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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파과
구병모 | 위즈덤하우스 | 2018-04-2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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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파과
구병모 | 위즈덤하우스 | 2018-04-2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한국 소설에 가장 강렬하게 새겨질 이름, 조각(爪角) 지금껏 우리가 기다려온 새로운 여성 서사의 탄생 한국 소설에 가장 강렬하게 새겨질 새로운 여성 서사를 탄생시킨 구병모 작가의 『파과』가 재출간되었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조각은 새삼스레 ‘타인’의 눈 속에 둥지를 튼 공허를 발견하게 된다. 소멸의 한 지점을 향해 부지런히 허물어지고 있는 모든 것, 깨지고 상하고 뒤틀린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연민을 느끼며,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다. 『파과』는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뜨거운 찬사다.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뜨거운 찬사 그녀의 이름은 조각(爪角). 한때 ‘손톱’으로 불리던 그녀는 40여 년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으며, 날카롭고 빈틈없는 깔끔한 마무리로 ‘방역 작업’을 처리해왔다. 하지만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한편 노화와 쇠잔의 과정을 겪으며,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평생을 되뇌어온 조각의 마음속에 어느새 지키고 싶은 것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버려진 늙은 개를 데려다 키우는가 하면, 청부 살인 의뢰인의 눈에서 슬픔과 공허를 발견한다.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눈에 ‘타인’의 고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조각의 마음에 온기가 스며든다. 이 소설은 ‘냉장고 속 한 개의 과일’에서 비롯되었다. 구병모 작가는 “뭉크러져 죽이 되기 직전인 갈색의, 원래는 복숭아였을 것으로 추측되는 물건”, “달콤하고 상쾌하며 부드러운 시절을 잊은 그 갈색 덩어리”, “최고의 시절에 누군가의 입속을 가득 채웠어야 할, 그러지 못한, 지금은 시큼한 시취를 풍기는 덩어리”를 보고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파과’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다. 부서진 과일, 흠집 난 과실이 그 첫 번째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여자 나이 16세 이팔청춘, 즉 가장 빛나는 시절을 뜻한다. 우리 모두 깨지고 상하고 부서져 사라지는 ‘파과(破果)’임을 받아들일 때, 주어진 모든 상실도 기꺼이 살아내리라 의연하게 결심할 때 비로소 ‘파과(破瓜)’의 순간이 찾아온다. 이처럼 소설 『파과』는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뜨거운 찬사다.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한국 소설에 가장 강렬하게 새겨질 여성 서사의 탄생 노인, 여성, 킬러.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가지를 조합한 주인공 조각은 65세 여성 킬러다. 한국 소설 가운데 이토록 파격적인 주인공이 또 있을까. 그동안 아가미를 가진 소년(『아가미』), 인간을 닮은 로봇(『한 스푼의 시간』) 등 환상적인 상상력을 통해 독특한 주인공들을 탄생시킨 구병모 작가는 한국 소설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60대 여성 킬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내려가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사회의 최약자로서 차별받아온 ‘노인’과 ‘여성’이라는 인물이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사회에 ‘킬러’라는 강렬한 이름으로 맞서 싸우는 것이다. 자신을 치료해준 강 박사에게 남다른 감정을 품게 된 조각, 그런 조각을 경멸하는 투우, 킬러들에게서 가족을 지키려는 강 박사. 마침내 투우가 강 박사의 딸을 납치하고, 조각이 투우에게 총을 겨누며 생애 마지막 작업을 실행키로 결심하면서 소설은 절정으로 향한다. 읽는 내내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듯 박진감과 긴장감이 넘치는 이 소설의 말미에서 조각과 투우가 벌이는 총격전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파과』는 내가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이 지독하고 잔혹한 현실 속에서 어떤 기대도 소망도 없이, 오늘도 눈을 떴기 때문에, 그저 살아 있기 때문에, 기꺼이 살아내는 모든 것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위로를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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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파우스터
김호연 | 위즈덤하우스 | 2019-05-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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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파우스터
김호연 | 위즈덤하우스 | 2019-05-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5-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젊은 몸을 조종하며 욕망을 채우는 노인과, 자신을 지키려는 청년의 사투가 펼쳐진다
한국 사회의 묵시록적인 조종과 감시를 은유하는 스릴러 걸작
김호연의 네 번째 장편소설로,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묵시록적인 조종과 감시, 젊음과 노욕이 충돌하는 현실을 은유하며 숨 가쁘게 펼쳐지는 스릴러다. 노인들이 거액의 돈을 지불하면 각자가 원하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을 선택해 그들의 인생을 조종하며 대리만족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회. 이들의 관계는 파우스터와 메피스토 시스템이라는 지하시장에서 거래된다. 누군가를 감시하고 조종하는 것을 즐기는 늙은 권력자의 욕망은 끝까지 활활 타오르고, 이에 맞서는 청년의 저항 또한 필사적으로 펼쳐진다. 인간의 자율의지와 개인의 의미를 깊숙하게 파고들면서, 마지막까지 독자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의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모두가 공모해 당신의 인생과 젊음을 빼먹고 있어요!”
“어서 가서 마운드에 서요. 당신 인생과 당신 자신을 찾으라고요!”
표지를 여는 순간부터 멈출 수 없이 빠져드는 몰입도 100%의 페이지터너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왼손 파이어볼러 박준석은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다. 내년이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실한 그는 오늘도 완벽한 컨트롤로 승리를 챙긴다. 게임도 자신의 인생도 스스로 컨트롤한다고 믿는 준석은, 귀갓길에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의식을 잃는다. 병원에서 눈을 뜨니 준석의 앞에 서 있는 정체불명의 여자 경이 “당신 머릿속에 거머리가 있어요”라는 말을 건넨다. 그녀는 그것이 준석의 시청각 후각 정보를 전달하는 특별한 연결체고, 진짜 흡혈귀는 그것을 통해 준석의 인생을 송두리째 공유하고 조종하는 어떤 노인이라고 말한다. 믿기 힘들어하는 준석에게, 경은 구형 대포폰을 건네며 연결체가 켜지기 전에 연락하라며 사라진다.
태근은 독재정권의 편에서 여러 악법과 행정을 담당했고, 국회의장까지 거친 후 은퇴하여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10년 동안 태근은 한국에 ‘메피스토 코리아’가 설립되는 걸 은밀히 도왔고 초대 회원인 ‘파우스트 체’로 참여해 메피스토의 시스템 하에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메피스토는 특수한 연결체를 젊은이의 뇌에 삽입해 그 젊은이의 삶을 자기 것인 양 만끽하는 시스템으로, 회원이 된 파우스트는 자신이 선택한 젊은이의 미래를 여러 가지 메피스토 시스템을 이용해 조종할 수 있고, 이를 가지고 경쟁하고 베팅할 수 있다. 65세 이상의, 권력을 지닌 노인만이 가입비 100억을 내고 들어오는 이 시스템은 철저한 비밀과 경호 속에 이뤄지는 그들만의 게임인 것이다.
경의 아버지는 지난해 죽은 선진그룹 회장 최형식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유품인 책 한 권에서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됐고, 아버지의 죽음에 메피스토와 준석의 파우스트가 개입된 사실을 알게 됐다. 놈들을 찾아 복수하기로 한 경은 아버지의 기록이 담긴 그 책에서 알아낸 유일한 파우스터인 준석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 준석은 자신의 인생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파우스트를 찾아야 한다. 경 역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준석과 힘을 합쳐야 한다. 두 사람은 이제 메피스토와 파우스트에 맞서 싸우기 위해 고통스런 싸움을 펼쳐나간다. 파우스터 준석은 메피스토와 파우스트로부터 빼앗긴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을까? 경은 복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준석에게 당신의 머릿속에 거머리가 있다는 말을 듣게 될 또 다른 파우스터 은민은? 늙은이들의 욕망이 만든 끔찍한 시스템을 벗어나기 위해 싸워야 하는 젊은이들의 자유를 향한 투쟁이 계속된다.
“당신은 이 세계를 어디까지, 어느 지점까지 의심하고 살아왔는가?”
설정부터 반전까지 치밀하게 설계한 야심만만한 스릴러의 탄생
‘파우스터’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김호연 작가는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이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 괴테가 죽기 1년 전 82세에 발표한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자신의 영혼을 파는 대신 젊은 육체와 쾌락을 선사받은 늙은 학자 파우스트의 번뇌와 구원을 담은 작품이다. 몇 년 전 카이스트 예술가 레지던시에서 머물던 김호연 작가는 우연히 『파우스트』를 다시 읽으며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캠퍼스 안의 젊음과 순수한 열정 속에서 마주한 『파우스트』는 당시 한국 사회의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묵시록적인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어느 시대나 세대의 갈등은 있었지만, 21세기는 유독 세대전쟁의 증상을 심하게 앓고 있다. 경제는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며, 과학과 기술의 진보는 철저히 개인을 소외시킨다. 흩어지고 다원화하는 세계에서 기성세대는 더욱 권력의 고삐를 조인다. 지옥에 가서도 자신의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젊음을 착취하고 조종한다. 고시원에서 편의점에서 게임 속에서 청춘은 저들이 조종하는 헤게모니의 인형처럼 소비되고 식어간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권력자들은 과연 자기의 의지대로 삶을, 세상을 컨트롤하며 살고 있을까? 그들 역시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소비되는 또 다른 인형은 아닐까? 김호연 작가는 전작 『고스트라이터즈』부터 권력의 자장 안에서도 개인의 자유와 존재감을 잠식당하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작이 작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되었다면, 이번 작품은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최상위 권력층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도무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적. 심지어 그 적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다. 청춘들은 여전히 주인공 준석처럼 하루하루 야구장의 마운드에 서서 공을 뿌리며 승률을 조금씩 쌓아나갈 뿐이다. 그렇게 공을 던지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해나가는 삶. 아무리 공을 던져도 난공불락의 상대는 계속 뒤에 남아 있겠지만, 그래도 투구를 하는 과정 자체가 삶의 목표이고 이유일 것이다. 설정부터 반전까지 치밀하게 설계한 스릴러의 틀 안에서도 김호연 작가 특유의 휴머니즘은 깊고 진하게 묻어나서 마지막 순간까지 주인공들을 응원하게 만든다. 한 번 펼치면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 한국형 페이지터너의 탄생이 한국 소설 독자들에게 큰 만족과 기대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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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 자음과모음 | 2017-07-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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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 자음과모음 | 2017-07-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다양한 이야기 문법과 플롯을 활용한 폭넓은 스펙트럼과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는 강지영 소설가가 『굿바이 파라다이스』 이후 8년 만에 두번째 소설집을 출간했다. 『하품은 맛있다』 『프랑켄슈타인 가족』 『어두운 숲 속의 서커스』 『신문물검역소』 등의 장편소설에서 돋보였던 흡입력 강한 스토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편이 가지는 응집된 이야기의 밀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 소설집에서는 이 세계를 “근친상간, 살인, 유괴와 고문 등으로 점철된 지옥”으로 그려냈다면, 『개들이 식사할 시간』에서는 일상을 균열시키는 치명적인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아홉 편의 이야기를 통해 “완전히 복구될 수도, 애도될 수도 없는” 암울한 세계를 ‘공포스럽고’ ‘충격적인’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누설할 수 없는 비밀과 험담이 일렁이는
비정한 세계를 관통하는 서늘한 상상력
『개들이 식사할 시간』의 단편들은 비밀스러우면서 충격적인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 표제작 「개들이 식사할 시간」에서도 주인공 ‘나’(이강형)는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부고에 석연치 않음을 느끼고 고향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어린 시절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마을의 잠재적 범죄자, 타자, 불가촉천민이 된 ‘장갑 아저씨’(이창갑)가 오랫동안 어머니의 동거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장갑 아저씨’가 기르는 개에게 목덜미가 물리는 끔찍한 보복을 당하면서 ‘나’가 깨닫게 된 것은 자신을 포함한 마을 사람들 전체의 비정함이다.
“하고많은 개들 중에 왜 이놈만 살아남았는지 알아요? 이놈은 지가 개새끼인 걸 너무 잘 알아요. 사람 새끼인 척 아양 떨면서 손바닥 핥는 다른 놈들하곤 질적으로 다르더라니까요. 곧 죽게 생긴 놈이 배고프다고 지 마누라 노릇하던 암컷도 잡아먹은 놈이에요. 개가 개같이 굴어야지 정승처럼 굴면 그것도 참 숭해요. 난 그래서 이놈이 좋아요.” (「개들이 식사할 시간」, 40쪽)
이러한 비밀은 「스틸레토」에도 잠복되어 있다. 이 작품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해파리처럼 소멸과 재생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혜림’과 해파리가 재생할 수 있도록 돕는 바위 역할을 하는 ‘나’가 등장한다. “영원히 죽지 않는 해파리한테 가장 소중한 건 뭐라고 생각해? 먹이나 애인? 동료나 가족? 어쩌면 필요할 때 달라붙을 수 있는 바위가 아닐까.”(123쪽) 하지만 「스틸레토」는 영원히 죽지 않는 이종의 생명체인 ‘혜림’에 관한 비밀과 그녀를 자신의 아들에게 양도하지 않기 위해 끔찍한 살해 계획까지 세우는 ‘나’의 이야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는 않다. 결코 누설할 수 없는 비밀에는 ‘혜림’을 이용해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추악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해파리가 끝없이 재생하는 데 가장 필요한 건 바위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의 연막 아래에서 먹이를 구하는 물고기들. 대를 이어 아주 천천히 해파리 독에 면역을 쌓아온 어떤 이들. 그들의 생존욕구가 해파리의 재생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스틸레토」, 128쪽)
기대를 배반하는 충격적인 결말과
비밀 뒤에 감춰진 더 참혹한 진실……
이처럼 『개들이 식사할 시간』에서 강지영 소설가는 단편들마다 ‘비밀’을 깔아두어 서스펜스를 유발한다. 작가는 ‘비밀’을 밝히는 데 집중하는 듯 보이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철저히 독자의 기대를 배반함으로써 더 큰 충격과 놀라움을 준다. 「눈물」이라는 작품도 마찬가지다. 세번째 눈에서 눈물 대신 영롱한 보석이 떨어지는 소녀는 그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마을 전체의 생존을 책임지게 된다. 더 많은 눈물을 뽑아내기 위해 ‘매질을 당하고, 생니를 뽑히는’ 학대를 받으며 마을에서 철저하게 괴물로 취급받는다. 그리고 ‘소녀’는 외부에는 절대 알려져서는 안 되는 마을 전체의 ‘비밀’로 부쳐진다. 이러한 마을 사람들의 탐욕스러움은 외부에서 들어온 카메라 기자에 의해 들통이 나고, 그의 도움으로 소녀는 무사히 마을을 탈출하게 된다.
카탈로그 17페이지 속 세상도 한량골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거울에 비친 세번째 눈이 고통에 일그러진 소녀를 무심히 바라보며 의뭉스럽게 번들거렸다. (……) 면도기를 타일 바닥에 내려놓고 슬리퍼로 대가리 부분을 짓뭉갰다. 그러자 면도날을 감싼 가느다란 플라스틱 조각들이 깨져 나갔다. 소녀는 수돗물을 틀어 면도날을 헹궜다. 억세고 숱 많은 속눈썹 아래 크고 짙은 눈동자가 포위된 동물처럼 꿈틀거렸다. (「스틸레토」, 72쪽)
하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카메라 기자마저 소녀를 이용하기 위해 도시로 데려왔을 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소녀가 자신의 세번째 눈을 스스로 뽑아버리는 기대 이상의 충격을 준다. 그것은 단순히 결말에 등장하는 공포스럽고 충격적인 장면이 아닌, 비정한 인간의 모습과 암울한 세상에 대한 인식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개들이 식사할 시간』의 작품들이 서늘한 온도를 지닌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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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굿 이브닝, 펭귄
김학찬 | 다산책방 | 2017-05-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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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굿 이브닝, 펭귄
김학찬 | 다산책방 | 2017-05-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13년간 숨어 있던 그놈이 깨어났다!”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펭귄의 탄생과 성장
입시 경쟁, 학자금 대출, 최저시급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고개 숙인 청춘들의 성(性)스러운 자기고백
『풀빵이 어때서?』로 제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 “진중하면서도 균형 잡힌 문제의식으로 현실세계를 진단하고 이를 재기발랄한 이야기로 재창조해내는 귀한 재주를 가진 신예”라는 평을 받은 김학찬 작가의 장편소설 『굿 이브닝, 펭귄』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됐다. 남자의 성기에 ‘펭귄’이라는 캐릭터를 부여하는 기발한 발상, 발랄하고 위트 있는 문장과 함께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추억에 응답하다 보면, 묘하게도 오늘을 살고 있는 청춘들의 불안과 두려움, 고민들이 떠오르며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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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굿바이 소울
이주희 | 매직하우스 | 2018-04-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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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굿바이 소울
이주희 | 매직하우스 | 2018-04-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이 책은 죽은 자 해연과 살아 있는 자 정신과의 사랑 이야기이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설정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소설은 지난 10년 동안 물리학자와 생물학자 등 전 세계 과학자들을 갑론을박 논쟁하게 만든 로버트 린자 박사의 바이오센트리즘(Biocentrism;생물중심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로버트 란자 박사는 “시간은 우리가 주변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도구이며, 공간은 생명체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또 한 가지 도구”라고 말하면서 “시간과 공간은 허상”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시간과 공간이 없는 곳에서는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도 제기한다. 에너지 보존 법칙을 따를 때, 육체가 소멸하더라도 “우리의 존재를 이루는 핵심 에너지 또한 늘어나거나 줄지 않는” 다고 했다.
이 소설에서는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와 혼수상태에 잠들어 있는 여자가 만난다. 어떻게 그들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그들의 사랑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극히 지구적인 사고라고 작가는 말한다. 자연스럽게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우주적인 사고를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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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그녀를 찾습니다, 여름
나혁진 | 들녘 | 2017-01-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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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그녀를 찾습니다, 여름
나혁진 | 들녘 | 2017-01-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라이트노벨(라노베)과 본격 추리소설 사이 그 어딘가,
나혁진의 실험적… 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아서 하는 시도! 검증된 추리소설 마니아의 세 번째 장편!!! 국내 최대 추리소설 마니아들의 커뮤니티 ‘하우 미스터리’의 부운영자이자 코너스톤 판 《아르센 뤼팽 전집》을 감수한 추리소설 전문가 나혁진. 그가 세 번째 장편소설을 도서출판 들녘에서 출간한다. 이번 작품은 지능적인 갱스터들의 이야기를 다룬 첫 장편 『브라더』(영화화 진행 중)나 범죄자들이 모인 섬을 배경으로 한 『교도섬』과는 백팔십도 다른 분위기 속에 펼쳐진다. 성주대학교 동아리 ‘영계통신(靈界通信)’ 소속인 하기우는 이미 세상을 떠난 고등학교 시절의 여자친구, 지연의 영(靈)혼이라도 만나 소통(通)하고 싶다. 첫 번째 그녀인 지연, 두 번째 그녀인 소민의 이야기와 더불어 영계통신의 여름엠티가 밀실 살인사건의 현장인 산속의 별장, 이화장(梨花莊)에서 펼쳐진다. 추억 속의 각종 장르 코드 총집합!! 작가가 심취했던 서브컬처의 향기가 느껴진다! 플러스, 추리소설의 각종 트릭을 맛보는 선물세트 같은 소설! 사립 호수고등학교 2학년 하기우는 어느 날 학교에 유령처럼 떠도는 진짜 유령에 대한 소문을 듣는다. ‘마리’와 ‘루이’라는 별명이 붙은 젊은 남녀 유령이 바로 옆인 6반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우는 친구 홍석찬의 협박에 못 이겨 유령이 나타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방과 후, 함께 교실에 잠복한다. 유령이 나타난다고 했던 시간, 기우와 석찬은 동시에 소문으로만 듣던 상황을 포착한다. 그리고 날이 밝았을 때, 기절했다 눈을 뜬 기우가 아침햇살 속에서 본 것은…… ‘벚꽃의 요정’이었다. 마리와 루이의 비밀과 벚꽃의 요정을 뒤로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교에 진학한 기우는 ‘영계통신(靈界通信)’이라는 동아리를 만든다. 동아리를 만든 목적은, 영혼의 세계와 통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 기우는 고등학교 시절의 첫사랑 ‘그녀’를 영혼의 모습으로라도 만나고 싶다. 여름이 오고, 영계통신 멤버들은 물주(物主) 김원의 별장이 있는 삼정산으로 떠난다. 이 산속,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이화장(梨花莊)에서는 몇 십 년 전, “영혼의 소행이 아니고서는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한 살인사건”이 일어나 두 명이나 죽었다고 한다. 영혼의 비밀의 밝히려는 영계통신의 여름엠티 장소로 적격인 셈! 영계통신 멤버들은 외인(外人)을 들이지 않으려는 집사 구자용을 설득해 나이 든 집사과 여주인 이화, 단 둘만이 속세에서 숨어 살 듯 지내고 있는 이화장에서 이틀 밤을 보내게 된다. 영계(靈界)와 통신(通信)하려는 기우의 노력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그리고 영계통신의 여름엠티 장소인 삼정산 깊은 산속의 외딴 별장, 이화장에서 일어난 ‘밀실 살인사건’의 해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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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프랑수아 를로르 | 마시멜로 | 2018-10-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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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프랑수아 를로르 | 마시멜로 | 2018-10-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세계 30여 개국, 500만 독자를 행복으로 안내한 여행자 꾸뻬 씨!
최신작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세계 최초 번역본 출간!
14년 만에 돌아온 파리의 정신과 의사 꾸뻬 씨,
다시 떠난 행복 여행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행복하다는 건 때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안경을 낄 줄 아는 것이다!”
파리의 정신과 의사 꾸뻬 씨가 인생의 궁극적인 과정이자 목표인 ‘행복’으로 다시 돌아갔다. 새로운 여행을 통해 꾸뻬 씨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번 여행에서 꾸뻬 씨는 누구나 경우에 따라 다소 잿빛이거나, 다소 핑크색을 띄는 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야 함을 느낀다. 보이지 않으면서 그때그때 달라지는 이 안경이, 세상과 우리 자신을 보는 방식을 결정하고 우리의 감정과 행동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안경’을 쓰고 삶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 어쩌면 현실은 아무 색깔 없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며, 평안과 행복을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지각과 관념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스스로 행복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진리를 전한다. 다양한 일상 에피소드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꾸뻬 씨는 늘 그랬듯 자기 자신과 타인 모두의 삶과 행복을 돌아보는 치유의 여행을 마친다.
“오늘 당신이 선택한 안경은 무슨 색인가요?”
일상과 인생을 더 다채롭게, 더 행복하게 만드는 건 우리의 시선이다!
프랑스 파리의 정신과 의사 꾸뻬 씨가 여행과 만남을 통해 삶의 다양한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담아낸 《꾸뻬 씨의 행복 여행》《꾸뻬 씨의 인생 여행》《꾸뻬 씨의 사랑 여행》은 전 세계 약 30여 개국에 출간되어 500만 부 가량 판매된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실제 정신과 의사 출신인 작가 프랑수아 를로르는 임상에서 겪은 환자들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과 사랑, 행복 등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천착해왔다.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에서 그는 다시, 인생의 궁극적인 과정이자 목표인 ‘행복’이라는 주제로 돌아온다. 가장 큰 인기를 누린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은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을 치료하던 정신과 의사가 행복의 참된 의미를 찾아 여행을 떠나 스스로를 이해하고 스스로와 화해하며 외부 세계와 올바르게 소통할 때 참된 행복이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면, 이번에는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따라 삶이 더 다양해지며 더 다채로운 행복으로 가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행복과 불행이란 그 자체로 존재하거나 우리에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떤 ‘안경’을 쓰고 바라보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된다는 것이다.
다시 여행을 떠난 꾸뻬 씨,
‘행복 여행’을 통해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부인인 클라라가 일 때문에 미국에 지내게 된 뒤 여전히 파리에 남아 일하던 꾸뻬 씨는, 클라라가 두 사람의 관계보다 일을 더 중시하는 느낌을 받으며 고민에 휩싸인다. 그는 인생에서 이렇게 큰 고민이 생길 때마다 늘 세 친구를 찾아가곤 했다. 오지에서 봉사 중인 의사 장-미셸, 늘 변화무쌍하게 지내는 유머감각 탁월한 낙천가 에두아르, 심리학 교수이자 젊은 날 꾸뻬 씨의 연인이었던 아녜스가 그들이다. 장-미셸은 의과대학에서 그와 함께 공부한 뒤 인도주의적 의료 활동을 위해 오지로 떠났다. 능력과 외모 모두 출중한 장-미셸은 편안한 삶이 아니라 언제나 분쟁과 고통이 가득한 지역에서, 자신을 진정 필요로 하는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에두아르는 초등학교 때부터 꾸뻬 씨와 친구 사이. 은행가, 불교 수도승, 한량, 인도주의 활동가 등, 늘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온 그는 여전히 긍정적이며 유머감각이 탁월하다. 그리고 젊은 날 애인 사이였던 아녜스와 꾸뻬 씨는 꾸준히 연락을 취하며 서로 근황을 알리는 사이다. 그녀는 미국 명문대학의 심리학 교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이번에도 꾸뻬 씨는 다양한 사람들과 우연히 만나 그들의 삶에 개입하며 그들의 마음속으로도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방송국에서 만난 젊고 발랄하며 예쁜 기자 제랄딘은 태어날 때부터 ‘핑크색 안경’을 낀 듯 자신만만하고 유쾌한 사람이다. 그러나 실은 조울증이 있고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설상가상으로 아티스트인 애인에게 결별을 통보받고 멘탈이 무너져 내린 상태이다. 내전이 끊이지 않는, 동남아의 작은 부족 출신인 키와는 꾸뻬 씨의 의사 친구 장-미셸과 함께 일하는 간호사로, 꽃이 피어나는 듯한 미소를 지닌 젊은 여성이다. 그러나 역시 사랑하는 이와의 결혼을 부모가 반대하고 있으며 끊임없는 내란과 죽음의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휴양지에서 우연히 만난 러시아 마피아 보리야는 가정에서의 역할 때문에 고민이 많다. 불교 승려에서 이제는 돼지를 이용한 신사업을 구상하며 연구 중인 에두아르는 여전히 낙관적인 자세로 일하고 살아가며, 아름다운 미녀와 밤을 만끽한다. 명문대학 출신의 분자생물학 박사인 나테이마는 위풍당당하고 멋진 여성이지만 성공 강박증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좌충우돌하는 사건을 겪는 와중에도 꾸뻬 씨의 머릿속에는 아내 클라라와의 사랑을 어떻게 되돌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가득하다. 서로 늘 티격태격하면서도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 아녜스 부부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꾸뻬 씨는 비로소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깨닫는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핑크색이 아니라 부정적인 회색 안경을 쓰고 삶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유쾌하고 재미난 소설의 형식을 빌린,
행복에 대한 진지한 심리 치료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만나 그들의 삶에 함께하면서, 꾸뻬 씨는 때론 찰나의 유혹에 흔들리기도 하고, 때론 목숨이 오가는 다양한 사건을 겪는다. 또한 다른 이들의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하면서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행복을 누리다가 갑작스럽게 죽은 에두아르의 장례식에서 꾸뻬 씨는 드디어, 진실로 사랑하면서도 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위태로운 관계에 서 있던 아내 클라라와 조우해 화해를 나눈다. 그렇게 꾸뻬 씨는 늘 그랬듯 자기 자신과 그들 모두의 삶과 행복을 돌아보는 치유의 여행을 마친다.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따라 삶이 더 다양해지며 더 다채로운 행복으로 가득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그렇게 완성된다.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은 프랑수아 를로르의 다른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소설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실은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심리치료와 치유 과정을 소개하는 독창적인 책이다. 심리치료를 딱딱한 학구적인 차원이 아니라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그러나 우리 주위에서도 분명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친근한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어 재미와 의미를 모두 놓치지 않는다. 정신과 의사인 꾸뻬 씨 본인 또한 진료실을 벗어난 현실에서는 자주 실수하고, 착각하고, 오해하고, 소심하게 고민하고,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약점 많은 인물이다. 대화와 공감을 통한 치유 과정이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 모두에게 적용되며 동시대의 고민을 함께 공유한다는 입체적인 관점은,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매우 현실 감각이 뛰어난 이 책의 장점을 드러내고 있다.
인생의 과정이자 목표인 ‘행복’이라는 테마로 다시 돌아간 꾸뻬 씨는 늘 그러했듯 유머와 일상에서 끌어올린 지혜를 누구보다 따뜻하고 쉽게 전달한다. 어쩌면 현실은 아무 색깔 없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며, 평안과 행복을 위해서는 우리가 스스로 자신의 지각과 관념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스스로 행복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진리가 그것이다. 행복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안경’을 쓰고 우리가 삶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행복에 대한 강박이나 비관을 떠나, 우리 스스로 행복을 찾고 정의 내릴 수 있다는 꾸뻬 씨의 메시지는 마음 둘 곳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따뜻한 희망을 안길 것이다.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이 전하는, 행복에 대한 14가지 깨달음
깨달음 #1 자신의 허물과 약점을 돋보기안경을 끼고 들여다보지 말라.
깨달음 #2 당신의 성공과 장점을 망원경을 거꾸로 들고 보듯 과소평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라.
깨달음 #3 누군가에게 화를 내기 전에, 그 사람의 안경을 끼고 그 사람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라.
깨달음 #4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상황을 바라보면서 당신이 가진 모든 가능성을 타진하라.
깨달음 #5 가끔씩 당신의 현재를 과거와 비교해보라.
깨달음 #6 힘겨울 때면,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보라.
깨달음 #7 당신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슬픈 일은 너무 오랫동안 생각하지 말라.
깨달음 #8 당신의 안경에서 당신이 사람들에게 달아놓은 꼬리표를 떼어내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
당신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깨달음 #9 대비하지 말라. 모든 것은 완전히 검거나 완전히 희지 않다.
깨달음 #10 그 순간의 감정 상태를 확인하라. 안경에 감정이라는 김이 너무 많이 서리도록 하지 말라.
깨달음 #11 Z선 안경을 벗어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추측하기보다 차라리 직접 가서 물어보라.
깨달음 #12 현재를 일어날 법한 미래와 비교하라.
깨달음 #13 삶의 비극적인 면모를 잊지 말라. 그렇다고 해서 끊임없이 그것만 바라보지는 말라.
깨달음 #14 가끔씩 당신의 삶을 유머와 함께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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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꿈에서 만나요
무라카미 하루키, 이토이 시게사토 | 세시 | 2017-07-1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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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꿈에서 만나요
무라카미 하루키, 이토이 시게사토 | 세시 | 2017-07-1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기발한 발상과 통쾌한 은유, 소설 읽기의 최고봉!!
영혼의 만남, 꿈의 대화 신비로운 소설!! 이 책은 〈상실의 시대〉 〈태엽감는 새〉 〈댄스 댄스 댄스〉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썼으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로로 오르고 있는 세계적인 무라카미 하루키와 인터넷 신문 〈이토이 신문〉을 개설 운영하여 하루 접속자 수가 무렵 50만이나 되는 문학평론가 이토이 시게사토가 공동으로 기획, 집필한 작품이다. 두 사람은 서로 대화하듯 영어 알파벳의 A에서 Z까지의 단어 중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그리고 가장 감명 깊었던 단어들을 나열한 후 거기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쓰고 있다. 짧게는 한 페이지 분량도 채우지 못할 만큼 짧은 글들이어서 빠른 스피드감과 날카로운 풍자와 위트를 느낄 수 있다. 영어로 된 말들이 범람하고 있는 현재, 이 세상에는 스스로 굴러가는 거대한 지하발전소가 있다. 그 가운데에서 이 책은 완성되었고 햇빛을 보게 된다. 하이힐을 신은 코끼리가 지하철을 타고, 알레르기 때문에 사랑을 할 수 없는 남자도 있고, 거대 원숭이가 출현하고, 바다거북과 트럼프 놀이를 하고, 도넛이 사랑을 나누고, 강치가 축제를 열기도 한다. 독특한 사람들이 독특한 장소에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설정에 빠져들기도 한다. 짧지만 풍부한 메시를 담고 있는 하나하나의 글들은 모두 독립된 별개의 작품처럼 보이지만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그 모두가 보이지 않는 하나의 끈으로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신비로운 소설이다. 말하자면 책에 쓰여진 언어 이상의 무엇인가를 즉, 언어의 여백에 의해 그 어떤 종류의 보편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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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낙원의 샘
아서 C. 클라크 | 아작 | 2017-12-0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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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낙원의 샘
아서 C. 클라크 | 아작 | 2017-12-0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충분히 많은 사람이 믿으면, 전설은 진실이 된다.”
우주를 향한 거대한 계단, 3만6천 킬로미터 높이의 궤도탑을 건설하라!
지구와 정지궤도를 잇는 우주 엘리베이터 건축 프로젝트!
SF 그랜드마스터 아서 C. 클라크의 후기 대표작!
이미 70년 전 정지궤도와 인공위성을 예측했던 작가가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개념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고전 중의 고전.
22세기 중반을 넘어선 지구,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통한 우주 개발은 한계에 다다른다. 러시아 공학자 유리 아르추타노프의 아이디어에서 비롯한 우주엘리베이터를 건설하려는 지구 최고의 건축공학자. 그런데 우주엘리베이터가 들어설 수 있는 유일한 위치에는 3천 년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사원이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라마와의 랑데부》에 이어 작가에게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안기며
아서 C. 클라크 시대를 이어간 걸작,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SF 작가이자 전문번역가 고호관의 번역으로, 20년 만의 한국어판 전격 복간!
우주를 향한 거대한 계단
22세기 중반을 넘어선 지구,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통한 우주 개발은 한계에 다다른다. 지구와 정지궤도 사이에 3만6천 킬로미터 높이의 궤도탑, 우주엘리베이터를 건설하려는 지구 최고의 건축공학자 바니바 모건 박사. 모건은 이미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역사적인 다리 지브롤터교를 건설한 바 있다. 그런데 우주엘리베이터가 들어설 수 있는 유일한 위치에는 3천 년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사원이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이미 오래전 러시아 공학자 유리 아르추타노프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는 미래의 건축가가 넘어야 할 산은 비단 승려들뿐만이 아니다. 과연 모건은 인류 최초로 우주를 향해 가는 계단을 건설할 수 있을까.
2천 년 전에서 날아온 황금나비의 전설
작품은 그저 우주엘리베이터 건설이라는 과제 실현에 그치지 않고, 배경을 훌쩍 2천 년 전의 전설로 넘어간다. 전설 속 저주받은 왕 칼리다사는 제 아비를 죽이고 왕좌에 올라, 근접할 수 없는 바위 요새 궁전을 건설하며 자신만의 영원한 낙원을 꿈꾼다. 하지만 그 모든 왕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숙적이 있었으니 바로 맞은 편 스리칸다 산에 자리잡고 왕들의 운명을 주무르는 마하나야 테로 주지 승려. 대를 이은 그 이름으로 상징되는 종교의 힘은 여전히 정치와 함께 과학의 발전을 짓누르는데….
외계우주선과 인류의 만남
그리고 훌쩍, 외계의 우주정찰선이 당도한다. 전작 《라마와의 랑데부》를 연상케 하는 돌연한 등장이지만, 이번 우주선은 500킬로가 넘는 훨씬 거대한 크기이다. 인류에게 무관심했던 라마와 달리 이번 우주선은 인류의 언어를 배워 “내가 왔다”고 알리며 시시각각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지구는 새로운 문명 앞에 속절 없이 나약하다. 과연 외계문명과의 첫 만남에서 인류는 어떤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까.
“정치와 종교는 시대에 뒤떨어졌다.
과학과 정신의 시대가 왔다.“
신화와 전설, 그리고 과학이 문학에서 만나다!
《라마와의 랑데부》에 이어 작가에게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안기며
아서 C. 클라크 시대를 이어간 걸작 20년 만의 한국어판 전격 복간!
SF 그랜드마스터 아서 C. 클라크의 후기 대표작!
이미 70년 전 정지궤도와 인공위성을 예측했던 작가가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개념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고전 중의 고전.
★★★★★ 1980년 휴고상 수상
★★★★★ 1980년 네뷸러상 수상
★★★★ 1980년 영국SF협회상 최종 노미네이트
★★★★ 1980년 로커스상 최종 노미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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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다섯 번째 증인
마이클 코넬리 | RHK | 2017-07-3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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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다섯 번째 증인
마이클 코넬리 | RHK | 2017-07-3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40개국 1억 독자들이 열광한 고품격 법정 스릴러!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마이클 코넬리의 화제의 신작! “법을 이용할 줄 아는 속물 변호사 미키 할러,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법정 앞에 서다!” 전 세계 40개국 1억 독자들이 열광하는 인기 베스트셀러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NO.1 고품격 법정 스릴러 하퍼 리 문학상 법정 소설 부문 수상작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재미와 현실적이고 진지한 사회범죄에 대한 내용으로 에드거 상, 앤서니 상, 매커비티 상, 셰이머스 상, 딜리스 상, 배리 상을 비롯하여 말테스 팔콘 상(일본), 38 칼리베르 상(프랑스), 그랑프리 상(프랑스), 프리미오 반카렐라 상(이탈리아) 등 세계 유수의 15대 추리문학상을 석권한 작가 마이클 코넬리는 ‘코넬리는 진리다!’라는 수식어와 함께 명실 공히 세계적인 크라임 스릴러계의 그랜드마스터로 자리매김한 거장이다. 지난 20여 년간 개성 넘치는 캐릭터, 반전과 트릭이 살아 숨쉬는 구성, 놀라운 몰입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야기로 신간을 발표할 때마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및 판매 최상위권을 유지해온 그의 작품들은 2008년 첫 법정 스릴러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필두로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에서 국내에 순차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다섯 번째 증인(The Fifth Witness)》은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23번째 장편소설이자,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미키 할러의 네 번째 이야기다. 정의를 수호하는 어둠의 캐릭터 해리 보슈와 대척점에 있는, 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속물 변호사 미키 할러를 주인공으로 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출간 당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기존의 전형적인 인물 패턴에 식상해하는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쾌감과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면서, 죄질에 관계없이 자신의 이익과 돈을 위해 의뢰인을 변호하지만 윤리적 딜레마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이고 다층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독창적인 캐릭터와 법정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을 함께 갖춘 이 작품은 2011년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는데, 작품 속 미키 할러와 100퍼센트 싱크로율을 보인다며 열광적인 지지를 얻은 매튜 매커너히가 주연을 맡아 비평가와 관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이후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는 《탄환의 심판》, 《파기환송》으로 이어지며 법정 스릴러의 제왕 존 그리샴을 뛰어넘는 화려한 법정 쇼와 지적 공방, 충격적인 사건과 그 진실을 밝히는 극적 구성으로 또 다른 고품격 법정 스릴러의 세계를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법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도 마다않는 속물 변호사 미키 할러의 최고의 변론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 이후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미키 할러는 어려운 시기를 겪게 된다. 범죄가 줄어들진 않았지만 수임료를 지불할 수 있는 의뢰인이 사라지면서 로스앤젤레스에서 형사소송 변호 분야는 사실상 폐업 상태에 이르게 된 것. 딸이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어 돈 나갈 곳은 많고 잠자코 앉아 있을 수만은 없던 미키 할러는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을 시작한다. 바로 담보대출 관련 민사소송 변호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형사소송 변호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고 생각하던 그때, 그의 의뢰인이 자신의 집을 압류하려 한 은행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고, 미키 할러는 다시 한 번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형사소송 변호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나는 새로운 분야의 일을 시작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거나 이용당한 의뢰인을 찾고 있었다. 너무나 순진해서 자기 권리나 선택안을 모르는 사람들을 찾고 있었다. 사회적 약자들을 찾고 있었고, 리사가 그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자격조건에 의심의 여지 없이 딱 들어맞았다. ―본문 중에서 가정파탄과 실직, 주택 압류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집을 잃을 위기에 처한 리사 트래멀은 은행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준비하며 1인 시위, 언론 플레이 등 은행의 부당한 처사를 알리고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사회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화가 되기 마련! 법원으로부터 은행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데 이어, 이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여러 가지 결정적인 증거들이 의뢰인 리사 트래멀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고 미키 할러 또한 언제나처럼 그녀가 범인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지만, 조사 결과 피살된 은행가는 부정 거래와 관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뒤이어 미키 할러가 어느 날 밤 조직폭력배 두 명에게 죽지 않을 정도로 폭행당하자, 그는 자신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주변의 위험이 점점 커져갈수록 변호사 미키 할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최고의 변론을 구축해 나가는데……. 이렇게 초기 단계부터 나를 제약할 정보를 모아들이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했다. 모순적인 상황이라는 것은 알았다. 내 임무는 가능한 한 많은 진실을 알아내는 것이지만 당분간은 알고 싶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때로는 아는 것이 우리를 제약한다. 모르는 것이 변론을 만들어내는 데 더 많은 자유를 준다. ―본문 중에서 “단언컨대, 코넬리는 진리다!” 희대의 이야기꾼 마이클 코넬리가 선보이는 또 한 편의 범죄 미스터리 걸작! 이 책의 제목 ‘다섯 번째 증인(The Fifth Witness)’은 문자 그대로 변호사 측이 다섯 번째로 신청하는 증인을 뜻하는 동시에, 미국의 헌법 수정 제5조(자기에게 불리한 증언의 거부, 자유?재산권의 보장 등이 규정된 미국의 헌법 조항)와 관련 있는 증인을 일컫는 중의적인 표현이다. 언제나 그렇듯 사건은 쉽게 흘러가지 않고, 이런 상황에서 ‘법을 이용할 줄 아는 변호사’ 미키 할러는 배심원들에게 합리적 의심을 심어 무죄 평결을 얻어내려는 전략을 짜나간다. 재판 과정 내내 DNA를 쇼윈도의 장식품으로 만들어버리고 퍼즐 조각 하나하나에 작은 의심의 씨앗을 심는 등으로 검찰 측에 맞서는 미키 할러의 변호 계략은 서서히 지적 쾌감을 자아내다가 경이로운 감탄의 절정으로 치닫는다. “됐어요. 중요한 거 아니에요. 내 말은 뭐냐 하면, 그게 긴 곡이라는 거예요, 한 15분 정도 될까. 처음에는 두세 개의 악기를 가지고 조용히 느리게 시작하죠. 그러다가 점차 가속도가 붙고 고조되고 또 고조되다가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가 한데 어울려 절정에 달한 후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겁니다. 그와 동시에 모든 관객들의 감정도 하나로 어우러져 절정으로 치닫게 되죠. 클래식 음악 애호가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 음악을 보고 듣고 있으면 너무나 경이로운 마음이 되죠.” ―본문 중에서 무조건 수임료를 많이 내는 의뢰인을 우선시하는 변호사, 법정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변호사, 의뢰인이 무고한지 아닌지 관심조차 갖기 않는 속물 변호사 미키 할러가 전작 《파기환송》에서 해리 보슈와 검찰 측 대리인으로 사건을 진행한 이후 겪는 심리적 변화도 주요 볼거리다. 차석 검사로 활약했던 전 부인 매기 맥퍼슨과의 급격한 관계 변화, 소환장을 거부하기 위해 자취를 감춘 거대기업의 대표를 상대로 한 기발한 작전 계획, 미키 할러를 배우 매튜 맥커너히와 견주며 너스레 떠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형사 해리 보슈의 깜짝 출연과 생각지도 못할 의외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이번 작품은 미키 할러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 절정에 이른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으로, 팬덤층으로부터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상승시킨 걸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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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둠즈데이북 1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8-03-0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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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둠즈데이북 1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8-03-0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여성은 시간 여행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옥스퍼드 역사학도 키브린이 펼치는 파란만장한 중세 체험기.
원인 불명의 질병과 싸우는 인간 군상의 파노라마.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 2054년, 옥스퍼드의 역사학도 키브린이 14세기 중세로 홀로 역사 연구를 떠난다. 지도 교수 던워디는 위험등급 10의 중세로, 특히 “어린 여학생 혼자”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을 극구 반대하지만, 총명하고 씩씩한 수제자 키브린은 뜻을 굽히지 않는다. 그런데 키브린이 시간 여행을 떠나자마자 ‘강하’를 담당한 기술자가 “뭔가 잘못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갑자기 쓰러지고, 키브린 역시 중세에 도착하자마자 원인 모를 고열로 정신을 잃고 마는데….
“우리가 불안해하는 일은 단 하나도 일어나지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겠지.”
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첫 장편 소설. 발표 즉시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휩쓸었고, 독일과 스페인의 SF 문학상까지 받은 글로벌 베스트셀러. 아마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SF와 판타지 100선〉 선정.
철저한 연구와 뛰어난 글 솜씨, 잘 연마된 본능이 조합되어
평범한 SF가 다루는 영역을 훌쩍 뛰어넘었다.
- 〈커커스 리뷰〉
고통과 희망을 함께 아우르는 놀랄 만한 작품.
최고의 SF 작가가 쓴 최고의 작품.
- 〈덴버 포스트〉
영국 비밀정보부 ‘서커스’ 국장과 옥스퍼드 역사학부 ‘던워디’ 교수의 공통점
존 르 카레에게 조지 스마일리가 있다면 코니 윌리스에게는 제임스 던워디가 있습니다. 키가 크고 성마른 느낌이 드는 초로의 남자입니다. 안경을 쓰고 있고요. 냉정해 보이지만 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고 보니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의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 나온 버전의 조지 스마일리와 닮았네요(오히려 소설의 스마일리와 게리 올드만은 하나도 닮은 데가 없죠). 던워디는 21세기 중반의 옥스퍼드 대학 역사학과 교수입니다. 역사학자들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수없이 기획하고 감독했지요.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는 모두 이 사람이 등장합니다.
던워디가 하는 일도 스마일리와 비슷합니다. 던워디는 직접 현장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대개는 현장에 투입될 요원들을 감독하고 작전을 기획합니다. 시간 여행 중인 역사학자들은 사보타주를 할 수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스파이와 비슷합니다(정해진 역사의 흐름을 방해하려는 행위는 인과율을 거스르는 일로써 실행될 수 없습니다). 과거로 간 역사학자들은 자신이 정말로 어디에서 왔는지,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서는 안 됩니다. 역사학자들은 자신이 투입될 시공간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위장합니다. 역사학자들의 주요 업무는 정보 수집입니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섞여 들어가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죠.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일들은 아닙니다. 성당을 복원하려는데 어떤 물건은 자료가 유실되어서 생김새를 알 수 없으니 직접 과거로 가서 보고 오라는 식이죠. 그래서 시간 여행은 냉전 시대 스파이들의 삶과는 달리 대개 별일 없이 진행됩니다. 냉전도, 철의 장벽도, 숙명적인 적도 없습니다. 옥스퍼드는 ‘서커스’가 아니죠. 애초에 목숨을 거는 작전 같은 건 기획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현장에 투입된 요원들만 주의하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파이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는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으면 됩니다. 사람이나 건물, 그리고 고양이 같은 것들을요.
던워디 교수의 비밀스러운 마음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첫 작품인 단편 〈화재감시원〉의 주인공, 옥스퍼드의 역사학부 학생 바솔로뮤는 그런 면에서 시간 여행에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바솔로뮤는 심드렁합니다. 시간 여행에 대해 큰 열망을 가진 인물은 아니었죠. 역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졸업을 위해 경험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중의 런던으로 투입된 바솔로뮤는 성 폴 대성당을 사랑하게 되었죠. 바솔로뮤는 이 성당이 독일군의 폭격으로부터 살아남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개입할 필요가 없었죠. 그렇지만 바솔로뮤는 최선을 다해 성당을 폭격으로부터 지키고자 애씁니다. 던워디 교수는 바솔로뮤에게 너무 애쓰지 말라고 하죠. 어차피 시간 여행자들은 역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요. 역사는 정해져 있고 시간 여행자들은 관찰 이외의 일을 했을 때는 오히려 사고만 일으킨다고요. 바솔로뮤는 던워디에게 항변합니다. 세상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요. 사람의 마음은 수치와 자료만으로 좌우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그 결과와 성패를 미리 알고서도 어떤 일을 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고요. 던워디가 이 항변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코니 윌리스의 팬이라면 이 사람이 좀 신경이 쓰일 겁니다. 코니 윌리스는 캐릭터의 선악을 확연히 구분하고 악역의 경우 인정사정없이 꽉 막힌 인간들을 만들어 냅니다만, 던워디는 이상하게 예외적인 캐릭터죠. 던워디는 좋은 사람 같지만 이상하게 냉소적이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 사람한테는 뭔가 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알고 보니 정말로 그랬습니다. 〈화재감시원〉에서 아주 짧게 언급되고 지나가는 사건, 키브린이라는 학생이 중세에 갔다가 무시무시한 고생을 했던 사건이 던워디의 세계관을 바꾸었으니까요.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자 시리즈에서 가장 긴 소설인 《둠즈데이북》은 시리즈 내에서 시간상으로는 가장 먼저 있었던 일입니다. 프리퀄이죠. 키브린이라는 학생이 중세에 갔다가 무시무시한 고생을 했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열성적인 학생은 최고로 위험한 시대로 꼽히는 중세로 가겠다고 우깁니다. 던워디는 그 고집을 꺾지 못했죠. 그리고 이런저런 불운이 겹친 끝에 사고가 납니다. 사고는 2054년에 있는 던워디의 세계와 1300년대로 투입된 키브린의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납니다. 두 시대의 옥스퍼드에서 모두 전염병이 발발하죠. 전 세계적인 전염병 대비 시스템이 갖춰진 시대와 민간요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런데 2054년과 1300년대로 나뉜 두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먼저 보호하려 한다는 거죠. 불가피하게 우선순위가 생겨납니다. 던워디의 경우에는 키브린입니다. 키브린은 던워디를 잘 따랐던 총명하고 열성적인 학생이었고, 던워디는 자신이 그런 학생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사실에 커다란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때 그걸 다시 검사했어야 했는데, 이걸 한 번 더 봤어야 했는데, 아니 애초에 중세에 가지 못하게 해야 했는데. 던워디는 키브린이 정확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어떻게 과거로부터 구해낼지 고민하느라 치명적인 인플루엔자가 퍼진 옥스퍼드를 정신없이 뛰어다닙니다.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사람을 추궁하고,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동료를 채근하기도 합니다. 던워디는 코니 윌리스의 세계에서 ‘선(善)’에 속하는 사람이죠. 던워디는 자신의 우선순위(키브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더 고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지요. 던워디는 자기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깨닫습니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마음이 원하는 일을 마지막까지 계속하는 것뿐이죠. 〈화재감시원〉에서 냉정해 보이던 던워디는 사실 마음이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지 알고 있었던 겁니다. 던워디가 냉정한 이유는 애초에 마음이 쓰일 일이 없도록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던워디는 착한 사람입니다. 아마 다시 사고가 발생한다면 던워디는 또 뛰어들 겁니다. 그러나 《둠즈데이북》을 통과한 던워디는 그 노력이 얼마나 커다란 희생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죠. 마음은 딱 소중한 만큼 위험합니다. 그리고 리더는 조직원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위험을 가능한 한 배제해야 하죠. 《둠즈데이북》은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에서 유독 특별한 캐릭터인 던워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독생자를 주셨나니
한편 중세에서 키브린이 겪은 일들은 〈화재감시원〉이 제시한 또 다른 주제를 확장합니다. 바로 정해진 운명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중세에 간 키브린은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좋은 사람들도 있고 나쁜 사람들도 있죠. 그리고 전염병이 사람의 선악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퍼집니다. 키브린은 착한 아이들과 선한 사람들이 살아남기를 바라지만, 운명은 키브린의 기원에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키브린은 인과율을 건드릴 수 없죠. 키브린이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과거의 역사 속에서 병으로 죽은 사람을 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어쩔 수가 없지요. 좋아하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어요. 키브린은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계와 운명에 대한 믿음을 잃어갑니다. 키브린은 깨닫지요. 역사는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요. 선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이들은 모두 타인을 위해 죽음을 불사했고, 스스로의 의무를 저버리고 비겁하게 도망친 이들은 살아남아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고요.
그렇다면 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 어느 시대보다도 신의 뜻을 좇아 살아가던 중세의 선한 사람들을 저버린 신은 어떤 가르침을 주려는 것일까요? 코니 윌리스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단편’ 중에는 아서 C. 클라크의 〈동방의 별〉이 있습니다. 이 단편은 질문으로 끝납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그 뜻을 헤아릴 수는 있을까? 바꾸어 말하면 이렇습니다. 만약 신이 인간의 사고방식을 초월한 존재라면(당연히 그렇겠지만), 신이 선한 의도로 내린 은총이 그걸 받아들이는 인간에게는 고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이해하지도 못할 신의 뜻을 받아들이기 위해 고통을 겪는 건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서 C. 클라크는 여기서 멈춥니다.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그 심리적 효용조차 줄어드는 신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으니까요. 클라크는 (종족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했고 구원의 가능성을 늘 탐색했지만, 신으로부터는 어떤 긍정적인 메시지도 끌어내지 않았습니다(광고: 《낙원의 샘》을 꼭 읽어보세요).
그런데 기독교 신앙을 소중히 여기는 코니 윌리스는 여기서 다시 출발합니다. 인간을 둘러싼 운명이 때로 잔혹한 건 사실이죠. 이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코니 윌리스는 인간 바깥이 아닌 내면을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소금처럼 존재하는 선한 이들은 어디서 온 걸까 하고요. 코니 윌리스는 심지어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신의 뜻을 이어가는 선한 인간들이야말로 신이 남긴 흔적이 아닐까 하고 묻는 듯합니다. 어쩌면 신은 이 세상을 만든 뒤에 다른 곳으로 떠나갔거나 무슨 사정이 생겨서 관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르죠. 아니면 그냥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태초에 신이 있었고 인간이 그를 본떠 만들어졌으므로, 그의 피조물 중 일부는 현재 부재중인 신의 선함을 기억하고 신이 행했을 법한 일들을 대신 해 내지요. 코니 윌리스는 (몇몇) 인간 스스로의 고결한 마음속에서 선한 신의 흔적을 찾습니다.
이렇게 보면 《둠즈데이북》은 코니 윌리스의 종교적 묵상 같습니다. 중세로 떨어져 지상의 운명과 홀로 싸우는 키브린은 작품 내에 등장하는 성경의 복음서(특히 〈마태오의 복음서〉)와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키브린은 하늘에서 내려온 독생자지요(여성이 주인공인 시간 여행물이 매우 드문 점과 더불어 복음서를 재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그런데 이 독생자가 중세라는 ‘지상’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모든 일을 금방 해결해줄 수 있는 학과장은 소설 내내 부재중입니다. 그리고 부재중인 학과장의 권력을 사용 중인 학과장 대리 길크리스트는 자신의 안위 말고는 관심이 없죠. 길크리스트는 심지어 키브린을 희생시켜서라도 학교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역시 복음서와 닮았죠. 다른 점이 있다면 기적의 유무입니다. 《둠즈데이북》은 복음서에서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권능을 뺀 다음 이 위기를 권능 없이 어떻게 헤쳐나갈 거냐고 묻는 듯합니다. 기적이 사라진 자리는 미약한 인간들이 그 몸과 마음을 바쳐 메꿉니다. 방파제를 쌓듯이요.
《둠즈데이북》이 코니 윌리스의 작품치고는 지나치게 무겁고 우울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지요. 그러나 〈화재감시원〉이 던졌던 질문을 복음의 형태로 재현했을 때, 수난극이 펼쳐지는 건 피할 수가 없습니다. 천사도 기적도 없이 운명의 화살을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이들은 더 많은 피를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절망의 끝까지 가야 하니까요. 신의 아들이었던 예수 그리스도조차 하느님을 향해 왜 자신을 버리셨냐고 묻게 할 정도로 깊은 절망이 수난극의 핵입니다. 그저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이 그 핵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무시무시한 슬픔과 상실을 겪는 수밖에 없습니다.
코니 윌리스는 갑자기 평소와 다른 작품을 쓴 게 아닙니다. 코니 윌리스는 자신이 〈화재감시원〉을 통해 던졌던 질문에 답하고자 했고, 그 질문은 숙명에 대응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것이었으니까요. 이는 코니 윌리스의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동네 주인공들은 다들 왜 이렇게 착한가?” 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세계에서 다른 이들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니 윌리스는 답합니다. 신이 자리를 비운 세계에서, 이기적이고 냉정하게 살아도 아무도 손가락질하지 않을 상황에서 스스로 피어난 선한 불꽃들이 방금 태어난 증거라고요. 이 불꽃들은 어둡기만 한 세계 속에서 홀로 창세기를 재현합니다. 텅 빈 우주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통해 태초의 말씀을 재현하는 것이죠. 이는 신과 닮은 피조물로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고결한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런 불꽃들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세상은 어두워야 하지요.
(또 광고: 얼마 전 출간된 코니 윌리스의 단편집 《고양이 발 살인사건》에 실린 〈동방박사들의 여정〉이 이 연장선에 있습니다. 꼭 함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그네스는 너무 귀여워
코니 윌리스는 1992년에 《둠즈데이북》을 쓴 뒤 아직까지 이만큼 무거운 소설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작가에게도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을 겁니다(코니 윌리스는 무고한 등장인물들을 괴롭히고 죽이는 이야기를 매우 싫어한다고 말했죠).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들은 약간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둠즈데이북》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입니다.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을 살핀다는 목적에 아무 관심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이 소설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보여 줍니다. 찰스 디킨스 풍이랄까요.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를 단순화하고 한두 가지 매력을 극대화시킵니다. 요즘 작가들은 잘 쓰지 않는 방식이죠. 등장인물들이 너무 전형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코니 윌리스는 거의 늘 이런 방식을 쓰고, 또 거의 늘 성공합니다. 만약 다른 작가가 복음서를 재구성한 소설을 쓴다면 유다 이스카리옷의 비중이 커지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런 사례들도 있었고요. 그러나 《둠즈데이북》에서 유다의 역을 맡은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 ‘복합적’인 캐릭터는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단히 어두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둠즈데이북》은 캐릭터들의 매력이 가득해서 계속 읽고 싶게 만듭니다. 중세의 생활상을 묘사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스토리 자체는 천천히 진행되지만(코니 윌리스는 자기가 꽂힌 것들을 끊임없이 작품 속에 집어넣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매력적인 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 생각이 없어져요. 중세로 간 키브린이 거기 살던 꼬맹이 아그네스와 함께 보내는 일상을 보면 뭐랄까, 중세판 〈초원의 집〉 같은 느낌도 들고요. 키브린은 아그네스와 그녀의 언니 로즈먼드를 너무 사랑하게 되죠. 키브린은 이 아이들을 두고 다시 현재로 돌아가는 걸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키브린은 모든 독자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겠죠. 거기에 자신도 포함돼 있다는 것도요. 잊지 못할 인물들을 마음에 남겨두는 것은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죠. 오늘 제가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어쩌면 이것만으로도 《둠즈데이북》을 읽을 이유는 충분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이제 책을 펼쳐 보시죠.
★★★★★ 1993년 휴고상 수상
★★★★★ 1993년 네뷸러상 수상
★★★★★ 1993년 로커스상 수상
★★★★★ 1994년 독일 쿠르드 라스비츠상 수상
★★★★★ 1995년 스페인 이그노투스상 수상
★★★★☆ 1992년 영국SF협회상 최종 노미네이트
★★★★☆ 1993년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노미네이트
★★★★☆ 1996년 프랑스 이마지네르상 최종 노미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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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둠즈데이북 2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8-03-0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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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둠즈데이북 2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8-03-0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여성은 시간 여행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옥스퍼드 역사학도 키브린이 펼치는 파란만장한 중세 체험기.
원인 불명의 질병과 싸우는 인간 군상의 파노라마.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 2054년, 옥스퍼드의 역사학도 키브린이 14세기 중세로 홀로 역사 연구를 떠난다. 지도 교수 던워디는 위험등급 10의 중세로, 특히 “어린 여학생 혼자”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을 극구 반대하지만, 총명하고 씩씩한 수제자 키브린은 뜻을 굽히지 않는다. 그런데 키브린이 시간 여행을 떠나자마자 ‘강하’를 담당한 기술자가 “뭔가 잘못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갑자기 쓰러지고, 키브린 역시 중세에 도착하자마자 원인 모를 고열로 정신을 잃고 마는데….
“우리가 불안해하는 일은 단 하나도 일어나지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겠지.”
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첫 장편 소설. 발표 즉시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휩쓸었고, 독일과 스페인의 SF 문학상까지 받은 글로벌 베스트셀러. 아마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SF와 판타지 100선〉 선정.
철저한 연구와 뛰어난 글 솜씨, 잘 연마된 본능이 조합되어
평범한 SF가 다루는 영역을 훌쩍 뛰어넘었다.
- 〈커커스 리뷰〉
고통과 희망을 함께 아우르는 놀랄 만한 작품.
최고의 SF 작가가 쓴 최고의 작품.
- 〈덴버 포스트〉
영국 비밀정보부 ‘서커스’ 국장과 옥스퍼드 역사학부 ‘던워디’ 교수의 공통점
존 르 카레에게 조지 스마일리가 있다면 코니 윌리스에게는 제임스 던워디가 있습니다. 키가 크고 성마른 느낌이 드는 초로의 남자입니다. 안경을 쓰고 있고요. 냉정해 보이지만 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고 보니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의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 나온 버전의 조지 스마일리와 닮았네요(오히려 소설의 스마일리와 게리 올드만은 하나도 닮은 데가 없죠). 던워디는 21세기 중반의 옥스퍼드 대학 역사학과 교수입니다. 역사학자들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수없이 기획하고 감독했지요.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는 모두 이 사람이 등장합니다.
던워디가 하는 일도 스마일리와 비슷합니다. 던워디는 직접 현장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대개는 현장에 투입될 요원들을 감독하고 작전을 기획합니다. 시간 여행 중인 역사학자들은 사보타주를 할 수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스파이와 비슷합니다(정해진 역사의 흐름을 방해하려는 행위는 인과율을 거스르는 일로써 실행될 수 없습니다). 과거로 간 역사학자들은 자신이 정말로 어디에서 왔는지,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서는 안 됩니다. 역사학자들은 자신이 투입될 시공간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위장합니다. 역사학자들의 주요 업무는 정보 수집입니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섞여 들어가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죠.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일들은 아닙니다. 성당을 복원하려는데 어떤 물건은 자료가 유실되어서 생김새를 알 수 없으니 직접 과거로 가서 보고 오라는 식이죠. 그래서 시간 여행은 냉전 시대 스파이들의 삶과는 달리 대개 별일 없이 진행됩니다. 냉전도, 철의 장벽도, 숙명적인 적도 없습니다. 옥스퍼드는 ‘서커스’가 아니죠. 애초에 목숨을 거는 작전 같은 건 기획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현장에 투입된 요원들만 주의하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파이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는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으면 됩니다. 사람이나 건물, 그리고 고양이 같은 것들을요.
던워디 교수의 비밀스러운 마음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첫 작품인 단편 〈화재감시원〉의 주인공, 옥스퍼드의 역사학부 학생 바솔로뮤는 그런 면에서 시간 여행에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바솔로뮤는 심드렁합니다. 시간 여행에 대해 큰 열망을 가진 인물은 아니었죠. 역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졸업을 위해 경험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중의 런던으로 투입된 바솔로뮤는 성 폴 대성당을 사랑하게 되었죠. 바솔로뮤는 이 성당이 독일군의 폭격으로부터 살아남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개입할 필요가 없었죠. 그렇지만 바솔로뮤는 최선을 다해 성당을 폭격으로부터 지키고자 애씁니다. 던워디 교수는 바솔로뮤에게 너무 애쓰지 말라고 하죠. 어차피 시간 여행자들은 역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요. 역사는 정해져 있고 시간 여행자들은 관찰 이외의 일을 했을 때는 오히려 사고만 일으킨다고요. 바솔로뮤는 던워디에게 항변합니다. 세상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요. 사람의 마음은 수치와 자료만으로 좌우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그 결과와 성패를 미리 알고서도 어떤 일을 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고요. 던워디가 이 항변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코니 윌리스의 팬이라면 이 사람이 좀 신경이 쓰일 겁니다. 코니 윌리스는 캐릭터의 선악을 확연히 구분하고 악역의 경우 인정사정없이 꽉 막힌 인간들을 만들어 냅니다만, 던워디는 이상하게 예외적인 캐릭터죠. 던워디는 좋은 사람 같지만 이상하게 냉소적이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 사람한테는 뭔가 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알고 보니 정말로 그랬습니다. 〈화재감시원〉에서 아주 짧게 언급되고 지나가는 사건, 키브린이라는 학생이 중세에 갔다가 무시무시한 고생을 했던 사건이 던워디의 세계관을 바꾸었으니까요.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자 시리즈에서 가장 긴 소설인 《둠즈데이북》은 시리즈 내에서 시간상으로는 가장 먼저 있었던 일입니다. 프리퀄이죠. 키브린이라는 학생이 중세에 갔다가 무시무시한 고생을 했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열성적인 학생은 최고로 위험한 시대로 꼽히는 중세로 가겠다고 우깁니다. 던워디는 그 고집을 꺾지 못했죠. 그리고 이런저런 불운이 겹친 끝에 사고가 납니다. 사고는 2054년에 있는 던워디의 세계와 1300년대로 투입된 키브린의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납니다. 두 시대의 옥스퍼드에서 모두 전염병이 발발하죠. 전 세계적인 전염병 대비 시스템이 갖춰진 시대와 민간요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런데 2054년과 1300년대로 나뉜 두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먼저 보호하려 한다는 거죠. 불가피하게 우선순위가 생겨납니다. 던워디의 경우에는 키브린입니다. 키브린은 던워디를 잘 따랐던 총명하고 열성적인 학생이었고, 던워디는 자신이 그런 학생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사실에 커다란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때 그걸 다시 검사했어야 했는데, 이걸 한 번 더 봤어야 했는데, 아니 애초에 중세에 가지 못하게 해야 했는데. 던워디는 키브린이 정확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어떻게 과거로부터 구해낼지 고민하느라 치명적인 인플루엔자가 퍼진 옥스퍼드를 정신없이 뛰어다닙니다.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사람을 추궁하고,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동료를 채근하기도 합니다. 던워디는 코니 윌리스의 세계에서 ‘선(善)’에 속하는 사람이죠. 던워디는 자신의 우선순위(키브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더 고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지요. 던워디는 자기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깨닫습니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마음이 원하는 일을 마지막까지 계속하는 것뿐이죠. 〈화재감시원〉에서 냉정해 보이던 던워디는 사실 마음이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지 알고 있었던 겁니다. 던워디가 냉정한 이유는 애초에 마음이 쓰일 일이 없도록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던워디는 착한 사람입니다. 아마 다시 사고가 발생한다면 던워디는 또 뛰어들 겁니다. 그러나 《둠즈데이북》을 통과한 던워디는 그 노력이 얼마나 커다란 희생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죠. 마음은 딱 소중한 만큼 위험합니다. 그리고 리더는 조직원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위험을 가능한 한 배제해야 하죠. 《둠즈데이북》은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에서 유독 특별한 캐릭터인 던워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독생자를 주셨나니
한편 중세에서 키브린이 겪은 일들은 〈화재감시원〉이 제시한 또 다른 주제를 확장합니다. 바로 정해진 운명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중세에 간 키브린은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좋은 사람들도 있고 나쁜 사람들도 있죠. 그리고 전염병이 사람의 선악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퍼집니다. 키브린은 착한 아이들과 선한 사람들이 살아남기를 바라지만, 운명은 키브린의 기원에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키브린은 인과율을 건드릴 수 없죠. 키브린이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과거의 역사 속에서 병으로 죽은 사람을 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어쩔 수가 없지요. 좋아하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어요. 키브린은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계와 운명에 대한 믿음을 잃어갑니다. 키브린은 깨닫지요. 역사는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요. 선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이들은 모두 타인을 위해 죽음을 불사했고, 스스로의 의무를 저버리고 비겁하게 도망친 이들은 살아남아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고요.
그렇다면 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 어느 시대보다도 신의 뜻을 좇아 살아가던 중세의 선한 사람들을 저버린 신은 어떤 가르침을 주려는 것일까요? 코니 윌리스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단편’ 중에는 아서 C. 클라크의 〈동방의 별〉이 있습니다. 이 단편은 질문으로 끝납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그 뜻을 헤아릴 수는 있을까? 바꾸어 말하면 이렇습니다. 만약 신이 인간의 사고방식을 초월한 존재라면(당연히 그렇겠지만), 신이 선한 의도로 내린 은총이 그걸 받아들이는 인간에게는 고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이해하지도 못할 신의 뜻을 받아들이기 위해 고통을 겪는 건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서 C. 클라크는 여기서 멈춥니다.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그 심리적 효용조차 줄어드는 신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으니까요. 클라크는 (종족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했고 구원의 가능성을 늘 탐색했지만, 신으로부터는 어떤 긍정적인 메시지도 끌어내지 않았습니다(광고: 《낙원의 샘》을 꼭 읽어보세요).
그런데 기독교 신앙을 소중히 여기는 코니 윌리스는 여기서 다시 출발합니다. 인간을 둘러싼 운명이 때로 잔혹한 건 사실이죠. 이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코니 윌리스는 인간 바깥이 아닌 내면을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소금처럼 존재하는 선한 이들은 어디서 온 걸까 하고요. 코니 윌리스는 심지어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신의 뜻을 이어가는 선한 인간들이야말로 신이 남긴 흔적이 아닐까 하고 묻는 듯합니다. 어쩌면 신은 이 세상을 만든 뒤에 다른 곳으로 떠나갔거나 무슨 사정이 생겨서 관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르죠. 아니면 그냥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태초에 신이 있었고 인간이 그를 본떠 만들어졌으므로, 그의 피조물 중 일부는 현재 부재중인 신의 선함을 기억하고 신이 행했을 법한 일들을 대신 해 내지요. 코니 윌리스는 (몇몇) 인간 스스로의 고결한 마음속에서 선한 신의 흔적을 찾습니다.
이렇게 보면 《둠즈데이북》은 코니 윌리스의 종교적 묵상 같습니다. 중세로 떨어져 지상의 운명과 홀로 싸우는 키브린은 작품 내에 등장하는 성경의 복음서(특히 〈마태오의 복음서〉)와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키브린은 하늘에서 내려온 독생자지요(여성이 주인공인 시간 여행물이 매우 드문 점과 더불어 복음서를 재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그런데 이 독생자가 중세라는 ‘지상’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모든 일을 금방 해결해줄 수 있는 학과장은 소설 내내 부재중입니다. 그리고 부재중인 학과장의 권력을 사용 중인 학과장 대리 길크리스트는 자신의 안위 말고는 관심이 없죠. 길크리스트는 심지어 키브린을 희생시켜서라도 학교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역시 복음서와 닮았죠. 다른 점이 있다면 기적의 유무입니다. 《둠즈데이북》은 복음서에서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권능을 뺀 다음 이 위기를 권능 없이 어떻게 헤쳐나갈 거냐고 묻는 듯합니다. 기적이 사라진 자리는 미약한 인간들이 그 몸과 마음을 바쳐 메꿉니다. 방파제를 쌓듯이요.
《둠즈데이북》이 코니 윌리스의 작품치고는 지나치게 무겁고 우울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지요. 그러나 〈화재감시원〉이 던졌던 질문을 복음의 형태로 재현했을 때, 수난극이 펼쳐지는 건 피할 수가 없습니다. 천사도 기적도 없이 운명의 화살을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이들은 더 많은 피를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절망의 끝까지 가야 하니까요. 신의 아들이었던 예수 그리스도조차 하느님을 향해 왜 자신을 버리셨냐고 묻게 할 정도로 깊은 절망이 수난극의 핵입니다. 그저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이 그 핵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무시무시한 슬픔과 상실을 겪는 수밖에 없습니다.
코니 윌리스는 갑자기 평소와 다른 작품을 쓴 게 아닙니다. 코니 윌리스는 자신이 〈화재감시원〉을 통해 던졌던 질문에 답하고자 했고, 그 질문은 숙명에 대응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것이었으니까요. 이는 코니 윌리스의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동네 주인공들은 다들 왜 이렇게 착한가?” 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세계에서 다른 이들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니 윌리스는 답합니다. 신이 자리를 비운 세계에서, 이기적이고 냉정하게 살아도 아무도 손가락질하지 않을 상황에서 스스로 피어난 선한 불꽃들이 방금 태어난 증거라고요. 이 불꽃들은 어둡기만 한 세계 속에서 홀로 창세기를 재현합니다. 텅 빈 우주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통해 태초의 말씀을 재현하는 것이죠. 이는 신과 닮은 피조물로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고결한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런 불꽃들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세상은 어두워야 하지요.
(또 광고: 얼마 전 출간된 코니 윌리스의 단편집 《고양이 발 살인사건》에 실린 〈동방박사들의 여정〉이 이 연장선에 있습니다. 꼭 함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그네스는 너무 귀여워
코니 윌리스는 1992년에 《둠즈데이북》을 쓴 뒤 아직까지 이만큼 무거운 소설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작가에게도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을 겁니다(코니 윌리스는 무고한 등장인물들을 괴롭히고 죽이는 이야기를 매우 싫어한다고 말했죠).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들은 약간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둠즈데이북》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입니다.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을 살핀다는 목적에 아무 관심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이 소설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보여 줍니다. 찰스 디킨스 풍이랄까요.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를 단순화하고 한두 가지 매력을 극대화시킵니다. 요즘 작가들은 잘 쓰지 않는 방식이죠. 등장인물들이 너무 전형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코니 윌리스는 거의 늘 이런 방식을 쓰고, 또 거의 늘 성공합니다. 만약 다른 작가가 복음서를 재구성한 소설을 쓴다면 유다 이스카리옷의 비중이 커지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런 사례들도 있었고요. 그러나 《둠즈데이북》에서 유다의 역을 맡은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 ‘복합적’인 캐릭터는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단히 어두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둠즈데이북》은 캐릭터들의 매력이 가득해서 계속 읽고 싶게 만듭니다. 중세의 생활상을 묘사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스토리 자체는 천천히 진행되지만(코니 윌리스는 자기가 꽂힌 것들을 끊임없이 작품 속에 집어넣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매력적인 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 생각이 없어져요. 중세로 간 키브린이 거기 살던 꼬맹이 아그네스와 함께 보내는 일상을 보면 뭐랄까, 중세판 〈초원의 집〉 같은 느낌도 들고요. 키브린은 아그네스와 그녀의 언니 로즈먼드를 너무 사랑하게 되죠. 키브린은 이 아이들을 두고 다시 현재로 돌아가는 걸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키브린은 모든 독자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겠죠. 거기에 자신도 포함돼 있다는 것도요. 잊지 못할 인물들을 마음에 남겨두는 것은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죠. 오늘 제가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어쩌면 이것만으로도 《둠즈데이북》을 읽을 이유는 충분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이제 책을 펼쳐 보시죠.
★★★★★ 1993년 휴고상 수상
★★★★★ 1993년 네뷸러상 수상
★★★★★ 1993년 로커스상 수상
★★★★★ 1994년 독일 쿠르드 라스비츠상 수상
★★★★★ 1995년 스페인 이그노투스상 수상
★★★★☆ 1992년 영국SF협회상 최종 노미네이트
★★★★☆ 1993년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노미네이트
★★★★☆ 1996년 프랑스 이마지네르상 최종 노미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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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스미노 요루 | 소미북스 | 2018-04-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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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스미노 요루 | 소미북스 | 2018-04-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스미노 요루의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노블판)』.자타공인 똑똑하고 당돌한 소녀 고야나기 나노카는 학교 안에는 이렇다 할 친구가 없지만 학교 밖에는 친구가 많다. 까칠하고 도도하며 꼬리가 반으로 잘린 고양이 ‘그녀’, 예쁘고 상냥하며 함께 오셀로 게임을 해주는 언니 아바즈레 씨. 그리고 항상 맛난 과자를 구워주고 함께 소설 이야기를 하는 할머니. 그리고 버려진 집 옥상에서 마주친 고등학생 미나미 언니. 학교 수업 연구 주제인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친구들과 함께 생각하며 하루하루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나노카. 그러던 어느날, 옆자리 짝꿍 키류가 학교에 나오지 않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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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니노미야 아츠토 | 소미북스 | 2018-06-0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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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지막 의사는 벚꽃을 바라보며 그대를 그리워한다
니노미야 아츠토 | 소미북스 | 2018-06-0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두 명의 의사가 있다.
절대 환자를 살릴 가능성을 놓지 않는 후쿠하라 마사카즈.
그는 병원의 부원장이자 뛰어난 의사다.
그리고 그 정반대편에 사신(死神) 키리코 슈지가 있다.
그는 죽음을 받아들이라고 환자에게 권하는,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지 않는 행동을 하는 의사다.
언뜻 이해되지 않는 그의 조언은 불치병에 걸린 환자들에게는 오히려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끝없이 이어지는 시술과 끝나지 않는 지독한 고통 속에서, 그들은 차라리 자신에게 주어진 죽음을 받아들이고 남은 생을 인간답게 보내기를 선택한다. 혹은, 누군가는 그의 조언을 얻고 마지막까지 병을 이길 투지를 얻기도 한다. 임신한 아내를 두고 백혈병에 걸린 남자, 의대에 갓 입학한 소녀, 앞날이 창창하던 의사 등 많은 환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병의 습격에 절망하고 두려워하다가 결국엔 선택한다. 모두 자신의 의지로, 자신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를.
스스로의 삶을 되찾기 위해서 쟁취하는 환자들의 싸움과 각자 다른 철학을 가진 의사들의 대립과 고뇌 속에서 치열하게 피어오르는 삶의 의지는 묵직한 감동을 독자에게 던진다.
그리고, 결코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을 물음을 독자에게 남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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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흔다섯 미선 씨
윤이재 | 꿈의지도 | 2018-03-0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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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흔다섯 미선 씨
윤이재 | 꿈의지도 | 2018-03-0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나이 마흔다섯,
인생의 변곡점을 지나는 한 여자의 삶, 사랑, 그리고 눈물!
누군가의 엄마로, 누군가의 딸로, 누군가의 아내로 미선 씨는 열여덟 해를 살았다. 깃털처럼 보드랍던 날들도 지나고, 정겨웠던 꽃 시절도 지났다.
그래, 그런 날들도 있었다. 반짝반짝 강물 위의 물비늘처럼 빛나고 탱글탱글 살 오른 아기 볼처럼 순하던 날들. 그때는 정경수도 미선 씨도 어렸고, 사랑했고, 잔잔했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이었으므로, 어떤 현실이 닥쳐올지 알 수 없었다. 미처 현실을 알지 못했기에 처음 지나는 벌판에 어떤 거친 바람이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상관없을 것만 같았다. (029p)
누구나 처음 맞이하는 오늘. 처음 지나는 이 길.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 채 오늘을 산다. 그저 하루하루 아득바득 앞만 보고 정신없이 바쁘게만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먹구름이 밀려오고, 검은 강물이 흘러들어 온다.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남편마저 떠난다. 문득 돌아보니 아무것도 남은 게 없는 현실. 그 속에서 매일매일 고군분투하며 사는 동안 미선 씨는 자신이 뭘 하고 싶었는지 다 잊어버렸다. 버젓한 자신의 이름이 있어도 함부로 ‘아줌마’라 불리는 여자. ‘누구 엄마’라는 이름에 더 익숙해진 여자. 늙지도 젊지도 않은 나이의 여자. 미선 씨는 그냥 그런 여자다.
이것은, 아무것도 아닌 내가 아무것도 아닌 당신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우리들을 잊지 않기 위한 나의 의례다. 가장 작고 보잘 것 없는. (프롤로그)
작가는 흔하고 보잘 것 없는, 아무것도 아닌 한 여자의 삶을 통해 삶의 속성을 들여다본다. 잎이 다 메말라 떨어지고, 수없이 가지를 쳐내도 흙을 부여잡고 버티는 뿌리의 몸부림처럼, 삶을 버텨내는 사람들을 통해 삶의 이유를 생각해본다.
공든 탑은 원래 한방에 고스란히 무너지라고 쌓는 건가? 한꺼번에 와르르 넘어지는 거 보자고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세우는 도미노처럼? 왜, 늘 모든 공든 탑들은 여지없이 무너지고들 난린가. 배신과 뒤통수치기는 공든 탑의 속성인가? 인생의 묘미인가? (045p)
아무리 잘해보려고 애써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배신과 절망의 연속인 인생. 그런 인생길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해준다. 예기치 않게 닥칠 수 있는 어떤 불행 앞에서 절망 대신 겸손을 배우게 하고,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한다. 새파랗게 젊었던 날에는 깨닫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떠올리게 한다. 마흔다섯은 그런 나이다. 왔던 길을 돌아보게 하고, 더 먼 길을 가기 위해 다시 신발 끈을 묶는 나이. 미선 씨처럼.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버팀목으로
오늘도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수많은 그녀들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함부로 ‘아줌마’라 불리는 그녀들을 위한 헌사!
누구의 삶도 녹록하지 않다.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 해도 인생이 언제나 최선의 결과를 주는 것도 아니다.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구렁텅이에 빠질 수 있고, 삶의 지뢰는 도처에 숨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들은 쉽게 쓰러지지 않고 쉽게 죽지는 않는다. 처음 난 자리에서 몇 십 년, 몇 백 년을 버티는 나무처럼 버텨내며 끝내 딛고 일어선다. 그 힘, 살려는 힘. 작가는 미선 씨를 통해 그 힘을 말하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살려고 애쓰는 모든 미선 씨들을 위로하고 응원한다.
생은 버티는 거라고 하지 않던가. 누군가는 버스정류장의 한 평 컨테이너박스에 앉아 삼십 년 동안 껌을 팔며 버티고, 누군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시장 입구 지저분한 가게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삶은 나물을 팔면서 사십 년을 넘게 버틴다. 껌을 팔고 나물을 팔아 하루 몇 천 원, 몇 만 원으로 자식을 키우고 입에 풀칠을 하며 인생을 버텨내는 사람들이 켜켜이 빼곡하다. (091p)
사는 게 아무리 사막처럼 막막하고 힘들어도, 그 속에는 오아시스가 있다. 손잡아 주는 이웃이 있고, 함께 짐을 나눠지려는 친구가 있고, 한 배를 타고 가는 가족이 있다. 부족하고 외로운 사람들이 사막을 건널 수 있는 힘은 바로 사람에게서 나온다. 작가가 ‘비록 아무것도 아닌 소설 나부랭이 하나라 할지라도 누군가 이 이야기를 통해 수많은 미선 씨들을 한 번쯤이라도 떠올린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가장 보통의 사람들을 기억하고 보듬고 위로할 수 있어야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서로를 살게 할 수 있다. 그래야 ‘아무 것도 아닌 어쩌면 먼지만큼 가벼운 삶이라도, 정녕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었다고 믿게 될 것’이기에.
화려하게 빛나지는 않아도 결코 남루하지 않은 마흔다섯 미선 씨. 자식들을 키우고, 돈도 벌고, 며느리로, 딸로, 아내로 수없이 많은 일들을 해내는 우리의 미선 씨들에게 작가는 토닥토닥 등을 두드리며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오늘도 또 수고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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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 소담출판사 | 2018-06-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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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 소담출판사 | 2018-06-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암울한 미래를 그린 현대 고전!
과학이 최고도로 발달해 사회의 모든 면을 관리, 지배하고 인간의 추생과 자유까지 통제하는 미래 문명 세계를 그린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금세기에 미래를 가장 깊이 있고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번역의 대가인 안정효의 최신 완역판으로, 오역을 최소화하고 원서의 표현에 충실히 따랐으며, 더욱 세세한 설명과 뛰어난 문학적 표현으로 고전 작품을 읽는 참된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족이라는 유대가 사라진 세계, 죽음까지도 익숙해지도록 길들이기 훈련을 받는 세상에서 인간은 최소한의 존엄성과 인간적 가치, 그리고 스스로 생각할 자유마저 박탈당한다. 이곳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다섯 계급으로 나뉘어, 인류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한다. 하나의 난자에서 수십 명의 일란성 쌍둥이들이 태어나고, 이들은 끝없이 반복되는 수면 학습과 세뇌를 통해 어떠한 의문도 갖지 않고 정해진 운명에 순응한다. 노화도 겪지 않고, 책임도 도덕도 없이 문란한 성관계를 맺고, 정신적인 외로움도 느끼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쾌락과 만족감뿐이다. 정해진 노동 시간 이외에는 단순한 자극으로만 이루어진 오락들로 꽉 짜여 있으며, 혹 나쁜 기분이 들거나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면 항상 소마(soma)라는 가상의 약을 통해 즉각적인 쾌감을 경험한다. 마약과도 같은 소마는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사고할 능력을 빼앗는다. 때문에 이 완벽한 유토피아에서는 누구나 다 행복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세계와 격리된 원시 지역(Reservation)에서 살고 있던 ‘야만인’ 존이 우연히 이곳에 초대받는다. 그는 처음 보는 고도의 과학 문명과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설계된 세계에 감탄하지만, 소수의 지배자들에게 통제받으며 조작된 행복에 길들여진 ‘백치’와도 같은 사람들의 모습에 점차 환멸을 느낀다. 결국 그는 문명에 절망하고 좌절한 채 다시 원시 지역으로 떠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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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메시지 오브 아더스 1
송성근 | 들녘 | 2017-10-2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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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메시지 오브 아더스 1
송성근 | 들녘 | 2017-10-2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한국형 판타지’라는 듣도 보도 못한 장르를 개척했던 『퇴마록』 이후, 우리나라의 대중소설 판은 모양새도 다양해지고 풍성해졌다. 그 이후 20년, 문화 소비자들은 이제 판타지니, 미스터리니, SF니 하는 장르 구분을 굳이 하지 않아도 좋을 콘텐츠에 익숙해졌다. 이제는 송성근 같은 ‘퇴마록 키드’가 등장해도 좋을 때다. 그는 제1회 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 장려상 수상작인 『라브리』가 전자책으로 출간되었을 뿐인 신인이다. 사실상의 데뷔작 『메시지 오브 아더스(The Message of the Others)』의 1권, 〈조우〉는 잘 만들어진 한 편의 ‘미드’를 연상시킨다. 송성근이 고등학교와 학원가에서 교사로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함께한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최동훈, 고인아, 우도윤, 변기태, 김철산, 이치훈, 박에스더라는 7명의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보리밭에 나타난 크롭 서클, 거기에서 일곱 명의 고등학생(과 교사 한 명)이 ‘그들’과 조우한다. 그 이후 ‘특별해진’ 그들의 성장 이야기가 SF, 미스터리, 호러와 스릴러를 넘나들며 환상적으로 엮여 든다.
5월 어느 날, 전남 함평 돌머리해안.
무르익은 보리밭에서 그들이 조우한 것은…
새암고등학교 1학년들로 이루어진 중창단과 천문 동아리 아이들이 함평으로 현장학습을 떠난다. 천문 동아리를 이끄는 과학 교사 이진우와 중창단을 이끄는 역사 교사 오현미가 아이들을 인솔한다. 아이들이 평범한 고등학생들답게 웃고, 떠들고, 사진을 찍고, 드론을 날리며 노는 동안 두 교사는 잠시 언덕 너머의 아이들에게서 등을 돌린 채 바다를 바라보며 담소를 나눈다. 두 남자아이의 몸싸움은 두 교사를 언덕 아래 보리밭으로 불러들이고, 엉겨 붙은 아이들의 싸움을 말리고 난 다음, 스무 명이 넘는 고등학생들과 두 교사가 다시 언덕을 올랐을 때 그들 눈앞의 보리밭에는 조금 전까지는 없었던 무언가가 펼쳐져 있었다.
보리가 누워 있었다. 도저히 사람이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모양으로. 축구장 몇 배는 될 듯한 넓은 면적에 쓰러진 보리들은 어떤 문양을 이루고 있었다. 쓰러진 보리 사이를 헤매던 중 스마트폰이 망가지고, 경찰들이 오고, 수확을 앞두고 있던 보리밭 주인이 현장을 보고 망연자실했던 소동이 일어난 그날 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의 미래와 이야기의 향방을 바꿀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칼 세이건의 책을 즐겨 탐독하는 과학 교사 이진우, 여름이 가까워진 밤의 보리밭에서 낭만을 즐기고 싶었던 중창단원 셋과 천문 동아리원 넷은 쓰러진 보리들이 만들어낸 기하학적인 도형 한가운데에서 만난다. (이 만남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이어지는 만남에 비하면.) 이들은 어둠 속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더듬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움직이는’ 별을 본다. 그리고 그 별은 곧…….
‘스토리의 귀환’ 을 알리는 신호탄!
잠 못드는 밤이 다시 시작된다……!
『메시지 오브 아더스 1: 조우』를 선보이는 송성근은 좀비 현상에 대한 독특한 과학적 해석과 사회학적 상상력을 결합하여 쓴 장편소설 『라브리: 최후의 피난처』로 제1회 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 장려상을 수상했을 뿐인 신인이다. 『라브리』는 전자책으로만 출간되었다. “인간세계에서 망각되기 위해서 오히려 ‘홀로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역설이 흥미롭다. 역동적인 문체와 탄탄한 스토리가 읽는 이를 사로잡는 소설”(문학평론가 정여울)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결핍’이라는 철학의 문제를 매력적으로 풀어낸 SF다. 그의 소설은 잘 만들어진 한편의 미드를 연상시킨다. 인물이 벌떡 일어서는 듯 생생한 캐릭터가 장면마다 등장한다.
송성근은 좀비, 뱀파이어, UFO 현상 등 가장 대중적인 장르 문학 속에 철학과 사회학, 신학 등의 문제의식을 풀어놓는다. 이번에 1권을 출간하는 장편소설 『메시지 오브 아더스(Message of the Others)』에서 그는 외계인과 UFO라는 대중적인 환상을 파고든다. 종교에서는 신이라 부르고, 과학에서는 외계생명체라 부르는 타자(other, the others)의 문제가 이 소설의 중핵이다. 이미 전편의 구상을 끝냈으며 10권 분량으로 기획된 대작이다. 2권과 3권은 연내에 순차적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작가 스스로 ‘신화와 상징의 유물론’이라 명명한 방법을 통해 쓰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는 새롭고 낯설게 다가올 것이고, 독자들은 사실과 환상이 기묘하게 뒤엉킨 세계를 체험할 것이다. 소설을 출간하기도 전에 영화 및 드라마 제작 논의가 나온 이 소설은 20년 전 『퇴마록』의 신화를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스토리의 귀환’을 알리는 서막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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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메시지 오브 아더스 2
송성근 | 들녘 | 2018-03-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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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메시지 오브 아더스 2
송성근 | 들녘 | 2018-03-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5월 어느 날, 전남 함평 돌머리해안 근처의 무르익은 보리밭에서 일곱 명의 고등학생(과 교사 한 명)이 ‘그들’과 조우한 이후, 이들은 특별해졌다. 이들이 특별해진 스스로의 모습에 놀라기도, 당황하기도, 어리둥절하기도, 별다른 징후를 느끼지 못하기도 하는 사이에, ‘슈퍼 쎄븐’의 일곱 아이들 중 하나인 박에스더가 보리밭 사건 이후 실종된다. 2권 〈징후〉에서는 아이들과 이진우, 그리고 김경희 기자가 에스더를 찾아 나선다. ‘슈퍼 쎄븐’의 존재를 이미 알고 이들을 노리는 것 같은 대적자의 존재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박에스더의 실종, 그리고 구출 작전에 나서는 나머지 슈퍼 쎄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의 고장 강화도와 전북 고창에서는
각각 놀랄 만한 사건이 벌어지는데…
1권 〈조우〉에서 새암고등학교 1학년들로 이루어진 중창단과 천문 동아리 아이들은 함평으로 현장학습을 떠났다가 무르익은 5월의 보리밭에서 ‘그들’과 조우했다. 그후 특별해진 일곱 아이들은 농담 삼아 자신들에게 ‘슈퍼 쎄븐’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아이들은 ‘슈퍼 쎄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스스로의 능력이 당황스럽기도, 놀랍기도,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어떤 아이는 평소의 성격대로 착실히 능력을 갈고닦지만 어떤 아이는 아직 능력을 자각하지도 못하고 있다.
아직 자신의 능력을 모르는 박에스더. 그녀는 ‘보리밭 사건’ 이후 자취를 감추어서 다른 슈퍼 쎄븐 아이들과 이진우를 걱정시켰다. 이진우와 〈파라노말 미스터리〉 기자 김경희는 에스더를 찾아낼 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찾아낸다 해도, 친구와 선생님에게 연락도 하지 못할 곳에 갇혀 있을 에스더를 대체 어떻게 구해낼 것인가? 이진우, 김경희, 그리고 ‘슈퍼 쎄븐 ? 1’은 에스더를 구하기 위해 대전으로 향한다.
한편, 아이들은 강화도로 수련회를 떠난다. 선조들의 역동적인 역사와 지혜를 볼 수 있는 역사의 현장 강화도.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고인돌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강화지석묘 앞에서 사진을 찍던 역사 교사 오현미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변기태는 그 현장을 목격한다. 그 시각, 전북 고창의 고인돌 근처에서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나중에야 알게 된다.
김경희 기자는 ‘보리밭 사건’ 이후 이진우와 일곱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조언자 역할을 해왔다. 아이들이 강화도에서 이상한 일을 겪고 있을 동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그노시스 컨퍼런스’에 초청되어 취재를 간 김경희는 어떤 범죄 현장에 말려들고, 이후에 ‘오즈’와 만난다. 김경희가 조우한 ‘오즈’의 정체는?
‘스토리의 귀환’ 을 알리는 두 번째 신호탄!
잠 못 드는 밤이 다시 시작된다……!
『메시지 오브 아더스 1: 조우』에 이어 『메시지 오브 아더스 2: 징후』를 선보이는 송성근은 좀비 현상에 대한 독특한 과학적 해석과 사회학적 상상력을 결합하여 쓴 장편소설 『라브리: 최후의 피난처』로 제1회 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 장려상을 수상했을 뿐인 신인이다. 『라브리』는 전자책으로만 출간되었다. “인간세계에서 망각되기 위해서 오히려 ‘홀로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역설이 흥미롭다. 역동적인 문체와 탄탄한 스토리가 읽는 이를 사로잡는 소설”(문학평론가 정여울)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결핍’이라는 철학의 문제를 매력적으로 풀어낸 SF다. 그의 소설은 잘 만들어진 한편의 미드를 연상시킨다. 인물이 벌떡 일어서는 듯 생생한 캐릭터가 장면마다 등장한다.
송성근은 좀비, 뱀파이어, UFO 현상 등 가장 대중적인 장르 문학 속에 철학과 사회학, 신학 등의 문제의식을 풀어놓는다. 이미 전편(全篇)의 구상을 끝내고 10권 분량으로 기획한 대작 장편소설 『메시지 오브 아더스(Message of the Others)』에서 그는 외계인과 UFO라는 대중적인 환상을 파고든다. 종교에서는 신이라 부르고, 과학에서는 외계생명체라 부르는 타자(other, the others)의 문제가 이 소설의 중핵이다. 이 작품은 작가 스스로 ‘신화와 상징의 유물론’이라 명명한 방법을 통해 쓰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는 새롭고 낯설게 다가올 것이고, 독자들은 사실과 환상이 기묘하게 뒤엉킨 세계를 체험할 것이다. 소설을 출간하기도 전에 영화 및 드라마 제작 논의가 나온 이 소설은 20년 전 『퇴마록』의 신화를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스토리의 귀환’을 알리는 서막이나 다름없다. 2권에 이은 3권은 10월 말에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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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메시지 오브 아더스 3
송성근 | 들녘 | 2018-03-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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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메시지 오브 아더스 3
송성근 | 들녘 | 2018-03-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5월 어느 날, 전남 함평 돌머리해안 근처의 무르익은 보리밭에서 일곱 명의 고등학생(과 교사 한 명)이 ‘그들’과 조우한 이후, 이들은 특별해졌다. 반듯한 모범생이었던 최동훈은 아직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통제하지 못한다. 사춘기를 맞이한 그의 종잡을 수 없는 마음처럼 능력도 제멋대로 뻗어나간다. 시간 이동 능력을 가진 이치훈은 능력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지만 제 능력이 미치는 범위와 결과는 미처 알지 못한다. 그의 능력은 그가 통제할 수 없는 범위까지 영향을 미쳐 인과를 바꿔놓는다. 3권에서는 최동훈과 이치훈이 차례로 위험에 빠진다. 그리고 아이들은 미지의 적에 대해 두려워하면서도 도대체 이런 능력이 왜 자신들에게 주어진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된다.
17년간의 인생이 뒤집힐지도 모르는 진실과 마주한 최동훈,
밀려오는 해일 속에서 한 줄기의 힘을 붙잡는다.
이치훈은 아무도 모르는 시공 속에서 자기만의 실험을 하고 있다.
인과를 꼬아놓은 탓에 다른 이들의 인생을 뒤집게 된 치훈은
과연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새암고등학교 1학년들로 이루어진 중창단과 천문 동아리 아이들은 함평으로 현장학습을 떠났다가 무르익은 5월의 보리밭에서 ‘그들’과 조우했다. 그후 특별해진 일곱 아이들은 농담 삼아 자신들에게 ‘슈퍼 쎄븐’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아이들은 주어진 능력이 당황스럽기도, 놀랍기도, 어리둥절하기도 하지만 위험에 빠진 친구 에스더를 함께 구해내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실감한다.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최동훈은 화를 내다가 집을 무너뜨린 전력이 있다. 거울을 보면 표면이 쩍쩍 갈라져나간다. 뒤돌아 가버리려는 여자 친구를 붙잡으려다 그녀를 공중에 띄우기도 했다.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마음도, 자신의 힘도 콘트롤하지 못하는 그에게 그동안 몰랐던, 알고 싶지 않았던 진실이 다가온다. 진실과 조우한 계기도 그가 결코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였다.
이진우와 김경희는 최동훈에게 직접적으로 닥쳐왔던 위험을 계기로 적―콜렉터―의 존재를 더 가까이 느낀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적의 존재를 알려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설전을 벌인다.
아직 다른 슈퍼 쎄븐 아이들과 두 어른들은 모르지만, 사실 이치훈은 다른 누구보다 자신의 능력을 쉴 새 없이 갈고닦아왔다. 게임중독자 이치훈이 시간 이동 중독자가 되는 데는 그리 많은 ‘타임 리프’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에 개입하며 인과를 뒤흔들었을 때 파생된 결과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 이치훈은 자신의 개입으로 꼬이고 뒤틀려버린 인과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스토리의 귀환’ 을 알리는 세 번째 신호탄!
잠 못 드는 밤이 다시 시작된다……!
『메시지 오브 아더스 1: 조우』, 『메시지 오브 아더스 2: 징후』에 이어, 『메시지 오브 아더스 3: 방출』을 선보이는 송성근은 좀비 현상에 대한 독특한 과학적 해석과 사회학적 상상력을 결합하여 쓴 장편소설 『라브리: 최후의 피난처』로 제1회 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 장려상을 수상했을 뿐인 신인이다. 『라브리』는 전자책으로만 출간되었다. “인간세계에서 망각되기 위해서 오히려 ‘홀로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역설이 흥미롭다. 역동적인 문체와 탄탄한 스토리가 읽는 이를 사로잡는 소설”(문학평론가 정여울)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결핍’이라는 철학의 문제를 매력적으로 풀어낸 SF다. 그의 소설은 잘 만들어진 한편의 미드를 연상시킨다. 인물이 벌떡 일어서는 듯 생생한 캐릭터가 장면마다 등장한다.
송성근은 좀비, 뱀파이어, UFO 현상 등 가장 대중적인 장르 문학 속에 철학과 사회학, 신학 등의 문제의식을 풀어놓는다. 이미 전편(全篇)의 구상을 끝내고 10권 분량으로 기획한 대작 장편소설 『메시지 오브 아더스(Message of the Others)』에서 그는 외계인과 UFO라는 대중적인 환상을 파고든다. 종교에서는 신이라 부르고, 과학에서는 외계생명체라 부르는 타자(other, the others)의 문제가 이 소설의 중핵이다. 이 작품은 작가 스스로 ‘신화와 상징의 유물론’이라 명명한 방법을 통해 쓰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는 새롭고 낯설게 다가올 것이고, 독자들은 사실과 환상이 기묘하게 뒤엉킨 세계를 체험할 것이다. 소설을 출간하기도 전에 영화 및 드라마 제작 논의가 나온 이 소설은 20년 전 『퇴마록』의 신화를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스토리의 귀환’을 알리는 서막이나 다름없다. 4권은 탈고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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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신용목, 이제니, 이근화, 이민하, 김안, 김현, 박상순, 김상혁, 이영주, 조연호 | 다산책방 | 2018-01-2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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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신용목, 이제니, 이근화, 이민하, 김안, 김현, 박상순, 김상혁, 이영주, 조연호 | 다산책방 | 2018-01-2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2-0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고독, 실험, 자유…”
몰이해의 외로움을 견디며 기성의 예술 관념과 형식으로부터 자유롭게 탈주해온 한국시의 첨단, 박상순! 한국시의 ‘지금 여기’에 도달한 매혹적인 언어들의 떨림과 포옹 제17회 미당문학상은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년 동안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 중 예심 심사를 거쳐 추려진 시인 열 명의 작품을 대상으로 본심 심사위원들(김기택·류신·이광호·최승호·최정례)의 심사숙고 끝에 박상순 시인의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언어의 음악성과 회화성이 절묘하게 부각된 수상작「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은, 사랑에 빠진 이의 심장박동을 일상어의 반복을 통해 리듬감 있게 구현하면서, 에로스적 욕망의 환희와 타나토스적 죽음의 비참을 복작거리는 이미지의 연쇄로 가시화하는 데 성공한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제17회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에는 수상작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을 비롯해 수상시인 박상순이 직접 고른 자선 대표작 「내 손에는 스물여섯 개의 기다림이 있어요」 외 여덟 편을 실어 박상순 시세계의 특징과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최종 후보에 오른 아홉 명의 시인들의 작품들도 소개하여, ‘지금 여기’에 도달한 한국시의 빛나는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집에서는 1970~1980년대 출생한 비교적 젊은 시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혜성처럼 등장했던 김현(1980년생), 김상혁(1979년생), 김안(1977년생), 이근화(1976년생), 신용목(1974년생), 이영주(1974년생), 이제니(1972년생) 시인이 어느새 한국시의 중추적인 허리 세대로 성장해 젊고 세련된 감각으로 한국시의 새로운 지평을 구축했다. 일상의 정치성, 개인과 공동체의 윤리성, 미학적 실험성, 감각적 서정성, 언어에 대한 반성적 성찰, 젠더와 여성성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들이 저마다 독특한 시적 형식에 담겨 다채롭고 감각적인 개성을 빛냈다. “그의 시는 오늘, 다시 첨단이 된다” 고독한 언어 예술가, 박상순 독자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가 있다. 너무 이르다고 할 시기에 불쑥 와서 우두커니 서 있다가 뒤늦은 환대를 받고 있는 박상순의 시가 그러하다. 물론 그의 매혹적인 언어를 일찌감치 호흡한 후배 시인들 덕분에, 우리는 그들을 경유하여 박상순이라는 세계에 들어갈 채비를 갖추게 되었다. 이렇게 성장한 독자와 함께 그의 시는 오늘, 다시 첨단이 된다. -오연경 예심위원 박상순 시인은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에 두 가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1)현실에서 출발하지만 그 흔적을 싹 지운, 순수한 언어 구축물인 시 2) 세계와의 긴장 관계 속에서 시적 자아가 무한 변주, 탈주를 감행하는 시. “소통만 강조하다보니 하나의 개별자로서 예술가가 자신의 인생 여정에서 끌어올리는 문학적, 인간적 진실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는 현실” 속에서 예술적 소신을 지켜나가지만, 결코 독자와 등을 지지는 않겠다는 그는, “아무리 이해하기 어려운 내 작품도 현실과 아무런 상관 없는 허구적인 공상에서 출발하지는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현실이 녹아 있다”고 강조한다. “그의 시는 뭔지는 몰라도 멈출 수 없이 그냥 읽힌다. 그냥 읽힐 뿐만 아니라 말의 탄력에 힘을 받아 어딘가로 이끌려갔다가 알 수 없는 감정에 젖어 돌아온다.”(오연경 예심위원) 낯설고 덜컥이는 감각을 마주하면서도 어느새 언어의 리듬에 취하고, 감정을 적시게 되는 시, “시인의 참신한 발상이 언어의 경쾌한 탄력을 받아 기민하게 전개되면서 독자를 어딘가 낯설지만 매혹적인 신세계로 이끌고 가는”(류신 본심위원) 시는 박상순 시인이 오랜 기간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며 독보적으로 자리매김해온 이유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