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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꿈의 살인자
남세오 | 고블 | 2022-10-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3-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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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꿈의 살인자
남세오 | 고블 | 2022-10-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3-04-1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SF, 호러, 판타지를 오가며 ‘올라운더 스토리텔러’임을 증명해낸 남세오 작가가 이번에는 ‘자각몽’을 중심으로 펼치는 신선한 미스터리 스릴러로 찾아왔다.
세진은 어린 시절부터 자각몽을 꾸며 살아왔다. 어느 날 자각몽 속에 나타난 숫자들을 생생히 떠올린 그는, 숫자와 연관되어 있는 대학교 동기 서희를 찾아간다. 그렇게 재회한 서희는 누군가의 습격을 받아 피를 흘리며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세진은 경찰에 신고하지만 ‘조 형사’에게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을 산다. 세진은 꿈속에서 떠오른 숫자에 대한 이야기를 믿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허구의 알리바이를 지어낸다. 여전히 조 형사는 의심이 강력한 가운데, 서희가 깨어나자 세진의 알라바이를 옳다고 인정해준다.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서희 또한 알고 있음에도.
겨우 구치소에서 풀려나온 세진은 서희를 찾아간다. 서희는 자신이 얼마 전부터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도청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서희는 자각몽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었으며, 세진의 자각몽을 통해 자신을 습격한 범인이 누구인지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한편 서희와 대학교 시절 사귀었던 ‘민태’는 서희가 꿈에 대해 시도 때도 없이 집착하는 이상한 아이였다고 말하며, 조 형사 또한 서희의 자각몽과 얽힌 어두운 과거에 대해 들려준다. 이렇듯 주변에서는 서희가 온통 의심스러운 지점 투성이라고 한다.
서희를 습격한 범인은 누구이며, 서희는 자각몽 연구를 통해 무엇을 증명하려 했던 걸까? 애초에 서희는, 아니 이 사건을 둘러싼 인물 중 제대로 된 진실을 들려주는 사람이 있긴 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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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플랫랜드
에드윈 A. 애벗 | 돋을새김 | 2022-12-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3-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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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플랫랜드
에드윈 A. 애벗 | 돋을새김 | 2022-12-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3-04-1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19세기 영국의 성서학자이여 신학자인 에드윈 A. 애벗이 ‘사각형(A Square)’라는 익명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수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수학소설이며, 종교와 사회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 풍자소설이기도 하다. 2차원 도형들의 세계인 플랫랜드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이야기는 당대는 물론이고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칼 세이건, 스티븐 호킹과 같은 현대의 과학자들을 비롯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1884년에 처음 발간되었을 때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누려왔으며, 4차원이라는 개념에 관심을 집중시켰던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 발표된 후에는 더욱 폭넓은 관심을 끌어 모았다. 1930년대의 현대 과학소설의 출현과 더불어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으며, 이제는 SF소설의 선구자적 작품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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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우주 속 외로움
돈 베리 | 위즈덤커넥트 | 2022-03-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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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우주 속 외로움
돈 베리 | 위즈덤커넥트 | 2022-03-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인류 최초로 광속 비행을 시험하기 위해서 우주로 나간 우주선. 그 우주선을 조종하는 하킨스 대령은 성공적으로 광속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한다. 잘 훈련된 조종사답게 모든 비행 과정이 순조롭지만, 하킨스 대령은 자신의 의식 속에서 지구에 대한 의식들이 흐려지는 것을 경험한다. 마침내 지구에 도착한 그는 제대로 된 착륙 기지를 찾아서 안착하지만, 우주선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다. 이에 기지에서는 정신과 의사, 콜린 미니 박사를 데려와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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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 RHK | 2021-05-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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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 RHK | 2021-05-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09)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이름도 기억 못하는 내가 인류의 희망이라니?”
멸망 위기의 지구 구하기 프로젝트!
‘헤일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 용어로,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고 하는 패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작품 속 우주선의 이름인 ‘헤일메리호’도 지구를 종말로부터 구하기 위한 마지막 역전을 바라는 마음에 지어졌다.
주인공이 긴 수면 끝에 눈을 뜬 곳은 우주 한복판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우주선 헤일메리호에 탄 동료들은 모두 죽고 혼자가 된 상황이다. 헤일메리호를 샅샅이 뒤진 끝에, 그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인류를 구할 마지막 희망이자, 우주 한복판에서 죽을 예정인 과학자였다는 것을.
소설 속 지구는 태양의 온도를 떨어트리는 미지의 생명체 ‘아스트로파지’ 로 인해 멸망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주인공은 그 아스트로파지를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우주 출장을 오게 된 것이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주인공은 아스트로파지를 없앨 해결책만 지구로 보낸 후 우주에서 홀로 죽을 운명이었다. 즉, ‘편도행 헤일메리호’의 일원으로 우주에 왔다.
그런데 잠깐, 우주선 계기판에 무언가 이상한 신호가 잡힌다. 기억을 되찾고 인류를 구하기도 바쁜데 갑자기 외계인의 등장이라니? 과연 그는 지구 구하기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죽을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이 다른 이를 위해 기꺼이 죽지는 않아.”
SF 역사상 가장 눈부신 결말을 그린 대서사시,
평범한 선량함이 두 인류를 구하다!
열다섯 살 때부터 미국 국립연구소에서 일하며 업계에서 ‘천재’로 불렸던 앤디 위어. 그는 장기인 뛰어난 과학적 지식을 소설에서도 십분 활용한다. 앤디 위어가 현존하는 물리적 법칙을 하나도 깨뜨리지 않고 작품을 썼다는 점은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오일러 공식부터 공기역학, 골디락스 존까지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다.
그에 못지않은 장점을 꼽자면 검증된 ‘페이지터너’라는 점이다. 작가가 과학 분야와 소설적 재미를 얽어내는 솜씨는 가히 세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에는 끝없이 위기가 닥치고 이를 해결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더군다나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그 스케일은 장대하다. 독자가 이 작품을 손에서 놓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인류 위기라는 심각한 분위기와 상관없이 시시때때로 농담을 던지는 주인공과 문장 사이사이에 배어 있는 작가 특유의 낙관론 덕분이다. 그렇다면 그 낙관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해 앤디 위어는 “저는 우울증으로 고생했고, 가난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항상 인류에 대해 굳게 믿고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차가 지나가면 길을 비켜주는 이런 일들은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다. 인간이 서로를 돕기 위한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평범한 것이거든요. 넓은 시야로 본다면 우리는 지속적으로 미래를 더 좋게 만들고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렇듯 그의 소설이 잘 읽히는 이유는 비단 잘 짜인 이야기와 위트 넘치는 문장력뿐만 아니라, 작은 선의로 가득 찬 미래에 대한 믿음 덕분일 것이다. 작은 선의가 주요 키워드인 《프로젝트 헤일메리》에는 소수의 영웅만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선의를 품은 다수의 사람들이 각자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뿐이다. 해답을 찾기 위한 우주선 제작에 미국, 소련, 러시아, 중국 등이 국가 상관없이 한자리에 모여 계획을 세우는 장면을 보면, 우주에 나가 외계인을 만나는 것보다 더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뭉클한 감정마저 든다. 중학교 선생님인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작은 행동은 지구를 구하는 원동력이 된다. 결국 이 소설은 평범하고 작은 선량함이 불러온 범우주적인 구원의 이야기인 셈이다. 소박함에서 출발하여 거대한 구원을 이루는 그 눈부신 순간을 꼭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작은 선의 역시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속삭임을 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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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심너울 | 아작 | 2020-09-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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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심너울 | 아작 | 2020-09-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2019 SF 어워드 대상 수상 작가 심너울의 진면목!
우리 사회의 숱한 부조리에 대해 뼈를 때리는 풍자와 해학,
전통 SF 작가로서의 풍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풍성한 소설집!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전공과는 무관해 보이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생업을 잇던 심너울 작가는 2018년 여름 단편 〈정적〉으로 데뷔한 이후, 무서운 속도로 수준 높은 중단편과 장편 소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데뷔 1년 6개월 만에 단편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로 2019 SF 어워드에서 기라성 같은 후보작들을 제치고 중단편소설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이어 같은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 필름마켓 토리코믹스 어워드까지 받으며 한국 SF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2019 SF 어워드에서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은 “SF 팬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작품”, “미시적인 동시대성과 규모 큰 SF 테마를 한데 버무린 ‘판교 소설’로서 특유의 풍미가 일품”, “마법과 구분되지 않는 과학이 손안의 도구인 동시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이런 이야기를 자아낼 수 있었다는 점이 놀랍다”고 심너울 작가를 평가했고,
현재 장르를 넘어 한국 최고의 블랙 코미디 작가라 할 곽재식은, “예리한 포착, 생생한 묘사, 흥이 넘치는 서술, 유려한 풍자와 즐거움, 무난한 마무리. 과연 소설은 이렇게 써야돼 라는 생각이 드는 훌륭한 소설”이라며 심너울 작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사이 심너울 작가는 한 권의 장편 소설과 미니 단편집을 단독으로 냈고, 두 권의 앤솔로지에 작품을 수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데뷔 2년 만에 작가 심너울의 진면목을 보여줄 작품들을 모두 모은 본격 중단편소설집이 나왔다.
이미 퇴근을 했어도 퇴근이 하고 싶은 대학원생의 ‘웃픈’ 연구를 다룬 〈초광속 통신의 발명〉을 시작으로,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고 10년 가까이 연명 치료를 받고 있는 대기업 오너 일가와 그 기업 산하 연구원들이 벌이는 블랙 코미디 〈SF 클럽의 우리 부회장님〉, 욕실에 물때가 끼는 이유조차 모르는 무능한 이혼남에게 생긴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 〈저 길고양이들과 함께〉, 등 독자들이 무릎을 치며 공감할, 동시대 청년의 눈으로 본, 지금 우리 사회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인체의 몇 퍼센트가 기계로 대체되면 안드로이드로 대체되는가 하는 주제를 다루는 〈감정을 감정하기〉, 서구 황금기 고전 SF를 방불케 하는 우주 탐험기 〈거인의 노래〉, 타임 패러독스의 대명사라 할 쌍둥이 역설을 새롭고도 감성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간 위에 붙박인 그대에게〉 등 전통 SF 작가로서의 풍모 역시 손색이 없다. 가히,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풍성한 소설집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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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 북닻 | 2020-07-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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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 북닻 | 2020-07-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여기는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입니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독특한 마을. 그곳에 들어온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이다. 긴 잠을 자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짧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과 동물들로 매일매일 대성황을 이룬다. 범상치 않은 혈통의 주인장 ‘달러구트’, 그리고 그의 최측근에서 일하게 된 신참 직원 ‘페니’, 꿈을 만드는 제작자 ‘아가넵 코코’, 그리고 베일에 둘러싸인 비고 마이어스…등이 등장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무의식에서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기발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꿈을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의 비밀스런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텀블벅 펀딩 1812% 달성, 전자책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1위를 3주간 기록하며 수많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종이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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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이미예 | 팩토리나인 | 2021-08-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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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이미예 | 팩토리나인 | 2021-08-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100만 독자를 사로잡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 그 두 번째 이야기
어느덧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한 지도 1년이 넘었다. 재고가 부족한 꿈을 관리하고, 꿈값 창고에서 감정으로 가득 찬 병을 옮기고, 프런트의 수많은 눈꺼풀 저울을 관리하는 일에 능숙해진 페니는 자신감이 넘친다. 게다가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을 받아야만 드나들 수 있는 ‘컴퍼니 구역’에도 가게 된 페니는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페니를 기다리고 있는 건,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로 가득한 ‘민원관리국’이었다. 설상가상 달러구트는 아주 심각한 민원 하나를 통째로 페니에게 맡기는데…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알쏭달쏭한 민원을 남기고 발길을 끊어버린 792번 단골손님. 페니는 과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오랜 단골손님을 되찾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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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어떤 물질의 사랑
천선란 | 아작 | 2020-09-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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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어떤 물질의 사랑
천선란 | 아작 | 2020-09-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10-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천 개의 파랑》으로 2020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천선란 첫 소설집!
정세랑의 다정함과 문목하의 흡인력을 두루 갖춘
역대급 괴물 신인 작가 천선란의 첫 소설집!
치매 어머니가 기억하는 유일한 단어인 ‘작가’, 그 기억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몇 년간 매일 4시간씩 어머니의 병실을 지키며 쓴 환상적이고도 우아한 소설들. 장편과 단편 모두에서 빼어난 수작을 쏟아내며, 《천 개의 파랑》으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천선란 작가의 첫 소설집.
“사막에 대해 글을 써보는 건 어떻겠니?”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우주비행사가 된 딸의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그린 〈사막으로〉에서 시작해, 지구의 바다 생물 멸종을 극복하기 위해 토성의 얼음위성 엔셀라두스로 날아간 탐험대가 만나게 된 외계생명과의 극적인 조우를 다룬 〈레시〉, 알에서 태어나 배꼽이 없는 소녀도 소년도 아닌 “어떤 외계인”의 ‘우주를 가로지른’ 사랑 이야기를 비롯 작가 천선란의 눈부신 등장을 알려줄 여덟 편의 수작!
지울 수 없는 흑백 타투처럼 읽는 이의 가슴에 진하게 남는다.
- 김창규, 소설가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밀려드는 감정의 파도에 그대로 잠기고 싶은 소설들이다.
- 김초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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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목소리를 드릴게요
정세랑 | 아작 | 2020-01-2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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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목소리를 드릴게요
정세랑 | 아작 | 2020-01-2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날카로운 비판조차 결 곱게 다듬은,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위한 놀이터. 정세랑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국 문학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성장한 정세랑의 데뷔 10주년 첫 SF 소설집. 지금 이곳,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몰락해가는 인류 문명에 대한 경고를 8편의 SF 작품을 통해 그려낸다. 2010년 데뷔 시절부터 2019년까지 정세랑이 쓴 거의 모든 SF 단편들을 모았다. 8년이 넘는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확인할 수 있는 정세랑 스타일의 기원! 뭔가 거창한 것 없이도 그저 선하고 즐거운 공간. 날카로운 비판조차 결 곱게 다듬은,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위한 놀이터. 정세랑의 첫 SF 단편집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이처럼 만나기 힘든 안식처를 제공한다. 그러니 마음이 무거울 때, 그냥 심심할 때, 짝사랑을 하고 있을 때 등등, 언제고 부담 없이 들러서 쉬어 가시기를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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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투명 고양이
운노 주자 | 아프로스미디어 | 2019-03-0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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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투명 고양이
운노 주자 | 아프로스미디어 | 2019-03-0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13)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저자는 일찍이 과학 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식의 전달은 물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과학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대중 소설이란 매체를 적극 활용했으며, 독자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탐정물이나 모험물에 과학적 내용을 차용하는 변격 소설의 장르를 개척해 나갔다.
일본은 전쟁이 끝나고 서구의 SF문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70년대 이후에는 SF붐을 일으킨 작가들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운노 주자의 소설을 읽고 과학 소설의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었으며, 그 계보를 이어 현재까지도 많은 작가들이 양성되고 있다.
쥘 베른이 상상했던 바닷속을 항해하는 배는 잠수함으로 현실화 되었으며, 우주 소년 아톰은 알파고 같은 인공 지능과 구글 등에서 연구 중인 인간형 로봇 개발로 현실 생활 속에서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저자가 소설을 통해 실현시키고 싶었던 노력이 이렇게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그만큼 과학 소설의 영향력을 증명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집필한 소설들의 모음집 중 하나로 수십 년 전의 작품들이지만 [환상 특급] 같은 옴니버스 드라마를 보듯이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으며, 과학 소설의 대중화를 위해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이 책은 고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환상 특급]이나 [기묘한 이야기]와 같은 기발한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겨 줄 운노 주자의 SF단편들은 SF팬이 아닌 일반 독자들도 드라마나 영화를 보듯이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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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션 (THE MARTIAN)
앤디 위어 | RHK | 2015-08-1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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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마션 (THE MARTIAN)
앤디 위어 | RHK | 2015-08-1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4-28)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실화보다 더 사실적인 이야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혜성처럼 떠오른 천재 작가 앤디 위어의 경이로운 데뷔작 ★ 아마존?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 전 세계 29개국 출간, 2015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 ★ ★ 2015년 10월 리들리 스콧 감독?맷 데이먼 주연 영화 대개봉 ★ “엿새 전 그는 화성에 발을 디딘 최초의 인간이었다 하지만 이젠 화성에서 죽을 최초의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 화성 탐사, 예기치 못한 사고, 그리고 한 남자의 생존을 향한 고군분투 현대 과학과 어우러진 독창적 이야기가 빛을 발하는 21세기 최고의 걸작! H. G. 웰스부터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 레이 브래드버리, 필립 K. 딕 등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행성 ‘화성’은 수많은 작가들에게 상상력의 원천이자 영감이 되어왔다. 그리고 오늘날 다시 한 번 화성에서 조난당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이 책 《마션-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인 작가 앤디 위어가 2009년 취미 삼아 개인 블로그에 연재를 시작했던 《마션》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2011년 아마존 킨들 버전으로 자비 출판되었고, 이후 한 문학 에이전트의 눈에 띄어 미국의 중견 출판사 크라운 사에서 정식 출판되었다. “지난 수십 년을 통틀어 이토록 잘 읽히는 소설은 처음이다”, “21세기 과학적 지식이 빛을 발하는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는 언론의 호평이 쏟아졌던 《마션》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12주 연속 머물렀고, 1년도 채 안 된 오늘날 뉴욕타임스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37주 연속 재진입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힘입어 아마존 베스트셀러 TOP 10에 올랐으며, 보기 드물게 아마존 서평 12,894개, 별점 4.6에 이를 정도로 유례없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어 작가 및 작가 지망생 사이에서는 ‘퍼블리싱 드림’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이런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작가 앤디 위어는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며 “장기간에 걸친 신용 사기이거나, 누군가 나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렇다면 최악의 상황이다. 누군가 계속 내게 돈을 보내주고 있으니까”라 말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15세에 미국 국립연구소에서 일하기 시작해 ‘천재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작가 앤디 위어의 데뷔 장편소설 《마션》은 궤도 역학, 화성의 물리적 환경, 우주비행의 역사, 식물학 등 박학다식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작가 고유의 독특한 문학적 감각을 마음껏 선보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험준한 지형이 펼쳐진 불모의 황무지 화성에서 독창성과 공학기술로 (그리고 최대 강점인 유머감각으로) 무장한 주인공 마크 와트니가 수많은 위험에 맞서 끈질긴 모험을 계속하는 여정 또한 강렬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을 창조했다는 찬사로 이어졌다. 과거의 전통적인 출판 방식과는 달리, 개인 블로그에 연재했다가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정식 출판에 이른 독특한 이력을 지닌 《마션》은 수많은 사람들의 추천으로 2015년 휴고 상?네뷸러 상 선정 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되었다는 이유로 후보 대상인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마션》은 2014년 Goodreads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15년 초 Audie ‘최고의 과학소설상’을 수상했다. 또한 다가오는 10월 리들리 스콧 감독, 맷 데이먼 주연으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어 다시금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험준한 지형이 펼쳐진 불모의 황무지 화성 땅에 고립된 한 남자… 아직 그는 삶을 포기할 수 없다!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의 끈질긴 모험은 계속된다! 궤도 역학, 화성의 물리적 환경, 우주비행의 역사, 식물학 등 풍부한 과학적 지식이 빛을 발하는 천재 작가의 경이로운 데뷔작! 《마션》은 나사가 추진하는 화성 탐사 계획을 통해 인류의 야심 찬 노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제껏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왔으나 쉽게 집필할 수 없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화성 탐사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고려되는 것은 화성 직행 시스템이라는 것인데, 이온엔진을 통한 지속적인 가속과 더불어 탐사 후 궤도로 재진입할 때 이용할 화성 상승선을 미리 보내놓는 것이 포함된다. 화성 표면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발사 추진에 사용할 연료를 충전하기 위한 것이다. 이후 수 개월이 지나 우주비행사들은 본격적으로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막사를 짓고 탐사를 시작하게 된다. 바로 이 책 《마션》의 배경으로 언급되는 부분이다. 작가 앤디 위어가 소설 속에서 얼마나 과학적으로 정확하고 전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우주 여정을 펼쳐 보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인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가 있다. 화성 탐사의 세 번째 계획인 아레스 3 탐사에 참여한 마크는 동료들과 함께 화성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후 막사를 짓고 본격적으로 탐사에 나선다. 하지만 단 엿새 만에 예기치 못한 모래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임무는 중단되고 궤도로 복귀하라는 항공우주국의 지시가 떨어진다. 폭풍 속도가 화성 상승선의 한계를 벗어나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주비행사들은 서둘러 복귀에 나선다. 하지만 뜻밖의 사건과 맞닥뜨린 마크 와트니는 죽음의 위기를 겪고 홀로 고립된다. 마크의 생체 신호가 멈춘 것을 확인한 동료들이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화성 표면을 떠난 것이다. 이제 마크는 어딘가로 떠날 수도, 지구에 구조 요청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삶을 포기할 수 없는 그는 과학자 고유의 감각으로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식량을 키우고,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지구와의 교신을 시도한다.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천성적으로 긍정적 사고와 유머 감각을 타고난 그의 끈질긴 모험은 계속된다. “아무래도 좆됐다”는 문장으로 시작하여 이 모든 상황이 첫 일곱 페이지 내에서 긴박하게 펼쳐지는 《마션》은 뛰어난 과학소설로서 손색없는 작품이지만, 기존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과학소설과는 거리가 먼 작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사고를 당하면서 우주복 장비가 망가진 채 의식을 잃은 마크 와트니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하지만, 깨어나자마자 다시금 죽음이 여러 차례 닥칠 수 있는 가혹한 현실을 깨닫는다. 이제 그에게는 미션이 생겼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생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조적 유머가 섞인 입담으로 사건을 풀어내는 작가 고유의 문장 감각과, 괴짜 과학자 마크 와트니가 본능적으로 죽음을 피해가는 고유의 생존 감각이 환상적인 조합을 이뤄낸 《마션》은 강력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책의 8분의 7이 지날 때까지 과연 마크가 구조될 수 있을지, 생존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초반 긴장감이 마지막까지 이어지고 있다. 막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산소 발생기, 동력 추진기, 물, 음식, 통신, 탐사 등 꽤 많은 문제들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과학적으로 정확하고 상세한 기술도 기존 작품들과는 전적으로 차별화되는 요소다. 작가 앤디 위어에게 ‘천재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읽는 이에게 마치 우주 장비 없이 화성 땅에 선 것 같은 감각을 선사하는 《마션》은 매 페이지 무서운 속도감을 부여하며 숨 쉴 틈 없는 생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그리고 작가 앤디 위어와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재능과 용기에 연달아 감탄사를 토해내는 경험을 선사한다. 앞으로 수년이 지나도 이 책 《마션》은 작가 앤디 위어와 함께 끊임없이 회자될 경이로운 수작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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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 아작 | 2016-04-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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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 아작 | 2016-04-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이 책을 집어 들려면 앞으로 몇 시간 정도 일정을 완전히 비워두어야 할 것이다.
그 시간 동안 마커스 얄로우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테니 말이다.
- 〈SF Site 리뷰〉
게임 좋아하는 열일곱 살 소년의 유쾌한 모험 활극
소년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을까?
학교 전산망 해킹이 주특기이고, 수업 땡땡이가 취미인 삐딱한 열일곱 살 소년 마커스 얄로우. 우연히 게임을 하던 중 친구들과 함께 테러 용의자가 되고, 국가기관으로부터 갖은 고초를 당하고 감시까지 받게 된 소년은 이에 맞서 한판 유쾌한 싸움을 벌인다.
헌법을 유린하고 SNS를 조작하여 선거에까지 개입하려는 국토안보부. 9.11 이후 미국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브라더’를 연상케 하는 국가기관에 맞서는 열일곱 살 소년의 싸움,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흡입력 있는 문체와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로 한번 책을 손에 쥐면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이 책은 6주간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였으며, 출간되자마자 각종 상을 휩쓸었던 화제의 소설이자, 발표하는 작품마다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문제 작가 코리 닥터로우의 대표작이다. 선버스트상, 존 W 캠벨상, 프로메테우스상, 화이트파인상, 골든덕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고,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 장편소설 부문에도 최종 노미네이트 되었다.
전 세계 24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후속작 《홈랜드》 역시 프로메테우스상을 수상하는 등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15년 9월 파라마운트사와 영화 판권을 계약하고, 〈트랜스포머〉, 〈내추럴 본 킬러〉 등을 제작한 돈 머피에 의해 영화 작업에 들어갔다.
‘리틀 브라더’, 우리 시대의 고전이 될 자격이 충분한 책
“안녕하세요, 한국 독자 여러분. 서구에 사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 한국은 100메가 광케이블과 PC방, 프로게이머가 넘치는 약속의 땅입니다. 한국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미래를 서구보다 앞서 나갔지만, 그와 동시에 디스토피아적인 감시 역시 선두에 서 있습니다. (...) 이 책은 정보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한 책입니다. 이 책은 컴퓨터가 우리를 어떻게 감시할 수 있는지 경고하는 책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컴퓨터가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 묻는 책입니다.”
소설 《리틀 브라더》의 저자 코리 닥터로우가 보내온 한국어판 서문은 소설의 그것치곤 지나치게 진지하다. 소설 내용을 덮어두고 생각한다면 선진국의 정보인권 활동가가 한국 사회의 시민들에게 보내는 연대의 메시지와 다를 바가 없다. 이러한 저자의 자못 진중한 자세는 소설의 다층적인 특성과 관련이 있다.
책 속에 소개된 영어권의 소설 평가를 봐도 그 다층성은 드러난다. 〈뉴욕타임즈〉는 이 책을 “흥미진진한 스릴러”라 단언하면서도 “인터넷 시대의 시민권에 대해 논쟁적인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 디지털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실용 매뉴얼”이라 평했다. 〈가디언〉은 “정부의 보안 분야가 커져가는 시대에 개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이 컴퓨터를 이해해야 한다고 열정적으로 호소한다”라고 지적하면서도 “게다가 기가 막히게 재밌는 책이다”라고 덧붙인다. 이 소설이 2008년에 출판된 이후 여러 소설가와 논픽션 작가들, 그리고 정보인권 활동가와 해커들이 비슷한 평가를 공유했다. 《리틀 브라더》는 어떻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을까?
매우 평범한, ‘세상을 구하는 소년’의 이야기, 그런데?
“내 이름은 마커스 얄로우, 나는 샌프란시스코의 볕 좋은 미션지구에 위치한 세사르 차베스 고등학교 3학년이다.”(p21) 이 소설은 매우 흡입력 있게도 십대 남성 주인공 일인칭 시점으로 시작되며, 시종일관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소설의 내용을 매우 단순하게 요약한다면 한 명의 ‘소년’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라 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는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이 평범하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십대 소년이 삶의 소명을 받아들이고 세상을 주유하는 경우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모든 시대 모든 문화권에서 소년·소녀들은 이러한 얘기를 즐겨왔다. 당장 올해 초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한 영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를 떠올려 보자. 한 명의 ‘소년’에게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을 주기 위해 얼마나 거대한 이야기가 필요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 만큼 이 ‘평범한 이야기’는 각양각색의 시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어 왔다. 그리고 이 ‘평범한 이야기’의 개연성과 재미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어 왔다. ‘세상’엔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기게 되었는지, 소년은 어떤 식으로 그 문제를 자각하게 되었는지, 소년은 어떤 난관을 딛고 자기 내면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얻게 되었는지 말이다. 《리틀 브라더》는 이 부분에서 매우 독특한 길을 나아간다.
9.11 이후 미국 사회의 상상력
“바로 그때, 세상이 영원히 바뀌었다.”(p50) 소설은 샌프란시스코 폭탄 테러 사건에서부터 요동친다. 테러 이후의 비상정국을 핑계로 한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DHS)의 인권침해와 기본권 위협이 바로 이 ‘세상’에 새로이 발생한 문제다. 국토안보부는 2001년 저 유명한 9.11테러 이후 미국 행정부 내의 각 부처에 분산된 대 테러기능을 통합하여 2002년 출범한 그 단체다. 22개 정부조직을 통합하여 전체 인원 17만 명에, 예산을 400억 달러나 쓴다는 이 단체가 소설 속에서 ‘소년’의 ‘주적’으로 설정된다.
이 소설에서 국토안보부는 특정 소수에 대해 불법적 인신구속과 고문을 자행하고, 불특정 다수에 대해선 광범위한 인터넷 검열과 정보기기를 활용한 사생활 정보 수집 그리고 수집된 정보를 활용한 불심검문 등을 시행한다. 테러 직후 국토안보부에 억류됐다 풀려난 소년은 ‘특정 소수’로서 그들에 대해 분노하고 ‘불특정 다수’의 권익을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일은 꼬여만 간다. 체제의 감시와 검열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온라인에서 전파하지만 새로운 탈주방법이 생기면 더욱 강력한 통제의 방식이 다가온다. 소년의 사정을 정확히 모르는 부모님조차 그의 편이 아니다. 결국 이 경쾌한 소설에서 소년은 승리를 거두고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치닫지만 그를 위한 지난한 과정은 현실사회에서 우리의 저항이 얼마나 견고한 덫에 걸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008년에 나온 이 소설은 미국 사회의 관점에서는 ‘근미래 SF’이며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조지 오웰의 《1984년》의 ‘빅브라더’를 본딴 책 제목부터가 그 사실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소설 내용은 애초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반전된 미국 사회의 분위기에서 나온 상상력이 한국 사회에선 ‘오래된 현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감시사회’가 디스토피아적 전망이었다면, 한국에선 벗어던져야 할 구습이었다. 정부 수립과 전쟁 이후 북한이라는 ‘주적’에 의해 규정된 대한민국은 애초부터 ‘영원히 바뀐 세상’ 속에서 폭력적으로 구성원들을 대했고 그 체제에서 차츰 벗어나는 중이었다. 그러나 민주정부 10년 이후 돌아온 보수정부의 시대에서 ‘감시사회로부터의 탈피’는 일종의 역주행 페달을 밟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의 조류가 앞서 나가기는커녕 한국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더욱 우울한 사실이다.
…그리고 한국 사회의 현실
오랜 세월 동안 한국 사회에 인권의 표준 내지 모범으로 존재해왔던 선진국들도 격랑을 겪고 있다. IS(이슬람국가)는 그 테러활동으로 인해 세계인들에게 한국인의 ‘북한’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유럽의 극우파들은 이슬람이 유럽 사회를 점령할 거라 엄살을 부리고, 일본에선 IS의 참혹한 테러장면을 어린 학생들에게 교육시켜 물의를 빚고, 9.11 이후의 미국은 이미 애국법과 국토안보부를 준비했다. 이는 사실 한국 사회에선 꽤나 익숙한 풍경이다. 이제 우리는 경제규모가 남한의 1/30도 안 되는 북한에게 나라가 함락될지 모른다는 우익의 엄살을, 초등학생들에게 북한군의 잔혹한 만행을 교육시키는 가학성을,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과 국가정보원의 활동을 선진국 시민들 앞에서 크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리틀 브라더》를 미리 읽어본 한국 사회의 시민들은 당연히 이 사실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한 영화사 대표는 “파라마운트에서 영화화하기로 했다는데, 파라마운트에 제안하고 싶다. 소설 속 현실이 근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의 현실인 곳이 대한민국이므로, 내가 한국영화로 먼저 만들어 시장반응을 테스트해보면 안 되겠냐고”(김유평, 영화 프로듀서/영화사 ‘Mo’better story’ 대표)라고 말한다. 시사프로그램 PD였던 이는 “읽으면서 동시에 소설의 한국 버전을 써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안주식, 전 ‘추적60분’ PD, 현 한국피디연합회장)고 했다. 배우와 활동가는 “가까운 미래의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 한국과 너무 닮아서 깜짝 놀라게 된다”(김의성, 배우)고, “태평양 너머 미국의 픽션이 아니라, 2015년 대한민국의 논픽션”(이종회,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이라고 했다. 북한에서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계정을 RT하고 농담을 했다가 구속당했던 이는 “사람이 어떤 순간에 공포를 느낄까. 잘 굴러가던 자동차가 도로 한복판에서 시동이 꺼진다든지, 아니면 누구같이 평소처럼 SNS를 하는데 갑자기 집에 소환장 같은 게 날아온다든지”(박정근, 사진가 겸 인디앨범 제작자)라면서 자신의 경험을 곱씹는다.
그리하여, 막상 소설을 쓸 때엔 그 사실을 충분히 숙고하지 못했을 저자조차도 한국어판 서문에선 “2015년 ‘해킹팀’이라는 악명 높은 이탈리아 사이버무기 판매업체가 해킹을 당해 업체의 이메일과 고객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파일을 통해 이 업체가 그동안 오랜 기간 잔혹하게 인권 침해를 해온 에티오피아 같은 정부들에게 감시 도구를 제공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업체의 최상위 고객 명단에는 놀랍게도 ‘한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라며 거든다. ‘소년’이 구해야 할 ‘세상’의 모습은 미국에선 ‘개연성’의 영역에 있지만 한국에선 ‘현실성’의 차원에 있다.
게임하는 젊은이들이 세상을 구원할지니
소년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가 그토록 많이 범람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소년들은 세상을 구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그래서 많은 웃자란 소년, 그리고 다 자란 청년들은 현실세계에서 그러한 소명을 받을 길이 없다는 걸 알기에 그 거대한 이야기를 찾아 각자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에 탐닉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게임을 즐기는 청년들이나 게임개발자들에 대한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의 발의로 2013년부터 논란이 된 게임중독예방법에서 게임은 마약, 술, 도박과 함께 4대 중독물질로 규정된다. 이에 대해 게임개발자들은 “우리가 마약상이란 말이냐”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리틀 브라더》의 세상에서 게임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매체이면서 온라인세상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도구다. 주인공 마커스는 대체현실게임(ARG, Alternate Reality Game)과 실제액션롤플레잉 게임(Live Action Role Playing Game)을 즐겼고 그가 국토안보부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 사용한 엑스박스는 애초에 “마메 혹은 메임이라고 부르는 다중 아케이드 기계 에뮬레이터(Multiple Arcade Machine Emulator)“(p123)를 사용하여 손쉽게 게임을 하기 위한 도구였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도 학교의 감시를 피하고 게임을 즐기기 위해 보안을 뚫거나 안전한 암호를 만드는 문제에 탐닉했는데, 이는 그가 국토안보부에 대항할 때 유용한 지식이 되었다.
《리틀 브라더》는 기본적으로 디스토피아 소설이지만 희망을 주는 부분도 없지 않다. 우리는 정보기술 발달로 인한 디스토피아를 상상할 때 시민들이 거기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없을 거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부터 여러 감시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마커스와 그의 친구들의 행동을 보면 기술진보가 감시체계를 강화할지라도 그 기술에 익숙한 세대는 거기에서 쉽게 구멍을 찾아내리라는 낙관적 전망을 얻게 된다. “걸핏하면 다운되어서 마흔 살 이하 젊은이들이라면 결코 자발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을 마이크로소프트의 똥덩어리”(p35)를 욕하는 세대의 감수성은 ‘게임하는 젊은이들이 세상을 구원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엑스박스를 활용하여 엑스넷이란 ‘혁명의 진지’를 구축하기 전에 마커스는 “돈은 없지만 시간은 남아도는 아이들의 능력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마라.”(p121)라며 선언하는 것이다.
수학과 헌법, 문과와 이과가 통합되어야 하는 이유?
이와 같은 사정에 대해 문화학자 엄기호는 다음과 같이 날카로운 논평을 남긴다.
“(...) 모두가 자신의 권리를 자발적으로 헌납하는 상황에서 누가 맞서 싸울 것인가? 민주주의의 영웅? 공화주의의 수호자? 아니다. 자유를 공기처럼 마시던 사람들이다. 자유가 싸움으로 쟁취한 숭고한 어떤 것이 아니라 뒤죽박죽이고 엉망진창이지만 자신의 일상인 사람들이 이 상황에 맞설 수 있다. 지금의 청년들에게 온라인은 바로 이 엉망진창인 ‘자유’의 원체험 공간이다. 이 공간이 공격받을 때, 그들은 견딜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공간에서, 그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식(수학, 암호와 프로그래밍, 게임을 돌리는 방식 등)을 무기로 맞서 싸운다.
그러나 그들에겐 다른 무기가 하나 더 있다. 그저 무정부적인 자유를 위해 맨 바닥에 헤딩하는 것은 아니다. 이 법의 유보, 예외의 법제화에 맞서는 유일한 길은 유보될 수 없고 파괴될 수 없는 법에 의지하는 것이다. ‘헌법’이다. 헌법은 모든 법의 상위법이자 동시에 그 사회의 바닥이다. 따라서 헌법을 아는 자만이, 헌법을 문자 그대로 믿는 사람들만이 삶과 세계의 파괴에 맞서는 ‘언어’를 가지고 분명하게 맞설 수 있다.
그러므로 앎이 세상을 구원한다. 헌법을 알고 수학을 알아야 한다. 헌법(으로 대표되는 인문사회과학)을 알아야 무엇이 위협당하고 파괴되는지를 알 수 있고 수학(으로 대표되는 자연과학과 공학)을 알아야 맞설 수 있는 기술을 가질 수 있다. 이 둘이 마주쳤을 때 앎은 자유의 기술이 된다. 헌법을 알고, 수학을 다룰 줄 아는 자, 그가 자유인이다. 문과와 이과가 통합되어야 한다면, 바로 이 이유일 것이다.“
엑스박스에 기반한 엑스넷에서 ‘마이키’란 아이디를 사용하며 국토안보부에 저항하던 마커스가 안전한 기자회견을 위해 온라인게임 속 공간에서 기자들을 만나 권리장전에 대해 발언하는 장면은 이 논평의 적절함을 보여준다. “제가 엑스넷을 사용하는 것은 자유와 미국 헌법을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엑스넷을 사용하는 것은 국토안보부가 우리 모두를 테러 용의자로 취급하며 샌프란시스코를 경찰국가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엑스넷을 사용하는 것은 권리장전을 파기하는 식으로는 결코 자유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p313) 그러나 마커스의 이와 같은 발언이 가능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헌법을 가르치며 토의하기는커녕 ‘국사’라는 이름의 편협한 틀의 과목을 무려 ‘국정’으로 운영하겠다는 한국 사회의 현실이 더욱 암울해진다.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1984년》의 암울한 디스토피아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열일곱 살 소년도 바꿀 수 있도록 이미 준비되어 있는 세상의 방식 속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묻는다. SF 작가 이서영씨의 평가대로 “저자는 ‘통제’가 무엇인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소설 속의 세계는 개인을 완전하게 통제하려고 시도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 마커스가 자신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통제당하지 않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자신의 통제권을 회복하기 위한 싸움이다. 주인공 마커스는 다양한 방식의 게임을 좋아하고, 이 소설은 서사의 액션게임처럼 움직인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베고’, ‘탈출하고’, 주인공에게 이입하게 만든다. 게임 진행 중에 롤러코스터 체험 코스가 들어 있는 것은 덤이다. 주인공은 전형적인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다. 억울한 게 있으면 손에 칼을 들고, 허공에 손을 뻗어서 나랑 같이 손을 들 동료가 있을 거라고 믿는, 아직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어서 용기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서사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장르의 문법을 따라가고 있다고 봐도 되겠다. SF 소설이 흔히 발전한 과학기술을 토대로 미래의 형상을 통해 경이감을 드러내는 방식을택하는 데에 비해, 《리틀 브라더》는 현실의 기술들을 조합하여 서사를 엮어나가고 심지어 그 기술들 자체도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경이롭다기보다 신난다!” (이서영, SF 작가)
그리하여 마침내, 이 책은 스스로 《1984년》을 극복하고, 그 너머로 달려간다. 그것도 아주 유쾌하고 흥겨운 방식으로! 책 속에서 주인공 마이키가 좋아하는 엠마 골드만의 구호는 가장 심플한 방식으로 그 극복의 방법을 상징한다. 우연하게도 혹은 필연적으로, 이 책을 번역한 역자 최세진씨가 썼던 저서의 제목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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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여왕마저도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6-04-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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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여왕마저도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6-04-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생리가 사라진 미래 사회,
‘생리 통제’가 가부장제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일군의 ‘환경주의적 페미니스트’ 단체와
생리를 경험한 산증인인 여성들이 벌이는
한판의 유쾌한 수다 전쟁
사라지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단, 생리만 빼고.
화재감시원에 이은 코니 윌리스의 걸작 소설, 여왕마저도 드디어 출간!
유쾌하고 수다스러우며 그러면서도 놀랍도록 매혹적인 작가 코니 윌리스 걸작선 두 번째 〈여왕마저도〉가 드디어 나왔다. 생리가 사라진 미래사회, ‘생리 통제’가 가부장제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일군의 ‘환경주의적 페미니스트’ 단체와 생리를 경험한 산증인인 여성들이 벌이는 한판의 유쾌한 수다 전쟁.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려만 보는 외계인을 둘러싼 소동에서부터 개가 멸종된 미래 사회를 다룬 슬프고도 아름다운 작품까지 기발한 소재와 흥미로운 스토리, 주제를 막론하고 펼쳐지는 수다와 유머의 향연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이 책은 ‘코니 윌리스 걸작선’을 분권한 책 중 두 번째로 1993년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휩쓴 3관왕의 작품 〈여왕마저도〉를 필두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은 작품 다섯 편을 엮었고, 각 작품마다 저자가 작품후기를 새로 추가해서 넣었다.
사라지는 것들은 모두 안타깝다, 생리만 빼고…
〈여왕마저도〉는 코니 윌리스의 휴고상 및 네뷸러상 중단편 수상작 10편을 실은 코니 윌리스 걸작선의 후반부 다섯 편을 번역한 책이다. 전반부 다섯 편은 〈화재감시원〉으로 먼저 나온 바 있다.
애초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있었기 때문에 〈화재감시원〉과 〈여왕마저도〉를 구별해서 설명하기가 어렵다. 코니 윌리스 스스로가 배경도 제각각이고 공통의 주제도 없는 본서에 대한 서문을 쓰는 일이 쉽지 않았음을 고백하고 있을 정도다.
본서에 실린 다섯 작품 역시 〈화재감시원〉에서도 보여줬던 재담과 유머를 그대로 이어나가고 있다.
“나는 외계인이 지구에 실제로 착륙하면 실망스러울 거라고 항상 말해 왔다. (...) 외계인은 A) 우리를 죽이려거나 B) 우리가 사는 행성을 차지해 우리를 노예로 삼으려거나 C)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에서처럼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하려거나 D) 지구 여성과 섹스하려고 오지는 않을 것이다. 괜찮은 사람을 찾기가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설마 데이트나 하려고 외계인이 수천 광년을 여행해서 오겠는가? 더구나 그들은 지구 여성이 아니라 멧돼지나 실난초, 심지어 에어컨에 오히려 더 매력을 느낄 수 있다.”(〈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 p23-24)
코니 윌리스의 걸작선에서 보이는 것이 ‘사랑과 죽음, 그리고 농담에 관한 이야기’라는 통찰은 〈여왕마저도〉에 실린 다섯 편의 작품에서도 유효하다. 가령 〈영혼은 자신의 사회를 선택한다〉를 보면, 전체 소설 내용이 농담처럼 쓰여져 있는데, 그 내용은 죽음을 이겨낸 시인이 화성인을 퇴치한다는 것이다. ‘죽음을 이겨낸 시인’이란 상상은 ‘전승된 문자’를 통해 가능했는데 그 문자에 대한 해석은 하나의 소설이자 농담이 된다. 이는 코니 윌리스가 역사와 사람, 그리고 현실에 대해 애정을 표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사랑’에 대한 집착 또한 여전하다. 〈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는 미지의 외계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언어철학적 난리법석을 보여주지만, 결과적으로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연애에 성공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 사람이 연애에 성공하는지 여부는 심지어 외계인조차 궁금해하는 것이다. 〈여왕마저도〉의 경우 연애문제로 환원될 수 없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음에도 등장인물 중의 누군가는 연애를 시작한다. 〈마블아치에 부는 바람〉은 모든 것이 영원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슬픈 연인의 연애담이다. 좀더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면 〈마지막 위네바고〉 역시 연애에 관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코니 윌리스가 애정을 쏟는 것이 무엇인지가 또 다르게 보인다. 코니 윌리스는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애상의 시선을 끊임없이 드러내면서 ’남아 있는 것‘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를 그치지 않는다. 전편의 대표작인 〈화재 감시원〉에서 ’남아 있는 것‘은 매력적인 세인트 폴 대성당이었고 ’사라져 가는 것‘은 그것을 지켜낸 위대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화재 감시원〉에서 조망한 것은 독일군이 런던을 공습하던 2차세계대전, 즉 과거의 시공간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구도는 역사와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성찰 속에 포섭되었다.
본서의 마지막 소설인 〈마지막 위네바고〉의 경우 수만 년 동안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라는 동물이 멸종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 시공간에서 ‘위네바고’란 기종의 마지막 캠핑카를 둘러싸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소설의 주요 내용이다.
이 소설의 후기에서 코니 윌리스는 “하지만 사람들이 언제나 잊고 있는 사실은 세상은 언제나 종말이라는 점”이라면서, “멸종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p405)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자신이 그리워하는 온갖 물건들의 목록을 읊은 후 “그리고 곧, 책들도 그리워하게 될까 두렵다”라고 덧붙인다(p406).
30년 넘게 교회 성가대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불러본 경험으로 썼다는 〈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나 ‘튜브’라 불리는 런던 지하철이 사실상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인 〈마블아치에 부는 바람〉 역시 그렇다. 외계인과 초자연적인 것처럼 보이는 어떤 바람을 탐구대상으로 받아들인 두 소설에서, 소설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익히 잘 아는 크리스마스 캐럴이나 튜브에 대해 일상적으로 칭찬과 악담을 함께 퍼붓는다. 그것들 중 일부는 사라져 갈 것이고, 일부는 남아서 당분간은 더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여전히 남아 있는 것들의 힘, 〈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울려 퍼지는 합창은 그 조화로움을 통해 외계인과의 의사소통을 성공하게 한다.
이 ‘애상과 애정의 진자운동’에서 유일하게 벗어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여왕마저도〉다. 〈여왕마저도〉는 여성의 생리가 사라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코니 윌리스는 생리를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생리 통제’가 가부장제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일군의 환경주의적 페미니스트 단체를 등장시키고 그들의 주장을 둘러싼 여성들 사이의 논쟁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단체의 활동가는 사뭇 낭만주의적이고 음모론적으로 ‘생리를 성공적으로 없앤’ 지난 역사를 규탄하려고 하지만, 실제로 생리를 경험했던 나이 든 여성들은 생리라는 신체현상에 대해 거침없이 유죄판결을 내린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여왕마저도〉의 세상은 어떤 것을 멸종시키고 다른 어떤 것은 남겨 두면서 진행되는 인류의 문명과 역사가 진보를 이룩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러한 명백한 진보 속에서도 일각에선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는 것이 인간이라면, 아쉬워 할만한 많은 것이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는 지금의 이 세상은 인간에게 너무도 버거운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코니 윌리스의 소설은 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버거운 인간들을 향해 재담으로 그 애상과 애정을 공급해주고 있다.
지구 상에서 가장 유쾌하고 매혹적인 소설을 만난다.
코니 윌리스를 읽지 않고서, SF가 어렵다고 말하지 말자.
코니 윌리스의 역대 휴고상과 네뷸러상 수상작 10편을 모두 모은 책으로, 분량상 2권으로 나눠냈다. 그중 두 번째로 1993년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휩쓴 3관왕의 작품인 〈여왕마저도〉를 표제작으로 하여 나머지 다섯 편의 작품을 모았다. 외계인이 지구에 도착한 세계, 생리가 사라진 세계, 개가 멸종한 세계 등 여러 가상의 시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코니 윌리스만의 유쾌하고도 매혹적인 세계에 빠져보자.
〈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 2008년 휴고상 수상. 로커스상 노미네이트.
어느 날 외계인들이 지구로 찾아온다. 그런데 이들은 지구인과 대화를 시도하지도 않고 침략도 하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서서 사람들을 뚫어져라 노려보기만 한다. 조사위원회를 졸졸 따라다니며 노려보던 그 외계인들이 어느 날 쇼핑몰에서 갑자기 땅바닥에 모두 주저앉는다. 도대체 왜 이들은 갑자기 자리에 앉았던 걸까? 어쩌면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실마리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여왕마저도〉 1993년 휴고상/네뷸러상/로커스상 수상. 스터전상/프로메테우스상 노미네이트.
퍼디터가 사이클리스트에 가입했다. 이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언니와 엄마, 외할머니, 그리고 중동에서 협상을 진행중이던 친할머니까지 달려와 퍼디터를 기다린다. 도대체 사이클리스트가 뭐길래?
힌트를 주자면 ‘자전거 동호회’는 아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이라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선명한 이야기. 오히려 남성들이 꼭 읽어야 할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코니 윌리스식 페미니즘 이야기.
〈마블아치에 부는 바람〉 2000년 휴고상 수상, 월드판타지상/로커스상 노미네이트.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부인 캐시와 함께 영국에 들른 톰은 런던의 지하철을 좋아한다. 공연 티켓을 구해야 하는 톰이 큰소리치며 지하철에 올랐다가 복잡한 노선을 헤매기 시작한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한다. 테러범의 폭발물 소리인가? 런던을 사랑한 작가, 코니 윌리스의 ‘화재 감시원’ 시리즈와는 또 다른 결의 스산한 판타지.
〈영혼은 자신의 사회를 선택한다〉 1997년 휴고상 수상. 로커스상 노미네이트.
집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생을 살다 마감한 에밀리 디킨스가 지구를 구했다? 운율이 맞지 않는 시인 에밀리 디킨스는, H. G. 웰즈가 〈우주전쟁〉으로 기록에 남긴 화성인의 침공과 분명히 깊은 관련이 있다. 비록 그녀가 화성인이 침공하기 훨씬 전에 사망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마지막 위네바고〉 1989년 휴고상/네뷸러상 수상. 로커스상 노미네이트.
화석 연료와 식수가 고갈되어 가는 미래의 지구, 마지막으로 남은 캠핑카 위네바고를 취재하러 가던 사진기자가 우연히 목격한 자칼의 로드킬 사고. 그리고 돌연히 떠오른 어릴 적 기르던 개의 교통사고에 대한 기억. 그리고 로드킬을 신고하자 그를 의심해 수사망을 좁혀오는 ‘협회’와 경찰. 과연 그에게, 그리고 멸종 세대의 인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코니 윌리스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여지 없이 보여준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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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중도시
차이나 미에빌 | 아작 | 2016-04-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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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중도시
차이나 미에빌 | 아작 | 2016-04-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이번 세기 들어 가장 매혹적인 판타지/미스테리가 왔다.
환상 속의 두 도시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아주 특별한 문학적 성취
유럽 끄트머리 어딘가에 있는 도시 베셀에서 여인의 시신이 발견된다. 강력범죄 전담반 소속 티아도어 볼루 경위는 얼핏 보기에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이 살인 사건을 맡는다. 이혼 전력도 없고, 담배도 끊었고, 폭력을 싫어하며 심지어 와인을 즐기는 주인공 형사. 그는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쇠퇴하고 있는 베셀시를 떠나 그 도시와 동등하고, 경쟁하는 위치에 있으며, 서로를 위협하는 관계에 있는 이웃도시, 즉 활기가 넘치는 울코마로 건너가야 한다.
하지만 두 도시의 국경을 넘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베셀과 울코마를 가르는 경계를 건너는 건 육체적인 동시에 정신적인 여행이고, ‘안보이는’ 것을 보는 행동이다. 볼루는 울코마의 형사인 쿠심 다트와 함께 옆 도시를 파괴하려는 국수주의자들과 두 도시를 하나로 합치려는 꿈을 꾸는 통합주의자들의 추악한 지하세계 속으로 뛰어든다.
두 사람은 죽은 여인의 비밀을 밝혀내는 경찰로 출발했지만 목숨 그 이상의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베셀과 울코마 두 도시 안에서 살인도 불사하는 권력 ‘침범국’이다. 그 권력이 무엇보다 두려운 이유는 바로 두 도시의 사이에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모든 것을 지켜보는 ‘침범국’의 공포. 모든 비밀이 밝혀졌을 때,
비로소 이 소설은 마침내 가장 지적인 SF가 된다.
“필립 K. 딕과 레이먼드 챈들러가 사랑으로 낳은 아이를
프란츠 카프카가 길렀다고 생각해보라.
차이나 미에빌의 소설 〈이중도시〉가 바로 그 아이와 닮았을 것이다.”
? 〈L.A. 타임스〉
하나이며 동시에 두 개인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판타지와 범죄소설, 그리고 미스테리가 복합된 이 작품은, 마침내 시간이 멎은 듯한 추격전에 이어 모든 비밀이 밝혀졌을 때, 근래 보기 드문 가장 지적인 SF로 승화한다.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재미와 더불어 지적인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는 환상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차이나 미에빌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로커스 어워드 최우수 판타지상, 아서 C. 클라크 상, 월드 판타지 어워드 최우수 장편상, 킷치스 최고 장편상, 휴고 어워드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으며 네뷸러 어워드 장편 소설 부문과 존 W. 캠벨 SF소설 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등 출간 해에 영미권 SF 및 판타지 관련 상을 모두 석권했다. 2015년 6월 영국 BBC와 판권을 계약하고, TV 미니시리즈 제작에 들어갔다.
독서의 포만감을 가득 안겨줄 검증된 명품 소설, 이중도시
소설이 시작되면 독자들은 생소한 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에 맞닥트린다. 여인의 시체가 발견된 살인 사건이다. 도시의 이름은 베셀이며 사건을 맡은 사람은 강력범죄 전담반 소속 티어도어 볼루 경위다. 인물도 공간도 이질적이다. 독자들은 소설을 보면서 이 공간이 어디에 있을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읽다보면 유럽의 어딘가로 생각되고, 동부유럽 어딘가 일지 모르겠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독자들은 볼루 경위 등 등장인물들이 ‘무언가를 의식적으로 안 보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를 종종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소설의 주제와 큰 관련이 있을 거라는 예감을 받는다. 도시는 하나가 아니다. 베셀과 함께, 울코마란 이름의 도시가 더 있다. 두 도시는 비록 구역이 적당히 구분되기는 하지만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며, 통치권력의 관념과 국민들의 습속 속에서만 나뉘어져 있다. 구역만 나뉘어져 있을 뿐 별다른 장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를 보지 않는다.
그것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두 도시가 둘다 적당한 통제국가이기 때문이다. 베셀은 1960년대 유신 이전 남한식 민주주의 국가 정도로 보이고, 베셀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울코마는 통일 이전 동독 수준의 전체주의 국가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베셀과 울코마의 사이에 침범국이란 기관이 하나 더 있다. 이 기관은 두 국가 사이에서 두 국가의 담을 넘는 사람을 ‘침범’이란 이름으로 처단하는 기관이다. 이 세 개의 미묘한 권력관계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살아가며, 이 권력관계 속에서 사건에 대한 수사는 진행된다.
두 개의 체제가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면서 관념과 습속으로만 나뉘어질 수 있다는 상상은 대단히 환상적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출발하자마자 살인사건을 통해 미스터리이면서 느와르이며, 시공간으로 인해 판타지가 된다.
분단 상황, 넘어설 수 없는 경계를 가진 한국 독자들에게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일, 지속이 될 수 없을 것 같은 일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것이 작가의 서술이다. 《이중도시》의 문체는 매우 아름답다. 무언가를 본다는 것, 무언가를 보지 않는다는 것, 무언가가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 사이 어딘가의 경계에 있는지를 순간적으로 파악하고 결정하는 것 등의 이 체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생활상들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등장인물들이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순간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아 다시 읽어야 하는 순간이 오지만, 거듭 읽으면 경탄이 온다. 말이 안 될 것 같은 제약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 군상들의 생생한 모습이 소설 속에 현실성을 부여한다.
볼루 경위는 우리에게 이 미묘한 감각들을 보여주기 위해 도시를 횡단한다. 베셀에서 시작된 사건은 울코마로 넘어가고 울코마로 넘어간 볼루의 시선에서 독자들은 ‘보던 것을 보지 않고, 보지 않던 것을 보는’ 체험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된다. 사건의 배후엔 오르시니라는 환상도시가 존재한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침범국과 오르시니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인다. 흥미롭게도 소설은 사건을 해결하면 할수록 환상적인 요소가 줄어드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소설이 끝나갈 때쯤 우리는 여기에 사는 인간들이 우리와 다를 바가 없으며, 어딘가에는 이런 도시가 실제로 있을 수도 있겠다고 망상하게 된다.
차이나 미에빌은 기괴한 SF/판타지 작가로 유명한 작가다. 독서를 하면서 독자들은 내내 이 미스터리 느와르 판타지 소설에서 SF의 자리는 어디 있는지 의문을 지니게 될 것이다. 소설 말미에서, 놀랍게도 차이나 미에빌은 환상적인 요소를 거듭 걷어내며 획득한 그 현실성의 한복판에서 SF를 구현한다. 천천히 음미해야 느낄 수 있는 소설에 대한 포만감이 이 지점에서 극에 달한다.
경계를 넘어, 침범하라!
《이중도시》는 분단 상황, 넘을 수 없는 경계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던질 수도 있다. 그러나 차이나 미에빌은 우화적 해석에 대해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소설을 우화로 해독하는 행위는 이야기에서 너무 많은 것을 끌어내려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안에서 너무 적은 걸 읽어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 소설의 인간군상들에서 통일지상주의자, 비타협적 운동권, 〈환단고기〉 신봉자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떠올리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비의 힘은 정확한 대응이 아니라 일종의 비끄러짐에서 존재한다. 이 소설의 인간군상들은 굳이 현실세계에 대입하지 않아도 지극히 현실적이다.
차이나 미에빌은 길게 쓰기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이번에는 독자를 위해 자신의 작품치고는 길게 쓰지 않았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통해 독서의 포만감을 고급스럽게 제공하는 이 작가의 매력에 빠지게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의 다른 터무니없이 긴 소설에 도전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니 먼저 《이중도시》에서부터 출발하라. 보지 않던 것을 보고, ‘경계’를 넘어서 ‘침범’하라.
경고: 본 해설에는 《이중도시》의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으니 작품을 끝까지 감상하기 전에는 읽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촘촘하고 정교한 틈새와 판타지의 미학
진화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있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심리 기제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학문이다. 진화심리학을 인류에게 적용할 경우 사회, 문화, 윤리, 도덕 역시 해석의 대상이 된다.
진화심리학을 설파하는 학자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가질 수 있는 궁금증을 예로 든다. 미남과 미녀를 선별하는 기준은 어디에 있으며 그런 기준은 왜 생겼는가, 도덕은 왜 지금과 같은 형태로 자리 잡았는가 등등. 물론 진화심리학이 그 모든 문제에 제시하는 설명이 옳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며, 진위를 구분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다.
《이중도시》를 해설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서두를 여는 이유는, 우리가 사물과 관념을 범주화하고, 피아를 가르고, 내가 속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애써 나누는 행위를 선호하는 경향에 대해 진화심리학이 한 가지 설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구분과 범주화에 익숙한 이유는 그런 행위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류가 동굴에서 살던 시절, 무언가의 그림자를 보고 그것이 사람인지 맹수인지 더 잘 구분했던 원시인은 더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클 것이고 자신의 유전자를 먼 후손에게 전달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런 과정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되고 누적되면서 현대인들은 구분짓기와 차별화라는 특질로 무장한 채 살아가게 되었다는 것이 진화심리학의 설명이다(여기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사람의 구분 능력만 언급했으나, 실제로 이런 기제는 빛과 어둠, 양분의 농도를 판가름해야만 했던 단세포 생물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진화심리학적인 설명이 어느 정도나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 있어 구분하고, 구별하고, 차이점을 강조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는 잠깐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소개할 때 우리는 제일 먼저 직업을 말한다. 학생, 자영업자, 시인, 연극연출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이름을 붙이고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우리는 ‘70억 명 중 한 사람’에서 특정 직업군으로 구체화한다. 그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우리는 차이와 구분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어느 정도’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어린아이가 성장해서 사회의 일원이 되어가는 필수적인 학습 과정이기도 하다. 지식을 전달하는 일에는 순서가 있고,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이뤄 놓은 문화와 과학 기술상의 성과를 보면 분류와 체계화가 얼마나 유용한 도구였는지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용한 도구는 그 유용성에 비례해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범주화는 정형을 낳고, 한 번 자리 잡은 정형은 깨지기 어려운 법이다. 이는 사람 사이에서도 마찬가지고, 현실적인 사회 계층 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른바 ‘정치공학’을 논하는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 집권층들은) 이런 속성을 이용해 상대 진영에 조작된 프레임을 씌우는 악의적인 수법을 늘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창작물의 장르 구분이나 해석 역시 정형에서 벗어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도시 판타지란 무엇인가
《이중도시》는 그런 정형의 울타리들을 모조리 밟고 올라서려는 야심 찬 작품이지만, 처음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역설적으로 전통적인 범주를 제시하며 시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중도시》는 어떤 장르에 속하는 소설일까? 아주 개략적으로 첫 모습을 전달하려면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형태를 빌린 도시 판타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 판타지라는 말에는 자체 모순이 담겨 있다. 도시란 기술 문명과 이성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판타지는 초현실, 이상현상, 신화, 전설이 머무는 공간이다. 도시 판타지는 그 둘을 결합한 장르로, 대부분은 현대인이 사는 도시 공간으로 신화나 전설 속 존재들이 침투하거나, 이미 침투하여 공존하고 있는 형태를 띤다. 흡혈귀가 술집을 운영하거나, 좀비가 하수구 속에서 살고 있는 미국 TV 드라마를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판타지 요소가 소극적으로 도시에 침투하는 경우, 흡혈귀나 요정이나 원혼이나 귀신들은 인간이 생활하는 공간을 빌려서 인간처럼 옷을 입거나 인간의 말을 하며 살아간다.
판타지가 더 적극적으로 침투한 경우, 비현실적 존재들은 도시 내에 독자적인 공간을 가지고 있다. 그런 공간에서는 인간의 법률뿐 아니라 물리법칙이나 상식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 고전적인 판타지에서 중심인물이 장거리를 여행한 뒤에 신이나 악마가 지배하는 영역에 도달하는 것과 달리, 적극적인 도시 판타지에서는 그런 공간이 처음부터 인간이 활동하는 무대 속에 공존하고 있다.
한편 《이중도시》는 무대가 되는 공간의 성격 자체에 비현실적인 요소를 단단히 결합시켜 놓는다. 소설 도입부에서 중심 무대인 베셀과 울코마는 비현실적인 공간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법이 지배하는 공간은 아니다. 주인공 티아도어 볼루가 살고 있는 현재의 베셀과 울코마는 어디까지나 두 도시국가의 법률과 관습에 따라, 인위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공간이다. 비현실성은 두 도시의 시민들이 비합리적이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구분에 철저하게 복종한다는 데에서 발생한다. 적어도 소설이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그렇다.
그런데 베셀과 울코마는 판타지가 지배하는 세계 속 도시가 아니다. 이 두 도시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대에, 이 세계에 존재한다. 공간상으로는 유럽의 어느 변두리 지역이다. 비현실적이라 할 만큼 강제적인 법률과 관습이 지배한다고는 하지만, 2015년에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베셀과 울코마의 기묘한 공존을 보며 자원과 민족과 종교와 관습과 정파 때문에 끊임없이 피를 흘리는 여러 나라를 (조금만 세계정세에 관심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이 책이 (어느 부분에서는 우리가 사는 한국을 포함한) 현실을 풍자하는 우화라고 짐작하게 될 것이다.
현실보다 더욱 현실로 귀착하는 판타지
작가인 차이나 미에빌은 읽는 이가 그렇게 단정 지으려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판타지 요소를 두 가지 더 투입한다. 베셀과 울코마의 고대사가 그 하나이고, 침범국의 존재가 또 하나의 요소다. 베셀과 울코마가 현재 형태로 공존하기 이전의 역사는 작품 속에서 밝혀지지 않는다. 심지어 두 도시국가가 한 뿌리에서 분리되었는지, 또는 더 많은 도시국가가 결합해 둘만 남은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과거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사료와 유물에 바탕을 두어야 하건만, 울코마에서 주로 발견되는 유물 중에는 오파츠?(OOPARTS: out-of-place artifacts)?가 다수 섞여 있다. 오파츠란 추정 연대의 기술 수준을 넘어서는 비상식적인 유물을 가리킨다.
침범국은 또 어떤가. 침범국은 베셀과 울코마를 늘 감시하는 집단이다. 그들은 다른 사건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지만 ‘침범’ 행위가 발생하면, 다시 말해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옆 나라로 가지 않은 상태에서 옆 나라를 보거나, 옆 나라의 소리를 듣거나, 옆 나라 사람과 상호교류하는 행위가 일어날 경우 홀연히 나타나서는 어딘지 않을 수 없는 곳으로 행위자를 납치한다. 침범국의 ‘화신’들은 오파츠임에 분명한 무기를 쓰고 일반 사람들로서는 흉내를 낼 수도 없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지만 총알에 맞으면 부상을 당하고 죽을 수도 있는 존재다. 주인공 볼루는 두 가지 감시체계를 늘 의식하고 산다. 하나는 베셀 집권자들의 도청과 감시, 또 하나는 침범국의 감시이다. 특히 침범국은 모든 사람을 모든 곳에서 도청하고 감시하는데, 소설의 종반에서 살짝 밝혀지는 바와 같이 그런 감시는 두 도시 시민들이 구분과 분리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성립된다. 따라서 침범국은 이 작품을 판타지에 단단히 연결시키는 고리이면서도 현실과 주제에 접붙이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 그처럼 모호한 두 국가의 특징과 정서를 너무나 세심하고 조밀하게, 현실적으로 묘사해 놓은 까닭에 울코마와 베셀은 해외관광지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즉 정말로 존재하는 것처럼 다가오게 된다. 미에빌은 이런 요소들을 시계 속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배치해서 ‘그 무엇이라고 단정 짓기 힘든 상태/공간/분위기’를 작품 속에 구현하기에 이른다. 많은 사람들이 《이중도시》를 멀게는 켄 키시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가깝게는 프란츠 카프카의 《성》과 비교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거기에 이 작품이 하드보일드 추리물의 형태를 띤다는 것이 또 하나의 모호함을 추가해준다. 이 작품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무게추가 ‘현실성’과 ‘판타지’의 양 끝에 매달려 있다고 할 때 하드보일드 추리물이란 요소는 둘 중 어디에 매달려 있을까? 하드보일드 느와르들이 흔히 매정한 도시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현실성’ 쪽일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하드보일드 느와르는 (이 책에 포함된 인터뷰에서 작가가 직접 밝히는 바와 같이) 그 자체로 이미 판타지다. 픽션이라는 한계 때문에 선천적로 판타지라는 이름표를 받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거기에 더해 장르가 확정되는 순간에… 굳이 표현하자면 (비현실성이라기보다는) ‘판타지성’이 덧붙게 된다. 그럼 추리물로서는 어떨까? 우리와 친숙한 추리물들은 현실적인 인과와 한계 속에서 범행과 해결이 진행된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마할리아 살인사건은 본질적으로 베셀과 울코마의 비현실적인 규정과 생활 때문에 일어난 범죄이고, 그런 비현실성이 해결의 실마리와 근거가 된다. 진짜 범인과 볼루가 벌이는 추격전 아닌 추격전은 어떨까? 이 역시 베셀과 울코마에서만 가능한 범죄이자 추격전이고, 그 바탕에는 판타지가 단단하게 버티고 있다.
이처럼 베셀과 울코마는, 그리고 《이중도시》는 현실보다 멀고 판타지보다 가까운 어딘가에 존재한다. 차이나 미에빌의 전작을 볼 때 이는 다소 의외다. 미에빌이 쓴 초기 대표작들의 특징은 도시를 향한 애착, 적극적으로 도시와 인간에게 침투하는 판타지 요소, 대중적인 이야기 장치를 대중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풀어나가는 기교에 있다. 이 세 가지 특징은 ‘바스-라그’ 3부작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에 비해
《이중도시》는 절제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판타지 요소의 비중을 줄이고 있고, 결과적으로 우화, 또는 현실에 대한 조악한 은유라는 오해를 받을 위험을 떠안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오해라는 사실은 한 걸음 떨어져서 《이중도시》의 얼개를 조감하면 알 수 있다. 캐나다와 미국처럼 현실에 존재하는 나라와 베셀/울코마의 관계, 하드보일드 느와르와 정통 판타지의 관계, 둘 중 어느 나라라고 규정짓기 힘들 만큼 조밀한 교차지역들… 주인공 볼루가 마할리아의 메모에서 진실을 캐내던 순간은 ‘특정 시기에 맞춰 방향을 가늠하려던 시도도 포기하고, 생각의 계통을 재구성하려는 노력도 포기’하고, ‘연대표를 만들지도 않고 각 책장에 적힌 내용을 있는 그대로만’ 바라볼 때였다. 《이중도시》는 클리셰가 적재적소에서 구현될 때 만족을 느끼는 판타지가 아니라 모든 클리셰들(에 더해서 현실이라는 이름의 클리셰들)이 아슬아슬하게 깨진 채 그 자리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때 완성되는 판타지이며, 그 깨진 틈새에서 참모습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미에빌은 자신의 작품들을 (H.P. 러브크래프트를 연상하게끔) ‘괴이한 이야기(Weird Fiction)’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중도시》는 판타지 요소의 적극성에 있어 그것과 조금 궤를 달리한다. 국내에서 한때 나돌던 용어로 ‘경계소설’이 있는데, 정작 처음부터 끝까지 국경 문제를 다루는 이 작품에는 그런 용어 역시 어울리지 않는다. 침범국과 볼루는 국경 위에도, 국경의 양쪽 어느 한 쪽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둘은 양쪽 모든 곳에 존재하든가, 혹은 그사이에 존재한다. 《이중도시》 역시 끊임없이 어느 한쪽에 속하기를 거부하면서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작품이다. 미에빌은 조형미와 완성도에 병적으로 집착해 그런 의도를 제대로 달성했으니, 독자 여러분께서도 그 두 가지를 통해 이 소설의 참맛을 느끼셨으면 한다.
그렇게 ‘사이’에 자리를 잡은 작품 《이중도시》는 로커스 어워드 최우수 판타지상(2010), 아서 C. 클라크 상(2010), 월드 판타지 어워드 최우수 장편상(2010), 킷치스 최고 장편상(2009), 휴고 어워드 최우수 장편상(2010, 공동수상)을 수상했으며 네뷸러 어워드 장편 소설 부문과 존 W. 캠벨 SF소설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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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체체파리의 비법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 아작 | 2016-04-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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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체체파리의 비법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 아작 | 2016-04-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페미니즘 SF’의 기수 팁트리의 걸작선
체체파리의 비법
‘이빨도 없는 종족’ 여성들을 위하여
적당한 시간에 도착한 SF적 상상력
우리의 나태하고 빈약한 상상력에 경종을 울리는 매력적인 사유 실험
1970년대에 이미 ‘페미니즘 SF’의 기수로 불렸던 사람,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첫 번째 단행본이 드디어 나왔다
활동할 당시 ‘페미니즘 SF’의 기수로 인정받았고 사후에는 ‘팁트리 상’으로 기림받는 작가인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주요 작품들을 담은 중단편선집이다. 팁트리의 작품이 단행본으로 묶여나오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체체파리 비법〉을 표제작으로 하여 7개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스페이스 오페라와 펄프 픽션의 외형을 취하면서도 성(젠더), 자아, 환경, 인간성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팁트리의 세계로 빠져보자.
전 세계에 퍼지는 치명적인 질병이란 소재를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와 엮는가 하면, 외계인과 조우하는 상황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을 질문한다. 시간여행과 우주여행과 질병과 복제문제, 그리고 ‘여자들만 사는 세상’이란 상상을 SF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버무리기도 한다, 우주탐험물 속에 인간성에 대한 진한 통찰을 담기도 하고, 기존 문명의 종말 이후를 다루는 소설에서도 개성을 드러낸다. 전 세계적 네트워크망과 원격조작 신체를 배경에 깔아 나중에 올 사이버펑크란 장르를 예비하는가 하면, 가이아 이론이 탄생하기도 전에 쓰여진 소설에서 지구를 유기체적 생물로 보는 시선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처럼 이 작품집엔 다양한 사유실험으로 이미 수십 년 전에 사람들을 매혹시켰던 작가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이 작품집엔 작가가 가장 왕성한 창의력을 가지고 있던 시기, 앨리스 셸던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와 라쿠나 셸던의 세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던 1969년부터 1980년까지의 작품 일곱 편이 들어 있다.
여성혐오와 페미니즘의 시대에 팁트리를 읽다
2016년의 대한민국에서 젠더문제는 매우 첨예한 이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의 남녀갈등 구도는 극심하다. 이는 지난 십여 년 동안 온라인에서 공기처럼 여겨지던 여성혐오 담론에 대한 일군의 젊은 여성들의 적극적인 대처에서부터 나타났다. 페미니즘이란 단어는 불과 몇 년 전에 비해서 훨씬 더 큰 설득력의 울림을 지닌 단어가 되었으며 스스로가 페미니스트라고 커밍아웃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과학기술과 젠더문제의 관계는?
젠더문제가 첨예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보아 두 개의 가설을 세울 수 있다. 하나의 가설은 여전히 남성중심 사회가 공고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남성중심 사회가 점점 더 해체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대부분 여성들은 전자에 대한 주목을 요구하고, 남성들은 후자라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불과 백여 년 만에 삶의 양상을 완전히 뒤바꾸는 식의 사회변화를 겪은 한국 사회에선 기준점을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의견이 천지차이다.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살던 세상과 비교하면 변화가 너무 빠르고, 지구촌 다른 여성들의 세상과 비교하면 변화가 너무 느리다.
젠더문제는 흔히 정체성의 문제로 치부되기 때문에 문화적인 측면에서 많이 고찰되지만, 조금만 생각해봐도 과학기술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남녀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학기술은 사회구조를 바꿀 수 있고 그 변화는 결국 남녀관계도 바꾼다. 우리가 미래에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남녀관계가 올 수 있다 기대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SF의 페미니즘적 가능성과 페미니즘 SF
그런 점에서 볼 때 사변소설의 일종으로서의 SF소설은 젠더문제를 의미있게 지적할 수 있는 유효한 도구다. 성차는 ‘몸’과 ‘습속’에서 모두 나타나는데, 우리의 ‘몸’은 일정 부분 결정된 채로 태어나며 그렇게 태어난 ‘몸’이 ‘습속’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젠더문제를 얘기할 때 우리는 자신이 전혀 다른 존재가 되었다는 사변적 가정을 통할 때에만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몸’이 상당 부분을 결정해버리는 성차의 문제에서 몸의 구성 자체를 바꾸어 본다는 가정은 이미 그 자체가 상당히 SF적이다.
그러나 SF에 그토록 많은 가능성이 있음에도 그 가능성이 언제나 온전하게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장르에도 성차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SF는 상당히 남성적인 장르로 여겨진다. 과학기술이나 이공계와 같은 전공 자체가 남성에게 어울리거나 익숙한 것이란 편견이 있다. 그렇기에 SF에도 페미니즘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장르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장르 자체가 지닌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는 그런 점에서 볼 때 ‘SF의 페미니즘적 가능성’을 온전히 실현한 작가였다. 이는 그가 활동했던 1970년대가 미국 사회에서 급진적 페미니즘의 시기였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작품은 당대의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특유의 상상력으로 당대의 문제의식을 앞서 나갔다고 생각된다. 한국 사회가 최근 해외의 페미니즘 운동의 조류에 관심을 보이고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 여기’에서 팁트리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적당한 시간에 도착한 팁트리?
한국 사회에 SF소설이 유입된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와 같은 고전적 명성을 가진 작가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이유에 대해 서술하려 든다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사실 ‘남자인 척 했던 여성 작가’였다는 팁트리의 고유한 맥락은 그를 소개할 때 작가 개인의 일대기를 지나치게 상세하게 들여다보도록 만든다.
그러나 그의 소설은 그가 백인 중년남성을 연기할 때에도 선풍적인 주목을 받았고 그는 ‘훌륭한 남성 페미니즘 SF작가’로 여겨졌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SF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간의 문제를 심오하게 바라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팁트리의 소설은 수십 년 전에 쓰여졌지만 충분히 급진적이며 우리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그것은 우리의 나태하고 빈약한 상상력에 경종을 울리면서 다가올 시대의 여러 문제와 갈등들을 예고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팁트리가 너무 늦게 왔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야말로 팁트리를 읽어야 할 때다’라고도 말할 수 있으리라. 경직된 혐오의 시대에 팁트리는 우리의 생각을 자유롭게 만들 여러 가지 사유실험을 제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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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타인들 속에서
조 월튼 | 아작 | 2016-04-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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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타인들 속에서
조 월튼 | 아작 | 2016-04-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휴고상/네뷸러상/영국 판타지 문학상 수상작
세상의 모든, 한때 문학소녀와 소년들을 위한 설렘 가득한 연서
“내겐 새 책이 있고, 책이 있는 한,
난 그 어떤 것도 참을 수 있다.”
“책을 충분히 사랑한다면, 책도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
세상 모든 책덕후들을 위한, 마법과도 같은 이야기 “카라스를 만나야 해”
만약 내 어머니가 세상을 지배하려는 사악한 마녀라면? 어머니의 음모를 저지하려다가, 쌍둥이 자매를 잃고 불구의 몸까지 된 열다섯 살 소녀는 홀로 본 적도 없는 아버지를 찾아간다. 아버지에겐 세 명의 쌍둥이 고모가 있어, 소녀를 평범한 아이로 만들어 버리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소녀는 SF와 판타지 소설에 탐닉하면서, 타인들 속에서 고독에 맞서다가 자신만의 카라스(서로 진정으로 연결된 사람들의 무리)를 만나 조금씩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마침내 마녀인 엄마와 한판 대결을 벌이는데, 그 결과는?
2012년 휴고상과 네뷸러상, 영국판타지문학상을 수상하고 세계 판타지 문학상과 로커스상에도 최종 노미네이트된 영국 웨일스 출신 작가 조 월튼의 대표작.
우리에게 판타지는 무엇일까
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십대 시절의 한 순간만큼은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이란 착각을 하며 산다. 삶은 전체적으로 볼 때는 풍성하고 아름답지만, 어떤 시기엔 종종 버텨내야 할 것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책은 ‘지금 이 순간의 나’를 견디기 힘든 이들에게 삶을 지탱할 유효한 도구 중 하나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힘으로 십대를 견뎌내온 이들을 대변한다. 그런 탈출구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버텨본 경험이 있다면 그 대상이 무협인지 판타지인지 SF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리라. 그렇기에 이 책은 영미권의 특수한 세대를 위한 책을 넘어서, 모든 시절의 모든 세대를 위한 책이 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여기 판타지 소설을 읽는지 그 소설을 사는지 애매모호한 소녀가 있다.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의 내용에 매우 익숙한 것처럼 보이는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마녀라고 말한다. 마녀를 쉽사리 믿지 못하는 우리는 다만 그녀의 어머니가 미쳤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녀는 자신과 그 쌍둥이 자매가 어머니에게 맞섰다가 자매 중 한쪽이 죽음의 희생을 치러야 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살아남은 쪽이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믿기 힘든 우리는 다만 너희 가족들에겐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소녀가 마법을 믿을 때 생겨나는 일들
그렇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한 방식은 마법이다. 그녀는 자신의 마법을 통해서야 비로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믿지 않는 이들에겐 별 거 아닐 수 있는 그런 주장이다. 사실 소녀의 말을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본질적인 차이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이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쩌면 우리는 대답을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마법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우리 대부분은 이런 종류의 애매한 설명이 아니면 지나치기 힘들 그런 시절을 지나쳐왔다. 우리 모두는 한때 스스로가 특수한 존재라 여겼다. 오늘날에도 아이들은, 자신들을 해리포터네 마법학교에서 불러가야 할 특수한 존재라고 믿는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와 “너는 사실 머글이 아니야. 나를 따라오렴...”이라고 말하기를 기다린다. 그들의 절대다수가 그 기다림에서 이득을 보지 못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삶을 버틸 수 있다면 그래선 안 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누구나 자신을 특수한 존재라 여기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아서 좌절하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타인들 속에서〉의 주인공인 모리는 어쩌면 자신의 특수함을 쉽게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령 모리는 영국의 한 지역인 웨일스의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만으로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리는 어머니가 마녀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요정을 보고 마법을 부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자신의 특수성이 설명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녀는 자신이 무리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도 아니라 사물을 바라보는 특수한 방식 때문에 특수하다고 생각한다.
자존감과 자기객관화 사이에서
그렇다. 이런 균형감각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결국엔 자신이 특별하다고 믿지만 어째서 특별한지에 대해선 설명을 달리하는 그런 균형감각 말이다. 사실 우리 중 상당수는 이만큼도 특별하지 않은 이유로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자존감과 자기객관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않으면 역시 비슷한 과업에 흔들리는 타인들이 가득 찬 세상에서 길을 잃게 된다. 모리는 아직 본격적으로 세상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그러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지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외로움에 지친 주인공은 자신과 생각을 나눌 만한 사람인 ‘카라스’를 얻기 위해 무려 마법까지 쓴다. 주인공과 독자들은 이 카라스의 마법이 효과가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은 다만 그녀가 이 마법을 사용한 이후에 자신이 즐겨 읽었던 SF 소설에 대한 독서토론의 기회를 손에 얻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인공이 겪는, 떨쳐 내려는 외로움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실 이 외로움은 우리에게 익숙했던 것이 아닌가? 그리고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 익숙하지 않음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모리의 간절함에 비한다면 어쩌면 ‘카라스’를 얻기가 너무 쉬운 시대다. 그리 규모가 크지 않은 언어권을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도 좋아하는 취향의 동료를 웹상에서 얻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즉, 이전 시대에 비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카라스의 마법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우리가 과연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 ‘카라스가 있는 삶’의 충만함을 얻고 있는지는 또 별개 문제다. 우리는 우리의 ‘카라스’ 속에서 이상하게도 다시 고독을 느낀다. 그리고 이 고독 속에서 또한 매번 새로운 카라스를 꿈꾼다.
우리에게 다가온 오래된 교신
그럴 때엔 새로운 질문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에게 판타지란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걸 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우리는 내가 바라는 판타지를 얻기 위해 무엇을 노력하고 있고, 그 노력을 공유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나는 그들에게 어떻게 교신할 수 있을까. 모리는 이 점을 간절하게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SF적인 풍경 속에서 판타지를 살았고, 삶이 마법 같았으며 마법이 삶이 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사실은 판타지 소설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지만 정말로 판타지 소설 같다”라는 어떤 평은 그런 의미에서 적절하다. 우리 삶에 존재하는 환상과 마법은 어쩌면 현실보다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것은 교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령 이 소설에서 저 유명한 판타지 소설가 어슐러 K. 르 귄의 한 세계관의 통신수단인 ‘앤서블’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 이것은 교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신기하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그 소녀가 1979년에 접했던 SF와 판타지 소설의 대부분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 걸작들이다. 그것이 여전히 우리에게 걸작인 이유는 ‘앤서블’의 신호는 어떤 지역에는 수십 년이 지나서야 와닿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오늘날 그들이 느꼈던 풍요를 누리며, 그 신호에 대답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여전히 그녀에게서 ‘타인들’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작품해설
역자 후기: 타인들 속에서 타인들 속으로
열다섯 살은 미묘한 나이이다. 아이도 어른도 아니고, 책에도 사람에도 사건에도, 모든 것에 민감하게 영향받고 상처받고 위로받으며, 어떻게 살까 이전에 처음으로 어렴풋하게나마 삶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한다. 나를 이해해줄 사람은 없는 듯하고, 늘 타인들 속에서 산다는 기분이 나를 외롭게 한다. 그래서 열다섯 살로 산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모리는 바로 그러한 열다섯 살의 소녀이다.
책과 상상놀이를 좋아하는 모리는 정신이 이상한 어머니 때문에 쌍둥이 자매가 죽고 자신은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된 뒤 어머니를 피해 도망쳐 쉼터에 몸을 의탁한다. 그리고 곧 평생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버지에게 가게 된다. 모리를 어찌할 바 몰랐던 아버지와 고모들은 모리를 기숙학교로 보내고, 그곳에서 평범한 아이들과 어울려보려던 모리는 결국 실패해 좌절하다가 인근 읍내 도서관의 독서모임에서 다시 세상에 발을 디딘다. 그리고 분신과도 같던 쌍둥이 자매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이고도 혼란스런 사건을 마침내 온전히 받아들이고 자아를 찾음으로써, 쌍둥이 자매를 따라 자살하려는 유혹들을 이겨내고 쌍둥이의 반쪽에서 오롯이 자신만으로 다시 일어선다.
반년 정도의 일기로 구성된 이 소설은 전체적 줄거리만 본다면, 한 소녀가 성인의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에서 내면적 갈등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세계에 대해 각성한다는 면에서 전형적인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다른 성장소설에 없는 독특한 부분들이 있다.
우선, 이 책에서는 SF가 모든 것의 매개체가 된다. 우리나라보다 비교적 SF와 판타지 소설의 위상이 높은 영미권에서도 이런 장르문학은 여전히 주류문학에 끼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책을 주로 읽는 독자들은 걱정스러운 눈길을 받게 된다. 그러나 모리는 지금보다도 그 위상이 더 낮았던 70년대에 SF와 판타지 소설을 읽고 그걸 정신의 자양분 삼으며 자랐고, 그래서 그런 소설을 읽지 않고 이상하게 보는 주위 사람들에게서 고립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제 SF는 완전히 낯선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던 아버지와 열렬히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주제가 되고, 기숙학교의 탈출구이던 도서관에서 만난 SF 독서모임은 모리가 다시 세상으로 연결되고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 즉, 사람보다 책을 더 소중히 여기며 ‘타인들 속에서’ 살던 모리는 SF를 통해 책 밖의 세상, ‘타인들 속으로’ 손을 뻗게 된다. 그리고 1980년에 글래스고에서 열릴 이스터콘은 이제 모리에게 세상과 만나는 희망찬 약속이 된다.
또한, 수많은 SF들이 언급되고 있긴 하지만 이 소설의 전체적 얼개는 판타지 소설이다. 모리는 쌍둥이 자매와 함께 사악한 마녀인 어머니에 맞서 세계를 구해내고 주위엔 요정과 마법이 가득하다. 그러나 이 책은 클라이맥스가 아닌, 극적인 사건들이 모두 끝난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쌍둥이는 죽고 자신은 불구가 된 뒤 승리 이후의 상처를 수습하고 그 후의 삶을 살아가려 애쓴다는 면에서, 오히려 대하 판타지 소설의 에필로그에 가깝다. (이 책이 굳이 클라이맥스가 아닌 그 이후를 다루는 이유는 작가가 자신은 늘 ‘그 후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진짜로 존재할 수 있고 상상일 수도 있지만) 곳곳에 등장하는 요정들과 마법은 이질적이지 않다. 작가는 요정과 마법이 정말로 실재한다고 설득력 있게 들리길 바랐기 때문에, 거듭되는 우연의 결과라고 간단히 부정할 수 있는 마법 시스템을 창조해냈고, 자연과 융화되는 ‘유치하지 않은’ 요정을 지향했다.
그러나 소설 속 요정은 단순히 판타지 소설의 분위기를 주려는 요소로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흑백으로 세상을 보는 어린이들이 그렇지 않은 어른보다 요정을 더 잘 본다는 모리의 말처럼, 요정은 모리가 아직 어른으로 완전히 성장하지 않았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요정들과의 여러 일화는, 분신 같은 쌍둥이가 죽은 뒤 사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찾아오는 자살의 유혹과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치열한 노력 간의 갈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
이런 특징들 외에도 이 책에는 많은 SF 소설들이 등장하고, 주인공이 짤막하게나마 그 책에 대한 평을 한다. 따라서 SF와 판타지 문학의 독자, 특히 본서에 등장하는 책들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 굉장한 흥미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많은 독자들이 이 책에 동질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보다 더 깊은 곳에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누구나 거쳐 가는 열다섯 살이라는 보편성 위에 SF와 판타지 소설이라는 특수성이 더해져 있다. 그래서 SF와 판타지 소설을 읽고 가슴 뛰는 경험을 하며 자란 독자들에게 이 책은 설렘으로 가득한 연서라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은 주인공 모리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SF와 판타지 소설을 무시하던 사람들 속에서 느낀 고립감을 다시 한 번 완벽하게 동감할 수 있을 것이며, 모리가 온갖 SF와 판타지 소설을 놓고 하는 생각들, 그리고 SF 독서모임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세상과 소통하는 길을 찾는 모습에서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똑같이 깊은 흥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굉장히 개인적이면서 SF와 판타지 문학이라는 특수한 장르를 주제로 삼았는데도 이 책이 수많은 독자에게 “바로 내 얘기”라는 찬사와 함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는 점에 우리가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모리에게 책은 힘겨운 현실에서의 도피처였을까, 아니면 흑백논리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이 세상과 현실의 문제에 대해 이해를 도와주는 도구였을까. 후자의 경우, 일견 이 세상과는 상관없는 외계나 마법에 대한 책들이 눈앞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과연 적합할 수 있는 걸까. 그 대답으로 SF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말을 덧붙이고 싶다. “내가 SF에 대해 항상 좋아해 온 점 중 하나는, SF를 보면 여러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들을 여러 각도에서 보게 된다는 거다.”
5.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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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화재감시원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6-04-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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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화재감시원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6-04-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6-21)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은 작품을 모두 모은
코니 윌리스의 보석 같은 선물
우리 시대 최고의 SF작가를 꼽는다면, 단연 코니 윌리스다. 그리고 이 단편들은 코니 윌리스의 최고의 작품들이다. 진짜다. ― 아날로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은 중단편 작품만으로 단편집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작가는 코니 윌리스 밖에 없다. ― io9
지금까지 가장 많은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은 작가,
우리 시대의 명실상부한 ‘그랜드 마스터’ 코니 윌리스가 온다.
영미권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SF 작가, 살아있는 전설이자 유쾌한 수다쟁이 코니 윌리스가 돌아왔다. 휴고상 11번, 네뷸러상 7번, 로커스상 12번을 수상한, ‘그랜드 마스터’의 반짝반짝 빛나는 수상작을 모두 모은 작품집이 드디어 나왔다.
유쾌하고 수다스러우며 그러면서도 놀랍도록 매혹적인 소설. 할리우드와 양자물리학, 시간 여행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외계인에 이르기까지 기발한 소재와 흥미로운 스토리, 주제를 막론하고 펼쳐지는 수다와 유머의 향연!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최고의 단편집, 이것이 바로 코니 윌리스다. 이 책은 그중 첫 번째로 코니 윌리스를 명인의 반열에 올려 놓기 시작한 저자의 대표작 〈화재 감시원〉을 필두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은 작품 다섯 편을 엮었고, 각 작품마다 저자가 작품후기를 새로 추가해서 넣었다.
양자역학은 사랑이고, 죽음은 농담이어라...
〈화재 감시원〉은 코니 윌리스의 휴고상 및 네뷸러상 중단편 수상작 10편을 실은 코니 윌리스 걸작선의 전반부 다섯 편을 번역한 책이다. 후반부 다섯 편은 〈여왕마저도〉로 후에 나오게 된다.
수상작 모음집이기 때문에 이 책은 하나의 틀거리로 소개하기가 어렵다. 코니 윌리스 역시 서문에서 “작가로서 ‘최고’의 작품들을 모은 모음집에 서문을 쓰는 건 약간 골치 아픈 일이다”라고 밝히고 있을 정도다. 이 작품들은 배경도 제각각이고, 공통의 주제도 없다. 저자는 “유일한 공통점은 내가 썼다는 사실이지만, 그것조차 약간 불확실하다”라고 농담을 한다. “예전에 코니 윌리스가 실은 두 명이라서 한 명은 ‘웃기는 이야기’를 쓰고, 다른 한 명은 ‘슬픈 이야기’를 쓴다는 음모론이 인터넷에 돌았던 적이 있다”는 것이다.
본서에 실린 다섯 편의 작품도 분량도 제각각이며, 개성이 뚜렷하다. ‘웃기는 이야기’의 범위에 〈리알토에서〉와 〈내부 소행〉이, ‘슬픈 이야기’의 범주에 〈클리어리 가족이 보낸 편지〉와 〈나일강의 죽음〉, 그리고 〈화재감시원〉이 들어갈 듯 하지만 그것조차 약간 불확실하다. 이 작품들의 서술자와 화자는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코니 윌리스에게 단 하나의 단점이 있다면 ‘좀 더 맥락적 지식이 풍부했다면 이 소설을 더 잘 즐길 수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을 끊임없이 준다는 것이다. 〈리알토에서〉를 읽을 때면 본인이 양자역학과 할리우드 고전영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에 분할 것이고, 〈나일강의 죽음〉을 읽을 때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이나 인용되는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섭섭할 것이다. 〈화재 감시원〉을 볼 때면 보지도 못한 세인트폴 대성당의 풍경이나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런던 공습에 대한 맥락이 그리워진다. 〈내부 소행〉에서 저자는 아예 자신이 사랑하는 ‘옛날 작가’의 얘기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맥락을 몰라도 웃을 수 있다. 독자들은 분하고 섭섭하고 그립다 못해 토라질 때 즈음, 한 번씩 소설이 자신을 빵 터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건 물리학자도 그렇고, 애거서 크리스티를 읽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불쌍한 역사학도는 단 이틀 간의 준비시간만 거치고 자신의 임무도 모른 채 2차세계 대전 당시 공습이 펼쳐지는 영국 세인트폴 대성당에 던져진다. ‘회의주의자의 영혼이 삼류영매에게 빙의되었다면?’이라는 상상은 그 회의주의자가 누구인지 몰라도 기가 찬다. 재담은 잽처럼 독자들을 공략하다가 삽시간에 폐를 다운시킨다. 등장인물들이 쉽게 서로에게 사랑에 빠지듯이, 작품과의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작품들은 심심치 않게 사랑을 다루지만, 종종 뒤편에 죽음의 예감을 담는다. 사랑하는 이들이 보낸 편지는 그 메시지와 상관없이 맥락 속에서 재해석되고, 이집트 여행의 동반자는 ‘사자의 서’이다. 누군가는 이미 백년 전에 죽은 이들의 죽음을 저지하는 임무를 맡고, 다른 누군가는 간절히 원한 죽은 이가 되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품는다.
코니 윌리스는 어쩌면 농담이 죽음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죽은 이후에도 농담과 독설을 할 수 있고, 그 말들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이렇게만 요약한다면 회의주의자들은 그 믿음을 비웃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작품들을 읽는다면 회의주의자들도 그 ‘농담같은 믿음’의 아름다운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흔히 ‘미래를 향하는 장르’라고 이해되는 SF 소설 내부에서, 작가는 ‘과거로부터 영향을 받은 등장인물’들을 거듭 등장시킨다. 그 매개는 물론 과거의 문서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승해야 마땅한 것들을 문서를 통해 상기하면서 ‘육체를 벗어난 영혼’을 믿지 않고도 그것들의 영원성을 체험하게 된다.
그렇다. 영원성을 획득한 것은 결국 글로 쓰여진 것들이다. 코니 윌리스는 서문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가들의 이름을 잔뜩 나열한 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작가들이 없었다면 내가 그동안 써왔던 어떤 작품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분이 이 단편집을 읽을 때면, 어찌 보면 내 작품만이 아니라 그 작가들의 작품까지 읽는 것이다. 최소한 그들이 조금이나마 내게 스며들어 있기를 바란다.”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그래서, 그리고, 그렇기에, 전세대의 계승자인 이 작가를 사랑하게 된 독자들은, 코니 윌리스를 후세대들에게도 전승해야 할 작가로 주저 없이 소개하게 될 것이다.
지구 상에서 가장 유쾌하고 매혹적인 SF를 만난다.
코니 윌리스를 읽지 않고서, SF가 어렵다고 말하지 말자.
코니 윌리스의 역대 휴고상과 네뷸러상 수상작 10편을 모두 모은 책으로, 분량상 2권으로 나눠냈다. 그중 첫 번째로 그녀의 대표작 〈화재감시원〉을 표제작으로 하여 다섯 편의 작품을 모았다. 디스토피아와 양자물리, 스켑틱에 이르기까지 소재와 주제를 막론하고 펼쳐지는 코니 윌리스만의 유쾌하고도 매혹적인 세계에 빠져보자.
〈리알토에서〉 1990년 네뷸러상 수상, 휴고상/로커스상 노미네이트
할리우드의 리알토 호텔에서 양자역학에 관한 학회가 열린다. 학회와 학회를 찾은 물리학자들을 카오스 상태로 만들어 놓는 안내 데스크의 배우/모델 티파니. 그리고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여류 물리학자인 주인공과 그를 쫓아다니는 동료 물리학자. 코니 윌리스는 특유의 유머와 수다로 미시물리와 거시물리, 양자역학과 물리학회를 할리우드에 비벼서 맛깔나게 내놓아 독자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양자역학을 몰라도 좋고, 알면 더 재미있는 코니 윌리스식 SF의 정수.
〈나일강의 죽음〉 1994년 휴고상 수상, 네뷸러상/브램 스토커상/로커스상 노미네이트
애거서 크리스티의 〈나일강의 죽음〉을 코니 윌리스의 수다로 다시 버무린 ‘싸늘한 공포물’. 코니 윌리스의 작품 중에서는 유일하게 공포소설에 수여하는 ‘브램 스토커’상의 후보로 올랐던 작품이다. 〈환상특급〉을 즐겨 본다는 작가의 고백대로, 몽환적이면서도 고요히 소름끼치는 공포물을 쓸 수 있다는 걸 코니 윌리스는 이 작품으로 증명했다. 그러면서도 작가 본래의 유머와 수다를 놓치지 않았다. 그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가능하다. 코니 윌리스니까.
〈클리어리 가족이 보낸 편지〉 1983년 네뷸러상 수상, 로커스상 노미네이트
파이크스피크 산 아래에 사는 주인공 소녀가 짖지 않는 강아지 스티치를 데리고 마을에 나가 클리어리 가족이 보낸 편지를 찾아온다. 재작년 소녀의 집에 놀러오기로 했던 클리어리 가족과 연락이 끊긴지 2년 만이다. 편지를 보낸 사람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화재 감시원〉과 함께 코니 윌리스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짧지만 수려한 작품. 작가의 장편들로 코니 윌리스를 이미 안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이 초기 작품을 읽고 아마 그 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화재감시원〉 1983년 휴고상/네뷸러상 수상, 로커스상 노미네이트
코니 윌리스를 유명 작가로 만들어준 작품이자 현재로서는 작가의 대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중편소설이다.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받은 이 작품은 그 뒤 《둠즈데이 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Black Out》, 《All Clear》의 시리즈로 이어지며, 지금껏 발표할 때마다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독차지해왔다. 옥스퍼드 대학 역사학부 학생 바솔로뮤는 아무런 준비 없이 ‘런던 대공습’ 당시의 세인트폴 대성당으로 시간여행 실습을 떠나게 된다. 실습이고 뭐고 일단 살아남는 게 최고의 과제다. 위험등급 10의 과거로 날아간 역사학도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내부 소행〉 2006년 휴고상 수상, 스터전상 노미네이트
과학적 회의주의로 무장하고 점성술사와 영매, 초능력자들의 사기를 파헤치는 잡지를 운영하는 주인공 롭에게 어느 날 할리우드의 미녀 여배우 킬디가 함께 일하고 싶다며 찾아온다. 그때부터 뭔가 조짐이 이상했다. “너무 훌륭해서 진짜라고 믿기 힘들 정도라면, 진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것을 의심하는 남자와 진짜라기에 너무 훌륭한 여자, 그리고 한 몽에 두 사람의 영혼이 들어온 영매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채널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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