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씩 위안을 받기 위해 찾아가는 벗처럼 시를 대하며 삶의 가장자리에서 글을 쓴지 오래다. 이야기를 풀어내고 다시 함축함으로써 살풀이를 하는 것처럼 감정을 정화했기에 글을 다듬는 시간만큼 삶을 사유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 같았다. 하여 시를 생의 여백을 채우는 정체성의 일부로 여긴다. 내 삶은 글을 만남으로써 용기를 내고, 방향을 틀어가고 있었기에 삶을 핑계로 글에서 멀어질 때면 벗에게 빚을 지고 갚지 못한 것처럼 늘 신경이 쓰인다. 살아간다는 핑계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억지로 견뎌온 삶의 방식을 흘려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울어짐 없는 생의 운율을 짓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을 전공하고 현대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 [제5회 현중노조문학상] 시 부문에서 「브라보, 샐러리맨」으로 대상을 수상했고, 『민주항해』에 수상작과 「후릿소리가 난다」를 발표했다. 2010년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에서 시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2018년 계간 『백제문학』에서 「돌멩이 대화법」으로 신인문학상 대상 수상 후 「혀의 두께」, 「발자국의 노래」 등을 발표했다. 현대공업고등학교,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옥천향토문화사회연구소 팀장으로 활동 중이다.
시인의 말
1부. 태양의 뒤편으로 가는 계절
돌멩이 대화법
바람모퉁이
이팝나무 계절
단풍선사
맥문동
우화
구절초
너의 이름
가을뻐꾸기
주상절리
다람쥐 도로
해빙기
가을 밟기
발자국의 노래
물고기자리
산
슈퍼문
2부. 기울기만큼 생겨난 허공을 메우기 위해
기호 풀이
젖은 머리카락이 마르기까지
거품의 대중성
기울어진 운동장
카르마
결
오래된 고백
빛바랜 레디메이드 오브제
병목구간입니다
깡통의 낮잠
꽃잎이 가슴을 긋고
그늘자리
자전거 도둑
파랑이 슈퍼
톱
스누핑
혀의 두께
3부. 생의 이력을 내려놓은 책들
씨앗 나눔
화도 가는 길
헌책방 골목에서 흥정하기
아메리카 NO
오직 너만을 위한 후일라
절벽 등산가
글 밥
낭만적으로
눈썹달
조각을 만나다
설거지의 순서
브라보, 샐러리맨
후릿소리가 난다
외동 뒷마을 함박꽃 지던 날
4부. 꿈꾸지 않으면 날은 밝지 않는단다
몽상 물고기
어둠꽃
액자동화
바다는 인어를 기억한다
화원의 시
아기 손끝에 달이 뜬다
허물을 따다
목줄을 풀다
왕관 앵무
씨앗
온도와 기다림의 미학
모
박쥐
해설_몽상과 현실의 사이 건너기_채수영(시인, 문학비평가,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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