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월간 한맥문학으로 등단한 후 『곰탱이 할 말 있어』, 『아직도 그래도』, 『너도 그런 적 있니?』, 『가슴이 시킨 일』 등의 시집을 펴낸 이석희 시인이 오랜 공백의 시간을 깨고 다섯 번째 시집 『삶도 사랑도 물들어가는 것』을 펴냈다. 이석희 시인은 순수한 감성과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한 시들을 선보이며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왔는데, 이전 시집들이 별다른 홍보 없이 한 달도 안 돼 재쇄를 찍으며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 걸 보면 시인의 감성 진폭이 얼마나 넓은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솔방울, 장갑, 한지, 패브릭 등 우리 주변의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설치미술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석희 시인은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그것들을 표현해낸다. 자연 속에서, 인간관계 속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놓칠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그녀만의 감성적인 언어로 표현해낸 이번 시집 『삶도 사랑도 물들어가는 것』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인간의 순수함과 따스함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
이석희 시인은 계절마다 마주하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을 차분하게 돌아보고,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끈을 긴 세월 놓지 않고 글 속에 언어로 풀어놓는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그리는 일”이며 “나를 돌아다보는 일”이라 말하는 시인에게서 인생을 대하는 성실한 자세를 엿볼 수 있으며, 그런 마음가짐으로 써내려간 시편들 속에는 세월이 흘러도 무뎌지지 않은 감수성이 발견된다. 일상에 쫓겨 잃어버렸던 감성을 찾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선물 같은 책이다.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돌아다보는 일이지 / 가끔은 혼돈의 세계에서 갈등하는 / 내 영혼에게 맑은 물꼬를 터주는 일이고 / 한없이 좁아진 내 마음의 때를 벗겨내어 / 빠른 피돌기를 도와주는 것이며 //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 허물어져가는 내 모습에 충격을 가하여 / 냉정한 이성을 일깨우고 / 피폐해진 내 정신에 윤활유를 부어 /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며 // 나름대로 내 감성에 충실하며 / 냉철한 변별력까지는 기대할 수 없지만 / 내 마음이 바람과 함께 호흡하고 / 내 가슴이 햇살과 함께 따듯해 / 내 삶이 더 밝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으니 // 내가 글을 쓰고 내가 책을 읽는 것은 / 내가 내게 유일하게 누리게 할 수 있는 사치가 아니겠는가”
1. 삶도 사랑도 물들어가는 것 …13
2. 나도 가끔은 …37
3. 그냥 그렇게 …51
4. 지금이 그때 …69
5. 하마터면 널 …87
6. 뉘 알까 그 사람 …97
7. 그 마음 아서라 한다 …113
8. 시시때때로 …127
9. 가끔은 이런 생각을 …139
10. 하루 해가 짧아선가요? …165
11. 산책길에서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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