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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가짜 엄마
세레나 발렌티노 | 라곰 | 2019-05-1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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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가짜 엄마
세레나 발렌티노 | 라곰 | 2019-05-1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엄마는 다 알아!
세상 밖은 위험해”
★★★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
★★★ 카카오페이지 문학 1위 ★★★
★★★ 영미 소설 1위★★★
★★★ 50만 부 판매★★★
★★★ 빨간책방 이다혜 추천 ★★★
세상 모든 엄마에게 자식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일은 쉽지 않다. 엄마의 입장에서 세상은 위험한 것, 불안한 것투성이기 때문. 혹여나 나쁜 사람들을 만날까, 순진한 내 아이가 다칠까 세상 밖에 자식을 내놓을 때 엄마는 불안하기만 하다.
여기 높은 탑에 딸을 가둬두고 세상과 격리시켜 키운 엄마가 있다. 바로 애니메이션 ‘라푼젤’ 속 가짜 엄마 고델. 고델의 진짜 목적은 라푼젤의 머리에 있었지만 그녀는 엄마라는 이유로 세상 밖에 관심을 보이는 딸에게 “세상은 위험해”라고 타이르고 라푼젤 역시 엄마라는 이유로 의심을 품지 않고 엄마의 말을 따른다.
엄마의 이름으로 라푼젤을 옆에 두고 자신의 욕망을 채운 고델. 왜 하필 고델은 라푼젤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을까? 16년간 라푼젤을 키우며 엄마의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고델에게는 어떤 엄마가 있었을까?
세레나 발렌티노가 쓰고 디즈니가 기획한 《디즈니의 악당들》의 다섯 번째 주인공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비운의 마녀 고델이다. 젊음에 집착해 라푼젤을 납치하고, 엄마라는 이름으로 키웠지만 결국 한줌의 재로 사라져버린 뒤틀린 욕망의 캐릭터, 그 이름 뒤에 가려진 그녀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라푼젤, 엄마는 다 알아. 세상 밖은 위험해. 엄마가 지켜줄게”
아름다움을 향한 광기 어린 집착, 그 시작에는 ‘엄마’가 있었다!
소설을 쓰면서 가장 집중한 부분은 각 악당 캐릭터의 목소리였다. 왜 악당들이 끔찍한 행 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도록 돕는 데 집중했다. 물론 악당들의 악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들을 좀 더 이해해보려 노력하고, 그들이 왜 악당이 되었 는지를 설명해보고 싶었다. 선과 악이 혼재되는 이야기들을 그저 즐기시길!
_세레나 발렌티노(저자 인터뷰 중에서)
검은 머리카락, 까무잡잡한 피부, 크고 또렷한 잿빛 눈망울을 가진 마녀. 자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한 비운의 악당 고델은 라푼젤의 가짜 엄마다. 머리카락에 마법의 기운을 가지고 태어난 공주 라푼젤을 탑에 가두고 엄마 행세를 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운 고델,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고델은 죽음의 숲을 다스리는 죽음의 여왕 마네아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망자들을 다스리는 마네아는 강력한 마법의 힘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델을 비롯한 두 언니는 엄마의 힘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다. 엄마는 늘 밖에 있었고, 고델은 쌍둥이 언니들과 하루를 지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 엄마의 마법을 물려받을 것이라 믿었던 고델은 하루 빨리 마법의 힘을 전수받아 진정한 마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힘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엄마가 사라져야 하는 것이었는데…
고델의 유년 시절과 언니들의 이야기, 뒤틀린 엄마와의 관계는 라푼젤과 얽힌 오해와 진실을 밝히고, 인간의 욕망과 탐욕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추천의 글
디즈니 빌런들은 어쩌다 악당이 되었을까? 악당이 되기 전의 삶은 선한 주인공과 얼마나 같고 다를까. ‘동화의 재해석’을 통해 다시 만나는 익숙한 이야기의 변신. 절대선도 절대악도 말하기 힘든 그 혼란으로부터 우리는 성인 독자로 다시 태어난다. 그 끝에서 반짝거릴 독자들의 재해석이 궁금해진다.
_ 이다혜(작가, 〈씨네21〉 기자)
책 속에서
숲은 고요하고 적막했다. 잠에서 깬 고델은 폐허가 된 온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검게 그을린 온실에서는 희미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엄마의 얼굴이 고통 속에서 잿더미로 내려앉던 장면을 도저히 뇌리에서 떨쳐낼 수 없었다. 고델이 지금껏 봤던 가장 끔찍한 장면이었다.
‘게다가 내 손으로 그랬어. 내가 엄마를 죽인 거야.’
온몸에 무시무시한 전율이 흘렀다. 속이 메스꺼워지면서 두려움과 죄책감이라는 족쇄가 몸뚱이를 휘감았다.
‘이젠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_71쪽
“네 뜻대로 될 거다, 고델. 꽃의 마법으로 말이야. 그 힘으로 우리도 이렇게 오랫동안 살게 된 거고!”
“네, 엄마.”
“좋아. 이제 가서 꽃을 심으려무나. 허드렛일은 제이콥에게 맡기고. 꽃을 심고 나면 선조들에게 날 어떻게 돌려보낼지 어미가 알려주마.”
고델은 망토 주머니에서 꽃을 꺼내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신들이시여, 아직 꽃이 시들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아. 라푼젤은 다른 꽃들보다 오래 살지. 그렇다고 아주 오랜 기간 방치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야. 자, 이제 시작하렴.”
_98쪽
고델은 책을 홱 덮어버렸다. 엄마의 피가 해결책임을 뻔히 알면서 하루 종일 치료법을 찾아다니며 시간 낭비를 하다니,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 방법이 먹힌다는 걸 고델은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고델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알고 있었다.
“엄마의 피가 네 몸속에 흐르고 있잖아. 그래서 알게 된 거야.”
_124쪽
이따금 우린 스스로가 좋아하는 이미지로 다른 사람들을 형상화한 뒤 마음속으로는 그들을 증오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려놓은 그 이미지는 때로 우리의 시야를 가리기도 한다. 심지어 그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을 때조차도.
설령 그 사람을 괴물이라고 이미 단정지었다고 해도 실제 눈앞에서 마주하면 더 충격적일 수 있다.
_225쪽
“어딜 가려는 거지? 그 남자는 너를 찾지 않을 거야!”
“그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
“그 악당은 죗값을 치를 거야.”
“안 돼요.”
“자, 괜찮단다. 엄마 말을 들으렴. 될 대로 되고 있는 것뿐이라고.”
_3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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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5 |
[문학] 검은 개
추정경 | 다산책방 | 2019-01-0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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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검은 개
추정경 | 다산책방 | 2019-01-0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추정경의 신작 장편
핏빛 테니스 코트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하고도 숨 가쁜 이야기
유소년 테니스계의 유망주 십팔 세 임석.
정신을 잃고 쓰러진 후 눈을 떠보니 교통사고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어둠 속에서 아가리를 벌린 채 집어 삼킬 타이밍을 엿보는
검은 개를 피해 도망칠 것인가 혹은… 달려들어 물어뜯을 것인가.
심판이 종료를 선언해도 끝나지 않는 게임이 시작된다!
“주저앉지 마. 넌 시작도 안 했어.
끝인지 아닌지를 정하는 건 세상이 아니라 너라고.
십 년? 개수작 말라고 해.”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내 이름은 망고』로 ‘청소년문학의 미답지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은 추정경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검은 개』가 출간되었다. 『내 이름은 망고』, 『벙커』,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에 이어 그가 풀어가기로 결심한 이야기는 유소년 테니스계의 검은 손을 집요하게 찾아내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검은 개』다. 구원받지 못한 외로운 영혼들을 향한 끝없는 연민으로 써내려간 이 소설은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흡인력 있는 문체, 휘몰아치는 사건의 연속,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읽는 이로 하여금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페이지터너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유소년 테니스계의 유망주라 칭송받던 십팔 세 소년 임석. 그는 어느 날 스폰서의 초대를 받아 비밀에 싸인 별장으로 흘러든다. 별장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임석은 까닭없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 후 눈을 떠보니 병실이었고, 그를 둘러싼 건 경찰 둘과 사색이 된 엄마뿐. 삭제된 기억 속에서 어느새 임석은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차에 치인 동갑내기 김유진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황. 형사 처분을 받게 되면 테니스 선수로서의 인생은 끝장난다. 어떻게든 누명을 벗고자 단서를 모아보지만, 네비게이션도 길을 표시하지 않는 별장까지의 경로에는 CCTV 기록이 모두 지워져 있었고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동료였던 친구들은 임석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감별소에 갇혀 있는 동안 수없이 헤아려도 도무지 밝아지지 않는 깜깜한 기억, 실낱같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을 때 임석에게 변호사 임지선이 찾아온다.
한때는 세상의 중심에 있었던, 그러나 이제는 벗어날 수 없는 덫에 걸린 소년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동안 켜켜이 가려져 있던 추하고 고린내 나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절대악과 맞닥뜨렸음에도 외면하고 도망쳤던 과거와 달리 이제부터 그는 어둠 속으로 달려들어야만 한다.
어스름한 빛이 내리비치는 그들의 세계에 농도가 다른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이 어둠 속으로 기어들어 오라고. 그들의 거친 숨소리가 내게 말했다. _328쪽
『검은 개』에 대해 추정경 작가는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의 갈등,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의 극한 대립 속에서 교묘히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검은 밤을 검은 개의 눈으로 좇고자 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검은 밤에 갇혀 밤이 보내는 신호를 외면해왔다면, 자기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검은 개의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은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는 『검은 개』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첫 장을 넘긴 순간 휘몰아치는 서사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 그 뒤에 어떤 진실이 또다시 숨통을 조여올지 두려워 망설일 때, 추정경 작가는 소설 속 인물 임지선 변호사로 분하여 독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주저앉지 마. 넌 시작도 안 했어. 끝인지 아닌지를 정하는 건 세상이 아니라 너라고! 십 년? 개수작 말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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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젠 캘로니타 | 라곰 | 2019-12-1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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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젠 캘로니타 | 라곰 | 2019-12-1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다시 만나!”
겨울왕국 애니메이션 이미지와 함께
그 감동을 다시 만나다!
★★★ 「타임」지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 ★★★
★★★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
★★★ 아마존 베스트셀러 ★★★
★★★ 겨울왕국 애니메이션 이미지 수록 ★★★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겨울왕국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로 그 감동을 이어가다!
개봉 5일 만에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휩쓸며 전 세계에서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 흥행 수익(12억 7,500만 달러)을 달성한 「겨울왕국」.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Let it go' 신드롬을 일으키고, 전 연령층에서 ‘겨울왕국앓이’를 낳기도 했다. 그런 「겨울왕국」이 또 한 편의 감동드라마로 돌아왔다.
디즈니가 기획하고 젠 캘로니타가 쓴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는 만약 어린 시절 엘사의 마법으로 안나가 다치는 불운한 사고가 났을 때, 두 사람의 기억 속에서 서로를 완전히 지워버렸다면 두 사람은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소설이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핵심 사건을 비틀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면서도 원작을 잘 살려내 기존 「겨울왕국」 팬들을 사로잡는 또 하나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는 원작의 느낌을 살리는 40여 컷의 「겨울왕국」 애니메이션 이미지 컷과 함께 올라프, 크리스토프와 스벤, 엘사의 부모님인 아그나르와 이두나까지 등장해 「겨울왕국」의 열기와 감동을 이어간다. 「겨울왕국」을 사랑한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겨울왕국의 사랑스러운 주인공 엘사와 안나의 “What if 스토리”
디즈니가 탄생시킨 또 한 편의 완벽한 드라마!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는 안나가 엘사의 마법으로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 안나와 엘사의 기억을 지우는 것은 물론, 두 사람을 서로 다른 곳에서 자라게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서로에 대한 기억 없이 왕위 계승자와 빵집 딸이라는 완전히 다른 신분으로 살아가는 엘사와 안나.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왠지 모를 그리움을 키우다 마침내는 서로에 대한 강한 사랑으로 다시 만나고 위기에 빠진 왕국까지 구하게 된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는 말처럼 왕위를 강탈하려는 사악한 왕자의 음모도, 아렌델을 영원히 얼려버리려는 차가운 냉기도, 엘사와 안나를 함께하지 못하게 하는 잔인한 저주마저도 결국엔 자매의 사랑으로 이겨내는 감동적인 드라마가 펼쳐지는 것이다.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의 묘미는 살짝 비틀었지만 묘하게 원작과 겹치는 대사와 장면들이다. 애니메이션을 본 독자라면 원작과는 다르게 변주되는 대사와 장면들에서 원작의 감동을 되새기는 동시에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특히 원작에서 엘사와 안나 못지않게 사랑받았던 올라프, 크리스토프와 스벤이 등장하여 엘사와 안나를 이어줄 뿐만 아니라 원작의 재미를 이어간다.
디즈니가 촘촘하게 설계한 스토리 위에 우리가 사랑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낸 모험! 또 한 편의 명불허전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이 탄생했다.
아마존 독자평
“별 다섯 개로는 부족하다. 굉장한 소설이다”
“영화 〈겨울왕국〉을 사랑한 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탄탄한 스토리! 영화만큼 좋았다!”
“우리는 이 책에서 아렌델의 더 깊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환상적인 책이다. 원작보다 더 즐겁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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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끝나지 않은 노래
미야시타 나츠 | 이덴슬리벨 | 2019-02-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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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끝나지 않은 노래
미야시타 나츠 | 이덴슬리벨 | 2019-02-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일본 서점 대상 수상 작가, 미야시타 나츠가 그린
『기쁨의 노래』를 이은 또 하나의 ‘청춘×음악 소설’
“굉장한 작품을 만났다.” -나루이 유타카, 연극연출가
싱그러운 청춘과 아름다운 음악을 엮은 소설을 써온 미야시타 나츠가 또 하나의 작품을 빚어냈다. 『끝나지 않은 노래』 는 일본에서 출간 즉시 ‘음악 소설의 걸작’이라 극찬을 받은 『기쁨의 노래』 의 주인공들 이야기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소녀들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며 마주한 고민과 도전을 노래와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성악가를 목표로 하는 레이,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치나츠 등 이제 막 스물이 된 주인공들은 여전히 삶을 치열하게 고민한다. 스무 살은 누구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며 꿈을 펼쳐나가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기다. 레이를 비롯한 소녀들 역시 자신만의 인생의 길 위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헤맨다. 하지만 미야시타 나츠는 방황하더라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는 아파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발걸음을 응원하게 되고, 어느 순간 소녀들도 “나아가” 하며 우리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청춘들의 치열한 내면을 생생하게 묘사한 저자의 유려한 문체는 순식간에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게다가 마음을 파고드는 문장이 곳곳에서 보석처럼 반짝인다.
이 책의 제목 ‘끝나지 않은 노래’는 일본의 록밴드 더 블루하츠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더 블루하츠는 당시 청춘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미야시타 나츠도 학창시절부터 더 블루하츠와 함께했다고 고백했다. 『끝나지 않은 노래』 는 『기쁨의 노래』 를 읽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완결성 높은 소설이다. 하지만 같이 읽는다면 열 배는 더 즐길 수 있고, 나아가 자신의 청춘 음악과 함께한다면 더 큰 감동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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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더 클럽
타키스 뷔르거 | 황소자리 | 2019-02-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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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더 클럽
타키스 뷔르거 | 황소자리 | 2019-02-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 홀린 듯 단숨에 읽었다. 영국 명문대의 귀족 클럽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폭력에 대한 이야기. _베를리너 차이퉁
☆ 문체는 투명하다. 무거운 단어들로 이야기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듯 세련되게 선별한 문장들이 나열된다. _디 차이트
★ 복수를 주제로 하지만 따뜻하고 담담한 소설. _베스트도이체 차이퉁
☆ 몸소 케임브리지에 들어가 담금질한, 독일 유명 언론인 뷔르거의 강력하고 도발적인 이야기. _라이브러리 저널
★ 미스터리한 이야기 속에서 서서히, 마침내 놀라운 실체를 드러내는 계급과 젠더, 폭력의 본성. -메간 애보트
☆ 성장소설이자, 연애소설이며, 범죄소설이다. 이 모든 특성이 섬세하게 어우러진다. _플루터
★ 두려움을 가르치는 세상에 대한 조망. 가슴이 서늘하고 훌륭하다. _에모치온 지
☆ 타키스 뷔르거라는 이름과 그의 소설이 당분간 잊히지 않을 듯하다. _바르바라
★ 범상치 않은 데뷔작. 동화 같은 분위기의 시작 부분부터가 굉장한 흡인력을 자아낸다. _하노버쉐 알게마이네 차이퉁
슈피겔?아마존독일 베스트셀러!
“연애소설, 페미니즘 소설, 범죄소설이 맞물려 연금술처럼 빚어진 걸작!”
샬로테의 팔에 난 상처를 생각했다.
나는 이 범죄를 허락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비들은 계속할 것이므로.
전도유망한 저널리스트로 승승장구하던 한 청년이 사상사를 공부하겠다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로 들어갔다. 몇 해 후 그는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베스트셀러 작가로 돌아왔다. 명료하고 미스터리한 문장으로 엘리트 귀족문화의 눅눅한 속살을 파고든 소설 《더 클럽(원제: Der Club)》의 작가 타키스 뷔르거다.
얼핏 한 편의 동화처럼 시작되는 이 작품 《더 클럽》은 가슴 저린 성장소설이자 연애소설이며 페미니즘 소설이다. 작품의 주요 무대는 세계적인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교 캠퍼스. 이 대학 비밀 클럽 안에서 ‘나비’라 불리는 귀족 청년들이 대를 이어 즐겨온 위험천만한 놀이와 그로 인해 생겨난 피해자들의 속울음을 이야기한다. 위조한 신분증으로 케임브리지대 복싱 클럽에 들어간 독일 청년 한스는 극소수 명망가 자제들로 이루어진 비밀 모임에 초대되지만, 그곳에서 오랜 세월 자행된 죄악의 실체와 맞닥뜨리고 마는데…. 섬뜩할 만큼 간결한 문체로 케임브리지 멤버들의 다양한 욕망을 담아낸 이 작품은 계급과 젠더, 사랑과 폭력에 대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해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케임브리지 유서 깊은 석조건물 안에서 이어진 그들만의 위험한 놀이
한스는 태어날 때부터 가냘프고 수줍음 많았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놀림을 받던 열두 살 한스에게 아버지는 복싱글로브를 사주었다.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은 대부분 모호하지만 옳고 그름이 분명할 때도 있다’는 말과 함께. 숲을 사랑하던 엄마와 아빠는 한스가 열다섯 살 나던 해에 세상을 떴다.
홀로 기숙학교에 들어간 한스에게 케임브리지 대학교 미술사 교수였던 이모 알렉스가 편지를 보낸다. 장학금을 받도록 주선할 테니 케임브리지대에 입학하라고. 조건이 하나 붙었다. 알렉스는 한스에게 대학 내 복싱 클럽에 가입해 모종의 범죄를 밝혀야 한다고 말한다. 그 범죄란 게 무엇인지 한스는 한동안 알지 못했다. 치밀한 전략과 행운이 맞물려 그는 복싱 클럽 내 소수 귀족들로만 구성된 피트 클럽 멤버가 되고, 자신이 스노브 문화에 입문하게끔 도와주는 샬로테와 사랑에 빠진다. 외로움을 갑옷처럼 두르고 살던 한스는 케임브리지가 차츰 좋아졌다. 수백 년에 걸쳐 인간의 천재성이 꽃피운 공간,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듯 품격 있게 캠퍼스를 누비는 학생들. 생각해보면 이런 삶을 얼마나 오래 선망했던가?
하지만 케임브리지의 유서 깊은 석조건물 내부,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체스터필드 소파가 놓인 곳에서 통과의례란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끔찍한 놀이와 마주한 순간, 한스는 물러설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 처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 범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눈앞의 여성을 구하는 대신 다른 피해자들이 눈물 쏟으며 벼린 복수의 칼날을 내팽개쳐야 하는가?
케임브리지라는 특정 공간을 무대로 민감한 이슈를 소설화한 이 작품 《더 클럽》은 스토리 자체의 파괴력을 넘어 정의와 진실 탐색이라는 문제까지 건드리며 출간되자마자 서점가를 뒤흔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고장난 수도관처럼 여기저기서 터지는 #Me Too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젠더 감수성에 관한 한 여전히 한 걸음도 못 뗀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은 또 어떻게 읽힐까?
책 속으로
♠
한스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나는 오랫동안 내가 사람들에게 너무 가까이 가면 나의 나쁜 생각이 그들에게 옮을 거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스페인독감처럼. -16쪽
부모님이 보고 싶고, 숲속 집이 그리웠다. 오래된 마루 냄새와 아버지가 만든 가구들, 나의 추억이 서린 서늘한 벽 모퉁이들이 그리웠다. 그것은 마치 복싱시합 직전 체급을 맞추기 위해 2킬로그램을 빼던 때 느꼈던 배고픔과 비슷했다. 배가 고플 때는 뱃속에 구멍이 뚫린 것 같았는데, 외로움은 전신에 구멍을 뚫은 느낌이었다. -30쪽
편지를 받은 저녁, 이불을 들고 교회 탑으로 올라갔다. 그동안 얼마나 자주 이모가 꼬불꼬불한 도로를 달려, 나를 데리러 와주기를 바랐던가.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 동급생의 부모들이 하는 것처럼, 나를 품에 안고 데려가 주기를…. 그런데 그녀가 이제 나를 데려가려 한다. 내가 필요한 일이 있기 때문에…. -36쪽
범죄를 밝혀내야 한다던 알렉스의 말이 무슨 뜻인지 매일같이 곱씹었다. 그녀는 어울리지 않는 역할을 내게 맡겼다. 나는 스파이가 되고, 용기를 내야만 했다. 하지만 나는 위장하는 일에 서툴렀고, 지금까지 나의 용기를 시험할 기회도 거의 없었다. -69쪽
조심해서 몸통만 치려고 애썼다. 머리를 쳐서 두개골이라도 깨지면 일이 아주 복잡해질 테니까. 경봉을 내려치다가 지쳤을 즈음, 나는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그는 눈을 감고 있었다. 한 남자를 눈 감고 못 움직이도록 만드는 일이 이렇게 쉬웠다니. -141쪽
피해자. 그게 나였다.
나는 타일 위에 이마를 대고 예전에 봤던 다큐멘터리를 떠올렸다.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한 르완다 여성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아이 속의 원수인가 뭔가 하는 제목이었다. 여자들은 자신들이 방어하지 못했으므로, 자신들의 태도가 범행을 자극한 게 아닐까, 죄책감을 느꼈다. -187쪽
이 클럽에서 시간을 보내며 때로 나는 자아가 서서히 해체되고, 어느 순간 한스 슈티힐러만 남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 저녁에 나는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는지를 정확히 알았다. -232쪽
샬로테와 팔에 난 상처를 생각했다. 샬로테도 이 테이블에 눕혀졌을 것이다. 나의 임무는 내가 스스로에게 죄를 전가함으로써 성취될 것이었다. 더 깨끗한 길은 없었다. 알렉스가 내게 속임수도 때로 옳을 수 있다고 말한 뒤로 깨끗하게 되는 것은 불가능했다. -260쪽
이 그림은 유디트가 홀로페르네스의 목에 비수를 꽂고 막 목을 자르려는 순간을 보여줘. 지금껏 그림이 포착한 복수 묘사 중 단연 최고야. 힘의 표현과 색깔의 깊이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지. 이 그림을 여자가 그렸다는 사실이 우연은 아닐 거야. 안 그래?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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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루거 총을 든 할머니
브누아 필리퐁 | 위즈덤하우스 | 2019-09-0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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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루거 총을 든 할머니
브누아 필리퐁 | 위즈덤하우스 | 2019-09-0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100년을 관통해온 킬러 할머니의 누아르 같은 삶이 밝혀진다
할머니의 지하실에서 발견된 뼈 무덤… 이 할머니, 도대체 뭐지?
국내 첫 소개되는 브누아 필리퐁의 장편소설 『루거 총을 든 할머니』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노골적인 묘사와 거침없는 서사, 도전적인 주제 의식으로 프랑스 독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스릴러이다. 주요 일간지 [피가로]지는 『루거 총을 든 할머니』에 대해 ‘그저 유머로만 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 소설의 흡인력 이면에 우리 시대의 현실을 관통하는 시선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주인공인 베르트 할머니는 그녀를 둘러싼 세계가 그녀를 궁지로 몰 때마다 거침없이 행동하며 자신을 지켜내고야 만다. 현실을 비유하는 배경과 인물들을 떨게 만드는 베르트 할머니의 총구 끝에서 독자들은 통쾌한 대리 만족을 느낄 것이다.
브누아 필리퐁의 시작은 영화이다. 우리나라에도 『루거 총을 든 할머니』에 앞서 그가 감독한 영화「어느 날 사랑이 걸어왔다(2010)」, 「뮨, 달의 요정(2015)」이 먼저 소개되었다. 유년시절부터 만화와 영화에 심취했던 그는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 코엔 형제, 베르트랑 블리에, 프랭크 밀러의 영화들에서 영향을 받아 무거운 주제를 블랙 유머로 가볍게 다룬 첫 범죄소설 『꺾인 사람들』(국내 미출간)을 출간했다. 『꺾인 사람들』에서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었던 베르트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두 번째 소설 『루거 총을 든 할머니』는 그의 작품세계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장편소설이다. 브누아 필리퐁의 개성 있는 캐릭터와 극적이고 비유적인 상황, 범죄소설의 코드를 적절히 활용하고 비트는 기교가 독자를 단숨에 이야기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이야기 안에서 시종일관 공들여 보여주는 베르트 할머니의 익살스러운 유머에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억압과 횡포, 아동 학대, 사회적 약자 비하라는 주제가 고스란히 반영된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 있다.
이 소설에는 베르트와 베르트를 지켜보는 주변의 시선이 있다. 루거 총으로 무장한 이 여성이 스스로가 괴물인지 자문하는 모습에서 독자들은 허울 좋은 도덕으로 무장한 사람들과 그녀 중에 과연 진짜 괴물은 누구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독자들에게 시원하고 통쾌한 즐거움과 동시에 가볍지 않은 주제로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두 가지만 기억해, 나를 위협하지 말 것, 그리고 존중할 것”
프랑스 독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화제의 스릴러!
100년을 관통해온 킬러 할머니의 누아르 같은 삶이 밝혀진다
프랑스를 충격에 빠뜨린 브누아 필리퐁의 신작 장편소설 『루거 총을 든 할머니』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은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두 차례 전쟁을 겪고 여러 번 결혼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군인과 가정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을 거침없이 죽여버린, 102세 할머니의 자백 이야기이다. 102세 할머니의 회상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부터 현대까지 여성이 ‘보통 아내’로 살기 위해 감내해왔던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일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로 프랑스 현지 독자들에게 주목받았다.
주요 일간지 [피가로]지는 『루거 총을 든 할머니』에 대해 ‘그저 유머로만 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 소설의 흡인력 이면에 우리 시대의 현실을 관통하는 시선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주인공인 베르트 할머니는 그녀를 둘러싼 세계가 그녀를 궁지로 몰 때마다 거침없이 행동하며 자신을 지켜내고야 만다. 현실을 비유하는 배경과 인물들을 떨게 만드는 베르트 할머니의 총구 끝에서 독자들은 통쾌한 대리 만족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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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말레피센트
세레나 발렌티노 | 라곰 | 2019-02-2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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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말레피센트
세레나 발렌티노 | 라곰 | 2019-02-2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가장 강력한 악의 여왕이 돌아왔다!
★★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
★★★ 카카오페이지 문학 1위 ★★★
★★★ 영미 소설 1위★★★
녹색 피부에 온몸은 뾰족뾰족 각지고, 머리에는 커다란 뿔을 가졌으며, 늘 까마귀를 데리고 다니는 말레피센트. 요정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날개도 없고, 보통 요정들과는 다른 모습에 늘 환영받지 못한다. 오로라 공주의 탄생 연회 때 초대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물렛가락에 찔려 잠에 빠지는 저주를 내린 말레피센트.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절반의 이야기가 있다.
“공주는 열여섯 살이 되는 날 물렛가락에 찔려 깊은 잠에 빠지리라”
초대받지 못한 요정 말레피센트, 아직 밝혀지지 않은 그 절반의 이야기
디즈니가 기획하고 세레나 발렌티노가 집필한 《말레피센트》는 알려지지 않은 말레피센트의 절반의 이야기를 다루며 그녀가 모든 악의 여왕이 된 연유를 밝혀낸다. 기괴한 모습에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고 까마귀들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말레피센트는 우연히 길을 지나가던 전설의 마녀 눈에 띄게 된다. 전설의 마녀는 버려진 말레피센트를 데려다 딸처럼 키우게 되고, 말레피센트는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한다. 하지만 말레피센트가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요정 나라의 가장 큰 시험인 소원 성취 시험이 열리게 되고, 그 시험에 참가한 말레피센트는 음모에 휘말리게 되는데….
새로운 디즈니 빌런 세계관을 탄생시킨 《디즈니의 악당들》의 네 번째 주인공 말레피센트. 마법과 저주, 요정과 마녀를 넘나드는 판타지는 확장되고 사랑과 질투, 증오와 분노는 더욱 깊어진다. 갈까마귀, 뿔, 잠, 열여섯 살은 말레피센트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이니 잊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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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28명 | 작가정신 | 2019-01-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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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28명 | 작가정신 | 2019-01-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박완서’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된 스물아홉 편의 이야기
때로는 그녀의 이름으로, 때로는 그녀의 마음으로
『멜랑콜리 해피엔딩』에는 박완서 작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소설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P선생님’이라며 그리워하거나, 고인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여 그의 사려 깊은 사유와 손길을 돌이켜보는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최수철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의 죽음」은 박완서 작가가 천착해온 속도만능주의 속의 ‘인간 군상’을 해학적으로 그린다. 이 세상 최고의 게으름뱅이로 불리는 ‘구평모’라는 인물에 대한 주변인들의 평가를 청취하며 진행되는 이 소설에서 그의 게으름은 단순한 나태와 무기력의 상징이 아닌, 인간성을 지키고 나답게 살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로 제시된다.
그런가 하면 이기호 작가의 「다시 봄」은 박완서 작가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재현한다. 생활고에 치인 가장의 비애를 담은 소설은, 술김에 아들의 장난감으로 고가의 레고 블록을 샀다가 아내의 지청구를 듣고 환불하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두 부자를 그린다. 허나 대물림되는 가난 앞에 무력한 가장의 모습이 그렇게 아프게만 읽히지는 않는 것은 환불하러 가는 길이 그리 춥지 않은 따스한 봄밤의 거리이기 때문이다.
함정임 작가는 「그 겨울의 사흘 동안」에서 고인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함정임 작가가 과거 편집자로 일할 당시 계간지에 박완서의 장편소설 연재를 맡거나 작품 세계를 망라하는 특집호를 기사를 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고백한다. 작가와 편집자라기보다는, 시집 간 딸과 딸을 갸륵하게 바라보는 친정 엄마의 모습과 같았다는 회고에서는 박완서 작가의 따사로운 숨결과 미소 머금은 눈빛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듯하다.
정세랑 작가는 「아라의 소설」을 통해, 박완서 작가를 먼발치에서 동경의 눈길로 바라보았던 과거 기억을 떠올린다. 대중소설이나 장르소설을 쓰는 작가에 대해 편견 없이 상찬하고, 여성의 문제를 여성의 시선으로 읽기 원했던 박완서 작가. 정세랑은 ‘아라’라는 소설가의 입을 빌려 성과 계급, 장르와 세대를 초월한 태도를 견지한 박완서 작가의 뒷모습을 따르고 싶다는 소회를 풀어놓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풋 웃음을 터뜨리다가,
책장을 덮고 가만히 한숨을 내쉬다가……
‘진정한’ 해피엔딩을 위한 ‘지독한’ 멜랑콜리가 시작된다!
이번 짧은 소설집은 제목 그대로 ‘멜랑콜리’와 ‘해피엔딩’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위트 넘치고 시니컬한 목소리로 우리의 민낯을 여과 없이 비추는가 하면, 뭉클한 위로와 진솔한 인간사의 전모를 전하기도 한다. 요컨대 ‘위트 앤 시니컬’과 ‘힐링 앤 휴머니즘’의 만남이라고 해야 할까. 스물아홉 개의 이야기들은 흡사 소설이 가진, 커다란 매력 두 가지로 헤쳐모여 한 것과 같다. 그렇다면 두 갈래로 나뉜 이 소설들은 각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멜랑콜리’의 분류에 속하는 작가들은 우리 삶 곳곳에 숨어 있는 위선과 모순을 재치 있는 솜씨로 들춰냈다. 임현(「분실물」)은 안경을 잃어버린 난시의 주인공을 내세워 어디를 가나 자신을 똑 닮은 인물을 만나는 마술적 서사를 연출하고, 손보미(「분실물 찾기의 대가3-바늘귀에 실 꿰기」)는 수정 테이프를 찾으러 탐정을 방문한 의뢰인이 도리어 탐정의 심부름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린다. 이장욱(「대기실」)의 소설은 신경정신과 대기실의 풍경을 묘사하면서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의사와 앓고 있는 환자의 관계를 역전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다.
‘해피엔딩’의 분류에 속하는 작가들은 ‘가족’이나 ‘인간애’라는 키워드로 정리된다. 김성중(「등신, 안심」)은 등심과 안심을 ‘등신, 안심’이라고 잘못 메모하는 아내를 통해 부부의 애처로운 화해를 보여주고, 조해진(「환멸하지 않기 위하여」)은 계약직 교수 채용 심사에서 옛 연인에게 반대표를 행사하는 교수 정혜의 이야기로 속물근성을 향한 통쾌한 복수를 한다.
“엔딩이 어떻든,
언제나 다시 시작된다는 것만 깨달으면
그다음엔 다 괜찮아져요”
일상에서 지나칠 법한 기미를 잡아내는 이야기의 힘
곁눈질로 흘깃 보았을 뿐인데, 그러한 시선에 삶의 비밀을 품고 있다면 어떨까. 게다가 그런 비밀들이 일상에서 종종 출몰하는데도 우리가 번번이 놓치고 만다면? 대수롭지 않고 사소해 보이지만, 때때로 우리 삶을 움직이는 기미를 포착해내는 것은 소설이 행하는 가장 위대한 발견이지 않을까. 그러니까 소설이란 숨은그림찾기에 다름 아니며, 말하자면 소설가들은 그러한 신비를 가장 잘 풀이하는 탐정인 셈이다. 『멜랑콜리 해피엔딩』에 실린 스물아홉 개에 달하는 이야기들이 세상사의 요모조모를 추적하고, 그 실마리를 끝끝내 밝혀놓은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책 속으로
만 원에 일곱 장하는 돈가스는 ‘가정의 평화’라는 성찬식 풍경을 완성하며 저녁 식사로 준비될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미움을 감춘 채, 가엾고 무해한 자기 딸의 평화에 금이 가지 않도록 고기를 질겅질겅 씹을 것이다. 이것이 비극보다 오래가는 시트콤의 힘이라고, 나 자신의 인생이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얼마나 산문적인가.
‘……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에 남아 있는, 절망이라는 유리는 조금씩 두꺼워진다. 유리는 두꺼워질수록 불투명해지고 차가워질 것이다. 서로에 대한 실망을 확인하는 것 외에 발견되는 삶의 열정이라고는 없는 그들은 남매처럼 닮아 있다.’
―53쪽(김성중, 「등신, 안심」)
“그럼 허공의 눈을 모아 눈사람을 만들어야 되겠네요?”
“허공의 눈을 모아요? 어떻게……기계로 빨아들여요?”
“아뇨, 이렇게요.”
남자는 가볍게 뛰어올라 허공의 눈을 손으로 휘어잡으려 했다. 손끝에 닿은 눈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다시 위로 올라갔다.
“모기 잡는 것 같은데.”
여자의 말에 남자가 웃었다.
―150쪽(윤고은, 「첫눈 마중」)
정후야, 아빠 밉지? 그가 아들에게 물었다. 그러게, 왜 이런 걸 사 왔어? 내가 언제 사달라고 했나…. 그는 아들의 발걸음 속도에 맞춰 걸었다. 그냥 너한테 사주고 싶었던 거지, 뭐…. 그의 아들은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봄이라서 걸어가도 안 춥다, 그치? 그가 그렇게 말한 순간, 그의 아들이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뚝뚝, 눈물방울이 레고 박스 위로 떨어졌다. 아들은 레고 박스 위에 떨어진 눈물방울을 계속 훔쳐내며, 그러면서도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지만, 그러면서도 또 한편, 어쩐지 이 풍경 자체가 낯익어,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그 또한 그렇게 울었던 봄밤이 있었다.
―182~183쪽(이기호, 「다시 봄」)
진우는 짐을 옮기면서 줄곧 말이 없었다. 그건 지영도 마찬가지였다. 부부는 차에 오르며 아직도 숲을 거닐며 노끈을 제거하는 사내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는 유유자적 휘파람을 불며 그 일을 하고 있었다. 방금 그들이 빠져나온 숲이 맞나 싶게 숲은 달라 보였다. 이윽고 지영이 고개를 돌려 진우에게 말했다.
“우리 너무 자책하지 말자. 저 사람이 그냥 멋진 일을 하는 것뿐이야.”
―220~221쪽(전성태, 「이웃」)
그래도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박완서 선생님이 계시는 듯했다. 세상을 뜨고 나서도 그렇게 생생한, 계속 읽히는 작가가 있다는 게 좋은 가늠이 되었다. 사실 아라가 생전에 작가를 뵌 건 아주 잠깐, 아주 멀리서였고 그것도 뒷모습이었다. 그때 아라는 대작가의 뒷모습을 보며 머리카락을 가지고 싶다고 기이한 생각을 했다…… 한 올만 뽑으면 안 될까 하고 록 스타에게 손을 뻗는 팬처럼 침을 꿀꺽했지만 물론 그런 망나니짓은 하지 않았다. 용기 내 앞에서 인사라도 할걸, 뒤늦은 후회를 하다가 따라 걷는 자에겐 뒷모습이 상징적일 수도 있겠다고 여기게 된 건 요즘의 일이었다.
―229~230쪽(정세랑, 「아라의 소설」)
언니, 나는 왜 동태찌개 아니고 장어탕을 줘. 이모가 물었다. 그냥 먹어, 이모. 맞아, 엄마가 주시면 그냥 먹는 거야.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모 같은 사람한테 좋다고 해서 수산 시장에 가서 장어를 사 온 아버지는 숟가락을 일찍 내려놓곤 자리를 비웠다. 아버지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수부 이모에게 해놓고 후회하는 그런 일. 가족 모두가 수부 이모에게 그랬던 것처럼.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저녁 무렵 아버지 가 학교에서 막 돌아온 어린 처제, 수부 이모의 뺨을 후려갈기던 모습을 나도 기억한다.
―257~258쪽(조경란, 「수부 이모」)
- 엄마, 크리스천 전형이 있어! 내 자소서 좀 쓰고 있어.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 크리스천도 아니잖아.”
- 나 초등학교 때 교회 다녔잖아. 그때 세례도 받았어. 일단 쓰고 있어봐. 학생부 받아놨으니까 자세한 건 집에 가서 설명해줄게. 시간 없어. 원서 마감이 다음 금요일이야.
“근데 네 자소서를 왜 내가 써? 그럼 자기소개서가 아니지.”
- 엄마는 문과였다며. 나는 이과잖아. 자소서 양식 톡으로 보낸다! 끊어!
―264쪽(조남주, 「어떤 전형」)
“그 사람의 첫인상은 정말 특별했어요. 마치 늘 이인삼각 경주를 하는 사람 같다고나 할까요. 누군가와 발이 묶인 채 어색하게 절뚝거리며 걷는 듯한, 매순간 뭔가에 제동이 걸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듯한 모습이 흡사 영혼과 육체가 한데 꽁꽁 묶여 고통 받는 것처럼 보였어요. 이를테면 작은 고깃배의 갑판에 묶여 있는 알바트로스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이제 내게는 그런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아요. 나는 이제 저 사람이 어떤 위인인지 알아요. 좀 더 게으르게 살기 위해 결혼이라는 엄청나게 장하고 대단한 일을 해낸 거지요.”
―300~301쪽(최수철,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의 죽음」)
P선생님 댁을 생각하면, J는 제일 먼저 박하차가 떠올랐다. P선생님은 새로 가꾼 뜰에 박하를 심었고, 손님들에게 그 박하잎을 우려낸 차를 내주었다. 선생님은 이사한 뒤 한동안 매일 아침 창가에서 목도하는 일출 장면을 경이롭게 들려주었다. 그러나 P선생님이 흥분한 목소리로 들려주던 그 장관을 J가 직접 본 적이 없기에 일출보다는 박하차의 향기가 J에게는 하나의 감각으로 자리 잡았다. (중략) J가 루르마랭에 머무는 사흘 동안 P선생님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떠나는 장례 의식을 마쳤다. 돌아와 보니, 더 이상 선생님은 이 세상에 있지 않았다. P선생님의 영전에 작별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에 맺혀, J는 소설 한 편을 썼다. J의 소설에 등장하는 박하차는 P선생님을 추모하는 극히 작은 부분이었다.
―332쪽(함정임, 「그 겨울의 사흘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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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 수카 | 2019-09-2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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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 수카 | 2019-09-2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천재적 감성의 아티스트, 악동뮤지션 이찬혁 첫 소설!”
2019년 악동뮤지션 정규앨범 「항해」의 모티브가 된 소설
“만약 음악이 없으면 어떨 것 같아?”
“그럼 난 터벅터벅 걸었을걸?
난 음악을 들을 땐 조금 다르게 걷거든.
‘타닷타닷’이라든가 ‘퐁퐁퐁’ 걷는 거지.”
이찬혁의 첫 번째 소설이 출간된다. “평소 가진 생각을 음악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힌 그는, 삶에 대한 가치관과 예술에 대한 관점을 소설 『물 만난 물고기』를 통해 은유적으로 녹여냈다. 2019년 가을, 한날 발매되는 악동뮤지션 정규앨범 「항해」와 세계관을 공유한 작품으로, 세상을 향해 던지는 짙고 푸른 물음과 소중한 것을 지켜나가는 것의 의미, 빛나는 삶의 순간들에 대한 그만의 시선이 담겼다.
『물 만난 물고기』는 상상을 뒤집는 강렬한 스토리, 탄탄한 구성력을 동원해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자유와 통제의 대비, 사랑의 환희와 상실의 상흔, 삶의 의미를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성급하고 단편적인 해석보다는 독자 스스로가 자유롭게 소설의 의미를 발견해주었으면 한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마음껏 소설 속을 유영하며 깊이 호흡하고, 한편 각자의 삶을 묻고 답하기를 권한다.
문장 하나 하나에 섬세하게 박힌 감성, 마음을 위로하고 정화하는 맑은 감각,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 철학적인 화두가 소설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동안 짧은 가사만으로 그의 세계를 온전히 만끽하기에 아쉬웠던 독자라면, 소설에서 펼쳐지는 충분히 너른 그의 세계를 마음껏 향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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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배심원들
이인철 | 지식과감성# | 2019-06-1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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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배심원들
이인철 | 지식과감성# | 2019-06-1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진실은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선과 악의 대결’
상태가 면회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상아와 만복은 미리 와 대기하고 있었다.
“오빠, 몸은 괜찮아? 그런데 무슨 말이야?
우리 변호인을 해임하고 도원그룹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것이?”
“그, 그게…”
그는 아버지의 눈치를 보면서 말끝을 흐렸다.
“네 오빠와 할 얘기가 있으니까 너는 좀 나가 있거라.”
“왜요? 제가 있으면 안 돼요?”
“나가 있으래도!”
만복이 호통 쳤다. 그녀는 마지못해 밖으로 나갔다.
그의 음성이 엄숙하게 바뀌었다.
“상태야, 아버지 말 잘 들어라.”
“네.”
“네가 운전을 했든 안 했든 간에 무조건 했다고 해라.”
“제가 안 했는데 어떻게 했다고 해요?
저는 분명히 도진이와 교대를 했다고요.”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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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붕대 감기
윤이형 | 작가정신 | 2020-06-0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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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붕대 감기
윤이형 | 작가정신 | 2020-06-0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이해하고 싶었어, 너의 그 단호함을, 너의 편협함까지도.
제5회, 제6회 젊은작가상, 제5회 문지문학상, 201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윤이형의 소설 『붕대 감기』. 소수자의 감각과 서사에 끈기 있게 천착해온 저자의 자각과 다짐의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로서, 우정이라는 관계 안에서 휘몰아치는 복잡하고 내밀한 감정들을 첨예한 문제의식과 섬세한 문체로 묘파하며 저자가 현재 몰두하는 여성 서사라는 화두를 가장 적실하게 그려 보인 작품 가운데 하나다.
소설에서는 계층, 학력, 나이, 직업 등이 모두 다른 다양한 여성들의 개별적인 서사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불법촬영 동영상 피해자였던 친구를 보고도 도움을 주지 못했던 미용사 지현, 영화 홍보기획사에 다니는 워킹맘이자 의식불명에 빠진 아들 서균을 둔 은정, 그런 서균과 한반인 딸 율아의 엄마 진경, 진경의 절친한 친구이자 출판기획자인 세연 등 바톤터치를 하듯 연결되는 이들 각자의 사연은 개인의 상처에서 나아가 사각지대에 자리한 우리 사회의 환부에까지 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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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 arte(아르테) | 2019-10-2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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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 arte(아르테) | 2019-10-2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나는 두 눈을 감은 채 이름을 불러
그것을 맞으며 인사를 건넨다. 슬픔이여 안녕.” * * * 20세기 초유의 문학적 스캔들 《르 몽드》 선정 ‘세기의 책 100권’ 《슬픔이여 안녕》정식 재출간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매혹적인 작은 괴물’ 프랑수아즈 사강을 탄생시킨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 “나를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가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_11쪽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슬픔이여 안녕≫이 프랑수아즈 사강 15주기를 맞아 김남주 번역가의 유려하고 감각적인 새 번역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슬픔이여 안녕≫은 사강에게 ‘문단에 불쑥 등장한 전대미문의 사건’ ‘매혹적인 작은 괴물’이라는 수식을 안기며 또 다른 천재 작가의 출현을 알린 데뷔작이자 사강 문학의 정수를 이루는 대표작이다. 열여덟 살의 대학생이 두세 달 만에 완성한 이 소설은 프랑수아 모리아크를 비롯한 쟁쟁한 문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비평가상을 받았고 전후 세대의 열광 속에 ‘사강 신드롬’을 일으키며 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모리아크가 “첫 페이지부터 탁월한 문학성이 반짝이고 있다”고 평한 이 작품은 아버지의 재혼이라는 사건 앞에서 자기 내면의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된 십 대 후반의 섬세한 심리를 더없이 치밀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어느새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간명하고 예민한 필치로 보여준다. 책에는 40여 년이 지나 ≪슬픔이여 안녕≫을 쓰던 때를 돌아보며 쓴 사강의 에세이, 사강의 여러 면모를 보여주는 풍성한 사진 자료, 프랑스 비평가 트리스탕 사뱅이 촘촘하게 사강의 삶을 그리는 글을 함께 실어 탐닉과 몰아의 경지에서 자신을 끝까지 불태웠던 한 천재의 다양한 면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요란하고 화려한 삶 이면의 또 하나의 우주 사강이 ‘평생에 걸쳐 사랑한 그 무엇’, 문학 “문학과 더불어, 단어와 더불어, 문학의 노예이자 대가인 이들과 더불어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없었다. 문학과 함께 달리고,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문학을 향해 기어올라가야 했다. 그러니까 그것을, 조금 전 읽고서도 내가 결코 쓰지 못할,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워 같은 방향으로 달리지 않을 수 없는 그것을 향해.” _프랑수아즈 사강 ‘매혹적인 작은 괴물’ ‘문학계의 샤넬’ ‘열여덟 살 난 콜레트’. 사강을 수식하는 수많은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사강은 등장과 동시에 자유로운 성, 속도감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문장의 아이콘으로, 한 시대의 상징으로 떠오른다. 20세기를 열광시킨 이 작은 괴물은 말년까지도 쉼 없이 작품 세계를 연마하며 열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속도와 알코올, 도박과 약물에 탐닉하는 자유분방한 삶으로도 유명세를 치른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로 집약되는 사강의 삶은 소진과 탐닉으로만 이뤄진 듯하지만, 사실 사강의 삶을 지탱한 것, 사강이 끝까지 고수한 것은 오로지 문학뿐이었다. 그리고 사강이 쓴 모든 작품들의 기원, 사강 문학의 성소가 바로 ≪슬픔이여 안녕≫이다. 문학적 재능이 반짝이는 대담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와 인간 본성에 관한 치밀한 성찰, 지극히 효율적인 구성, 독특한 인물들은 그 누구와도 다른 사강만의 문학 세계를 잘 보여준다. 특히 ‘슬픔’이라는 삶에서 처음 마주하는 감정에 관한 성찰과, 그것을 받아들이며 어른의 세계로 입문하는 주인공의 내면에 관한 묘사에서 사강의 문학성은 빛을 발한다. 사강 15주기에 다시 만나는 사강 문학의 기원 풍성한 자료와 새로운 번역으로 만나는 ≪슬픔이여 안녕≫ 사강은 1954년의 한 대담에서 이런 말을 남긴다. “작가는 같은 작품을 쓰고 또 쓰는 것 같다. 다만 시선의 각도, 방법, 조명만이 다를 뿐.” 사강이 열여덟 살에 데뷔작 ≪슬픔이여 안녕≫을 발표했을 때 사강은 이미 사강이었다. 인간 본성에 관한 간결하고 예리한 고찰, 경쾌하고 우아한 문장, 기성의 도덕과 관념을 향한 냉소, 과감한 구성과 줄거리. 모든 천재의 첫 작품이 그렇듯이 사강의 데뷔작 ≪슬픔이여 안녕≫에는 사강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강 본인이 말했듯 이후 사강이 발표한 수십 권의 작품들은 모두 ≪슬픔이여 안녕≫에서 출발한, ≪슬픔이여 안녕≫의 다양한 변용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프랑수아즈 사강 15주기를 맞아 아르테에서 정식 출간한 사강의 데뷔작 ≪슬픔이여 안녕≫은 번역가 김남주가 사강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를 세심하게 살려 새로운 번역으로 선보인다. 충실한 번역에 더해 풍성한 사진 자료, 작품의 이해를 돕는 글 두 편도 함께 수록됐다. ≪슬픔이여 안녕≫이 출간된 지 40여 년 뒤에 사강 본인이 그 시절을 돌아보며 쓴 에세이는 작품에 대한 생생하고 흥미로운 감상을 전하며, 사강의 삶을 출생부터 사망까지 추적한 비평가 트리스탕 사뱅의 글은 문학보다 더 문학적이었던 사강의 삶의 다양한 면면을 소개한다. 새로운 표지, 새로운 번역으로 만나는 ≪슬픔이여 안녕≫에서 독자들은 여전히 매혹적인 사강 문학의 근원을 발견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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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올클리어 1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9-02-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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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올클리어 1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9-02-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화재감시원》 《둠즈데이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블랙아웃》에 이어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마침내 완결!
30년 만에 완성한 가장 위대한 시간 여행 시리즈!
시리즈 다섯 작품 모두 휴고상 수상!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동시 수상작!
2060년의 옥스퍼드는 시간 여행을 하는 수십 명의 역사학자가 과거로 보내지면서 혼란스럽다. 마이클 데이비스는 진주만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메로피 워드는 1940년에 일어난 피난민 아이들을 상대하고 있으며, 이 임무가 끝나면 종전 기념행사에 가려고 던워디 교수를 설득하는 중이다. 폴리 처칠의 다음 임무는 런던의 옥스퍼드 스트리트 한가운데 있는 백화점에서 점원 역할이다. 하지만 돌연 실험실은 갑자기 모든 임무를 취소하거나 모든 역사가의 일정을 바꾸었다. 그리고 마이클과 메로피, 그리고 폴리가 마침내 제2차 세계대전에 도착했을 때 상황은 더 악화된다. 그들은 그곳에서 공습과 등화관제 그리고 폭발물 수거 작업에 직면하는데, 그들의 임무뿐만 아니라 전쟁과 역사 그 자체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때 신뢰할 수 있었던 시간 여행의 메커니즘이 큰 결함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의 영웅들은 자신들의 확고한 신념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역사학자는 정말로 과거를 바꿀 수 없는 것일까?”
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 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마지막 장편소설.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 동시 수상작!
기적의 여정이 이어진다. 코니 윌리스가 미국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임을 또 증명했다.
- 〈덴버 포스트〉
코니 윌리스의 기묘하고 감동적인 도약
드디어,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최신작 《올클리어》가 왔습니다. 이 작품은 시리즈의 마지막처럼 보입니다. 속편의 법칙을 지나치게 잘 따랐기 때문이죠. 사실상 직전 작 《블랙아웃》과 같은 작품으로 보아야 할 《올클리어》는 시리즈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크게, 가장 복잡하게 움직입니다. 코니 윌리스 자신이 이 작품에 대해 “한계까지 몰아붙였다.”고 자평하기까지 했죠.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플롯을 복잡하게 가져가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모든 힘을 쏟아부은 코니 윌리스는 거짓말처럼 패배…하지는 않았습니다. 작품활동을 잘하고 계시죠. 그러나 이 시간 여행 시리즈가 다시 돌아오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코니 윌리스는 대편성 교향곡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저글링하는 걸 즐기는 작가는 아니었으니까요.
《올클리어》를 읽어보면 한계까지 밀어붙였다는 작가 자신의 말이 진심처럼 느껴집니다. 단일 작품으로 엮을 수 있는 《블랙아웃》을 포함하면 이 소설은 한국어판으로 2천 페이지에 달합니다. 등장인물들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시간 여행자들이 활동하는 주요 타임라인도 예전보다 늘어납니다. 1941년과 1944년은 이 소설의 배경 상으로 ‘현대’라 할 수 있는 2060년과 함께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며, 부차적인 역할을 하는 시간대들이 추가로 등장합니다. 같은 인물이 둘 이상의 시간대에 등장하는 경우도 많아서, 처음에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블랙아웃》 때 말이죠. 그러나 《올클리어》에 도전하는 여러분들은 이미 그 혼란을 극복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또다시 발생합니다. 다양한 시간대를 교차해가며 전개하는 이 소설의 플롯이 피할 수 없는 문제였죠. 지지부진하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블랙아웃》에서 보셨다시피 갑자기 시간 ‘강하’의 편차가 너무 커진 1941년 또는 1944년의 런던으로는, 원하는 시간대에는 도착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시간 여행자는 1941년에, 또 어떤 시간 여행자는 1944년에, 또 어떤 시간 여행자는 1941년과 1944년에 모두 갇혀버렸죠. 1941년의 주인공들과 1944년의 주인공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문제는 이 두 시간대 중에 한쪽이 뭔가를 발견했더라도 다른 쪽에게 전달할 방도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독자는 한쪽 시간대의 인물들이 시간 여행에 얽힌 수수께끼를 어느 정도 벗겨낸 걸 본 다음, 거의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쪽 시간대의 인물들을 바라보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올클리어》의 스토리는 느리게 흘러갑니다. 더 길고 더 느려진 소설이라면, 어떤 독자에게는 치명적인 문제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그래서 팬들 중에는 《올클리어》를 3분의 1 정도로 줄이면 더 좋은 소설이 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의 효율로 따지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플롯의 구조상 전개가 느릴 수밖에 없는 이 소설은 그 속도를 더욱 저하시키는 수많은 디테일들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의 헌사를 허투루 넘기지 마십시오. 여기 나오는 모든 직종들이 소설 안에서도 활동합니다(추리 소설 작가도 진짜 나오냐고요? 애거서 크리스티가 ‘등장’합니다). 《올클리어》는 이 작은 영웅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서브플롯이라고 하기에는 본 스토리와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화들도 꽤 많습니다. 이것을 군더더기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만약 정말 군더더기라면, 효율적으로 단편소설을 쓸 줄 아는 코니 윌리스가 왜 이런 요소들을 남겨두었을까요. 몰랐을 리가 없을 텐데요.
《올클리어》의 플롯을 그림처럼 떠올려 볼까요. 장편소설이라는 거대한 줄기에서 작은 단편과 엽편소설들이 가지처럼 뻗어 나와 한 몸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거죠. 거대한 줄기는 시간 여행자들의 이야기이고, 작은 가지들은 독일군의 공습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삶을 이어나가는 런던 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효율성을 위해서는 잔가지를 다 쳐내도 무방합니다. 《올클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인 ‘시공 연속체의 수수께끼’는 이전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수준을 넘어섭니다. 이 발상의 전환에 얽힌 핵심 사건들만을 추리더라도 충분히(독자에 따라서는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을 겁니다. 보기 좋게 매끈한 통나무로 다듬는 거죠. 그게 일반적인 소설 작법입니다. 그런데 왜 코니 윌리스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심지어 스스로 괴로워하면서까지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이 소설의 작은 가지들이 거대한 줄기와 함께 한 그루의 나무를 구성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 소설의 주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범하고 대체로 선한 이들의 삶이라는 작은 가지들 말이죠. 이는 사실상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전체를, 혹은 코니 윌리스의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였습니다(코니 윌리스의 크리스마스 단편집 책 소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서는 왜 이런 무고하고 선한 이들에게 고난이 주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집니다. 즉, 구원이란 무엇이냐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리즈를 시작한 단편 〈화재감시원〉의 주인공 바솔로뮤는 어째서 인간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비극적인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하냐고 분노하죠. 여기서 던져진 질문은 다음 작품인 《둠스데이북》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성서의 수난극에서 형식을 빌어온 이 작품에서 시간 여행자와 그 주위 인물들은 예수의 행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의식하지는 못한 채로) 재현합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일종의 우화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의 행적을 재현한 이는 예수가 아니었고, 따라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다는 프로테스탄트적인 기조는 바뀌지 않습니다. ‘역사’는 정해져 있고, 숙명은 달라지지 않으며, 선한 이가 더 복을 받는 일도 없었습니다.
어째서 주님의 어린양들에게, 선한 작은 가지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느냐는 신정론적인 질문은 그러나 《올클리어》에서 커다란 전환을 맞이합니다. 소설의 절반 정도가 지나면서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이 대전환은 스토리상으로도 소설의 핵심이며 감정의 동력입니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라도 《올클리어》를 읽으셔야 합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풀어놓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간단하게는 이야기를 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코니 윌리스는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이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라는 세계를 지탱하는 시스템, 인격이나 의식을 갖추지 않았지만 4차원적인 권능을 갖춘 이 ‘시공 연속체’의 성격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후반부의 몇몇 장면을 감안해볼 때, 코니 윌리스의 새로운 선택이 어떤 방향을 지시하는지는 명백해 보입니다. 이제 코니 윌리스는 소망하기를 숨기지 않습니다. 이전까지는 인간의 소망을 무기력한 선함과 등치시켰던 코니 윌리스는 이제 거기서 과감하게 전진합니다. 왜 과감하냐면, 일견 너무 순진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소설 속에서도 누군가가 말합니다. “증거는 없어요.”라고 말이죠. 입증이 안 되는 선한 소망을 담은 가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죽고 나서 천국에 간다는 얘기나 다를 게 있나요? 그렇다면 《올클리어》가 과감하게 전개하는 세계관의 변화는 혹시 부질없는 시도는 아닐까요?
네, 부질없는 시도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부질없음은 이 소설에서 아름답게 빛납니다. 《올클리어》는 모든 부질없고 작고 선한 사건과 인간들에 대한 헌사이며 추모이기 때문입니다(소설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헌사를 펼쳐 보시길 바랍니다). 신이 자리를 비운 우주에서 나약한 인간들이 고독하게 운명과 싸워야 했던 《둠즈데이북》을 넘어, 《올클리어》는 신이 부재중인 게 아니라 다만 지켜보고 있는 것뿐인지도(혹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만 개입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결과적으로 똑같지 않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한 신학자는 말했습니다. 그야말로 전능한 힘을 가진 존재가 그 힘을 사용하지 않고 애써 인내하고 인내하며 지켜보려면, 도대체 얼마나 커다란 사랑이 필요하겠냐고 말입니다. 《올클리어》는 이 순진하고 순전한 의지를 비로소 드러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을, 작은 가지들을 다 살피고 그들이 흥하건 망하건 아껴주는 힘. 혹은 그런 힘이 존재한다고 진심으로 믿게 되는 순간.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는 이렇게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p.s: 사실 '이렇게 높이 날아오르며 끝났습니다'라고 쓰는 게 더 적합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시리즈의 팬이시라면 제가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언급하지 않았음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이 유쾌한 외전에서 제시된 수수께끼(혹은 떡밥)는 아직 다 풀리지 않았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비극-희극-비극(?)으로 이어진 이 시리즈의 전개상, 짠단짠단처럼 뭔가 되게 웃기고 행복한 작품으로 시리즈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은 묘한 예감이 있습니다. 네? 아, 물론 “증거는 없습니다.”
★★★★★ 2011년 휴고상 수상
★★★★★ 2011년 네뷸러상 수상
★★★★★ 2011년 로커스상 수상
★★★★☆ 2011년 캠벨상 노미네이트
역자 후기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
번역이란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창을 열어주는 것,
알맹이를 먹을 수 있도록 껍데기를 깨주는 것,
성스러운 땅을 볼 수 있도록 커튼을 젖혀주는 것.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우물 뚜껑을 열어주는 것.
? 옮긴이가 독자에게, 《킹 제임스 성서》
H.G. 웰스의 직업 ? 시간 여행으로 인해 고통받는 직업군 ? 옥스퍼드 ? 시간 여행의 규칙
? 셰익스피어 ? 휴대 전화의 중요성 ? 결국은 희극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문명 비평가이자 소설가인 H.G. 웰스가 1895년에 《타임머신》을 쓴 이후, 많은 작가가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실제로 시간 여행은 SF 장르를 통틀어 초광속 비행과 함께 가장 널리 이용되는 소재가 되었다. 물론 웰스 이전에 시간 여행에 관한 소설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마크 트웨인의 《아서 왕궁의 코네티컷 양키》(1889)를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시간 여행을 초월적 존재에게 의지한 소원 들어주기 형식이나 타임 슬립류가 아닌 (소설 속의) 과학적 방법을 통해 소개한 작품은 웰스의 《타임머신》이 최초였다. 즉 《타임머신》은 정통파 시간 여행 소설로서, 웰스의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과 SF의 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소설적 상상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된) 미래에 대한 가능성, 그리고 당시 사회 구조를 미래에 빗댄 날카로운 풍자들이 잘 조합된 작품이다. 특히 태양의 종말 부분에 관한 묘사는 작품이 발표된 당시 아직 별의 진화에 관한 천문학 연구가 거의 없다시피 하던 시대임을 고려해볼 때 놀랍기까지 하다.
시간 여행이 가능한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양자 역학이나 상대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논의를 넘길 문제이지만, 현재 추세를 따라가 보자면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시간 여행 가능성에 대한 논쟁은 킵 손과 스티븐 호킹 사이에 있었던 웜홀-타임머신 논쟁이 가장 유명하다. 이 둘 사이에 있던 논쟁과 시간 여행의 가능성에 대해 궁금하다면 《칼 세이건의 우주(Carl Sagan’s Universe)》(1997)에 킵 손이 기고한 〈물리 법칙은 웜홀을 이용한 항성 간 여행과 시간 여행을 허용할까?(Do the Laws of Physics Permit Wormholes for Interstellar Travel and Machines for Time Travel?)〉를 참조하라). 하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기에 시간 여행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따라서 시간 여행에 대한 꿈 역시 버릴 필요가 없으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시간 여행 뒤 쓸 글을 위해 시제에 관해 관심을 가져두면 좋을 듯하다. (시간 여행에 따른 시제를 규정해야 하는 문제는 이론언어학자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시간 여행과 시제에 관해 더 관심이 있다면 《링 월드》(1970)로 유명한 래리 니븐의 《시간 여행의 이론과 실행(The Theory and Practice of Time Travel)》(1973)을 참조하라. 그리고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신학자들 역시 관련 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예를 들어, 만약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우리가 과거나 미래로 가서 만나 회개시킨 사람들의 영혼은 ‘현재’의 어디에 있단 말인가? 시간 여행의 신학적 관점에 관해서는 잉겔라 매드포의 〈과거로의 시간 여행 그리고 그와 관련된 신학 연구(Backward Time Travel and Its Relevance for Theological Study)〉(2011)를 참조하라.)
앞에서 보았듯이, 비록 과학 분야에서도 시간 여행이라는 아이디어를 다루고 미래에는 다른 분야에서도 다룰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가장 활발히 다뤄지는 곳은 역시나 소설 분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시간 여행을 소재로 나온 수많은 소설 가운데 최고를 들자면, 바로 옥스퍼드 대학을 배경으로 하는 코니 윌리스의 시간 여행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는 중편인 《화재 감시원》 (1982)을 시작으로 해서 장편 《둠즈데이북》(1992), 《개는 말할 것도 없고》(1997), 그리고 2부작으로 구성된 《블랙아웃》과 《올클리어》(2010)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 작품 모두 휴고상을 받았고, 세 작품이 네뷸러상을 받았다(《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네뷸러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휴고상이 독자들의 인기투표 방식으로 선정되는 반면, 네뷸러상은 작가와 평론가들이 수상작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코니 윌리스의 이 시리즈는 독자와 평단 양쪽에서 인정을 받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1982년에 발표한 중편 《화재 감시원》으로 시작한 이 시리즈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게 된 21세기 중반,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역사학과를 현재 배경으로 삼아 과거로 여행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소설을 살펴보면 작가들은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웰스는 시간 여행에서 허용될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규칙, 즉 등장인물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다는 규칙을 가정했다. 따라서 《타임머신》에서 시간 여행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으며, 주인공이 마주치는 어려움은 단지 주인공의 능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었다. 하지만 코니 윌리스는 시간 여행의 규칙들 중 가장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즉 시공간의 탄력성으로 인해 시간 여행자는 절대로 인과 관계를 뒤집을 수 없으며, 심지어 편차 때문에 원하는 시공간에도 정확하게 도착할 수 없다고 가정했다. 또한 인과 관계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오거나 가지고 갈 수도 없다고 가정했다(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둠즈데이북》에서 콜린이 아스피린과 손전등을 가지고 중세로 간 것은 설정 오류가 아니라 이미 주위의 모든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아 상황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는 현재나 미래의 인물에 의해 농락당하는 바보들이 살던 시대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를 이룬 시대이며, 시간 여행자는 결과를 알면서도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철저한 관찰자 역할만을 하게 된다. 《화재 감시원》과 《둠즈데이북》, 그리고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이러한 기본 규칙을 바탕으로 했다. 그리고 최근작인 《블랙아웃》과 《올클리어》에서는 이 규칙이 좀 더 확장되고 복잡해져서, 편차는 모순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일어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사후 조치라고 가정한다.
이 시리즈에는 방대한 고증을 통한 역사적 현실의 재현이라는 중요한 특징이 있으며, 그 때문에 이 시리즈는 SF인 동시에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코니 윌리스는 역사 고증 자료를 모으기 위해 각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8년에 이르는 시간이 걸렸다. 이 시리즈를 꿰뚫는 코니 윌리스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그가 희극과 비극 모두에 능하다는 점이다.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우주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우스꽝스럽지만 심각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시종일관 유쾌한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먼저 본 독자들이 흑사병 시대를 배경으로 한 《둠즈데이북》를 읽고는 암울하기 끝이 없는 그 전개에 충격을 받았다는 고백은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심지어 이렇게 희극과 비극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글솜씨로 인해 희극을 쓰는 이와 비극을 쓰는 이가 따로 있다는 ‘코니 윌리스 2인설’이라는 음모 이론까지 있다. 이러한 그의 재능은 《블랙아웃》과 《올클리어》에서 정점을 찍어, 희극과 비극을 모두 아우르는 절묘한 조합,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인물들의 대사와 시대 배경 묘사, 그리고 (추리 소설 팬이라는 작가의 자인처럼) 추리 소설과 같은 치밀한 플롯 설정을 통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 시리즈 전체를 포괄할 때 독자들의 불만이 있다면 2050~60년의 옥스퍼드가 전혀 미래 세계 같지 않다는 점이다. 가령 《둠즈데이북》 소설에서 묘사하는 2054년의 옥스퍼드는 현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심지어 과학 기술에서는 현재보다도 뒤떨어진 부분들이 있다(휴대 전화가 없는 2054년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SF의 목적이 결코 ‘외삽을 통한 미래의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시리즈가 묘사하는 미래 사회의 과학 기술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은 큰 결점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무라카미 하루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임머신은 있지만 휴대 전화는 없는 세계를 다룬 대체 역사 소설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어차피 자신은 역사에 그 어떤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방관자적 자세를 유지하던 《화재 감시원》의 존 바솔로뮤,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사람들을 구하려 애쓰던 《둠즈데이북》의 키브린,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들의 실수로 전쟁의 승패가 바뀔까 봐 전전긍긍하며 오류를 수정하려 애쓰는 《개는 말할 것도 없고》의 베리티와 네드를 거쳐, 이제는 직접 본인이 역사의 일부가 되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블랙아웃》과 《올클리어》의 폴리, 에일린, 마이크에 이르기까지 코니 윌리스의 작품들은 계속 발전하고 변화를 보여왔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 속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은, 고드프리 경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라는 질문에 폴리가 “희극입니다.”라고 대답했듯이, 모든 결말이 결국은 희극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1978년부터 현재까지 40여 년간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그 모든 작품에서 인간의 용기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코니 윌리스가 품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라 하겠다.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번역하던 2000년에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시리즈를 전부 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 이후 《둠즈데이북》을 번역했고, 연이 닿아 《화재 감시원》 그리고 《블랙아웃》과 《올클리어》까지 옮기게 되었다. 번역물이 오역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이 시리즈에서 여러분이 되도록 환한 빛과 멋진 경치를 느끼고 맛난 알맹이와 맑은 물을 먹고 마실 수 있기를 바란다.
2019년 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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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올클리어 2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9-02-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2663 |
[문학] 올클리어 2
코니 윌리스 | 아작 | 2019-02-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화재감시원》 《둠즈데이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블랙아웃》에 이어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마침내 완결!
30년 만에 완성한 가장 위대한 시간 여행 시리즈!
시리즈 다섯 작품 모두 휴고상 수상!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 동시 수상작!
2060년의 옥스퍼드는 시간 여행을 하는 수십 명의 역사학자가 과거로 보내지면서 혼란스럽다. 마이클 데이비스는 진주만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메로피 워드는 1940년에 일어난 피난민 아이들을 상대하고 있으며, 이 임무가 끝나면 종전 기념행사에 가려고 던워디 교수를 설득하는 중이다. 폴리 처칠의 다음 임무는 런던의 옥스퍼드 스트리트 한가운데 있는 백화점에서 점원 역할이다. 하지만 돌연 실험실은 갑자기 모든 임무를 취소하거나 모든 역사가의 일정을 바꾸었다. 그리고 마이클과 메로피, 그리고 폴리가 마침내 제2차 세계대전에 도착했을 때 상황은 더 악화된다. 그들은 그곳에서 공습과 등화관제 그리고 폭발물 수거 작업에 직면하는데, 그들의 임무뿐만 아니라 전쟁과 역사 그 자체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때 신뢰할 수 있었던 시간 여행의 메커니즘이 큰 결함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의 영웅들은 자신들의 확고한 신념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역사학자는 정말로 과거를 바꿀 수 없는 것일까?”
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 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마지막 장편소설.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 동시 수상작!
기적의 여정이 이어진다. 코니 윌리스가 미국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임을 또 증명했다.
- 〈덴버 포스트〉
코니 윌리스의 기묘하고 감동적인 도약
드디어,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최신작 《올클리어》가 왔습니다. 이 작품은 시리즈의 마지막처럼 보입니다. 속편의 법칙을 지나치게 잘 따랐기 때문이죠. 사실상 직전 작 《블랙아웃》과 같은 작품으로 보아야 할 《올클리어》는 시리즈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크게, 가장 복잡하게 움직입니다. 코니 윌리스 자신이 이 작품에 대해 “한계까지 몰아붙였다.”고 자평하기까지 했죠.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플롯을 복잡하게 가져가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모든 힘을 쏟아부은 코니 윌리스는 거짓말처럼 패배…하지는 않았습니다. 작품활동을 잘하고 계시죠. 그러나 이 시간 여행 시리즈가 다시 돌아오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코니 윌리스는 대편성 교향곡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저글링하는 걸 즐기는 작가는 아니었으니까요.
《올클리어》를 읽어보면 한계까지 밀어붙였다는 작가 자신의 말이 진심처럼 느껴집니다. 단일 작품으로 엮을 수 있는 《블랙아웃》을 포함하면 이 소설은 한국어판으로 2천 페이지에 달합니다. 등장인물들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시간 여행자들이 활동하는 주요 타임라인도 예전보다 늘어납니다. 1941년과 1944년은 이 소설의 배경 상으로 ‘현대’라 할 수 있는 2060년과 함께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며, 부차적인 역할을 하는 시간대들이 추가로 등장합니다. 같은 인물이 둘 이상의 시간대에 등장하는 경우도 많아서, 처음에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블랙아웃》 때 말이죠. 그러나 《올클리어》에 도전하는 여러분들은 이미 그 혼란을 극복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또다시 발생합니다. 다양한 시간대를 교차해가며 전개하는 이 소설의 플롯이 피할 수 없는 문제였죠. 지지부진하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블랙아웃》에서 보셨다시피 갑자기 시간 ‘강하’의 편차가 너무 커진 1941년 또는 1944년의 런던으로는, 원하는 시간대에는 도착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시간 여행자는 1941년에, 또 어떤 시간 여행자는 1944년에, 또 어떤 시간 여행자는 1941년과 1944년에 모두 갇혀버렸죠. 1941년의 주인공들과 1944년의 주인공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문제는 이 두 시간대 중에 한쪽이 뭔가를 발견했더라도 다른 쪽에게 전달할 방도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독자는 한쪽 시간대의 인물들이 시간 여행에 얽힌 수수께끼를 어느 정도 벗겨낸 걸 본 다음, 거의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쪽 시간대의 인물들을 바라보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올클리어》의 스토리는 느리게 흘러갑니다. 더 길고 더 느려진 소설이라면, 어떤 독자에게는 치명적인 문제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그래서 팬들 중에는 《올클리어》를 3분의 1 정도로 줄이면 더 좋은 소설이 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의 효율로 따지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플롯의 구조상 전개가 느릴 수밖에 없는 이 소설은 그 속도를 더욱 저하시키는 수많은 디테일들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의 헌사를 허투루 넘기지 마십시오. 여기 나오는 모든 직종들이 소설 안에서도 활동합니다(추리 소설 작가도 진짜 나오냐고요? 애거서 크리스티가 ‘등장’합니다). 《올클리어》는 이 작은 영웅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서브플롯이라고 하기에는 본 스토리와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화들도 꽤 많습니다. 이것을 군더더기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만약 정말 군더더기라면, 효율적으로 단편소설을 쓸 줄 아는 코니 윌리스가 왜 이런 요소들을 남겨두었을까요. 몰랐을 리가 없을 텐데요.
《올클리어》의 플롯을 그림처럼 떠올려 볼까요. 장편소설이라는 거대한 줄기에서 작은 단편과 엽편소설들이 가지처럼 뻗어 나와 한 몸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거죠. 거대한 줄기는 시간 여행자들의 이야기이고, 작은 가지들은 독일군의 공습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삶을 이어나가는 런던 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효율성을 위해서는 잔가지를 다 쳐내도 무방합니다. 《올클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인 ‘시공 연속체의 수수께끼’는 이전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수준을 넘어섭니다. 이 발상의 전환에 얽힌 핵심 사건들만을 추리더라도 충분히(독자에 따라서는 더욱)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을 겁니다. 보기 좋게 매끈한 통나무로 다듬는 거죠. 그게 일반적인 소설 작법입니다. 그런데 왜 코니 윌리스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심지어 스스로 괴로워하면서까지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이 소설의 작은 가지들이 거대한 줄기와 함께 한 그루의 나무를 구성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 소설의 주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범하고 대체로 선한 이들의 삶이라는 작은 가지들 말이죠. 이는 사실상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전체를, 혹은 코니 윌리스의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였습니다(코니 윌리스의 크리스마스 단편집 책 소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서는 왜 이런 무고하고 선한 이들에게 고난이 주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집니다. 즉, 구원이란 무엇이냐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리즈를 시작한 단편 〈화재감시원〉의 주인공 바솔로뮤는 어째서 인간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비극적인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하냐고 분노하죠. 여기서 던져진 질문은 다음 작품인 《둠스데이북》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성서의 수난극에서 형식을 빌어온 이 작품에서 시간 여행자와 그 주위 인물들은 예수의 행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의식하지는 못한 채로) 재현합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일종의 우화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의 행적을 재현한 이는 예수가 아니었고, 따라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다는 프로테스탄트적인 기조는 바뀌지 않습니다. ‘역사’는 정해져 있고, 숙명은 달라지지 않으며, 선한 이가 더 복을 받는 일도 없었습니다.
어째서 주님의 어린양들에게, 선한 작은 가지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느냐는 신정론적인 질문은 그러나 《올클리어》에서 커다란 전환을 맞이합니다. 소설의 절반 정도가 지나면서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이 대전환은 스토리상으로도 소설의 핵심이며 감정의 동력입니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라도 《올클리어》를 읽으셔야 합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풀어놓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간단하게는 이야기를 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코니 윌리스는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이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라는 세계를 지탱하는 시스템, 인격이나 의식을 갖추지 않았지만 4차원적인 권능을 갖춘 이 ‘시공 연속체’의 성격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후반부의 몇몇 장면을 감안해볼 때, 코니 윌리스의 새로운 선택이 어떤 방향을 지시하는지는 명백해 보입니다. 이제 코니 윌리스는 소망하기를 숨기지 않습니다. 이전까지는 인간의 소망을 무기력한 선함과 등치시켰던 코니 윌리스는 이제 거기서 과감하게 전진합니다. 왜 과감하냐면, 일견 너무 순진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소설 속에서도 누군가가 말합니다. “증거는 없어요.”라고 말이죠. 입증이 안 되는 선한 소망을 담은 가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죽고 나서 천국에 간다는 얘기나 다를 게 있나요? 그렇다면 《올클리어》가 과감하게 전개하는 세계관의 변화는 혹시 부질없는 시도는 아닐까요?
네, 부질없는 시도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부질없음은 이 소설에서 아름답게 빛납니다. 《올클리어》는 모든 부질없고 작고 선한 사건과 인간들에 대한 헌사이며 추모이기 때문입니다(소설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헌사를 펼쳐 보시길 바랍니다). 신이 자리를 비운 우주에서 나약한 인간들이 고독하게 운명과 싸워야 했던 《둠즈데이북》을 넘어, 《올클리어》는 신이 부재중인 게 아니라 다만 지켜보고 있는 것뿐인지도(혹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만 개입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결과적으로 똑같지 않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한 신학자는 말했습니다. 그야말로 전능한 힘을 가진 존재가 그 힘을 사용하지 않고 애써 인내하고 인내하며 지켜보려면, 도대체 얼마나 커다란 사랑이 필요하겠냐고 말입니다. 《올클리어》는 이 순진하고 순전한 의지를 비로소 드러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을, 작은 가지들을 다 살피고 그들이 흥하건 망하건 아껴주는 힘. 혹은 그런 힘이 존재한다고 진심으로 믿게 되는 순간.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는 이렇게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p.s: 사실 '이렇게 높이 날아오르며 끝났습니다'라고 쓰는 게 더 적합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시리즈의 팬이시라면 제가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언급하지 않았음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이 유쾌한 외전에서 제시된 수수께끼(혹은 떡밥)는 아직 다 풀리지 않았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비극-희극-비극(?)으로 이어진 이 시리즈의 전개상, 짠단짠단처럼 뭔가 되게 웃기고 행복한 작품으로 시리즈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은 묘한 예감이 있습니다. 네? 아, 물론 “증거는 없습니다.”
★★★★★ 2011년 휴고상 수상
★★★★★ 2011년 네뷸러상 수상
★★★★★ 2011년 로커스상 수상
★★★★☆ 2011년 캠벨상 노미네이트
역자 후기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
번역이란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창을 열어주는 것,
알맹이를 먹을 수 있도록 껍데기를 깨주는 것,
성스러운 땅을 볼 수 있도록 커튼을 젖혀주는 것.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우물 뚜껑을 열어주는 것.
? 옮긴이가 독자에게, 《킹 제임스 성서》
H.G. 웰스의 직업 ? 시간 여행으로 인해 고통받는 직업군 ? 옥스퍼드 ? 시간 여행의 규칙
? 셰익스피어 ? 휴대 전화의 중요성 ? 결국은 희극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문명 비평가이자 소설가인 H.G. 웰스가 1895년에 《타임머신》을 쓴 이후, 많은 작가가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실제로 시간 여행은 SF 장르를 통틀어 초광속 비행과 함께 가장 널리 이용되는 소재가 되었다. 물론 웰스 이전에 시간 여행에 관한 소설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마크 트웨인의 《아서 왕궁의 코네티컷 양키》(1889)를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시간 여행을 초월적 존재에게 의지한 소원 들어주기 형식이나 타임 슬립류가 아닌 (소설 속의) 과학적 방법을 통해 소개한 작품은 웰스의 《타임머신》이 최초였다. 즉 《타임머신》은 정통파 시간 여행 소설로서, 웰스의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과 SF의 한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소설적 상상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된) 미래에 대한 가능성, 그리고 당시 사회 구조를 미래에 빗댄 날카로운 풍자들이 잘 조합된 작품이다. 특히 태양의 종말 부분에 관한 묘사는 작품이 발표된 당시 아직 별의 진화에 관한 천문학 연구가 거의 없다시피 하던 시대임을 고려해볼 때 놀랍기까지 하다.
시간 여행이 가능한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양자 역학이나 상대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논의를 넘길 문제이지만, 현재 추세를 따라가 보자면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시간 여행 가능성에 대한 논쟁은 킵 손과 스티븐 호킹 사이에 있었던 웜홀-타임머신 논쟁이 가장 유명하다. 이 둘 사이에 있던 논쟁과 시간 여행의 가능성에 대해 궁금하다면 《칼 세이건의 우주(Carl Sagan’s Universe)》(1997)에 킵 손이 기고한 〈물리 법칙은 웜홀을 이용한 항성 간 여행과 시간 여행을 허용할까?(Do the Laws of Physics Permit Wormholes for Interstellar Travel and Machines for Time Travel?)〉를 참조하라). 하지만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기에 시간 여행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따라서 시간 여행에 대한 꿈 역시 버릴 필요가 없으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시간 여행 뒤 쓸 글을 위해 시제에 관해 관심을 가져두면 좋을 듯하다. (시간 여행에 따른 시제를 규정해야 하는 문제는 이론언어학자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시간 여행과 시제에 관해 더 관심이 있다면 《링 월드》(1970)로 유명한 래리 니븐의 《시간 여행의 이론과 실행(The Theory and Practice of Time Travel)》(1973)을 참조하라. 그리고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신학자들 역시 관련 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예를 들어, 만약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우리가 과거나 미래로 가서 만나 회개시킨 사람들의 영혼은 ‘현재’의 어디에 있단 말인가? 시간 여행의 신학적 관점에 관해서는 잉겔라 매드포의 〈과거로의 시간 여행 그리고 그와 관련된 신학 연구(Backward Time Travel and Its Relevance for Theological Study)〉(2011)를 참조하라.)
앞에서 보았듯이, 비록 과학 분야에서도 시간 여행이라는 아이디어를 다루고 미래에는 다른 분야에서도 다룰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가장 활발히 다뤄지는 곳은 역시나 소설 분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시간 여행을 소재로 나온 수많은 소설 가운데 최고를 들자면, 바로 옥스퍼드 대학을 배경으로 하는 코니 윌리스의 시간 여행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는 중편인 《화재 감시원》 (1982)을 시작으로 해서 장편 《둠즈데이북》(1992), 《개는 말할 것도 없고》(1997), 그리고 2부작으로 구성된 《블랙아웃》과 《올클리어》(2010)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 작품 모두 휴고상을 받았고, 세 작품이 네뷸러상을 받았다(《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네뷸러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휴고상이 독자들의 인기투표 방식으로 선정되는 반면, 네뷸러상은 작가와 평론가들이 수상작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코니 윌리스의 이 시리즈는 독자와 평단 양쪽에서 인정을 받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1982년에 발표한 중편 《화재 감시원》으로 시작한 이 시리즈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게 된 21세기 중반,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역사학과를 현재 배경으로 삼아 과거로 여행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소설을 살펴보면 작가들은 나름대로 규칙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웰스는 시간 여행에서 허용될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규칙, 즉 등장인물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다는 규칙을 가정했다. 따라서 《타임머신》에서 시간 여행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으며, 주인공이 마주치는 어려움은 단지 주인공의 능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었다. 하지만 코니 윌리스는 시간 여행의 규칙들 중 가장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즉 시공간의 탄력성으로 인해 시간 여행자는 절대로 인과 관계를 뒤집을 수 없으며, 심지어 편차 때문에 원하는 시공간에도 정확하게 도착할 수 없다고 가정했다. 또한 인과 관계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오거나 가지고 갈 수도 없다고 가정했다(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둠즈데이북》에서 콜린이 아스피린과 손전등을 가지고 중세로 간 것은 설정 오류가 아니라 이미 주위의 모든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아 상황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는 현재나 미래의 인물에 의해 농락당하는 바보들이 살던 시대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를 이룬 시대이며, 시간 여행자는 결과를 알면서도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철저한 관찰자 역할만을 하게 된다. 《화재 감시원》과 《둠즈데이북》, 그리고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이러한 기본 규칙을 바탕으로 했다. 그리고 최근작인 《블랙아웃》과 《올클리어》에서는 이 규칙이 좀 더 확장되고 복잡해져서, 편차는 모순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일어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사후 조치라고 가정한다.
이 시리즈에는 방대한 고증을 통한 역사적 현실의 재현이라는 중요한 특징이 있으며, 그 때문에 이 시리즈는 SF인 동시에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코니 윌리스는 역사 고증 자료를 모으기 위해 각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8년에 이르는 시간이 걸렸다. 이 시리즈를 꿰뚫는 코니 윌리스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그가 희극과 비극 모두에 능하다는 점이다.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우주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우스꽝스럽지만 심각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시종일관 유쾌한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먼저 본 독자들이 흑사병 시대를 배경으로 한 《둠즈데이북》를 읽고는 암울하기 끝이 없는 그 전개에 충격을 받았다는 고백은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심지어 이렇게 희극과 비극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글솜씨로 인해 희극을 쓰는 이와 비극을 쓰는 이가 따로 있다는 ‘코니 윌리스 2인설’이라는 음모 이론까지 있다. 이러한 그의 재능은 《블랙아웃》과 《올클리어》에서 정점을 찍어, 희극과 비극을 모두 아우르는 절묘한 조합,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인물들의 대사와 시대 배경 묘사, 그리고 (추리 소설 팬이라는 작가의 자인처럼) 추리 소설과 같은 치밀한 플롯 설정을 통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 시리즈 전체를 포괄할 때 독자들의 불만이 있다면 2050~60년의 옥스퍼드가 전혀 미래 세계 같지 않다는 점이다. 가령 《둠즈데이북》 소설에서 묘사하는 2054년의 옥스퍼드는 현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심지어 과학 기술에서는 현재보다도 뒤떨어진 부분들이 있다(휴대 전화가 없는 2054년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SF의 목적이 결코 ‘외삽을 통한 미래의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시리즈가 묘사하는 미래 사회의 과학 기술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은 큰 결점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무라카미 하루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임머신은 있지만 휴대 전화는 없는 세계를 다룬 대체 역사 소설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어차피 자신은 역사에 그 어떤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방관자적 자세를 유지하던 《화재 감시원》의 존 바솔로뮤,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사람들을 구하려 애쓰던 《둠즈데이북》의 키브린,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들의 실수로 전쟁의 승패가 바뀔까 봐 전전긍긍하며 오류를 수정하려 애쓰는 《개는 말할 것도 없고》의 베리티와 네드를 거쳐, 이제는 직접 본인이 역사의 일부가 되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블랙아웃》과 《올클리어》의 폴리, 에일린, 마이크에 이르기까지 코니 윌리스의 작품들은 계속 발전하고 변화를 보여왔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 속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은, 고드프리 경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라는 질문에 폴리가 “희극입니다.”라고 대답했듯이, 모든 결말이 결국은 희극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1978년부터 현재까지 40여 년간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그 모든 작품에서 인간의 용기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코니 윌리스가 품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라 하겠다.
《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번역하던 2000년에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시리즈를 전부 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 이후 《둠즈데이북》을 번역했고, 연이 닿아 《화재 감시원》 그리고 《블랙아웃》과 《올클리어》까지 옮기게 되었다. 번역물이 오역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이 시리즈에서 여러분이 되도록 환한 빛과 멋진 경치를 느끼고 맛난 알맹이와 맑은 물을 먹고 마실 수 있기를 바란다.
2019년 최용준
추천의 글
시간 여행 SF의 절대 강자가 돌아왔다!
- 〈SF 리뷰〉
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적인 이야기
- 〈가디언〉
재치있고, 서스펜스가 넘치며, 참혹하다가도 또 유머스럽다.
- 〈워싱턴 포스트〉
기적의 여정이 이어진다. 코니 윌리스가 미국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임을 또 증명했다.
- 〈덴버 포스트〉
비극도 희극도 아니다. 슬픔과 유머가 공존하는 미스터리. 3초짜리 마지막 장면을 놓치지 말 것.
- 〈빌리지 보이스〉
작가가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해 너무 깊이 연구를 해서, 독자들은 아마 코니 윌리스가 타임머신을 이용했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 〈시애틀 타임스〉
세밀한 묘사와 시대 고증을 잘 버무린, 페이지 터너 스릴러!
- 〈퍼블리셔 위클리〉
거대하고, 단단하며, 사려 깊고, 전적으로 멋지다. 기다린 가치가 충분하다.
- 〈재뉴어리 매거진〉
코니 윌리스는 처음부터 독자들을 몰입에 빠뜨리는 갈고리를 가진 완벽한 이야기꾼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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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번 달은 뉴요커
홍세림 | 21세기북스 | 2020-05-2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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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번 달은 뉴요커
홍세림 | 21세기북스 | 2020-05-2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낯선 곳에서 한 달을 살아보았다...!”
여행 유튜버 홍세림의 여행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
◎ 도서 소개
센트럴 파크에서 조깅하기, 타임스 스퀘어에서 새해 맞기…
죽기 전 뉴욕에서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 20
60만이 사랑하는 유튜버 홍세림은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여행 에피소드를 공개하면서 10-30대가 동경하고, 공감하는 슈퍼 유튜버로 자리 잡았다.
2019년 겨울, 그녀는 무작정 캐리어를 끌고 뉴욕으로 향했다. 그동안 수십 개의 도시를 여행했지만, 뭔가 늘 부족하고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길을 걸으며, 똑같은 음식을 먹는 여행이 아닌 자신만의 ‘버킷’ 여행을 즐기고 싶었다.
이 책은 여행 유튜버 홍세림의 뉴욕 한 달 살기 경험담을 엮은 여행 에세이다. 한 달 동안 뉴욕에서 20개의 버킷리스트를 달성하며 겪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특히 유튜브에서도 밝히지 않은 수많은 여행을 통해 쌓은 저자만의 노하우들을 최초로 공개한다. 숙소 예약하는 방법, 사진 멋있게 찍는 방법, 여행 가계부 정리하는 방법, 여행에서 만들어 먹은 레시피 등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이 가득하다.
구독자들에게 익히 잘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 ‘지지플래닛’의 귀여운 만화와 그림들, 스티커 또한 눈을 즐겁게 한다. 금손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기획한 독자들이 직접 작성할 수 있는 여행 다이어리, 여행 가계부도 포함되어 있어, 독자 스스로 직접 쓰고, 그리고, 꾸미는 과정을 거치며 ‘나만의 새로운 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60만 유튜버 홍세림은 왜 무작정 뉴욕으로 향했을까?
‘샒의 삶’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여행 유튜버 홍세림은 바쁜 일정에 좇기는 여행을 거듭하면서 늘 여행에 만족하지 못했다. 2019년 말 한 도시에 여유롭게 머무르며 특별한 하루와 일상적인 하루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한 달 살기’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목적지는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시 ‘뉴욕’으로 정했다.
여행을 처음 다닐 때의 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그리고 내가 정해놓은 ‘꼭 해야 하는 리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었다. ‘이건 꼭 해야 해!’라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리스트는 체크했을지언정 주변을 둘러보거나 순간순간을 즐기지는 못했다. 그래서 돌이켜보면 늘 아쉬웠다. 여러분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기보다 지나고 나면 다시 오지 않을 그 순간에 집중하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다시 경험하지 못할 시간을 최대한 즐기라는 것이다. _본문 중에서
뉴욕으로 떠나기 전 한 달 동안 뉴욕에서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 20가지를 정했고 이 경험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리스트에는 타임스 스퀘어에서 새해를 맞거나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등 뉴욕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들도 있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거나 평소처럼 카페에서 일하는 등 여유롭고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들도 있다. 그곳에서 느낀 특별하고도 소소한 경험들을 오롯이 자신만의 감성으로 풀어냈다.
프로 여행러가 사심으로 꾹꾹 눌러 담은
여행 노하우와 꿀팁 대방출
당장은 못 가더라도 낯선 도시에 대한 동경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가져야 할 필수템이다. 수년간 수십 개 도시를 여행하며 쌓은 저자만의 노하우가 가득해 언젠가 떠날 여행을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만 은밀히 전수하는 꿀팁 중 몇 가지를 꼽으면 다음과 같다.
? 첫 여행에서 이것만은 알아두자
? 뉴욕 홈파티 레시피
? 나만의 에어비앤비 잘 고르는 방법!
? 실전 야매 영어
? 초보자를 위한 셀프 스냅사진 준비물 추천
? 붉닭볶음면과 최애 조합
? 내가 즐겨 본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 뉴욕 가계부 대공개
꼼꼼한 성격으로 다이어리를 제작하고 있는 저자가 직접 기획한 여행 다이어리와 여행 가계부도 담겨 있다. 여행에 최적화된 다이어리와 가계부를 도서에 포함된 스티커로 아기자기하게 꾸밀 수도 있다.
다른 여행 콘텐츠들로 대리만족하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은 여행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동시에 잊고 있었던 여행에 대한 설렘을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한 달 살기라니...! 여러 나라도 여행해보고, 한 달간 여러 나라와 도시를 도는 유럽 여행도 해봤지만 한 나라, 한 도시를 한 달 동안 머무르는 일명 ‘한 달 살기’를 해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마음속엔 늘 한 달 살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짧게 한 나라로 여행을 가다 보면, 짧은 시간 내에 그 나라를 다 돌아봐야 할 것 같은 강박에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었는데, 한 도시에 한 달간 머무르는 여행은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이었다.
(DAY 1. 뉴욕행 비행기에서 이 노래 듣기 : 21-22쪽)
그 집에서, 그 집의 도구들로 직접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그리고 그 동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다. 에어비앤비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그 집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 소중한 경험이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해먹고, 샤워를 하고, TV를 보며 나갈 준비를 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들. 그 별것 아닌 일상을 지구 반대편의 우리 집에서 지속하고 있다는 안정감과 색다른 경험. 그 시간에 그 집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경험인 것이다.
(DAY 3. 에어비앤비 살아보기 : 48-49쪽)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갖진 못했지만, 그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했던 나름의 시간들은 나에게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꿈꿔왔던 그 길이 내 길이 아니었을지라도, 나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처음 주체적으로 계획을 세웠고, 여러 방면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 꿈을 위한 그 노력들은 또 다른 꿈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그때의 순수한 노력의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 새로운 분야의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DAY 7. 3대 미술관 정복하기 : 105-106쪽)
나의 즐거움을 크게 증폭시키는 증폭제는 바로 ‘마트 털기’다. 원래도 ‘무엇을 조합해서 요리를 만들어볼까?’를 상상하며 장을 보는 걸 좋아하는데, 외국에서 장을 보면 새로운 재료와 그 나라의 음식 브랜드를 구경하는 재미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DAY 10. 현지 마트 털기 : 131쪽)
여행을 다니면서 또 다른 가치들을 많이 배웠다. 세상 모든 것들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모든 걸 열심히 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가끔은 쉴 필요가 있다는 것. 나처럼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여행을 통해 나 자신과 마주했듯이, 가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만큼 심취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면 어떨까.
(DAY 18.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하기 : 222-223쪽)
스무 가지 버킷리스트는 나에게 미래의 먼 일이거나 혹은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로망에 불과했다. (…) 자신이 품고 있는 어떤 소망 혹은 로망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도전해보라! ‘난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안 될 거야’, ‘난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무서워“라고 단정 짓는다면 출발조차 하지 못한다.
(DAY 20. 뉴욕에서 책 쓰기 : 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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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인좌의 봄
안휘 | 인문서원 | 2019-01-18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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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인좌의 봄
안휘 | 인문서원 | 2019-01-18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1728년 봄, 조선 땅에 불어온 뜨거운 바람
무너진 종묘사직을 바로 세우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라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한양 한복판 군기시 앞으로 쇠사슬에 묶여 끌려 나온 한 사내가 있었다. 사내는 곧 임금과 대소 신료들, 백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능지처참을 당했다. 1728년 3월, 반역죄로 처형된 이 사내의 이름은 이인좌였다.
“나는 반란을 일으킨 적이 없소. 전대미문의 패륜 군주를 처단하고
국운을 바로잡기 위해 봉기한 녹림당의 대원수일 따름이오.”
역사는 이 사건을 ‘이인좌의 난’ 또는 ‘무신란’이라 기록하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명신 대작 후손들이 대거 참여했을 뿐 아니라 부패한 세상에 등을 돌렸던 화적패, 수탈과 불평등에 괴로워하는 민중들 등 전국적으로 20만여 명이 가담한 이 거사를 ‘난’이라고 부르는 일은 과연 합당한가. 이인좌를 한낱 ‘역적’이라고만 일컫는 일은 타당한가.
승자(勝者)들의 횡포와 무지막지한 파괴 행위에 묻혀간 역사 속 패자(敗者)들의 진실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작가는, 승자만이 독점해온 역사의 이면을 파고들어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인좌의 난’을 재조명한다.
독살 당한 경종의 위패에 아침저녁으로 곡을 하고 영조의 군사들과 싸우러 나갔던
이인좌의 이야기가 300년 만에 살아서 돌아온다. ?이덕일(역사학자)
무신혁명군 대원수 이인좌!
그가 혁명의 대의로 삼은 이념과 철학은 무엇인가
그는 어떤 지략으로 청주성을 단숨에 점령했나
이인좌가 품었던 꿈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1728년(영조 4년, 무신년), 나라 안에는 영조가 왕의 혈통이 아니라는 풍문과 선왕인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혹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영조가 노론의 적극적인 지지로 왕세제가 된 뒤 왕위에까지 오르자, 경종의 급작스러운 죽음에 의구심을 갖고 있던 일부 소론파는 전국을 다니며 뜻있는 선비들을 규합하기 시작한다. 정권을 노론에서 소론 온건파로 바꾸는 정미환국(1727년, 정미년)으로 소론이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었지만, 무신혁명군은 영조의 영악한 정치력으로 인한 폐해와 백성들의 가혹한 삶에 더는 참지 못하고 종묘사직을 바로 세우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거사를 준비한다.
이인좌가 대원수로서 선봉에 선 무신혁명군은 제대로 된 혈통을 가진 밀풍군 이탄(소현세자의 증손)을 왕위에 올리고, 동시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도 백성을 여전히 양반과 상놈으로 갈라놓은 채 수탈에만 혈안이 된 기득권 세력을 처단함으로써 망국으로 치닫는 나라를 구해내는 것을 기치로 내걸고 거병한다. 이인좌가 이끄는 호서군이 청주성을 단숨에 함락시키면서 시작된 무신봉기는 정희량이 중심이 된 영남 지역, 박필현이 앞장선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진다. 영남의 정희량은 안음현과 거창현 두 지역을 단숨에 장악하고 한때 합천·함양 등 4개 군현까지 석권할 정도였다.
“우리의 봉기는 우선, 선왕을 독살하고 왕좌를 차지한 말도 안 되는 패륜을 저지른
임금을 갈아치우기 위함이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상천지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요.”
무신혁명군의 봉기는 단순한 반란이 아니었다. 이 봉기는 노론·소론·남인의 당쟁이 극심했던 조선 정당정치의 폐해가 표출된 사건이며, 농업생산력 증가와 상공업 발전으로 인해 유민으로 전락한 농민, 두 차례의 큰 전란과 정부의 계속된 실정으로 삶이 피폐해져 가던 피지배층의 저항이 행동으로 이어진 사건이었다.
이 봉기 이후 영조는 다시 탕평책을 실시해 당쟁의 폐해를 막으려 했지만 이미 소론의 힘이 약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노론의 집권이 한층 굳건해지는 동시에 영조의 왕권이 더욱 강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봉기가 평정된 후에는 경상도의 감영 소재지인 대구부의 남문 밖에 ‘영남반란평정기념비(평영남비)’가 세워져 진압에 끝까지 저항한 영남은 반역향으로 못 밖히게 된다. 아울러 부농층·중소상인과 하층민이 중세 봉건 신분 사회를 해체하는 변혁 운동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우리 역사에서 그저 ‘반란’으로 치부하고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건이다. 무신봉기는 조선 후기 정치·사회 체제 및 권력 구조의 내부 모순을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민중과 연대하여 실행된 가장 큰 규모의 권력투쟁이면서 의리와 명분이 분출된 사건이었던 것이다.
‘승자의 역사’ 뒤안길에 수백 년 동안 묻혀있던 진실을
끈질긴 탐구심과 왕성한 상상력으로 펼쳐낸 뜨거운 역사소설
“역사란 고작 승자의 반쪽 기록에 불과하다. 하지만 패자의 대의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림자처럼 숨겨져 있어도 언젠가는 누군가에 의해서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철저하게 승자의 기록이다. 이긴 자들은 패자의 삶을 잔인하게 말살하고, 그 흔적마저 무자비하게 훼손해왔음을 부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대개가 진실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
역사에 미처 담기지 못한 패자의 시선으로 무신봉기의 진행 과정을 정밀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이인좌의 봄』 안에 올올히 박힌 깨달음과 교훈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우리는 패자의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있는가? 진정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었는가? ‘진실’은 ‘거짓’을 완벽하게 제어하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무신혁명군 대원수 이인좌가 품었던 꿈에 어느 정도 당도해 있는가!
줄거리 /
이인좌는 세종대왕의 후손으로서 대대로 명망을 이어온 집안에 태어났지만, 당쟁에 휘말려 과거 시험도 보지 못하는 암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나라 안에는 왕의 씨가 아닌 영조가 경종을 독살하며 왕위에 올랐다는 패륜적인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고, 이 상황을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이인좌는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을 모은다. 무신혁명군의 대원수 자리에 추대된 이인좌는 그가 거병하면 영남 지역의 영남군과 호남 지역의 호남군이 동시에 거병하여 한양으로 치고 올라가는 계획을 세운다.
1728년 봄, 이인좌가 지휘하는 청주 지역의 호서군이 기지를 발휘하여 순식간에 청주성을 함락시키고, 봉기는 곧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호남, 관서 지역까지 들불처럼 번져간다. 거듭된 자연재해와 잇따른 실정으로 고향에서 쫓겨나 화적패가 된 농민들, 두 번의 큰 전란으로 극한 상황에 몰린 민중들까지 참여하면서 봉기군의 세는 점차 불어난다. 각지에서 동조 거사가 잇따르고 이인좌가 마침내 한양으로 진격하려는 때, 조정에서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가 출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본문 속으로 /
삼 년 전이었다. 그해 봄 남편은 열흘 남짓 한양을 다녀왔다. 말에서 내려 대문을 들어서는 남편은 노기가 가득 찬 낯빛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은 자신이 과거에 응시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냈다. 몇 번씩이나 과거시험장 입구에서 석연찮은 퇴짜를 맞았다. 누군가가, 그 이유가 결국 우암의 후예 노론당파 벼슬아치들이 자신의 출사를 한사코 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귀띔해주었던 것이다.
어디에선가 굵은 몽둥이를 하나씩 움켜 든 장정들이 우르르 달려 나와 계곡 건너 암서재를 향해 포효하고 있는 남편을 에워쌌다. 모두 여섯 명이었다. 남편은 그들의 모다깃매를 두려워하지 않고 온몸으로 다 받아냈다. 야, 이놈들아!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이냐? 무엇 때문에 네놈들이 번번이 내 전정을 가로막고, 이렇게 몽둥이질까지 해댄단 말이냐? -1장 ‘자정의 겨울’(16쪽)
“아, 오늘에야 이인좌 동지를 만나는군요. 나 이유익이라는 사람이오. 태인현 박필현 현감으로부터 이 동지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소이다. 정말 반갑소.”
이인좌가 고개를 숙여 화답했다.
“저 역시 박 현감과 여기 일좌 형님으로부터 이유익 동지의 활약상을 익히 들어왔소이다. 대의를 위해 가산을 모두 정리했다는 이야기에 탄복했소.”
이유익이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말했다.
“탄복이라니요. 거사를 뜻한 자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오이다.”
이번에는 이일좌가 나서서 이유익 옆에 서 있는 통통한 사내를 소개했다.
“이 분은 양성에 사는 권서린 동지일세.”
이인좌가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이인좌라고 하오이다. 여기 일좌 형님으로부터 말씀을 익히 들었소. 삼 형제가 모두 우리 녹림당 동지들이라니 감탄스럽소이다. -3장 ‘밀풍군’(68쪽)
“도적패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한 치도 부끄럼이 없소. 하지만 우리라고 해서 날 때부터 도적이었겠소? 천재지변과 전쟁, 그리고 돌림병에다가 거듭되는 흉년으로 처음엔 풀뿌리와 나무껍질 등을 씹으며 겨우 목숨만 연명했던 착한 백성들이었소. 묘방이 있으면 한번 말씀해보시오. 굶주림 속에 떠돌다가 결국 살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적질 말고 달리 무슨 길이 있소이까?”
부유사의 말은 그르지 않았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두 번의 큰 전쟁으로 처참해진 쪽으로 따지면 양반사회보다는 양민, 천민들 쪽이 훨씬 더 심한 게 사실이었다. 극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은 인육까지 먹을 지경이 아니던가. -4장 ‘변산 도적당’(94쪽)
“진실로 세상을 바꿀 수만 있다면, 조선을 지상낙원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오.”
“지름길이 있소? 자금 세상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된 게 아닐 터인데, 무슨 묘책이 있겠소.”
“평등한 세상을 만들면 되오.”
“평등이라……. 누가 누구와 평등한 세상을 말씀하시는 거요?”
“사람들 모두가 평등한 세상으로 바꾸자는 거요.” -4장 ‘변산 도적당’(97쪽)
“첫째, 백성들의 신역을 면제하거나 줄여주어야 한다. 둘째, 지금부터 우리가 점령하는 고을수령은 절대로 죽이지 말라. 셋째, 무고한 백성은 한 사람도 죽여서는 안 된다. 넷째,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지 말라. 다섯째, 부녀자들을 겁탈하지 말라. 여섯째, 환곡으로 군사들을 위로함에 있어서 인색하지 말라. 이 여섯 가지 강령의 실천 여부에 거사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오. 명심하고 또 명심하여 차질이 없도록 하시오. 알겠소이까?”
“예. 명심하겠나이다.”
장교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동헌을 저렁저렁 울렸다. -6장 ‘하늘이시여’(143쪽)
“혁신은 결코 서서히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오. 개 꼬리를 자를 일이 있다면 한꺼번에 잘라야지 설 잘랐다가는 개에게 물리기가 십상인 법이지요. 점진적으로 하자면 관료들과 사대부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온갖 몹쓸 짓을 다 할 것이오. 뜻과 이익에 맞지 않으면 다른 사상을 가진 유자(유학자)들을 악착같이 역모로 몰아 숱하게 죽여온 나라가 이 나라 아니오? 나의 처조부 되시는 백호 어른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처럼 유자의 이론을 쓰지 않으면 그만일 터인데, 피비린내 나는 당쟁의 관성에 빠져 죽이고 죽는 나라가 바로 이 나라 아니오니까?” -9장 ‘봄날은 간다’(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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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 RHK | 2019-09-2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2660 |
[문학]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 RHK | 2019-09-2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여름 휴가지에서 우연히 일주일을 함께 보낸 남자와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전 세계 30개국 출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top10 데뷔
리안 모리아티, 제인 그린, 클레어 매킨토시 등 여류 소설가의 ‘원픽 로맨스’
“이 책을 아직도 당신의 읽기 목록에 넣지 않았다면 꼭 읽길 바랍니다”
- 클레어 매킨토시,《나를 찾아줘》의 작가
“이 책은 사랑하고 싶어지는 소설이다”
- 리안 모리아티, 《허즈번드 시크릿》의 작가
미국에서 자선 사업가로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 가는 사라는 겉보기엔 성공한 여성이지만, 실상은 첫사랑과 이혼 서류를 준비하고, 새로운 데이트 가능성마저 제로인 채 ‘다시 사랑할 순 있을까?’라는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위기일발의 마흔을 앞둔 여자이다. 반면 영국 런던 외곽 숲속에서 목수 일을 하며, 주말에는 취미삼아 축구 선수로 활약하는 에디는 자신의 속도대로 삶을 일구는 마흔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남자이다. 하지만 에디도 역시 실상은 보이는 것과 다르다. 그는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를 보살피느라 꼼짝도 할 수 없어 혼자 살고 있다. 주치의는 그가 어머니를 떠나야 할 정도로 심신이 쇠약해져 있음을 경고할 지경이고 어머니의 상태가 불안정 하면 그 모든 것은 에디가 받아야 할 처지이다.
6월의 어느 날, 에디는 그의 가족을 비극에 처하게 한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거리에 들른다. 그곳에서 만난 한 여자에게 운명 같은 사랑을 느끼고 생애 처음으로 평생을 약속하고 싶은 열망을 갖는다. 사랑의 여운을 느끼기도 잠시 그녀의 친구가 남긴 페이스북 메시지로 알게 된 ‘진실’에 의해서 그의 결심은 송두리째 바뀐다.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는 휴가지의 해프닝 정도의 사건으로 로맨스 소설의 평범한 시작을 연다. 하지만 작가 로지 월쉬는 다큐멘터리 감독, 『마리끌레르』, 『GQ』에서 전문 칼럼니스트로 경험했던 내용을 십분 살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가 일생일대의 사건이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를 완성한다. 이 소설은 인생이 걸린 결정을 위한 선택과 그 아이러니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운명이라는 속임수에 이끌려 내린 결정이 최고였다고 생각한 순간 그 최선의 답안은 예상치 못한 사소한 일로 완전히 흔들릴 수 있다. 그 흔들림을 해결 할 수 있는 ‘진실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는 순간 그 남자가 연락을 끊은 이유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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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김현진 | 다산책방 | 2020-06-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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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김현진 | 다산책방 | 2020-06-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상처 받은 한국 여자의 이야기, 감당할 수 있겠어요?”
『네 멋대로 해라』 김현진이 들려주는 사랑과 복수의 옴니버스
1999년, 열여덟 나이로 쓴 청소년 성장 에세이 『네 멋대로 해라』로 일약 스타 칼럼니스트 반열에 오른 작가 김현진이 첫 번째 소설집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그간 칼럼, 에세이, 소설 등 다방면에서 꾸준한 활동인 보인 작가 김현진의 신작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은 각기 다른 삶의 변곡점을 맞이한 여덟 명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식 연작소설집이다. 여덟 명의 주인공들은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한국’의 ‘여성’이라는 거대한 고리로 이어져 있는 인물들이다. 그 거대한 고리 속 이야기들을 면밀히 들여다보자면, 그들의 삶은 여지없이 ‘불안’ 혹은 ‘불행’이라는 맥락으로 이어지고 만다. 그러나 여덟 명의 주인공들은 그 ‘불안’과 ‘불행’을 그저 받아들이는 수동적 인물들이 아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자신에게 상처 준 사람들을 향한 복수를 시작한다. 하나가 아닌 듯 하나인 여덟 명 주인공들이 펼치는 가슴 저리다가도 마음 통쾌해지는 사랑과 복수의 옴니버스! 그들은 사랑의 마침표를 어느 곳에 찍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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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죽음을 문신한 소녀
조던 하퍼 | RHK | 2019-06-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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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죽음을 문신한 소녀
조던 하퍼 | RHK | 2019-06-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세인트 루이스 디스패치 선정 〈최고의 소설〉★
★미국도서관연합 선정 ALA상 수상작★
★에드거상 선정 최고의 데뷔소설★
펠리칸 베이 교도소를 나서는 순간
사형 집행이 시작된다
세상에 붙여진 살인 명령을 벗기 위한 열한 살 소녀와 아버지의 추격 스릴러
캘리포니아 범죄조직의 수장 크레이그 홀링턴은 범접할 수 없는 악명 높은 본성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는 교도소의 권력을 통제하고, 보이지 않는 권력의 왕좌에 앉아 있는 인물이다. 그의 말 한마디면 그의 신체는 펠리칸 베이의 독방에 있지만, 순식간에 그의 지지세력을 통해 미국 전역이 움직인다.
어느 날 마약 공급을 맡고 있던 외부 세력에 문제가 생기자 크레이그 홀링턴의 동생 척 홀링턴은 새로운 공급 노선을 만들고자 한다. 곧 출소를 앞둔 전설의 악당 네이트 맥클루스키가 척 홀링턴의 시야에 포착되고, 네이트의 출소 전날 밤 그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더 이상의 악행을 원치 않았던 네이트는 제안을 거절하는 의미로 척을 단번에 죽여 버린다. 크레이그 홀링턴은 곧바로 네이트에 대한 살인 명령을 미국 전역에 있는 그의 수하들에게 내린다. 마치 사냥터에 내몰린 사냥감처럼 출소한 네이트는 십 년 만에 가족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가 맞닥뜨린 건 죽어있는 전처와 그녀의 남편의 시체뿐…설상가상 그가 용의자로 지목되어 전국수배령이 떨어진다. 살인 가중처벌 보다 더 가혹한 상황 속에서 갱들의 공격이 쉴틈없이 이어진다. 네이트에게 남은 가족이라고는 열한 살 딸 폴리뿐이다. 그는 네이트와 딸에게 내려진 사형 집행을 멈출 수 있을까?
드라마 제작자로서 탄탄한 명성을 구축해온 저자의 데뷔작인 《죽음을 문신한 소녀》는 지면의 한계를 넘어선 생생한 묘사와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 그리고 단 한 장면도 허투루 등장하는 법이 없는 등장인물들의 치밀한 조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독자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화려한 전개를 만끽할 것이다. 결말에 이르러 느껴지는 감동은 장르 소설에서 오랜만에 느낄 수 있는 네이트와 딸 폴리의 헌신과 어우러져 이 소설의 진가를 알 수 있게 한다.
“정교한 묘사가 어우러진 액션이 글맛을 더해 서사가 총알처럼 지나간다.
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디에선가 힘이 빠질 거라고 예측했지만, 내 짐작은 장을 넘기는
번번이 틀렸다. 극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 피터 스완슨, 소설《죽여 마땅한 사람들》 작가
증오와 폭력이 끝없이 난무하는
묵직한 하드보일드
〈커커스리뷰〉, 〈북리스트〉, 〈뉴욕북오브저널〉 등 미국 내 주요 매체에서 이 책을 ‘잔혹하고 본능적이지만, 치밀한 서사를 통해 결말을 만족스럽게 만들었다’는 평을 쏟아냈다.
백인 우월주의 갱들의 세계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는 최근까지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다. 과거 영화〈아메리칸 히스토리x〉와 드라마〈프리즌 브레이크〉와 같은 작품들이 이러한 서사를 구축하고 있지만, 작가는 《죽음을 문신한 소녀》를 통해 좀 더 깊숙한 어둠과 부패의 복잡한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고자 한다. 이는 코맥 매카시 풍의 소설에서 느껴지는 ‘죽음에서부터 살고자 한다’는 메시지와 부합해 독자들이 매 장을 넘길 때마다 ‘네이트와 폴리 부녀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란 의문을 빠른 호흡으로 해소하게끔 유도한다.
결말에 다다를 때까지 여느 작품에서 보지 못한 피와 폭력이 난무하지만 이는 작품 읽기를 중단할 요인이 되지 못한다. 거듭되는 추격 속에서 폴리는 11년 만에 처음 만난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서서히 알아가고, 네이트 또한 뜻밖에 벌어진 이 여정을 진한 피의 맹세로 마무리 짓고자 한다. 이들 부녀는 한시도 안도할 수 없을 만큼 죽음이 턱 밑까지 와도 절대 우울하거나 죽음을 받아들이는 입장이기 보다 이 틈을 찾아 꼭 살아보겠단 의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이는 드라마로 오랜 경험을 쌓아 온 저자의 치밀한 계산속에 녹아든 묘사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조던 하퍼는 비평가, 드라마 작가, 광고업자로서의 이력이 오래된 작가이다. 그가 왜 열한 살 소녀를 표적으로 삼았는지, 복잡한 심리전을 택하지 않고, 폭력에 즉각 대응하는 캘리포니아 범죄 조직을 데뷔 소설에 녹여냈는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이 하드보일드 로드 스릴러를 통해 독자들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해외 서평
· 잔혹한 서막에서 대단히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이 데뷔작은 가히 작가의 재능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추격 소설을 새롭게 정의한 스릴러이자 부녀 관계가 묘한 감동을 남기는 작품이다.
_〈북리스트〉
· 서로에 대한 헌신과 사랑, 구원받고자 애쓰는 이들의 처절한 노력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_〈커커스리뷰〉
· 본능적이면서 감동적이다. 치밀하고 영리한 캐릭터들의 조형이 여타의 스릴러보다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도달하게 했다.
_〈퍼블리셔스위클리〉
§ 본문 속으로
“아빠 말 잘 들어. 넌 나랑 같이 간다. 당장. 수선 피울 시간 없어.” 아빠가 말했다.
그리고 돌아서서 도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폴리의 두뇌가 그녀에게 아빠를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 학교 안으로 달려가서 리처드슨 선생님을 찾아. 도와달라고 소리 질러, 라고 말했다.
하지만 폴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아빠가 시킨 대로 따라갔다. 도망치고 싶은 충동,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을 마음 속 깊이, 그동안 거기 눌러 놓은 다른 감정들과 같이 눌러놨다. 달리 그녀가 뭘 할 수 있겠는가.
_p.21 Route1 폴리/폰타나
그에겐 딸이 있다.
그 맥주 캔은 아리안 스틸이 받은 명령을 글자 그대로 따를 것이라는 뜻이었다. 그들은 폴리를 쫓고 있다. 그건 네이트 잘못이고, 만약 그가 자신의 목숨으로 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그는 먼저 폴리를 데리고 스톡턴으로 가서 거기 있는 사촌들에게 아이를 맡겨야 한다. 그 다음에 그의 분노를 이 세상에, 아리안 스틸 새끼들에게 돌려서 그들이 폴리에게 내린 사형 집행 명령을 철회하게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며칠간은 상황이 좋지 않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품은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그들이 아이를 쫓고 있을까
그렇다.
내가 살아 있어야 하나
내가 파멸로 몰고 간 이 아이를 구해낼 때까지는.
_p.41 Route3 네이트/폰타나
존은 수맥을 찾는 막대기를 이용하는 것처럼 추적의 스릴을 이용하는 법을 익혔다. 그는 막대기가 가라는 곳은 어디든 갔고, 스릴이 시키는 일은 다 했다.
서장이 그에게 이중 살인 사건에 대해 말했을 때 그의 몸에 서 쾌감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 여자 피해자의 전남편이 이제 막 출소한 전과자란 사실을 알아냈을 때 그의 팔에 난 털들이 꼿꼿 이 일어설 정도였다. 그리고 슬퍼 보이는 파란 눈의 소녀가 찍힌 실종 사진을 봤을 때 자신이 이 사건에 완전히 낚였다는 걸 알아 차렸다.
이제 안텔로프 밸리의 이 주유소에서 작동되기 시작한 쾌감 이 지금 카운터 뒤에 있는 눈동자가 썩은 이 여자가 뭔가 알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_p.86 Route8 존 박/안텔로프 밸리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거라면 난 너를 데리고 갈 거다. 우린 한동안 여길 떠나 있을 거야. LA로 가서 우리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다. 다만 선택은 내가 하고 싶지 않다. 네가 나랑 같이 가건 아니건 네가 선택하길 바라. 그러니까 네가 선택해.”
폴리는 온 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잔뜩 힘이 들어간 게 느껴졌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여 네, 라고 대답했다. 그러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일은 분명하게 말로 해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난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
순간 네이트는 고개를 돌려 폴리를 외면했다. 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그럼 그렇게 하자.”
_p.123 Route13 폴리/폰타나
폴리가 보이지 않자 네이트는 글러브를 낀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폴리가 변기 물을 내리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그렇게 서 있었다. 그리고 글러브를 낀 두 주먹을 크게 부딪쳐서 폴리에게 자신이 가고 있다는 걸 알렸다. 그는 욕실로 들어갔다. 폴리가 앉아 변기를 보고 있다가 천에 싼 손으로 입을 닦았다.
“내일 다시 연습할 거야. 그리고 모레도. 주먹 몇 번 맞는다고 죽지 않는다는 걸 네가 배울 때까지.” 그가 말했다.
_p.153 Route19 네이트/할리우드 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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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7 |
[문학] 중력
권기태 | 다산책방 | 2019-03-14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
2657 |
[문학] 중력
권기태 | 다산책방 | 2019-03-14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8-25) 대출:0, 예약:0, 보유수량:3 지원기기:
13년 동안의 취재, 35번의 개고
작가의 영혼이 담긴 단 한 편의 소설
이 소설은 스케일 자체로 경이롭다._강석경(소설가)
이토록 따스한 감동을 줄 수 있다니!_허진원(극작가)
2006년 장편소설 『파라다이스 가든』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권기태 작가의 장편소설 『중력』이 출간됐다. 『중력』은 우주를 꿈꾸던 한 샐러리맨 연구원이 우주인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이 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도전과 경쟁 그리고 우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동아일보 사회부와 문화부에서 14년 동안 기자로 일한 권기태 작가는 2006년에 있었던 대한민국 우주인 선발 경쟁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중력』은 그 무렵 작가의 눈에 들어온 한 탈락자의 퇴장에서 비롯되었다. “공군사관학교의 교관인 그는 ‘이뤄질 수 없는 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송진처럼 굵고 뜨거운 눈물을 손등으로 닦았다.” 권기태 작가는 “그렇게 삶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설의 세계를 만들 수만 있다면” 하고 바랐다. “이 소설은 구상하고 취재를 시작한 지 십삼 년 만에 나왔고 집필하는 사 년 동안 적어도 서른다섯 번 개고했다.”_「작가의 말」 「감사의 말」에서
소설은 경쟁하는 현실 속에서도 스스로를 다지고 동료들을 격려하는 인간다운 모습을 그려낸다. 유일한 여성 후보 김유진은 탑승도 백업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용기는 계속할 힘이 아니다. 힘이 없어도 계속하는 것이다. 우레 같은 외침만 용기가 아니다. 쉬었다가 다시 해보자. 나지막이 속삭이는 것도 용기다.”(318쪽) 숨 가쁘게 이어지는 소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과연 이기고 지는 일이 벌어질 때 인간은 어떻게 인간답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다다르게 된다.
살아오며, 어느 결엔가 지금의 이 삶과 같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지니게 되었다. 보통 사람이 꿈을 좇다가 수렁에 빠지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는 이야기였다._「작가의 말」
현실을 잊게 하는 압도적인 몰입감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어느 샐러리맨의 감동 스토리!”
이 소설은 우주를 꿈꾸던 평범한 샐러리맨 이진우가 우연히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선발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하면서 시작된다. 이진우는 쟁쟁한 경쟁자이자 ‘우주’라는 같은 꿈을 꾸는 동료들 사이에서 최종 선발까지 나아간다. 숱한 고비와 위기를 이겨내고 회사로 돌아오지만 그가 마주한 것은 “대기반으로 발령이 났다”는 좌천 통보다.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은 기억하지만 두 번째 우주인이자 지구를 열일곱 바퀴나 돈 게르만 티토프는 존재감이 없다.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은 누구나 알지만 함께한 버즈 올드린과 마이클 콜린스를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이진우와 경쟁자들은 각박한 현실을 벗어던지고 희박한 확률을 뚫고 우주인 후보가 된다. 그들은 평생의 꿈을 향해 달려가지만 꿈이 실현되고 있는 그 현장에도 치열한 경쟁과 마주하게 된다. 『중력』은 이 경쟁의 과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일상의 중력을 벗어나게 돕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되려는 이진우와 경쟁자들. 과연 누가 처음이 될 것인가.
나는 한때 우주인 선발 경쟁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중력』은 그때 내 눈에 들어온 한 탈락자의 퇴장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공군사관학교의 교관인 그는 “이뤄질 수 없는 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송진처럼 굵고 뜨거운 눈물을 손등으로 닦았다. 나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그러한 기억이 희미해졌다가 『중력』을 쓰면서 서서히 또렷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삶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설의 세계를 만들 수만 있다면, 하고 바랐다._「작가의 말」
꿈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다!
한국인 최초로 우주인이 될 가능성 5000만 분의 1
지금까지 우주에 다녀온 인류의 숫자 단 558명
2006년 우주인 선발 공고가 있었다. 우주를 꿈꾸던 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십대 후반의 학생부터 오십대 중년까지 대기업 사장부터 일반 사원까지 생물학 연구원부터 전투기 조종사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우주인 선발에 지원했다. 권기태 작가는 우주인 선발에 지원해보려고 했지만 시력이 좋지 않아서 포기했다. 그러나 선발 과정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우주인이 될 수 없다면 우주를 꿈꾸는 사람들을 글로 담고 싶었다. 작가는 『중력』을 쓰기 위해 그해 직장을 그만두고 대전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내려가 우주인 선발 과정을 취재했다. 그는 그곳에서 천차만별의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자못 감동적이었다.
너는 끝까지 가보았으니까
꿈이 스러져가도 최대치를 다했으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
작가는 우주인 후보들과 함께 ‘별의 도시’라고 불리는 즈뵤즈드니 고로도크까지 동행하여 우주인 훈련 과정을 지켜보았다. 우주인 후보들은 매우 고달프고 힘든 상황이었다. 텔레비전에 비치는 모습은 거의 연기에 가까웠다. 생업이 걸려 있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의 많은 부분을 포기한 상태였다. 작가는 일주일 동안 러시아에 머물면서 공군기지에서 무중력 항공기를 체험했고 후보들의 수중 훈련 테스트도 지켜보았다. 또한 우주와 우주인에 관한 책, 우주인 훈련 영상 및 다큐멘터리 등을 탐독했다. 『중력』에서 펼쳐지는 우주인 선발 과정에서 느껴지는 현장감은 작가의 이와 같은 애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엄청난 중력으로 읽는 이를 끌어당겨
끝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이야기
“사람이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앞줄에 앉은 아이가 외쳤다.
“꿈이요.”
그는 말했다.
“꿈이 없는 인생은 절반밖에 살지 못하는 것이에요.”
_권기태, 「우주로 쏜 한국인의 꿈 “미션 파서블!”」, 〈주간동아〉, 2007.
마흔여덟 살이 되는 해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권기태 작가는 그때의 일을 “산다는 것이 알 수 없는 일이구나”라고 회상한다. 소설 속 인물들 또한 알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모두 속단해서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한 긴 여로에서 “오랫동안 한 발자국씩” 움직이는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그들은 나와 동행했던 나의 분신이고 내 자신이었음이 분명하다”라고. 그는『중력』을 35번이나 고쳐 쓰며 눈물을 흘리며 쓸쓸히 퇴장했던 공군사관학교 교관을 떠올렸다. “그는 마흔이 다 됐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희망은 얼굴을 바꿔서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희망은 다다를 곳이 아니라 함께가면 좋은 친구 같다’고 생각할 것 같다.”(453쪽) 작가는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소설의 제목부터 인물의 성격, 소설의 배경, 스토리라인 등을 벽돌 쌓듯 완성도 있게 설계하고 구축해냈다. 소설 『중력』은 ‘우주’라는 과학소설적인 소재에 압도당하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내면을 세심하게 그려낸 완전한 성공작이자 ‘눈물 없이 못 읽을’ 휴먼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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