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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시드니 택시 기사의 문화 관찰기
지성수 | 생각비행 | 2016-07-0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4-28)



제작형태 : epub
대출현황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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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드니 택시 기사의 문화인류학 단상” 이 책의 저자는 호주 시드니에서 15년간 택시 운전을 하면서 백인 사회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았다. 택시 기사로서 다양한 인종, 수많은 사람들을 손님으로 만나면서 서구 사회의 밑바닥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시드니 택시 기사의 문화 관찰기》는 “백인들은 왜 이럴까?”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 특유의 시각이 담긴 문화인류학적 단상집이라 할 수 있다. 택시 기사로서 만난 수많은 군상 중에 가려 뽑은 인물과 재미있는 에피소드 덕분에 일단 재미있다. 하지만 기저에 담긴 백인 문화에 대한 촌철살인은 결코 가볍지 않다. 동서양을 비교하는 유머가 담긴 통찰은 묵직함마저 남긴다. 서구 사회와 백인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 여전히 있는 듯하다. 그러므로 한국과 호주 양쪽 사회의 뒷골목을 샅샅이 누비며 백인 사회의 밑바닥을 관찰한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이유는 충분하다. “호주 백인은 안 하는 직업” 세계적으로 택시 기사가 제일 되기 어려운 곳은 영국의 런던이다. 워낙 오래된 도시라 길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런던 출신의 토박이라도 택시 운전 자격을 따려면 보통 1년 정도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지리를 익혀야 한다. 그러니 이민자가 택시 기사가 되기에는 문턱이 너무나 높다. 호주 시드니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산 설고 물 설은 남의 나라로 온 이민자가 도전하기에 쉬운 직업은 아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한국말도 서툰 외국 사람이 서울에서 택시 운전을 한다고 상상해보면 될 듯하다. 풀타임으로 5주간 교육을 받고도 시드니의 지리, 거리 이름, 운행 코스는 물론 호텔, 병원, 공공시설 등을 1000개 가까이 외워야 택시 운전사 시험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호주의 택시 운전사는 모두 이민자들이다. 황량한 공항 주차장에서 아랍인 택시 운전자들이 구석에서 담요를 깔고 경건하게 기도를 드리는 거룩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대개 기복주의 기도다. 반면 공산주의 체제에서 살아와서 종교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중국인 운전자들한테서는 기복주의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대단히 종교적인 아랍인들이나 대체로 유물론적인 중국인들이나 택시의 시동을 걸고 나면 똑같다. 불티나는 경쟁뿐이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불평등은 항상 존재해왔다. 호주의 택시 업계도 마찬가지다. 밑바닥에서는 이민자들이 열심히 택시를 굴린다. 그 위에는 이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면서 뜯어먹고 사는 앵글로·색슨들이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역시나 유대인들이 있다. 택시 업계의 시스템을 움직이는 그들 앞에서 이민자 택시 운전사들은 약자로서 조련당하고 감시당하면서 각종 명목으로 돈을 바치는 와중에 그저 약간의 돈을 벌 뿐이다. “죄수 18만 명으로 시작된 땅” 백인 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못 받고의 차이는 인종의 차이보다도 크다. 저자는 똑같이 교육을 못 받았더라도 백인들이 동양인들보다 훨씬 더 짐승다워지는 것 같다고 본다. 즉 말이 통하지 않고 감각적인 욕망과 생존을 위해서만 움직인다는 얘기다. 오늘날 서구 사회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스킨헤드 그룹의 주축은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 못 한 10~20대들이고 KKK나 신나치 활동을 하는 이들도 교육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40~50대 노동자 계층으로 백인 중에서 소외된 자들이다. 백인 사회에도 나름대로 문제가 많은데 오랜 시간 한국인은 선진국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었다. 60대 이상은 스스로에 대해 ‘엽전이 별수 있나?’ 하는 자괴감에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어떤 이유에선지 우리는 선진국의 뛰어난 국민성을 믿어버렸고 그렇게 되고자 오랜 세월 스스로를 돌아보고 비판했다. 그 덕분에 이제 여러 방면에서 한국은 선진국보다 사회적 질서가 더 잘 잡힌 사회가 되었다. 윗사람들이 질서를 안 지켜서 걱정일 뿐. 서구 사회는 기독교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저자는 호주에 처음 왔을 때 한국보다 훨씬 질서정연하고 체계가 잘 잡혀 있는 모습을 보고 이것이 기독교의 영향 때문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년간 택시 운전을 하면서 관찰한 끝에 서구 사회가 짜임새 있게 조직되고 효율적인 이유가 기독교와 전혀 상관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럼 도대체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 대목에서 푸코의 저작 《감시와 처벌》을 곁들여 풀어낸다. 한국 사회에는 삼청교육대가 전두환 시절에 생겼으나 푸코의 설명에 의하면 서구는 17세기에 이미 이런 체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호주는 원래 영국의 삼청교육대였다. 호주는 영국이 가장 잘나가던 빅토리아 여왕 시절, 배가 고파서 빵 한 조각 훔치다 잡혀도 이곳으로 보내졌던 죄수 18만 명으로 시작된 땅이다. 외국 역사를 다룬 영화를 보다 보면 전투 장면에서 적이 앞에서 총을 쏘는데도 일렬횡대로 총을 들고 전진하는 모습이 나온다. 목숨 아까운 줄 모를 리가 없는 인간들이 총알을 피하기는커녕 맞아가면서 마치 로봇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바로 조련 기술에서 나온다. 한마디로 서구는 동양보다 먼저 훈련을 시행해서 동양을 제압할 수 있었다. 서구 세계는 근대 이전부터 규율을 통해 사람들을 통제하는 수도원을 시작으로 군대, 학교, 병원 등 꽉 짜인 일과를 통해 인간의 정신을 훈육하는 집단을 양성해왔다. 서구의 역사는 이런 과정을 빼놓고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어느 집단에서나 개인차는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집단을 평가할 때에는 이를 무시하고 어느 정도 도매금으로 평가하게 된다. 두 집단 간의 차이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없을 때는 양쪽 사회를 살아보고 피부로 느껴보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15년간 택시 운전사로 수많은 백인을 만난 경험을 비추어 이 책의 저자는 동양 사회는 개인차가 그리 크지 않은 반면 서양 사회는 개인차가 엄청나다는 점을 파악했다. “내면화된 식민주의” 역사적으로 백인 우월주의 혹은 ‘백인 인종주의’의 단초는 1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포르투갈 선박들이 이슬람 세력을 누르고 서아프리카 해안에서 흑인들을 납치하여 노예로 팔기 시작하면서 백인들의 우월주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는 ‘피부 색깔이나 얼굴 형태’를 중심으로 한 인종주의가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구 열강이 비서구권을 강제 점령하는 과정에서 인종주의가 극대화되기 시작한다. 서구 제국주의자들이 비서구인과 땅 그리고 자원을 구조적으로 수탈하는 과정에서 이를 정당화하는 매개로서 서구 인종주의가 등장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서구는 세계를 지배하게 되면서 비서구 인종들의 삶의 양식, 역사와 문화를 자신들이 주조한 ‘유사과학’에 근거하여 다시 쓰기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양심적 지식인인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는 이를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렇게 형성된 오리엔탈리즘에 의하면 백인들은 유색인들이 저마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나름대로 창조해가던 고유의 문화를 ‘차이’와 ‘특징’으로 보지 않고 ‘야만성’과 ‘후진성’으로 인식했다. 따라서 서구의 진보적인 문화와 가치로 그들을 ‘계몽’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었다. 이는 유색인들을 근대성으로 계몽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manifest destiny) 같은 허위적인 강박관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맥락에서 서구인들은 비서구인들을 야만인으로, 계몽되어야 할 무지한 존재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상 식민주의는 비서구 원주민을 계몽하려는 이타적인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알제리의 지식인이었던 프란츠 파농(Franz Fanon)은 식민주의의 존재 이유를 설명한 마노니(Octave Mannoni)의 연구를 소개한다. 식민관계에서 지배자와 피지배자는 상호 연관되어 있다. 식민주의자는 셰익스피어의 희극에 나오는 인물인 프로스페로와 같이 타자를 존중하지 못하며 지배하려는 병리적인 충동을 보이며, 자신의 딸이 열등한 존재에 의해 강간당한다는 생각을 하는 인종차별주의적 경향마저 드러낸다. 마노니는 식민주의자를 ‘프로스페로 콤플렉스’(Prospero Complex)라 부르는 복합적인 충동의 소유자로 파악했다. 한편 프란츠 파농은 마노니의 식민관계에 대한 연구를 비판하면서 흑인들이 백인을 증오하면서도 그들을 닮아가기를 바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근대 이후 오랫동안 백인들의 지배를 당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문화에 동화된 의식 속에 잠재한 일종의 ‘내면화된 식민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엽전이 별수 있나?” 하는 자학적인 감정이 바로 그런 것이다. 또한 친일 교과서 논란을 일으킨 뉴라이트 학자들의 ‘식민지 근대화론’도 아마도 이런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불특정 다수 백인을 대상으로 택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인종차별 받지 않느냐?”는 질문을 흔히 받는다고 한다. 왜 없겠는가? 피부색이 다르고 자기네가 쓰는 언어도 제대로 못 하는 이방인을 무시하는 현상이. 가방끈 길이와 관계없이 무식하고 용감한 인간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다만 호주 사회의 차별은 워낙 ‘세련되어서’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서로 다른 사람이며 그 차이를 인식하고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좌우, 위아래 집에 사는 사람이 어떤 피부색을 가지고 있든 어떤 인종이든 간에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잘 지내려 노력하고 살아가는 것만이 평화를 이루는 방법 아니겠느냐고 말이다.

  • 지성수 저자 지성수는 가난 때문에 제대로 공부를 못 하고 신학대학을 나와 목사가 되었다. 신학 때문에 목회를 제대로 못 하고 빈민운동가가 되었다. 생계 때문에 빈민운동을 제대로 못 하고 호주로 도망을 갔다. 영어 때문에 좋은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택시 운전사가 되었다. 백인 손님들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다 이 책을 쓰게 되었다.

  • 서문 | 백인들은 왜 이럴까? 01 시드니의 택시 기사가 되다 02 노름꾼과 강도 03 한국인의 똥폼과 거드름 04 ‘융통성’보다 중요한 ‘안전’ 05 몸을 팔고 몸을 사는 사람들 06 끔찍한 사건과 신뢰가 공존하는 사회 07 별별 나라의 인종들 08 이혼하면 쪽박 찬다 09 문화 간의 만남과 갈등 10 소름 끼치는 개인주의 11 하늘을 찌르는 백인들의 무식 12 백인들의 공격성과 해결 능력 13 우리는 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