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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마음에도 근육이 붙나 봐요
AM327 | 흐름출판 | 2019-11-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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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마음에도 근육이 붙나 봐요
AM327 | 흐름출판 | 2019-11-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유연한 일상과 단단한 마음을 위해,
오늘도 나마스떼!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AM327이 요가를 하며 만난 일상과 생각들을 정성 들여 숙성하고 풀어낸 이야기. 회사 생활 10년 차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마음속 깨달음으로 회사를 뛰쳐나와 버렸으나 고정적인 수입을 포기한 대가로 이리저리 휘청이다 만난 요가. 매트 위에서 매트 밖에서의 생각을 붙잡아 그림으로 그린 것이 〈마음에도 근육이 붙나 봐요〉의 시작점이었다. 요가를 단순한 운동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저자 AM327은 거울이 없는 요가원에서 몸을 바라보는 대신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매트 위에 쌓여가는 땀방울과 눈물이 늘어날수록 마음의 중심이 잡혀가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은 요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쉽게 따라할수록 준비 자세부터 피콕 자세, 쿨다운까지 자세 하나하나를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귀여운 언어 구사와 매력적인 컷 툰으로 요가 밖에서의 일상까지 깨알같이 담았다. 특별한 운동이 아닌 내 삶으로 들어온 일상의 요가, 침잠하고 떠오르는 하루의 수면 위 에피소드까지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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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무탈한 오늘
문지안 | 21세기북스 | 2019-01-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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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무탈한 오늘
문지안 | 21세기북스 | 2019-01-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당신의 무탈한 오늘은 사실,
언젠가 가슴 아리도록 그리워할 일상이다.”
아무 일 없다는 듯
곁에 머물러 있는 오늘이
언젠가 가슴 아리도록
그리워할 일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지겹다고 생각한다. 늘 아침에 일어나고 저녁에 잠드는 오늘이 무의미하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 누군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 실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저자 또한 대학생활을 시작하려던 찰나 암이라는 병을 만나며 삶이 흔들렸다. 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안온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닫는다. 〈무탈한 오늘〉에는 그 경험 속에서 저자가 느낀 "아무 일 없이 살아가는 오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섯 마리의 개와 다섯 마리 고양이를 돌보고, 가구를 만들며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작은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어떤 하루도 어제와 같지 않음을, 어떤 내일도 오늘과 같지 않을 것을 알기에 무탈한 오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때문에 〈무탈한 오늘〉은 "오늘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온전하게 살아가자"라는 삶의 방향을 말하는 책이기도 하다.
무한히 이어질 일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 어땠어?"라고 물으면 "그냥 똑같지 뭐"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러나 우리가 보낸 오늘이 과연 또 올까?에 대해 생각해보면 답은 조금 달라진다. 평생을 사는 동안 똑같은 오늘은 단 하루도 없으니, 사실 오늘은 모두 특별한 셈이다.『무탈한 오늘』은 이렇게 특별한 오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렇다고 심각하지 않다. 매일을 심각하고 진지하게만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때로는 눈물짓고 때로는 웃으며 오늘에 충실할 뿐이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당연하게 여기고 지내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 혼자서도 곧게 걸을 수 있게 하는 근육, 해야 할 일을 떠올릴 수 있는 기억력, 1억 5천만 킬로미터를 날아온 햇살, 그리고 짧은 시간 사랑하고 긴 시간 무덤덤하게 대하고 있는 우리 곁의 존재들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볼 뿐이다. 당연하게도, 무한히 이어질 일상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지금은 그저 오늘에 충실하게,
여유가 있다면 조금 우아하고 유연하기를 바라며
나약하고 위태로운 걸음을 한 발짝 두 발짝 떼어갈 뿐이다.
"행복,이라는 가치는 긴 시간 하염없이 드리우는 온화한 것이라 믿었는데 살면 살수록 그것은 찰나의 반짝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수천억 개의 별빛으로 이루어진 은하수처럼, 수천억 개의 빛나는 찰나가 모여 행복이라 부를만한 따스함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라는 작가의 글처럼 행복은 결국 오늘의 합으로 느껴지는 감정이다. 그렇기에 오늘에 충실하게, 한 걸음씩 삶을 살아나가는 동안 만날 수 있다.『무탈한 오늘』에서 작가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 역시 같다. ‘매일 행복하게, 안온하게 이어지는 일상에 감사하며 하루를 보내자’라고.
“훗날 돌아보면 전성기였다고 기억할지도 모를 무탈한 오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오늘’의 풍경을 이야기 하다.”
◎ 책속으로
지난날들은 뜨겁고 찬란하였으나 일상이 무너진 시간이었다. 영문을 모른 채 오래도록 절룩거린 뒤 겨우 잡은 안온함은 말 그대로 별것이 아니었다. 봄이 오면 꽃을 구경하고 수업에 들어가고, 기숙사에 돌아가 잠을 자고 아르바이트 비를 받는 날이면 술을 마시고, 그렇게 일학년이 이학년이 되고 삼학년이 되는 일. 흔해빠진 대학생의 일상, 나에게는 몹시 간절했던 풍경들.
[프롤로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의 행복 중]
비어져 나오는 감정을 홀로 안고 잠드는 밤, 떠나간 존재의 빈자리를 손으로 쓸어보는 새벽, 존재를 보내었으나 보내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겨울, 삶이 몇 도쯤 서늘해졌음을 깨닫는 봄, 긴 시간을 관통하는 개인의 통증들. 괜찮지 않다거나 괜찮아진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저 서늘함을 내포한 평정 상태에 천천히, 아프게 적응해 갈 뿐이다.
[Part 1. 따듯한 존재와의, 오늘 중]
절박한 순간에 필요한 것은 가능성 있는 수많은 이들이 아니라 압도적으로 떠오르는 한 사람이다. 그 한 사람이 흔쾌하면 세상이 나에게 흔쾌한 것 같은 마음이 된다. 거절당하지 않은 절실함은 내리막으로 치닫는 기울기를 변화시키는 변곡점이 되어 준다.
[Part 2 당신과 보낸 언젠가의, 오늘 중]
내 손으로 옷을 입고 벗고 타인의 도움 없이 용변을 해결하고 생각하는 바를 목소리로 전달할 수 있으며 고양이의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개의 등을 쓰다듬는 촉감을 느낄 수 있고 봄 하늘의 푸르름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오늘. 건강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무탈한 오늘, 당연한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어떤 이에게는 처음부터 당연하지 않았으며 결국 모두에게 당연하지 않아질 지점. 훗날 돌아보면 전성기였다고 기억할지도 모를 무탈한 오늘.
[Part 3 싱긋 웃게 만드는 우리의, 오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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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
미아 | 생각정원 | 2019-06-1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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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
미아 | 생각정원 | 2019-06-1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행복’이라는 단어에 가두기엔 너무 경이로운
카피라이터 미아의 춤추듯, 물 흐르듯, 파도 타는 일상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는 나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불안하기로 결심한 카피라이터 미아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니며 넓힌 세계가 담겨 있다. 간절히 원했던 직업을 얻었을 때 찾아온 감정은 행복이 아니라 초조였다. 직장과 일상, 양쪽에서 생긴 균열은 결국 마음에 상처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 상처에서 배어나온 우울한 마음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좋아하는 것’을 찾도록 만들었다.
미아가 찾아 쥔 것은 ‘서핑’이지만 이 책은 우울증을 앓던 직장인이 서핑을 만나 구원을 받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는 이 책에서 좋아하는 것을 알기 위해 했던 시도들, 마침내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설렘,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해나가며 조금씩 행복해진 과정을 솔직한 문장으로 써내려갔다.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간 일상이라고 해서 불안과 괴로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암초에 긁히고 거친 물살에 휩쓸려 다쳐도 가끔 잡은 파도에서 손끝까지 짜릿한 희열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삶은 얼마나 활기차고 생생한가. 저자 미아는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를 통해 진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빠져들면서 삶이 얼마나 반짝이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일상에서 무료함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많은 독자들에게 시원한 바다 한줌을 선물해줄 것이다.
나와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금 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행복할 게 틀림없을까? 직업을 꿈으로 알고 살아온 저자 미아는 그토록 바라던 카피라이터가 된 이후 굳건히 믿어온 명제가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분명 하고 싶었던 일이 틀림없는데, 꿈꾸던 직업을 얻었는데, 일하는 마음은 자꾸만 아프게 발밑으로 가라앉았다. 잘하고픈 욕심이 행복을 갉아먹었고 잘 보이고픈 마음 때문에 나날이 눈치만 늘어갔다. 꿈이 행복을 배신한 나날의 끝에, 그는 결국 경미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우울한 마음을 낫게 하기 위해 ‘진짜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 헤매던 중 우연히 만난 바다. 바다는 모든 것을 던져도 좋을 만큼 환희로 마음을 흠뻑 적셔주었다. 바다로 퇴근할 생각으로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출근하는 길은 짐은 무거워도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렇게 주중엔 카피라이터로, 주말엔 서퍼로 산 지 2년, 더는 주말 서핑만으로는 서핑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어렵게 찾은 좋아하는 일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다짐으로 은밀하고 위대하게 준비를 마친 그는 오직 파도를 잡기 위해 남반구 호주로 떠난다.
“좋아하는 게 있어서 좋겠다”는 친구들의 말에 저자는 “운이 좋았다”고 답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것, 행복해지는 법을 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하지만 한편, 그는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다. 그리고 ‘무엇이든 해볼 수 있다는 것, 시도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볼 수 있다’라는 점이다. 다른 목적 없이 오직 좋아서 하는 일을 찾을 것. 그러다 보면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행운’이 찾아올지니.
이 책에는 나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불안하기로 결심한 미아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니며 넓힌 세계가 담겨 있다.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간 일상이라고 해서 불안과 괴로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암초에 긁히고 거친 물살에 휩쓸려 다쳐도 가끔 잡은 파도에서 손끝까지 짜릿한 희열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삶은 얼마나 활기차고 생생한가. 저자 미아는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를 통해 진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빠져들면서 삶이 얼마나 반짝이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일상에서 무료함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많은 독자들에게 시원한 바다 한줌을 선물해줄 것이다.
이 책의 추천사
해방의 힘과 용기, 그리고 치유의 기록입니다. 바다, 햇빛, 서핑을 향한 사랑 고백이기도 하고,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어쩌면 그 단어들은 다 동의어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 꺾이고 쪼이고 불안해하는 젊은 영혼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꺾이고 쪼였던 젊은 영혼만이 전해줄 수 있는 생생한 실감으로 가득합니다. 이곳의 불행도, 그곳의 행복도.
- 장강명, 소설가
미아는 나의 회사 선배였다. 미아가 주말마다 바다로 퇴근하던 시절, 미아로부터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그리고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를 읽고서야 짐작해본다. ‘선배한테는 서핑보드가 인생에게 먹이는 엿이었네’ 하고. 파도를 타기 위해서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야 했다는 씩씩한 고백. 나는 아직 파도를 못 타지만, 한 사람이 파도를 고르는 일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용기를 얻었다.
- 태재, 『빈곤했던 여름이 지나고』 저자
책 속에서
엄마는 그랬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고. 내 생각은 이렇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할 수 있다면 최대한 좋아하는 일들만 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pp10-11.
그때부터였다. 자존감이 끝도 없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광고회사답게 모든 것은 경쟁이었다. 한 달간의 신입연수 때부터 우리는 살아남기를 배웠다. 동기들은 하나같이 특별해 보였다. (…) 특출해 보이는 동료들 사이에서 나는 주로 ‘술 잘 먹는 여자 카피’로 통했다. 물론 그때도 지금도 술을 무척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서만은 아니었다. 돈도 없고 특별한 재능이나 경력도 없던 나는 그저 미친 듯이 술을 먹었고, 그렇게라도 돋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p19
친구들의 조언대로 햇볕을 많이 쬐고, 운동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이대로는 내 인생이 무너져버릴 것 같아.’ 초조함마저 내 뒤를 바싹 쫓았다. -p32
나는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낫지 않으면 어떡하지. 평생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온갖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잔뜩 겁을 먹은 나에게 박사님은 괜찮다며, 누구나 몸이 아플 수 있듯 마음도 아플 수 있는 것이라고, 마치 감기처럼 오는 것이라 했다. 두려움에 떨던 내 손을 꼭 잡으며,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은 나에게 좋아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이미 스스로 노력하고 있으니 금방 괜찮아질 것이라 했다. 여전히 두렵고 불안했지만 어쩐지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pp36-37
하고 싶은 ‘일’을 ‘꿈’이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나는 좋았다. 그러나 꿈을 이룬 뒤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그런 것까지 생각하기에 나는 너무 근시안적인 인간이었다. -p39
‘뭐야, 이렇게 간단한 거였어?’ 지구가 무너질 것만 같았던 내 걱정과는 달리, 막내가 점심을 같이 먹지 않는다고 해서 평화로운 점심시간에 갑자기 하늘에서 불기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지구도, 나도, 선배들도 멀쩡했다. -p43
길고 어두운 터널이었다. 끝이 있다고 확신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터널의 끝에는 내가 있었다. 그림자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밝은 빛이 있다는 말처럼, 어두운 시간을 지나고 난 뒤 나는 내 안의 밝은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힘든 시간을 무사히 살아냈다는 신호처럼 진료실의 문을 닫는 소리가 탁 울렸다. -p51
몇 천만 원의 빚이 있든, 어떤 걱정거리가 있든, 파도를 타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 잊을 수 있다고 사장님은 말했다. 다음 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는 파도를 타는 꿈을 꾸었다. -p58
어떤 순간의 기억들은 간혹 머릿속에 슬로모션으로 남는다. 너무 좋아서, 잊기 싫어서, 자꾸 되감아 플레이하다 결국 늘어진 테이프처럼. 그날의 라이딩이 그랬다. 보드를 들고 서프숍으로 걸어가는 내내 멍했다. 믿기지 않았다. (…) 이후에도 나는 한동안 붕 떠다녔다.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구름 위를 미끄러진다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고 해야 하나. -p66
커피가 당기던 참에 발견한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카푸치노를 주문하니 이름을 물어본다. “SEXY SURFER.” 하와이에 왔으니 꿈꾸었던 섹시 서퍼가 되리, 나는 대답했다. 잠시 뒤, 커피가 나왔다. 종이컵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SIXY SOFO.” -pp75-76
퇴사 선언을 하고 며칠 뒤, 어느 부장님이 물었다. “하와이 이민 간다는 소문이 있던데?”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어느새 하와이 이민으로 둔갑해 있었다. 아무려면 어때. 하와이든 호주든 서핑만 할 수 있다면야. 그렇게 4년 2개월간의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시원섭섭하지 않냐고들 물었는데, ‘시원후련’했다. 설렘은 덤이었다.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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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밴 라이프
포스터 헌팅턴 | 벤치워머스 | 2019-06-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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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밴 라이프
포스터 헌팅턴 | 벤치워머스 | 2019-06-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길 위에서 마주한 새로운 세상
최소한의 소유로 최대의 행복을 추구하는
청춘의 슬로라이프
미국 최대 캠핑카 공유사이트 아웃도어지(Outdoorsy)선정 최고의 밴 라이프 책 1위!
레트로 밴과 그 주인들의 삶을 아름다운 사진으로 담은 해시태그 ‘#vanlife’ 창시자의 컬렉 션. 차를 타고 떠나는 로망이자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 이야기
-The Pool
매일매일 떠나고 싶은 꿈을 꾸는 이들에게 완벽한, 아름다운 커피테이블 책
-Bless this Stuff
타이어 터질 걱정이나 퍼져버린 엔진에 좌절할 필요 없이, 안락한 소파에 앉아 손끝에서부 터 폭발하는 자유의 로망을 만끽하자!
-Men's Journal
이런 상상 한번쯤 해보지 않으셨나요?
불안한 미래 걱정, 지금 버티고 있는 자리에서 밀려날까 노심초사, 아등바등 매일 애쓰고 살고 있진 않나요? 목을 죄는 대출금 비롯해 막막한 현실에서 훌쩍 떠나고픈 마음은 없나요? 여기, 길 따라 바람 따라 세상을 단순하게 살아보자는 색다른 가능성을 제안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요즘 부쩍 자기만의 개성을 담은 차량을 이끌고 여행을 다니는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버스나 트럭을 개조한 차량, 카라반 등등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캠핑카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길 따라 바람 따라 누비는 사람들의 찾아가는 MBN 〈여행생활자 집시맨〉은 수년째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고, 최근 MBC 〈궁민남편〉, 〈나 혼자 산다〉 등에도 소개된 바 있듯이 자가용으로 떠나는 간출한 캠핑을 뜻하는 ‘차박’과 캠핑카 여행은 현재 가장 유행하는 아웃도어 장르입니다.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지난 몇 년간 소셜 미디어에서 엄청나게 회자되는 ‘VanLife(밴 라이프)’는 이런 정서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이자 일종의 로망입니다. 밴 라이프란 집 대신 여행차량에서 생활하며 여행과 일상을 꾸려나가는 삶을 뜻합니다. 일종의 ‘길 위의 집’인 셈인데요, 기존의 캠핑카, 카라반 여행과 다른 점은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낡고 오래된 중고차를 구매해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을 담은 생활공간으로 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밴 라이프에 담긴 로망은 단순히 캠핑의 유희보다 라이프스타일, 즉 삶을 마주하는 태도와 가치에 대한 철학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적확합니다. 길 위의 집은 기존의 세상살이와는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을 선사합니다. 빗소리에 아침잠을 깨고, 차장으로 넘어 들어오는 부드러운 햇살 아래서 차 한 잔 마시고, 복잡한 출퇴근 시간에 한적한 해안 도로를 달립니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잠시 머물며 바람을 맞고, 파도 좋은 바다에서 서핑을 하고 숲길을 거닙니다. 그러면서 길 위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교류합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신 자연과 어우러지며 자유롭고 단순한 삶을 영위합니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없으니 본격 캠핑카보다는 도심에서도 끌고 다닐 수 있는 차량이면 더 좋습니다. 즉, 밴 라이프란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 머무는 곳을 집으로 삼고, 자연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길위의 집을 선택한 21세기 보헤미안의 삶의 방식입니다.
이러한 밴 라이프의 로망을 오늘날 청춘들의 마음속에 불을 지핀 사람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이자 ‘#vanlife’라는 해시태그를 처음 만든 포스터 헌팅턴이 그 주인공입니다. 랄프 로렌의 디자이너로 일하며 뉴욕에 살던 2011년, 중고사이트에서 낡은 밴 한 대를 구매한 후,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무작정 길 위로 나섭니다. 그 후 2년 간 밴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vanlife’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밴에서 생활하는 그의 자유로운 일상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팔로워 수는 금세 100만 명이 넘어섰고,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에서 협업을 제안할 정도로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밴 라이프’라는 깃발을 내걸고 빈티지 밴에서 사는 자유, 평온함, 모험을 즐기는 문화로 이어졌습니다.
《밴 라이프》 책 소개
《밴 라이프》는 해시태그 ‘#vanlife’를 만든 포스터 헌팅턴이 자신과 비슷한 꿈과 생각을 품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와 사진을 담은 책입니다. 손수 꾸민 낡은 밴을 타고 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나눈 흥미로운 대화를 수백 장의 환상적인 사진들과 함께 펼쳐 보이는 멋진 화보이자 밴 라이프의 철학과 가치관을 담아낸 안내서입니다.
《밴 라이프》는 밴의 분류에 따라 8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폭스바겐의 구형 캠퍼부터, 미국산 밴, 일본산 밴, 스프린터, 캠퍼, 개조한 트럭, 스쿨버스 등등 차종별로 나눠서 선보입니다. 차종별로 좁은 공간을 영리하고 감각적으로 디자인한 인테리어를 엿보는 재미는 물론, 밴 라이프를 꿈꾸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실용적인 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멋진 해변, 아름다운 산과 경외가 느껴지는 숲을 누비는 개성 넘치는 밴 사진을 보고 있으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로망이 피어오릅니다.
네 바퀴 달린 나만의 작은 집에서 살아가는 소박한 라이프스타일에는 자연이 주는 즐거움과 자유롭게 삶을 개척하는 낭만이 담겨 있습니다. 얽매이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더욱 자유로워지고, 더 가볍고 멀리 떠날 수 있습니다. 《밴 라이프》는 용기 내어 실천한 사람들이 얻은 행복과 또 다른 삶의 지평에 관한 이야기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미니멀라이프, 자연주의, 무소유, 공유경제, 크래프트맨십과 같은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택하면서 얻은 행복과 가치, 즐거움에 대하여 영감을 얻고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길 위의 집에서 살아가는 십여 명의 밴 라이퍼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밴 라이프가 단순한 유행이나 도피가 아니라 도시 생활, 문명의 이기 속에서 잊혀진 소중한 가치와 행복을 복원하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떠나고 싶고, 이야기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당장 중고차를 사서 꾸며보고 싶은 꿈이 뭉실뭉실 피어오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 로망을 품고 있습니다. 차이는 실천하느냐 마느냐 뿐입니다. 포스터와 그의 친구들의 밴을 따라 길 위에 놓인 환상적인 세계로 함께 떠나보는 건 어떠신가요?
《밴 라이프》 본문 중에서
“우리 인간들은 천성적으로 무상한 존재에요. 우리의 조상들은 유목민이었죠. 음식과 안전한 야영 장소를 찾아서 끝없이 땅 위를 이동했어요. 하나의 탈것을 집으로 삼겠다고 결정하면 우리 내면의 오래된 일부가 깨어나는 거예요. 낯선 장소에서 잠을 깰 때마다 느낄 수 있어요. 이 본능은 우리의 일부고, 근사한 점은 요즘 들어 예전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본능을 깨닫고 있다는 거죠.” -캘럼 크리시
“밴을 타고 길을 나서는 건 내겐 리셋 버튼과 같아요. 길 위의 조용한 날들에서 너무도 많은 것을 얻었으니,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펼쳐지든 언제나 도로 위의 탈출 캡슐을 갖고 있을 겁니다.” -사이러스 베이 서턴
“나에게 자유로운 삶이란 한때의 유행이나 광증 같은 게 아니에요. 그건 평생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이루는 일부였죠. 밴은 내게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에요. 내가 사는 곳이 밴이든, 보트든, 텐트든, 아니면 오토바이 뒷자리든 간에 항상 나 자신에게 소중하게 느껴지는 삶을 추구하고 싶어요. 밴 라이프라는 생활 방식은 그런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인 거죠.” -제임스 바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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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빨강머리 앤이 사랑한 풍경
캐서린 리드 | 주식회사 터치아트 | 2019-06-1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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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빨강머리 앤이 사랑한 풍경
캐서린 리드 | 주식회사 터치아트 | 2019-06-1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L. M. 몽고메리와 앤 셜리에게 영감을 준 섬,
일생에 한번은 가보고 싶은 여행지!
“오, 이 섬은 세상에서 가장 꽃이 만발한 곳이에요! 프린스에드워드섬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곳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서 제가 여기서 사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정말로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 뭐예요.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 《빨강머리 앤》 중에서
《빨강머리 앤》의 작가 L. M. 몽고메리의 고향, 캐나다를 넘어 전 세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소설 《빨강머리 앤》을 탄생시킨 프린스에드워드섬! 이 책은 프린스에드워드섬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L. M. 몽고메리와 앤이 마음껏 꿈꾸고 뛰놀던 추억의 장소로 안내한다. 그리고 그 풍경이 몽고메리의 펜 끝에서 어떻게 새로운 생명을 얻었는지 보여준다. 자연에 열광하고 그 속에서 무한한 상상력으로 힘든 현실을 헤쳐 나갔던, 몽고메리와 앤의 놀랍도록 닮은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보자. 작가와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다.
“오, 이 섬은 세상에서 가장 꽃이 만발한 곳이에요!
이보다 아름다운 곳이 또 있을까요?”
프린스에드워드섬에 처음 도착한 날, 매슈가 모는 마차를 타고 초록지붕 집으로 향하던 앤은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초록지붕 집’, ‘빛나는 물의 호수’, ‘연인의 오솔길’, ‘유령의 숲’ 등 앤이 사랑한 아름다운 장소들은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사랑했던 실제 장소들이다. 이 책은 몽고메리와 앤에게 크나큰 영감을 주었던 바로 그 풍경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캐나다 동부 세인트로렌스만 안에 자리 잡은 프린스에드워드섬은 주변의 멋진 바다와 섬 안쪽의 고즈넉한 정취가 여행자의 발길을 붙드는 아름다운 섬이다. 위도가 높아 겨울이 긴 지역이지만, 멕시코 만류가 가까이 밀려오는 여름철이면 바닷물은 해수욕을 즐길 수 있을 만큼 따뜻하고, 길게 뻗은 해변이 이리 오라 손짓하며, 희고 붉은 모래 언덕은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람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골짜기까지 바다 내음과 소리를 실어 나르고, 언덕 위로 부드럽게 이어진 산책로와 바다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갈매기, 철썩거리는 파도, 정박한 배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소리는 앤의 시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몽고메리가 태어난 집은 물론, 생의 절반 이상을 살며 《빨강머리 앤》을 집필한 캐번디시의 옛집과 소설 속 아름다운 장소들을 한 곳씩 찾아가다 보면 어느새 앤과 함께 메이플라워를 한 아름 안고 고사리로 뒤덮인 가문비나무 숲을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L. M. 몽고메리와 앤 셜리의 삶을 씨줄과 날줄로 엮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에세이
1908년, 소설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초록지붕 집의 앤)》이 세상에 나왔을 때, 이 책은 출판사와 작가가 모두 깜짝 놀랄 만큼 엄청난 속도로 팔려나갔다. 초판이 출간된 지 1백 년이 넘은 지금도 앤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사랑스러운 소녀 앤 셜리는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인생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어떤 불행 속에서도 교훈을 얻으며 무한한 상상력으로 현실을 헤쳐 나가는데, 앤의 삶은 작가 L. M. 몽고메리의 삶과 닮은꼴이다.
몽고메리는 어린 시절부터 평생 일기를 썼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일기 중 초기 8년의 기록은 《빨강머리 앤》의 시대적 배경이 되었다. 그녀가 일기에 가장 시적으로 묘사한 대상은 옷이나 친구들, 실내장식, 교실, 구혼자 따위가 아니라 자연 풍경이다. 자연으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평범한 일상은 서서히 사라지고 강렬하고 미학적인 문장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한다. 석양의 미묘한 색조, 가을의 변화무쌍한 빛깔, 말이 끄는 썰매가 남기고 간 겨울 풍경 등은 몽고메리나 앤의 눈을 통해 새로운 의미로 독자의 가슴에 스며든다. 이 책의 저자는 몽고메리의 일기와 자서전 그리고 소설 속 앤의 말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한 폭의 그림 같은 에세이를 완성했다.
문학사에 길이 남을 고아 앤 셜리!
앤의 내면을 아름답고 강하게 키워낸 풍경 속으로!
L. M. 몽고메리는 앤 셜리를 창조함으로써, 문학사에 길이 남을 고아 한 명을 추가한 셈이다. 제인 에어, 톰 소여, 허클베리 핀은 물론,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와 데이비드 카퍼필드 등은 모두 고아다. 이들은 잔인한 어른들이 만든 냉혹한 세상에서 끊임없이 시험에 들었으나 하나같이 성공적으로 역경을 이겨내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간다. 그런데 앤이 주변 인물들의 마음을 얻는 방식은 다른 문학작품의 고아들과는 사뭇 다르다.
영국의 황무지나 미국의 미시시피강, 런던의 빈민가 같은 공간적 배경은 앞서 언급한 고아들을 역경으로 내몰기 위해 필요한 설정이었다. 이와 달리 프린스에드워드섬의 자연 환경은 단순한 공간적 배경의 기능을 넘어 앤의 내면을 아름답고 강하게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한 힘으로 작용한다. 앤은 영혼의 자양분이 필요할 때마다 자연을 찾았으며, 아름다움의 의미나 삶의 희망 등을 정의할 때 자연을 본보기로 삼았다. 몽고메리는 에이번리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 소녀의 상상력에 어떻게 불을 지피는지, 또한 그 상상력이 볼품없던 빨강머리 소녀를 어떻게 멋진 숙녀로 키워내는지 보여준다.
방대한 자료와 기록을 바탕으로 쓰여
작가와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실제로 프린스에드워드섬에 머물면서 몽고메리의 자취를 더듬고, 몽고메리의 일기, 자서전, 스크랩북, 《빨강머리 앤》을 비롯한 여러 권의 소설 등 방대한 자료를 망라해 그녀의 삶과 작품을 들여다보았다. 덕분에 독자들은 몽고메리의 복잡미묘한 감정, 글쓰기에 대한 변치 않는 열정, 프린스에드워드섬을 향한 깊은 사랑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1908년본 《빨강머리 앤》에 실린 삽화들, 몽고메리가 직접 찍고 그 위에 색을 입힌 흑백사진, 오늘날의 프린스에드워드섬을 담은 사진 등이 함께 어우러지며 프린스에드워드섬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특히 저자는 자연 풍경을 묘사할 때 몽고메리의 글을 직접 인용함으로써 아름다운 프린스에드워드섬의 정수를 고스란히 책 속에 옮겨놓았다. 몽고메리가 풍경을 묘사한 문장 하나하나는 자연을 매우 잘 알고 자연에서 발견한 모든 것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각적인 언어로 가득하다. 꽃이며 나무, 바다, 숲속의 고사리 한 포기까지 생생하게 담긴 사진들과 몽고메리가 풍경을 묘사한 문장을 함께 보면서 몽고메리만이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빛과 그림자, 색과 계절, 밤과 낮의 뉘앙스를 음미해보자.
본문 속으로
“앤이 실존 인물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나는 항상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그때마다 거짓말을 한 것 같은 불편한 감정이 남고, 알게 모르게 대답하기를 주저하곤 했다. 앤을 창조한 처음 그 순간부터 나에게 앤은 늘 진짜 같았기 때문에 앤이 상상의 나라에만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이 앤의 존재를 부정하는 폭력처럼 느껴진다. 앤은 진짜 살아 있는 인물 같다. 비록 나는 아직 앤을 만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만날 것이라 믿는다. 어쩌면 황혼 녘, 연인의 오솔길을 산책할 때나 달빛이 비치는 자작나무 길에서, 또는 어느 순간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소녀든 숙녀든 내 곁에 있는 앤을 발견하게 되리라. 그때가 오면 나는 조금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앤이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늘 믿고 있으니까.” - 《L. M. 몽고메리 일기 선집》 제2권, 1911.1.27.
《빨강머리 앤》 독자들에게 가장 의미심장한 그 ‘어딘가’는 바로 몽고메리의 내면에 있다. 모드 몽고메리도 앤 셜리처럼 상상력에 큰 가치를 두었다. 그녀 역시 앤처럼 세상의 아름다움을 강조했으며, 언제나 그 아름다움을 보고, 동시에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 했다. 어쩌면 두 인물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자연에서 깊은 위안과 영혼의 자양분을 얻었다는 점이 아닐까. 농장과 숲, 꽃과 들판, 마을의 역사와 사람들까지, 프린스에드워드섬을 향한 몽고메리와 앤의 깊은 애정은 독자의 마음속에도 섬의 풍경을 깊이 새겨 넣었다.
- p. 29~30, 〈2. 서로 닮은 고아〉 중에서
몽고메리와 앤에게 자연은 아름다움과 놀라움의 근원이자 영적인 공간이었다. 앤은 매일 밤 기도를 하라고 시키는 마릴라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정말로 기도하고 싶을 때는 혼자서 드넓은 들판으로 나가거나 깊고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하늘을 올려다볼 거예요. 저 위로, 위로, 한도 끝도 없이 푸른, 아름답고 파란 하늘을 올려다볼 거예요. 그러면 기도를 그냥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몽고메리도 일기에 이와 같은 감성을 메아리처럼 옮겨 놓았다.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일요일 풍경은 따로 있다. 다만 내가 너무 소심해서 그 소망을 현실로 이루지는 못하고 관습의 흐름에 따라 표류하고 있을 뿐이다. …… 나는 일요일 아침에는 일상을 벗어나 숲의 심장부까지 깊이 들어가고 싶다. 고사리 수풀에 홀로 앉아 이끼 덮인 어둑한 숲길에 찬송가처럼 메아리치는 바람과 나무하고만 시간을 보내고 싶다. 자연과 내 영혼이 함께한다면 나는 숲속에서 몇 시간이든 혼자 머물 수 있다.” - 《L. M. 몽고메리 일기 선집》 제1권, 1896.7.26.
- p. 52~55, 〈2. 서로 닮은 고아〉 중에서
모드와 앤의 상상력은 종종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두 소녀를 진부하고 실망스러운 일상에서 구원해줄 때가 더 많았다. 상상력이 마음껏 뛰어놀 때면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어른들이 모두 집을 비운 날, 다이애나의 동생 미니 메이가 심각한 후두염으로 호흡곤란을 일으키자 다이애나는 초록지붕 집으로 달려와 도움을 청한다. 매슈는 황급히 마차를 타고 의사를 데리러 가고, 앤은 다이애나와 함께 미니 메이에게로 달려간다. 앤은 진심으로 미니 메이가 걱정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순간의 낭만에 잠시 취한다. 몽고메리는 이 같은 상황을 아주 유려한 문장으로 묘사했다.
“밤공기는 매우 맑고 차가웠다. 지상에는 흑단같이 검은 그림자와 눈으로 덮인 은빛 언덕만 존재했고, 조용한 들판 위로는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 오랫동안 멀리할 수밖에 없었던 단짝 친구와 함께 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스쳐 달려가는 것은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 《빨강머리 앤》
- p. 121~122, 〈4. 더욱 시적인 그 무엇〉 중에서
겨울철에는 할머니가 위층에 난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마다 가을부터 봄까지 모든 식구가 아래층에서만 생활해야 했다. 드디어 봄이 되어 날씨가 따뜻해지자, 몽고메리는 다시 위층의 자기 방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계절은 몽고메리의 정서에 매우 즉각적이고 강렬한 영향을 미쳤기에 그녀는 계절 변화에 따라 “행복과 불행 사이”를 오가곤 했다. 온화한 봄날은 몽고메리가 정원에 나갈 수 있고, 또 위층의 자기 방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행복한 계절이었다. “나는 정원에 나가 있지 않을 때는 거의 위층 내 방에서만 지냈다.” 몽고메리는 정원 가꾸기와 글쓰기라는 창의적이고 상호보완적인 두 활동을 통해 명성의 문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아, 올여름 나는 정원 덕분에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야말로 꽃 속에 푹 파묻혀 지냈다. 장미 수십 송이가 너무나 아름답게 활짝 피었다. 대단한 녀석들이다! 올해 처음으로 장미 덤불이 두 배로 자라더니 지난 3년간 아껴둔 달콤함을 한꺼번에 활짝 피워냈다. 지금 내 앞 탁자에 놓인 꽃병에 장미를 가득 꽂아두었다. 뒤에는 사랑스러운 스위트피와 노란 양귀비, 불꽃의 숨결 같은 한련이 여러 꽃병에 가득하다. 아, 정원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얼마나 현명한 신의 손길인가.” - 《L. M. 몽고메리 일기 선집》 제1권, 1905.7.30.
- p. 161~162, 〈5. 에메랄드 스크린〉 중에서
원고료를 받은 사실에 고무된 몽고메리는 글을 쓰고 투고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이후 핼리팩스여자대학교에서 학업을 마치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2년 동안 수십 편의 소설을 썼는데, 대부분 주일학교 발행물이나 아동용 정기간행물에 실렸다. 몽고메리는 그 시기에 쓴 일기를 자서전에 소개했다.
“올여름 내내 부지런히 글을 썼다. 너무나 더웠던 날씨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소설과 시를 짜내느라 골수가 녹아버리고 뇌가 지글지글 타버리지나 않을까 무서웠다. 하지만 나는 내 일을 정말 사랑한다! 이야기를 엮어내는 일을 사랑하고, 내 방 창가에 앉아서 날개를 펴고 솟아오르는 공상을 시로 다듬어내는 일을 사랑한다.” - 《L. M. 몽고메리 자서전》
글쓰기에 매진했던 몽고메리의 젊은 시절은 평생 의지하게 될 풍경과 문학으로 그녀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글을 쓰고야 마는 강한 의지와 절제력을 길러주었다.
- p. 239, 〈7. 위대하고 신성한 숲〉 중에서
다음 봄, 약물을 과다 복용한 몽고메리의 시신 옆에서 발견된 글은 그녀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가 되었다.
“나는 주문에 걸린 것처럼 미쳐가고 있다. 그 주문을 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신이 나를 용서하기를, 비록 나를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나를 용서해주길 바란다. 나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만큼 힘든데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실수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을 이렇게 끝내야 한다니.” - 메리 헨리 루비오가 쓴 몽고메리 평전 《Lucy Maud Montgomery: The Gift of Wings》
몽고메리는 자서전의 마지막 장에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은 아니었지만, 가장 힘든 순간에도 오직 높은 곳에 오르기를 열망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과 열정이 있었다.”라고 썼다. 하지만 그 당시에 느낀 성취감을 끝내 되찾지 못했다.
- p. 253, 〈7. 위대하고 신성한 숲〉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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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악셀 린덴 | 심플라이프 | 2019-02-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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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악셀 린덴 | 심플라이프 | 2019-02-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던 도시인,
목장에 내려가 양치기가 되다.
양과 함께 열 번의 계절을 보내며
살고, 느끼고, 사유한 그 경이로운 기록!
평범한 기대를 무너뜨리는 조금 다른 목장 이야기
양치기의 목장 일기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목가적인 전원생활, 귀농 가족이 경험하는 소소한 행복, 대도시 생활에 대한 비판, 자연과 슬로라이프 찬양 등을 상상한다. 하지만 이번에 심플라이프에서 출간한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는 행복한 농장 생활을 자랑하지도, 자연 친화적인 삶을 적극 권장하지도, 싸구려 감상 따위를 늘어놓지도 않는 독특한 에세이라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문학 강사로 살아가던 저자 악셀 린덴은 어느 날 아버지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갑자기 목장과 양을 물려받게 된다. “내가 임업에 약간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숲이 조금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거창하진 않지만 이유 있는 양치기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1021일, 약 3년간 그가 써 내려간 이 일기 속에는 초보 양치기가 되어 좌충우돌하는 모습부터 겨울용 사료를 준비하고, 짝짓기를 시키고, 출산을 지켜보고, 애지중지 기른 양을 결국 도축하며 진짜 목축업자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이 담담하게, 때로는 위트 있고 때로는 뭉클하게 그려진다.
하루하루 그저 묵묵히 양을 돌보는 자신의 삶을 짧은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둔 이 글을 읽고 목가적인 양치기 일기를 기대한 혹자는 ‘이게 뭐야?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눈 밝은 혹자는 문학을 공부해 온 저자가 곳곳에 숨겨 놓은 반짝이는 사유와 아름다운 문장들을 발견하는 한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하루하루가 쌓여 인생이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색채를 띠게 되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모순으로 가득한, 인생이라는 아이러니
이웃에 사는 양치기가 말한다. “양이 내 손에서 콩을 받아먹고 얼굴에 코를 비볐어요. 도축하지 않고 살려 두면 안 될까요?” 그러고는 며칠 뒤 그가 다시 말한다. “카탈로그에서 괜찮은 칼을 골랐어요. 오늘 주문하겠습니다.”
도발적인 제목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는 모순으로 가득 찬 인간의 삶을 압축한 제목이자 그런 인간의 삶을 담백하게 묘사한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도시에서 저자는 완벽한 채식주의자로 살아갔다. 하지만 양이 생기고, 결혼해 아이도 생기면서 다시 고기를 먹기 시작한다. “나는 채식주의자다. 그래도 우리가 키운 양의 고기는 먹는다. 윤리라는 게 참 까다롭다.”(186쪽)
또한 저자는 동식물을 멸종시키고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대규모 농업에 반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 목장은 바로 그런 대형 트랙터를 가진 농민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우리 목장의 양들도 마찬가지다. 양이 먹을 겨울용 사료를 옮길 때 트랙터를 쓰지 말고 손으로 옮기면 어떨까. 말에 실어 올 수도 있겠지. 그럼 말이 먹을 겨울용 사료도 필요하겠구나”(156-157쪽)일 수밖에 없다.
양치기가 된 저자는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주장하지 않는다. 그저 모순된 삶 속에서 고민하고, 실수하고, 다시 시도하는 일상을 보여 주며, 양들 사이에 서서 했던 생각들을 풀어놓을 뿐이다. 그리고 그 모습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읽는 사람들의 몫이다.
책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양치기의 일기를 읽으며 스웨덴 어딘가에 사는 누군가의 삶을 훔쳐봐도 좋고, 거기서 어떤 의미를 찾아도 좋다. 동화 같은 일러스트를 감상하며 힐링을 해도 좋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동경하며 또 다른 삶을 꿈꿔 봐도 좋다. 나도 양을 키워 볼까 생각해도 좋고, 오늘 저녁엔 양고기나 먹으러 갈까 생각해도 좋다고.
[ 책 속 한 문장 ]
? 방목장에 좁은 오솔길들이 생긴다. 양이 한 줄로 다니는 것은 풀을 덜 상하게 하는 방법이다. 나는 생각해 내지 못했을 방법. _18쪽
? 어제는 축사 문을 열고 건초를 좀 펼쳐 놓았다. 겨울용 사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일리지는 진짜 목축업자들이 만든 것을 사 오지만 건초는 우리 목장에서 직접 만들기도 한다. 건초를 만든다는 것은 너무 후한 표현이고, 그저 풀을 쇠스랑으로 긁어서 한곳에 모아 놓는 것이다. 얼마 되지 않는 사료를 위해 너무 많은 힘을 쏟는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하는 일이 전부 합리적일 수는 없잖은가. _51쪽
? 일이라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한다. 양을 키우는 생활은 항상 양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에서 취미 생활과 다르다. 1년 365일 양에게 해 줘야 할 일이 있고, 만약에 대비해 하루 24시간 양들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헌신이라면 헌신인데 헌신의 대가가 뭐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 양고기? 양털? 그보다는 헌신하는 삶 그 자체가 대가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어떻게 하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삶을 꽉꽉 채워 주는 녀석들이 200미터 앞 방목장에 살고 있다. 되새김질에 여념이 없는 녀석들, 꽉 찬 게 뭐고 덜 찬 게 뭔지 전혀 모르는 녀석들이다. _91-92쪽
? 새끼 양이 태어나면 애들이 난리법석을 피운다. 양들이 겨울에 뭘 먹고 어떻게 사는지 아무 관심도 없던 애들이 그때부터 양들에게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 가장 야윈 새끼 양에게 누가 젖병을 물릴 것인가,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 것인가를 놓고 활발한 토론이 벌어진다. 하지만 새끼 양의 이름은 얼마 안 가 사라진다. 새끼 양으로 사는 시절도 늦여름이면 끝이다. 새끼 양이 그냥 양이 되는 것이다. 그때쯤이면 수컷은 도축당하고, 암컷 몇 마리는 살아남아 양 떼 증식의 임무를 맡는다. 그때가 되면 애들은 양의 이름 같은 것은 까맣게 잊는다. 아니, 양 자체를 까맣게 잊는다. 세상이 그렇게 생겨 먹었다. _108쪽
? 도축한 다음 날의 단상.
모든 일을 우리 손으로 처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 해 전에 불러왔던 전문가는 육류 생산 회사에서 15년간 일한 경험이 있는 착한 친구인데, 요새 이 친구의 전문 분야는 정신 건강 관리인 것 같다. 이 친구가 있을 때는 자리를 뜰 수도 있었고 우리 일이 아닌 척할 수도 있었다.
이번에는 우리가 다 걸머져야 했다. 피는 계속 쏟아지고 양은 계속 죽는데 감각은 쉽게 무뎌지지 않는다. 죽은 양 열두 마리는 죽은 양 열두 마리다. 볼트 건 열두 발은 머리통 열두 개를 박살 낸다. 에누리가 없다. 도축하기 전에 독한 술을 마시는 것이 오랜 전통이다. 즐거워서 마시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 알겠다. _132쪽
? 목장에 다른 동물들이 들어오고 있다. 장난을 좋아하고 사교적이면서 단순한 돼지는 시큼하게 상한 젖을 제일 좋아한다는 것만 빼면 인간과 꽤 비슷한 동물이다. 힘세고 의리 있고 요긴한 말은 잠재적 색광이라는 것만 빼면 인간과 비슷한 데가 전혀 없는 동물이다.
그래도 나에게 제일 특별한 동물은 아직 양이다. 나는 차분하고 겸손하고 금욕적인 양이 좋다. _170쪽
? 오늘은 양 떼를 몰고 목장 옆 찻길로 나갔다. 다른 지름길도 있었지만 양 떼가 길을 건널 때 자동차들이 도로 위에서 꼼짝 못 하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양치기 개를 관리하는 사람이 특히 그 장면을 보고 싶어 했다.
사실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다들 재미있어 했다. 일요일에 이 길을 급하게 달리는 차는 없다. 양은 차가 오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는 가끔 교통 방해 행위가 모든 자연 파괴 행위에 반대하는 과격 시위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곤 한다. 동물을 도로에 잔뜩 풀어놓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다. _182쪽
? 목장에도 새 시대가 왔다. 불가항력이었던 것 같다. 우리도 양을 소득원으로 보기 시작했다. 양 떼의 규모가 늘어날 것이고 도축장 허가도 받을 것이다. 진짜 목축업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소득을 발생시켜야 세금을 축내지 않는 사람이 된다. 원칙적으로는 핵무기 업자나 포르노 업자도 성실한 고액 세납자가 될 수 있다. 반면 세상만사에 의문을 품고 돌멩이를 걷어차면서 길거리를 배회하다가는 금방 수상한 사람이 된다. 의욕이 안 생기는 게 당연하다. _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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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선녀는 참지 않았다
구오 | 위즈덤하우스 | 2019-05-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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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선녀는 참지 않았다
구오 | 위즈덤하우스 | 2019-05-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나무꾼의 소원은 범죄다!’
정당한 처벌이 있는 상식이 통하는 전래동화
전래동화는 무의식에 자리해 한 사람의 인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담긴 성차별적 요소에 관해서는 지금껏 충분한 고찰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저자 구오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각종 성범죄와 차별·혐오가 난무한 한국의 전래동화를 페미니즘 시각에서 다시 써보고자 했다. 그 결과 10편의 전래동화가 무해한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고정된 성역할과 편견에서 벗어나 있어 원전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화는 미래 세대인 어린이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이데올로기’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여성의 자각과 새로운 시각이 세상을 구할 것이다.”
★ 정희진 여성학자 강력 추천!
학생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페미니즘 전래동화
이 책의 저자 구오(俱悟)는 대학생이 주축이 되어 ‘함께 깨닫다’라는 이름 아래 2015년부터 함께 읽고, 쓰고, 생각을 나누는 독서토론 모임이다. 그들은 여러 종류의 책을 함께 읽고 토의를 해오면서 여성적 시각이 담긴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절실히 느꼈고, 이러한 생각들이 모여 한국의 전래동화를 페미니즘 시각에서 다시 써보는 적극적 행동으로 이어졌다. 『선녀는 참지 않았다』는 페미니즘과 사회 이슈에 대해 구오가 읽고 공부한 결실이다. 구오는 차별과 편견에 기반을 둔 의식구조를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기 위한 시도로써, 전래동화가 내포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그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성차별주의를 타파하고자 이 책을 펴냈다.
『선녀는 참지 않았다』는 2018년 동명의 제목으로 1,124명의 후원자가 모여 1,491% 목표 달성으로 텀블벅 펀딩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9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박씨전』 한 편을 추가 각색하고 만듦새를 정돈해 다시 펴내게 되었다. 책에 담긴 10편의 이야기들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차별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 재미와 통쾌함을 선사한다. 저자들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익숙한 모든 것을 더 깊이, 더 멀리 바라보는 시간을 갖기를 희망한다.
살짝 손보니 이야기의 판이 뒤집어졌다!
어린 시절 읽었던 전래동화를 떠올렸을 때, 이상하다고 느낀 적 없었는가? ‘왜 나무꾼은 선녀의 날개옷을 훔쳤음에도 불구하고 죗값을 치르지 않았는지’, ‘선화공주를 음해하는 말을 퍼트리고 다닌 서동은 어떻게 뻔뻔하게 선화공주와 결혼할 수 있었는지’, ‘박씨는 왜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의 허물을 벗는 날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는지’ 말이다. 이미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불합리하고, 차별에 물든 역사가 동화를 통해 재생산되어 왔다.
“선녀는 나무꾼에게 정당한 처벌을 내렸고,
선화공주는 서동의 거짓 소문을 물리쳤으며,
박씨는 자신의 얼굴을 더 이상 부끄러이 여기지 않았다.”
구오는 전래동화를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차별과 혐오를 양산하는 부분을 철저히 바꿔나갔다. 남성을 돕는 부수적 역할로만 그려지거나, 남성의 영웅적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소모적으로 사용되어온 여성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결국 이야기의 판을 뒤집어놓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당한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원전보다 훨씬 재미있고, 입체적이며, 통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입에서 입으로 재생산된 차별과 혐오의 역사,
그 문제적 고리를 끊어내다!
혹시 역신에게 강간당한 처용 아내의 이름을 아는가? 호랑이 가죽과 물물교환의 대가로 반쪽이에게 업혀간 여인의 이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래동화 속 수많은 여성들을 떠올려보면, 몇몇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이름이 지워져 있기에,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고, 그 결과 그들의 억울함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또 그것은 하나의 문화적 원형을 이뤄 우리의 사고 깊숙한 곳에 자연스레 자리하게 되었다.
『선녀는 참지 않았다』는 이 문제적 고리를 적극적으로 끊어내려고 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야기를 다시 쓰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여성들에게 이름과 목소리를 부여하는 일이었는데, 그 결과 여인들은 자신이 닥친 불쾌한 상황에서 오롯이 감정을 드러낼 수 있었다. 이는 여성 등장인물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여성들은 더 이상 가사노동과 희생을 당연시 여기지 않으며, 부당한 삶에서도 주체적인 변화를 이끌며 다른 여인들과 연대해나간다. 이렇게 바뀐 이야기를 읽고 자란 아이는 분명 지금의 우리와는 다른 의식구조를 가지게 될 것이다.
‘마음 놓고 권할 수 있는 동화책’으로 재탄생!
세상에는 우렁각시뿐 아니라 우렁총각도 존재하였고,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여성도 존재했다. 『선녀는 참지 않았다』에는 고정된 성역할과 편견에서 벗어난 다채롭고 주체적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마음 놓고 읽어줄 수 있는 무해한 동화책으로 재탄생했다. 각각의 이야기는 ‘원전 요약-다시 쓴 이야기-글쓴이의 말’ 순서대로 실려 있으며 구어체로 썼기에 전래동화처럼 직접 말로 들려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여성주의 시각을 경험해보고, 기존 사회로부터의 변화가 왜 필요한지 스스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변화는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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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세탁소 옆집
조윤민, 김경민 | arte(아르테) | 2020-07-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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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세탁소 옆집
조윤민, 김경민 | arte(아르테) | 2020-07-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평범한 직장인, 화제의 맥주 슈퍼
‘세탁소옆집’을 열다!
퇴근 후 맥주 슈퍼 창업 도전기
미친 아이디어를 미친 실행력으로,
맥주처럼 속 시원한 사이드 허슬 노하우
◎ 도서 소개
회사를 왜 그만둬? 내 소중한 본업인데?
퇴근 후 출근하는 맥주 슈퍼 창업기
‘평일 오후 6시가 되면 회사를 나와 작은 가게로 향한다. 채 열 평이 안 되는 작은 가게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진열장 가득 독특한 라벨의 맥주들이 놓여 있고, 반대쪽 하이 테이블에는 디제잉 부스가 있다. 새로 들어온 맥주를 차곡차곡 정리하다 보면 지나가던 동네 주민이 들어와 냉장고에서 자연스레 맥주 한 병을 꺼내 직접 캐셔에 찍고는 이런저런 근황을 나눈다. 금요일 저녁에는 가게에서 소수 인원만 모여 디제잉 연습을 하기로 했다……’ 이것은 누군가의 상상이 아니라, 금호동에 위치한 작은 맥주 슈퍼 ‘세탁소옆집’의 일상이다. 평범한 직장인 조윤민, 김경민은 매일 저녁 세탁소옆집 주인장 1과 주인장 2라는 두 번째 자아로 살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2%, 즉 직장인 10명 중 2명이 투잡을 하고 있다(인크루트, 2020년 5월 기준),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가 소득을 확보하려는 이들도 많은 탓이겠지만,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회사 밖에서 자신의 일을 찾고 싶은 마음을 품게 마련이다. 그러나 선뜻 시도하기는 쉽지 않다. 퇴근 후에는 집에 가서 누워 있을 시간조차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세탁소옆집 주인장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직장생활과 내 가게를 운영하는 퇴근 후 생활이 뜻밖에도 상호간 활력을 준다는 것이다. 아르테에서 출간되는 『세탁소옆집 : 말하면 다 현실이 되는』에서 이들은 퇴근 후 맥주 슈퍼 사장으로 살아보는 경험을 통해 자신들이 얻은 유쾌한 경험과 신선한 인사이트를 소개한다.
“일일 사장 놀이 해볼래요?”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 퇴근 후 프로젝트의 엉뚱발랄한 행보
각각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500스타트업 코리아에서 창업가들을 지원하는 일을 해온 주인장들은,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면서 친해졌다. 맥주(특히 신맛의 사워 비어!)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자주 같이 술을 마시러 다니다 ‘이렇게 마실 바엔 가게를 차려도 되겠다!’는 농담 같은 한마디를 실행에 옮긴 것이 세탁소옆집의 출발점이었다. 두 사람이 스타트업 생태계와 창업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좀 더 과감하게 ‘퇴근 후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직장생활 이후의 미래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컸다.
처음에는 월 1억을 벌어보겠다는 포부를 갖기도 했다. 매일 빠짐없이 가게 문을 열고 마냥 손님을 기다리거나 근처 아파트 단지에 무작정 찾아가 전단을 뿌려보기도 했지만, 노력이 항상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깨닫고 수익에 대한 무리한 욕심은 내려놓기로 했다. 대신 주어진 시간 동안 유연하게 움직이기로 했다. 회사 일이 바쁠 때는 알바를 쓰고, 체력 관리도 해가며 퇴근 후 시간을 관리해온 덕분에 그들의 사업은 생각보다 더 오래갈 수 있었다. 주인장들의 말에 따르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반드시 퇴사를 선택할 필요도, 자기 생활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 이번 책에서 그들은 직장 일의 안정적인 성취감, 내 가게 운영의 즐거움을 동시에 병행하는 것은 ‘사이드 허슬러’이기에 누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임을 몸소 터득한 노하우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어쩌면 단순히 스타트업계에 종사한 경험이 아니라,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세탁소옆집 주인장들의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신기한 맥주를 먹어보고 싶어서 찾아오는 동네 주민을 단골손님이자 친구로 만들고, 디제잉이라는 공통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 크루를 결성하며, 운동을 좋아하는 손님들과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고 한강을 달리는 이벤트가 하나하나 독특한 콘텐츠이자 커뮤니티의 일환이 되어 세탁소옆집의 기반을 단단하게 해온 것이 그 증거다.
의미 없는 걸 잔뜩 하는 게 인생!
사이드 허슬을 하면 인생이 두 배로 즐거워진다
『세탁소옆집 : 말하면 다 현실이 되는』에서 주인장들은 2017년 금호동 세탁소 옆에 처음 맥주 슈퍼의 문을 열고, 2019년 한남동에 2호점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낱낱이 담아내고 있다. 지인의 가게에서 일일 맥주 슈퍼를 열고 나름의 흥행을 거둔 뒤 창업을 결심한 시점부터, 다사다난했던 창업 전후, 소상공인으로서 맥주 보틀숍 운영을 안정화시키고, 이런저런 콘텐츠 이벤트를 통해 단골손님들을 만나 시트콤처럼 유쾌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기까지, 사이드 허슬이라는 말로 한정 짓기에는 풍부한 퇴근 후 창업 노하우와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이제 세탁소옆집은 금호동과 한남동의 작은 골목에서 힙한 사랑방으로 톡톡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의미 없는 것을 잔뜩 하는 게 인생’이라는 말이 주인장들의 모토라고 하지만, 사실 그중에 의미 없는 일은 없었던 셈이다.
“세탁소옆집을 하면서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들을 통해서 누구나 회사 일 외에 새로운 일에 대한 욕구와 고민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에게 우리의 이야기가 미미하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책을 쓰고 싶었어요.”
주인장들의 다음 목표는 세탁소옆집의 경험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이미 사이드 허슬, 혹은 퇴근 후 창업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주인장들 역시 기회가 닿는 한 온라인이나 소규모 클래스를 통해 회사 밖에서 자신의 삶을 꾸리는 방식과 그 과정에서 유용한 관점을 전하고 있다. 사이드 허슬을 오래 운영하기 위한 나름의 연구와 고민도 멈추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차를 최대한 당겨 써서 맥주의 본고장 유럽을 찾아 짧은 ‘맥주 유학’을 떠나 더 넓은 맥주의 세계를 머릿속에 담아오기도 했다.
아직은 미약해 보이지만 유쾌하고 친근한 힘을 갖고 있는 주인장들의 영향력을 지켜보노라면, 더 많은 이들에게 회사 밖의 삶에 대해 전하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 역시 전부 다 현실이 될 것만 같다.
◎ 책 속에서
같은 업계에 있다 보니 스타트업 분야 종사자들과 서로 친해지면서 자주 만나고 정보도 공유하는 이벤트들이 굉장히 많았다. (…)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뜻밖의 일들을 하다 엉뚱하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마주치는 일은 적잖이 일어났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이 운영하는 맥주 슈퍼에서 일일 사장 놀이를 했을 때도 그랬다. 많은 친구들을 불러 판을 크게 벌였고, 헛소리인 양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던지는 와중에 우리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싹텄다.
‘집에서 마시는 것보다 돈도 벌고 좋은데? 그래. 이왕 마시는 술, 생산적으로 마셔보면 어떨까?’
거창하게 말하자면, 그 일이 우리가 주류 산업의 소비자에서 공급자로 바뀌는 커다란 전환점이었는지도 모른다.
(본문 17~20페이지 중에서)
많고 많은 아이디어들을 뒤로한 채 최종 결정된 것이 ‘세탁소옆집’! 잡담처럼 이야기 나누던 중에 우리는 서로에게 “사람들이 처음 가게를 찾아올 때 뭐라고 검색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우리 가게 바로 옆에는 금호동에서 꽤나 인지도가 있는 크린토피아가 있다. 금호동에 사는 지인 친구들에게 맥줏집 연다고 위치를 알려주면 “아, 그 크린토피아 옆”이라고 하는 정도였다. 그렇다면 처음 가게를 찾아 오는 사람들도 ‘크린토피아 세탁소 옆에 있는 그 집’이라고 떠올릴 것으로 생각했다. 아, 그럼 아예 이름 자체를 ‘세탁소옆집’이라고 할까? 오! 괜찮은 것 같은데? ‘세탁소옆집’이 가게 이름으로 결정된 순간이었다.
(본문 41페이지 중에서)
무한 증식하는 일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소상공인이 명심해야 할 것은 ‘우선순위’이다. 두 주인장 역시 사소한 듯하지만 중요한 많은 일들의 목록을 작성한 다음 빠르게 업무를 나누어 진행했다. 주인장 1은 맥주 주문 및 가격 책정, 쇼윈도 관리, 마케팅 물품 디자인 및 제작을 주인장 2는 사업자 등록,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소셜미디어 계정 개설 및 온라인 업체 등록 등을 담당했다. 무엇보다 두 주인장이 공동 창업가로서 한 번의 다툼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둘 다 실행력을 중요시하며, 업무 진행의 속도가 빠르고 필요한 시점에 빠르고 투명하게 소통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대화합시다!
(본문 53페이지 중에서)
사워 맥주의 매력에 빠져서 맥주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기에 주인장들에게 사워 맥주는 세탁소옆집만의 개성을 만드는 핵심이 되었다. 맥주 셀렉션에서 과감하게 사워 맥주의 비중을 높여 다른 맥주 슈퍼나 보틀숍과의 차별화된 제품 구성을 계획했다. 사워 맥주는 아직 한국에서는 대중화되기보다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맥주여서, 일반적인 맥주 보틀숍 혹은 이마트와 같은 슈퍼에 가면 매우 한정된 종류만 구매가 가능하거나 거의 찾기조차 힘들다.
반면에 세탁소옆집에서는 한국에서 판매되는 웬만한 사워 맥주를 전부 다 만나볼 수 있다. 한국에 수입되는 사워 맥주는 항상 다른 어떤 숍보다 빨리, 그리고 보다 다양하게 구비하려고 한다. 매우 솔직하게는 두 주인장이 한국에 수입되는 새로운 사워 맥주를 빨리 마셔보고 싶어서라도 남들보다 먼저, 더 많은 종류를 들여온다. 세탁소옆집은 이렇게 맥주 덕후들 혹은 맥주의 새로운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맥주의 시야를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본문 64페이지 중에서)
“아직 늦지 않았으니 접는 게 어때요.”
이유는 간단했다. 어려운 사업이다. 도매상 입장에서야 술을 팔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만, 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다. 우리는 그분의 경고를 감사히 받아들였다. 보틀숍 운영이 쉽지 않고 비즈니스의 확장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 그만큼 쉽지 않은 소상공인 비즈니스이기에 우리의 승부처는 결국 콘텐츠였다. 콘텐츠라고 말하면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제공하고 싶은 콘텐츠란 맥주를 마시는 경험 자체였다.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서 함께 어울리고 즐기고 싶은 맥주 슈퍼. 그래서 세탁소옆집을 단순히 맥주를 팔기만 하는 슈퍼가 아닌, ‘맥주 구멍가게’ 혹은 ‘부티크 맥주 편집숍’으로 그 의미를 넓혀 포지셔닝하기로 했다.
(본문 103~104페이지 중에서)
세탁소옆집에 오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서로 어느 정도 믿고 만난다. 손님의 친구, 그 친구의 친구, 꼬리의 꼬리를 무는 커뮤니티. 손님이 단골이 되고 단골이 친구가 되는 커뮤니티. 커플도 탄생하고 뿌듯한 세탁소옆집 사람들. 가게를 이년 반 동안 운영하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역시 세탁소옆집 사람들이다. 우리는 흡사 ‘세탁소옆집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시트콤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손님, 주민, 알바, 가게에 오는 모든 사람들과 같이. 농담처럼 친한 영화 제작 피디에게 ‘맥주 가게 언니들’ 혹은 ‘세탁소옆집 사람들’이라는 영화를 만들자고 이야기할 정도다. 매력적이고 치명적인 세탁소옆집 사람들, 사랑합니다!
(본문 135페이지 중에서)
재미있는 콘텐츠, 사람들과의 커뮤니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일 년은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일 년만 더 해보자, 했더니 어느새 이 년이 훌쩍 지나 삼 년차에 접어들었다. 주위 사람들은 우리를 보며 ‘여자 둘이 의기투합하다니 대단하다.’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등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이런 시각으로만 바라봐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여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이 더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회사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 (퇴사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회사 밖에서 남는 시간을 이용해 주인장 각각이 개인의 발전을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더 크다.
(본문 257~268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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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아무튼, 계속
김교석 | 위고 | 2018-07-1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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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아무튼, 계속
김교석 | 위고 | 2018-07-1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아무튼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 나는 오늘도 ‘계속’ 한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은 『아무튼, 계속』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얼리어답터가 아니면 뒤처질 것 같은 느낌에 괜히 마음이 급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 속에서 계속되는 무언가를 하나씩은 붙들고 살지 않을까? 『아무튼, 계속』은 무언가를 ‘계속’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전 『필름 2.0』 기자였고 현재 TV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는 성장과 변화와 발전에서 행복을 느끼기보다는 모든 순간들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누군가 한참을 달리다가 뒤를 돌아봤을 때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처럼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기를 바란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영화 [4월 이야기]를 보고, 어릴 때 갖고 놀던 플레이모빌은 여전히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고, 평생 함께할 옷을 수집하는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차피 흐르는 시간은 가만히 있어도 움직이는 무빙워크와 같다면
굳이 그 위에서 더 빨리 가겠다고 걷지 않겠다”
어린 시절, 친구들이 장난감이나 야구 대신 닌텐도나 PC 게임에 하나둘 빠져드는 것을 보면서 처음으로 혼자 뒤에 남겨진 듯한 아련함을 느꼈다. 친구들과 함께 열광했던 장난감들은 거실에서 치워졌고, 함께 놀던 놀이터는 못 보던 어린것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성장’이라는 궤도의 존재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철이 든다는 표현이나 나이에 맞게 정해진 타임테이블이 그냥 마뜩치 않았다.
라디오에서 ‘추억의 무슨무슨 차트’ 등을 들으며 과거를 추억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가능하다면 아련함을 남겨두지 않고 아예 모든 시간을 끌어안고 살고 싶었다. 그래서 누군가 한참을 달리다가 뒤를 돌아봤을 때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처럼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바로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흐르는 시간은 가만히 있어도 움직이는 무빙워크와 같다면 굳이 그 위에서 더 빨리 가겠다고 걷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대략, 이렇게 살게 됐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모토로”
퇴근하고 뭘 하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일상의 항상성 유지에 만전을 기한다고 대답한다. 월수금 9시 반 수영, 퇴근 후 20분의 법칙, 위클리 청소, 계절별 계획표… 그렇게 돌고 돌아오는 계절처럼 매년, 매월, 매일 똑같은 삶을 반복하는 변화 없는 일상을 꿈꾸게 됐다. 이따금 뒤돌아보며 아스라함을 느낄 게 아니라 내가 그냥 그 자리에 머물면 되는 거였다. 그래서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상을 유지하는 삶을 살고 있다. 흐르는 시간에 맞설 수 있는, 내게 주어진 단 하나의 방법이다. 내 주변에는 없지만, 분명 어딘가에 흘러가는 시간을 자기 식대로 마주하고 붙잡으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
“지금이 늘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길 바라는…”
아무렴, 어떤 짓을 해도 시간은 멈출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돌아올 여름을 맞으며 지난여름에 느꼈던 감정을 또다시 느끼고 싶고, 그 뜨거운 바람과 연관된 이야기들이 다시 반복되길 바란다. 세월이 흘러도 부모님은 언제나 머릿속에 있는 건강한 모습 그대로 머물러 계셨으면 좋겠고, 살면서 마주했던 여러 행복한 순간들을 잊어버리고 살지 않기를 빈다. 그래서 최대한 시간을 붙잡으려고 노력했고, 시간의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
내 삶에서 계속되고 있는 여러 ‘계속’들에 대한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나는 한 번도 내 일상의 모습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냥 그렇게 살고 있었달밖에. 어쩌면 나는 내가 누렸던 행복들을 계속 그대로 붙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평생 같은 곳에 머물고자 애쓰는 사람의 이야기다. 지금이 늘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길 바라는…. 이 글이 당신의 일상을 점검하거나 지난 시간을 마주할 그 어떤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00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각권의 책에 담아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교집합을 두고 피트니스부터 서재, 망원동, 쇼핑, 게스트하우스, 스릴러, 스웨터, 관성 같은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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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아무튼, 순정만화
이마루 | 코난북스 | 2020-02-0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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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아무튼, 순정만화
이마루 | 코난북스 | 2020-02-0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아무튼 시리즈 스물일곱 번째는 순정만화 이야기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아무튼 시리즈에 걸맞게, 사랑하는 연인과의 결정적 순간에조차 순정만화 속 대사가 자동 재생되는 저자는 지금까지 이십 년 넘게 차곡차곡 쌓아오고 있는 순정만화에 대한 애정을 이 책에 쏟아냈다. 권교정, 김혜린, 박은아, 신일숙, 천계영, 한승원…, 『불의 검』, 『아르미안의 네 딸들』, 『오디션』, 『다정다감』, 『내 남자친구 이야기』…, 긍하와 강이, 하치와 나나, 부옥과 명자, 루다와 동경, 소서노와 카라…. ‘순정만화의 시대’를 통과한 이들이라면 저자가 소환한 작가들, 작품들, 주인공들 이름만으로도 그때 그 안에 깃든 마음들을 다시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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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 제철소 | 2020-03-0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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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 제철소 | 2020-03-0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아무튼 시리즈의 스물여섯 번째 주인공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스트’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가진 하루키는 아무튼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등을 번역한 이지수의 첫 에세이집으로, ‘하루키’라는 입구로 들어가지만 결국 ‘나’라는 출구로 빠져나오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에세이 열네 편이 실려 있다.
중학생 시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하루키 월드에 처음 발을 들인 저자는 어느덧 삼십대 중반의 일본어 번역가가 되었지만, “소화시키지도 못한 채 통째로 외워버려서 마음에 엉겨 붙은” 하루키의 문장들은 언제 어디서든 그를 청춘의 한복판으로 훌쩍 데려다 놓는다. 하루키와 함께 젊은 날의 긴 터널을 지났거나 아직 지나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은 일상에 치여 잊고 지내던 과거의 어느 눈부신 순간들을 떠오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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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안정병원 하오선생 글, 김소희 옮김 | 도서출판작가정신 | 2019-10-3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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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안정병원 하오선생 글, 김소희 옮김 | 도서출판작가정신 | 2019-10-3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는 중국의 SNS 웨이보의 인기 스타이자 안정병원의 정신과 의사인 하오 선생이 정신병원 환자들의 스토리를 묶어 집필한 책이다. 하오 선생의 웨이보 아이디는 ‘안정병원 하오선생’이지만 수많은 네티즌들은 그를 ‘외할아버지’라고 친근하게 부른다. 심리학과 정신의학, 광장춤에 조예가 깊은 ‘대머리’라 스스로를 일컫는 그는, 재미있고 위트 넘치면서도 사회의 병폐를 향해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글들로 웨이보에서는 한 달 만에 백만 팔로워가 급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나라에 박막례 할머니가 있다면, 중국에는 하오 할아버지가 있는 셈이다.
이 책에 실린 내용 또한 웨이보를 통해 나누었던 글들을 구체화한 것으로, 10년 동안의 경험을 5년간 정리하고 3년에 걸쳐 집필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현기증을 동반하는 ‘급성공황장애’, 주식 외에 그 어떤 것에도 흥미를 갖지 못하는 ‘스톡홀릭증후군’, 폐쇄된 공간에 대해 느끼는 일종의 불안장애인 ‘폐소공포증’, 강박적인 사고와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증’ 등 다양한 정신 질환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 및 예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그는 웨이보 게시글이나 환자들과 나눈 대화를 그대로 담아내면서 생동감을 더하고 있는데, 꿋꿋이 구사하는 아재개그와 언어유희, 무심코 던지는 듯 ‘뼈를 때리는’ 인생 조언과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팩트체크’ 등 짠내는 날지언정 멋들어진 괴짜 정신과 의사의 활약은 읽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감정의 변곡점을 수없이 오르내리게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단순히 정신 질환 환자들의 실화만이 아니라 오늘날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내면에 드리운 불안과 나약함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사람은 한 권의 책과 같다는 말처럼, 마음속 깊숙이 묻어둔 아픈 사연들을 부지런히 읽어낸 하오 선생의 정신 실험실로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이곳에서 혹시 자신의 그림자를 보게 되는 독자가 있다면 당황하거나 낙담하지 말기를. 우리 모두는 고통과 막막함을 겪어왔으니까. 이 책이 당신에게 따스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기를, 당신의 어두운 밤을 환히 밝힐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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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
하현 | 빌리버튼 | 2019-06-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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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
하현 | 빌리버튼 | 2019-06-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달의 조각》 하현 작가의 신작 에세이
의지박약형 인간이자 안전제일주의자의 실패해도 괜찮은 안전한 도전기!
작가 하현이《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이후 일 년 만에 새로운 책으로 독자를 만난다. 집과 도서관, 집 근처의 카페, 지인들과의 작은 모임들… 여유롭고 오롯이 글만 쓰며 지내온 2년 동안의 삶은 작가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것이었다.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계획하며 보냈다. 귀하디귀한 평온한 일상이 조금씩 단조롭게 느껴진 작가는, 신선한 자극이 필요했다. 무언가를 배워볼까 하는 결심이 섰지만, 결과에 따른 타격은 없었으면 하는 안전한 도전이 필요했기에 선뜻 무언가를 내키는 대로 시작할 수는 없었다.
“거창한 이유 같은 건 없었다. 접근성이 뛰어난 학원을 찾다 보니 아무래도 외국어였고 배워 본적 없는 낯선 언어였으면 좋겠다는 조건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스페인어였다. 그다지 멀지 않은 홍대에 학원이 있어서였나,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언어라는 말에 혹해서였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특별해 보여서 였나. 적당한 노력으로 대단한 결과를 이루고 싶은 도둑놈 심보와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일상에 작은 균열을 내고 싶은 욕심. 그런 마음이 나를 배움의 길로 인도했다. 배움이란 무릇 숭고해야 한다고, 세상은 지금껏 나를 그렇게 가르쳤지만. 아니, 왜 꼭 그래야 하지?”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됐다. 작가는 2개월간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7개월간 스페인어를 배우고 3개월간 그간 조금씩 써둔 원고를 완성도 있게 만들며 한 해를 보냈으며, 일 년 동안의 이야기는 한 권의 책으로 남았다. 작가는 스페인어와 사회를, 스페인어와 역사를, 스페인어와 개인의 추억을, 스페인어와 우리의 삶을 씨실과 날실을 엮어내듯 글로 써냈다. 이 책에는 스페인어에 관한 이야기 혹은 언어를 배우는 이야기보다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넓고 깊어진 작가의 생각을 담겨 있다. 작가의 생각을 따라 읽다 보면, 불현 듯 스페인어를 혹은 낯선 언어를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더불어 단순히 언어가 아닌 언어 속에 숨어 있는 각자의 삶을, 우리의 삶을 생각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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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에크하르트 톨레 | 주식회사 센시오 | 2020-01-3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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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에크하르트 톨레 | 주식회사 센시오 | 2020-01-3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세계 3대 영적 지도자 에크하르트 톨레 사상의 핵심집약판이자 실천편
“과거와 미래는 허상이다. 오직 이 순간을 살아라!”
달라이 라마, 틱낫한과 함께 세계 3대 영적 지도자로 꼽히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이 출간됐다. 그는 [왓킨스 리뷰]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큰 정신적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자, 가장 신뢰할 만한 명상 서적 분야 저자다.
그는 우리가 느끼는 모든 고통과 불안은 과거 혹은 미래라는 허상에 사로잡혀 있는 자신에게서 온다고 말한다. 우리가 과거 혹은 미래라 여기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과거의 경험과 생각이 만들어낸 환상이다. 당신의 삶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뿐이며 여기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현재에 머무를 때 비로소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다고 말한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사춘기 시절부터 삶의 무의미함과 깊은 우울증 그리고 수십 번의 자살 충동이 반복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치열한 명상과 내면적인 여행을 통해서 절망의 나락에서 깨달음을 얻고 밝은 세상으로 솟아올랐다. 그 후 크고 작은 명상모임을 이끌며 그가 깨달은 메시지를 전파해 왔다.
그의 저서는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와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깨달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출간된 이후 전 세계에서 1천만 부 이상 판매된 이 분야의 바이블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다.
이 책은 고통, 불안, 두려움 등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마음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분명한 깨달음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천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오늘도 풍요로운 생활 속에서 결핍으로 괴로워하고, 자유롭지만 자신의 삶에 갇혀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진정한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찾아가기 위한 영혼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삶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있다!
혹시 항상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어딘가로 가려 애쓰고 있지는 않은가? 무언가를 성취하고 획득하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을 부정하며 미래에 집착하는 마음에 얽매여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흔히 시간은 소중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뿐이며, 우리가 과거 혹은 미래라고 여기는 것은 모두 마음이 만들어낸 ‘지금 이 순간’의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과거와 미래에 집착할수록 우리는 가장 소중한 ‘지금 여기’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불안, 초조, 긴장, 스트레스 걱정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 역시 과거나 미래에 매달리고 현재에 머물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반면에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때, 모든 불행과 고난이 해결되고 삶은 기쁨과 편안함으로 충만해지며 가장 단순한 행동에도 존재의 기쁨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미래에 의존할 필요도, 미래에서 구원을 구할 필요도 사라진다. 지금까지 결과와 성공에 집착하며 고통과 불안에 괴로워했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톨레가 제시하는 간단하지만 근본적인 수행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 뿌리를 내리고, 존재의 더 깊은 차원에서 자신이 완벽하고 온전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마음에서 벗어나는 순간, 진정한 자유를 향한 첫걸음이 시작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곧 자신이라 여기며 인생의 대부분을 살아가고, 인간이 겪는 모든 고통과 두려움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이라 여기는 마음은 사실 과거 경험으로부터 형성된 자신에 대한 환상일 뿐이다. 따라서 마음과 자신을 동일시할 때, 과거의 왜곡된 시각에서 비롯된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스스로를 공격하고, 그것이 곧 불행과 고통, 심한 경우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으로부터,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히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것이 진정한 자유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저자는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집중할 때,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물며 자신의 깊은 곳에 있는 존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가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사이에 무심히 흘려보내는 이 순간에 집중할 때 우리의 삶과 인식이 얼마나 크게 변화하는지를 구체적인 실천법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자신을 내맡기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또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다. 삶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그 상황에 저항하는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저항도, 부정적인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진정으로 삶의 고통과 슬픔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저항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자신을 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체념이나 포기, 패배가 아니라 아무런 의구심이나 조건 없이 삶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고 순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자신을 내맡길 때, 비로소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명확해지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이것이 마치 짙은 안개 속에서 한 줄기 빛이 앞길을 비춰주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자신을 내맡기고 지금 이 순간이라는 영원한 차원으로 들어갈 때, 삶 또한 우리의 편에 서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모든 부정적 감정들도 존재의 빛 속에서 소멸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고통, 불안, 두려움 등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이들에게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은 분명하다. 당신의 삶이 바로 지금 이 순간임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길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게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해준다. “당신의 삶이 지금 이 순간이 아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다독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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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여자 전쟁
수 로이드 로버츠 | 클 | 2019-03-2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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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여자 전쟁
수 로이드 로버츠 | 클 | 2019-03-2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영국 최고 여성 언론인의 세계 여성인권 르포르타주
전 세계 19개국, 30년의 취재 기록을 바탕으로 한 생생하고 성실한 여성인권 실태 기록! 《여자 전쟁》은 영국 BBC 최고의 언론인 중 한 명인 수 로이드 로버츠의 유일한 단독 저서이다. 수 로이드 로버츠는 영국 왕실이나 꽃박람회가 주요 취재 대상이었던 여성 기자의 취재 영역을 깨고 구소련과 전 세계 험지를 작은 카메라와 함께 누비며 잠입취재와 위장취재에 성공한 BBC 대표 비디오저널리스트이다. ‘답 없는 문제 전문 기자’ 같은 별명처럼 끈질기고 집요하게 문제를 파고들며 취재했고, 특히 인권과 여성 문제 보도를 사명으로 생각했다. 수 로이드 로버츠는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이 책을 출간하려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집필 중이었던 2015년 10월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로부터 3년 뒤인 세계 여성의 날, 마침내 우리나라에서 출간된다. 이 책 《여자 전쟁》은 여성인권 르포르타주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생생하며 성실하다. 성기 절제를 강요받는 여자들, 딸과 아들을 잃고 국가권력과 맞서는 여자들, 낙인찍힌 채 착취당하는 여자들, 선택의 자유 없이 갇혀버린 여자들, 부당한 임금차별을 겪는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책은 동시에 이러한 여성혐오에 용감하게 맞선, 그리고 마침내 살아남은 여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 로이드 로버츠의 열정과 취재 노하우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때로 너무 참혹한 현실에 차마 책장을 넘기지 못할 만큼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자료로도 가치가 있는 당사자들의 인터뷰 담겨 있어 더욱 선명하고 현장감 넘치게 전해진다.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자를 착취하는 방식의 유사성, 곳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여자라면 한번쯤 들었을 말들이, 또 우리가 겪었던 역사와 유사한 폭력들이 폐부를 찌른다. 하지만 이 책이 처참한 현실과 절망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잔혹한 세상에 맞서 용감하고 명징하게 소리치는 용감한 여자들의 이야기에서, 그리고 그사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사회의 모습에서 큰 위안과 용기를 얻으며 우리 앞에 놓인 과제에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침묵하길 거부하는 세상의 약자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그래서 이 책은 불의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용감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열정적인 페미니스트였던 엄마는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절대 남자에게 의존하지 말라고 가르쳐왔다. * 마이무나의 운명은 할례를 집도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어머니, 할머니와 그보다 앞선 선대부터 그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의무를 다해왔다. 집안 전통을 깨기로 마음먹은 이후, 그녀는 마을에서 도망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 가장 잔인한 칼날, 여성 할례 * 당시 나는 스물서넛 정도밖에 안 됐을 때인데, 그 여자들이 남편들에게 보이는 반응이 매우 인상 깊더라고요.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닥쳐! 그들이 나를 죽이든 당신을 죽이든 상관없어. 나는 애들이 어디로 끌려갔는지 알아야겠어.” 어머니들은 신문사와 경찰서 담장 밖에서 하나둘씩 마주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점차 조직화되었어요. - 5월광장의 할머니들 * 전통적인 아일랜드 도덕 관습에 조금이라도 어긋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 누구에게나 ‘타락한 여자’라는 꼬리표를 너무나도 쉽게 붙였다. 어떤 여자들은 심지어 ‘예방 차원’에서 세탁소로 보내졌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수녀들은 외모가 특출하게 빼어난 소녀들을 ‘타락할 위험이 높다’며 세탁소로 보냈다. - 종교가 박해한 ‘타락한 여자들’ * 평균적인 사우디 남자들은 여자들이 ‘더 편안’하고 ‘특권’을 누리는 삶을 산다고 주장한다. 필리핀인 가정부가 집안일을 하는 호화로운 집에서 앉아 남편을 기다리다가, 파키스탄인 운전기사가 모는 차로 쇼핑몰을 드나드는 삶이라는 것이다. “여자들이 왜 일하고 싶어하겠어요?” -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 감옥 * 여자들은 이후 군 감옥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또다시 두들겨맞았다. ‘처녀성 검사’를 실시하겠다며 여성 군의관이 방문하기도 했다. “옷을 벗으라고 말했습니다. 구타와 전기 고문에 너무나 지쳐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냥 시키는 대로 했어요. 마치 예능 프로를 보듯 박수치며 웃고 환호하는 군인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는 나를 검진했습니다. 고의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거였죠. 나는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광장에 갔는데, 이런 식으로 앙갚음을 당해야 했습니다.” - 민주화를 외치는 광장에서의 성폭력 * “타냐는 친절해 보이는 여자였습니다. 이 마을에는 우리 딸 엘레나를 위한 일자리가 없었으니까, 마치 신이 보내준 사람처럼 느껴졌지요. 타냐는 이스탄불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는데, 똑똑하고 열심히 일할 객실 청소부가 필요하고, 또 오페어를 찾고 있는 또 다른 가족도 알고 있다고 했어요.” 타냐는 가족의 축복과 환송을 받으며 엘레나와 함께 차를 타고 사라졌다. - 인신매매로 사라지는 소녀들 * 또다시 ‘남자들이 다 그렇지’라는 논리다. 평화유지군이 코소보에 처음 도착했을 때, 현지인들은 비로소 세르비아인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 알바니아계 지역사회를 재건할 수 있도록 군인들이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들을 환영했다. 하지만 이제는 소위 보호자라는 이들 평화유지군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나는 자리 * 수행원들을 밀쳐내며 길을 만든 라지아가 장관을 대면했다. “정부가 무언가 해야 해요. 아시아 커뮤니티는 당신 말대로 하지 않을 테니까요! 사랑스런 남편인 척하는 쓰레기들이 더는 이 나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걸 당신네 정부 사람들은 정말 모르고 있습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안 보여요? 그건 이민 사기라고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오브라이언은 변명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 두 도시를 잇는 강제결혼 셔틀 * “왜 동생을 죽였습니까?”“그래야 했으니까요. 다른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하미드는 완벽하게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네 형제 중 한 명이 그녀를 죽여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내가 기꺼이 그 일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가족이 자기를 위해 준비해둔 신랑감을 버려두고 자기가 사랑한다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며 도망갔거든요.” - 명예 없는 명예살인 * 강간범들은 이 끔찍한 범행이 조티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강간당할 때, 저항도 하지 말았어야죠. 조용히 강간을 허락했으면 됐잖아요. 그러면 여자를 그렇게 한 다음 그냥 내려주고, 남자만 때렸을 거예요.” - 세계에서 여자로 살기 가장 어려운 곳 * 전쟁 중에 벌어지는 강간은 ‘그저’ 성폭력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증오 행위이며 권력의 행사다. 이 전쟁 중에 그리고 전쟁 이후에 자신이 겪은 일을 용감하게 말해준 대부분의 여자들은 강간에는 대부분 심각한 물리적 폭행도 동반됐다고 증언했다. - 강간이라는 전쟁 무기 * 그들은 자신들이 양쪽에서 남자들의 음모의 희생양이었다고 느낀다. 고용주들뿐 아니라 자신을 대변해주었어야 할 남성 지배적 노동조합 말이다. 보상금 제안과 관련해 “나는 우리 지역 조합장과 회의를 할 당시에 그가 내게 ‘제안을 받아들이지 말았어야지’라고 소리쳤던 게 기억나요. 그들은 알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다른 노동조합에는 여성 지역 노동조합 인원이 있다는 걸 막 알게 되어서, 조합을 바꾸려고요.” - 제도화된 여성혐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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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이진송 | 다산책방 | 2019-10-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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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이진송 | 다산책방 | 2019-10-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하나둘 등장하는 ‘운동하는 멋진 여성’을 동경하면서도, 막상 운동에 도무지 재미를 붙이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한 운동 에세이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헬스클럽, 요가, 커브스, 수영, 승마, 스노보드, 댄스, 스쿼시, 복싱, 아쿠아로빅, 배드민턴, 복싱, 필라테스 등등, 여러 운동을 전전하며 오랜 세월을 운동 센터 ‘회원님’으로 살아온 작가 이진송의『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이다. 『연애하지 않을 자유』,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등의 저서와 다양한 매체 기고를 통해 여성들이 직면하는 사회 문제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던 작가는, 많은 운동에 도전했지만 매번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럼에도 운동을 멈추지 않는 단단한 의지를 글로 써내려갔다. 운동 경험이 다양한 만큼 그 안에서 마주친 차별과 무례함의 얼굴도 다양하다. 수영장에서 사생활을 캐묻던 ‘인싸’ 회원님, ‘5킬로그램은 빼줄게’라며 대뜸 반말부터 하던 복싱 센터 관장, ‘이 뱃살 좀 보라’며 옆구리를 쿡쿡 찌르던 트레이너…. 운동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배제, 여성 혐오의 문제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신랄하게, 그러나 하찮은 체력과 부족한 의지를 가진 보통 여자의 운동 경험에 대해서는 발랄하게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 책은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라며 망설이는 우리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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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 상상출판 | 2019-01-1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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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 상상출판 | 2019-01-1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한 신혼부부가 제주에 있는 낡고 오래된 집을 고쳐보기로 한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혀를 내둘렀지만, 그들은 서로가 함께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또 제주에 올라가는 수많은 신축건물의 대열에 끼고 싶진 않았다. 더군다나 100년에 가까운 집을 허물어버리는 건 옳지 않은 일로 다가왔기에, 그렇게 그들은 사서 고생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오래된 집을 ‘어떠한 공간’으로 탄생시키는 동안 살면서 무심코 지나쳐온 사소한 것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어느 곳에나 누군가의 손길이 닿아 있고, 지금은 비록 낡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가치 있었을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 그들은 단순히 집을 고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생각하고 또 아끼는 마음까지 배우게 된 것이다. 내 손으로 살아갈 곳을 만든다는 건 어렵고 힘든 길임이 분명했지만, 삶을 가꾸어나갈 수 있는 길이기도 했다. 손이 닿을수록 삶이 머물수록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채워지는 오래된 집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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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제 나를 위해 헤어져요
조인섭 글, 박은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04-1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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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이제 나를 위해 헤어져요
조인섭 글, 박은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04-1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결혼이 사랑의 기쁨을 알려준다면, 이혼은 사람의 전부를 가르친다!’
1호 가족법 전문 변호사 조인섭이 천태만상 이혼 이야기와 실용적이고 신기한 생활 가족법 상식, 이혼 변호사의 소회를 담은 에세이를 엮어 『이제 나를 위해 헤어져요』를 출간했다. 영화보다 영화같은 반전 실화와 먹먹한 여운을 남기는 현실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몰래 찍은 증거는 불법 증거로 법정에서 무효인가요?’와 같이 사람들이 쉽게 오해하는 질문에 대해 쉽고 친절하게 답하는 코너도 마련했다. 이혼이 터부시되고 피해자에 대한 인식조차 없던 시절부터 이혼, 상속, 가정폭력과 아동 문제를 다뤄온 변호사의 이야기를 통해 세월이 지나며 바뀌어온 가족의 의미와 변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를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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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익숙해질 때
투에고 | 주식회사 자화상 | 2019-03-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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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익숙해질 때
투에고 | 주식회사 자화상 | 2019-03-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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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천재” “인생 교과서” “글만 읽었을 뿐인데 위로를 받은 것 같다” “늘 내 이야기 같은 글귀들” “내 마음을 열어본 줄 알았어요.” 나에게, 당신에게 익숙해질 때 삶에, 사랑에 익숙해질 때 투에고의 글로 건네는 담백한 위로 《무뎌진다는 것》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투에고가 무려 6만여 팔로워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 두 번째 에세이 《익숙해질 때》로 돌아왔다. 감성 천재, 인생 교과서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아깝지 않은 투에고의 이번 책에는 SNS를 통해 일부 선공개한 글을 포함해 70여 편의 글을 실었다. 관계와 삶, 사랑에 관한 성찰과 작가로서의 자신에 관한 깊은 고민의 흔적들이 곳곳에 녹아 있다. 특히 사람 사이에 ‘시시때때로 변하는 온도’나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에서 오는 ‘낯섦과 익숙함’ 등에 관심을 두고 글을 써내려갔다. “내 주변의 온도도 시시때때로 변한다. 어떤 날은 사람이 그립다가도, 어떤 날은 혼자가 되고 싶다. 서로 마음이 같으면 좋겠지만, 상대도 마음이 들쑥날쑥하기는 마찬가지다.” - ‘당신과 나의 적정 거리’ 중에서 “어찌 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긴 여행이다.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렇기에 지금 머무르고 있는 이곳이 하나의 여행지일 수도 있다.” - ‘여행이 나에게 주지 못하는 것’ 중에서 시시때때로 변하는 우리의 온도 안에서 방황하는 당신의 어깨를 다독거리는 담담한 글귀 그의 글을 읽고 공감하는 사람들은 ‘위로’라는 키워드를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얼핏 보기에도 그의 글은 화려한 수식어로 가득차지 않았고, 달달하기만 한 로맨스를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내가 쓴 일기처럼, 때로는 인생 선배가 전해주는 진중한 조언처럼 솔직하고 담백할 뿐이다. 이것은 투에고의 글이 수만 명의 독자를 끌어 모으는 가장 큰 힘이기도 하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으로 남고 싶다. 다음에 만나자. 언제일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인사를 하는 지인에게는 되도록 마지막에 좋은 인상을 남기려 노력한다. 공연히 감정이 상해 그간의 쌓아온 이미지를 날려버릴 수는 없으니.” - ‘마지막이 남기는 것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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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작은 아씨들 조의 말
루이자 메이 올콧 | 윌북 | 2020-05-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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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작은 아씨들 조의 말
루이자 메이 올콧 | 윌북 | 2020-05-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 ![]() ![]()
영원한 명작 〈작은 아씨들〉의 특별 스핀오프 에디션
우리가 사랑한 주인공, 조 마치의 말들을 영어 원문과 함께 만난다
조를 평생 사랑한 작가, 정여울 추천
『작은 아씨들』 1, 2부 완역본을 바탕으로 한 특별 스핀오프 에디션이다. 『작은 아씨들』의 주인공 조 마치가 남긴 명문장만을 모은 책으로, 한글과 영어 원문을 함께 실어 원작을 읽는 기쁨을 선사한다.
조는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성격도, 삶의 태도도 꼭 닮은 페르소나 ‘조 마치’를 통해 루이자는 자신의 남다른 생각을 세상에 펼쳐 보인다. 조가 하는 말은 원저자 루이자의 진심과 숨결을 담은 문장들이며, 우리가 사랑한 고전 작품 『작은 아씨들』의 핵심이자 중심축을 이룬다.
밤새도록 글을 쓰며 작가가 되겠다던 꿈의 말, 그 길에서 지치고 힘들 때 털어놓은 방황의 말, 어떤 남자와도 결혼하지 않겠다며 호언장담하지만 고독에 사무쳐 내뱉던 외로움의 말, 남매처럼 지낸 오랜 친구에게 고백받고 거절하던 괴로움의 말, 아픈 동생을 위해 절박하게 외쳤던 기도의 말…. 조가 성장하며 경험했던 모든 결정적 순간의 말들이 실려 있어 『작은 아씨들』의 정수를 그대로 전하며, 유머와 감동을 오가는 생생한 원문과 맛깔난 번역이 ‘조 마치’라는 인물에게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는 책이다.
조앤 K. 롤링, 줌파 라히리, 거트루드 스타인, 시몬 드 보부아르가 사랑한 캐릭터 조 마치. 당차고 순수하며 열정적인 그만의 매력에 푹 빠진 독자라면 이 책을 곁에 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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