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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 한겨레출판 | 2021-12-0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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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 한겨레출판 | 2021-12-0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도 있지 않나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두 번째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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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인지 공간〉,
2021 올해의 문제소설 〈오래된 협약〉 등 소설 7편 수록
“이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들이 이곳을 덜 미워하게 하지는 않아. 그건 그냥 동시에 존재하는 거야. 다른 모든 것처럼.” _본문 중에서
지금까지의 김초엽이 SF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소개되는 작가였다면, 지금의 김초엽은 한국 문학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소환되어야 하는 작가가 되었다. “김초엽의 소설을 읽다 보면, 이 세계가 1인치쯤 더 확장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강지희 평론가의 말처럼(제11회 젊은작가상 심사평 중) 김초엽의 소설은 여느 SF가 그렇듯이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시공간에서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다른 진실과, 다른 감정, 처음 마주하게 되는 아득한 경이의 순간으로 우리를 이끈다.
《방금 떠나온 세계》는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동시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미래로 떠오른 김초엽 작가의 소설이다. 20만 부가 판매되었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후 2년여 만에 나오는 두 번째 소설집이기도 하다.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인지 공간〉과 2021 올해의 문제소설로 선정된 〈오래된 협약〉을 포함해 ‘나’와 ‘세계’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쓴 경이롭고 아름다운 7편의 소설을 담았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섬세한 문장과 꿋꿋한 서사, 그리고 타자에 대한 깊은 사유에 더해 세심한 관찰자로서 낯선 우주 저편의 이야기를 김초엽만의 세계 안에 온전히 담아낸다. 첫 소설집에서는 간접적으로만 그려졌던 사회문제 또한 한 발짝 더 가까이 끌어온다. 김초엽이 그리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살아가지만, 사랑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참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어떤 사회적인 전복을 꿈꾼다. 진짜 내가 되기 위해 동생에게서 도망치고(〈캐빈 방정식〉), 진짜 내가 되기 위해 연인에게 통보하며(〈로라〉), 진짜 내가 되기 위해 정상인들에게 테러를 일으킨다(〈마리의 춤〉). 소외되고 배제된 존재로서의 장애에 대한 은유 또한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드러난다. 〈최후의 라이오니〉의 ‘나’는 결함이 있는 복제 인간이며, 〈마리의 춤〉의 ‘마리’는 태어날 때부터 시지각 이상증을 겪어야 하는 ‘모그’다. 〈로라〉의 ‘로라’는 정신과 몸의 불일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 번째 팔을 이식받고 트랜스휴먼이 되길 선택하며, 〈캐빈 방정식〉의 ‘언니’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다른 이들과는 다른 아주 느린 시간대를 살아가게 된다. 〈오래된 협약〉의 ‘노아’는 겨우 서른 살밖에 살지 못한 채 일종의 정신병을 앓다 죽게 될 운명이며, 〈인지 공간〉의 ‘이브’는 작고 연약해서 ‘인지 공간’에 들어가지 못한다. 〈숨그림자〉의 ‘단희’는 발성기관이 퇴화되어버린 존재다. 하지만, 그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김초엽이 그리는 세계는 결코 차갑지 않다. 《방금 떠나온 세계》의 소외되고 배제된 인물들은 사회의 모순에 맞서며, 사회에 대한 의문을 그치지 않은 채로 지금의 세계를 떠나 더 위대한 세계로 나아간다. 사랑과 이해와 위로가 아닌, 사랑의 힘과 이해의 힘과, 위로의 힘을 보여준다. 방금 떠나온 세계를 잊지 않은 채로, 무한한 세계로의 여행을 떠난다. 유튜브 ‘겨울서점’의 김겨울 작가는 《방금 떠나온 세계》의 추천사에서 “살면서 종종 이 소설집의 어떤 장면들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고 말한다. “그가 이 시대에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기쁘다”라고도.
사랑의 입자들을 타고 낯선 세계를 떠도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우주 저편의 이야기들
“우주에는 두 종류의 멸망이 있다. 가치 있는 멸망과 가치 없는 멸망.” _〈최후의 라이오니〉
단독 임무를 부여받아 행성 3420ED를 탐사하게 된 ‘나’와 기계들의 리더인 ‘셀’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 ‘나’는 ‘셀’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에게 있던 태생적 결함이 사실은 결함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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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행성에 가서 그곳에 남은 자원과 정보를 회수하고 정리하는 일을 하는 용감하고 대담한 종족인 ‘로몬’의 일원인 ‘나’는 행성 시스템의 의뢰로 탐사할 가치가 없다고 평가받은 행성 3420ED로 향한다. 하지만 탐사 도중 3420ED를 지배하고 있던 기계들에게 붙잡힌다. 기계들의 리더인 ‘셀’은 ‘나’를 자꾸만 ‘라이오니’라고 부르면서, “라이오니, 드디어 돌아왔구나”라는 이상한 말을 반복하는데…….
“빛은 얼마나 상대적인 것일까?” _〈마리의 춤〉
태어날 때부터 모그였던 ‘마리’와 모그 학생은 처음 가르쳐보는 ‘나’의 이상하고 은밀한 무용 수업 이야기. 시지각 이상증을 겪는 모그들은 춤을 추기는커녕 감상할 수도 없다고 말하는 ‘나’에게, ‘마리’는 모그도 춤을 출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이 세계에 맞추려고 노력한 건 우리 모그들이에요. 당신들이 아니고요.” 타자화되고 대상화된 존재인 ‘마리’의 말과 행동의 이유를 들여다봄으로써 우리는 마리의 저항을 단순히 테러로만 볼 것인지, 아름다움의 기준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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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각 이상증을 겪고 있는 ‘마리’는 플루이드라는 보조 기계를 통해서만 타인의 움직임을 인지할 수 있다. 친구의 부탁으로 ‘마리’에게 춤을 가르치게 된 ‘나’는 태생적 모그인 ‘마리’가 과연 춤을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무용 수업을 시작한다. 레슨을 한 지 두 달이 되던 날, ‘마리’는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나’에게 선언한다. ‘나’는 ‘마리’의 권유로 ‘플루이드’를 체험하게 되고 ‘마리’가 춤을 배우려고 했던 진짜 이유를 알게 되는데…….
“사랑과 이해는 같지 않다. 진은 그것에 동의할 수 없어 긴 취재를 시작했다.” _〈로라〉
세 번째 팔을 이식하고 싶어 하는 ‘로라’와 그런 ‘로라’를 이해하고 싶어서 긴 취재 여행을 떠나는 ‘진’의 이야기. 우리는 ‘로라’와 ‘진’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이해’는 같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우리를 기쁘게 하지만, 나 자신이 되는 일이야말로 인생 전체를 건 모험이라는 것도. 하지만 여전히 삶에는 사랑과 이해 모두 필요하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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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수용 감각이 어긋나버린 ‘로라’는 어느 날, ‘진’에게 뇌의 잘못된 지도와 몸의 불일치를 치료하기 위해 세 번째 팔을 이식받겠다고 통보한다. 사랑하는 연인이 내린 결정 앞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진’은 ‘로라’를 이해하기 위해 긴 취재 여행을 떠나게 되고, ‘트랜스휴먼 연합의 회장’과 ‘과잉 사지 연구자’ 등을 만나는데…….
“아니, 난 여기 속하지 않아.” _〈숨그림자〉
발성기관이 퇴하하여 호흡으로 대화를 하는 숨그림자 사람 ‘단희’와 부서진 우주선과 함께 얼음 밑에서 깨어난 원형 인류 ‘조안’의 불완전하지만 아름다운 소통, 사랑, 이별의 이야기. 지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단희’와 ‘조안’의 불완전한 대화를 통해 언어로는 결코 포착할 수 없고, 언어로는 절대 옮길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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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극지방을 조사하러 간 탐사대에 의해 얼음 아래 있던 수백 개의 캐빈이 발견된다. 손상되지 않은 캐빈은 단 한 대였고, ‘조안’이라는 소녀만이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오랜 잠에서 깨어난다. 연구원들은 원형 인류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조안’을 유전자 보관소 격리실에 가둔다. ‘단희’는 연구소에 출근한 첫날, 격리되어 있던 ‘조안’을 만나게 되고 의미 통역기를 통해 첫 대화를 시도한다. 그렇게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둘의 대화가 시작되었지만, 그들 사이에는 이중 통역이라는 장벽이 있었다. 발성기관이 퇴화한 숨그림자 사람 ‘단희’와 숨그림자 사람들의 입자 언어를 배우는 게 불가능한 원형 인류 ‘조안’은 숱한 장애물 속에서 소통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어느 날, ‘단희’는 ‘조안’을 돕기 위해 의미 합성 기계를 만들어내지만, ‘조안’은 행성 밖으로 나가기 위한 우주선 복원 프로젝트에 ‘단희’ 모르게 참여하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은, 이 행성의 시간을 잠시 빌려 온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지요.” _〈오래된 협약〉
‘벨라타’ 행성의 사제인 ‘노아’가 ‘벨라타’를 탐사하고 떠난 지구인 ‘이정’에게 띄우는 편지 형식의 이야기. ‘노아’는 ‘이정’이 떠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오브’와 ‘벨라타인들’ 사이에 존재해온 ‘오래된 협약’에 대해 고백한다. 소설은 금기시되고 기피되는 이상한 생물인 ‘오브’를 통해 과학지상주의로 가득한 지구인으로서는 결코 알아차릴 수도 이해할 수 없는 ‘대안적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과는 다르게 더없이 긴 시간을 살아가는 ‘오브’의 모습에서 우리는 ‘공존’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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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타’의 사제인 노아는 지구에서 온 탐사대원 ‘이정’을 맞아 벨라타의 이곳저곳을 소개한다. 특히, 오브의 들판에 들러 누구도 ‘오브’라는 생물을 만지거나 먹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한편, ‘이정’은 지속적인 탐사 끝에 벨라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스물다섯 해를 넘기지 못하는 비밀을 알아낸다. 바로, ‘오브’가 뿜어내는 루티닐이라는 물질이 벨라타인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 ‘이정’은 노아를 찾아가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오브’를 먹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노아는 절대 금기를 깰 수 없다고 말하는데…….
“가야 해요. 이브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예요.” _〈인지 공간〉
‘인지 공간’의 관리자인 ‘나’와 작고 약한 몸으로 태어나 ‘인지 공간’에 들어갈 수 없었던 ‘이브’의 우정과 갈등을 그린 이야기. ‘이브’의 죽음을 통해 ‘나’는 결국 인류의 모든 지식이 담겨 있다고 여겨지는 ‘인지 공간’을 떠나기로 한다. 그건 이브가 말하던 ‘우리의 기원’을 찾는 일이었고, ‘이브’를 기억해내는 일이기도 했다. 우리는 ‘이브’를 통해 ‘인지 공간’, 즉 완전하고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지금의 세계가 차마 다 담지 못하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기억들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잊었고,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게서 잊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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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공간’은 유기체 뇌의 한계를 넘어 지식이 영구 보관되도록 돕는 큐빅 시스템이자 공동 지식 구역, 또는 격자 구조물을 뜻한다. ‘인지 공간’에는 정교한 자연의 이치와 세계의 놀라운 구조, 세계의 모든 아름다움이 담겨 있고, 신화들이 대를 이어 전승된다. 오직 ‘인지 공간’을 통해서만 지식은 전승되고 남겨진다. 하지만, 또한 공동 지식은 어린 시절 간직했던 차이와, 서로의 다른 기억을 잊게 만들며, 행성 밖으로는 나갈 수 없게 막는 존재이기도 하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작고 연약해서 ‘인지 공간’에 들어갈 수 없었던 ‘이브’는 끊임없이 인류의 기원이 행성 밖에 있다고 믿으며, 인지 공간 밖을 탐험하던 중에 들짐승에 의해 죽고 만다. 반년 뒤, 이브의 집을 찾게 된 ‘나’는 이브의 방에서 ‘스피어’라는 휴대가 가능한 작은 인지 공간을 발견하는데…….
“우리 우주는 수많은 주머니 우주를 가지고 있다.” _〈캐빈 방정식〉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다른 시간을 살아가게 된 자매, 언니 ‘현화’와 동생 ‘현지’의 이야기.
둘은 함께 관람차에 오른다. 현지는 관람차를 타러 가면서 다시는 동일해질 수 없는 언니와 자신의 시간에 이질감을 느낀다. 그러나 정상에 다다른 캐빈 안에서 ‘주머니 우주’를 발견하는 순간, 마침내 둘의 시간이 평행하다는 걸 이해한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시간을 살아가야 하는 자매가 함께 관람차에 올라 ‘주머니 우주’를 목격하는 이야기는, 사랑과 이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의 개념을 확장케 하는 열쇠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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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적 시간 거품’을 연구하는 전도유망한 물리학자였던 ‘언니 현화’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시간지각 능력을 잃고 다른 사람들보다 느리게 살아가게 된다. 치료 도중 ‘고마워. 사랑해. 더 견딜 수 없었어’라는 메시지만을 남긴 채 사라진 ‘현화’는 몇 년이 지나서야 ‘동생 현지’에게 편지를 보내 울산의 한 낡은 공중 관람차의 조사를 부탁하는데…….
무수한 세계를 여행할 당신의 행복을 기원하며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 글을 쓰지만, 거의 항상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2019년 웹진 〈비유〉에 소설 〈로라〉를 실으며 남긴 김초엽 작가의 말이다.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 글을 읽는 사람들, 그리고 거의 항상 실패하는 사람들에게 이 소설집은 분명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우리가 평생을 달려도 절대로 닿을 수 없는 어떤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이 소설집에는 우리의 우주가 있고 또한 그들의 우주도 있다는 다정하면서도 고독한 선언이 담겨 있다. 하나의 세계가 되기보다는, 사랑과 이해로 두 개의 세계로 남는 것의 아름다움도. 《방금 떠나온 세계》를 읽고 있으면 사랑은 하지만 이해는 할 수 없는 우리의 친구와 가족, 연인들이 생각나고, 소설의 끝에 다다라서 우리는 그들이 있는 세계를 떠나 무수한 세계를 여행할 용기를 얻게 된다. 남겨진 그들과 떠나온 우리의 무수한 행운을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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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 나무옆의자 | 2022-02-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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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 나무옆의자 | 2022-02-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원 플러스 원의 기쁨, 삼각김밥 모양의 슬픔, 만 원에 네 번의 폭소가 터지는 곳!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가온 조금 특별한 편의점 이야기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망원동 브라더스』로 데뷔한 후 일상적 현실을 위트 있게 그린 경쾌한 작품과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스릴러 장르를 오가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쌓아올린 작가 김호연. 그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불편한 편의점』은 청파동 골목 모퉁이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의 속내와 희로애락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망원동 브라더스』에서 망원동이라는 공간의 체험적 지리지를 잘 활용해 유쾌한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냈듯 이번에는 서울의 오래된 동네 청파동에 대한 공감각을 생생하게 포착해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동네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찾아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덩치가 곰 같은 이 사내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웬걸, 의외로 그는 일을 꽤 잘해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간다.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와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점입가경으로 형상화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의 작품답게 이 소설에서도 독특한 개성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해 서로 티격태격하며 별난 관계를 형성해간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여 매사에 교사 본능이 발동하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를 필두로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들어온 30대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곽이 그들이다. 제각기 녹록지 않은 인생의 무게와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독고를 관찰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대립, 충돌과 반전, 이해와 공감은 자주 폭소를 자아내고 어느 순간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게 한다. 그렇게 골목길의 작은 편의점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가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청파동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 ALWAYS.
어느 날 서울역에서 살던 사내가 야간 알바로 들어오면서
편의점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기피하고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인물의 변신과 반전, 아이러니한 상황 전개는 이 소설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염 여사의 편의점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으며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지만 주변에 편의점이 하나둘 생기면서 경쟁에서 밀리자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상황에 봉착한다. 그러다 보니 동네 사람들에게 ‘불편한 편의점’으로 인식되는데, 이런 와중에 얼마 전까지 노숙자였던 ‘미련 곰탱이’ 같은 사내에게 야간 시간대를 맡긴다니 기존 직원들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그런데 걱정도 잠시, 그가 들어온 후 편의점에는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그는 물건을 슬쩍한 뒤 튀려는 불량학생이나 한밤중의 취객을 제법 잘 다루고, 일명 제이에스라 불리는 진상 손님까지 두 손 들고 나가 떨어지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편의점은 비싸다며 오지 않던 동네 노인들마저 독고의 싹싹한 태도에 마실 나오듯 편의점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오전 매출이 쑥 올라간다.
독고가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동료들에게도 전해진다. 편의점 알바를 하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시현은 신참 독고에게 매장 업무 교육을 해주다 그가 불쑥 건넨 말 한마디에 자신의 숨은 재능을 발견한다. 아들과의 관계 단절로 속을 태우는 오 여사는 자신의 하소연을 귀담아 들어주고 아들과 소통할 방법을 넌지시 알려주는 독고에게 큰 감명을 받는다. 그런가 하면 어떤 손님은 독고의 눈빛과 접객 태도에서 영락없는 사장의 풍모를 추리해내기도 한다. 집과 회사 양쪽에서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는 세일즈맨 경만은 퇴근길 편의점에서 하는 혼술이 유일한 낙인데, 어느 날부터 편의점의 밤을 장악한 사내를 사장이라 지레짐작하여 못마땅한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그 역시 독고의 순수한 호의 앞에서 얼어붙은 마음이 스르르 풀어지고 만다.
독고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염 여사로 하여금 독고를 쫓아내고 편의점을 팔게 하려던 민식은 그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엄마와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고, 민식의 사주로 독고의 뒷조사를 하던 곽 씨는 오히려 타깃인 독고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만다. 지친 상태로 대학로를 떠나와 마지막 글쓰기에 매달리는 희곡작가 인경은 서울역 홈리스였던 이상한 알바와 매일 밤 취재차 대화를 나누면서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를 되찾는다. 어쩌면 이곳 편의점에서는 손님이든 직원이든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과 영감을 주는 존재들인지 모른다. 애초에 염 여사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 독고가 이를 받아들인 것도 살기 위한 마지막 본능에 가까웠고, 염 여사 역시 덕분에 편의점의 밤을 맡길 든든한 인재를 얻었으니 그들은 서로를 지켜낸 셈이다.
삶은 관계이자 소통,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다
소설은 일곱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편의점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의 시선으로 독고의 모습을 비춘다. 그리고 마지막은 독고의 독백으로 마무리된다. 편의점 일에 숙달될수록 독고는 기억을 조금씩 되찾는다.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알코올로 굳어진 뇌가 활성화되면서 기억의 조각들이 맞춰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어쩌다가 모든 것을 잃고 술에 빠져 살다가 기억마저 잃어버리고 노숙인이 되었을까. 분명한 것은 그가 편의점에서 두 계절을 보내면서 다시 살아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가 기억을 거의 회복할 무렵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와 함께 독고에게도 결단의 시간이 찾아온다.
불편한데도 자꾸 끌리는 이상한 편의점 이야기는 코로나로 인해 여전히 불편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마침맞게 도착해 유쾌한 웃음과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 삶은 관계이자 소통이며, 행복은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다는 한결같은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게 될 것이다.
편의점이란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고 손님이나 점원이나 예외 없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란 걸, 물건이든 돈이든 충전을 하고 떠나는 인간들의 주유소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주유소에서 나는 기름만 넣은 것이 아니라 아예 차를 고쳤다. 고쳤으면 떠나야지. 다시 길을 가야지. 그녀가 그렇게 내게 말하는 듯했다. (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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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상냥한 당신에게 마음이 닿았어요
라일락 | 아리아 | 2021-03-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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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상냥한 당신에게 마음이 닿았어요
라일락 | 아리아 | 2021-03-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선배.”
“응?!”
“선배.”
“응.”
“저 선배 좋아해요.”
자신의 얼굴에 뿌려진 주근깨를 싫어하는 최초롱.
그녀는 많은 소녀들이 동경하는 잡지 표지모델 '예지연'을 닮고 싶어한다.
한편, 만인의 연인인 우진우에게 그녀는 첫눈에 퐁당 빠져버리게 되는데...
좌충우돌 10대 소녀의 사랑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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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 한겨레출판 | 2022-03-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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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 한겨레출판 | 2022-03-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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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투명한 분투와 보통의 욕망
사는 곳과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다
*
“이 소설을 쓰는 내내 무척 어렵고 괴롭고 부끄러웠습니다.”
_작가의 말
《82년생 김지영》으로 한국 여성 서사의 현대적 반향을 일으킨 조남주 작가의 신간 《서영동 이야기》가 출간된다.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예리하게 파고들며 독자에게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선사했던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오늘날 주요한 화두인 부동산 문제를 통해, 하루하루 계층의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현대인의 투명한 분투와 보통의 욕망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책은 2020년 여름 출간된 테마소설집 《시티 픽션》의 수록작인 〈봄날아빠를 아세요?〉에서 시작된 연작소설로, 7편의 이야기가 가상의 지역 서영동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봄날아빠를 아세요?〉가 집값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지형도였다면, 《서영동 이야기》는 서영동에 사는 여러 인물을 다채롭게 불러모은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집값, 부동산에 대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시각차, 부모의 직업과 아이들의 교육,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 등으로 선연히 구분되는 사람들의 모습은 애써 감추고 싶을 만큼 불편하지만, 그 속엔 내가 사는 곳이 나를 조금 더 잘 살게 해주었으면 하는 현실적인 바람이 들어있다. 그 불편한 진실과 불가피한 욕망이 치밀하게 엮인 서영동의 풍경을 머릿속에 그려보기란 어렵지 않다.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우리 동네의 모습과 서영동이 너무도 쉽게 오버랩되기 때문이고, 그러므로 서영동 이야기는 우리네 이야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집은 뭘까? 아파트는 뭘까?”
‘사는 곳’과 ‘산다는 것’의 의미에 관하여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꿈에 가깝고, 원룸과 같은 한시적 주거 공간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 ‘집’의 의미는 다르게 변화했다. 지역 공동체의 일원이자 한 개인이고, 아파트 주민이자 부동산 소유자이기도 한 《서영동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고된 몸과 마음을 누일 수 있는 보금자리라기보다는 자산을 올리기 위한 수단과 방법에 가까워진 집, 어느새 달라져 버린 ‘사는 곳’과 ‘산다는 것’의 의미를 유의미하게 조명한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서영동 집값이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가의 매매를 위해 대치동 부동산을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 회원 봄날아빠(〈봄날아빠(새싹멤버)〉), 검소하고 성실한 아버지가 부동산 투기로 돈을 굴린, 개발과 경기 호황 시대의 수혜자임을 끝내 인정할 수밖에 없던 보미(〈다큐멘터리 감독 보미〉), 학원장이자 학부모이면서 서영동 주민으로 자신의 학원 옆 노인복지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가운데 치매 환자인 어머니를 요양하게 된 경화(〈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고생 끝에 마련한 아파트값은 날이 갈수록 불어나지만, 이웃으로 인한 가족의 불행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마는 희진(〈교양 있는 서울 시민 희진〉)까지. 소설 속 인물들이 우리 동네, 우리 집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실로 ‘가진 사람들이 더한다.’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설은 그들의 사투를 비단 집값 경쟁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너무나도 보통의 존재인 그들은 “집이 좋기도 싫기도 하고, 이 집을 가져서 다행이기도 불행하기도 했다.”라는 희진의 말처럼, 끝없이 사는 곳과 사람답게 사는 일 사이에서 분투한다. 그림자를 걷어내듯 소설이 끝날 때마다 투명해지는 ‘잘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 삶에 가장 완전하고도 불완전한 집을 통해 드러날 때, 그것은 별안간 순수하고 온전한 것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서영동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짙게,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그 삶의 체취를 한숨 깊이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산다는 것’에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나는 그런 유의 사람이 아니라는 착각,
불편하지만 보편의 진실을 마주 볼 용기
아이들의 새 학기 첫인사가 아파트의 평수를 물어보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오늘날. 《서영동 이야기》는 집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손쉽게 ‘급’의 기준으로 작용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암묵적이고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각인되는지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아파트 관리비를 운운하며 경비원을 향한 갑질을 합리화하는 주민들의 모습과(〈경고맨〉) 엄마의 세계에서 자신만은 ‘그런 엄마’가 되지 않길 바라면서도 타인의 실체를 알고 나서 묘하게 달라지는 은주의 태도(〈샐리 엄마 은주〉)는 분명 불편하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의 모습은 ‘적어도 나는 그렇고 그런 유의 사람’은 아닐 것이라는 안일한 마음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도 만든다. 그 불편하지만 보편적인 진실 앞에서, ‘2030 영끌족,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 심상찮아’라는 기사를 보며 끌어모을 영혼도 집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엘리가 느낄 패배감(〈이상한 나라의 엘리〉)은 그래서 더 안쓰럽고 씁쓸하게 다가온다. 《서영동 이야기》는 작가의 소설이 그러하듯, 불편함 끝에 느껴지는 연민과 그 안에 심어진 작은 씨앗 같은 용기를 마주하게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그 과정 안에서 “무척 어렵고 괴롭고 부끄러웠다”는 작가의 말이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다행이기도 불행하기도, 행복하기도 우울하기도 한
우리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하이퍼리얼리즘 소설
“가끔은 행복하기도 해요. 또 어떤 때는 갇혀 있는 기분이 들어요.” 《82년생 김지영》 속 지영의 말과 “다행이기도 불행하기도, 행복하기도 우울하기도 하다.”는 《서영동 이야기》 속 은주의 말을 통해 우리는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세상에 언제나 기쁘기만 한 삶은 없고, 언제나 슬프기만 한 인생도 없다. 모든 일이 다 잘될 수도 없고, 잘못될 수도 없다. 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삶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작가의 시선은 탁월하고, 우리 앞에 거울처럼 내비쳐진 삶의 단면은 이 책을 통해 더욱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작품 안에서 우리는 봄날아빠, 은주, 보미, 경화, 엘리 중 그 누구도 될 수 있다. 그 경이로운 공감을 경험한 뒤 “남 일이기만 한 일은 세상에 없더라고요.”라는 경화의 말을 곱씹어 보면, 서영동의 사람들은 그럼에도 조금 더 연대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억울하고 서럽”지만 또 “그 마음이 염치없어 부끄러워”도 하면서. 소설 속 사람들은 책장이 덮이는 순간까지, 또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분투할 것이다. 우리가 조금 더 나은 삶,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삶을 위해 분투하고 있을 것이므로.
■ 작품 줄거리
〈봄날아빠(새싹멤버)〉: 서영동 주민 커뮤니티에 어느 날 닉네임 ‘봄날아빠’의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온다. ‘봄날아빠’는 좋은 학군, 편리한 교통에도 서영동이 다른 지역보다 저평가되었다고 주장하고, 주민들은 게시글에 남겨진 단서를 서로에게 대입하며 ‘봄날아빠’가 누구인지 추려내기 시작하는데…….
〈경고맨〉: 대기업에 다니는 유정의 아버지는 정년퇴직 후 서영동 우성아파트의 경비원으로 일하게 된다. 우연히 아버지의 일터에 들린 유정은 온갖 잡무와 불합리한 노동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보게 되고, 어느 날부터 서영동 커뮤니티에는 ‘우성아파트 경고맨’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오는데…….
〈샐리 엄마 은주〉: 엄마의 세계를 유난으로 여기던 은주는 딸 새봄이 다니는 영어유치원의 학부모장이자 대형 로펌 변호사의 아내이고 자신보다 넓은 평수에 사는 케이 엄마에게 남모를 호감을 느낀다. 그러던 중 케이 엄마와 엮인 한 사건으로 은주는 케이 엄마 이서영이 안 좋은 소문을 달고 살던,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 이자영이었음을 알게 된다.
〈다큐멘터리 감독 보미〉: 다큐멘터리 PD인 보미는 아파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를 촬영하게 된다. 본인을 평범한 소시민 가정의 맏딸로 알고 있던 보미는 촬영이 거듭될수록, 아버지가 사고팔았던 서영동의 집들을 취재하면 할수록 자신이 누리던 것이 아버지의 부동산 투기로 인한 것이었음을 알고 괴로워하는데…….
〈백은학원엽합회 회장 경화〉: 서영동 바른영어수학학원의 원장이자 백은학원연합회 회장인 경화는 자신의 학원 옆에 노인복지시설이 들어선다는 사실에 서영동 주민들과 함께 반대 성명을 내기로 한다. 그러던 중 아들 찬이 교육을 위해 올라와 있던 친정엄마에게서 치매 증상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교양 있는 서울 시민 희진〉: 희진은 7천만 원 전세에서 시작해 조금씩 늘려나간 부동산으로 15억 대 집을 소유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랫집 남자가 찾아오는데…… “낮에는 애들만 집에 있나 봐요? 너무 뛰어. 너무 시끄러워요.”
〈이상한 나라의 엘리〉: 경기도 2년제 대학을 나와 바른영어수학학원에 보조 교사로 일하는 아영은 정규 강의를 하는 영어 강사가 되는 게 꿈이다. 게으름 없이 투잡, 쓰리잡을 뛰고 고시원에서 옥탑방, 원룸으로 거처를 옮기며 열심히 살아왔던 아영은 집을 바로 빼줘야겠다는 부동산 사장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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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소소한 창작의 즐거움
장혜진, 정다정, 김현주, 김지은, 김남수, 진람, 김지유, 김나영, 임지현 | 부크크 | 2021-03-1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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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소소한 창작의 즐거움
장혜진, 정다정, 김현주, 김지은, 김남수, 진람, 김지유, 김나영, 임지현 | 부크크 | 2021-03-1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결국 우리는 쓸 운명이었다’
방송인, 기자, 직장인, 주부, 이주민…….
제주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이들이
인생 첫 소설을 세상에 내놓았다.
가슴 속 오랫동안 품고 있던 각자의 소중한 이야기들.
소설 혹은 에세이,
그 무엇이 되었든 그동안 간직하게 품었던 이야기들이다.
누구나 할 수 없다고 주저했던 그 놀라운 이야기를
그저 평범하게 살아온 저자들이 해냈다.
날것의 느낌, 그래서 오히려 더 신선한
우리와 친숙한 순간들의 기록을 풀어냈다.
어쩌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다양한 이야기의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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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어쩌다 소설
이후연, 김, 붕, 배현경, 김이경, 이경희, 김명희, 고은주, 최미숙, 김경희, 강문정, 최연실, 강성흡 | 부크크 | 2021-03-1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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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어쩌다 소설
이후연, 김, 붕, 배현경, 김이경, 이경희, 김명희, 고은주, 최미숙, 김경희, 강문정, 최연실, 강성흡 | 부크크 | 2021-03-1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평범한 우리들의 특별한 소설들'
소설은 꼭 소설 같아야만 할까?
우리의 이야기가 곧 소설이 아닐까?
작은 질문에서 시작한 특별한 이야기의 향연이 펼쳐진다.
사랑, 일상, 고민, 결혼, 걱정, 여행지, 추억, 직장 그리고 엄마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일들의 소설이란 이름으로 다가간다.
때묻지 않아 날것의 이야기가 주는 감동과 재미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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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 자이언트북스 | 2022-04-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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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 자이언트북스 | 2022-04-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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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첫 장편소설, 모두가 간절히 기다려온 이야기
이미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하며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김초엽 작가는 더스트로 멸망한 이후의 세계를 첫 장편소설의 무대로 삼았다. 그는 지난해 말 플랫폼 연재를 통해 발표한 이야기를 반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수정하면서 한층 더 무르익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장 구성부터 세부적인 장면은 물론 문장들까지 완전히 새롭게 탄생한 『지구 끝의 온실』이 2021년 8월 드디어 독자들을 만난다.
『지구 끝의 온실』은 자이언트북스의 네 번째 도서이다. 김중혁의 첫 시리즈 소설 『내일은 초인간』, 배명훈 장편소설 『빙글빙글 우주군』, 그리고 한국문학의 빛나는 일곱 명의 작가가 ‘즐거움’을 키워드로 쓴 단편소설을 묶은 앤솔로지 『놀이터는 24시』까지, 작가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응원하며 가장 그다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해온 자이언트북스는 이번 주인공으로 김초엽의 『지구 끝의 온실』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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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식물이 내 정원에 자라고 있는데, 이거 혹시 멸망의 징조 아니야?”
덩굴식물이 뻗어 나가는 곳, 그곳에 숨겨진 기묘한 이야기
소설은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모스바나’에서 독자를 기다리는 인물은 2129년 더스트생태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식물생태학자 아영이다. 그는 느리지만 멀리까지 뻗어 나가는 식물들, 그리고 그 안에 깃든 놀라운 생명력과 기묘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과학자로서의 원칙을 잊지는 않지만, 남몰래 괴담을 좋아하여 ‘스트레인저 테일즈’에 접속하는 게 취미인 그다.
어느 날 아영은 폐허 도시 해월에서 덩굴식물 모스바나가 수상할 정도로 빠르게 증식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알 수 없는 푸른빛까지 목격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어린 시절 이웃에 살던 노인 이희수의 정원에서 본 풍경을 떠올린다. 방치된 듯 잡초가 무성한 한밤의 정원, 그 위에 마법처럼 떠 있던 푸른빛들을. 대체 왜 갑자기 모스바나가 이상 증식하기 시작한 걸까, 그리고 푸른빛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는 모스바나를 채집하여 분석하는 한편, 스트레인저 테일즈를 통해 이 식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수소문한다. 마침내 그는 더스트 시대에 모스바나를 약초로 활용하면서 사람들에게 ‘랑가노의 마녀들’이라고 불려온 아마라, 나오미 자매에게 닿게 된다. 아영은 그들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반드시 듣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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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 이런 곳이 있는 거예요?
다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돔 바깥에서는, 모두 다 죽었다고요.”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도피처, 그리고 비밀스러운 온실
‘2장 프림 빌리지’에서 독자가 만나는 인물은 2058년 더스트로 멸망해버린 세계를 헤매는 아이 나오미다. 붉은 안개와 함께 찾아오는 더스트는 살아 있는 존재라면 무엇이든 순식간에 죽게 만든다. 사람들은 돔을 씌워 그들만의 도시를 만들고, 유지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더스트에 내성을 가진 탓에 피를 원하는 사냥꾼들에게 쫓기고, 실험 대상이 되어 고통받아온 나오미는 언니인 아마라와 함께 소문 속 도피처를 찾아 숲으로 향한다.
마침내 자매는 돔 없이, 내리는 비와 불어오는 바람을 고스란히 맞고서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프림 빌리지에 도달한다. 이곳은 거창한 이념이나 명분 없이 그저 사람들의 충실한 노동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리더인 지수만이 들어갈 수 있는 언덕 위 온실 속에 사는 식물학자 레이첼이 건네는 작물들과 더스트 분해제가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나오미는 믿을 수 없이 생기로운 숲속의 마을에 점차 스며든다.
하지만 평화란 영원할 수 없는 법. 프림 빌리지에 침략자들이 나타나고, 지수는 마을 사람들에게 준비해둔 식물들을 나누어주며 멀리 떠나라고 이야기한다. 숲 바깥으로 가서 식물들을 심고, 또 다른 프림 빌리지를 만들라고. 마을을 떠나며, 나오미는 아마도 마음이 평생 이곳에 붙잡혀 있으리라 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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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떻게 이처럼 작은 우리가 서로를 구할 수 있는 걸까?
‘3장 지구 끝의 온실’에서 독자들은 아영을 다시 만난다. 세계가 재건된 이후를 살아가는 아영은 멸망의 시대 한복판을 지나온 나오미의 증언을 들으며, 이제껏 머릿속에 따로 존재해왔던 수많은 퍼즐들이 하나의 온전한 그림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나오미의 증언을 정리하고 데이터들로 뒷받침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아영은 묻혀 있는 진실을 찾아야 하는 과학자로서, 또 내밀한 기억과 마음을 가진 인간으로서 각각 뚜렷한 결론에 도달한다. 독자들이 아영과 함께 이 결론에 다다랐을 때, 마음속에서는 어떤 작용들이 일어날까.
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품고 있는 것들은 말하자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순수한 탐구심으로 쓸모없어 보이는 대상에 열과 성을 다하는 과학자들, 세대를 달리하는 인물들이 존중과 존경으로 함께 나누는 대화, 세상의 풍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바꿔놓은 식물들의 모습, 매일같이 지구의 위기를 실감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품음직한 태도, 예상하지 못했던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 하지만 무엇보다 『지구 끝의 온실』이 향하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나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389쪽)라는 작가의 말처럼 바로 우리의 ‘마음’일 것이다.
독자들은 이미 작가의 첫 작품집을 통해 그가 얼마나 정확하고 부드럽게 이 마음을 탐구하고, 미처 자신에게 있는 줄도 몰랐던 지점에 가 닿게 하는지 경험한 바 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우리가, 어떤 마음들 때문에 어긋나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를 구하게 되기도 한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지구 끝의 온실』은 구하는 이야기, “탁월한 개인, 위대한 발견, 숭고한 희생이 아니라, 서로를 기억하며 지킨 작은 약속, 매일을 함께하는 동안 다져진 우정, 시간에 깎여나가지 않고 살아남은 사랑”(황예인 문학 평론가)이 서로를 구하게 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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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검은 개
추정경 | 다산책방 | 2019-01-0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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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검은 개
추정경 | 다산책방 | 2019-01-0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추정경의 신작 장편
핏빛 테니스 코트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하고도 숨 가쁜 이야기
유소년 테니스계의 유망주 십팔 세 임석.
정신을 잃고 쓰러진 후 눈을 떠보니 교통사고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어둠 속에서 아가리를 벌린 채 집어 삼킬 타이밍을 엿보는
검은 개를 피해 도망칠 것인가 혹은… 달려들어 물어뜯을 것인가.
심판이 종료를 선언해도 끝나지 않는 게임이 시작된다!
“주저앉지 마. 넌 시작도 안 했어.
끝인지 아닌지를 정하는 건 세상이 아니라 너라고.
십 년? 개수작 말라고 해.”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내 이름은 망고』로 ‘청소년문학의 미답지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은 추정경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검은 개』가 출간되었다. 『내 이름은 망고』, 『벙커』,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에 이어 그가 풀어가기로 결심한 이야기는 유소년 테니스계의 검은 손을 집요하게 찾아내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검은 개』다. 구원받지 못한 외로운 영혼들을 향한 끝없는 연민으로 써내려간 이 소설은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흡인력 있는 문체, 휘몰아치는 사건의 연속,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읽는 이로 하여금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페이지터너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유소년 테니스계의 유망주라 칭송받던 십팔 세 소년 임석. 그는 어느 날 스폰서의 초대를 받아 비밀에 싸인 별장으로 흘러든다. 별장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임석은 까닭없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 후 눈을 떠보니 병실이었고, 그를 둘러싼 건 경찰 둘과 사색이 된 엄마뿐. 삭제된 기억 속에서 어느새 임석은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차에 치인 동갑내기 김유진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황. 형사 처분을 받게 되면 테니스 선수로서의 인생은 끝장난다. 어떻게든 누명을 벗고자 단서를 모아보지만, 네비게이션도 길을 표시하지 않는 별장까지의 경로에는 CCTV 기록이 모두 지워져 있었고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동료였던 친구들은 임석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감별소에 갇혀 있는 동안 수없이 헤아려도 도무지 밝아지지 않는 깜깜한 기억, 실낱같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을 때 임석에게 변호사 임지선이 찾아온다.
한때는 세상의 중심에 있었던, 그러나 이제는 벗어날 수 없는 덫에 걸린 소년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동안 켜켜이 가려져 있던 추하고 고린내 나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절대악과 맞닥뜨렸음에도 외면하고 도망쳤던 과거와 달리 이제부터 그는 어둠 속으로 달려들어야만 한다.
어스름한 빛이 내리비치는 그들의 세계에 농도가 다른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이 어둠 속으로 기어들어 오라고. 그들의 거친 숨소리가 내게 말했다. _328쪽
『검은 개』에 대해 추정경 작가는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의 갈등,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의 극한 대립 속에서 교묘히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검은 밤을 검은 개의 눈으로 좇고자 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검은 밤에 갇혀 밤이 보내는 신호를 외면해왔다면, 자기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검은 개의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은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는 『검은 개』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첫 장을 넘긴 순간 휘몰아치는 서사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 그 뒤에 어떤 진실이 또다시 숨통을 조여올지 두려워 망설일 때, 추정경 작가는 소설 속 인물 임지선 변호사로 분하여 독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주저앉지 마. 넌 시작도 안 했어. 끝인지 아닌지를 정하는 건 세상이 아니라 너라고! 십 년? 개수작 말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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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28명 | 작가정신 | 2019-01-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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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28명 | 작가정신 | 2019-01-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박완서’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된 스물아홉 편의 이야기
때로는 그녀의 이름으로, 때로는 그녀의 마음으로
『멜랑콜리 해피엔딩』에는 박완서 작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소설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P선생님’이라며 그리워하거나, 고인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여 그의 사려 깊은 사유와 손길을 돌이켜보는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최수철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의 죽음」은 박완서 작가가 천착해온 속도만능주의 속의 ‘인간 군상’을 해학적으로 그린다. 이 세상 최고의 게으름뱅이로 불리는 ‘구평모’라는 인물에 대한 주변인들의 평가를 청취하며 진행되는 이 소설에서 그의 게으름은 단순한 나태와 무기력의 상징이 아닌, 인간성을 지키고 나답게 살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로 제시된다.
그런가 하면 이기호 작가의 「다시 봄」은 박완서 작가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재현한다. 생활고에 치인 가장의 비애를 담은 소설은, 술김에 아들의 장난감으로 고가의 레고 블록을 샀다가 아내의 지청구를 듣고 환불하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두 부자를 그린다. 허나 대물림되는 가난 앞에 무력한 가장의 모습이 그렇게 아프게만 읽히지는 않는 것은 환불하러 가는 길이 그리 춥지 않은 따스한 봄밤의 거리이기 때문이다.
함정임 작가는 「그 겨울의 사흘 동안」에서 고인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함정임 작가가 과거 편집자로 일할 당시 계간지에 박완서의 장편소설 연재를 맡거나 작품 세계를 망라하는 특집호를 기사를 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고백한다. 작가와 편집자라기보다는, 시집 간 딸과 딸을 갸륵하게 바라보는 친정 엄마의 모습과 같았다는 회고에서는 박완서 작가의 따사로운 숨결과 미소 머금은 눈빛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듯하다.
정세랑 작가는 「아라의 소설」을 통해, 박완서 작가를 먼발치에서 동경의 눈길로 바라보았던 과거 기억을 떠올린다. 대중소설이나 장르소설을 쓰는 작가에 대해 편견 없이 상찬하고, 여성의 문제를 여성의 시선으로 읽기 원했던 박완서 작가. 정세랑은 ‘아라’라는 소설가의 입을 빌려 성과 계급, 장르와 세대를 초월한 태도를 견지한 박완서 작가의 뒷모습을 따르고 싶다는 소회를 풀어놓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풋 웃음을 터뜨리다가,
책장을 덮고 가만히 한숨을 내쉬다가……
‘진정한’ 해피엔딩을 위한 ‘지독한’ 멜랑콜리가 시작된다!
이번 짧은 소설집은 제목 그대로 ‘멜랑콜리’와 ‘해피엔딩’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위트 넘치고 시니컬한 목소리로 우리의 민낯을 여과 없이 비추는가 하면, 뭉클한 위로와 진솔한 인간사의 전모를 전하기도 한다. 요컨대 ‘위트 앤 시니컬’과 ‘힐링 앤 휴머니즘’의 만남이라고 해야 할까. 스물아홉 개의 이야기들은 흡사 소설이 가진, 커다란 매력 두 가지로 헤쳐모여 한 것과 같다. 그렇다면 두 갈래로 나뉜 이 소설들은 각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멜랑콜리’의 분류에 속하는 작가들은 우리 삶 곳곳에 숨어 있는 위선과 모순을 재치 있는 솜씨로 들춰냈다. 임현(「분실물」)은 안경을 잃어버린 난시의 주인공을 내세워 어디를 가나 자신을 똑 닮은 인물을 만나는 마술적 서사를 연출하고, 손보미(「분실물 찾기의 대가3-바늘귀에 실 꿰기」)는 수정 테이프를 찾으러 탐정을 방문한 의뢰인이 도리어 탐정의 심부름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린다. 이장욱(「대기실」)의 소설은 신경정신과 대기실의 풍경을 묘사하면서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의사와 앓고 있는 환자의 관계를 역전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다.
‘해피엔딩’의 분류에 속하는 작가들은 ‘가족’이나 ‘인간애’라는 키워드로 정리된다. 김성중(「등신, 안심」)은 등심과 안심을 ‘등신, 안심’이라고 잘못 메모하는 아내를 통해 부부의 애처로운 화해를 보여주고, 조해진(「환멸하지 않기 위하여」)은 계약직 교수 채용 심사에서 옛 연인에게 반대표를 행사하는 교수 정혜의 이야기로 속물근성을 향한 통쾌한 복수를 한다.
“엔딩이 어떻든,
언제나 다시 시작된다는 것만 깨달으면
그다음엔 다 괜찮아져요”
일상에서 지나칠 법한 기미를 잡아내는 이야기의 힘
곁눈질로 흘깃 보았을 뿐인데, 그러한 시선에 삶의 비밀을 품고 있다면 어떨까. 게다가 그런 비밀들이 일상에서 종종 출몰하는데도 우리가 번번이 놓치고 만다면? 대수롭지 않고 사소해 보이지만, 때때로 우리 삶을 움직이는 기미를 포착해내는 것은 소설이 행하는 가장 위대한 발견이지 않을까. 그러니까 소설이란 숨은그림찾기에 다름 아니며, 말하자면 소설가들은 그러한 신비를 가장 잘 풀이하는 탐정인 셈이다. 『멜랑콜리 해피엔딩』에 실린 스물아홉 개에 달하는 이야기들이 세상사의 요모조모를 추적하고, 그 실마리를 끝끝내 밝혀놓은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책 속으로
만 원에 일곱 장하는 돈가스는 ‘가정의 평화’라는 성찬식 풍경을 완성하며 저녁 식사로 준비될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미움을 감춘 채, 가엾고 무해한 자기 딸의 평화에 금이 가지 않도록 고기를 질겅질겅 씹을 것이다. 이것이 비극보다 오래가는 시트콤의 힘이라고, 나 자신의 인생이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얼마나 산문적인가.
‘……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에 남아 있는, 절망이라는 유리는 조금씩 두꺼워진다. 유리는 두꺼워질수록 불투명해지고 차가워질 것이다. 서로에 대한 실망을 확인하는 것 외에 발견되는 삶의 열정이라고는 없는 그들은 남매처럼 닮아 있다.’
―53쪽(김성중, 「등신, 안심」)
“그럼 허공의 눈을 모아 눈사람을 만들어야 되겠네요?”
“허공의 눈을 모아요? 어떻게……기계로 빨아들여요?”
“아뇨, 이렇게요.”
남자는 가볍게 뛰어올라 허공의 눈을 손으로 휘어잡으려 했다. 손끝에 닿은 눈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다시 위로 올라갔다.
“모기 잡는 것 같은데.”
여자의 말에 남자가 웃었다.
―150쪽(윤고은, 「첫눈 마중」)
정후야, 아빠 밉지? 그가 아들에게 물었다. 그러게, 왜 이런 걸 사 왔어? 내가 언제 사달라고 했나…. 그는 아들의 발걸음 속도에 맞춰 걸었다. 그냥 너한테 사주고 싶었던 거지, 뭐…. 그의 아들은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봄이라서 걸어가도 안 춥다, 그치? 그가 그렇게 말한 순간, 그의 아들이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뚝뚝, 눈물방울이 레고 박스 위로 떨어졌다. 아들은 레고 박스 위에 떨어진 눈물방울을 계속 훔쳐내며, 그러면서도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지만, 그러면서도 또 한편, 어쩐지 이 풍경 자체가 낯익어,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그 또한 그렇게 울었던 봄밤이 있었다.
―182~183쪽(이기호, 「다시 봄」)
진우는 짐을 옮기면서 줄곧 말이 없었다. 그건 지영도 마찬가지였다. 부부는 차에 오르며 아직도 숲을 거닐며 노끈을 제거하는 사내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는 유유자적 휘파람을 불며 그 일을 하고 있었다. 방금 그들이 빠져나온 숲이 맞나 싶게 숲은 달라 보였다. 이윽고 지영이 고개를 돌려 진우에게 말했다.
“우리 너무 자책하지 말자. 저 사람이 그냥 멋진 일을 하는 것뿐이야.”
―220~221쪽(전성태, 「이웃」)
그래도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박완서 선생님이 계시는 듯했다. 세상을 뜨고 나서도 그렇게 생생한, 계속 읽히는 작가가 있다는 게 좋은 가늠이 되었다. 사실 아라가 생전에 작가를 뵌 건 아주 잠깐, 아주 멀리서였고 그것도 뒷모습이었다. 그때 아라는 대작가의 뒷모습을 보며 머리카락을 가지고 싶다고 기이한 생각을 했다…… 한 올만 뽑으면 안 될까 하고 록 스타에게 손을 뻗는 팬처럼 침을 꿀꺽했지만 물론 그런 망나니짓은 하지 않았다. 용기 내 앞에서 인사라도 할걸, 뒤늦은 후회를 하다가 따라 걷는 자에겐 뒷모습이 상징적일 수도 있겠다고 여기게 된 건 요즘의 일이었다.
―229~230쪽(정세랑, 「아라의 소설」)
언니, 나는 왜 동태찌개 아니고 장어탕을 줘. 이모가 물었다. 그냥 먹어, 이모. 맞아, 엄마가 주시면 그냥 먹는 거야.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모 같은 사람한테 좋다고 해서 수산 시장에 가서 장어를 사 온 아버지는 숟가락을 일찍 내려놓곤 자리를 비웠다. 아버지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수부 이모에게 해놓고 후회하는 그런 일. 가족 모두가 수부 이모에게 그랬던 것처럼.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저녁 무렵 아버지 가 학교에서 막 돌아온 어린 처제, 수부 이모의 뺨을 후려갈기던 모습을 나도 기억한다.
―257~258쪽(조경란, 「수부 이모」)
- 엄마, 크리스천 전형이 있어! 내 자소서 좀 쓰고 있어.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 크리스천도 아니잖아.”
- 나 초등학교 때 교회 다녔잖아. 그때 세례도 받았어. 일단 쓰고 있어봐. 학생부 받아놨으니까 자세한 건 집에 가서 설명해줄게. 시간 없어. 원서 마감이 다음 금요일이야.
“근데 네 자소서를 왜 내가 써? 그럼 자기소개서가 아니지.”
- 엄마는 문과였다며. 나는 이과잖아. 자소서 양식 톡으로 보낸다! 끊어!
―264쪽(조남주, 「어떤 전형」)
“그 사람의 첫인상은 정말 특별했어요. 마치 늘 이인삼각 경주를 하는 사람 같다고나 할까요. 누군가와 발이 묶인 채 어색하게 절뚝거리며 걷는 듯한, 매순간 뭔가에 제동이 걸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듯한 모습이 흡사 영혼과 육체가 한데 꽁꽁 묶여 고통 받는 것처럼 보였어요. 이를테면 작은 고깃배의 갑판에 묶여 있는 알바트로스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이제 내게는 그런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아요. 나는 이제 저 사람이 어떤 위인인지 알아요. 좀 더 게으르게 살기 위해 결혼이라는 엄청나게 장하고 대단한 일을 해낸 거지요.”
―300~301쪽(최수철,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의 죽음」)
P선생님 댁을 생각하면, J는 제일 먼저 박하차가 떠올랐다. P선생님은 새로 가꾼 뜰에 박하를 심었고, 손님들에게 그 박하잎을 우려낸 차를 내주었다. 선생님은 이사한 뒤 한동안 매일 아침 창가에서 목도하는 일출 장면을 경이롭게 들려주었다. 그러나 P선생님이 흥분한 목소리로 들려주던 그 장관을 J가 직접 본 적이 없기에 일출보다는 박하차의 향기가 J에게는 하나의 감각으로 자리 잡았다. (중략) J가 루르마랭에 머무는 사흘 동안 P선생님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떠나는 장례 의식을 마쳤다. 돌아와 보니, 더 이상 선생님은 이 세상에 있지 않았다. P선생님의 영전에 작별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에 맺혀, J는 소설 한 편을 썼다. J의 소설에 등장하는 박하차는 P선생님을 추모하는 극히 작은 부분이었다.
―332쪽(함정임, 「그 겨울의 사흘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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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 수카 | 2019-09-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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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 수카 | 2019-09-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천재적 감성의 아티스트, 악동뮤지션 이찬혁 첫 소설!”
2019년 악동뮤지션 정규앨범 「항해」의 모티브가 된 소설
“만약 음악이 없으면 어떨 것 같아?”
“그럼 난 터벅터벅 걸었을걸?
난 음악을 들을 땐 조금 다르게 걷거든.
‘타닷타닷’이라든가 ‘퐁퐁퐁’ 걷는 거지.”
이찬혁의 첫 번째 소설이 출간된다. “평소 가진 생각을 음악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힌 그는, 삶에 대한 가치관과 예술에 대한 관점을 소설 『물 만난 물고기』를 통해 은유적으로 녹여냈다. 2019년 가을, 한날 발매되는 악동뮤지션 정규앨범 「항해」와 세계관을 공유한 작품으로, 세상을 향해 던지는 짙고 푸른 물음과 소중한 것을 지켜나가는 것의 의미, 빛나는 삶의 순간들에 대한 그만의 시선이 담겼다.
『물 만난 물고기』는 상상을 뒤집는 강렬한 스토리, 탄탄한 구성력을 동원해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자유와 통제의 대비, 사랑의 환희와 상실의 상흔, 삶의 의미를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성급하고 단편적인 해석보다는 독자 스스로가 자유롭게 소설의 의미를 발견해주었으면 한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마음껏 소설 속을 유영하며 깊이 호흡하고, 한편 각자의 삶을 묻고 답하기를 권한다.
문장 하나 하나에 섬세하게 박힌 감성, 마음을 위로하고 정화하는 맑은 감각,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 철학적인 화두가 소설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동안 짧은 가사만으로 그의 세계를 온전히 만끽하기에 아쉬웠던 독자라면, 소설에서 펼쳐지는 충분히 너른 그의 세계를 마음껏 향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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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배심원들
이인철 | 지식과감성# | 2019-06-1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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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배심원들
이인철 | 지식과감성# | 2019-06-1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진실은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선과 악의 대결’
상태가 면회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상아와 만복은 미리 와 대기하고 있었다.
“오빠, 몸은 괜찮아? 그런데 무슨 말이야?
우리 변호인을 해임하고 도원그룹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것이?”
“그, 그게…”
그는 아버지의 눈치를 보면서 말끝을 흐렸다.
“네 오빠와 할 얘기가 있으니까 너는 좀 나가 있거라.”
“왜요? 제가 있으면 안 돼요?”
“나가 있으래도!”
만복이 호통 쳤다. 그녀는 마지못해 밖으로 나갔다.
그의 음성이 엄숙하게 바뀌었다.
“상태야, 아버지 말 잘 들어라.”
“네.”
“네가 운전을 했든 안 했든 간에 무조건 했다고 해라.”
“제가 안 했는데 어떻게 했다고 해요?
저는 분명히 도진이와 교대를 했다고요.”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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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붕대 감기
윤이형 | 작가정신 | 2020-06-0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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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붕대 감기
윤이형 | 작가정신 | 2020-06-0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이해하고 싶었어, 너의 그 단호함을, 너의 편협함까지도.
제5회, 제6회 젊은작가상, 제5회 문지문학상, 201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윤이형의 소설 『붕대 감기』. 소수자의 감각과 서사에 끈기 있게 천착해온 저자의 자각과 다짐의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로서, 우정이라는 관계 안에서 휘몰아치는 복잡하고 내밀한 감정들을 첨예한 문제의식과 섬세한 문체로 묘파하며 저자가 현재 몰두하는 여성 서사라는 화두를 가장 적실하게 그려 보인 작품 가운데 하나다.
소설에서는 계층, 학력, 나이, 직업 등이 모두 다른 다양한 여성들의 개별적인 서사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불법촬영 동영상 피해자였던 친구를 보고도 도움을 주지 못했던 미용사 지현, 영화 홍보기획사에 다니는 워킹맘이자 의식불명에 빠진 아들 서균을 둔 은정, 그런 서균과 한반인 딸 율아의 엄마 진경, 진경의 절친한 친구이자 출판기획자인 세연 등 바톤터치를 하듯 연결되는 이들 각자의 사연은 개인의 상처에서 나아가 사각지대에 자리한 우리 사회의 환부에까지 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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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번 달은 뉴요커
홍세림 | 21세기북스 | 2020-05-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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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번 달은 뉴요커
홍세림 | 21세기북스 | 2020-05-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낯선 곳에서 한 달을 살아보았다...!”
여행 유튜버 홍세림의 여행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
◎ 도서 소개
센트럴 파크에서 조깅하기, 타임스 스퀘어에서 새해 맞기…
죽기 전 뉴욕에서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 20
60만이 사랑하는 유튜버 홍세림은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여행 에피소드를 공개하면서 10-30대가 동경하고, 공감하는 슈퍼 유튜버로 자리 잡았다.
2019년 겨울, 그녀는 무작정 캐리어를 끌고 뉴욕으로 향했다. 그동안 수십 개의 도시를 여행했지만, 뭔가 늘 부족하고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길을 걸으며, 똑같은 음식을 먹는 여행이 아닌 자신만의 ‘버킷’ 여행을 즐기고 싶었다.
이 책은 여행 유튜버 홍세림의 뉴욕 한 달 살기 경험담을 엮은 여행 에세이다. 한 달 동안 뉴욕에서 20개의 버킷리스트를 달성하며 겪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특히 유튜브에서도 밝히지 않은 수많은 여행을 통해 쌓은 저자만의 노하우들을 최초로 공개한다. 숙소 예약하는 방법, 사진 멋있게 찍는 방법, 여행 가계부 정리하는 방법, 여행에서 만들어 먹은 레시피 등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이 가득하다.
구독자들에게 익히 잘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 ‘지지플래닛’의 귀여운 만화와 그림들, 스티커 또한 눈을 즐겁게 한다. 금손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기획한 독자들이 직접 작성할 수 있는 여행 다이어리, 여행 가계부도 포함되어 있어, 독자 스스로 직접 쓰고, 그리고, 꾸미는 과정을 거치며 ‘나만의 새로운 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60만 유튜버 홍세림은 왜 무작정 뉴욕으로 향했을까?
‘샒의 삶’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여행 유튜버 홍세림은 바쁜 일정에 좇기는 여행을 거듭하면서 늘 여행에 만족하지 못했다. 2019년 말 한 도시에 여유롭게 머무르며 특별한 하루와 일상적인 하루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한 달 살기’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목적지는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시 ‘뉴욕’으로 정했다.
여행을 처음 다닐 때의 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그리고 내가 정해놓은 ‘꼭 해야 하는 리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었다. ‘이건 꼭 해야 해!’라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리스트는 체크했을지언정 주변을 둘러보거나 순간순간을 즐기지는 못했다. 그래서 돌이켜보면 늘 아쉬웠다. 여러분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기보다 지나고 나면 다시 오지 않을 그 순간에 집중하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다시 경험하지 못할 시간을 최대한 즐기라는 것이다. _본문 중에서
뉴욕으로 떠나기 전 한 달 동안 뉴욕에서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 20가지를 정했고 이 경험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리스트에는 타임스 스퀘어에서 새해를 맞거나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등 뉴욕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들도 있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거나 평소처럼 카페에서 일하는 등 여유롭고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들도 있다. 그곳에서 느낀 특별하고도 소소한 경험들을 오롯이 자신만의 감성으로 풀어냈다.
프로 여행러가 사심으로 꾹꾹 눌러 담은
여행 노하우와 꿀팁 대방출
당장은 못 가더라도 낯선 도시에 대한 동경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가져야 할 필수템이다. 수년간 수십 개 도시를 여행하며 쌓은 저자만의 노하우가 가득해 언젠가 떠날 여행을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만 은밀히 전수하는 꿀팁 중 몇 가지를 꼽으면 다음과 같다.
? 첫 여행에서 이것만은 알아두자
? 뉴욕 홈파티 레시피
? 나만의 에어비앤비 잘 고르는 방법!
? 실전 야매 영어
? 초보자를 위한 셀프 스냅사진 준비물 추천
? 붉닭볶음면과 최애 조합
? 내가 즐겨 본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 뉴욕 가계부 대공개
꼼꼼한 성격으로 다이어리를 제작하고 있는 저자가 직접 기획한 여행 다이어리와 여행 가계부도 담겨 있다. 여행에 최적화된 다이어리와 가계부를 도서에 포함된 스티커로 아기자기하게 꾸밀 수도 있다.
다른 여행 콘텐츠들로 대리만족하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은 여행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동시에 잊고 있었던 여행에 대한 설렘을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한 달 살기라니...! 여러 나라도 여행해보고, 한 달간 여러 나라와 도시를 도는 유럽 여행도 해봤지만 한 나라, 한 도시를 한 달 동안 머무르는 일명 ‘한 달 살기’를 해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마음속엔 늘 한 달 살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짧게 한 나라로 여행을 가다 보면, 짧은 시간 내에 그 나라를 다 돌아봐야 할 것 같은 강박에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었는데, 한 도시에 한 달간 머무르는 여행은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이었다.
(DAY 1. 뉴욕행 비행기에서 이 노래 듣기 : 21-22쪽)
그 집에서, 그 집의 도구들로 직접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그리고 그 동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다. 에어비앤비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그 집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 소중한 경험이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해먹고, 샤워를 하고, TV를 보며 나갈 준비를 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들. 그 별것 아닌 일상을 지구 반대편의 우리 집에서 지속하고 있다는 안정감과 색다른 경험. 그 시간에 그 집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경험인 것이다.
(DAY 3. 에어비앤비 살아보기 : 48-49쪽)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갖진 못했지만, 그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했던 나름의 시간들은 나에게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꿈꿔왔던 그 길이 내 길이 아니었을지라도, 나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처음 주체적으로 계획을 세웠고, 여러 방면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 꿈을 위한 그 노력들은 또 다른 꿈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그때의 순수한 노력의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 새로운 분야의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DAY 7. 3대 미술관 정복하기 : 105-106쪽)
나의 즐거움을 크게 증폭시키는 증폭제는 바로 ‘마트 털기’다. 원래도 ‘무엇을 조합해서 요리를 만들어볼까?’를 상상하며 장을 보는 걸 좋아하는데, 외국에서 장을 보면 새로운 재료와 그 나라의 음식 브랜드를 구경하는 재미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DAY 10. 현지 마트 털기 : 131쪽)
여행을 다니면서 또 다른 가치들을 많이 배웠다. 세상 모든 것들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모든 걸 열심히 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가끔은 쉴 필요가 있다는 것. 나처럼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여행을 통해 나 자신과 마주했듯이, 가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만큼 심취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면 어떨까.
(DAY 18.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하기 : 222-223쪽)
스무 가지 버킷리스트는 나에게 미래의 먼 일이거나 혹은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로망에 불과했다. (…) 자신이 품고 있는 어떤 소망 혹은 로망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도전해보라! ‘난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안 될 거야’, ‘난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무서워“라고 단정 짓는다면 출발조차 하지 못한다.
(DAY 20. 뉴욕에서 책 쓰기 : 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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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인좌의 봄
안휘 | 인문서원 | 2019-01-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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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인좌의 봄
안휘 | 인문서원 | 2019-01-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1728년 봄, 조선 땅에 불어온 뜨거운 바람
무너진 종묘사직을 바로 세우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라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한양 한복판 군기시 앞으로 쇠사슬에 묶여 끌려 나온 한 사내가 있었다. 사내는 곧 임금과 대소 신료들, 백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능지처참을 당했다. 1728년 3월, 반역죄로 처형된 이 사내의 이름은 이인좌였다.
“나는 반란을 일으킨 적이 없소. 전대미문의 패륜 군주를 처단하고
국운을 바로잡기 위해 봉기한 녹림당의 대원수일 따름이오.”
역사는 이 사건을 ‘이인좌의 난’ 또는 ‘무신란’이라 기록하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명신 대작 후손들이 대거 참여했을 뿐 아니라 부패한 세상에 등을 돌렸던 화적패, 수탈과 불평등에 괴로워하는 민중들 등 전국적으로 20만여 명이 가담한 이 거사를 ‘난’이라고 부르는 일은 과연 합당한가. 이인좌를 한낱 ‘역적’이라고만 일컫는 일은 타당한가.
승자(勝者)들의 횡포와 무지막지한 파괴 행위에 묻혀간 역사 속 패자(敗者)들의 진실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작가는, 승자만이 독점해온 역사의 이면을 파고들어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인좌의 난’을 재조명한다.
독살 당한 경종의 위패에 아침저녁으로 곡을 하고 영조의 군사들과 싸우러 나갔던
이인좌의 이야기가 300년 만에 살아서 돌아온다. ?이덕일(역사학자)
무신혁명군 대원수 이인좌!
그가 혁명의 대의로 삼은 이념과 철학은 무엇인가
그는 어떤 지략으로 청주성을 단숨에 점령했나
이인좌가 품었던 꿈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1728년(영조 4년, 무신년), 나라 안에는 영조가 왕의 혈통이 아니라는 풍문과 선왕인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혹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영조가 노론의 적극적인 지지로 왕세제가 된 뒤 왕위에까지 오르자, 경종의 급작스러운 죽음에 의구심을 갖고 있던 일부 소론파는 전국을 다니며 뜻있는 선비들을 규합하기 시작한다. 정권을 노론에서 소론 온건파로 바꾸는 정미환국(1727년, 정미년)으로 소론이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었지만, 무신혁명군은 영조의 영악한 정치력으로 인한 폐해와 백성들의 가혹한 삶에 더는 참지 못하고 종묘사직을 바로 세우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거사를 준비한다.
이인좌가 대원수로서 선봉에 선 무신혁명군은 제대로 된 혈통을 가진 밀풍군 이탄(소현세자의 증손)을 왕위에 올리고, 동시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도 백성을 여전히 양반과 상놈으로 갈라놓은 채 수탈에만 혈안이 된 기득권 세력을 처단함으로써 망국으로 치닫는 나라를 구해내는 것을 기치로 내걸고 거병한다. 이인좌가 이끄는 호서군이 청주성을 단숨에 함락시키면서 시작된 무신봉기는 정희량이 중심이 된 영남 지역, 박필현이 앞장선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진다. 영남의 정희량은 안음현과 거창현 두 지역을 단숨에 장악하고 한때 합천·함양 등 4개 군현까지 석권할 정도였다.
“우리의 봉기는 우선, 선왕을 독살하고 왕좌를 차지한 말도 안 되는 패륜을 저지른
임금을 갈아치우기 위함이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상천지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요.”
무신혁명군의 봉기는 단순한 반란이 아니었다. 이 봉기는 노론·소론·남인의 당쟁이 극심했던 조선 정당정치의 폐해가 표출된 사건이며, 농업생산력 증가와 상공업 발전으로 인해 유민으로 전락한 농민, 두 차례의 큰 전란과 정부의 계속된 실정으로 삶이 피폐해져 가던 피지배층의 저항이 행동으로 이어진 사건이었다.
이 봉기 이후 영조는 다시 탕평책을 실시해 당쟁의 폐해를 막으려 했지만 이미 소론의 힘이 약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노론의 집권이 한층 굳건해지는 동시에 영조의 왕권이 더욱 강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봉기가 평정된 후에는 경상도의 감영 소재지인 대구부의 남문 밖에 ‘영남반란평정기념비(평영남비)’가 세워져 진압에 끝까지 저항한 영남은 반역향으로 못 밖히게 된다. 아울러 부농층·중소상인과 하층민이 중세 봉건 신분 사회를 해체하는 변혁 운동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우리 역사에서 그저 ‘반란’으로 치부하고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건이다. 무신봉기는 조선 후기 정치·사회 체제 및 권력 구조의 내부 모순을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민중과 연대하여 실행된 가장 큰 규모의 권력투쟁이면서 의리와 명분이 분출된 사건이었던 것이다.
‘승자의 역사’ 뒤안길에 수백 년 동안 묻혀있던 진실을
끈질긴 탐구심과 왕성한 상상력으로 펼쳐낸 뜨거운 역사소설
“역사란 고작 승자의 반쪽 기록에 불과하다. 하지만 패자의 대의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림자처럼 숨겨져 있어도 언젠가는 누군가에 의해서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철저하게 승자의 기록이다. 이긴 자들은 패자의 삶을 잔인하게 말살하고, 그 흔적마저 무자비하게 훼손해왔음을 부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대개가 진실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
역사에 미처 담기지 못한 패자의 시선으로 무신봉기의 진행 과정을 정밀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이인좌의 봄』 안에 올올히 박힌 깨달음과 교훈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우리는 패자의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있는가? 진정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었는가? ‘진실’은 ‘거짓’을 완벽하게 제어하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무신혁명군 대원수 이인좌가 품었던 꿈에 어느 정도 당도해 있는가!
줄거리 /
이인좌는 세종대왕의 후손으로서 대대로 명망을 이어온 집안에 태어났지만, 당쟁에 휘말려 과거 시험도 보지 못하는 암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나라 안에는 왕의 씨가 아닌 영조가 경종을 독살하며 왕위에 올랐다는 패륜적인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고, 이 상황을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이인좌는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을 모은다. 무신혁명군의 대원수 자리에 추대된 이인좌는 그가 거병하면 영남 지역의 영남군과 호남 지역의 호남군이 동시에 거병하여 한양으로 치고 올라가는 계획을 세운다.
1728년 봄, 이인좌가 지휘하는 청주 지역의 호서군이 기지를 발휘하여 순식간에 청주성을 함락시키고, 봉기는 곧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호남, 관서 지역까지 들불처럼 번져간다. 거듭된 자연재해와 잇따른 실정으로 고향에서 쫓겨나 화적패가 된 농민들, 두 번의 큰 전란으로 극한 상황에 몰린 민중들까지 참여하면서 봉기군의 세는 점차 불어난다. 각지에서 동조 거사가 잇따르고 이인좌가 마침내 한양으로 진격하려는 때, 조정에서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가 출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본문 속으로 /
삼 년 전이었다. 그해 봄 남편은 열흘 남짓 한양을 다녀왔다. 말에서 내려 대문을 들어서는 남편은 노기가 가득 찬 낯빛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은 자신이 과거에 응시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냈다. 몇 번씩이나 과거시험장 입구에서 석연찮은 퇴짜를 맞았다. 누군가가, 그 이유가 결국 우암의 후예 노론당파 벼슬아치들이 자신의 출사를 한사코 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귀띔해주었던 것이다.
어디에선가 굵은 몽둥이를 하나씩 움켜 든 장정들이 우르르 달려 나와 계곡 건너 암서재를 향해 포효하고 있는 남편을 에워쌌다. 모두 여섯 명이었다. 남편은 그들의 모다깃매를 두려워하지 않고 온몸으로 다 받아냈다. 야, 이놈들아!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이냐? 무엇 때문에 네놈들이 번번이 내 전정을 가로막고, 이렇게 몽둥이질까지 해댄단 말이냐? -1장 ‘자정의 겨울’(16쪽)
“아, 오늘에야 이인좌 동지를 만나는군요. 나 이유익이라는 사람이오. 태인현 박필현 현감으로부터 이 동지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소이다. 정말 반갑소.”
이인좌가 고개를 숙여 화답했다.
“저 역시 박 현감과 여기 일좌 형님으로부터 이유익 동지의 활약상을 익히 들어왔소이다. 대의를 위해 가산을 모두 정리했다는 이야기에 탄복했소.”
이유익이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말했다.
“탄복이라니요. 거사를 뜻한 자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오이다.”
이번에는 이일좌가 나서서 이유익 옆에 서 있는 통통한 사내를 소개했다.
“이 분은 양성에 사는 권서린 동지일세.”
이인좌가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이인좌라고 하오이다. 여기 일좌 형님으로부터 말씀을 익히 들었소. 삼 형제가 모두 우리 녹림당 동지들이라니 감탄스럽소이다. -3장 ‘밀풍군’(68쪽)
“도적패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한 치도 부끄럼이 없소. 하지만 우리라고 해서 날 때부터 도적이었겠소? 천재지변과 전쟁, 그리고 돌림병에다가 거듭되는 흉년으로 처음엔 풀뿌리와 나무껍질 등을 씹으며 겨우 목숨만 연명했던 착한 백성들이었소. 묘방이 있으면 한번 말씀해보시오. 굶주림 속에 떠돌다가 결국 살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적질 말고 달리 무슨 길이 있소이까?”
부유사의 말은 그르지 않았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두 번의 큰 전쟁으로 처참해진 쪽으로 따지면 양반사회보다는 양민, 천민들 쪽이 훨씬 더 심한 게 사실이었다. 극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은 인육까지 먹을 지경이 아니던가. -4장 ‘변산 도적당’(94쪽)
“진실로 세상을 바꿀 수만 있다면, 조선을 지상낙원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오.”
“지름길이 있소? 자금 세상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된 게 아닐 터인데, 무슨 묘책이 있겠소.”
“평등한 세상을 만들면 되오.”
“평등이라……. 누가 누구와 평등한 세상을 말씀하시는 거요?”
“사람들 모두가 평등한 세상으로 바꾸자는 거요.” -4장 ‘변산 도적당’(97쪽)
“첫째, 백성들의 신역을 면제하거나 줄여주어야 한다. 둘째, 지금부터 우리가 점령하는 고을수령은 절대로 죽이지 말라. 셋째, 무고한 백성은 한 사람도 죽여서는 안 된다. 넷째,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지 말라. 다섯째, 부녀자들을 겁탈하지 말라. 여섯째, 환곡으로 군사들을 위로함에 있어서 인색하지 말라. 이 여섯 가지 강령의 실천 여부에 거사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오. 명심하고 또 명심하여 차질이 없도록 하시오. 알겠소이까?”
“예. 명심하겠나이다.”
장교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동헌을 저렁저렁 울렸다. -6장 ‘하늘이시여’(143쪽)
“혁신은 결코 서서히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오. 개 꼬리를 자를 일이 있다면 한꺼번에 잘라야지 설 잘랐다가는 개에게 물리기가 십상인 법이지요. 점진적으로 하자면 관료들과 사대부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온갖 몹쓸 짓을 다 할 것이오. 뜻과 이익에 맞지 않으면 다른 사상을 가진 유자(유학자)들을 악착같이 역모로 몰아 숱하게 죽여온 나라가 이 나라 아니오? 나의 처조부 되시는 백호 어른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처럼 유자의 이론을 쓰지 않으면 그만일 터인데, 피비린내 나는 당쟁의 관성에 빠져 죽이고 죽는 나라가 바로 이 나라 아니오니까?” -9장 ‘봄날은 간다’(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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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김현진 | 다산책방 | 2020-06-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1304 |
[문학]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김현진 | 다산책방 | 2020-06-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상처 받은 한국 여자의 이야기, 감당할 수 있겠어요?”
『네 멋대로 해라』 김현진이 들려주는 사랑과 복수의 옴니버스
1999년, 열여덟 나이로 쓴 청소년 성장 에세이 『네 멋대로 해라』로 일약 스타 칼럼니스트 반열에 오른 작가 김현진이 첫 번째 소설집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그간 칼럼, 에세이, 소설 등 다방면에서 꾸준한 활동인 보인 작가 김현진의 신작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은 각기 다른 삶의 변곡점을 맞이한 여덟 명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식 연작소설집이다. 여덟 명의 주인공들은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한국’의 ‘여성’이라는 거대한 고리로 이어져 있는 인물들이다. 그 거대한 고리 속 이야기들을 면밀히 들여다보자면, 그들의 삶은 여지없이 ‘불안’ 혹은 ‘불행’이라는 맥락으로 이어지고 만다. 그러나 여덟 명의 주인공들은 그 ‘불안’과 ‘불행’을 그저 받아들이는 수동적 인물들이 아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자신에게 상처 준 사람들을 향한 복수를 시작한다. 하나가 아닌 듯 하나인 여덟 명 주인공들이 펼치는 가슴 저리다가도 마음 통쾌해지는 사랑과 복수의 옴니버스! 그들은 사랑의 마침표를 어느 곳에 찍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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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중력
권기태 | 다산책방 | 2019-03-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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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중력
권기태 | 다산책방 | 2019-03-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13년 동안의 취재, 35번의 개고
작가의 영혼이 담긴 단 한 편의 소설
이 소설은 스케일 자체로 경이롭다._강석경(소설가)
이토록 따스한 감동을 줄 수 있다니!_허진원(극작가)
2006년 장편소설 『파라다이스 가든』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권기태 작가의 장편소설 『중력』이 출간됐다. 『중력』은 우주를 꿈꾸던 한 샐러리맨 연구원이 우주인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이 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도전과 경쟁 그리고 우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동아일보 사회부와 문화부에서 14년 동안 기자로 일한 권기태 작가는 2006년에 있었던 대한민국 우주인 선발 경쟁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중력』은 그 무렵 작가의 눈에 들어온 한 탈락자의 퇴장에서 비롯되었다. “공군사관학교의 교관인 그는 ‘이뤄질 수 없는 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송진처럼 굵고 뜨거운 눈물을 손등으로 닦았다.” 권기태 작가는 “그렇게 삶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설의 세계를 만들 수만 있다면” 하고 바랐다. “이 소설은 구상하고 취재를 시작한 지 십삼 년 만에 나왔고 집필하는 사 년 동안 적어도 서른다섯 번 개고했다.”_「작가의 말」 「감사의 말」에서
소설은 경쟁하는 현실 속에서도 스스로를 다지고 동료들을 격려하는 인간다운 모습을 그려낸다. 유일한 여성 후보 김유진은 탑승도 백업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용기는 계속할 힘이 아니다. 힘이 없어도 계속하는 것이다. 우레 같은 외침만 용기가 아니다. 쉬었다가 다시 해보자. 나지막이 속삭이는 것도 용기다.”(318쪽) 숨 가쁘게 이어지는 소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과연 이기고 지는 일이 벌어질 때 인간은 어떻게 인간답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다다르게 된다.
살아오며, 어느 결엔가 지금의 이 삶과 같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지니게 되었다. 보통 사람이 꿈을 좇다가 수렁에 빠지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는 이야기였다._「작가의 말」
현실을 잊게 하는 압도적인 몰입감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어느 샐러리맨의 감동 스토리!”
이 소설은 우주를 꿈꾸던 평범한 샐러리맨 이진우가 우연히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선발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하면서 시작된다. 이진우는 쟁쟁한 경쟁자이자 ‘우주’라는 같은 꿈을 꾸는 동료들 사이에서 최종 선발까지 나아간다. 숱한 고비와 위기를 이겨내고 회사로 돌아오지만 그가 마주한 것은 “대기반으로 발령이 났다”는 좌천 통보다.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은 기억하지만 두 번째 우주인이자 지구를 열일곱 바퀴나 돈 게르만 티토프는 존재감이 없다.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은 누구나 알지만 함께한 버즈 올드린과 마이클 콜린스를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이진우와 경쟁자들은 각박한 현실을 벗어던지고 희박한 확률을 뚫고 우주인 후보가 된다. 그들은 평생의 꿈을 향해 달려가지만 꿈이 실현되고 있는 그 현장에도 치열한 경쟁과 마주하게 된다. 『중력』은 이 경쟁의 과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일상의 중력을 벗어나게 돕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되려는 이진우와 경쟁자들. 과연 누가 처음이 될 것인가.
나는 한때 우주인 선발 경쟁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중력』은 그때 내 눈에 들어온 한 탈락자의 퇴장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공군사관학교의 교관인 그는 “이뤄질 수 없는 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송진처럼 굵고 뜨거운 눈물을 손등으로 닦았다. 나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그러한 기억이 희미해졌다가 『중력』을 쓰면서 서서히 또렷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삶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설의 세계를 만들 수만 있다면, 하고 바랐다._「작가의 말」
꿈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다!
한국인 최초로 우주인이 될 가능성 5000만 분의 1
지금까지 우주에 다녀온 인류의 숫자 단 558명
2006년 우주인 선발 공고가 있었다. 우주를 꿈꾸던 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십대 후반의 학생부터 오십대 중년까지 대기업 사장부터 일반 사원까지 생물학 연구원부터 전투기 조종사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우주인 선발에 지원했다. 권기태 작가는 우주인 선발에 지원해보려고 했지만 시력이 좋지 않아서 포기했다. 그러나 선발 과정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우주인이 될 수 없다면 우주를 꿈꾸는 사람들을 글로 담고 싶었다. 작가는 『중력』을 쓰기 위해 그해 직장을 그만두고 대전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내려가 우주인 선발 과정을 취재했다. 그는 그곳에서 천차만별의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자못 감동적이었다.
너는 끝까지 가보았으니까
꿈이 스러져가도 최대치를 다했으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
작가는 우주인 후보들과 함께 ‘별의 도시’라고 불리는 즈뵤즈드니 고로도크까지 동행하여 우주인 훈련 과정을 지켜보았다. 우주인 후보들은 매우 고달프고 힘든 상황이었다. 텔레비전에 비치는 모습은 거의 연기에 가까웠다. 생업이 걸려 있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의 많은 부분을 포기한 상태였다. 작가는 일주일 동안 러시아에 머물면서 공군기지에서 무중력 항공기를 체험했고 후보들의 수중 훈련 테스트도 지켜보았다. 또한 우주와 우주인에 관한 책, 우주인 훈련 영상 및 다큐멘터리 등을 탐독했다. 『중력』에서 펼쳐지는 우주인 선발 과정에서 느껴지는 현장감은 작가의 이와 같은 애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엄청난 중력으로 읽는 이를 끌어당겨
끝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이야기
“사람이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앞줄에 앉은 아이가 외쳤다.
“꿈이요.”
그는 말했다.
“꿈이 없는 인생은 절반밖에 살지 못하는 것이에요.”
_권기태, 「우주로 쏜 한국인의 꿈 “미션 파서블!”」, 〈주간동아〉, 2007.
마흔여덟 살이 되는 해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권기태 작가는 그때의 일을 “산다는 것이 알 수 없는 일이구나”라고 회상한다. 소설 속 인물들 또한 알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모두 속단해서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한 긴 여로에서 “오랫동안 한 발자국씩” 움직이는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그들은 나와 동행했던 나의 분신이고 내 자신이었음이 분명하다”라고. 그는『중력』을 35번이나 고쳐 쓰며 눈물을 흘리며 쓸쓸히 퇴장했던 공군사관학교 교관을 떠올렸다. “그는 마흔이 다 됐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희망은 얼굴을 바꿔서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희망은 다다를 곳이 아니라 함께가면 좋은 친구 같다’고 생각할 것 같다.”(453쪽) 작가는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소설의 제목부터 인물의 성격, 소설의 배경, 스토리라인 등을 벽돌 쌓듯 완성도 있게 설계하고 구축해냈다. 소설 『중력』은 ‘우주’라는 과학소설적인 소재에 압도당하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내면을 세심하게 그려낸 완전한 성공작이자 ‘눈물 없이 못 읽을’ 휴먼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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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 |
[문학] 행복하게 해줄게
소재원 | 네오픽션 | 2019-05-2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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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행복하게 해줄게
소재원 | 네오픽션 | 2019-05-2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소중한 ‘우리’에게 꼭 선물하고 싶은 이야기
『소원』 『터널』 『균』 『이별이 떠났다』의 작가 소재원이 전하는 또 한 번의 희망…… “행복하게 해줄게, 우리 가족 반드시.” 불운한 삶을 보듬고, 이제는 행복해져야 할 시간…… 영화 〈소원〉의 원작 소설이자 아동 성폭행 사건으로 고통받는 아이와 가족의 아픔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붕괴된 터널에 고립되는 한 개인을 통해 일상의 공포와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신랄하게 비판한 『터널―우리는 얼굴 없는 살인자였다』 외에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다룬 『균』, 일제강점기 한센병과 위안부라는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을 다룬 『그날』 등의 작품으로 ‘약자를 위한 소설가’라고 평가받고 있는 소재원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행복하게 해줄게』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직장을 잃은 가장이 만삭의 아내와 네 살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대리운전 일을 하다가 두 번의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안타까운 가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작가는 “임신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 들고 새벽에 귀가하던 화물차 기사가 뺑소니 사고로 숨진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 이 작품을 집필하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평범한 우리의 삶에 불현듯 끼어든 불행과 슬픔을 따뜻한 시선으로 응시함으로써 ‘행복’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괜찮아! 벼랑 끝이지만 아직 떨어지지 않았어.” 평범하지만 가장 아름다워야 할 ‘우리’의 이야기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작가는 그동안 가슴속에 품어두었던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냈다. 평범한, 지극히 평범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가장 아름다워야 할 ‘우리’라는 사람들. 그런 ‘우리’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시종일관 다정하고 따스하다. 부부인 세영과 상진은 딸 유연을 낳고, 둘째 콩딱이를 가진 평범한 네 식구이다. 하지만 만삭의 세영은 남편 상진이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남편이 다니는 공장의 급여가 적고 반년간 밀린 탓에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하던 중, 뺑소니 사고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가족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대리운전에 나선 남편 상진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아내 세영은 남편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게 되고, 행복해지려고 열심히 사는 네 식구에게 또다시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이 닥쳐오게 된다. 핸들에 머리를 처박고 울고 있을 시간이 없어 정신없이 다시 유연이를 안았다. 택시를 잡기 위해 나온 거리는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었다. 하필이면 택시도 보이지 않았다. 인도에서 내려와 한 걸음 도로에 들어섰다. 그런다고 택시가 빨리 올 리 만무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했다. 삼십 분 만에 택시가 잡혔다. 나는 눈물마저 얼어버린 상태로 유연이를 히터 가까이에 앉히고 말했다. “김포우리병원으로 가주세요. 빨리 좀…… 제발 빨리 좀 가주세요.” _10쪽 “우린 지금도 행복하니까, 지금의 행복을 무시하지 마.” 평범한 하루가 특별해지는 기적 같은 순간…… 연이어 찾아온 불행에 당장의 병원비조차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힘들어지지만, 그래도 그들은 ‘반드시’ ‘꼭’ 행복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미래에 닥쳐올 불안 때문에 ‘지금’ ‘오늘’의 행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더욱더 공고히 한다. ‘행복’이란 외부의 상황에 의해 쉽게 상실되어서도, 훼손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 소재원은 ‘작가의 말’을 통해 “소중한 ‘우리’에게 이 이야기를 꼭 선물하고 싶었다”라고 밝히고 있듯이, 세상을 향해 또 한 번의 희망을 전하고 있다. 물질적 가치에만 집착하느라 행복의 가치에 대해 점점 소원해지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다시금 물어오고 있는 작품이다. “행복이 뭐라고 생각해? 그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야.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무수히 널린 행복의 세잎클로버를 외면하는 것과 같아. 우리에게 행운 따위는 없어. 그건 1퍼센트도 안 되는 희박한 확률이야. 그건 그런 운명을 가진 사람들의 몫이야. (……) 행운을 찾기 위해 행복을 짓밟고 헤집는 바보 같은 행동 속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유연 아빠는 행복을 느끼며 유연 엄마를 안고 잠을 청하려 했다. 그녀가 품 안에서 그에게 말했다. “행복하게 해줄 필요 없어. 우린 지금도 행복하니까. 항상 행복했다. 그러니까 그런 말로 지금의 행복을 무시하지 마.” _185~18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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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30-50 클럽
홍상화 | (주)한국문학사 | 2019-03-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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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30-50 클럽
홍상화 | (주)한국문학사 | 2019-03-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세계 최빈국에서 ‘30-50 클럽’ 7번째 국가로 가입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고도성장의 그늘과 욕망의 거품을 보여준 소설 『거품시대』로 화제를 모았던 홍상화 작가가 이번에 소설 『30-50 클럽』을 펴내며 또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30-50 클럽』은 과거에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지난해 연말 선진국의 관문이라 불리는 ‘30-50 클럽(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 5천만 명 이상인 국가)’에 일곱 번째 국가로 가입한 것을 화두로 삼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세계의 정치·경제적 역학 관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한국의 대응방식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소설이다.
한국의 국가 지도력은 세계에서 으뜸이다
한국의 ‘30-50 클럽’ 일곱 번째 가입! 작가는 이 경이로운 사건을 소설의 전면에 띄우고 있다. 앞서 가입한 여섯 국가인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는 모두 식민지를 착취한 덕분에 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지만, 한국은 피식민지로서 착취를 당하면서도 자본을 축적한 결과 그 어려운 관문을 뚫었다는 사실에 작가는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기적 같은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를 집요하게 파헤쳐가며 독자들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대화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문학적 장치로 보인다. 제1부와 제2부는 재미 경제학자와 소설가와의 심층 대담이며, 제3부와 제4부는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중국 전문가와 소설가와의 깊이 있는 대화록이다.
제1부 “한국의 국가 지도력, 미국을 뛰어넘다(1961~2016)”와 제2부 “세계로 뻗는 한국,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2017~2018)”를 통해 작가는 한국의 ‘30-50 클럽’ 가입의 성공 요인으로,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지도자보다도 더 뛰어난 한국 지도자들의 지도력을 들고 있다. 우리는 그간 한국의 지도자들이 보인 정치적 결실과 덕목을 인정하기보다는 잘못된 치부를 들여다보며 반목과 질시를 일삼는 풍조가 농후하지 않던가! 그런데 한국은 박정희부터 시작해서 현 정부까지의 통치 결과 ‘30-50 클럽’ 가입이라는 성공의 길로, 미국은 케네디부터 트럼프까지의 통치 결과 현재 약 21조 달러의 부채를 진 국가로 실패의 길을 걷고 있음을 예로 들고 있다.
먼저 미국은 아이젠하워가 그토록 경계했던 군산복합체의 횡포를 무시하고 그 뒤 베트남 전쟁을 시작한 케네디, 뒤이어 징병제를 폐지한 닉슨의 실책으로 인해 막대한 국력 손실을 입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총 GDP는 세계의 4분의 1 정도이고 미국 군사비는 미국 GDP의 5% 정도인데, 이 금액은 세계 군사비 총액의 반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한국은 GDP의 2.5% 정도이고요. 이처럼 거대한 공룡 같은 군산복합체는 세계에서 전쟁이 일어날 만한 곳을 찾아다니며, 어떻게 해서든 전쟁을 일으키지요.” (p.14)
““한반도에서 또 다른 전쟁은 있을 수 없다”라고 선언한 한국의 현 정부는 참 잘한 거군요. 아이젠하워가 군산복합체에게 경고한 이후로, 처음으로 제대로 한방 먹인 겁니다.” (p.27)
이후 미국은 레이건의 1981년 취임 후 오바마의 2017년 퇴임 시까지, 거의 36년 동안 금융이 제조업을 포함해 거의 모든 영역을 좌지우지하는 금융자본주의의 지배 아래에 놓이는 실책을 범하게 된다. 특히 구소련의 몰락 이후 1993년에 시작된 클린턴의 금융자본주의는 ‘금권주의’에 가까워져 사회 전체가 거부들에 의해 지배되는 양상을 띠었고, 투자은행?일반은행 분리법 폐지와 중국의 WTO 가입 승인 등으로 제조업 분야에 치명타를 입혔다. 그리고 부시는 존재하지도 않는 대량살상 무기를 이유로 이라크 침공을 감행해 또 하나의 오점을 남겼다. 이 전쟁은 군산복합체와 또 다른 강력한 ‘석유산업복합체’의 합작품으로 민주주의 질서를 붕괴시키고 말았다. 그 뒤 오바마는 2008년 금융위기를 일으켜 중산층을 파괴하고 국가에 천문학적인 부채를 떠안긴 주범인 금권주의자들을 방치함으로써 금권주의자들의 충실한 꼭두각시 노릇을 했다.
뒤이어 “미국을 위대하게”와 “미국 우선주의”라는 구호를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트위터 정치를 통해 주류 언론 대부분을 ‘가짜 뉴스’ ‘미국의 적’이라고 적시하면서 극한 대립의 각을 세웠다. 이 주류 언론은 미국 최고의 덕목인 ‘미국 예외주의’를 이끌어낸 유대인 지식인 그룹이었는데, 현재는 거대한 산업자본 성격을 띤 유대인 금권주의자들의 먹잇감이 되어 언론의 독립권이 침해당하고 있다. 특히 백인 중산층을 정치적 기반으로 둔 트럼프가 “우리 중산층의 부를 그들의 가정에서 빼앗아서 전 세계에 재분배했다”고 공개적으로 선전포고를 했던 바로 그 그룹, 즉 유대인 자본가들은 미국 부의 90%를 소유한 상위 0.1%에 속하는 층이다. 이들은 미국 내 금융계?예술계?첨단산업계?학계?언론계?법조계를 장악한 후 ‘글로벌리즘’이라는 미명 아래 기업사냥에 나서 아시아와 미국의 금융위기를 유발한 바 있다. 그 결과 외환위기를 맞게 된 아시아 국가의 국민들, 제조업 분야의 직업을 빼앗긴 미국 노동자들, 금융위기로 집을 빼앗긴 미국의 중산층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었다. 따라서 트럼프는 국내적으로는 내셔널리즘을 표방하며 유대인 거부들의 글로벌리즘과 투쟁하고, 국외적으로는 시장 경제를 대표하며 글로벌리즘의 수혜국인 중국의 비시장 경제와 대치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우리 한국은 박정희의 중화학공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 중심의 경제정책과 베트남 전쟁 파병으로 인한 경제적 수익으로 고도 경제성장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이후 전두환 시대에는 악정과 함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견지했고, 김영삼 정부는 군의 사조직을 와해시켜 정치개입을 철저히 차단시켰으며, 금융실명제와 공직자 재산 등록제도를 법제화하여 사회에 만연된 부패를 척결하는 데 시금석을 놓았다. 뒤이어 등장한 김대중은 IMF 사태를 극복한 후 남북관계의 개선과 함께 IT 산업의 발전과 금융·통신 산업의 현대화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그 다음 노무현 시기는 한미 간의 FTA 체결, 평택의 미군 군사기지의 구축, 한국 재벌과 집권자 간의 정경유착을 단절시켜 정치판의 부패를 근절시키는 첫 단추를 끼웠다. 이후 이명박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고, 사회간접자본에 집중 투자해 지방의 환경 개선에 성과를 냈으며, G20 회의 서울 유치도 성공했다. 이어 박근혜는 친북 성향의 정당을 해체시켜 북한의 일당독재주의 사상의 확산을 막았고, 김영란법을 제정해 한국 사회를 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한반도 내에 사드 배치 결정 등의 실적을 남겼다. 작가는 이렇듯 1961년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중의 하나였던 한국이 57년 만에 세계 정상급의 국가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을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평등사상에 근거한 가혹할 정도로 엄격한 입시제도, 공정한 군복무 제도, 유교를 바탕으로 한 기독교와 불교의 신앙심, 치열한 경쟁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일하는 윤리’를 들고 싶다. 거기다가 ‘일류 선호병’도 특히 하이테크 분야에서 큰 몫을 했을 것이다. (p.245)
경제전쟁으로 번진 미?중 간 대결, 그 사이에 선 북한의 비핵화와 한국의 선택은?
제3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그 사이 한국의 선택은?”과 제4부 “미·중 간의 ‘경제전쟁’과 한반도 비핵화의 길”은 세계 제패라는 야망을 품고 급부상한 중국과 이를 견제하는 미국 간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경제전쟁’이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이를 더 극대화시킨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그 해법도 모색하고 있다. 2010년경부터 중국은 일본을 추월했다는 자만심과 금융위기로 인해 불안한 미국의 경제상황을 호기로 삼아 ‘일대일로’ 또는 ‘중국 제조 2025’를 공표하면서 세계를 향해 도전장을 냈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의 플랜으로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대상은 바로 한국의 첨단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더욱이 한반도 내 사드 설치 문제를 빌미로 한국행 여행객 송출을 중단한 중국의 비상식적 태도는 한국의 여행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러한 중국의 안하무인격 태도에 대해 트럼프는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트럼프는 미국의 무역적자 50%를 차지하는 중국을 향해 지적 재산권의 침해 조항을 들어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급기야 2018년 후반기 트럼프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발표했고, 이에 맞선 중국이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맞대응 전술을 쓰면서 미?중 간은 이른바 ‘경제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전쟁’으로 확전되는 과정에 북한의 핵 문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2017년 말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수소폭탄과 핵탄두 소형화의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은 이를 계기로 중국의 야망을 견제할 기회를 갖는다. 중국도 러시아와 더불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으로 북한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에 배신감을 느낀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게 되었다. 결국 북한과 정상회담 등을 가진 미국은 일본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에서 중국을 분리시키는 데 성공을 거두었고, 이제는 중국에 대한 ‘경제전쟁’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 내지 ‘비시장 경제’와 미국의 ‘자본주의’ 내지 ‘시장 경제’ 간의 전쟁을 의미한다. 이미 중국은 여러모로 패착을 보여줌으로써 그간의 고속 성장세가 꺾일 것이 분명하고, 앞으로 ‘잃어버린 10년 혹은 20년’을 경험할 것으로 작가는 내다보았다. 우리는 이러한 미?중 간의 흐름을 잘 읽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작가는 ‘30-50 클럽’ 가입을 두고 한국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동시에 장밋빛 환상에 취해 안주하게 되면 이내 추락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배우려고 하는 우리의 ‘성공 비결’을 확대?발전시킴으로써 향후 ‘40-50 클럽’ 가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멤버인 미국·독일·일본·영국·프랑스·이탈리아 중에서, 끝의 네 나라는 앞으로 10~20년 사이에 한국이 충분히 추월할 수 있는 가시권에 이미 들어와 있다. 한국은 현재 여러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다. 출입국 절차를 포함한 공항시설, 지하철 시설로 대표되는 대중교통제도, 의료보험제도, 일선 행정기관의 대민 행정 서비스 분야, 그리고 최첨단 통신망이 그런 분야이다. 거기다가 ‘김영란법’이 제대로 안착하기만 하면 한국은 공직사회의 청렴도에서도 단연 정상을 차지할 것이다. (pp,24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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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강철의 심연 1
황재연, 김영림 | 자음과모음 | 2020-01-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1300 |
[문학] 강철의 심연 1
황재연, 김영림 | 자음과모음 | 2020-01-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바라쿠다〉의 작가 황재연의 최신 전쟁소설. 소설은 10년 후를 배경으로 중국이 일본과 미국의 경제력을 따라잡고 군사강국으로 성장한다. 북한 내의 군부 쿠데타로 인해 북한의 수령은 중국에 망명하고, 중국은 쿠데타군 제거를 빌미로 북한을 침공하게 된다. 중국이 북한 침공에 성공한 후, 어쩌면 영원히 지속될지 모를 분단체제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한국은 북한을 돕기로 결정하고…… 전략 잠수함 SS-77, 육군의 전차 K-2, 신형소총 K-8 등의 무기를 동원, 북한과 연합하여 중국과 일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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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강철의 심연 2
황재연, 김영림 | 자음과모음 | 2020-01-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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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강철의 심연 2
황재연, 김영림 | 자음과모음 | 2020-01-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바라쿠다〉의 작가 황재연의 최신 전쟁소설. 소설은 10년 후를 배경으로 중국이 일본과 미국의 경제력을 따라잡고 군사강국으로 성장한다. 북한 내의 군부 쿠데타로 인해 북한의 수령은 중국에 망명하고, 중국은 쿠데타군 제거를 빌미로 북한을 침공하게 된다. 중국이 북한 침공에 성공한 후, 어쩌면 영원히 지속될지 모를 분단체제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한국은 북한을 돕기로 결정하고…… 전략 잠수함 SS-77, 육군의 전차 K-2, 신형소총 K-8 등의 무기를 동원, 북한과 연합하여 중국과 일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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