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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 1조원의 승부사들
박동휘, 좌동욱 | 한국경제신문(한경BP) | 2015-02-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7-14)



제작형태 : epub
대출현황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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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사냥꾼인가, 투자의 대가인가?

    기업의 생사를 뒤흔드는 막후 세력 사모펀드




    2012년, 유통업게 알짜 매물인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가 동시에 매물로 나왔다. 하이마트는 롯데에 넘어갔고, 웅진코웨이는 GS리테일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MBK파트너스가 차지했다. 2011년에는 미래에셋 PE와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이 미국 골프용품 전문 제조업체인 ‘아퀴시네트’를 인수했다. 캘러웨이, 아디다스 등 세계적 기업들을 꺾고 이룬 쾌거였다. 그밖에 천문학적인 수익을 남긴 오비맥주 인수전, 외국계 사모펀드에 넘어간 만도를 되찾아오기 위한 한라그룹과 KCC 컨소시엄의 인수전 등 국내 주요 메가급 딜 중심에는 사모펀드가 있었다.

    사모펀드란 소수의 비공개 투자자에게서 모집한 자금을 갖고 운영되는 펀드의 한 종류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사모펀드의 꽃은 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뒤 기업 가치를 올려 되파는 ‘바이아웃’이라 할 수 있다. 사모펀드는 길게는 5~10년의 활동 후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는데, 이때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최대한 높여 되팔아야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성공 실적(트렉 레코드)이 쌓여야 다시 펀드 레이징에 나설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모펀드 최고의 브레인들은 비밀리에 정보를 수집하고, 이해 당사자들끼리 뒷거래를 하면서 축적된 노하우와 정보망을 총 동원하여 인수전에 전력을 다한다. 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거대 자본을 무기로 무섭게 달려드는 사모펀드가 위협적인 대상이었다. 사모펀드법이 만들어지고 10년이 흐른 지금 그들이 진정한 투자의 대가인지, 기업 사냥꾼인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모펀드의 주역들은 전 세계를 누비며 수조 원의 자금을 모으는 것부터 기업 경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다. 그래서 사모펀드를 일컬어 자본시장의 종합예술이라고도 한다. 사모펀드 종사자들뿐 아니라 자본시장에 몸담은 사람들, 향후 10년 사모펀드 업계에 새롭게 뛰어들 젊은 인재들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1조 원을 굴리는 사람들



    사모펀드 운용사는 은행, 보험사, 연기금, 국부펀드 등 대형 기관 투자자들에게 위임받은 돈으로 수백조 원의 펀드를 만들어 기업을 사고판다. 과거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국내 M&A 시장을 휘젓고 다닐 무렵엔 경영권을 인수한 뒤 회사 곳간을 털어먹고, 껍데기만 남겨 놓은 채 ‘먹튀’를 일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2004년 12월 사모펀드법이 만들어지고 10년이 지난 지금, 사모펀드 운용사의 영향력은 매우 커졌다. 2013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인들을 초청해서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 한앤컴퍼니 한상원 대표 등 젊은 사모펀드 대표들이 동석했다. 청와대에서도 사모펀드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였다.

    10년 사이 글로벌 사모펀드의 대항마들이 속속 등장했다. 수백억 원의 개인 재산을 가진 이들이 나오면서 사모펀드는 자본 시장 내에서 가장 선호하는 직업군이 됐다. 과감한 성과보상을 무기로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저금리로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을 기반으로 M&A 시장에서 국내외 기업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제 사모펀드를 빼놓고 산업 지형도를 설명하기가 어려운 수준이 됐다. 하지만 사모펀드로 누구나 억만장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1조 원짜리 사모펀드를 만들려면 운용사는 최소 100억 원의 자기 자본을 넣어야 하고, 자칫하면 투자한 기업이 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는 것처럼 사모펀드 시장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그 과정에서 누누이 회자되고 있는 M&A 명장면들이 있다. 한국의 사모펀드가 걸어온 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 거래들은 사모펀드가 자본시장의 꽃밭으로, 혹은 위험한 도박현장으로 경계를 넘나들며 변모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승부사들의 피 튀기는 혈전



    롯데와 MBK가 맞붙은 웅진코웨이 인수전

    국내 M&A 시장에서 2012년은 특별한 해다. 유통업계 대형 매물인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인수가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두 건의 메가급 딜 중심에는 MBK파트너스가 있었다.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유리한 고지에 있었던 MBK파트너스는 마지막 순간에 인수를 포기하게 된다. 실사 과정에서 확인한 하이마트의 실적 악화 때문이었다.

    대어 중 한 마리를 놓쳤지만 MBK파트너스는 포기하지 않고 웅진코웨이 인수에 전력을 기울인다. 웅진코웨이는 GS리테일, 롯데, KT 등 대기업뿐 아니라 칼라일그룹, 블랙스톤, 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가 관심을 갖는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최대 복병은 GS리테일이었다. 15일이 넘게 걸린 협상 끝에 GS리테일은 1조 2,000억 원에 이르는 인수 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웅진그룹이 GS리테일과 양해각서에 사인하기 직전, MBK파트너스는 웅진그룹에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게 된다. 인수 가격은 GS리테일과 비슷한 대신 웅진그룹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웅진’이라는 브랜드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추가로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무려 한 달이 넘게 장고를 거듭했다. MBK파트너스는 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시련은 거듭됐다. 웅진코웨이를 손안에 넣기 직전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법정관리는 웅진코웨이 매각 중단을 의미했다. 웅진코웨이 경영권 매각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의 일이었다. 믿고 기다린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고, 운용사는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결과는 이미 알려진 것처럼 MBK파트너스의 승리였다. 하이마트에서 시작해 웅진코웨이를 인수하기까지 치열한 혈전을 성공으로 이끈 MBK파트너스의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아시아 바이아웃의 신화가 된 오비맥주 인수전

    2014년 1월, 전 세계 투자은행 업계가 오비맥주에 주목했다. KKR과 어피너티가 오비맥주를 AB인베브에 재매각하면서 거둔 천문학적인 수익 때문이었다. 2009년 KKR과 어피너티에 오비맥주를 매각했던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가 다시 58억 달러에 재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AB인베브가 매각하면서 받았던 18억 달러보다 3배가 뛴 금액이다. 주류 업계 사상 최고가였다.

    월 가의 뱅커들은 M&A 거래 배수를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AB인베브가 인수한 가격이 에비타의 11배였기 때문이다. 이는 AB인베브가 KKR에 오비맥주를 매각할 당시 콜옵션 조건을 에비타의 11배로 정해놨기 때문에 가능했다. 결국 AB인베브는 계약보다 훨씬 앞당겨 오비맥주를 인수했고, 심지어 인수대금을 현금으로 지불했다. 한국 기업 관행으로 보면 이 같은 결정은 충격이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오비맥주가 18억 달러에 나왔을 때 사지 못했던 롯데에 다시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58억 달러라면 절대로 사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KKR과 어피너티는 언아웃(차후정산) 조항에 따라 AB인베브에 재매각 이익의 15%를 배분하더라도 약 3조 5,0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얻게 됐다. 아시아 바이아웃의 신화가 된 오비맥주 재매각의 천문학적 수익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갔을까?



    보고펀드의 운명을 바꿔 놓은 LG실트론 인수전

    2007년 말, 보고펀드 1호는 KTB PE와 함께 LG실트론 지분 49%를 동부그룹에서 7,078억 원에 인수하면서 4,246억 원을 분담했다. 자체 보유금 1,996억 원, 금융권 대출금이 2,250억 원이었다. 대출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차입했다. 하지만 2010년 LG실트론의 상장 추진이 뚜렷한 이유 없이 중단되면서 보고펀드는 대출금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내고 말았다. 사모펀드가 금융권에 돈을 갚지 못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인수전 당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이 8,000억 원을 제안하면서 단독 협상의 기회를 달라고 할 정도로 LG실트론은 군침이 도는 물건이었다. 상장만 하면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진대제 회장은 현금이 부족했으면서도 그런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러나 LG실트론 지분 매각 측이었던 동부그룹은 보고펀드를 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보고펀드에 악몽을, 스카이레이크에 안도의 한숨을 안겨줬다.

    보고펀드 1호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LG실트론 투자가 실패로 끝나자 변양호 대표는 이를 책임지기 위해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단 한 건의 투자 실패가 대형 사모펀드의 문을 닫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국내 자본시장에 알려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또 실패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비정한 사모펀드 세계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냉정한 사실을 일깨워준 인수전이었다.





    기업과의 상생이 답이다



    2014년 12월의 사모펀드법 발효에 대한 평가는 긍정과 부정으로 갈린다. 외국계에 대항한 토종 사모펀드 시장이 2013년 말 기준 약 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제도 정비 덕분이라는 것이 긍정론자들의 생각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모펀드 시장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지극히 공무원적인 발상이라는 것이다. 벤처캐피털, CRC 등 사모펀드 시장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외환위기 이후 M&A 시장도 활성화되던 와중에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관할하는 투자 수단이 하나 더 생겼을 뿐이라고 부정론자들은 평가절하한다. 지금 당장 무엇이 옳은지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모펀드는 현재 또 다른 관점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너 중심의 한국 기업 생태계를 바꿀 트로이의 목마로 인식되고 있다. 인수 후 기업의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단 한 건의 거래로 수조 원의 이익을 내는 것이 사모펀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경영에 깊숙이 관여할 수밖에 없는데, 자신이 일군 가업에 남의 피가 섞이는 것을 꺼리는 재벌 기업들에게는 사모펀드의 존재가 마뜩잖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기업 환경 속에서 사모펀드가 내미는 손을 기업들이 마냥 뿌리칠 수만도 없을 것이다. 사모펀드와 기업이 동거하는 앞으로의 10년 뒤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오너 경영의 장점인 과감하고 선제적인 결단력은 그대로 살리되, 사모펀드는 기업들이 관행처럼 해오던 악습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상생의 모델이 구축될 것이다. 어떻게 접점을 찾아갈지는 향후 기업과 사모펀드 등 시장참여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 작가의 말

    한국형 사모펀드 10년의 발자취

    한국의 KKR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프롤로그

    자본 시장의 새로운 권력



    1장 최고수들의 진검승부

    글로벌 사모펀드에 무참히 패한

    ADT캡스 인수전





    2장 치열한 M&A 전쟁

    롯데와 MBK가 맞붙은

    하이마트, 웅진코웨이 인수전



    3장 해외 M&A 시장 개척

    미래에셋 PE의 아퀴시네트 인수전



    4장 기업과의 은밀한 동거

    H&Q와 한라그룹의 만도 인수전

    5장 자본 시장의 종합예술

    아시아 바이아웃의 신화가 된

    오비맥주 재인수전



    6장 투자의 정석

    보고펀드의 동양생명 인수전



    7장 단 한 번의 실패가 초래한 공중분해

    보고펀드의 운명을 바꿔놓은

    LG실트론 인수전







    8장 100% 안전한 투자는 없다

    H&Q의 에스콰이어 경영권

    인수가 남긴 교훈



    9장 사모펀드를 움직이는 사람들

    기업인수, 결국 사람이 답이다



    에필로그

    앞으로 10년, 기업과의 상생이 답이다



    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