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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낙타샹즈
라오서 | 황소자리 | 2017-08-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11-21)



제작형태 : epub
대출현황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5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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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남자가 있었다. 체면을 소중히 여기고 강인하게 꿈을 좇던 사람. 자기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며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았던 사람. 부모형제도 없이 도회로 들어와 건장한 몸 하나에 의지해 고단한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던 사람. 천년 고도 북경에서 인력거를 끌던 이 남자 샹즈의 꿈은 자기 인력거를 갖는 것이었다. 계획을 세운 지 3년 만에 근사한 인력거도 마련할 수 있었다. 세상은 성실한 샹즈에게 해맑은 표정으로 인사하는 것만 같았다. 적어도 이름 앞에 ‘낙타駱駝’라는 별명이 붙기 전까지는……. 현대 중국문학의 지형을 바꾼 문제작 《낙타샹즈駱駝祥子》는 현대 중국의 대표 작가 라오서가 쓴 장편소설이다. 북경에 사는 인력거꾼 샹즈의 비참한 일생을 그린 이 소설은 당대 하층민의 삶과 그를 둘러싼 사회 부조리를 날카롭게 묘파해 비판적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걸작이다. 착하고 성실했던 한 청년의 삶에 스며든 퇴행적 개인주의의 파괴력, 20세기 초 북경 사람들의 일상사, 부패한 권력이 개인의 삶에 가하는 야만적 폭력 등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산둥대 교수 출신 라오서가 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전업작가로 돌아선 후 맨 처음 발표한 소설인 《낙타샹즈》는 유럽 각국에서도 화제를 불러모았는데, 특히 1945년 미국에서《Rickshaw Boy》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라오서를 일약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작품은 그러나 그에게 몇 갑절의 시련도 요구했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조국에 공산당이 들어서면서 소설은 몇 차례나 가위질을 당하고 결말이 수정되는 오욕을 겪어야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1966년 문화혁명이 발발하고 ‘삶은 계란을 탐했다’는 죄명으로 수십 명의 홍위병들이 라오서에게 모친 매질을 가했고, 다음날 그는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낙타샹즈》는 10년 넘게 금서가 됐다. 기세등등했던 문화혁명이 막을 내린 1978년 라오서는 마침내 복권되었고 《낙타샹즈》도 애초의 판본이 복간되었다. 그리고 몇 년 전 홍콩 〈아주주간〉이 선정한 ‘20세기 중국문학 베스트 100’에서 전체 3위, 장편소설 중에서는 1위에 오르는 등 중국 현대사의 거센 물살을 정면으로 견뎌낸 문제작이다. 한 인력거꾼의 이야기, 부패한 사회에 대한 통렬한 고발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이는 샹즈이지 낙타가 아니다.’ 소설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작품 역시 시종일관 샹즈랴 불리는, 대도시 인력거꾼의 인생 역정을 충실히 따라간다. 샹즈는 ‘썩 괜찮은’ 젊은이였다. 바지런한 품성에 멀쑥한 허우대, 그리고 과묵한 성격까지……. 배운 게 없어 도시의 막장 인생인 인력거꾼으로 흘러들었지만 그래도 살아가면서 맛보는 소소한 행복들은 그의 삶과 멀지 않아 보였다. 그랬다. 낙타는 단지 별명일 뿐이었다. 사막을 통과하는 나그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보물이지만 평지 아닌 산길에서는 전혀 맥을 못추는 동물. 인간 곁에 살면서 무거운 짐을 대신 지고 젖을 주지만 유사시에는 온몸을 식용으로 바쳐야 하는 비운의 동물. 커다란 몸을 가느다란 다리로 버티다가 한 번 쓰러지면 일어서지 못한다는 비극성까지……. 젊고 영리한 샹즈를 낙타와 연관지어 말하다니, 당치도 않은 비유였다. 먹을 것 입을 것을 아껴가며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자기 인력거를 샀을 때 샹즈는 하마터면 눈물을 쏟을 뻔했다. 조실부모하고 자신의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른 채 살아온 이 젊은이는 바로 그날, 인력거를 마련한 날을 생일로 정했다. 큰맘 먹고 좋은 옷에 배부른 음식까지 사먹는 사치도 부렸다. 특별한 날, 새로운 인생의 서막이 열리는 날이었기에. 허약한 삶의 토대, 인간 정신의 외줄타기 그런데, 전쟁이 났다. 전쟁은 일상의 모든 것을 전복시킨다. 자잘한 웃음과 피땀 어린 재산과 수줍은 꿈과 견고하게 쌓아올린 믿음의 성전까지. 무너진 성전 앞에서 하염없이 울어보지만, 누구에게도 산산조각나버린 행복을 되찾아달라고 요구할 수 없는 게 전쟁이라는 괴물의 속성이다. 샹즈는 인력거를 빼앗겼다. 병사들에게 잡혀 며칠 밤낮을 끌려다니던 그가 야밤을 틈 타 후들거리는 다리로 탈출하면서 삼노끈 하나라도 주워오는 심정으로 끌고온 게 바로 낙타 세 마리였다. ‘어쩌면 이 짐승들이 벼랑으로 내몰린 내 삶에 새로운 빛이 되어줄지도 몰라.’ 잠시잠깐 이런 기대도 품어보았다. 하지만 희망은 대부분 물거품이 되는 법. 털 빠진 낙타 세 마리 값은 중고 인력거 한 대 값에도 한참 못 미치는 35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소문은 턱없이 부풀려져, 여지껏 자기 성姓도 모르고 살던 샹즈의 이름 앞에 ‘낙타’라는 별명만 붙어버렸다. 시련은 종종 사람을 단련시키지만 더 많은 경우 영혼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만든다. 크고 작은 여러 차례의 시련 앞에서 샹즈의 영혼은 조금씩 멍들어갔다. 광포하게 휘몰아치는 시대적 조류와의 불화, 두 차례 여성과의 뒤틀린 만남이 던져준 상실감, 돌부리처럼 불쑥불쑥 나타나 그의 발등을 걷어차는 불운과 그로 인해 촉발되는 불길한 예감……. 바지런했던 샹즈의 손과 발이 무뎌졌다. 인력거만을 바라보던 그에게 꿈도 사라졌다. 오로지 앞으로 달릴 줄만 알았던 그는 고단한 삶을 다독여줄 가족도, 친구도, 스승도 만들지 못했다. 살기 위해 돈을 벌고, 돈을 위해 사상을 받아들이고, 다시 하루의 즐거움을 위해 타인의 목숨을 팔고. 순결했던 자기 영혼을 극단의 파국으로 몰아가는 우리의 샹즈는, 저 낙타의 비극성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 라오서는 이 작품에서 인간 이성의 허약한 이면과 일상 속에 혼재한 폭력의 보편적이고도 추악한 실체를 세련되고 속도감 높은 문장으로 묘파해내고 있다. 나아가 그 비극성이야말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우리 삶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거대한 그림자임을 독자들에게 환기시킨다. 어찌 샹즈뿐이랴. 가느다란 두 다리로 위태로운 삶을 지탱하기는 20세기 초 북경에 살던 그 남자나 지금 이곳의 우리나 매 한가지 아닐까. 황소자리 ‘중국 현대소설선’ 두 번째 목록으로 이 책을 선정하며 중국 소설가들 중 맨 먼저 그 명성을 세계에 알린 라오서는 많은 국내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작가다. 현대 중국문학을 설명할 때 맨 윗자리에 놓이는《낙타샹즈》 역시 1970~80년대 이미 두 차례 국내에 번역된 적이 있다. 그러나 모두 저작권자의 허락을 거치지 않은 판본이었고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지 않는 상태다. 황소자리가 그동안 산발적으로 소개되는 데 그쳤던 중국 근현대 명작들을 제대로 번역 출간하자는 취지로 ‘중국 현대소설선’ 시리즈를 기획한 이래 두 번째 목록으로 《낙타샹즈》를 올리는 건 어쩌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책이 젊은 세대들에게 라오서와 그의 소설을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불어 황소자리에서는 선총원의 《변성》 등을 비롯, 우리에게 널리 알려지거나 이제껏 소개되지 않은 중국 현대 명작들을 연이어 출간할 계획이다.

  • 라오서老舍 1899년 중국 베이징에서 만주 족 무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수칭춘舒慶春, 자는 서위舍予. 11살 때 부친을 여의고 빈한한 생활 속에서 베이징 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소학교 교사가 되었다. 때마침 불어닥친 5?4운동의 영향을 받아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는 1924년, 영국인 에반스의 추천을 받아 런던대학 중국어 교수로 부임한다. 그곳에서 디킨스의 소설을 읽고 매료된 그는 유머와 풍자 가득한 리얼리즘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라오장의 철학》 《자오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등이 이 시기에 씌어진 대표작이다. 런던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서는 산둥대학교 교수가 되어 한동안 창작과 교수생활을 병행했다. 《낙타샹즈》는 1936년 교수직을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로 접어든 그가 첫 번째로 탈고한 장편소설이자 라오서의 대표작이다. 베이징에 사는 인력거꾼 샹즈의 비참한 일생을 그린 이 소설은 당대 하층민의 삶과 그를 둘러싼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묘파해 비판적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이 작품은 당시 중국뿐 아니라 서구 작가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1945년 미국에서 《Rickshaw Boy》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라오서를 일약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1946년 미 국무성 초청으로 방미, 그곳에서 연구활동을 하던 라오서는 중국 공산당의 요청으로 귀국해 문화단체의 요직을 맡았다. 그러나 1966년 여름 문화혁명이 발발했고, 홍위병에게 가혹한 매질을 당한 다음날 베이징 북서쪽 타이핑 호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1978년 복권되면서 그의 삶이 재조명되기 시작했으며 한동안 금서로 낙인찍혔던 작품들도 다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낙타샹즈》 역시 애초의 판본이 복간되고 최근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이 선정한 ‘20세기 중국문학 베스트 100’에서 장편소설 1위에 오르는 등 예전의 명예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