가는 그들을 찾아온 사람은 마찬가지로 절망과 체념을 안고 살아가는 고교생 사쿠라 신지였다. 돈에 쪼들려 시급 300엔의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사쿠라 신지와, 그의 반 친구이자 동료인 하나모리 유키. 두 사람은 사신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계기로 만나게 되는데 하나모리는 사쿠라에게 짓궂은 농담을 건네며 놀리는 데 희열을 느낀다. 처음에 사쿠라는 그녀의 너무나 해맑은 천진난만함을 맞닥뜨리고 어이없어 했지만 점차 하나모리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그녀의 숨겨진 비밀에 다가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죽음과의 교류를 거듭하면서 인생의 해답에 도달한다.
“이 이야기는 제가 사라지면 다시 투명해지겠죠.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죽게 되어 미련을 남긴 채 저승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여전히 살아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죽었다는 사실 자체가 없어진 걸까……?
죽은 이가 생전에 품었던 미련을 풀고 지금까지의 인생을 정리하기 위해 주어진 평행 세계, 이는 일종의 모라토리엄에 가깝다. 그런 세계가 존재한다면 보통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신이 살았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분주하리라. 하지만 유예 기간이 끝나고 죽음의 운명을 받아들인 순간 모든 것이 없었던 일이 된다면 어떨까?
삶과 죽음의 틈, 꿈같은 이 시간을 저자인 후지마루는 ‘추가시간’이라고 명명했다. 보통 사람은 알 수 없는 그 경계의 시간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죽음을 맞이한 ‘사자’와 그 미련을 풀기 위해 도와주는 ‘사신’뿐이다. 하지만 사자들은 자신의 미련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갑자기 찾아온 추가시간에 당황하면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물론 자신의 미련이 무엇인지 희미하게 알고는 있지만 외면하는 사자들도 있다. 자신의 미련과 마주하는 것은 자신의 후회와 절망을 마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죽어가는 운명은 거스를 수 없고 추가시간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가족에게 편지를 쓰고, 생전에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전하고, 만들다 만 작품을 완성시켜도 추가시간에 취한 행동은 전부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다. 아무리 후회한들 이미 바꿀 수 없는 과거가 있고, 풀 수 없는 미련도 있다는 사실을 후지마루는 현실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통해 리얼하게 그려낸다. 그래서 생사의 틈에서 몸부림치는 ‘사자’와 ‘사신’의 관계는 그저 안타깝고 절망적이라기보다 오히려 고귀함마저 느끼게 한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 최저 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악의 아르바이트지만 그럼에도 최고의 직업이라 자신하는 ‘시급 300엔의 사신’ 이야기를 바로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에서 만날 수 있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은 라이트노블 형식을 빌린 작가의 인생론이라 할 수도 있겠다. 작품에 등장하는 ‘추가시간’이라는 설정에 ‘인생’을 대입하면 독자들도 크게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을까. 특히 ‘라이트’한 소설은 취향이 아니라는 독자에게는 꼭 한번 일독을 권해보고 싶은 작품이다. 시작은 가볍지만 끝에는 묵직한 감동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_ 옮긴이의 말
◎ 책 속에서
너무나 갑작스레 쏟아지는 정체 모를 불안과 공포.
잿빛 빌딩들. 탁한 소용돌이같이 칙칙한 우산들의 행렬.
욕하는 듯한 빗소리. 비껴가는 사람들.
뭐가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비 내리는 횡단보도 앞에서 빚으로 찌든 인생에 넌더리가 났다. _ 12쪽
즐거웠다. 틀림없이 행복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바랄 만큼 행복했다.
내 왼쪽에 앉은 아사쓰키가 오른손을 벤치에 얹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 그래도 잡을 용기는 없었다. 하지만 기뻤다. 다시는 못 잡을 줄 알았던 밤하늘 달이 아직 손닿는 곳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_ 49쪽
새삼 돌이켜봐도 이 아르바이트는 조건이 너무 열악하다. 시급은 짜고, 시간 외 수당도 안 나온다. 유령 같은 ‘사자’와 접촉한다는 상식에서 벗어난 일을 한다. 나쁜 점만 찾으려는 것도 아닌데, 나쁜 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미리 알았다면 반드시 거절했으리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미 시작했으니 무를 수는 없다. 하나모리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만두는 순간 아사쓰키와 보낸 밤을 잊어버리고, 원래 역사에 맞게 기억이 수정된다. 진실인 동시에 허위이기도 한 역사로.
그것만은 싫었다.
지금 그 밤을 잊어버리다니. _ 71~72쪽
하나모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체 어디의 누가 지시를 내리는지 궁금해졌다. 생각해봤자 모르겠지만, 이 세상을 초월한 신비한 존재는 역시 궁금한 법이다.
“다만…….”
그런 의문은 제쳐놓고, 하나모리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는 ‘사자’를 알아볼 수 없지만, ‘사자’끼리는 서로를 알아본다고 들었어.”
“그래?”
하나모리는 걸음을 멈추더니 예를 들면,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사쿠라와 팀이 되기 전에 내가 담당한 ‘사자’와 여기를 지나간 적이 있어. 그때 그 사람이 ‘나랑 똑같은 아이가 있네, 저 아이도 사자야’라고 하더라. 쟤, 늘 여기에 있는데 아직 저세상에 못 갔구나.”
“……아아.”
하나모리가 가리킨 길가에는 한 소년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_ 128쪽
“‘아카식 레코드’라고 알아?”
“들어본 적 있어. 뭐였더라?”
“‘투명한 책’은?”
“그건 처음 듣는데.”
가르쳐주겠다며 하나모리는 말을 이었다.
“아카식 레코드. 거기에는 우주의 모든 기억, 사상, 개념이 영구적으로 기록된다고 해.”
하나모리의 설명은 계속됐다.
세상, 시간, 공간을 넘어 우주가 탄생하기 전부터 머나먼 미래까지 모든 것이 집약되는 기억 매체. 그게 아카식 레코드라나.
“내 추가시간은 언젠가 무효화될 거야. 하지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을 뿐이지. 아카식 레코드 안의 ‘투명한 책’에 남겨진대. 옛날에 나를 담당한 사신이 해준 이야기야.”
“이야.”
이름도 모르는 사신이 풀어낸 우주의 기억. 거기에 신비한 가능성을 느꼈다. _ 302~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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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단지 뉴욕의 맛
제시카 톰 | 다산책방 | 2018-04-0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657 |
[문학] 단지 뉴욕의 맛
제시카 톰 | 다산책방 | 2018-04-0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터무니없이 매혹적인 도시 뉴욕
달콤하고 짭짤하고 스파이시한 도시의 맛!
“캐비어 알을 하나씩 터뜨려보았다. 톡, 하나 먹는다. 실크처럼 부드럽고 상큼해, 톡. 이건 짜릿하고 톡 쏘네. 또다시 톡, 이건 유혹적인 맛이야. 어둡고 신비롭고 깊어."
소도시 융커스에서 나고 자라는 동안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던, 티아의 소박하고 평온한 세계는 뉴욕 최고의 ‘럭셔리’로 물들어간다. 그러나 새로운 생활에 취해가는 동안 가족, 친구,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티아는 자신의 선택이 결국 마이클의 명성을 높이는 것일 뿐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고압적인 태도로 ‘비밀이 탄로나면 미식업계에서 끝장낼 것’이라고 협박하는 마이클에게 티아는 마침내 반격을 준비하는데…….
화려한 도시, 유능하지만 순진한 젊은이, 노회한 권력자, 통쾌한 반격, 그리고 성장. 『단지 뉴욕의 맛』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분위기와,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미식 세계의 권력을 두고 서로 속고 속이며 펼치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로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 최신 미식ㆍ패션ㆍ스타일 트렌드는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으로 독자들을 ‘엣지 있는’ 뉴욕 한가운데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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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 |
[문학]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리사 윈게이트 | 나무의철학 | 2018-04-1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656 |
[문학]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리사 윈게이트 | 나무의철학 | 2018-04-1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우리가 멀리, 더 멀리 간다 해도
마음은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줄 거야
미국 멤피스, 열두 살 소녀 릴 포스와 네 남매는 그들이 나고 자란 미시시피강의 보트 위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뭍사람들에게는 진흙탕 물에 지나지 않을지 몰라도 포스가(家)의 아이들에게 강은 풍요로운 곳간이자 장난감이 가득한 놀이터, 항상 따뜻이 안아주는 어머니와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출산하다 위태로워진 엄마를 아빠가 병원에 데려간 사이 보트에 낯선 남성들이 들이닥친다. 경찰이 돌아다니며 강에 사는 집시를 잡아들인다는 사실을 익히 알았기에 릴은 자신과 동생들을 지키려 애쓰지만 남성들은 릴 남매를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두 보트에서 데려간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테네시 칠드런스 홈 소사이어티 보육원. 그곳에서는 릴 남매에게 곧 부모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매일같이 마주하는 건 위생과 음식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과 직원들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으면 매와 벌이 주어지는 암담한 현실뿐이다.
그로부터 칠십여 년 뒤 상원의원의 딸이자 연방검사 에이버리 스태포드는 한 요양원 행사에 참석했다가 팔찌를 잃어버린다. 그걸 찾기 위해 요양원을 다시 방문했을 때 그녀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팔찌를 가져갔던 노부인의 방에 들어갔다가 액자 속의 사진을 본다. 물가에 선 젊은 연인의 사진에서 에이버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 평소와는 달리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일련의 사건들 속에 자기가 알아야 할 뭔가가 있다는 알 수 없는 믿음에 이끌려 에이버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파헤치려고 한다. 자기를 구하거나, 반대로 망가뜨릴지도 모르는 비밀을.
굿리즈, 반스앤노블 올해의 책에 빛나는
2017년 전 세계 100만 독자가 가장 사랑한 소설
단 한 장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긴장감과 가슴 저미는 슬픔으로 가득한 이야기 - 굿리즈
영미권에서 스토리텔링의 거장으로 잘 알려진 리사 윈게이트의 신작이다. 작가의 책으로는 국내 첫 번역이다. 북리스트로부터 ‘한마디로 마스터 스토리텔러’라고 찬사를 들었을 만큼 첫 장만으로도 이야기의 묘미에 빠져들게 하는 작가는 이전까지도 매력적인 작품 세계를 꾸려왔지만 이번만큼은 전작들을 훌쩍 뛰어넘어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읽는 이라면 누구나 사로잡을 압도적인 서사를 선보인다.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일 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34개국에 판권이 계약되었고 영미 아마존 독자들에게 폭발적이고도 꾸준하게 사랑받으며 굿리즈와 반스앤노블 등 주요 매체와 서점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소설이라는 장르 안에서 독자 대부분이 이 책에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는 것, 그리고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유수 언론으로부터 호평이 쏟아졌다는 사실은 이 책이 지닌 대중성과 작품성을 잘 보여준다.
칠십여 년을 사이에 두고 촘촘하게 엮이는 아픔과 사랑의 직조
이야기는 두 개의 시공간에서 평행하게 나아간다. 하나는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다른 하나는 1939년 미국 멤피스에서. 오랜 명문가의 자손이자 상원의원의 딸인 에이버리 스태포드는 법학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연방 지방 검찰청의 검사로 지내다가 건강이 나빠진 아버지를 대신할 준비를 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때부터 에이버리의 머릿속은 지금껏 생각해본 적 없는 자신의 앞날에 관한 수많은 질문으로 혼란해진다. 그사이 한 요양원 행사에 참석한 에이버리 앞에 어느 노부인이 나타나 그녀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며 바라본다. 의문만 생긴 채 그 자리를 떠나온 뒤 그녀는 요양원에서 자기 팔찌를 보관하고 있다고 연락받는다. 그리고 팔찌를 찾으려고 다시 방문한 그곳에서, 자신을 다른 이름으로 부른 노부인의 방에 이끌리듯 들어간다. 그 방에서 물가에 선 젊은 연인을 찍은 사진을 보게 되고 사진 속 여성에게서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로부터 칠십여 년 전 멤피스의 미시시피 강변, 열두 살 소녀 릴 포스와 네 동생은 보트에서 집시로 지내며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강에서 나고 자란 그들에게 강은 먹을 것과 잘 곳을 주는 어머니와도 같다. 폭우가 쏟아지고 강이 성내던 어느 밤, 릴의 아빠는 출산으로 위험해진 엄마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강을 떠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낯선 남성들이 보트에 들이닥친다. 동생들을 잘 지켜야 한다는 아빠의 당부에 따르려고 애썼지만 릴은 동생들과 함께 그들에게 끌려간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테네시 칠드런스 홈 소사이어티라는 보육원이다. 처음 보는, 눈빛에 두려움뿐인 수많은 아이 사이에서 릴은 곧 부모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듣지만 매일같이 마주하는 건 더러운 방과 옷과 침구, 먹을 것이라고는 옥수수죽뿐인 열악한 환경과 직원들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으면 매와 벌이 주어지는 암담한 현실뿐이다. 타의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된 릴 포스와 에이버리 스태포드,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이 두 인물의 이야기는 평행하게 나아가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서로 엮이며 서서히 하나의 무늬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토록 가혹하고 아름다운 생
보육원에서 릴에게는 메이라는 새 이름이 주어진다. 동생들도 새로운 이름이 붙은 채 힘써볼 새도 없이 눈앞에서 하나씩 떠나간다. 이름을 빼앗기는 일은 개인의 정체성을 심하게 훼손시키는 행위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것을 낯설고 고달픈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하나의 방편으로 전복시킨다. 릴은 강에 사는 자유롭고 행복한 영혼, 메이는 가족을 잃고 보육원에서 살아가는 무력하고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인 자아다. 열두 살 아이가 힘센 어른들에 맞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것뿐이다. 에이버리 역시 머릿속에 수많은 의문을 담아둔 채 노부인과 자신의 할머니 사이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알아내는 일에 이유도 모른 채 매달린다. 현재의 고민을 덮으려는 그런 시도는 역설적이게도 그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물꼬가 될 수도 있다. 팔십 년에 가까운 시간을 사이에 둔 릴의 고난과 에이버리의 고뇌는 다른 듯 닮았다. 끝까지 자기를 버리지 않는 두 사람의 집념이 자기 믿음으로 이어져 사랑과 용기를 획득할 때 참담한 과거는 어느새 밝은 앞날의 그림자가 되어 있다. 찢기고 잘려나가도 삶은 계속된다. 어린아이와 여성이라는 약한 외피를 지닌 이 둘의 힘센 내면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작가는 미국 테네시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어떤 타자들, 좀더 세밀하게 말하자면 약한 자들의 고통과 의지를 누구나 비슷한 무게와 깊이로 느끼도록 친절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살아 있는 것들의 감정과 이야기의 본질을 꿰뚫은 이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자극적인 말들에 이목을 사로잡혀 세상과 인간의 선함을 믿지 않게 되는 시대에, 단지 재미를 채우는 대상이 아닌 삶을 긍정하는 수단으로서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바람과 이야기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처럼 세상을 바꿀 이야기를 또 하나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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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더 크리스마스(Mother Christmas)
히가시노 게이고, 스기타 히로미 | 소미북스 | 2019-01-3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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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더 크리스마스(Mother Christmas)
히가시노 게이고, 스기타 히로미 | 소미북스 | 2019-01-3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여자가 산타클로스가 되면 ‘왜’ 안되나요?
편견을 깨트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동화!
크리스마스를 20일 앞둔 어느 날, 빨간 오두막집에서 정기 산타클로스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았던 미국 지부 산타클로스가 은퇴하면서 그 후임을 뽑는, 특별한 자리다.
전세계 각국의 산타클로스들은 나타난 후임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여자가 산타클로스가 되겠다고 나타난 것! 산타클로스들은 여자가 산타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다!
치열한 논의 끝에 밝혀진 사연은……?
산타클로스는 왜 수염을 기른 뚱뚱한 백인 남자만 있을까?
산타클로스가 날씬할 수도, 흑인일 수도, 여자일 수도 있는 것 아닐까?
편견을 깨트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동화!
여자가 산타클로스가 되면 ‘왜’ 안되나요?
크리스마스를 20일 앞둔 어느 날, 빨간 오두막집에서 정기 산타클로스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았던 미국 지부 산타클로스가 은퇴하면서 그 후임을 뽑는, 특별한 자리다.
전세계 각국의 산타클로스들은 나타난 후임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여자가 산타클로스가 되겠다고 나타난 것! 산타클로스들은 여자가 산타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다.
하지만 그녀가 산타클로스를 지원하게 된 경위를 들은 각국의 산타클로스들은 마침내 그녀를 정식 산타클로스로 인정한다.
마침내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미국 지부 산타클로스 제시카는 세 마리의 순록이 이끄는 썰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견을 깨트리는 크리스마스 이야기
‘산타’라고 하면 으레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백인에, 흰 수염이 무성하고, 빨간 모자와 빨간 옷을 입고서 순록이 모는 썰매를 타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남자 노인.
그런데, 어째서 항상 산타클로스는 백인 남자여야만 할까?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산타클로스가 아이들에게 선물과 사랑을 나눠주는 존재라면, 크리스마스 정신 그 자체라면, 굳이 꼭 백인 남자여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흑인이어도, 여자여도 어린이들을 위한 사랑을 나눠주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을까?
히가시노 게이고는 산타클로스를 빗대어 철저히 백인 중심적인, 그리고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옛날부터 그랬다’는 이유로 차별과 편견을 정당화하고 있지 않은가.
여자가 산타클로스가 될 수 있냐 없냐로 다투는 산타들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는 편견에 찌든 현대인의 모습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하지만 이 모든 다툼 끝에서 우리는 ‘사랑’이라는 대명제 하나로 결국 하나가 되고 답을 찾아낼 것이라는 희망적인 결말도 잊지 않는다.
편견과 차별의 극복이 화두인 요즘, 그야말로 21세기에 어울리는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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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밤의 괴물
스미노 요루 | 소미북스 | 2019-01-0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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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밤의 괴물
스미노 요루 | 소미북스 | 2019-01-0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밤이면 나는 괴물이 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작가 스미노 요루의 학교 문제를 파헤친 문제작.
적당한 교우관계, 적당한 성실함, 적당한 존재감으로 일관하는 중학생 '나' 아다치.
무슨 연유에서인지 밤만 되면 괴물로 변한다는 것 외에는 평범한 소년이다.
그에 비해 반의 왕따 소녀 야노 사쓰키는 여러모로 특이하다.
독특한 말투에 아무리 무시당해도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끈질김, 분위기 파악 못하는 둔함, 수시로 넘어지고 다치는 서투름까지.
이래저래 눈에 띄는 존재다. 물론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반 아이들은 당연하게도 야노를 따돌리고 괴롭힌다.
마치 벌레라도 되는 양 기피하고 무시하는 것은 기본이며 개구리를 신발장에 넣고 책상에 분필 가루를 뿌려놓는다.
누가 실수로라도 야노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그 아이에게도 괴롭힘이 쏟아진다.
그러므로 야노와는 얽히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 그녀가 아다치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그날부터 둘은 매일 밤 학교에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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